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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반도체로 年 31조 버는데…고심 깊어진 삼성

美 '반중 연합' 선택 강요 받아

中 지방·중앙정부 관계 틀어질까

양국에 있는 생산거점 재편 고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가치 동맹 밸류체인(AVC)’ 확충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서 연합 참가를 요구받은 삼성전자(005930)의 손익계산이 복잡해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중국으로 효율적으로 분산된 생산 기반을 거점으로 반도체 거인으로 성장해온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미중 양자택일의 순간을 미루고 싶어도 압박이 점점 거세지는 모양새다.

1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한 해 반도체 생산과 판매를 통해 중국에서 올린 매출은 31조 원이다. 회계상 일부 매출이 두 법인에 걸쳐 있을 수도 있지만 같은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 부문이 거둔 매출 103조 원의 3분의 1가량이 중국에서 나온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는 중국 반도체 판매를 총괄하는 상하이삼성반도체(SSS) 법인과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한 낸드플래시로 삼성차이나반도체(SCS) 법인이 올린 연 매출을 합한 수치다. 지난 2019년에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판매만으로 중국에서 31조 5,000억 원가량을 벌며 탄탄한 중국 사업을 이어갔다.



그러나 반도체 문제를 안보 이슈로 접근하는 조 바이든 정부의 광폭 행보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아직 미국 정부에서 삼성전자에 요구할 구체적인 협력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책의 본래 목적이 ‘중국 타도’에 있다는 점에서 지금껏 삼성전자가 쌓아온 중국 중앙 및 지방정부와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 단적인 사례로 2014년 시안 반도체 공장이 준공됐을 때 행사에 참여한 면면을 보면 산시성 성장과 성위서기 등 지방정부는 물론 국가발개위 관료까지 두루 참석하며 자국에 세워진 반도체 생산 설비를 환영했다. 중국이 삼성전자와의 협력에 거는 기대가 높았던 만큼 바이든 정부와 손을 잡는 결정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 기업들에 필요한 칩 물량을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 등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생산하고 있어 갑작스러운 공장 셧다운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한 시안 2공장 증설에 150억 달러가량을 투자했으며 현재 장비 셋업을 하는 등 올해 말 가동을 앞두고 있다.

김종선 홍익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는 현재 반도체를 안보와 직결된 요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입장에서 미 정부의 협력 요구를 거절하기는 어렵다”며 “삼성전자는 설령 중국 시장에서 매출 타격을 입더라도 중국 외 나머지 시장을 지키기 위해 미국의 제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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