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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반환 후 첫 '정부 회견'…中, 사태 개입 공식화
국제 경제·마켓 2019.07.29 17:32:09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시위가 ‘반(反)중국’ 움직임으로 흐르기 시작하면서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홍콩 사태에 개입하고 나섰다. 중국은 특히 서방이 홍콩을 이용해 중국을 억제하려 한다며 비난의 화살을 외부로 돌렸다. 홍콩의 원심력이 커지는 것을 막는 동시에 홍콩 사태가 미중 무역협상에서 이슈화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 중앙정부에서 홍콩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의 양광 대변인은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홍콩 시위가 이미 평화로운 시위의 범위를 넘어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훼손하고 있으며 법치와 사회질서, 경제·민생과 국제 이미지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앙정부는 캐리 람 홍콩 특별행정구 장관의 통치와 홍콩 경찰의 엄격한 법 집행을 굳건히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이 홍콩 내정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지난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이후 처음이다. 2014년 홍콩 도심을 79일 동안 점거한 채 벌어졌던 대규모 민주화시위인 ‘우산혁명’ 때도 중국 측은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8주째 계속되고 있는 이번 시위사태를 그만큼 엄중하게 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양 대변인은 “홍콩이 누리는 ‘일국양제’라는 배는 비바람을 이기고 계속 안정적으로 멀리 항해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전체적으로 중국 관영매체들이 주장해온 내용을 반복하고 재확인하는 선에서 기자회견을 마쳤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까지 열며 직접 일국양제 원칙을 천명하며 시위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은 반중국 시위로 비화한 홍콩 사태에 대한 중국의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 대변인은 “홍콩 시위대가 ‘일국양제 원칙’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면서 3가지 마지노선으로 △국가 주권·안보 △중앙정부 권력과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 △홍콩을 이용한 본토(중국) 침투를 제시했다. 양 대변인은 이날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 대한 비난도 이어갔다. 그는 “서방이 홍콩을 혼란에 빠뜨려 중국을 골치 아프게 하고 억제하려 시도하지만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홍콩 시위대가 친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자 중국으로서는 더 이상 사태를 방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부터는 시위대가 대형 성조기를 흔드는 등 노골적인 친미 성향을 드러낸 상태다. 중국 외교부도 홍콩 경찰의 폭력을 비난한 미국을 공개적으로 공격했다. 앞서 엘리엇 엥겔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 홍콩 경찰이 평화적 시위를 폭력으로 대응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흑백이 전도된 것으로, 옳고 그름이 맞지 않는다”며 “적나라한 이중잣대”라고 반발했다. 미국의 비난에 대한 중국의 예민한 반응에는 30일부터 상하이에서 재개되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홍콩 이슈가 거론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중국 측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시위대 진압을 위한 중국군의 무력개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양광 대변인은 이날 중국군 투입과 관련한 질문에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에 명확한 규정이 있으니 직접 찾아보라”고만 말했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주 국방백서 발표 기자회견에서도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실제 군대를 투입하는 데 따른 엄청난 후폭풍을 고려하면 이 가능성은 아직 작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
“내정 간섭 말아야”…中, 美하원의 홍콩 시위 두둔에 반발
국제 정치·사회 2019.07.29 10:32:16미국 하원에서 홍콩 시위에 대응하는 중국 정부의 조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공개적인 비난에 나섰다. 2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사무소는 엘리엇 엥겔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 홍콩의 평화 시위를 경찰이 폭력으로 대응했다고 지적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사무소 대변인은 홍콩 반환 이후 중국 정부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지켜왔다면서 “고도의 자치 방침에 따라 헌법과 법률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 대변인은 “홍콩은 번영과 안정을 유지하고 전례 없는 권리와 자유를 누리고 있다”면서 “미국 정치인들은 영국의 식민 통치 기간에 대해서는 비판한 적이 없으면서 현재 홍콩에 대해선 중국 정부가 지속해서 자유와 권리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모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정부가 불만을 드러낸 데엔 오는 30일 미·중 무역 협상을 앞두고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홍콩 문제’ 거론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변인은 홍콩 특구 정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수정하려는 조치는 국제법에 부합하는 대응이라면서 “어떤 것도 폭력 행위의 구실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의 일부 과격분자가 입법회 건물을 파손하고 경찰을 공격하며 중앙 정부의 주재 기관을 공격해 홍콩의 법치를 짓밟았다”면서 “일부 미국 정치인과 언론이 이들을 급진적인 항의 세력으로 인정하지 않고 평화적인 시위라고 우기면서 홍콩 경찰이 잔혹하다며 모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 대변인은 “중앙 정부는 홍콩 특구 행정장관과 특구 정부, 경찰이 법에 따라 직책을 이행하는 것을 확고히 지지하며 외국 정부, 조직 그리고 개인의 홍콩 문제 개입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일부 외국 정치인은 폭력적인 위법행위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을 중단해야 하며 홍콩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인민일보 해외판 또한 경찰 대응을 옹호하며 이를 비판하는 서방의 반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인민일보는 “최근 과격 시위대가 송환법 수정에 맞서 홍콩 법치 근간을 흔들며 극단적인 폭력과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홍콩 독립’ 세력이 외부 세력과 함께 홍콩 문제에 간여하려 하고 중앙 정부와 특구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홍콩 과격분자들이 ‘평화 시위’라는 명분으로 저지르는 악질적인 사건을 막으려면 홍콩 특구 정부와 경찰은 반드시 엄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한다”면서 “폭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홍콩 특구 정부와 경찰은 망설일 필요가 없으며 필요하다면 손을 써야 한다”고 인민일보는 부연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
홍콩 ‘송환법 반대’ 주말 시위…도심 곳곳 시위대-경찰 충돌
국제 정치·사회 2019.07.29 08:37:18홍콩 시민이 1만여 명이 경찰의 불허를 거부하고 28일(현지시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도심 시위를 벌였다. 그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의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홍콩 재야단체 등은 이날 오후 3시 송환법 철폐를 요구하고 지난 21일 ‘백색테러’ 사건을 규탄하는 집회를 홍콩 도심인 센트럴 지역 차터가든 공원에서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1,000여 명의 홍콩 시민이 참가했다. 이날 차터공원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홍콩을 되찾자”, “시대 혁명”, “나쁜 경찰”,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송환법 철회 요구에 응하지 않는 홍콩 정부와 백색테러 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경찰을 비판했다. 당초 집회 주최 측은 차터가든에서 출발해 쑨원기념공원까지 행진하겠다고 밝혔으나, 경찰은 차터가든 집회만 허가하고 행진은 불허했다. 쑨원기념공원 근처에 중국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인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이 있어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이날 오후 4시 무렵부터 시위대는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등 여러 곳으로 흩어져 시위를 전개했다. 특히 일부 시위대는 경찰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셩완 지역에 있는 중련판 건물로 향해 긴장을 고조시켰다. 중련판으로 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던 경찰은 이들 시위대를 막아섰으며, 이에 시위대는 도로 난간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경찰과 대치했다. 오후 7시 무렵 수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자 경찰은 최루탄을 쏘면서 본격적인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여러 시위 참가자가 경찰에 체포됐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의 진압 시도에 시위대가 잠시 밀려나는 듯했으나, 이내 전열을 정비하고 경찰에 돌을 던지고 카트에 폐지를 가득 담은 후 불을 붙여 경찰을 향해 밀어내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일부 시위대는 인근 공사 현장의 비계를 뜯어내 무장하기도 했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자정 무렵까지 홍콩 도심 곳곳에서 벌어졌으나, 자정이 되자 시위대가 대부분 귀갓길에 오르면서 평온을 되찾았다. 홍콩 경찰은 이날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소 10여 명의 시위 참가자를 체포했다. 최소 4명이 시위 현장 인근 퀸 메리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인해 부상자도 속출했다. 이번 주말 시위에는 시위대 보호 역할을 자처한 ‘의용군’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붉은 리본을 팔에 묶은 이들은 헬멧과 고글,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야구 배트, 등산 스틱 등으로 무장한 채 시위대의 맨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면서 충돌도 불사했다. 이들이 무전기로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시위대 해산에 나선 경찰은 거칠게 시위 참가자를 제압해 전날에 이어 과잉진압 논란을 불렀다. 경찰이 시위 과정에서 다쳐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시위 참가자 옆에 최루탄을 쏘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두 명의 현장 취재기자가 다쳐 치료를 받았다고 홍콩 명보와 AFP통신은 전했다. 전날 위안랑 역 인근에서 열린 백색테러 규탄 집회 때는 밤 10시 무렵 경찰이 갑작스레 위안랑 역에 들이닥쳐 시위대를 공격했다. 이들 경찰은 경고도 없이 들이닥쳐 시위대에게 곤봉을 마구 휘두르고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으며, 이로 인해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이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을 다치게 하는 사건도 여러 건 발생했다. 또 경찰이 주택가에 최루탄을 발사해 양로원으로 최루탄 가스가 들어가는 바람에 거센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
'송환법 반대' 홍콩시민-경찰 거센 충돌... 경찰 최루탄 쏘며 해산 나서 부상자 속출
국제 정치·사회 2019.07.29 07:07:41경찰의 시위행진 불허 통보에도 불구하고 1만 여명의 홍콩 시민이 28일(현지시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도심 시위를 강행해 시위대와 경찰이 서로 격렬하게 충돌했다. 홍콩 재야 단체 들은 이날 오후 3시 송환법 철폐와 앞서 21일 발생한 ‘백색테러’ 사건을 규탄하는 집회를 홍콩 도심인 센트럴 지역 차터가든 공원에서 열었다. ‘백색테러’란 21일 밤 위안랑 전철역에서 100여 명의 흰 옷을 입은 남성이 각목 등으로 송환법 반대 시위 참여자들과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최소 45명이 다친 사건을 의미한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1만 1,000여 명의 홍콩 시민이 참가했다. 이날 집회에 대해 주최 측은 차터가든에서 출발해 쑨원기념공원까지 행진하겠다고 밝혔으나 경찰은 차터가든 집회만 허가하고 행진은 불허했다. 앞서 21일 있었던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일부 시위대가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 건물 앞까지 가 중국 국가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지는 등 강한 반중국 정서를 드러내 중국 정부의 강력한 비판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는 이날 경찰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셩완 지역에 있는 중련판 건물까지 행진해 긴장을 고조시켰다. 경찰이 시위대를 막아서자 시위대는 도로 난간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경찰과 대치했고 수차례 경고에도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본격적인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여러 시위 참가자가 경찰에 체포됐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날 시위대는 경찰의 진압 시도에 잠시 밀려나는 듯 했으나 카트에 폐지를 가득 담은 후 불을 붙여 경찰을 향해 밀어내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날 시위대는 경찰의 최루탄 발사를 우산으로 막아 2014년 대규모 도심 시위인 ‘우산 혁명’을 떠올리게도 했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자정 무렵까지 홍콩 도심 곳곳에서 벌어졌고 홍콩 경찰은 이날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소 10여 명의 시위 참가자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번 주말 시위에는 시위대 보호 역할을 자처한 ‘의용군’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홍콩 언론 등에 따르면 붉은 리본을 팔에 묶은 이들은 헬멧과 고글,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야구 배트, 등산 스틱 등으로 무장한 채 시위대의 맨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면서 충돌도 불사했다. 이들이 무전기로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경찰의 경우 이날도 거칠게 시위 참가자를 제압해 전날에 이어 과잉진압 논란을 불렀다. 경찰이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시위 참가자 옆에 최루탄을 쏘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두 명의 현장 취재기자가 다쳐 치료를 받았다고 홍콩 명보와 AFP통신은 전했다. 특히 전날 위안랑 역 인근에서 열린 백색테러 규탄 집회 때는 경찰이 경고도 없이 들이닥쳐 시위대에 곤봉을 휘두르고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과격한 진압을 시행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백색테러 규탄시위로 인해 경찰에 체포된 시민은 39명에 이르고 부상을 입어 병원에 이송된 시민도 23명에 달한다. 한편 지난달부터 대규모 송환법 반대 시위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지만,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중련판이 29일 이번 시위 정국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기로 해 중국 중앙정부가 어떠한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
홍콩 시위대에 '백색테러'…경찰은 방관
국제 경제·마켓 2019.07.22 15:26:49대규모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집회가 열린 지난 21일 홍콩에서 정체불명의 남성들이 각목 등으로 반중시위대를 마구잡이로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홍콩 언론들은 이 사건을 ‘백색테러’로 부르며 ‘친중파 배후설’을 제기했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전날 밤 홍콩 위안랑전철역에서 송환법 반대시위대를 타깃으로 한 테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흰 상의에 마스크를 착용한 수백명의 남성들이 이날 밤10시30분께 위안랑역사에 들이닥쳐 쇠막대기와 각목 등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들의 공격은 주로 검은 옷을 입은 송환법 반대시위대에 집중됐으며, 이 테러로 린줘팅 입법회 의원과 여성 기자를 포함한 45명 이상이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지 언론들은 이 사건을 송환법 반대시위에 불만을 품은 친중파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SCMP는 이들을 폭력조직 삼합회 조직원들로 추정했다. 특히 무차별 폭행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경찰이 늑장 출동하고 느슨하게 대처한 점이 시민들의 의심을 사고 있다. 경찰은 구타가 시작되고 45분이 지나서야 출동했으며 한 명의 폭행범도 체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위안랑구의 한 구의원은 “이는 경찰과 폭력배가 합작해서 저지른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22일 전날 시위대가 중국 국가휘장에 먹칠한 사건을 비난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부 과격 시위자의 행동은 이미 ‘일국양제’ 원칙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홍콩 특별행정구가 주홍콩 연락판공실의 안전과 홍콩의 법치, 범죄분자 처벌 등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는 향후 홍콩 시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대적인 단속과 체포에 나설 뿐 아니라 사태가 격화될 경우 계엄령 등 초강경 카드까지 꺼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송환법 반대집회에는 43만명(경찰 추산 14만명)이 참여했으며 그중 일부는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에 붙은 중국 중앙정부의 상징인 붉은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졌다. 벽에는 페인트로 반중국 구호를 써놓았다. 시위대가 중국 기관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
홍콩서 '흰옷 남성들' 시위대에 무차별 폭행 가해
국제 정치·사회 2019.07.22 09:12:51‘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시위가 열리는 홍콩의 한 전철역에서 21일 흰옷을 입은 남성들이 각목 등을 들고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사우스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홍콩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인용해 전날 밤 위안랑 전철역에서 벌어진 폭력 사건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동영상을 보면 흰 상의를 입고 마스크를 쓴 다수의 건장한 남성은 21일 밤 6시께부터 위안랑 역 근처를 배회하다가 밤 11시께 갑자기 역사에 들이닥쳐 갖고 있던 금속 막대기와 각목 등을 휘두르며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흰옷을 입은 남성들이 시민들을 마구 때리면서 역사는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들은 정차한 전철의 객차로 피신한 승객들까지 쫓아가 막대기를 휘둘러 객차 안에서는 많은 승객이 비명을 질렀다. 이로 인해 입법회 린줘팅 의원과 한 여성 기자 등 최소 36명이 부상했다. 역 플랫폼 주변에는 부상자들이 흘린 핏자국이 곳곳에 남았다. 흰옷 남성들의 폭력 행위는 오후 11시 30분께 경찰관들이 도착할 때까지 30여분간 계속됐다. 현지 언론들은 이들이 주로 검은 옷을 입은 송환법 반대 시위 참여자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면서 송환법 반대 시위에 불만을 품은 친중파의 소행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CMP는 이들이 폭력조직인 삼합회 조직원들로 보였다고 전했다. 홍콩 정부는 22일 새벽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법에 의해 지배되는 홍콩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정부는 어떤 형태의 폭력도 강력히 규탄하며 심각히 법 집행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친중 vs 반중...勢 대결로 흐르는 홍콩사태
국제 경제·마켓 2019.07.21 17:25:48홍콩에서 지난주 말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시위와 함께 대규모 친중파 집회가 열리면서 송환법을 둘러싼 홍콩 사태가 세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저녁 홍콩 입법회와 정부청사 건물이 있는 애드머럴티 지역 타마르공원에서 친중파 진영이 개최한 ‘홍콩을 지키자’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1만명(경찰 추산 10만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주최 측의 요구로 하얀색이나 파란색 상의를 입었다. 집회에서 친중파는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홍콩의 안정과 번영을 해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친중파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의 스태리 리 주석은 “폭력분자들이 홍콩을 더 파괴해서는 안 되기에 경찰의 법 집행을 지지한다”며 “대화만이 사회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도 7주째 계속됐다. 홍콩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21일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공원에서 센트럴에 있는 대법원까지 시위행진을 조직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43만명(경찰 추산 14만명)이 행진에 참가했다. 대부분 검을 옷을 입은 시민들은 송환법 완전 철폐,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경찰의 시위대 과잉진압 조사와 처벌, 완전한 민주선거제 도입 등을 요구하면서 행진해 ‘검은 바다’를 방불케 했다. 앞서 20일 홍콩 경찰은 홍콩 췬안 지역의 한 건물을 급습해 고성능 폭발 물질인 TATP 2㎏ 등 무기들을 소지한 27세 남성을 체포했다. 이 청년은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단체인 홍콩민족전선의 조직원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입법회 건물 점거 등 과격시위를 주도한 700여명을 추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만 언론들은 30여명이 대만에서 정치적 망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
홍콩 정부, ‘송환법 반대’ 시위 정국 이어지자 계엄령까지 검토
국제 정치·사회 2019.07.16 20:44:38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 정국에 대응하고자 계엄령 발동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대규모 시위 정국에 대응하고자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는 ‘공안조례’ 제17조에 근거해 계엄령을 발동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조례 제17조는 홍콩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이 행정장관 자문기구인 행정회의와 논의해 극심한 혼란을 막기 위해 최장 3개월의 계엄령을 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계엄령이 발동되면 홍콩 정부는 특정 지역과 특정 시간대에 시민들이 공공 집회를 개최하는 것을 금지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지역에 거주민 이외 다른 지역 시민이 출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경찰은 명령에 불응하는 시민을 체포할 수 있다. 홍콩 정부는 계엄령이 발동됐을 경우 긴급 공공 서비스와 교통 대책을 어떻게 시행할지 등도 연구하고 있다고 빈과일보는 전했다. 앞서 홍콩에서는 지난 1956년 중국 본토에 들어선 공산정권을 지지하는 주민들과 대만 지지자들이 10월 10일 쌍십절(雙十節) 때 국기게양 문제로 유혈 충돌을 일으킨 ‘쌍십절 폭동’ 때 카오룽 반도 지역에 계엄령이 선포됐다. 당시 조직폭력배와 폭도들의 방화, 약탈 등과 이를 막는 경찰의 진압 작전 등으로 59명이 사망했으며, 443명이 다쳤다. 경찰도 107명이 부상해 홍콩 역사상 최악의 유혈 사태로 기록됐다. 하지만 홍콩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할 경우 국제금융 중심지로서의 지위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어 그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잇따르고 있지만, 지난 2014년 79일 동안 대규모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 때도 발동되지 않은 계엄령이 지금 발동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설명이다. 한 전직 입법회 의원은 “계엄령이 선포될 경우 증시와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외국 자본이 대거 이탈해 국제금융 중심지로서의 홍콩의 지위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며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홍콩 법무부 장관(율정사 사장)인 테레사 청이 17일부터 20일까지 베이징을 방문해 이 기간 중앙정부와 홍콩 시위 사태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청 장관은 베이징 방문 기간 사법부, 외교부, 최고인민법원 관계자 등과 만날 예정이다. 지난 주말 열린 송환법 반대 집회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난투극을 벌이며 충돌한 가운데 중국 당국은 이번 시위를 ‘폭력 시위’로 규정하고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홍콩 정부가 추진했던 송환법안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도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반체제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고, 캐리 람 장관이 ‘송환법이 죽었다’고 선언했지만 시위대는 법안의 완전한 철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에 11만명 몰려...경찰과 충돌도
국제 정치·사회 2019.07.15 09:12:5414일(현지시간)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11만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경찰의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격렬한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송환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 11만5,000여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2만8,000명)은 홍콩 사틴 지역의 사틴운동장에 모여 사틴버스터미널까지 행진을 벌였다. 시민들은 ‘악법을 철폐하라’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을 벌였으며, 인근 주민들은 이에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미국 성조기나 영국 국기, 영국 통치 시대의 홍콩기를 들고 있었다. 오후 3시 30분께 시작된 이날 행진은 초반에는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오후 5시 넘어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벌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도로 표지판과 병 등을 경찰에 던졌으며, 경찰은 시위대에 달려들어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 시위대 중 일부는 인근 도로를 점거한 채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대부분 헬멧과 마스크를 쓰고 검은 옷을 입은 모습이었다. 홍콩 당국은 이날 시위 현장에 경찰 2천 명을 배치했으나, 시위대의 도로 점거 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저녁 8시 무렵 폭동 진압 경찰이 투입돼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 해산에 나섰으며, 대부분의 시위대는 경찰에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물러섰다. 수백 명의 시위대는 인근 쇼핑몰 ‘뉴타운 플라자’로 들어가 대치를 이어갔다. 대치를 이어가던 시위대 일부가 시위 현장을 떠나기 위해 ‘뉴타운 플라자’와 연결된 지하철역으로 향했으나, 폭동 진압 경찰이 갑작스레 튀어나오면서 시위대와 충돌이 벌어졌다고 SCMP는 전했다. 시위대는 물병, 우산 등을 경찰에게 던지며 극렬하게 저항했으며, 쇼핑몰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난투극이 벌어졌다. 한 경찰은 시위대에 구타를 당했으나, 한 홍콩 기자가 이를 막아서면서 간신히 심한 구타를 피할 수 있었다. 한편 홍콩 언론인 1,500여 명은 이날 홍콩 도심인 애드머럴티 지역에서 경찰 본부가 있는 완차이까지 침묵 행진을 하면서 최근 시위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을 규탄했다. 홍콩기자협회 크리스 융 회장은 “최근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언론인을 향한 폭력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언론이 공권력을 감시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후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집무실까지 행진한 후 람 장관에게 언론 자유를 수호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중국 보따리상 무역에 반대하는 대규모 행진이 벌어진 셩수이 지역에서도 경찰은 취재기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시위에서 경찰에게 구타 등을 당한 기자는 최소 4명인 것으로 보고됐다. 재야단체 연합 ‘민간인권전선’은 오는 21일에도 입법회 부근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퇴진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홍콩 정부가 추진했던 송환법안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도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체제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시위가 이어졌고 람 장관이 ‘송환법이 죽었다’고 선언했지만, 시위대는 법안의 완전한 철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매주 이어지는 시위에도 불구하고 시위 참여 인원은 다소 줄어드는 분위기이다. 지난달 9일 103만 명, 16일에는 200만 명의 홍콩 시민이 시위에 참여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입법회 점거 폭력 사태가 발생한 후 7일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23만 명이 참여하고, 이날 시위에 11만5,000명이 참여하는 등 시위 참여 인원은 다소 줄어드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민간인권전선이 21일 주최하는 집회에 얼마나 참여하는지가 홍콩 시위 정국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 5주째 계속… 인원은 줄어
국제 정치·사회 2019.07.14 22:47:48홍콩 시민들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가 5주째 이어지고 있다. 반대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참여 인원은 다소 줄어 시위 열기가 한풀 꺾이는 분위기이다. 1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송환법안에 반대하는 시민 10만여 명(주최 측 추산)은 홍콩 사틴 지역의 사틴운동장에 모여 사틴버스터미널까지 행진을 벌였다. 시민들은 ‘악법을 철폐하라’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을 벌였으며, 인근 주민들은 이에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오후 3시 30분께 시작된 이 날 행진은 초반에는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오후 5시 넘어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벌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도로 표지판과 병 등을 경찰에 던졌으며, 경찰은 시위대에 달려들어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 시위대 중 일부는 인근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했다. 앞서 전날 중국 보따리상 무역에 반대하는 대규모 행진이 벌어진 셩수이 지역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벌어졌다. 전날 중국 광둥성 선전시와 가까운 홍콩 셩슈이에서 진행된 ‘셩수이를 되찾자’ 행진에는 주최 측 추산 3만 명이 참여했는데, 시위대는 보따리상 무역과 관련된 상점을 지나면서 문을 닫으라고 소리쳤다. 중국 보따리상은 홍콩에서 산 면세품을 중국 본토에 되파는 등의 방식으로 이득을 얻는데, 당국이 이들의 탈세에 눈 감고 있다는 것이 시위대의 주장이었다. 또 보따리상 무역으로 상점 임대료가 오르고 공공 위생이 나빠지는 등 부작용이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전날 행진이 끝난 직후인 오후 5시부터 셩수이 지하철역 인근에서는 경찰과 시위대 간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홍콩 언론은 경찰들이 다수의 시위대에 둘러싸였다면서, 경찰이 경찰봉을 휘두르고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해산하려 했지만, 수적 열세로 후퇴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경찰들을 둘러싸고 우산 등으로 찔렀고, 경찰 배지를 착용하지 않은 데 대해 항의하며 감정이 격해지기도 했다. 시위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가 쇠막대기에 맞아 다치는 일도 발생했다. 이후 폭동진압 경찰이 도착해 시위대를 해산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 최소 5명 등 15명이 다쳐서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시민들의 송환법 반대 시위는 지난달 9일 시작돼 이날까지 5주째 이어지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송환법은 죽었다’고 선언했지만, 시위대는 람 장관의 사퇴와 법안 완전 폐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매주 이어지는 시위에도 불구하고 시위 참여 인원은 다소 줄어드는 분위기이다. 지난 2일 입법회 점거 폭력 사태가 발생한 후 7일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23만 명이 참여하고, 이날 시위에 10만 명이 참여하는 등 시위 참여 인원은 갈수록 줄어드는 양상이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백브리핑] 홍콩 최대 민방 TVB서 광고 빼는 글로벌 기업
국제 정치·사회 2019.07.11 17:42:44홍콩 최대 민영 방송사인 TVB에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광고를 중단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현지시간) 일본 오쓰카제약의 포카리스웨트와 미국 피자헛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TVB에서 광고를 빼거나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미국 보험회사 시그나의 홍콩법인도 다음주에 계약이 끝나면 광고를 중단할 방침이다. 해외 기업뿐 아니라 홍콩의 콘돔 제조사 원더라이프도 TVB에 광고할 의사가 없다고 소셜미디어에서 밝혔다. 이와 관련해 TVB는 “최근 경제 환경과 정치적 사건으로 소수가 광고를 연기하거나 몇몇 이유로 광고 계획을 조정했다”며 “이번 사태가 우리의 (광고)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광고 연기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언급하지 않은 채 자사의 보도가 “정확하고 공명정대하다”고 주장했다. ■이례적 ‘광고 보이콧’ 왜? “親中 TVB에 광고 근절” 캠페인 오쓰카제약 등 시선 의식한 듯 기업들이 TVB 광고 보이콧을 결정한 것은 이 매체가 홍콩의 반정부 시위를 친중국적이고 편향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CMP는 “시위대가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포럼 LIHKG에서는 지난주부터 TVB가 시위대와 정부 간 마찰을 다루면서 정부 친화적으로 보도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며 “이 포럼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TVB 광고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홍콩 시위대는 정부의 범죄인인도법(송환법) 개정안이 반체제 인사에 대한 탄압 수단이 될 수 있다며 한 달 넘게 반정부 시위를 벌여왔다. 지난달 9일 역대 최대인 103만명이 집회에 참가했고 지난 1일에는 시위대가 홍콩 입법회를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TVB에 광고를 끊은 포카리스웨트는 홍콩에서 불티나게 풀리는 반면 중국에서는 불매운동에 직면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걸그룹 GNZ48이 포카리스웨트와의 협력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홍콩과 중국 사이에서 입장이 난처해진 오쓰카제약은 광고 중단에 대해 “사업적인 결정이지 정치적 의도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
시민에 굴복한 홍콩 정부 "범죄인 인도법 사망했다"
국제 정치·사회 2019.07.09 17:18:38범죄인인도법(송환법) 개정 중단에도 홍콩 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9일(현지시간) ‘개정안 사망’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시위대가 요구하는 법안의 완전한 철회를 밝힌 것은 아니어서 시위대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람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은 완전히 실패했다. 법안은 죽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람 장관은 홍콩 시민들의 정부에 대한 믿음이 약하다는 점을 인정하며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해 경찰의 과잉진압 여부를 판단할 ‘경찰불만위원회’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무런 조건 없이 학생들과 ‘열린 대화’에 나서고 싶다는 뜻도 피력했다. 람 장관은 지난달부터 대대적인 송환법 반대 시위가 이어지자 지난달 15일 인도법 개정을 잠정 중단한 데 이어 이달 2일에는 “개정안이 (입법회 회기가 끝나는) 2020년 7월에는 사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에서는 “사망할 것”이라는 표현이 “사망했다”로 바뀌었다. 반정부 시위에 따른 정국 혼란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민심 수습을 위해 공개적으로 ‘법안 사망’을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람 장관의 발언은 ‘민심 달래기용’일 뿐 완전한 법안 철회를 주장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거세다. 2014년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을 주도한 조슈아 웡은 이날 트위터에서 “법안이 죽었다는 주장은 홍콩인과 외신들을 향한 또 다른 우스꽝스러운 거짓말”이라며 “법안은 내년 7월까지 여전히 입법 프로그램에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예고된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지난 2일로 예정됐던 커트 통 홍콩 주재 총영사의 이임식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이임사 발언 수위를 낮추라고 지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이는 “중국을 자극하고 무역전쟁 휴전에 탈이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FT는 전했다./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송환법은 죽었다” 선언…철회 여부는 불분명
국제 정치·사회 2019.07.09 11:45:49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9일 다수 시민이 반대해온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대해 “사망했다”고 선언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람 장관은 이날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환법 개정은 완전히 실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SCMP는 송환법의 입법 절차를 완전 철회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람 장관은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저항에 직면하자 송환법 추진의 ‘무기한 보류’ 방침을 밝히면서 “현 의회 임기가 끝나는 2020년 7월이 되면 송환법이 (장차) 죽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사진]홍콩 입법회 점거 후 첫 주말시위
국제 정치·사회 2019.07.07 20:22:407일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집회에 참여한 한 시민이 중국 본토 관광객이 많이 찾는 웨스트카오룽 고속철도역 앞에서 영국 국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날 집회는 지난 1일 시위대의 입법회 청사 점거 이후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집회다. /홍콩=AFP연합뉴스 -
[글로벌 What]반복되는 홍콩 수반 잔혹사…람도 '기승전 팽' 길 걷나
국제 정치·사회 2019.07.05 17:35:21지난 2017년 7월1일, 중국 전통의상인 분홍색 치파오와 흰색 재킷을 차려입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홍콩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자신의 취임식 무대에 올랐다. 시 주석과 악수한 뒤 청중을 향해 돌아선 그의 표정과 태도에서는 홍콩 최초의 여성 수반이라는 타이틀만큼 당당함과 자신감과 묻어났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9년 7월1일, 홍콩 반환 2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같은 무대에 오른 람 장관의 표정은 어두웠다. 거리를 가득 메운 수십만명의 시위대를 피해 행사장까지 실내로 옮긴 그에게서는 위풍당당한 통치자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 그를 향한 외부의 시선은 혹독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는 기껏해야 남은 첫 임기를 레임덕으로 버틸 것이다. 그가 연임하려면 나사로(Lazarus)와 같은 정치적 부활이 필요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사후 나흘 만에 예수가 부활시킨 나사로처럼 믿기 힘든 기적 없이는 최고지도자 자리를 지킬 수 없을 것이라는 뼈아픈 지적이다. 2년 만에 ‘홍콩의 대처’에서 ‘베이징의 꼭두각시’라는 민낯이 드러난 람 장관은 이제 그나마 홍콩 지도자라는 타이틀마저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안’ 추진에 반대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위대를 통제하지 못한 채 정국을 극심한 혼란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급기야 1일에는 일부 시위대가 입법회(의회) 청사를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특히 람 장관은 2014년 홍콩 민주화시위인 ‘우산혁명’을 강경 진압한 공로로 중국 중앙정부의 눈에 들어 행정장관 자리에 오른 만큼 이번 시위 진압 실패로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홍콩 정부보다는 그 배후에 있는 시진핑 정부를 향하면서 중국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람 장관이 연임은 고사하고 3년이나 남은 임기를 채우기도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친중 성향의 홍콩 빈과일보는 람 장관 사퇴나 대규모 개각이 현실화할 수 있다며 이미 중국 정부가 적절한 시기를 모색하고 있을 가능성이 보인다고 전했다. 홍콩 최고지도자인 행정장관 사임이 중국에 좌지우지되는 것은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이 무색하게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의 내정에 직접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된 후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병존하는 일국양제를 보장하는 홍콩 기본법에 따라 향후 50년간 정치적 자치권을 약속받았다. 이에 따라 홍콩 시민들은 직접선거로 행정장관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중앙정부가 추천한 800명의 선거인단 간접선거를 통해 홍콩 행정장관을 임명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에서 내정한 친중파 후보가 계속 장관에 당선되며 홍콩 시민들의 직선제 요구는 매번 좌절을 겪고 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홍콩 행정장관은 중국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며 독립 성향의 시민들을 다독여야 하는 근본적인 딜레마에 처한다. 둘 사이의 외줄타기에 실패하면 가차 없이 물러나야 한다. 1997년 중국 귀속과 동시에 임기를 시작한 1대 장관 둥젠화는 5년간의 첫 임기를 마치고 2002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임기를 2년 남긴 2005년 돌연 사퇴의사를 밝혔다. 표면적 이유는 건강악화였지만 당시 언론들은 그가 2003년에 추진했던 국가보안법이 반대시위에 가로막혀 무산되면서 중국 정부로부터 퇴임 압박을 받았다고 전했다. 둥 장관의 공석을 대리하다 2007년 3대 장관에 당선된 도널드 창은 중국의 노골적인 간섭에 홍콩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됐음에도 ‘중국의 예스맨’ 노릇을 해 비난을 받았다. 여기에 잇따른 부정부패로 지지율이 곤두박질친 그는 사상 처음으로 탄핵 대상에 오르면서 연임 없이 장관직을 끝냈다. 그는 2015년 부패 혐의로 기소당한 후 지난해 징역형이 선고됐다. 4대 장관인 렁춘잉은 2012년 선거 때 유력 후보가 스캔들로 낙마한 후 뒤늦게 중국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됐다. 렁 역시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2014년 우산혁명 시위 당시 중국 편에 서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결국 그는 2016년 12월 “출마하면 가족이 참을 수 없는 스트레스에 시달릴 것”이라며 연임 포기를 선언했다. 홍콩 전역을 뒤흔들고 있는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시위는 이미 람 장관의 사임 요구를 넘어 대규모 반중국시위로 확대돼 우산혁명 때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홍콩 반환 이후 계속돼온 민주화시위에도 일국양제가 흔들리고 중국화가 가속되면서 젊은이들의 분노와 절망감이 폭발한 것이다. 1일 입법회 청사를 점거한 일부 시위대가 ‘폭도는 없고 폭정만 있을 뿐’이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영국 통치 시절의 홍콩국기를 흔들면서 중국 통치에 대한 사실상의 전면적 도전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홍콩 경찰도 수십명의 시위대를 체포하는 등 대대적인 강경 진압에 나서 홍콩의 앞날은 예단할 수 없게 됐다. 시 주석이 중국의 권위에 도전하는 홍콩 시위 사태에 직접 개입해 1989년 톈안먼 사태 때처럼 폭력진압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홍콩에 주둔하는 중국 인민해방군은 최근 홍콩 인근 해상과 공중에서 연합순찰훈련을 실시하며 무력동원이 가능하다는 무언의 경고를 날렸다. 홍콩 시민과 중국 중앙정부 사이에 낀 람 장관은 중국의 지시 없이 법안 철회에 대한 명확한 입장도, 자신의 거취도 밝히기 힘든 국정운영 불능 상태에 빠져 있다. 홍콩의 마지막 총독을 지낸 영국 원로정치인 크리스 패튼은 람 장관에게 “진정한 친구는 홍콩 시민들뿐”이라며 이 같은 충고를 남겼다. “그는 결코 베이징 공산당원들과 동일한 정도의 신임을 받지 못할 것이다. 그들에게 그는 항상 쓰고 버려도 괜찮은 일회용 존재일 뿐이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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