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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한국에 드리워진 '마니 풀리테'의 그림자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3.06.15 18:30:131992년 이탈리아 검찰은 대대적인 부정부패 척결 작업에 착수한다. 시작은 미약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당시 연립 여당이던 사회당의 하급 간부 집을 압수 수색해 현금 700만 리라(약 400만 원)를 찾아낸다. 이탈리아 정치권을 송두리째 바꾼 부정부패 척결 작업인 ‘마니 풀리테(mani pulite·깨끗한 손)’의 출발점이었다. 수사 과정에서 얽히고설킨 ‘부패의 실타래’가 드러났다. 여야 중 누구의 책 -
[기자의 눈] 현장의 혼란은 누가 감당하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5.01 10:50:34“노조법 개정안은 기업 입장에선 대단히 치명적인 법안입니다. 기업인을 왜 이렇게까지 힘들게 만드는 건지 무력감마저 느낍니다.” 최근 만난 재계의 한 인사가 야당이 입법에 나선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밝힌 심경이다. 노조법 개정안은 국민의힘 반발 속에 야당 주도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환노위에서 수적 우위를 점한 야당은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할 -
[기자의 눈]'전세사기 특별법' 국회통과 서둘러야
부동산 정책·제도 2023.04.27 17:59:15서울시가 5월부터 신혼부부·청년 임차 보증금 지원 대상자 가운데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에 대한 이자 지원을 시작한다고 27일 고시했다. 올 1월 “전세사기 피해를 지원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며 이 같은 대책을 발표한 지 넉 달 만이다. 시는 2월에도 부처 간 합의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며 같은 내용을 발표했지만 3월과 4월에도 금융기관의 전산 시스템이 완료되지 않아 구제를 위해 은행을 찾아갔던 피해자들은 아무런 소 -
[기자의눈] 기술유출 처벌, 무거울수록 좋다
사회 사회일반 2023.04.26 18:31:26“바늘 도둑이 쉽게 소도둑 됩니다.” 한 대형 법무법인(로펌) 변호사는 해마다 거듭되는 국외 산업기술 유출 사건에 대해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서초동에서 뼈대가 굵은 그가 유독 국외 산업기술 유출 사건에 대해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기술력 하나로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국가 산업기술이 국외로 빠져나가는 것 자체가 위기’라는 인식 때문이다. 실 -
[기자의 눈] '지지부진' BDC에 속타는 벤처업계
증권 국내증시 2023.04.25 18:11:13“업계와 정부 모두 스타트업 투자 열기를 되살릴 수 있는 최선책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를 놓치면 내년 총선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법안 통과가 어려운데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해서 답답합니다.” 기자가 최근 만난 금융 당국과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법안에 대해 입을 모아 이같이 말했다. BDC는 스타트업 등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목적회사다. 주식시장에도 상장되는 만큼 개인 -
[기자의 눈] 아이 없는 세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24 17:57:05최근 외신은 또다시 세계 최저치를 갈아치운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0.78명)에 주목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저출산으로 고민하지 않는 선진국은 거의 없는 듯하다. 인구를 현상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합계출산율은 2.1명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이보다 출산율이 높은 국가는 이스라엘(2020년 기준 2.9명)뿐이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정부가 둘째 아이를 낳은 부모에게 세금을 면제해주는 -
[기자의눈] 제2의 출렁다리 반복되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4.20 18:00:04“요즘 관광 사업들이 제2의 출렁다리를 보는 것 같아요.” 관광 업계의 한 관계자가 최근 기자에게 국내 여행 시장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2027년 말 서울 마포 하늘공원에 조성될 ‘서울링’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서울링은 영국의 ‘런던아이’를 벤치마킹해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제안됐다. 장밋빛 구상과 달리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국내에 첫 해변 대관람차인 ‘속초아이’가 속초의 새 -
[기자의 눈] 대통령실, 지금은 채워넣을 때
정치 대통령실 2023.04.19 17:56:43“과거 청와대에 비해 절반의 인원이 같은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근무 여건을 묻는 질문에 청와대 근무 경력이 있는 대통령실 실무진이 이같이 답했다. 대통령실에 누적된 만성 인력 부족이 느껴지는 호소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대통령실 직원은 정원 대비 80명 가까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업무가 줄었을 리는 없다. 잇따른 설화 탓에 여당 지도부가 제 역할을 못하는지라 정책 주도권은 여전히 -
[기자의눈]'AI 속도전' 이면을 봐야할 때
산업 IT 2023.04.18 18:22:49IT부=허진 기자 최근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을 반년간 중단하자는 논의가 촉발되며 업계 안팎이 시끌벅적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주장부터 ‘중국에 기회가 될 뿐’이라는 정치적 논란 등 수많은 반발이 제기되며 관련 논의는 급격히 동력을 잃은 듯 보인다. 반면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관련 논의의 배경을 이루는 문제의식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한 것도 사실이다. 실제 챗GPT의 확장세를 언급할 때면 다들 ‘속 -
[기자의 눈] '규제 무풍' 아이스크림 할인점
산업 생활 2023.04.17 17:56:06“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옆에 또 생겼어요. 술도 팔고 문구도 팝니다. 이게 뭔가요?” 편의점 점주들은 코앞까지 밀고 들어온 아이스크림 할인점 때문에 요즘 시름이 무척 깊다. 편의점 점주들이 이들을 경계하는 것은 우선 이들의 출점 전략 때문이다. 일부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부동산 중개소를 통해 편의점이 입점한 상가만 골라 매장을 낸다. 오픈 전에 상권 분석을 철저하게 하는 편의점의 영업 전략에 ‘무임승차’하겠 -
[기자의 눈]전기료 동결이 서민을 위해서라고?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3.04.13 17:58:57논리학에는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개념이 있다. “불필요한 가정은 면도날로 잘라내라”는 뜻이다. 1300년대에 활동한 영국 신학자 윌리엄 오컴이 설파한 것으로 알려진 이 개념은 ‘논리적으로 단순할수록 참에 가깝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종종 인용되고는 한다. 오컴의 면도날을 떠올리는 것은 2분기 전기·가스요금을 둘러싼 논쟁 때문이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제때 요금을 못 올리면서 지난해에만 도합 40조 원 -
[기자의 눈]저축은행 업계를 발칵 뒤집은 문자 한 통
경제 · 금융 제2금융 2023.04.12 17:59:44‘[Web발신](긴급)웰컴, OK저축은행 PF 1조 원대 결손 발생, 지급정지 예정, 잔액 모두 인출 요망.’ 12일 오전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된 문자메시지 한 통에 저축은행을 비롯한 금융 업계가 한순간에 발칵 뒤집어졌다. 예금을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주는 이 문자는 이날 점심시간을 기점으로 삽시간에 퍼졌다. 저축은행중앙회를 비롯해 금융감독원, 심지어 국회에서까지 문자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문의가 빗발 -
[기자의 눈] 스타트업·직역단체의 윈윈 방정식
산업 중기·벤처 2023.04.11 17:53:01“공동 발의에 서명할 의원 찾기가 너무 힘드네요.” 국회 내 스타트업 지원 모임인 유니콘팜에 소속된 한 인사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고충을 털어 놓았다. 유니콘팜은 여야 의원만 20명 가까이 모여 구성된 단체로 유니콘 기업을 키워내고 지원하기 위한 취지에서 지난해 11월 결성됐다. 규제 대못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국회가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초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업계의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법 -
[기자의 눈] K바이오, 신뢰 회복하려면
산업 기업 2023.04.10 17:56:46“바이오산업 특성상 임상 성공률은 극히 낮습니다. 결국 바이오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끝까지 개발을 이끌 수 있다는 ‘신뢰’입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대표이사만 20여 년을 지내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K바이오의 당면 과제로 ‘신뢰 회복’을 첫손에 꼽았다. 최근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성공 가능성이 낮은 신약 개발에 너도나도 뛰어들다 보니 실패 사례가 급격히 늘고 바이 -
[기자의눈] K배터리가 모자란 딱 하나
산업 기업 2023.04.06 13:52:00“중국 음극재 업체들이 물량 공세로 가격을 낮추면서 국내 배터리 생태계가 위태로워지고 있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계기로 음극재 국산화가 K배터리의 시급한 과제가 됐습니다.” 최근 만난 배터리 업계의 한 임원이 양극재와 함께 배터리 주요 소재인 음극재 시장을 중국이 완전히 장악할까 봐 우려스럽다고 하소연했다. 배터리 충전 속도와 수명을 결정하는 음극재는 흑연으로 구성되며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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