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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성장률·루피아 추락...신흥국 쇼크 어디까지

남아공 2분기 GDP 0.7% 하락

시장 전망치보다 더 떨어져

인니 루피아 가치도 20년래 최저

멕시코 페소화도 1% 넘게 '뚝'

연준 금리인상 맞물려 곳곳 몸살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신흥국 곳곳에서 이상 징후가 거세지고 있다. 연방기금금리(FF) 선물 시장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99%로 예측할 만큼 연준의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펀더멘털이 불안한 신흥시장에서 투매 행진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시장불안 조짐이 심했던 아르헨티나와 터키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네시아로 번져나가며 특정 국가에서 신흥국 전체를 덮치는 ‘전이’ 우려가 증폭되는 분위기다.

남아공은 4일(현지시간) 올해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7%(연율 기준) 떨어졌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0.6% 성장보다 더 저조한 실적이다.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뒷걸음질치면서 남아공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지난 2009년 이후 약 10년 만에 첫 경기침체기(recession)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아공은 앞서 올 1·4분기 성장률을 -2.2%로 발표했다가 이날 -2.6%로 수정하기도 했다. 남아공의 성장률 쇼크에는 농업생산과 소비자 지출 둔화가 일조했다. 실업률도 27%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시릴 라마포사 정부가 토지개혁과 씨름하는 사이 연료 가격이 급등해 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10년 만에 경기침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남아공 통화인 랜드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이날 3.18% 급락했다.

인도네시아도 시장불안 전조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날 인도네시아 루피아의 달러당 가치도 1만4,935루피아까지 떨어지며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중앙은행이 외환시장 개입, 국채매입 증대, 외환스와프 입찰규모 확대 등 환율 안정화 조치를 내놓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투자가들이 인도네시아를 외면하는 데는 정부의 대응능력 자체를 믿지 못하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인도네시아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3%, 외국인의 국채보유 비중도 40%에 달해 선진시장의 긴축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루피아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만5,000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5일 1,147개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7.5%에서 7.5~10%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했던 남아공과 인도네시아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투자가들은 신흥시장 곳곳에서 발을 빼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조기 집행 논의에 착수했지만 달러 대비 페소 가치는 38.95페소로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란 리알화의 달러 대비 가치도 한 달 새 58% 급락했다. 멕시코페소·칠레페소·콜롬비아페소 가치도 일제히 1% 넘게 떨어졌다. 신흥국 곳곳의 통화가치가 추락하면서 이날 MSCI 신흥시장통화지수는 전날 대비 0.6% 떨어져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루크먼 오투누가 런던 FXTM 연구원은 “세계 무역갈등, 미국달러 안정, 높은 미국 금리가 더해져 신흥국 통화의 중단기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흥시장의 위기는 외환시장을 넘어 증시마저 뒤덮었다. 4일 아르헨티나 메르발지수(-4.1%), 브라질 보베스파지수(-1.9%), 칠레 입사지수(-1.2%) 등이 전날에 비해 크게 빠졌다. 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와 홍콩항셍지수도 전날보다 각각 3.76%, 2.61% 폭락했다. 소마 쓰토무 SBI증권 매니저는 “연준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다른 신흥시장으로의 전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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