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엎친 데 덮친 대한항공

항공수요 감소로 실적 악화일로

경영권 분쟁까지 터져 깊은 수렁

오너 공백기 탓 미래준비도 차질

"국적항공사 1위 지위 상실 우려"





올해 한일관계 악화 등에 따른 항공수요 감소로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대한항공(003490)이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이라는 돌발 악재로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까 우려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고(故) 조양호 회장이 별세한 후 상속지분에 대한 분배율 조정과 상속세 등의 문제 해결이 지연되면서 급감하는 항공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실적악화에 시달려왔다.

항공업계의 가장 큰 ‘대목’으로 꼽히는 3·4분기에 영업이익 96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6%나 감소했다. 올해 누적실적 역시 실망스럽다. 올 들어 지난 3·4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9조6,4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1,383억원으로 무려 78%나 줄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른 항공업계가 올 들어 대부분 적자로 돌아선 것에 비하면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국내 1위 국적 항공사라는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성적표”라고 말했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대한항공은 급기야 이달 초부터 6년 만에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운항승무원과 기술 및 연구직, 해외근무 직원 등 일부 직종을 제외한 만 50세 이상(근속연수 15년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회사 측은 비록 “강제성 없이 자발적 의사에 따라 신청한 직원에 한해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6년 만의 희망퇴직은 그만큼 상황이 어렵다는 증거다.



단기적인 실적악화보다 더욱 뼈아픈 것은 고 조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급변하는 항공산업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비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제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020560)HDC현대산업개발(294870)-미래에셋대우(006800) 컨소시엄으로 매각되며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서고 있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실패한 애경그룹은 최근 전격적으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단숨에 제주항공과 합쳐 시장점유율 3위로 올라섰다. 두 회사 모두 올해 전열을 가다듬고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 찾기에 전사적인 노력을 퍼붓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올해 델타항공과의 협력강화 외에는 미래 시장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 여기에 경영권 분쟁까지 발생하면서 미래에 대한 투자는 물론 사업구조 개편 같은 굵직한 경영적 판단을 속도감 있게 내리기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후계자를 정하지 못해 발생한 공백 기간에 공교롭게도 국내 항공산업이 격변기를 맞았다”며 “그나마 조원태 회장 체제로 굳어지면서 지배구조가 안정화되는 듯했는데 다시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너가들끼리 경영권 다툼만 벌이다 정작 중요한 1위 국적 항공사의 지위와 가치를 잃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