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의눈]사기꾼 배불리는 '전세 대책'
부동산 분양 2023.12.07 17:58:54“결국 국민들의 세금이 전세사기범 뱃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전세사기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한 피해자의 말이다. 정부가 세금으로 피해자들에게 금융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범죄 수익 환수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전세사기뿐만이 아니다.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악성 임대인들의 사고 뒤처리에도 나랏돈이 쓰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10월 집 -
[기자의 눈] '소녀 마약사범'의 공범들
사회 사회일반 2023.12.06 16:15:42“(약) 사실 건가요. 내일 바로 택배 가능해요.” 기자가 취재를 위해 여중생 행세를 하며 ‘마약성 식욕억제제 대리 구매’ 익명 채팅방을 만든 지 10일이 지났다. 불법 거래 취재는 끝이 났지만 다이어트 약인 ‘디에타민(나비약)’을 팔겠다는 사람들의 연락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된 디에타민은 심각한 비만 환자에 한해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 단기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내성은 물론 불안감이 -
[기자의 눈] 투자는 ‘엑시트’에서 출발한다
증권 IB&Deal 2023.12.05 17:49:1810여 년간 투자은행(IB) 업계에 몸담아온 한 운용역은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의 투자 전략을 묻자 “자금 회수가 곧 투자의 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마치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는 오랜 난제처럼 들릴 수 있지만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을 돌아보면 설득력이 상당하다. 고금리로 침체된 M&A 시장에서 투자금 회수를 뜻하는 ‘엑시트(exit)’는 단연 화두였다. 긴축 장기화로 메마른 시장 유동성은 투자자는 물론 -
[기자의 눈]위기의 '예술 꽃 씨앗학교'
문화 · 스포츠 헬스 2023.11.29 17:51:21요즘 대부분의 매스컴은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종일 국영수만 공부하게 하는 것처럼 보도한다. 실제로는 어떨까. 많은 학부모들은 주말이면 자녀와 함께 미술관에 가고 다양한 체육 활동에 참여한다. 부모들은 자녀가 예술 교육을 통해 문화적 감수성을 키우기를 바라며 성인이 돼도 하나 이상의 악기와 스포츠를 취미로 갖고 자신들보다는 여유와 교양이 넘치는 삶을 살기를 기대한다. 교육 서비스 공급자들은 자연스럽게 이런 학 -
[기자의 눈]기업 탓만 하는 정부 물가정책
산업 생활 2023.11.27 17:38:52“우리도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식품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가 멀다 하고 원부자재 가격이 비싸지는 데다 인건비·전기요금 등 기타 비용까지 오르고 있지만 정작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가 잡기’에 나선 정부는 연일 식품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기업들은 내년 실적을 생각하면 연내에 가격을 인상해야 하지만 정부가 앞 -
[기자의 눈] 고금리에도 체질 개선은 뒷전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11.23 17:41:18“대출 없는 자영업자가 어디 있냐, 내 몸 갈아서 버티는 거지.” 경기도의 한 중소도시에서 5년째 고깃집을 운영하는 친구가 얼마 전 한탄했다. 고금리·고물가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데 주 고객층이 비용에 민감해 가격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간신히 이자만 내며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기준금리가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연 3.50%인 상황이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고금리가 점차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조사 -
[기자의눈] 금융권 '블프', 꼼수 없어야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11.22 17:42:38최근 거리에 내걸린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페스타’ 포스터를 보면서 연말이 다가왔음을 실감했다. 80% 할인, 1+1 등의 문구가 올 한 해 고물가로 힘겨웠던 마음을 달랜다. 할인율에 혹해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은 물건들이 수두룩하게 쌓였다. 일부 기업들은 이런 심리를 이용해 할인 전에 먼저 가격을 올렸다가 비난을 받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달 말부터 전국 숙박시설에서 3만 원을 깎아주는 숙박페스타가 시작되자 -
[기자의 눈] 10만 소액주주 무시한 '파두'
증권 국내증시 2023.11.21 15:37:58“고객이 통화 중입니다. 다음에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21일 새벽 1시 파두(440110)의 분기 보고서에 명시된 유일한 회사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돌아온 신호음이다. 전날도 그 전날도 파두는 계속 통화 중이었는데 혹시나 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첫 조(兆) 단위 ‘대어’로 관심을 모았던 파두의 실적 쇼크는 ‘파두 사태’라는 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자본시장에 충격을 줬다. 파두는 공모 과정에서 올해 1203 -
[기자의눈] 시행착오 기회조차 없는 한국 로보택시
산업 중기·벤처 2023.11.20 17:40:42“미국은 신(新)기술이 나오면 사회에 전면적으로 보급되기 전까지 충분한 준비 기간을 줍니다. 반면 한국은 일단 틀어막고 해외 눈치만 보죠. 그런 분위기 때문에 자율주행 생태계 조성도 뒤처지고 있습니다.”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의 한 대표는 기자와 만나 한국에서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 도입은 ‘언감생심’이라며 이렇게 하소연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최근 잇따르는 로보택시 사고에 대해서는 자율주행 관련 제 -
[기자의 눈] 수출 길 뚫어주는 규제기관이라니
산업 바이오 2023.11.16 17:41:03“이제 막 개화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정부가 처음 규제를 만들고 있는데 오히려 기업들이 놀랄 정도로 협조적인 편입니다. 확실히 이번 정부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밀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헬스케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행보를 이같이 평가했다. 식약처는 디지털 헬스케어에 적합한 규제 체계를 선제 확립하고 인프라 구축 등 신속한 제품화 지원을 위해 지난해 ‘디지털헬스규 -
[기자의 눈] R&D 칼바람, 반도체에도 적신호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3.11.15 11:17:15“급식을 두 번 먹는 사람이 있다면 배급 횟수를 철저히 단속해 남용을 막으면 됩니다. 급식 양을 줄이는 게 답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국내 중소 반도체 업체 대표에게 최근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대해 물어보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대학과 연구소뿐 아니라 자본 기반이 탄탄하지 못한 중소 반도체 업체에서도 삭감 여파가 여실히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개발 중인 프로젝트 존속이 불투명해졌고 준비 -
[기자의 눈] '그림자 규제'에 우는 부동산개발업계
부동산 분양 2023.11.14 17:39:29여느 때보다 자금 시장의 한파가 매서운 한 해다. 시행사와 건설사 등 민간 업체들은 늘어난 금융비용과 공사비, 그리고 미분양 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시장의 한파와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의 ‘그림자 규제’다. 부동산 개발 과정에서 건축 심의, 교통·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인허가는 가뜩이나 어려운 숙제인데 예측 불허의 그림자 규제는 민간 업체들이 인력으로 풀기 힘든 난제 중 난제다. 2 -
[기자의 눈] 부자 한국, 가난한 한국인
산업 산업일반 2023.11.06 17:44:10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랑셴핑은 저서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에서 중국에서의 사치품 가격이 미국보다 비싼 이유를 분석했다. 대표적인 ‘압정형’ 사회구조로 꼽히는 중국에서는 중산층이 얇아서 사치품을 구매할 수 있는 수요가 미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사치품은 명품을 넘어서 영화 관람권, 커피, 콜라 등 생필품과 대비되는 보다 광범위한 개념이다. 랑셴핑의 설명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예 -
[기자의 눈] 투자 유치 사각지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10.30 17:47:43기술 플랫폼을 만드는 스타트업 창업가 A 씨는 최근 투자 유치를 전제로 투자회사 B사에 ‘선납금’ 수천만 원을 납부했다. 이후 반 년이 지나도록 실제 투자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아직까지 수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A 씨는 이 외에도 B사에 ‘컨설팅 비용’ 등 각종 비용을 수천만 원을 더 냈다고 한다.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 약 10년 동안 종사한 이에 따르면 이는 업계에서 빈번한 일이다. 이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
[기자의 눈] 선한 의도는 선한 결과를 만들까
사회 사회일반 2023.10.26 17:35:25“모든 프랑스의 어린이들은 값싼 우유를 마실 권리가 있습니다.” 18세기 프랑스 혁명을 주도했던 막시밀리앙 로베스피에르는 우유 등 생필품 가격이 폭등하며 민심이 흉흉해지자 ‘우유 가격 상한제’를 시행했다. 우유 가격을 강제로 절반으로 낮춰 고시하고 어길 경우 차익의 두 배를 벌금으로 물렸다. 민심을 얻으려는 계산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가난한 가정의 자녀도 굶어서는 안 된다는 선한 의도에서 비롯된 정책이었다.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