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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상장 반년 만에 음반 사업 분할하는 빅히트, 배터리 빠진 LG화학처럼 될까

레이블 사업 물적분할 해 '빅히트 뮤직' 신설키로

자회사 하이브아이피·‘하이브쓰리식스티는 흡수합병

공격적 M&A 행보…외부 투자 유치 예상되나 주주설득 관건





하이브(옛 빅히트)가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지 6개월만에 회사내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레이블사업의 물적분할을 결정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지난해 핵심 사업부문인 배터리 사업부의 물적 분할을 진행한 LG화학(051910) 역시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지난 1일 하이브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하이브로부터 기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레이블 사업부문을 단순·물적분할해 '빅히트뮤직(BIGHIT MUSIC)'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빅히트뮤직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음악·음반 제작 및 유통, 소속 연예인 매니지먼트를 담당한다.

빅히트뮤직이 가져가는 음반·레이블 사업부는 하이브의 연간 매출 비중 중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부다. 해당 사업부의 지난해 말 기준 연간 매출액 약 4,400억 원을 보였다. 핵심 사업부를 떼어내면 하이브에는 경영 지원 조직과, 부동산 임대업의 기능만 남아 자체 매출은 크게 줄어든다. 분할 후 존속회사의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액은 140억원에 불과하다.

하이브는 이에 100% 자회사인 ‘하이브아이피’와 ‘하이브쓰리식스티’를 흡수 합병하기로 했다. 빅히트의 정체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음반 사업이 빠진 자리를 이들 자회사가 채우는 형태다. 빅히트엔터의 공연과 기획상품(굿즈)을 담당하는 자회사로 각각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 , 당기순이익 100억 원이 넘지만 음반·레이블 사업부와 비교하면 몸집은 작다.

이번 지배구조 변화를 두고 투자업계에서는 하이브가 빅히트뮤직을 활용해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규 투자 유치를 받거나 국내외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음반·레이블 사업을 앞세워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VC)과 사모펀드(PEF)의 펀딩을 받고 국내 증시에 입성했던 하이브는 또 한 번 이 사업부로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공격적으로 M&A를 펼치고 있는 하이브는 추가적인 자금 조달 방안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올 초 하이브는 자회사 비엔엑스를 통해 네이버의 팬 커뮤니티 서비스 플랫폼 ‘브이라이브(V-live)' 사업부를 약 2,000억원에 인수했다. 최근에는 해외 사업 진출을 위해 미국 현지 레이블을 9억5,000만 달러(약 1조 원)에 사들였다. 상장으로 확보한 공모 자금(9,600억 원)을 넘어선 규모다. 회사는 오는 6월 2,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4,300억원 규모 공모 유상증자를 동시 추진해 총 6,3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하이브 측은 빅히트뮤직의 IPO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하이브는 “하이브 체제 출범과 함께 기업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자 사업구조를 개편하게 됐다"며 "분할되는 빅히트뮤직의 매각이나 IPO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배구조를 변경하기에 앞서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주주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물적분할 방식으로 기존 주주들이 하이브를 통해 자회사가 되는 빅히트뮤직을 간접적으로 소유하는 구조가 돼 이론적으로 하이브의 기업 가치는 변화가 없다. 그러나 회사의 음반·레이블 사업을 강조하며 증시에 입성한 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아 핵심 사업부를 떼어내는 지배구조 상의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다. 향후 외부 투자 유치로 지분이 희석돼 주주 가치에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LG화학도 물적분할을 시도할 당시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지분을 10% 이상 보유했던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한 끝에 분할안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분할계획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지분가치 희석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국민연금의 하이브 지분 보유량은 현재까지 공개된 바 없다.

상법상 이번 하이브가 추진하는 단순 물적 분할과 소규모 합병은 주주들이 주식매수권을 청구할 수 없다. 하이브는 분할을 위한 주주총회를 오는 5월 14일 진행할 예정이다. 기업분할결정은 주주총회의 특별 의결 사안으로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자회사 합병에 대한 반대 의사 표시는 가능하다. 하이브의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20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소유한 주주가 합병 공고일로부터 2주간 내에 서면으로 합병에 반대하는 의사를 통지하면 소규모합병으로 본 합병을 진행할 수 없다.

/조윤희 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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