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내 남친도 n번방? 흥신소 때아닌 호황

배우자·연인 가입 여부 문의 빗발

일부선 "해킹해 재생 목록도 확인"

남성들 이용기록 삭제 요청도 쇄도

업체마다 주업무 전환·홍보 활발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 17일 한 흥신소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성 착취방 문의 관련 공지. /해당 게시판 캡처


“제 남자친구가 혹시 ‘n번방’에 가입한 건 아닌지 의심스러워요. 남친의 가입 여부 좀 알 수 있을까요.”

며칠 전 서울의 모 흥신소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남자친구의 휴대폰에 깔린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의 대화방 목록을 확인하려 하자 남자친구가 갑자기 화를 내면서 돌연 텔레그램을 탈퇴했다는 한 여성의 의뢰 전화였다.

온라인상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n번방’과 ‘박사방’ 사건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사설 흥신소들이 때 아닌 호황을 맞았다. 자신의 배우자나 연인이 성 착취물을 공유한 대화방에 가입했는지를 확인해달라는 의뢰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본인의 성 착취 대화방 이용기록을 삭제해달라는 남성들의 문의도 빗발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배우자의 불륜이나 외도를 추적하는 일이 주업이던 흥신소들이 최근 성 착취 대화방 이슈가 불거진 뒤로는 문제의 대화방에 배우자나 연인이 가담했는지 확인해주는 업무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이들 흥신소 업체는 성범죄 처벌과 관련된 정보가 오가는 일부 오픈채팅방에 홍보 글을 올리며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실제 M흥신소는 ‘박사방 사건에 대해 도움을 드리고 있으니 언제든 문의해도 좋다’는 공지를 내걸었다.



이 업체의 경우 의뢰 대상인이 성 착취방에 가입됐는지를 확인하는 데 60만원, 해당 방에서 어떤 영상을 주고받았는지까지 알려면 11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휴대폰 번호와 이름·생년월일 등 인적정보만 알려주면 가입 여부는 확인 가능하다”며 “가입 여부가 확인될 경우 별도의 해킹프로그램을 통해 재생 영상목록까지도 알아낼 수 있다”고 장담했다. 이 업체는 이러한 방식으로 최근 성 착취방 가입회원들을 다수 찾아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흥신소인 K업체 역시 디지털 성 착취방 사건이 불거진 지난 3월 중순 이후 하루 5~6건의 의뢰가 쏟아지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채권·채무 관련 문의나 배우자의 외도 관련 증거수집에 대한 문의가 주를 이뤘는데 박사방 사건 이후에는 대화방 이용내역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이 밀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반대로 본인의 성 착취 대화방 이용기록을 삭제해달라는 남성들의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최근 들어 유료회원을 포함해 대화방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관련 문의도 가파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한 흥신소에 전화를 걸어온 40대 남성은 “유료회원은 아니고 무료방에서 맛보기 영상만 봤는데도 기록에 남느냐”며 “대화방 이용기록을 꼭 좀 지워달라”고 요청했다. 본인 또는 배우자의 이용기록 확인을 의뢰하는 고객들 모두 자신의 신상이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발신자 정보제한 전화나 텔레그램을 애용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박사방에서 활동한 닉네임 1만5,000여개를 확보한 데 이어 돈을 주고 성 착취물을 내려받은 유료회원 40여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드러나지 않은 유료회원 등 가담자들을 특정하고 입건된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