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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배터리 '운명의 12일'
산업 기업 2021.04.09 17:55:35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SK 배터리 10년간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기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LG와의 협상도 이뤄지지 못할 경우 SK의 배터리 사업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미 ITC는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향후 10년간 미국 수입 금지라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 결정 이후 60일 이내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그 기한이 11일 자정(현지 시각, 한국 시각 12일 오후 1시)이다. SK이노베이션은 김준 사장이 미국에 머물며 바이든 행정부의 일자리 창출, 친환경 정책을 논리로 거부권 행사를 직접 설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조지아주에 폭스바겐·포드에 공급하기 위한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총 26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가 투입되고 일자리는 2,600개가 생겨나는 사업이다. 만약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는다면 ITC가 부여한 유예 기간까지만 가동이 가능하다. 폭스바겐용 공장은 2년, 포드는 4년의 유예 기간을 받았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세 차례나 서한을 보냈다. 그는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해 옳은 일을 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한편 미 백악관 국가안보·경제보좌관들이 반도체 품귀 사태 대응을 위해 소집한 회의도 12일 열린다. 삼성전자·글로벌파운드리 같은 반도체 업체뿐 아니라 제너럴모터스(GM) 등 완성차 업체들도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이 동맹국 기업들과 반도체 부족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
[특징주] “전기차 배터리 출하 전년比 약 2배 증가”...K배터리 3사 동반 강세
증권 국내증시 2021.04.07 09:36:00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의 증가와 함께 배터리 출하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LG화학(051910), 삼성SDI(006400), SK이노베이션(096770)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주가가 7일 오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6분 삼성SDI는 전 거래일 대비 3.27% 오른 66만 3,00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SK이노베이션은 어제보다 2.84% 오른 23만 5,000원에 거래됐고 LG화학은 1.35%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대신증권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올 2월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8.8% 늘어났다. 업체별 점유율은 중국의 CATL이 28%로 1위를 차지했고 LG에너지솔루션이 23%로 2위,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는 각각 6.3%, 5.7%의 점유율로 4위와 5위의 입지를 다졌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
"9년뒤 유럽서 배터리 31% 생산"…테슬라 행보는
증권 해외증시 2021.04.06 07:10:00중국을 제치고 이미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유럽이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에서도 강자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1년간 전기차 배터리 육성을 위한 유럽의 정책 지원이 73억달러를 넘고 투자 계획은 10배에 달했다며 유럽이 자체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시도하면서 스웨덴 노스볼트, 영국 브리티시볼트, 프랑스 오토모티브 셀스, 테슬라, 폭스바겐 등 역내 업체간 경쟁도 시작됐다고 전했다. 시장 자문업체인 SIA 파트너스는 모든 유럽 국가가 배터리 공장을 원하고 있다며 현재 유럽 내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만도 27개에 달해 2030년까지는 유럽의 배터리 생산능력이 500기가와트시(GWh)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 업체 블룸버그NEF는 세계 배터리 생산량 중 유럽의 비중이 지난해 7%에서 2030년에는 31%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마로스 세프코비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유럽에 새로운 배터리 산업,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면서 이를 위한 투자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프코비치 부위원장은 2019년 한해에 계획됐던 투자 규모가 710억달러 정도로, 중국의 3배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EU 집행위는 2030년까지 배출가스를 내뿜지 않는 자동차를 3,000만대 이상으로 늘리고 이에 필요한 자동차 배터리의 90%를 유럽 내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유럽은 지난해 133만대의 전기차 신규 등록대수를 기록, 125만대에 그친 중국을 처음으로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특히 유럽 완성차 업체 가운데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밝힌 폭스바겐의 행보가 주목된다. 앞서 폭스바겐은 지난달 15일 연 첫 배터리데이에서 공개한 '2030 배터리·충전 로드맵'을 통해 새 배터리셀을 활용해 비용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내 2030년까지 배터리공장 6곳을 만들어 배터리셀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게 하고, 유럽 내 전기차 충전을 위한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또한 2023년부터 새로운 배터리셀을 도입해 2030년까지 생산하는 모든 전기차 중 80%에 설치할 예정이다. 나아가 혁신적 제조공정을 통해 셀타입을 최적화하고, 지속적인 재활용도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토마스 슈말 폭스바겐 기술담당 이사는 "우리는 배터리의 제조 비용과 복잡성을 줄이는 동시에 사용범위와 성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 비용을 50%까지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테슬라도 유럽의 부상을 염두에 두며 생산기지 가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외에 해외에서 중국에 생산공장인 기가팩토리를 가동하고 있는 테슬라는 독일 베를린에서도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미국 매체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7월 베를린 기가팩토리 가동이 시작된다. 익명의 한 관계자는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인프라 및 지역계획위원회에서 베를린 기가팩토리의 7월 가동 계획을 공식화했다고 전했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베를린 기가팩토리를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
비수익사업 잘라낸 '구광모의 결단'...전장·배터리에 힘 싣는다
산업 기업 2021.04.05 17:47:17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라는 과감한 결단은 취임 이후 줄곧 ‘선택과 집중’ 원칙을 고수해온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비수익 사업은 과감히 포기하고 그 역량을 미래 동력 사업 강화에 쏟는 방향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구 회장의 전략이 26년 만에 휴대폰 사업 종료라는 결정을 이끌어낸 것이다. LG전자는 기존의 강점이었던 가전 사업을 중심으로 전장·로봇 등 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해로 취임 4년 차를 맞은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 직후부터 LG서브원의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 사업 부문을 분할해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수익성이 높지 않은 사업들을 빠르게 정리해왔다.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구 회장은 “지난해 LG는 비핵심 사업을 정비하고 주력 사업과 성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했다”며 “주력 사업은 사업 가치를 높이는 질적 성장에 집중하고, 성장 사업은 핵심 경쟁력을 조기 확보해 성과를 가시화하겠다”고 밝혔듯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조해왔다. 구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고문을 중심으로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이 LG그룹에서 분리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에 기반한 사업 구조 재편이다.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종료를 결정한 배경에도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자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1월 20일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사업 매각을 위해 베트남 빈그룹, 독일 폭스바겐 등과 접촉했으나 논의에 진전이 없자 모바일 사업 종료라는 과감한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더라도 미래 준비를 위한 핵심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은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특히 오는 2025년께 표준화 이후 2029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세대(6G) 원천 기술 확보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LG전자는 6G 핵심 원천 기술의 확보를 목표로 지난해 8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고 앞선 2019년 1월에는 KAIST와 손잡고 ‘LG-KAIST 6G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국내외 연구기관 및 업체들과 활발한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6G 기술을 포함한 핵심 모바일 기술은 LG전자의 주력 부문인 가전·TV과 미래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전장·로봇 등과 맞물려 있다. 회사는 이러한 고도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체질 개선에도 나선다. 이미 전장 분야에서 LG전자는 7월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2018년에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한 바 있다. LG전자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가전·TV 등 기존 사업은 고객 니즈와 미래 트렌드에 기반한 플랫폼·서비스·솔루션 방식의 사업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고객 접점 플랫폼인 ‘LG 씽큐(LG ThinQ)’ 애플리케이션, 가전 관리 서비스인 ‘LG 케어솔루션’ 등을 중심으로 새롭고 다양한 사업 모델을 시도한다. 회사는 모바일 사업 종료로 단기적으로는 회사의 매출은 감소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체질 및 재무 구조 개선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사업 종료가 중장기 관점에서 분명히 전략적 이득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모바일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인력과 해외 공장 재배치 등 과제도 남는다. 지난달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MC사업본부의 임직원 수는 3,449명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기본적으로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하되 타 사업본부와 LG 계열회사 등으로 재배치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이날부터 바로 개별 인원들의 의향, 각 사업부·계열사 수요 조사에 들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 넘어갈 직원 공모를 시작으로 계열사·사업본부 재배치를 6월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해외 스마트폰 공장은 용도가 변경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베트남·브라질·중국 등에 공장을 두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외 공장과 관련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베트남의 경우 다른 가전 공장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설비를 활용할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
불붙은 배터리 '타입' 경쟁...車업체와 합작투자로 위험 분산을
산업 기업 2021.04.04 17:37:14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면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3개 타입(파우치형·각형·원통형)을 놓고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테슬라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은 지금까지 3개 중 2개 타입을 비슷한 비율로 함께 공급받는 전략을 택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력 타입 하나를 정해놓고 해당 타입 내에서 복수 업체를 선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기회인 동시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계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력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4일 시장조사 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탑재량 기준으로 3개 타입 중 각형 비율이 49.2%로 가장 높았다. 파우치형이 27.8%, 원통형이 23%로 뒤를 이었다. 2년 전인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각형 비중은 56.6%에 달했고 원통형 29%, 파우치형 14.4% 순이었다. 각형 배터리 채택 비중이 큰 중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점유율이 커졌고 이후 파우치형 진영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과 유럽 시장에 탑재량을 늘리면서 파우치형 비율이 크게 올라간 것이다. 배터리 업계는 이들 3개 타입 구도에 중장기적으로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해 대량 주문 체제로 들어가고 무엇보다 자체적으로 전용 배터리 플랫폼을 마련하면서 특정 타입 선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 전기차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는 만큼 한 가지 타입의 규격화된 배터리를 다수 업체들로부터 공급받는 전략을 가져가는 것이 가격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배터리 3사에 기회이자 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이 배터리 타입을 놓고 ‘각형 80%, 기타 20%’ 사용을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폭스바겐은 최근 ‘파워 데이(Power Day)’ 행사에서 오는 2030년부터 각형 배터리로 80%를 쓰고 나머지 20%는 원통·파우치형을 쓰겠다고 발표했다. 각형 노선을 분명히 한 것으로 각형 진영인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와 중국 최대 업체 CATL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졸지에 파우치형이 주력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주요 고객사의 잠재 발주 물량이 줄어드는 타격을 받았다. 제너럴모터스(GM)는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합작 공장 추가 건설을 추진하는 등 파우치형 노선을 타고 이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BMW는 현재는 각형 중심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원통형을 기반으로 전기차 사업을 확장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기차 혁신의 대명사인 테슬라가 원통형 배터리를 고집하는 것처럼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단일 타입’으로 전략을 바꾸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테슬라가 특허를 무상 개방한 것도 결국 원통형 배터리 사용 진영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선호하는 타입 진영을 확대해 여러 업체들에 가격 경쟁을 붙여 원가 부담을 낮추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 루시드모터스 등 미국의 신생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테슬라와 같은 원통형 배터리를 주로 채택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같은 수요를 고려해 미국 현지에 처음으로 원통형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과 원통형, 삼성SDI는 각형과 원통형을 만들고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을 생산한다. LG와 삼성은 두 가지 타입의 배터리 생산이 가능하지만 단일 타입만 생산이 가능한 SK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복수의 타입을 함께 공급받던 데서 특정 타입을 정해놓고 대량 물량을 공급받는다면, 배터리 업계 입장에서는 선택되느냐 배제되느냐에 따라 ‘모 아니면 도’가 될 수 있다”면서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 간 합작투자(JV) 등 짝짓기 방식으로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율이 한 자릿수대에 그치는 만큼 시장 성장성이 무궁무진해 배터리 업체가 특정 타입에 대한 차별화된 기술력만 확보하고 있다면 기회가 더 크다는 시각도 많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
[시그널] 빅히트, 상장 반년 만에 물적분할…LG화학처럼 될까
증권 종목·투자전략 2021.04.04 17:03:42하이브(옛 빅히트(352820))가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지 6개월만에 회사내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레이블사업의 물적분할을 결정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지난해 핵심 사업부문인 배터리 사업부의 물적 분할을 진행한 LG화학(051910) 역시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지난 1일 하이브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하이브로부터 기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레이블 사업부문을 단순·물적분할해 '빅히트뮤직(BIGHIT MUSIC)'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빅히트뮤직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음악·음반 제작 및 유통, 소속 연예인 매니지먼트를 담당한다. 빅히트뮤직이 가져가는 음반·레이블 사업부는 하이브의 연간 매출 비중 중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부다. 해당 사업부의 지난해 말 기준 연간 매출액 약 4,400억 원을 보였다. 핵심 사업부를 떼어내면 하이브에는 경영 지원 조직과, 부동산 임대업의 기능만 남아 자체 매출은 크게 줄어든다. 분할 후 존속회사의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액은 140억원에 불과하다. 하이브는 이에 100% 자회사인 ‘하이브아이피’와 ‘하이브쓰리식스티’를 흡수 합병하기로 했다. 빅히트의 정체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음반 사업이 빠진 자리를 이들 자회사가 채우는 형태다. 빅히트엔터의 공연과 기획상품(굿즈)을 담당하는 자회사로 각각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 , 당기순이익 100억 원이 넘지만 음반·레이블 사업부와 비교하면 몸집은 작다. 이번 지배구조 변화를 두고 투자업계에서는 하이브가 빅히트뮤직을 활용해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규 투자 유치를 받거나 국내외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음반·레이블 사업을 앞세워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VC)과 사모펀드(PEF)의 펀딩을 받고 국내 증시에 입성했던 하이브는 또 한 번 이 사업부로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공격적으로 M&A를 펼치고 있는 하이브는 추가적인 자금 조달 방안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올 초 하이브는 자회사 비엔엑스를 통해 네이버의 팬 커뮤니티 서비스 플랫폼 ‘브이라이브(V-live)' 사업부를 약 2,000억원에 인수했다. 최근에는 해외 사업 진출을 위해 미국 현지 레이블을 9억5,000만 달러(약 1조 원)에 사들였다. 상장으로 확보한 공모 자금(9,600억 원)을 넘어선 규모다. 회사는 오는 6월 2,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4,300억원 규모 공모 유상증자를 동시 추진해 총 6,3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하이브 측은 빅히트뮤직의 IPO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하이브는 “하이브 체제 출범과 함께 기업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자 사업구조를 개편하게 됐다"며 "분할되는 빅히트뮤직의 매각이나 IPO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배구조를 변경하기에 앞서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주주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물적분할 방식으로 기존 주주들이 하이브를 통해 자회사가 되는 빅히트뮤직을 간접적으로 소유하는 구조가 돼 이론적으로 하이브의 기업 가치는 변화가 없다. 그러나 회사의 음반·레이블 사업을 강조하며 증시에 입성한 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아 핵심 사업부를 떼어내는 지배구조 상의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다. 향후 외부 투자 유치로 지분이 희석돼 주주 가치에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LG화학도 물적분할을 시도할 당시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지분을 10% 이상 보유했던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한 끝에 분할안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분할계획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지분가치 희석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국민연금의 하이브 지분 보유량은 현재까지 공개된 바 없다. 상법상 이번 하이브가 추진하는 단순 물적 분할과 소규모 합병은 주주들이 주식매수권을 청구할 수 없다. 하이브는 분할을 위한 주주총회를 오는 5월 14일 진행할 예정이다. 기업분할결정은 주주총회의 특별 의결 사안으로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자회사 합병에 대한 반대 의사 표시는 가능하다. 하이브의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20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소유한 주주가 합병 공고일로부터 2주간 내에 서면으로 합병에 반대하는 의사를 통지하면 소규모합병으로 본 합병을 진행할 수 없다. /조윤희 기자 choyh@@sedaily.com -
"10년 전 실수, 고효율 배터리 길 열었죠"
산업 IT 2021.04.02 17:33:45몇년 전 미국으로 연구년을 떠날 때 10여년 전 박사과정 당시 실수했던 실험을 떠올렸죠. 그 결과, 리튬 이온 배터리의 전력효율을 기존보다 340%가량 높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어요.” 김성재(46·사진)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옛날에 우연히 발견했던 현상을 아이디어로 다시 만들어 배터리와 해수담수화 장치에 응용하기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포항공대(POSTECH) 화학공학과 학·석·박사를 거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전기·컴퓨터공학 박사후과정을 했으며 최근 과학기술한림원이 에쓰오일 등이 함께 주는 차세대과학자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전해용액을 가둬놓는 구조물을 실수로 균일하지 않게 배치했더니 기존 균일한 것에 비해 340%나 전력효율이 좋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전해용액이 결정화되는 석출 현상이 나타나면 배터리가 폭발할 수 있는데 이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김 교수는 “보통 배터리 내 구조물을 10~100μm(1마이크로 미터는 100만분의 1m) 크기에 맞춰 그 간격만큼 반듯반듯하게 빽빽히 설치한다”며 “그 간격을 크기에 구애받지 않고 좁히기도 하고 늘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장치를 잘못 만든 것인데 오히려 효과를 발휘하며 현재의 리튬 이온 배터리는 물론 액체를 사용하는 차세대배터리, 나노 다공성 막의 성능 저하가 관건인 해수담수화 장치까지 폭넓게 쓰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김 교수는 “박사 과정 때 리튬 이온 배터리의 전해용액을 잘 가둬놓는 구조물을 실수로 균일하지 않게 배치했는데 전력효율이 꽤 올라가는 것을 봤다”며 “당시에는 그것이 중요한 것인지 잘 몰랐고 리튬 이온 배터리도 각광받기 전이라 그냥 넘어 갔다”고 털어놨다. 이후 2017년 미국 스탠퍼드대로 연구년을 떠나기 전 과거 MIT에서 박사후 과정 친구였던 알리 마니 스탠퍼드대 교수와 주제를 논의하다가 이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킬 결심을 했다. 자신이 풀지 못했던 궁금증을 마니 교수에게 수학적으로 검증을 의뢰해 타당하다는 결론을 얻은 것이다. 그는 “이후 대학원생들에게 아이디어를 주고 실험하도록 했는데 잘 소화했다”며 “균일하지 않은 미세 구조물 사이에서 생성되는 재순환 흐름이 나노 다공성 막을 통과하는 전해질 이온의 전달을 가속하고 다공성 막 근처에서 염 결정화(salt crystallization)를 막는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유사한 기술로 창업에 대한 꿈도 키우고 있다. 그는 “휴대용 인공 신장(콩팥) 장치도 마찬가지 원리로 그 안의 구조물 간격을 바꾸는 방식으로 전력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일반 배터리로 한 번에 24시간을 쓴다면 아직 실험으로 검증하지는 않았지만 48시간정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주 연구분야가 물에서 전기신호(신경신호)가 왔다갔다 하는 것을 연구하는 나노전기수력학인데 은퇴하기 전에 전기전자공학부에서 주력학문으로 만들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배터리 분쟁 반전…"SK, LG 특허 침해 안했다"
산업 기업 2021.04.01 09:22:32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배터리 특허권 침해 사건에 대한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에서 ITC가 이번엔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 IT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등 특허침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은 지난 2019년 9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리막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1건 등 4건을 침해했다며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최근 LG측의 승리로 최종 결론이 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파생된 사건이다. ITC는 세부적으로 분리막 코팅과 관련한 SRS 517 특허 건에 대해 특허의 유효성은 인정했지만 SK가 특허를 침해하지는 않았다고 결정했다. 나머지 3건은 특허에 대한 유효성이 없다고 ITC는 판단했다. SK이노베이션이 이번 특허 침해 분쟁에서 방어에 성공함에 따라 양사가 벌이고 있는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한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이어 이번 특허 침해 소송까지 승리할 경우 배터리 소송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나갈 계획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대해 “ITC 결정은 아쉽지만 존중한다”면서 “ 예비결정의 상세 내용을 파악하여 남아 있는 소송절차에 따라 특허침해 및 유효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
모베이스전자, 삼성SDI와 900억 규모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급
산업 중기·벤처 2021.03.30 16:53:45자동차용 전장 부품사 모베이스전자(012860)가 삼성SDI와 905억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모듈을 공급한다. 30일 모베이스전자는 삼성SDI에 2027년 12월 말까지 PBA(Printed Board Assembly)를 공급하기로 했다. PBA는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에 사용되는 자동차 배터리모듈 부품이다. 회사는 지난해 삼성SDI와 196억원 규모 전기차용 BMM(Battery Management Module) 수주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밖에 SK이노베이션, 미국 전기차 제조사 카누 홀딩스 등과 전기차 핵심 소재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
유럽 시동·日 액셀·中 확장…'삼각 파고' 앞에 놓인 K배터리
산업 기업 2021.03.29 17:56:26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가 대형 악재와 호재가 동시에 쏟아지는 혼돈의 시기를 겪고 있다.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이 2030년까지 전기차 모델 80%에 ‘각형’ 배터리를 채택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파우치형’ 진영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을 충격에 빠뜨렸다. 유럽의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선언과 중국의 견제는 국내 배터리 업계를 바짝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친환경 자동차 시장 급성장은 더할 나위 없는 사업 확장의 기회다. 미국이 핵심 산업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 역시 국내 업계가 미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배터리를 비롯한 4개 품목의 공급망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을 겨냥한 조치다. 업계로서는 G2(미국·중국) 패권 경쟁 판세까지 따지며 사업해야 하는 것이다. 한·중·일 아시아 3국에 쏠린 전기차 배터리 패권을 가져오려는 유럽의 움직임은 국내 배터리 3사에 중장기적인 위협 요인이다. 이는 단순히 한국 업체들이 공급하던 물량을 다른 데서 조달한다는 차원을 넘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 내 배터리 부품·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하려는 정책과 함께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는 장기적으로 전통의 제조 강국인 유럽이 배터리 산업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상황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스웨덴 업체인 노스볼트다. 폭스바겐이 지분 20%를 보유한 노스볼트는 오는 2023년부터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본격적으로 공급한다. 노스볼트는 최근 폭스바겐으로부터 140억 달러(한화 15조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는 2030년까지 공장 6곳을 지어 배터리 생산 능력 240기가와트시(GWh)를 확보하겠다는 폭스바겐은 현실적으로 노스볼트와의 협력을 공고히 할 수밖에 없다. 240GWh는 LG에너지솔루션의 현재 글로벌 전체 캐파 120GWh의 두 배 수준이다. 노스볼트는 유럽 국가와 현지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배터리 메인 공급사인 일본 파나소닉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쓰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사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에 의존하는 전략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테슬라 외 다른 제조사에 배터리 공급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이미 폭스바겐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도요타와도 협력 관계에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신규 거래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테슬라는 배터리 원가를 파격적으로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내재화까지 하겠다는 전략이어서 파나소닉으로서는 공급처 다변화가 생존의 길이기도 하다. 아사히카세이·도레이 등 배터리 핵심 소재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일본도 민관 협력 차원에서도 배터리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본 배터리 관련 기업 30여곳은 일명 ‘전지공급망협의회’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와 파나소닉 등 완성차와 배터리 양대 업체는 물론 부품·소재 업체들이 참여하는 기구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이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견제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미·중 갈등으로 미국 시장 진입이 사실상 막힌 중국으로서는 내수에서 유럽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세계 최대 전기차 무대인 자국 시장을 ‘테스트 베드’ 삼아 기술력을 빠르게 축적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대를 유럽으로 넓혀가고 있다.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 채택을 선언한 것도 노스볼트 뿐 아니라 중국 CATL과의 협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CATL은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한다. 실제 폭스바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파워 데이’ 행사에서 CATL 로고를 화면에 띄우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에 적용할 배터리 물량의 3분의 2 가량을 수주한 곳도 CATL이다. 차세대 배터리 경쟁도 만만치 않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경쟁이 대표적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말 그대로 ‘전해질이 고체’인 배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 이온(Li+)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물질로, 액체 상태로 돼 있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상태의 전해액이 아니라 고체의 전해질로 돼 있다. 발열이나 화재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아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행거리와 직결되는 에너지밀도도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2배 이상 높일 수 있다. 한 번 충전으로 800㎞ 주행이 가능하다. 일본 조사기관 후지경제는 차세대 전고체 전지 시장 규모가 2035년 28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요타는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의 40% 가량인 1,0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해 해당 분야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에서는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빌 게이츠와 폭스바겐이 투자했다. 삼성과 현대차, BMW, 포드 등이 투자한 솔리드파워도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전고체 배터리 개발 일정을 공개했는데, 2022년 테스트를 시작해 2020년 중반을 본격적인 납품 목표 시점으로 잡고 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
SK이노 배터리 재활용 기술, 美 국책기관서 온실가스 저감 효과 인정
산업 기업 2021.03.29 14:40:52SK이노베이션(096770)이 개발한 배터리 금속 재활용 기술이 미국 국립 연구소로부터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를 인정받았다. 29일 회사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국립연구소는 ‘배터리 생애주기 평가’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금속 재활용 기술이 광산 등 자연에서 배터리 원료물질을 채굴하는 대신 폐배터리에서 재사용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 기술은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수산화리튬 형태로 우선 추출하고,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 금속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방식보다 회수율과 순도를 개선한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독자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추출할 경우 광산 채굴방식보다 온실가스 발생량을 74%가량 감소시켰고,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제조에서는 39∼47%가량 온실가스 발생량을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은 “친환경적 재활용 기술 확보를 통해 보다 친환경적으로 배터리 양극재 원소재를 확보하고, 글로벌 환경 규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배터리 산업 선두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
美·EU 전력질주하는데...韓은 규제 남발 '역주행'
산업 기업 2021.03.28 17:26:38인텔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재진출,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독립 선언을 개별 기업의 경영 전략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미국은 ‘굴기(?起·우뚝 섬)’로 불릴 정도로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초당적 입법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유럽은 일찌감치 에너지 동맹을 맺고 배터리 산업 육성 정책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겨왔다. 폭스바겐은 오는 2030년까지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 등과 협력해 공장 6개를 유럽 전역에 짓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과 독일만의 정책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주요국은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우리 정부는 한가하다 못해 손발을 아예 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치권은 선거 이기는 데 정신이 팔려 있고 정부는 특혜 시비에 휘말릴까 봐 대기업 지원에 소극적이다. 산업 대전환 흐름에 맞춰 그 어느 때보다 ‘그랜드 플랜’이 필요한 시기에 표를 얻으려는 규제와 기업 옥죄기 정책만 쏟아지고 있다. 전직 고위 경제 관료는 “미국은 반도체법을 만들어 관련 산업을 키우겠다고 하고 유럽은 배터리 산업을 키우겠다고 선언했다”며 “국가의 산업 지원 시스템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 산업 주도권 확보 나선 美·中·EU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속도를 내고 있는 강대국들의 자국 산업 육성책은 수출과 제조업으로 먹고사는 한국을 위협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도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전력하고 있다. 정구현 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미국의 제조업 강화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단기간에 성공하기 어렵다”며 “상당히 오랜 기간 이러한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의 초당적 협력은 부러울 정도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미 의회는 지난해 자국 내 반도체 투자 기업에 연방정부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연구개발(R&D)에 재정을 보탤 수 있도록 법을 바꿨다. 대통령 직속으로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기구 설립도 촉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신(新)통상 전략을 내놓았다. 디지털 전환과 기후변화 대응을 새로운 통상 전략의 이유로 내세웠지만 결국은 EU 역내에 주요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EU 회원국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공급망 개편이 추가된 것이 기존 전략과의 차별점”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폭스바겐의 배터리 독립 선언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나온 것이다. 민간 연구 기관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기술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는 흐름에 기업들이 대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산업 대전환기에 기업이 앞서가면 정부가 뒤에서 지원하는 구도”라고 설명했다. 당정, 정치놀음 빠져 기업 절규 무시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배터리 산업 육성은 중국이 디스플레이 산업을 키워 결과적으로 한국이 치명상을 입은 선례를 되풀이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이 올해 9.7%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때 50%에 육박했던 점유율이 중국에 밀려 한 자릿수로 추락하는 것이다. 지난 2015년 19.4%였던 중국의 점유율은 6년 만에 3배가 뛰어 올해 57.8%로 전망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도 중국에 역전당하는 시기가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강대국들이 자국 산업 경쟁력 강화에 골몰하는데 한국은 선거판이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집권 여당 대표는 아무렇지도 않게 특정 기업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망신 주기를 한다.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 교체 요구가 국회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나온다. 정치판에서 ‘기업 경쟁력 강화’ ‘기업인 기 살리기’ 담론은 사라진 지 오래다. 신산업을 육성한다고 하지만 막상 기득권의 저항에 맞닥뜨리면 꼬리를 내린다. 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경제 부처의 한 관계자는 “입법부가 행정부를 산하기관 취급하는 기울어진 힘의 균형 아래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원격의료 반대에 부딪혀 10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주력 수출 품목인 철강·정유·석유화학 업계를 향한 푸대접에 가까운 대우는 비극적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들은 산업 주무 부처 장관조차 현장을 잘 찾지 않는 ‘손절’ 대상이 돼버렸다. 화학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의 한국 경제를 있게 한 전통 산업을 어떻게 유지·발전시켜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지 고민하지 않은 채 탄소 배출이 많다는 이유로 규제의 대상으로만 삼으려는 정부와 정치권의 인식은 무지하다 못해 비극적이기까지 하다”고 꼬집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
소송 결과 무관?...외인 "배터리株 사자"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1.02.15 18:08:04전기차 배터리 영업 비밀 침해 소송 결과가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 주가의 희비를 가르고 있다. 승소한 LG(003550)화학은 이번 소송을 계기로 주가 상승의 발판을 마련한 가운데 SK(034730)이노베이션의 경우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향후 양사 간 합의 내용이 주된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15일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3.13% 오른 99만 원에 거래를 끝냈다. 장 중 주가는 101만 원까지 올라 100만 원 선을 재돌파했다. 이에 LG도 장 중 4%대의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장 후반 매물이 나오면서 0.45% 빠지며 거래를 끝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28만 4,000원으로 4.22% 하락 마감했다. 장 중에는 10%에 가까운 낙폭을 보였다. SK의 주가(30만 2,000원)도 2.42% 빠졌다. 당장 LG의 승리가 호재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앞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SK의 영업 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향후 10년간 미국 내 배터리 수입·생산을 전면 금지하도록 해 LG의 손을 들어줬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장기적으로 기술적 주도권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선례를 얻었고 지속적인 주가의 재평가가 전망된다”고 했다. 수급에서는 외국인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순매수에 나섰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두 종목 모두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합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번 판결 이후 60일간 미국 대통령의 심의 기간이 남아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신 LG와 SK 모두 소송 장기화에 대한 부담감, 미국 내 여론 등을 고려해 합의에 이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합의금 규모는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그간 합의금 규모로 3조 원 이상을, SK는 6,000억~8,000억 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협상 시 2조 원 이상의 배상금이 예상돼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추가 투자 여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했다. 자회사 상장, 일부 자산 매각 등을 감안할 때 이보다 낮을 경우 SK 주가에 끼치는 영양은 제한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조정을 매수로 대응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중장기 사업의 영속성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라면서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
LG화학, ESG 채권 8,200억원 발행..."지속가능경영 가속"
산업 기업 2021.02.15 15:37:14LG화학이 국내 기업으로는 최대인 8,200억원 규모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을 발행한다고 15일 밝혔다. ESG 채권은 기후변화 대응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에 투자할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이다. LG화학 관계자는 “8,000억원대 ESG 채권 발행은 선언적 차원에 머물렀던 산업계의 ESG 경영이 본격 투자와 실행 단계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ESG 채권 발행으로 조달하는 재원을 재생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는 생산 설비를 건설하는 데 투입할 예정이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 설비 증설 재원도 ESG 채권 발행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밖에 소아마비 백신 품질관리 설비 증설과 산업재해 예방 관련 시설에도 투자한다. LG화학은 ESG 채권 외에 일반 회사채도 3,800억원 어치 발행해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ESG 채권의 성공적인 발행은 배터리 사업 분사 이후에도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 당사의 지속가능한 사업구조와 미래 성장성을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전 사업부문에서 ESG 경영 가속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해 나가며 지속가능 분야 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
배터리 소송 패소한 SK이노, 주가 6%대 급락
증권 종목·투자전략 2021.02.15 09:15:54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와 SK의 2차 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측 손을 들어주면서 SK이노베이션(096770)이 급락 중이다. 15일 오전 9시 15분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 대비 6.24% 떨어진 27만 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개장 직후 SK이노베이션은 26만 8,000원까지 하락했다. 같은 시각 LG화학(051910)은 3.02% 상승한 98만 9,000원을 나타내면서 두 종목의 희미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ITC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 기밀 침해 소송에서 SK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ITC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해 10년간 미국에서의 생산과 수입 금지를 결정했다. 다만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하게 되는 폭스바겐, 포드 공급용 배터리와 소재에 대해서는 각각 2년, 4년 수입 금지 예외 조항을 뒀다. ITC의 패소 판결에 SK이노베이션은 부정적 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LG측과 합의액을 도출하기까지 큰 진통이 예상되고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등 사업·재무적 불확실성이 크다는 평가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사업적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60일 내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합의 금액은 수 조원으로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LG가 피해가 유럽과 한국에서도 발생했다고 언급했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LG가 유럽 등에서 입은 피해에 대해 최대 200%에 달하는 징벌적 배상금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현 시점에서 배터리 사업 가치 평가 변수가 너무 크다"며 “소송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될 때까지 보수적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ITC 판결은 LG화학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강 연구원은 “LG화학은 자사의 지적재산권을 국제적 기관에서 법적 보호를 받았다는 점에서 ITC의 결정은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있을 수 있는 지적재산권 분쟁에서 기술적 우위를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선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배터리 산업에서LG화학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졌다”며 2차 전지 업종 최선호 종목으로 추천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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