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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집값과의 전쟁'] "집값 잡으려다 내집 마련까지 막나"...실수요자 '부글부글'

너무 나간 규제에 부작용 우려
투기지역 확대 등 대출 꽉 묶여
목돈없는 '흙수저' 젊은 부부들
"서울·수도권 아파트 꿈도 못꿔"
LTV 강화로 분양받기도 쉽잖아

  • 이혜진 기자
  • 2018-08-30 17:39:04
  • 정책·제도
[당정청 '집값과의 전쟁'] '집값 잡으려다 내집 마련까지 막나'...실수요자 '부글부글'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거래·세제·대출 등 각종 수요억제 정책을 쏟아내면서 자칫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집값을 안정화 시키는 데는 공감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세밀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출 규제를 받는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확대돼 목돈이 없는 젊은 부부들은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졌다. 정부와 여당이 ‘똘똘한 한 채’ 열풍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고강도 보유세를 예고해 내년부터는 고가 1주택자들에 대한 세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갭 투자’를 잡기 위해 무주택자들에 대한 전세대출 규제까지 건드렸다가 실수요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철회하기도 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실수요자들을 위한 대출까지 꽉 묶은 상태다 보니 ‘흙수저’ 젊은 부부들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을 하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며 “생애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젊은 실수요자들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30일 금융당국은 부부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상 가구에 대한 전세보증대출 규제를 철회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가 전세대출 규제책을 꺼낸 것은 전세대출이 부동산 투자의 종잣돈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또 전세금의 80%까지 가능한 전세대출은 전셋값을 끌어올리고 이는 갭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기도 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여러 경로로 유동성 공급원이 되고 있는 전세대출을 막겠다는 취지로 전세대출 규제까지 꺼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물러섰다.

30대 맞벌이 직장인 황모씨는 “잘해야 몇 천만원으로 신혼생활을 시작하는 ‘흙수저’들은 전세금 대출 없이는 서울 아파트는 꿈도 못 꾼다”면서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고 서민들의 주거까지 불안하게 하는 과도한 규제”라고 토로했다. 부동산 인터넷 카페 이용자는 “다주택자 등 기존에 집이 있는 사람들에게 전세대출을 규제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하고 일정 부분 필요한 조치”라면서도 “무주택자들의 전세대출까지 건드리는 것은 너무 나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매시장에서도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1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여가면서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등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40~50%로 묶은 가운데 서울의 집값은 계속 상승하고 있어 목돈이 없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집을 사기가 더 어려워졌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 값은 7억5,385만원이다. 서울 전역은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어 아파트를 사려면 최소 4억5,000만원에다 취득·등록세 등의 제반비용을 포함해 약 4억7,000만원의 현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민 실수요자들은 대출을 50%까지 받을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생애 최초 7,000만원) 이하여야 하고 주택가격은 투기과열지구는 6억원 이하 주택이어야 한다. 수도권 맞벌이 부부가 서울에 집을 살 경우는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이다.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수단이 됐던 아파트 분양도 역시 쉽지 않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이모씨는 “정부 말을 믿고 집값이 안정되면 집을 사려고 했으나 1년 사이 크게 올랐다”며 “LTV 40% 규제로 기존에 갖고 있는 돈으로는 원하는 지역에 아파트를 살 수도 없게 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보유세 강화 정책 역시 고가 1주택 보유자까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강남권을 비롯한 서울 요지의 아파트 가격이 지난 1년 사이 급등한 가운데 정부가 시세 상승분만큼 공시가격을 인상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경우 강남권 아파트들은 종합부동산세 대상인 9억원을 넘는 아파트가 내년에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종부세 과세 시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올릴 예정이어서 종부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투기억제를 위해 공시가격을 현실화한다는 것은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라며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부담을 크게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유기간에 따른 재산세 부담 완화 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혜진·황정원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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