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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진단]IMF 20년來 최악 경제환경...외환 방파제 더 쌓아라

韓中통화스와프 타결 앞뒀지만

北 리스크·G2 통상압박 가중

작은 신호에도 '외환 썰물' 우려

3·4중 방어로 달러곳간 사수를

이철균 경제부장



1015A03 외환위기 20년 한국 경제 어떻게 달라졌나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은 20년 전 외환위기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습니다. 하지만 경제환경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나쁩니다.”

경제부처 장관을 지냈던 한 전직 고위관료는 현재 한국 경제의 현실을 이같이 진단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임계치다.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앞둔 북한의 무력시위 위협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단 한 가지 수단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에게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군인들이 있다. 폭풍 전 고요”라는 발언(5일) 이후 다시 군사행동을 시사했다. 통상압박도 여느 때보다 거세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장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관철한 데 이어 세탁기·태양광 등의 수입제한조치 가능성도 예고했다. 여기에 노동개혁은 역주행하고 기업활동을 옥죄는 법만 홍수를 이룰 정도로 기업환경은 악화일로다. 그나마 560억달러에 이르는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협상은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양국 간 협상이 잘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결과를 예측하게 했다.



동시다발 악재 탓에 외환위기를 겪었던 당시 경제관료들이 바라보는 현실은 ‘살얼음판’ 그 자체다. 전직 경제부처 장관은 “외교안보적 상황이 워낙 위중해 (미국에서) 잘못된 신호가 나오는 순간 상황은 순식간에 바뀌고 외환은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며 “최고 수준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800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액을 자신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직 경제관료들의 진단도 비슷했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지난 1997년 위기도 결국 펀더멘털을 오판한 데 따른 결과였다”면서 “지금의 펀더멘털을 과신해 단기 미봉책이나 정치적 구호만 양산할 경우 그게 진짜 위기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윤용로 전 금융위 부위원장 역시 “상황이 이런데도 1997년처럼 무절제와 방만의 모습이 있다”며 “지금 상황이 굉장히 심각하다는 사실을 (지금도) 그때만큼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청와대 등이 적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외환위기 때도 선거에 몰입한 대선주자들은 경제와 따로 놀았고 노조도 마찬가지였다”고 했으며 또 다른 전직 장관도 “현재와 미래가 이렇게 위중한데 적폐청산을 앞세워 논란만 키우는 과거사 등만 뒤지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전직 관료들은 우리가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점을 인식해 외환 방파제를 더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전직 경제부처 장관은 “정치가 깨지더라도 경제 부문에서 중국은 물론 미국·일본 등과도 통화스와프 확대를 통해 3중·4중의 방어기제를 만들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 전 위원장도 “국가 신인도와 직결되는 경상수지를 지켜야 하고 외환위기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인 재정은 사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미 통상에 대한 직언도 있었다. 한 전직 장관은 “미국은 통상을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통상은 본부장급이 어떻게 해볼 상황이 아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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