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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의 그림] 빛 머금은 구슬·자연 닮은 초록색 벽돌…치유의 공간을 만나다
문화 · 스포츠 문화 2023.03.18 07:00:00빛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빛이 있기에 볼 수 있다. 빛은 존재를 드러내고 서로를 비춘다. 천장에서부터 드리운 영롱한 빛 덩어리가 눈앞에까지 와 닿았다. 은은한 로즈핑크의 큼지막한 유리구슬이 하나, 둘, 셋, 넷…. 반짝이는 구슬 표면에 감상자의 얼굴이 투명하게 맺힌다. 건강한 피부빛을 닮은 분홍 구슬이 신비롭다. 유리 자체를 물들인 게 아니라 ‘로즈 미카’라고 불리는 연분홍색 운모 조각들이 투명한 구슬 안을 가득 -
[로비의 그림] 한 걸음씩 태양을 향하고…창너머 바다와 마주하다
문화 · 스포츠 문화 2023.02.24 19:17:32제주로 향하는 길. 이른 아침 항공편을 이용하거나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비행기를 탄다면 구름 위를 가로지르는 동안 태양을 좀 더 똑바로 쳐다볼 기회가 생긴다. 태양은 흰색이나 노란색, 혹은 빨간색 등 하나의 색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여러 색을 갖는 빛의 스펙트럼 같은 과학 지식을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인간은 태양의 색을 확인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 앞에서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한다는 사실 앞에 겸허해야 한다. 똑바 -
[로비의 그림]태평양에는 우영우의 고래만 있는게 아니었다
문화 · 스포츠 문화 2023.02.10 18:18:59마중 나오는 이가 꼭 사람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온기와 향기가 문(門)보다 더 앞에서, 사람보다 먼저 환대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화사하고 따뜻한 분홍의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서울 종로구 공평동의 센트로폴리스 빌딩 내 자리 잡은 법무법인 태평양(BKL)의 공용 공간인 25층 카페테리아 앞이다. 이곳을 지키고 선 대형 추상회화는 떠오르는 신예 이희준 작가의 2020년작 ‘웰컴 오키드(Welcome Orchid)’. -
[로비의 그림] 움직일때마다 꽃잎 '활짝'…자연과 기술이 만나 예술이 되다
문화 · 스포츠 문화 2023.01.06 17:46:24꽃이 스르르 벌어졌다 이내 오므라든다. 피고 지는 꽃도 저마다의 속도를 가진다. 얼른 피어 빨리 저무는 꽃이 있는가 하면, 조금 더디 피어 오래 버티는 꽃도 있다. 어떤 이는 물속을 둥둥 떠다니는 해파리 같다고 하고, 누구는 우아한 나비의 날갯짓 혹은 매달린 우산들 같다고도 말한다. 엄연한 꽃이다. 자유롭게 핀 야생화처럼 층고 24m의 탁 트인 공간을 차지한 스무 송이의 꽃은 네덜란드의 작가 듀오 ‘스튜디오 드리프트(S -
[로비의 그림]남산 중턱 하얏트호텔…공존을 그리며 자연을 그리다
문화 · 스포츠 문화 2022.12.09 17:57:23서울 남산에 안긴 채 한강을 내려다보는 그랜드하얏트서울은 도심 한복판에서 자연의 숨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천혜의 입지다. 소월길을 넘어가든 한남동이나 경리단길에서 올라가든 하얏트로 향하는 마음이 들뜨는 이유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의 로비에서는 계곡과 폭포를 그린 풍경화 6점이 방문객을 맞는다. 정문으로 들어서서 고개를 뒤로 돌리면 입구 쪽 벽면 전체를 일정한 간격으로 차지하고 있는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
[로비의 그림] 장식 하나 없이 소박한 聖像…숭고함으로 세상 모두를 품는듯
문화 · 스포츠 문화 2022.11.04 18:13:23“슬픈 자, 우는 자, 힘겨운 자, 아픈 자 모두 내게로 오세요.” 세상 모두를 안아줄 듯 넉넉한 두 팔이다. 명동성당을 향하는 언덕배기 중턱에서 만나는 ‘예수 성심상’은 원로조각가 최종태(90)의 작품이다. 화강암을 다듬어 만든 높이 230㎝에 쭉 뻗은 양팔 폭이 216㎝인 작품이다. 십자가도 없고 머리 뒤 후광도 없는 예수상이다. 장식이라고 할 것 하나 없이 소박하게 걸친 옷이 목 아래로 드리운 주름 두 줄만 있을 뿐이다. -
[로비의 그림] 진실 파헤치려는 집요함일까, 억울함 벗어나려는 몸부림일까
문화 · 스포츠 문화 2022.10.14 17:52:46서울 서초구 서초동으로 서울 관내 법원과 검찰 청사가 신축 이전한 것은 1989년의 일이다. 반포대로를 사이에 두고 대법원과 대검찰청, 서울고등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위치했고 교대역 방면 안쪽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자리 잡고 있다. 중앙지검 앞의 분위기는 항상 북적이는 법원 앞과 사뭇 다르다. 비중 있는 인물의 출두·소환이라도 있는 날이면 언론부터 집회 군중까지 운집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안 -
[로비의 그림] 숨구멍 뚫어놓은듯 올록볼록…건물전체가 '살아있는' 예술품
문화 · 스포츠 문화 2022.10.07 17:44:31미술 작품이 된 건물이 있다. 프랑스 파리 퐁뇌프부터 개선문까지 통째 천으로 감싸 ‘포장’해버린 대지미술가 크리스토(1935~2020)와 잔 클로드(1935~2009)의 작업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개념과 방식이 전혀 다른 얘기다. 서울 강남구 삼성역과 코엑스 주변에서 단연 눈에 띄는 곳, 하나금융그룹 플레이스원(PLACE1)이다. 균일한 재료로 만들어진 매끈한 표면의 건물들과 달리 올록볼록한 외관, 하얀 바탕 위에 솟은 알록달록 -
[로비의 그림] 청량한 사랑고백부터 그윽한 대화까지…예술이 내게 속삭이다
문화 · 스포츠 문화 2022.08.12 17:50:21길을 가다 갑자기 사랑 고백을 받은 기분. 잿빛 도시 서울을 걷다 뉴욕의 색다른 활력을 마주한 것 같은 느낌. 지하철 을지로입구역 쪽에서 을지로3가역 방향으로 걷다가 ‘대신343’ 앞에 세워진 로버트 인디애나(1928~2018)의 ‘러브(LOVE)’를 만났을 때의 들뜬 마음이다. 소중하기에 누구나 원하는 사랑, 그렇기 때문에 흔하디 흔해져버린 사랑. 흥얼거리는 노랫말부터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며 한 톤 높이는 상담원의 인 -
[로비의 그림]옛 것에서 돋아나는 새로움…풍요로운 현재를 그리다
문화 · 스포츠 문화 2022.07.15 17:41:09역사와 전통은 지나간 옛것에서 찾아낸 가치라는 점에서 태생적으로 ‘과거’를 품고 있다. ‘고고학’ ‘유물’ 등도 마찬가지로 과거적 단어다. 이런 것들에 미래를 접목한다면 모순된 것들의 결합에서 획기적인 새로움이 탄생한다.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개관한 ‘조선팰리스’가 그런 곳이다. 서울에서도 가장 현대적 도시 풍광을 가진 테헤란로를 옆에 끼고 500년 된 조선 왕릉인 선릉을 내려다보는 곳에 자리 -
[로비의 그림]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일상 초월한 '리얼리즘'을 만나다
문화 · 스포츠 문화 2022.05.20 15:42:09광화문 앞 세종대로를 마주하고 옆구리에 청계천과 청계광장을 낀 서울파이낸스센터(SFC)는 서울 도심에서도 가장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지상 30층에, 지하 8층 높이여서 광화문 일대 어디에서든 눈에 띄고 지하 1·2층 아케이드는 맛집이 많기로 유명하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번 출구로 나오면 큰길 쪽으로 난 SFC의 정문으로 이어진다. 정면을 응시하고 걸어 들어간다면 로비 중앙부에 높다랗게 걸린 모래 그림을 발견할 -
[로비의 그림]천으로 지은 한옥·기하학적 벤치…예술을 품은 '아트포트'
문화 · 스포츠 문화 2022.04.22 18:08:48공항은 여행의 시작이자 설렘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2년 넘게 하늘길이 막혀 있었으니 모처럼 가는 공항은 부푼 꿈이다. 여행이 설레는 것은 돌아갈 집이 있기 때문이다. 공항철도와 연결되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교통센터. 공항이 건네는 첫인사는 ‘집’이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바람에 날려간 도로시의 집처럼 휘영청 높이 매달린 서도호의 ‘집 속의 집’. 태양을 업은 듯 밝게 빛나는 노랑과 주 -
[로비의 그림] 숲, 달, 빛, 구름과 비…자연을 품은 공공미술의 향연
문화 · 스포츠 문화 2021.12.24 14:34:56꽤 많은 사람들이 ‘로비의 그림’은 완공된 건축물의 ‘남는’ 공간에 ‘적당한’ 예술품을 ‘채워 넣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건 뭐랄까, 잘 차려 입은 후 옷에 맞춰 구두나 스카프를 택하는 것과 비슷한 태도로 예술품을 대하는 듯하다. 접근 방식의 차이는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각자의 대답만큼이나 제각각이다. 어떤 이에게 예술은 ‘나와 무관한 것’이며 ‘쓸데없는 허비’일 수도 있겠으나 누군가에게 예술은 ‘ -
백남준도 로버트 인디애나도…'하나'로 구현한 예술의 향연
문화 · 스포츠 문화 2021.11.19 14:10:57색색의 풍선들이 땅을 박차고 날아오른다. 희고 노랗고, 붉고 푸른 풍선들은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색감 때문에 더욱 가볍게 느껴진다. 손가락으로 꾹 누르면 말캉한 풍선이 푹 들어갈 것만 같지만 실제는 육중하고 딱딱한 금속 조각이다. 서울 중구 을지로1가 하나은행 본점 앞을 화사하게 만드는 채미지 작가의 2017년 작 ‘아름다운 몽상가(Beautiful Dreamer)’다. 하늘로 달아나는 수십 개의 풍선을 놓치지 않으려 소녀는 풍 -
고대 이집트·조선·르네상스까지…9m 캔버스에 펼쳐진 美의 향연
문화 · 스포츠 문화 2021.09.24 14:27:01미국의 화장품 전문 기업 엘리자베스아덴은 사옥뿐 아니라 생산 공장 등지에도 예술 작품을 설치해 임직원들에게는 영감을, 방문객에게는 기업 정체성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유상옥(88) 코리아나화장품 회장은 지난 1985년 10월 당시 동아제약 자회사였던 라미화장품 대표이사 자격으로 방문한 엘리자베스아덴 미국 본사에서 접견실에 걸린 그림 한 점에 마음을 빼앗겼다. 황금색 바탕의 대형 그림 속에서는 아름다운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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