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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안드로이드 오토·구글 홈·뉴스 서비스…한반도 공습 시작된다

'검색 점유율 8%' 점령 못한 韓 공략

"한국어 데이터까지 가질땐 시장 잠식"





한국은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절대 강자인 구글이 장악하지 못한 몇 안 되는 국가다. 구글은 한국에서 스마트폰 운영체제(OS)와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외에는 대부분의 사업이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구글의 핵심 서비스인 검색 시장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구글이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지만 한국에서만큼은 토종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우위를 지키고 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구글의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8%에 불과해 74%를 기록한 네이버는 물론 15%를 기록한 다음에 비해서도 크게 뒤지고 있는 상태다.

원인은 한국어 데이터다. 국내 기업들은 구글에 맞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쳤고 그 결과 압도적인 한국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블로그와 지식인, 카카오는 카페를 통해 다양한 이용자를 검색엔진 안에 머무르게 하는 데 성공했고 이 과정에서 확보한 UGC(User Generated Contents·이용자제작콘텐츠)를 활용해 이용자의 입맛에 맞춘 정보를 제공하고 쇼핑과 뉴스 등 새로운 서비스 모델도 개발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구글보다 먼저 국내에 인공지능(AI) 스피커를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반면 구글은 유럽·일본과 같은 주요 시장에서와 달리 규모가 작은 한국의 시장 공략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한국 인터넷 이용자들의 의식은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지만 시장 규모가 작다 보니 구글의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며 “네이버와 카카오가 뉴스나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이미 확실한 이용자층을 확보한 것도 구글이 국내 검색 시장에서 고전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오만한 경영 행태도 구글이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단적인 예가 지도 데이터 반출 논란이다. 구글은 지난 2016년 정부에 한국 시장에서 구글맵 서비스의 활성화를 위해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구했지만 카카오와 네이버처럼 국내법에 따라 국내에 서버를 두고 정부의 감시를 받으라는 정부 요구는 거절했다. 결국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시도는 좌절됐고 국내에서는 아직도 카카오와 네이버의 지도 서비스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런 가운데 구글은 국내 기업과 손잡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AI스피커를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12일에는 번번이 좌절된 지도 데이터의 확보를 위해 현대자동차·카카오와 손잡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안드로이드 오토’를 출시했다.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곧 AI스피커 ‘구글 홈’도 국내에 내놓는다. IT 업계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AI스피커를 통해 본격적으로 한국어 데이터 수집에 나선 구글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구글은 더 많은 한국어 데이터의 확보를 위해 배달·음식·쇼핑 등 외부 업체와 서비스 제휴를 위한 미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 서비스 확대에도 나선다. 구글은 5월에 뉴스 애플리케이션을 개편하고 콘텐츠를 제공할 언론사를 모집하고 있다. 개편된 뉴스 앱은 네이버와 놀라우리만치 유사하다. 매체별 구독과 주제별 구독, 네이버의 AiRS와 같은 개인 기호에 따른 뉴스 추천, 뉴스의 가치를 사람이 판단해 큐레이션하는 서비스까지 갖췄다. 국내 뉴스 서비스의 절대 강자였던 네이버가 검색어 삭제와 댓글조작 등으로 뭇매를 맞는 틈을 타 시장 양분에 본격적으로 나선 셈이다. 이 역시 한국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콘텐츠의 양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다.

구글의 전방위 공세가 본격화되면서 업계에는 이번에야말로 국내 시장이 통째로 구글에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한국어 데이터에 구글의 원천기술이 결합하면 국내 시장의 구글 종속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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