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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KADIZ, 中은 '침범' 日은 '진입'?

작년 日 이어도 진입 中의 7.5배
中 군용기 진입 '새로운 위협' 아냐
억측·과장으로 불필요한 긴장 유발
3국 국방당국, 응답절차 마련 시급

[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KADIZ, 中은 '침범' 日은 '진입'?
지난 9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는 대규모 편대비행을 실시한 중국 H-6 폭격기와 동형 기체. 일각에서 중국판 B-52라고 주장하지만 이집트와 이라크·인도네시아 등도 이미 도태시킨 구형이다.

이어도 상공은 과연 뜨거울까. 중국의 H-6 폭격기 편대가 지난 9일 이어도를 지나 대한해협까지 비행하고 돌아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위협으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주요 방송사들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이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정말로 ‘새로운 위협’일까. 실제보다 부풀려졌다. 우선 ‘새로운’ 위협은 아니다. 중국 군용기가 KADIZ에 들어온 횟수는 2014년 102회, 2015년 62회, 2016년 59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이 발표된 지난해에는 오히려 진입 횟수가 줄었다.

‘핵폭탄 탑재가 가능한 중국판 B-52 폭격기인 H-6 편대가 턱밑까지 들어왔다’는 반응에도 과장이 섞여 있다. 우선 H-6과 B-52를 비교하는 것이 무리다. H-6은 한국 공군이 운영하는 F-15K 전투기의 1.8배 정도다. B-52는 H-6보다 길이도 1.4배 길거니와 최대 이륙중량(22만㎏)은 2.78배에 이른다. 항속거리와 무장탑재량에서 비교 대상이 아니다.

옛 소련이 1954년부터 실전 배치한 Tu-16 폭격기를 중국이 면허 생산한 H-6을 수입 운용하던 이집트와 이라크는 이미 도태시킨 기종이기도 하다. 중국이 운용하는 기체는 대규모 현대화 개수를 받았다고 해도 B-52급으로 간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소련제 오리지널 Tu-16 폭격기를 운용하던 인도네시아도 도태시켰을 정도다. 핵 무장도 구형 기종으로는 기본이다. 팬텀 전폭기도 전술 핵폭탄이 있으면 장착이 가능하다.

본질적으로 KADIZ는 영공과 달리 외국 군용기라도 진입이 금지된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 간과되고 있다. 특히 일본 전투기가 KADIZ에 들어온 횟수는 지난해 기준 444회에 이른다. 중국보다 7.5배 이상 많았다. 그럼에도 중국이 들어오면 ‘침범’ 또는 ‘침입’이고 일본이 들어오면 ‘진입’으로 표기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이어도 상공 일대는 한국과 중국·일본 3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지역이다. 세 나라가 서로 ‘침범’당했다고 국민들을 호도한다면 불필요한 불신과 긴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 공군의 긴급 발진을 중국이나 일본이 침범으로 여길 수도 있다. 그들도 이어도 상공을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으로 선포했기 때문이다.

답은 없을까. 국방부 차관을 지낸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은 “KADIZ에 진입하는 중국 군용기들이 우리 군의 식별 요구에 규칙대로 즉각 응답하는 절차를 서둘러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전투기들이 중국보다 훨씬 많이 진입하는데도 문제가 없는 것은 통고나 응답이 상대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억측과 추측이 난무하는 이때 한중일 국방당국자 간 대화가 절실해 보인다.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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