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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차와 쌍용차 노조의 엇갈린 행보

쌍용자동차가 엊그제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2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영업익 흑자는 2007년 이후 처음이다. 판매량도 15만대를 훌쩍 넘어 2002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았다. 3만 5,000대로 추락했던 2009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쌍용차가 이처럼 부활의 발판을 마련한 데는 노사 협력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회사가 없으면 일자리도, 노동자도 없다’며 사측과 함께 회사 살리기에 나선 노조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쌍용차 노조는 2009년 9월 민주노총 탈퇴 등 투쟁 일변도의 체질을 버렸다. 파업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사측과 합심해 회사를 바꾸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 결과가 바로 7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코란도C와 티볼리 등의 잇따른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 같은 쌍용차 노조의 행보는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다른 자동차 노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송호근 서울대 교수가 전한 현대자동차 노조의 모습은 특히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지난 1년간 현대차 울산공장과 해외공장에서 50여명을 심층 인터뷰해 쓴 책 ‘가 보지 않은 길’에서 송 교수는 노조가 혁신을 가로막고 자신들의 이익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특히 전기자동차·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개발에도 노조의 저항으로 조립공정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조가 기술진보나 경영사정은 외면한 채 ‘많은 임금, 짧은 근로시간, 긴 고용’만 추구하면서 기업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의 이런 행태가 계속된다면 현대차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자동차산업이 조선업 같은 파국을 맞지 않으려면 미리 혁신해야 한다”는 송 교수의 말을 노조는 흘려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규모 자체가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하겠지만 위기극복의 정신은 규모와 상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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