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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위 악화땐 韓경제도 충격
산업 기업 2019.08.18 17:56:31홍콩 사태가 중국 중앙정부의 무력개입 등으로 악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18일 한국무역협회와 KOTRA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홍콩 무역액은 480억달러로, 이 중 수출은 460억달러(약 56조원)에 달했다. 수출액 기준으로 중국·미국·베트남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다. 홍콩 수출 제품은 대부분 중계무역으로 다시 중국 등으로 재수출된다. 우리 기업들이 홍콩을 중계무역지로 적극 활용하는 것은 금융허브로서 무역금융에 이점이 있고, 중국기업과 직접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낮은 법인세, 무관세 혜택도 장점이다. 주요 수출품목은 반도체로 지난해 홍콩을 상대로 한 수출액의 60%를 차지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기기와 기계류는 전체 수출액의 82%에 달했다. 산업계에서는 홍콩 시위가 악화되면 금융시장 불안은 물론 중계무역 등 실물경제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무력개입이 있을 경우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특별 지위를 철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2년 제정된 미국의 홍콩법은 미국이 비자나 법 집행, 투자를 포함한 국내법을 적용할 때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달리 특별대우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의 특별 지위 부여는 홍콩이 중국 반환 이후에도 동아시아 금융·물류 허브 역할을 유지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앞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최근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의 통과를 위한 민주·공화 양당의 초당적 협력을 촉구하고 나서며 사태 향방에 따라 미국이 홍콩의 특별 지위 철회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에서 홍콩 시위가 경제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는 ‘블랙스완(검은 백조)’이 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제기하고 있다”며 “홍콩 시위가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블랙스완이란 대단히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초래하는 사건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홍콩 사태에 대한 시장 우려가 확대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이다. 16일 금융감독원은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홍콩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대(對)홍콩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크지 않고, 홍콩 주가지수 연계 파생결합증권(ELS)의 손실 가능성도 아직은 희박한 상황인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홍콩 사태가 악화하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배가할 수 있다는 게 관계 당국과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발생 가능성은 작지만 중국이 홍콩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고 서방이 이에 반발해 갈등이 격화한다면 최악의 위험 상황으로 갈 수 있다”며 “이 경우 자금이탈과 시장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
홍콩 부동산도 직격탄...도심 상가 가격 30% 폭락
국제 경제·마켓 2019.08.18 17:55:4617일(현지시간) 홍콩섬 북단에 위치한 아시아 최고 쇼핑타운 코즈웨이베이 지역. 평소 같으면 관광객들과 홍콩의 젊은이들로 북적일 곳이지만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했다. 주말마다 시내 곳곳에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열리면서 이곳을 찾는 발길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브리지웨이프라임숍펀드매니지먼트’의 에드윈 리 최고경영자(CEO)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관광객과 젊은층을 고객으로 하는 코즈웨이베이 쇼핑가의 매장들이 시위 사태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송환법 반대 시위가 4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홍콩 경제가 전방위로 위축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경색되고 경제성장률은 멈춰 설 조짐이다. ‘아시아 금융허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주식거래량은 급감했고 주가지수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SCMP는 이날 홍콩 코즈웨이베이 지역의 ‘코즈웨이 플레이스’ 쇼핑센터 내 한 상가가 6년여 전에 비해 31.4% 하락한 1,800만홍콩달러(약 27억7,900만원)에 팔렸다고 보도했다. 337제곱피트(약 31㎡) 크기의 이 상가는 지난 2013년 5월 2,623만홍콩달러(약 40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즈웨이베이는 전 세계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소매 매장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송환법 시위의 장기화로 소비가 급감하면서 홍콩 도심의 부동산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6월 홍콩의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하면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면서 7·8월 소매 판매 역시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도 암울하다. 홍콩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3%에서 0~1%로 대폭 하향했다. 지난해 상반기 4.1%에 달했던 홍콩 성장률은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낮아져 올해 1·4분기 0.6%, 2·4분기 0.5%를 기록했다. 당초 0.6%로 2·4분기 성장률을 잠정 발표했던 홍콩 정부는 확정치 발표에서 0.5%로 하향했다. 세계 최대 거래소 중 하나인 홍콩거래소의 7월 주식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23% 감소했다. 올해 기업공개(IPO)도 지난해보다 3분의1가량 줄어 88건에 불과했으며 자금모집액도 108억달러로 55.9% 급감했다. 특히 송환법 시위가 본격화한 지난달 IPO는 15건에 그쳤고 이달 들어서는 단 한 건뿐이었다. 세계 최대 맥주 제조업체인 AB인베브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체인 ‘버드와이저 브루잉’을 홍콩거래소에 상장하려던 계획을 지난달 철회했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도 미국 뉴욕 증시에 이어 홍콩 증시에 2차 상장하려던 계획을 미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홍콩 재벌과 외국인 투자가들이 홍콩 내 자금을 빼내 아시아 금융허브 자리를 놓고 홍콩과 경쟁하는 싱가포르로 이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시위대가 아시아 최대 허브공항인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하면서 ‘항공 대란’이 벌어져 홍콩 경제의 또 다른 축인 관광·컨벤션 산업에도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관리 회사인 블랙록그룹은 다음 달 초 홍콩에서 개최하려던 ‘아시아 미디어 포럼’을 내년 2월로 연기했고 소비재 엑스포나 음악회 등의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홍콩을 찾는 관광객 수가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은 앞으로 수달 동안 항공편 예약 건수가 예년보다 두자릿수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
中 무력개입 위협에...홍콩 170만 시위
국제 경제·마켓 2019.08.18 17:47:58‘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고 홍콩 민주화를 촉구하는 대규모 도심시위가 중국 정부의 무력개입 위협 속에 18일 홍콩에서 다시 열렸다. 홍콩 시위대 탄압과 관련해 미국·유럽연합(EU) 등이 중국을 공격한 데 대해 중국도 시위대의 폭력행위를 비난하며 긴장을 높였다. 이날 오후2시30분(현지시각) 빅토리아공원에서 진행된 ‘검은 폭력과 경찰의 난동을 멈춰라’ 집회에 주최측 추산 170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대부분은 우산을 받쳐 들고 검은색 옷을 입었다. 중국의 무력개입 위협과 함께 홍콩 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시위대는 민주화 요구까지 수위를 높였다. 시위 참가자들이 대부분 “홍콩에서의 경찰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다만 이날 시위에서는 앞선 두 달 동안의 폭력사태 재연을 막기 위해 시위대와 경찰 양측이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군이 홍콩 인근 선전에 집결했다고 전해진 가운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이날 “홍콩 사태는 내정으로 미국 등 외세 간섭을 거부한다”고 최후통첩 같은 경고를 내놓았다. /홍콩=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
중국 기자 폭행한 10대 시위대, 홍콩 경찰에 체포돼 조사 중
국제 정치·사회 2019.08.17 14:12:47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중국 기자 폭행 사건과 관련해 10대 피의자 한 명이 경찰에 체포돼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인 해외망(海外網)은 홍콩 경찰이 지난 13일 밤 홍콩 공항에서 발생한 환구시보(環球時報) 기자 폭행 사건 피의자를 전날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체포된 피의자는 올해 19세인 피의자 라이(賴) 모씨로 현재 홍콩의 한 호텔 직원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라이 씨를 상대로 환구시보 기자를 미국 성조기가 달린 깃대로 때리는 등 불법 구금, 불법 집회, 상해 세 가지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시위대에 구타를 당한 환구시보 기자는 홍콩공항 점거 시위가 한창인 지난 13일 오후 11시50분께 시위대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신분을 묻는 시위대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피하려다 폭행을 당했다. 이 기자는 시위대에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나를 때려도 좋다”고 말했다고 해외망은 전했다. 시위대는 이 기자의 소지품에서 ‘아이 러브 경찰’이란 구호가 새겨진 티셔츠를 발견하고, 신분증과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기도 했다./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
"홍콩에서 폭력은 이제 그만", 온건 성향 홍콩시민들 '반폭력' 목소리 커져
국제 정치·사회 2019.08.17 11:57:08“더 이상 혼란은 싫다. 폭력을 자제하자”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입법 강행으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가 석 달째 이어지면서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 혼란을 견딜 수 없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기존 친중 인사들에 이어 온건 성향을 가진 홍콩 시민들까지 이런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으면서 홍콩 사태의 변수로 크게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수호대연맹은 이날 오후 5시(현지시간)부터 홍콩 도심인 애드미럴티에 있는 타마공원에서 ‘폭력 반대, 홍콩 구하기’ 집회를 연다. 중국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홍콩 지역 대표인 우추베이(吳秋北)가 부발기인을 맡는 등 이 단체에는 친정부·친중 성향의 인사들도 참여했다. 이 단체는 이날 집회에서 ▲ 혼란은 이미 충분했다 ▲ 폭력을 멈춰라 ▲ 시민들을 괴롭히지 말라 ▲ 파괴를 멈춰라 ▲ 법치를 지키자 ▲ 분열을 중단하라 ▲ 올바른 길로 돌아오라 등의 7대 주장을 펼칠 예정이다. 지난 15일 홍콩 주요 신문에는 시위대의 불법 행위를 규탄하는 ‘홍콩에서 나고 자란 홍콩시민들’의 광고가 실렸다. 또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91)도 16일 문회보(文匯報), 대공보(大公報) 등 친(親)중 성향의 홍콩 매체에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규탄하는 내용의 광고를 실었다. 지난 6월부터 송환법 반대 운동이 전개되는 가운데 그간 홍콩 재계는 ‘침묵’을 지킴으로써 시위대를 우회적으로 지지했다는 분석이 나왔던 터여서 홍콩 재계를 대표하는 리카싱의 이 같은 움직임이 크게 주목받았다. 한때 최대 200만명에 달했던 주말 반정부 시위대 규모는 최근 집회가 과격 양상을 띠면서 수만명 단위로까지 줄어드는 등 온건파의 이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시위 초기와 달리 세가 줄어든 이유로는 오랜 시위로 인한 대중의 피로감과 중국 정부의 공권력 개입 가능성까지 불거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입법회 점거, 중국 국가휘장과 국기 훼손, 홍콩 공항 마비,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하는 ‘백색 테러’ 등 폭력적인 사건이 잇따르고 오랜 시위로 인한 관광객 급감과 경기 침체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홍콩은 큰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급기야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 부대가 홍콩 경계에서 불과 10분 거리인 선전시의 체육관에 대규모로 전개해 언제든 홍콩에 투입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제2의 톈안먼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심도 증폭되고 있다. 한편, 이번 주말에도 홍콩 도심에서는 대규모 송환법 반대 집회가 열리면서 반정부 세력과 친정부 세력이 본격적인 주말 시위 세 대결을 벌이는 모양새다.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민간인권전선은 18일 오전 10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센트럴 차터로드까지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와 행진을 할 계획이다./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
홍콩 시민 6만명, 성조기 흔들며 “미국·영국, 홍콩 시위 지지해달라”
국제 정치·사회 2019.08.17 09:19:25중국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16일 밤 홍콩 도심에서 미국과 영국의 지지를 촉구하는 홍콩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저녁 8시 홍콩 도심인 센트럴차터가든 공원에서는 주최 측 추산 6만여명이 참여해 ‘영국·미국·홍콩 동맹, 주권은 민중에 있다’ 집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미국과 영국이 송환법 반대 시위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할 것을 호소했다. 집회에 참여한 일부 시민들은 미국 성조기와 영국 국기를 흔들었고 휴대용 스피커를 통해 미국 국가를 트는 시민도 있었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민간인권전선은 18일 오전 10시 빅토리아공원에서 센트럴차터로드까지 대규모 시위를 열 계획이어서 다시 경찰과의 충돌이 우려된다. 한편 그동안 홍콩 시위를 사실상 방관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중국 당국의 무력진압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홍콩 시위대의 대화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과 시위대의 직접 협상을 거듭 촉구하며 “(시 주석이) 시위대와 함께 마주 앉는다면 그는 15분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장담하겠다”고 말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
캐세이퍼시픽 CEO 사퇴 "직원 홍콩시위 참여 책임"
국제 정치·사회 2019.08.16 21:11:57직원의 송환법 반대 시위 동참으로 중국의 압박을 받아온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항공의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캐세이퍼시픽이 루퍼트 호그 CEO의 사임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존 슬로사 캐세이퍼시픽 회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호그 CEO가 최근 사태와 관련해 회사 지도자로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새 경영진이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캐세이퍼시픽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 아래 홍콩에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캐세이퍼시픽은 지난 5일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주도한 총파업에 직원 약 2,000여명이 동참해 항공기 수백편이 취소됐다. 이후 중국민용항공총국(CAAC)은 캐세이퍼시픽의 미흡한 대응으로 항공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았다며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를 표시한 모든 직원을 중국 본토행 비행업무에서 배제하도록 회사 측에 지시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캐세이퍼시픽에 대한 불매운동도 일어났다. 사태가 악화하자 호그 CEO는 12일 직원들에게 “불법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하면 해고될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14일에는 홍콩 정부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
마응곡 홍콩중문대 교수 "자유박탈 위기감이 시위대 분노 키워…중국군 무력개입 가능성 낮아"
국제 정치·사회 2019.08.16 17:36:27“자신들의 자유가 실제로 박탈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사람들을 거리로 불러모은 동력이라면 시위대의 분노가 갈수록 커지는 것은 경찰의 폭력성 때문입니다. 시위대에 ‘폭력적 분리주의자’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강압적인 경찰의 폭력을 정당화하려는 것입니다.” 마응곡 홍콩중문대 정치행정학 교수는 2개월째 이어지는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시위에서 경찰의 진압이 갈수록 강경해지는 것을 강하게 우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샤틴에 위치한 대학 연구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그는 시위대의 분노는 “경찰을 향한 것”이라고 정의하며 매주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지난달 21일에는 경찰과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폭력을 가하는 등 경찰의 폭력성이 날로 극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 교수는 홍콩의 행정자치권을 무시한 중국의 무력개입 가능성이 고조되는 등 자신들이 누려온 자유가 박탈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홍콩인들을 시위 현장으로 불러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위를 촉발한 송환법 실행은 홍콩에 자치를 보장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대규모 시위를 촉발했다는 것이다. 마 교수는 지난 2015년 중국 지도부를 비판하고 정부의 스캔들을 다룬 도서를 판매한 홍콩의 서점 관계자들이 중국으로 납치·연행된 사건을 언급하며 “송환법이 제정되면 중국의 이러한 통제가 합법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폐쇄된 홍콩국제공항에서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 기자가 시위대에 구금돼 구타당한 것에 대한 중국의 비난 여론이 격화한 것을 두고도 마 교수는 “중국의 프로파간다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홍콩 시위대는 폭력적이고 분리주의자’라는 프레임을 씌워 이들에 대한 강압적 폭력을 정당화하려 한다며 “시위대가 가한 폭력과 경찰이 이들을 향해 매주 벌이는 폭행을 동일한 수준으로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제기되는 중국군 무력개입에 대해서는 “사실상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홍콩 경찰 선에서 시위대를 저지하지 못했다는 오명을 남기기를 원하지 않을뿐더러 수많은 글로벌 자본이 흘러들어가는 ‘금융허브’인 홍콩으로 중국 군대가 투입돼 극심한 사회적 혼란이 빚어진다면 이는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위 진압에 나선 홍콩 경찰의 폭력성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 교수는 “시위대에 대한 강압적인 행위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송환법 반대시위의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우려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화적 사태 해결을 연일 촉구하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마 교수는 “이번 사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언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 교수는 “이번 송환법 반대시위는 ‘리더가 없는 시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의료계·금융계 등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거리투쟁, 국제적 홍보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태를 외부에 알리는 집회를 이어간 것은 홍콩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글·사진=전희윤기자(홍콩) heeyoun@@sedaily.com -
'시위' 말꺼내자 "바쁘다"vs "법안으로 잘될 것"…분열된 홍콩
국제 정치·사회 2019.08.16 17:35:3516일 오전에 찾은 홍콩의 완차이 거리는 오가는 직장인들로 분주했다. 지하철역 근처 샌드위치 가게에는 아침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고 슈퍼마켓 상인들도 손님을 맞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아침 풍경이다. 하지만 일견 평온해 보이는 이 도시는 한 발 다가서자 팽팽한 긴장감과 날카로운 균열의 단면을 뿜어냈다. 가게 일을 보는 한 중년의 상인은 한국에서 왔다는 기자의 말에 호의적으로 인사를 건네다가 ‘시위(protest)’라는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굳은 표정으로 “지금 바쁘다”며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버렸다. 오는 18일 또 한 번의 대규모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시위를 앞두고 홍콩을 짓누르는 무거운 분위기가 ‘시위’라는 한마디에 그대로 분출되는 순간이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민단체 연합체인 ‘민간인권진선’은 18일 빅토리아공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300만명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공원 집회만 허용한 경찰에 맞서 시위대는 행진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대규모 충돌이 우려되는 이날 시위는 홍콩 사태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근의 또 다른 가게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가게 주인은 시위에 대해 물으려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할 것이 없다”더니 머쓱한 듯 “시위를 직접 보지 않아 어떤지 잘 모르겠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불과 5일 전인 지난 11일 바로 이 거리에서 송환법에 반대하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벽돌을 던지고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를 향해 곤봉을 휘둘렀는데도 말이다. 자칫 시위대를 지지하는 말을 했다가 친중 고객들 사이에 소문이라도 나 장사에 영향을 받을까 우려하는 눈치였다. 현지에서 바라본 홍콩 시민들을 많이 예민해지고 크게 불안해했다. 홍콩의 송환법 반대시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한 것은 오히려 중국 정부를 지지하는 시민이었다. 완차이역 근처에서 양복점을 운영하는 윌리엄 완씨는 “매주 송환법 반대시위를 한다고 하지만 일상에 지장은 없다”면서 “시위를 하는 날 교통이 막히는 것이 전부”라고 시위의 영향력을 깎아내렸다. 그는 “많은 이가 반대한다고 하지만 결국 이 법안으로 홍콩이 잘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두 달째 계속되는 송환법 반대시위는 1997년 중국에 귀속된 홍콩 저변에서 22년 동안 조금씩 쌓여온 ‘친중’과 ‘반중’의 균열 양상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홍콩 반환 당시 중국은 50년간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를 약속했지만 기한의 절반이 지나기도 전에 홍콩의 사법자율권을 위협하는 송환법 문제가 불거지면서 홍콩 사회가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는 ‘반(反)중국’ 시위대와 정부를 비롯해 안정을 원하는 ‘친중국’ 세력으로 갈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날 홍콩명보·신보·동방일보 등 홍콩의 주요 매체를 장식한 전면광고는 이러한 분열 양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홍콩은 참을 만큼 참았다’는 제목의 광고에는 “홍콩 시위대의 불법행위를 규탄한다”며 “홍콩 시민이라면 이런 불법행위를 더는 좌시하지 말고 들고 일어나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각 가정과 학교는 학생들이 시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도 이날 친중 성향의 매체에 시위대의 폭력행위를 규탄하는 내용의 광고를 실었다. ‘폭력’이라는 두 글자에 금지 마크가 찍힌 이 광고는 그림 좌우에 ‘중국과 홍콩과 자신을 사랑하자’ ‘자유와 포용, 법치를 사랑하자’라는 문구가 실렸다. 이번 사태로 위협받는 것은 사회적 통합만이 아니다. 친중 인사들은 송환법을 둘러싼 현 상황이 홍콩의 앞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장기화하는 시위로 인한 사회 혼란은 지난 수십년 동안 ‘금융허브’의 위상을 다져온 홍콩 경제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시위 사태를 우려해 홍콩 증시에서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미루거나 철회하면서 이달 들어 홍콩 IPO는 불과 한 건에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위 사태가 불거진 6월 홍콩의 명품숍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30~5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드워드 야우 탕와 홍콩 상업경제개발 장관은 “8월 둘째주 관광객이 전년 대비 33.4% 줄었다”며 장기화하는 홍콩 시위가 관광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위의 영향으로 경제 활력이 떨어진 것을 반영해 홍콩 정부는 이날 올해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을 지난달 31일 발표했던 -0.3%에서 -0.4%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2·4분기 GDP 성장률 역시 앞서 발표한 0.6%에서 0.5%로 내렸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
'폭동'이라더니…트럼프 "홍콩시위 폭력진압 우려"
국제 정치·사회 2019.08.16 09:47:06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 당국의 무력 진압 가능성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에 의한) 폭력적인 진압을 보고 싶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부터 뉴저지주(州)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엔 홍콩 시위를 ‘폭동’으로 표현하며 “중국과 홍콩 간의 일이고 스스로 처리해야 할 것”이라며 거리두기에 나섰다. 그러나 중국의 무력 진압 임박설과 맞물려 이번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제기면서 목소리를 점점 높여왔다. 앞서 트위터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홍콩 시위대와 직접 만나 사태를 해결하라고 주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시 주석과 시위대의 직접 협상을 거듭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시 주석)가 시위대와 함께 마주 앉는다면 그는 15분 안에 해결할 것이라고 장담하겠다”면서도 “나도 그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홍콩 문제를 인도적으로 해결하는 걸 보고 싶으며 그들이 신속하게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홍콩 시위대 지도부와 만나는 건 나쁜 생각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윗을 통해 시 주석이 시위대와 직접, 개인적으로 만난다면 홍콩 문제에 ‘해피 엔딩’이 있을 거라며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전날 트윗에선 “물론 중국은 (무역) 협상을 타결짓고 싶어 한다. 그들이 먼저 홍콩을 인도적으로 다루도록 하자”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시진핑 주석이 홍콩 문제를 신속하고 인도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면서 “개인적인 만남?(Personal meeting?)”이라고 덧붙였다./정민수 인턴기자 minsoojeong@@sedaily.com -
트럼프 “시진핑, 홍콩 시위대 직접 만나야…행복한 결말있을 것”
국제 정치·사회 2019.08.16 07:18:46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시위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이 시위대와 직접 만난다면 홍콩 문제에 대해 행복하고 더 나은 결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틀 연속 평화적인 해결을 주문한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뛰어넘어 직접 개입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자신이 전날 띄웠던 트윗도 함께 게시했다. 앞서 그는 “만약 시진핑 주석이 홍콩 문제를 신속하고 인도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며 “개인적인 만남?”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사태에 지나치게 방관자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에 언급 수위를 높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이 우선이어서 홍콩 시위가 격화할 경우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최고위 참모들이 홍콩 시위자들을 지지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별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거부해왔다”고 전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트럼프 “시진핑 주석, 홍콩 시위대 직접 만나라”
국제 정치·사회 2019.08.15 23:14:2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사태 해결을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비공식 회동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한데 이어 아예 시 주석에게 홍콩 시위대를 직접 만나라고 제안했다. 다만 중국은 “홍콩의 일은 중국의 내정”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미국의 관여가 계속될수록 노골적인 거부감을 표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트윗에 “만약 시 주석이 홍콩 시위대들과 직접 만나면 홍콩 사태는 행복하고 좋은 결말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적으며 “장담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홍콩 사태에 방관자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비판을 받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의 무력 개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자 태도를 바꿨다. 앞서 전날에는 트윗에 만약 시진핑 주석이 홍콩 문제를 신속하고 인도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면서 “개인적인 만남?”이라고 썼다. 미 언론들은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만날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즉각 이를 일축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홍콩의 일은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에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이다. 그들 스스로가 해결해야 한다. 그들은 조언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 것에 주목한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말한 대로 행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이 홍콩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다. 대변인은 또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물론 중국은 (무역)협상을 타결짓고 싶어 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양국이 오사카 정상회담의 공동 인식을 실천하고 평등과 상호존중의 기초에서 대화와 협상으로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 방법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그는 양국 정상이 회담과 통화, 통신 등의 방식으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트럼프, 習에 비공식 회동 제안하자…中 "홍콩사태 무력보다 법으로 평정"
국제 정치·사회 2019.08.15 17:56:00홍콩 사태 개입에 선을 그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인도적 해결’을 촉구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비공식 회동을 제안했다. 시 주석도 홍콩에 무력 개입 대신 준엄한 법 집행으로 사태를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군대 투입 임박설이 흘러나올 정도로 홍콩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자 미중이 사태 해결방안을 조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만약 시 주석이 홍콩 문제를 신속하고 인도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면서 “개인적 만남?”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일대일’ 회담을 요청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간 무역갈등 해소보다 홍콩 사태 해결이 시급하다며 두 사안을 연계하려는 의도도 내비쳤다. 그는 “물론 중국은 (무역) 협상을 타결하고 싶어 한다”면서 “그들이 먼저 홍콩을 인도적으로 다루도록 하자”라고 말했다. 중국도 무력 진압보다는 법 집행을 통한 사태 해결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빈과일보에 따르면 시사평론가 린허리는 중국 본토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사태에 대한 시 주석의 최신 지시는 ‘군대를 동원할 필요는 없으며, 준엄한 법 집행으로 최대한 빨리 혼란을 평정하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홍콩의 경찰력으로 시위대에 강경 대처해 조기에 질서를 회복하라는 의미로 읽힌다. 한편 홍콩 시위대의 점거로 운항이 전면 중단됐던 홍콩국제공항은 14일 오후부터 정상을 되찾았다. 다만 시위대는 오는 18일 빅토리아공원에서 대규모 가두시위를 예고해 긴장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중국군 "선전서 홍콩까지 10분" 무력 투입 경고
국제 정치·사회 2019.08.14 17:21:33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과 인접한 선전에 집결해 무력투입을 경고하고 나섰다. 홍콩에 대한 무력개입 가능성을 내비쳐온 중국이 13일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시위대가 중국 매체인 환구시보 기자를 구금·폭행한 것을 명분으로 홍콩에 군대를 투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계엄령 선포 또는 강경진압을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베이징청년보 산하 위챗 계정인 정즈젠에 따르면 중국 동부 전구 육군은 자체 위챗 계정인 ‘인민전선’을 통해 “선전에서 홍콩까지 1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며 유사시 홍콩 사태에 개입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동부 전구 육군은 선전만 부근 춘젠 체육관에서 군용 도색을 한 차량이 대거 대기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이곳이 홍콩 공항에서 56㎞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위협했다. 또 홍콩 특구에 통제할 수 없는 ‘동란’이 일어날 경우 중국 중앙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본토 무장경찰이 아닌 중국군이 직접 무력개입을 경고하고 나선 것은 홍콩에 대한 계엄령 선포나 강경진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선전만에서 다리를 건너면 홍콩 북쪽 신계 지역으로 바로 연결된다”며 “중국 동부 전구 육군이 언제라도 홍콩 사태에 투입될 준비가 돼 있음을 경고하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고 수위가 높아진 것은 전날 홍콩공항 점거시위 당시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기자가 홍콩 시위대에 집단폭행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환구시보는 이날 “홍콩 시위대가 공항에서 열린 불법집회 도중 관광객 한 명과 기자 한 명을 폭행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후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사무소(중련판)는 성명에서 “테러리스트들의 폭력행위와 다를 것이 없다”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홍콩에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도는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관망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홍콩 문제는 매우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잘될 것으로 확신한다. 중국을 포함해 모두가 잘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 정부가 홍콩과의 접경지역으로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우리 정보기관이 알려왔다”며 중국의 군대 파견 사실을 알렸지만, 중국의 무력개입에 강력히 경고하지 않았다는 데 대해 미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외교정책 전문가인 토머스 라이트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영토개입의 청신호를 줬다”며 사실상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의 개입을 승인한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다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전날 뉴욕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만나 홍콩 시위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 국무부는 두 사람 간 대화의 세부 사항을 밝히지 않았으나 중국의 홍콩 무력진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홍콩 사태 대응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AFP통신에 따르면 미 해군 태평양함대는 미 상륙수송함 ‘그린베이’와 미사일순양함 ‘레이크이리’가 각각 오는 17일과 9월 홍콩 입항을 요청했으나 중국 정부가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그동안 중국이 홍콩 시위에 미국 등 서방국가가 개입됐다고 비난해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당국의 무력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두 국가 간 갈등이 증폭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
中, 홍콩에 본토 병력 투입도 검토…"무력진압땐 무역전쟁보다 큰 타격"
국제 정치·사회 2019.08.13 17:35:20‘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초유의 홍콩국제공항 폐쇄 사태로까지 이어지며 격화 양상을 보이자 중국 정부가 무력진압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콩 사태 장기화가 시진핑 지도부의 위상을 끌어내리는 것은 물론 자칫 홍콩 시위를 계기로 중국 본토에서도 지도부를 향한 사회 불만이 분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홍콩 사태 진압을 위해 중국이 군대를 투입할 경우 미중 무역전쟁보다 세계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의 전현직 지도부가 모여 중국 중대현안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회의에서 본토의 병력 투입을 통한 무력진압 여부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다이허회의가 이번주 말에 끝나는 점을 고려하면 주말이나 다음주 초 인민해방군 또는 본토 무장경찰 투입을 통한 대규모 진압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홍콩 사태 격화로 베이다이허회의에서 시진핑 지도부의 입장이 난처해졌다며 “강경파가 주도권을 잡을 경우 중앙정부에 의한 무력진압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 사태에 대한 당국의 입장 표명에서는 점차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지지를 받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시위대는) 우리의 모든 것을 멸망으로 이끌 심연으로 밀어 넣을 것인지 단 일분이라도 생각하라 ”며 “경찰들은 (폭력을) 모른 척할 수 없으며,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강경 진압 논란에 휩싸인 경찰을 지지하고 나섰다. 홍콩과 바다를 사이에 둔 중국 선전시 일대에 무장경찰이 탄 장갑차와 물대포가 대규모로 집결하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인민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루머도 돌고 있다. 선전에 집결한 장갑차는 대테러연습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이 홍콩에 투입될 수 있다는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는 홍콩 시위가 악화하는 배경에 미국 등 외세 개입이 있다는 주장과 함께 무력개입을 정당화하고 그에 따른 서방의 비난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중국 언론들도 시위대의 폭력성을 강조하며 중국의 무력개입 명분 만들기에 나섰다. 관영 중앙(CC)TV는 “홍콩 당국은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고 불법 무기를 이용해 시위하는 것을 테러리즘으로 규정하고 법에 따라 이런 행위를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홍콩 정부를 결연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이 실제 무력개입에 나설 경우 글로벌 금융허브 지위를 갖는 홍콩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경고성 발언도 이어지면서 중국 정부가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CNBC의 ‘매드머니’ 진행자인 짐 크래머는 “무력진압이 시작되면 세계 자본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것”이라면서 “홍콩은 아시아의 금융허브이기 때문에 홍콩 사태로 인한 충격은 미중 무역전쟁보다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지도자들의 경고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TV 회견을 통해 “홍콩에서 정당한 우려를 가진 사람들을 매우 신중하고 매우 정중하게 다룰 것을 중국에 촉구한다”며 무력진압을 고려하는 중국 정부를 압박했다. 미국 상원을 이끄는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도 “어떤 폭력적인 단속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시위대의 기습점거로 폐쇄됐다가 이날 오전 일찍 운항을 재개한 홍콩국제공항을 시위대가 이날 또 다시 점거하면서 항공대란이 이틀째 이어졌다. AP통신은 이날 홍콩 공항 측이 오후 4시30분 이후 남아있던 모든 항공편 탑승 수속을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홍콩국제공항은 전날도 수천 명의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연좌시위를 벌이면서 오후 4시30분부터 모든 항공편 운항이 취소된 바 있다. 이후 시위대가 철수하며 13일 오전6시 공항 운영이 재개됐지만 스케줄 조정 등으로 이날 공항 폐쇄 이전까지도 300편이 넘는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공항 운영이 차질을 빚고 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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