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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값 껑충 뛰는데 2년 넘게 기다려야…"차라리 안 살래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6개월 전에 걸어 놓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신차 계약을 포기할까 고민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연식 변경으로 가격마저 올라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로 인상한 가운데 차량 공급 부족에 따른 ‘카플레이션(Car+Inflation·자동차 가격 인상)’과 납기 지연으로 자동차 구매 의향이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은 최근 ‘카플레이션 시대, 자동차 구매의향 감소 조짐’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지난 8월 말 자동차 구매의향이 최근 1년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딜로이트가 개발한 '자동차 구매 의향 지수(Vehicle Purchase Intent·VPI)'는 한국에서 8월 말 85.7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VPI 지수는 향후 6개월 이내 자동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 비율을 추적해 산출하는데 100을 기준으로 한다. 한국에서 조사가 처음 이뤄진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VPI는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추세적으로는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 95.2였던 지수는 다음달 100선을 돌파했고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 7월 119로 최고점을 달성했다. 그러나 한달 만에 차량 구매 의욕이 급격히 꺾이며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딜로이트는 차량 공급 부족에 따라 신차 가격이 오르면서 자동차 수요 자체가 향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물가상승으로 생활비가 치솟고, 경기 후퇴 가능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는 지출을 억제하거나 아예 소비 자체를 미룰 것으로 보인다. VPI 역시 이러한 수요 약세를 따를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국내 완성차 업계는 연식 변경을 통해 일부 옵션을 추가하면서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현대차가 지난달 출시한 ‘2023 싼타페’ 가솔린 2.5T 모델은 3252만원 부터 시작한다. 이는 지난해 판매 가격 대비 가솔린 2.5T 기준으로 96만~126만원 오른 가격이다. 가솔린 1.6T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년 판매 가격보다 125만~156만원을 인상했다.

기아 EV6는 4730만원~5155만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최대 410만원이 오른 4870만원~5495만원으로 인상됐다. 테슬라는올해에만 5차례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딜로이트는 자동차 업계에 차량 가격 인상 억제와 공급망 개선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차량 가격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오르면 소비자가 더 이상의 급격한 가격 인상을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부품 재고 보유량을 늘리는 체제로 전환하고, 인접 국가에서 제품을 조달하는 ‘니어 쇼어링’ 전략을 통한 공급망 재구축을 권고했다.

김태환 한국딜로이트그룹 자동차산업 리더는 “일시적일 것 같던 자동차 생산 문제가 예상보다 훨씬 오래가면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소비 심리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자동차 업계는 소비자가 무엇을 원치 않고, 무엇을 더 원하는지 확실하게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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