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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6월부터 일반 공개…기증품 기반 '근대미술관' 설립도 검토
문화 · 스포츠 문화 2021.04.28 16:42:40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평생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 2만 3,000여 점을 기증받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당장 오는 6월부터 특별전을 마련해 작품을 공개한다. 정부는 이들 막대한 기증품을 기반으로 ‘국립 근대미술관(가칭)’ 건립 및 별도 수장 시설 확충도 검토할 계획이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 회장의 유족이 소장품 기증 의사를 공표한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지정문화재 60건을 포함한 문화재 2만 1,600여 점과 근현대 미술품 1,400점 등을 조건 없이 내주는 이 같은 기증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이며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례”라며 “이를 통해 국가의 문화 자산이 더욱 풍성해진 만큼 이를 문화계 활성화 및 관광 인프라 활용으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또 “그간 부족했던 근대 미술품이 양적·질적 수준에서 풍부하게 확보된 만큼 근대미술관 등 별도의 미술관을 건립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의미 있는 작품이 많아졌고, 앞으로 이 회장의 정신을 이어받은 뜻있는 기증 가능성이 많을 것이기에 미술관과 수장고 건립은 꼼꼼히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의 경우 루브르박물관이 내부 시설 죄드폼에 소장했던 근대미술품을 기차 역사를 개조한 오르세미술관으로 별도 이관하고 고미술의 루브르, 현대미술의 퐁피두와 함께 19세기 중반~20세기 초반 인상주의 미술로 특화한 미술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민 품에 안긴 ‘이건희 기증품’은 우선 6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 공개 전시를 통해 만나고 내년 10월께 대표 명품만 선별해 공개하는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명품전(가제)’을 통해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박물관 측은 13개 지방 국립박물관 전시와 국외 주요 박물관 한국실 전시를 통해 기증 유물을 전 세계가 향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8월 서울관 상설전시실에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명품전(가제)’에 이어 9월에 과천관, 내년에는 청주관으로 전시를 이어간다. 황 장관은 “수집품 중 삼성문화재단 리움에 출연한 것도 공공재로서 사회에 환원한 것인 만큼 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리움까지 3개 뮤지엄을 패키지로 활용해 문화 강국의 이미지를 확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잘 알려진 조각가 로댕의 ‘지옥의 문’ 등 대형 작품들은 재단 소장품이다. 한편 ‘이건희 컬렉션’으로 촉발된 문화재·미술품의 상속세 물납제에 대해 황 장관은 “해외 미술관 상당수가 기증에 의해 문화 예술 작품을 확보한다”며 “재정 당국과 잘 협의돼 물납제 법안이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 유족의 미술품 기증에 대해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미술계로서는 상상할 수 없던 대단한 선물을 받았고 삼성가는 ‘한국의 메디치가’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전례 없는 규모의 기증을 어떻게 가꿔나갈지가 숙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
전남도립미술관, 이건희 회장 컬렉션 9월부터 전시
사회 전국 2021.04.28 16:39:29전남도립미술관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컬렉션 가운데 전남 출신 한국미술 거장들의 작품 21점을 기증받았다고 28일 밝혔다. 기증작은 전남지역 대표작가이자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던 작가들의 작품으로 도립미술관은 오는 9월 1일부터 일반인에 공개, 전시할 예정이다. 주요 기증작 작가는 진도 출신 의재 허백련, 화순 출신 오지호, 신안 출신 김환기, 고흥 출신 천경자 등이다. 또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김은호, 유영국, 임직순, 유강열, 박대성 등의 작가도 포함됐다. 기증작 가운데 김환기의 '무제'는 전면점화(全面點畵)가 시작되기 전 화면을 가로지르는 십자구도의 작품이다. 또 천경자의 대표작인 '꽃과 나비', '만선' 등 1970년대 실험을 통해 동양화라는 매체를 넘어서고자 했던 작품도 기증받았다. 흙에 물감을 섞어 종이 위에 바른 '만선'은 재료의 텍스처가 잘 드러난 작품으로 흔히 볼 수 없는 재료의 사용법이 눈에 띈다. 5점이 기증된 오지호의 작품 중 '풍경'과 '복사꽃이 있는 풍경', '잔설', '항구풍경' 등도 화면 속에서 공기가 순환하는 듯한 특유의 필치가 잘 드러나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이당 김은호의 '꿩-쌍치도', '산수도 10곡병풍', '잉어' 등은 그의 부드럽고 섬세한 필치가 유명한 작품이다. 유영국의 '산', '무제'도 산을 소재로 원, 삼각형 등의 기본 조형요소로 환원한 작품세계를 드러내는 대표작이다. 전남도립미술관은 고품격 미술품 기증이 흔치 않은 일인 만큼, 이번 기증작을 중심으로 전시회를 열어 도민과 함께 미술문화를 누리는 기쁨을 공유할 방침이다. 기증작품을 작가 연구의 기초자료로 삼고, 미술사 연구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한 미술문화의 향유가 지역에서도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한 단계 더 높은 컬렉션의 기반을 다지고, 연구·전시를 통해 지역문화 육성의 중심지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광양=김선덕 기자 sdkim@@sedaily.com -
‘이건희 컬렉션’ 21점 고향 대구 품으로
사회 전국 2021.04.28 16:16:05고 이건희(1942~2020) 삼성그룹 회장이 평생 모은 미술 소장품,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중 21점이 대구미술관으로 기증됐다. 28일 대구시에 따르면 기증 작품중에는 대구를 대표하는 근대화가 이인성의 대표작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1934)을 비롯해 이쾌대, 서동진, 서진달, 변종하의 작품이 포함됐다. 또 경북 울진이 고향인 한국 추상화의 거장 유영국의 수작도 포함돼 있어 지역 미술사 연구에 의미가 매우 크다. 이들 기증 작품은 이 회장의 고향인 대구를 배려해 선정된 것이라고 대구시는 전했다. 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은 “이번 기증으로 지역 작가 컬렉션을 수준급으로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구를 사랑하는 소장자의 뜻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소장작품 연구와 작가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작업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손성락 기자 ssr@@sedaily.com -
정선·김홍도부터 모네·달리까지…'불후의 명작' 국민 품으로
문화 · 스포츠 문화 2021.04.28 16:12:40‘세기의 유산’이 국민 품에 안겼다. 고(故) 이건희(1942~2020년) 삼성 회장의 유족들은 ‘문화보국’을 목표로 평생 문화재와 미술품을 수집한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약 2만 3,000점의 컬렉션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기로 하고 28일 이를 공식 발표했다.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린 소장품은 유족이 상속세 자진 신고를 위해 외부 전문 기관 3곳에 가격 감정을 의뢰한 결과 평가액만 2조 5,000억~3조 5,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소장·전시 이력과 희소성이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경우 시가는 최대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족은 이 중 서양 및 한국 현대미술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집품을 국립박물관·미술관과 지방자치단체 미술관 등지에 기증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생전에 출간한 수필집에서 국립박물관을 관람한 자신의 경험을 전하며 “상당한 양의 빛나는 우리 문화재가 아직도 국내외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실정인데 이것들을 어떻게든 모아서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적은 바 있다. 그러면서 추진한 것이 ‘국보 100점 프로젝트’였고 탁월한 심미안과 열정으로 국내외 주요 미술품을 수집했다. 이는 개인의 취향과 애호를 뛰어넘어 문화융성과 문화보국에 대한 사명감 때문이었다. 삼성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993년 6월 내부 회의에서 “대한민국의 문화재다, 골동품이다 하는 것은 한데 모아야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고 훗날 2004년 리움 개관식에서는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갈지라도 이는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며 문화유산 수집과 보존의 공익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수집품들은 고인의 바람대로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높이고 온 국민들이 감상할 수 있게 됐고 대한민국은 문화보국으로 성큼 도약할 계기를 얻었다. 호암 이병철 회장이 삼성상회를 시작한 ‘삼성의 발원지’ 대구미술관에는 지역 출신 대표 작가 이인성·이쾌대 등의 작품 21점을 기증하고, 오지호·김환기·천경자 등을 배출한 전남도립미술관에도 21점의 작품을 기증한다. 이 외에도 서울대와 제주도 서귀포 이중섭미술관, 강원도 양구군 박수근미술관 등지에도 작품을 기증해 열악한 미술관을 풍성하게 하고 미술사 연구의 기반을 닦아줄 전망이다. ◇겸재 ‘인왕제색도’ 비롯, 국보·보물 등 2만 1,600여 점 국립중앙박물관으로=이날 베일을 벗은 이건희 컬렉션 가운데 국보 제216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한 국보 14건과 보물 46건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다. 박물관으로 가는 작품만 총 2만 1,600여 점이다. 특히 ‘인왕제색도’는 값을 매길 수 없는 대표적 ‘무가지보’ 중 하나다. 1,000원권 지폐 뒷면 그림인 겸재의 ‘계상정거도’가 포함된 화첩 ‘퇴우이선생진적첩’이 경매에서 34억 원에 낙찰된 바 있는데, 이 작품은 완성도나 희소성 면에서 그보다 압도적으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박물관 기증품은 수준도 남다르지만 양적인 면에서도 압도적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946년 개관 이래 지금까지 총 43만여 점의 문화재를 수집했는데 수적으로 단숨에 5% 이상 증가하게 된다. 박물관이 지금껏 기증받은 유물 5만 점 가운데 이 회장의 기증품이 약 43%에 달한다. 개인이 지정문화재를 기증한 사례도 성문종합영어의 손성문 씨가 국보 5점, 보물 21점을 기증한 것을 넘어서는 최고 수준이다. 보물 제2015호 ‘고려천수관음보살도’는 전문가들이 “100억 원을 준다 해도 없어서 못 구한다”고 말하는 고려불화의 하나이며 현존하는 유일한 고려 천수관음 불화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고려불화 소장품이 미약했던 만큼 이번 기증을 계기로 미술사적 빈틈이 메워지게 됐다. 단원 김홍도가 마지막으로 그린 작품으로 알려진 보물 제1393호 ‘추성부도’도 국립박물관 품에 안긴다. 비취색이 영롱한 보물 제1039호 ‘청자 상감모란문 발우와 접시’ 일체, 석가 일대기를 훈민정음으로 기록한 보물 제935호 ‘월인석보’도 기증품에 포함됐다. ◇모네 ‘수련’부터 이중섭 ‘황소’까지 1,400여 점 국립현대미술관으로=국립현대미술관은 프랑스 출신의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을 소장하게 됐다. 수련은 모네의 대표작 중 하나로, 글로벌 경매 회사 소더비가 오는 5월 경매에 출품한 모네의 ‘수련 연못’은 낙찰 예상가가 약 4,000만 달러(약 445억 원)에 달한다. 이 외에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을 비롯해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책 읽는 여인’, 마르크 샤갈의 ‘붉은 꽃다발과 연인들’ 등의 귀한 작품들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다.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은 도자 시리즈 112점이 일괄 기증된다. 기증품에는 한국 대표 근대미술품 460여 점도 포함됐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는 희소한 1950년대 작품이자 폭 568㎝의 대작이라 시장에서 거래될 경우 추정가는 최소 50억 원을 웃돈다. 김환기 추상화의 완결판으로 불리는 1970년대 푸른색 ‘전면점화’도 기증된다. 이 역시 시장 거래가는 50억 원 이상이다.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과 ‘농악’ 등도 상당한 크기의 작품이다. 2007년 경매에서 45억 원에 낙찰된 박수근의 ‘빨래터’보다 2배 이상 큰 대작이며 완성도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붉은색 배경의 이중섭 ‘황소’도 기증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빠듯한 연간 소장품 구입 예산 때문에 박수근·이중섭 등 ‘국민 화가’의 이 같은 대표작이나 김환기의 ‘점화’를 확보하지 못했기에 이번 기증을 더욱 반기는 분위기다. 국립현대미술관이 1969년 개관 이래 수집한 작품은 총 1만 200여 점, 이 중 기증 미술품은 5,400여 점이다. 이번 1,400점의 기증은 역대 최대 규모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
이건희 상속세 12조…이병철 상속세의 무려 680배
경제 · 금융 정책 2021.04.28 12:27:40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들이 낼 ‘이건희 상속세’가 12조원 이상으로 추정돼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28일 삼성전자와 과세당국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유족들이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우리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 수준에 달한다. 이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상속재산가액은 18조9,633억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대한 상속세액은 11조400억원이다. 최대주주 할증률 20%, 최고세율 50%, 자진 신고 공제율 3%를 차례로 적용한 수치다. 나머지 상속세액 1조원 가량은 부동산 등 유산에 매겨졌다. 이번 ‘이건희 상속세’는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고지액 176억원의 무려 680배에 달한다. 당시에도 ‘이병철 상속세’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지난 1988년 5월 당시 이건희 회장 등 상속인들은 유산 273억원에 상속세 150억원을 신고했으나 국세청 조사에서 미신고 재산 36억원이 드러나 고지 세액이 늘어났다.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들이 내야 할 상속세는 종전 국내 최고 상속세액의 10배가 넘는다. 앞서 2018년 11월말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고 구본무 회장의 상속인은 ㈜LG와 LG CNS 지분 등에 대한 상속세 9,215억원을 신고했다. 2019년 별세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상속인 조원태 회장 등은 2,700억원 규모를 분할 납부 하고 있다. 지난해 별세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유족이 신고한 상속세액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롯데지주 등 국내 주식 지분 4,500억원에 대한 세액 2,700억원 등 국내 자산에 대한 상속세액만 4,5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12조원이나 되는 막대한 규모의 상속세인 만큼 유족은 상속세를 이달 말부터 6회 분할납부하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납에 따른 가산금리는 작년까지는 연 1.8%였지만 지난달에 연 1.2%로 낮아졌다. 정부 관계자는 “큰 금액에 대해서는 하루 하루 이자 부담이 있기 때문에 통상 마지막 날에 납부한다”고 말했다. LG와 한진 일가의 상속인도 연부연납제도로 나눠서 상속세를 내고 있다. 이에 비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상속세액을 일시에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세를 분납하려면 상속인들이 주식이나 부동산 등을 과세관청에 담보로 제공하거나 보증보험기관의 납세보증보험증권 또는 은행의 납세보증서를 제출해야 한다. 문화재는 비과세이며, 공익단체 출연금 등 기부금은 상속세 계산에서 제외된다. 국외 자산의 경우 국외에서 상속세를 냈다면 국내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최고 세율 50%에 최대주주 할증률이 20%로 상속세율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세율 인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간담회에서 “상속세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 경로로 상속세가 높다는 지적을 접하고 있지만 현재 별도로 세율 인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국제적인 상속세 부과 수준이 있고 또 세금을 능력에 비례해 결정하는(응능 부담의 원칙) 것이 조세의 취지”라고 말했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
[사진] 모네·달리·이중섭…'이건희 컬렉션' 국민품으로
문화 · 스포츠 문화 2021.04.28 12:22:20지난해 10월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평생을 두고 수집해 온 고미술품과 국내외 유명작가의 미술품 총 2만 3,000여 점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공공기관에 기증된다. 이 회장의 유족들은 28일 삼성전자의 보도자료를 통해 “미술품 기증으로 사회 환원을 실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고미술품 2만 1,600여점, 국립현대미술관에는 1,600여점을 기증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한국 근대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 중 일부를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지자체 미술관과 작가 연고지에 설립된 제주도 서귀포의 이중섭미술관, 강원도 양구군 박수근미술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특별기획전이나 해외 미술관 방문 등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다. 글로벌 경매회사 소더비가 오는 5월 경매에 출품한 ‘수련 연못’의 낙찰 예상가는 약 4,000만 달러(약 445억원)다. 이 회장의 유족은 이 외에도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을 비롯해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국내에 유일한 고려 천수관음 불화인 보물 제2015호 ‘천수관음 보살도’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다. 고려불화는 화려하고 정교한 고려 문화의 정수이자 세계적으로도 희소성 높아 국립박물관도 유물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국보 제216호로 지정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보물 제1393호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를 비롯한 60건의 지정문화재가 국립박물관 품에 안긴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
생전에도 '사업보국'…이건희 사회공헌 약속 지켜졌다
산업 기업 2021.04.28 11:00:00고(故)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은 살아 생전에도 ‘사업보국’(事業報國) 이념 아래 다양한 기부 약속을 이행해 왔다. 삼성전자는 유족들이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으로 이 회장의 사회 공헌 의지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8일 이 회장 유족들이 사상 최고 수준의 상속세를 납부하는 동시에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의 사회 환원을 실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가 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에 따른 것이다. 이 회장은 평소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임을 강조하며 사회와의 ‘공존공영’ 의지를 담아 삼성의 각종 사회공헌 사업을 주도해왔다. 이 회장의 기부금은 감염병 대응에 7,000억 원, 희귀질환 환아 지원에 3,000억 원 등이 쓰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개인이 소장했던 미술작품 2만 1,600 여 점이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된다. 이번 사회 환원 약속 전에도 이 회장은 살아 생전 다양한 기부를 실현해 왔다. 먼저 삼성은 지난 2002년 7월 국가 차원의 우수인력 양성을 위해 국내 최대규모의 장학재단인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을 설립한 바 있다. 장학재단에는 이 회장이 1,300억 원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인 1,100억 원, 계열사 2,100억 원 등 총 4,500억 원이 출연됐다. 여기에 사망한 이 회장의 막내딸 윤형 씨의 재산을 포함해 이 회장 일가가 추가로 기부해 총 8,000억 원의 기금이 조성돼 사회로 헌납됐다. 이 회장은 2008년 특검의 삼성 비자금 수사 이후 거액의 사재 출연을 약속하기도 했다. 당시 이 회장은 “실명 전환한 차명 재산 가운데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 하고 남은 것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현금 또는 주식 기부, 재단설립 등 여러 방안을 놓고 검토하다 실행이 지연됐고 2014년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중단됐다. 해당 금액은 1조 원 가량으로 추산되는데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기부를 약속한 감염병 대응, 희귀질환 환아 지원 금액이 여기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이 회장의 의지에 따라 기업 삼성전자도 매년 거액의 기부를 실현해왔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둔화 여파에도 2,394억 원을 사회에 기부했다. 2019년에 비해 16.7% 줄어든 것이지만 다른 기업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금액을 기부해 기업 가운데 기부금 1위 기록을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연간 기준으로 2018년에 3,103억 원, 2019년에는 3,577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
“감염병·희귀질환 없는 세상이 되기를”…故 이건희 회장, 1조원대 사회 환원
산업 기업 2021.04.28 11:00:00지난해 10월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의료계에 대한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을 통해 사후에도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다. 그간 국민적 관심을 받아온 고인의 재산은 의료계와 미술계를 중심으로 국가로 환원된다. 유족들은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고 줄곧 말해왔던 고인의 뜻을 기려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5,000억원을 보태는 등 의료 공헌에만 1조원을 기부한다. 아울러 고인이 소장했던 미술품은 국립박물관에 기증해 전 국민이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삼성그룹은 28일 오전 고인과 유족을 대신해 1조원에 달하는 의료공헌과 개인 소장 미술품의 기증, 사상 최고의 상속세 납부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한 고인의 뜻을 중시하는 동시에, 전국 곳곳에 삼성의료원을 세워 한국의 의료복지를 증진하는데 힘을 보탰던 고인의 행적을 기렸다. 유족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사회환원 활동을 통해 유지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의료공헌 1조원…韓 최초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등에 7,000억원 기부 우선 고인이 사회 환원 하기로 결정한 1조원 가운데 7,000억원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는 코로나19를 포함한 감염병에 대응하는 인프라 구축에 활용된다. 이 가운데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며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과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지원에 쓰인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까지 갖춘 150병상 규모의 세계적인 수준의 병원으로 건립될 전망이다. 또한 고인은 소아암과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를 위해서 3,000억원을 서울대어린이병원에 기부한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은 향후 10년간 소아암, 희귀질환 환아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이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와 치료, 항암치료, 신약치료 등에 대한 비용을 지원한다. 세부적으로는 백혈병과 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지원에 1,500억원을,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를 위해 600억원을 지원한다. 삼성은 이 재원을 기반으로 앞으로 10년간 소아암 환아 1만2,000여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7,000여명이 도움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머지 900억원은 소아암 등의 임상연구,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활용된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은 주관기관으로서 외부 의료진과 함께 위원회를 구성해 전국의 모든 어린이 환자들이 각 지역에 위치한 병원서 편하게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환아를 선정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개인 소유 미술품은 국립 기관들에…유족들 “상속세, 당연한 의무” 국보급 미술품 기부도 이날 발표된 사회 환원의 주된 내용이다. 고인 소유의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 근대미술 작품 등 총 2만3,000여점이 국립박물관 등에 기증된다. 이 가운데 미술계의 큰 관심을 모았던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고려불화 ‘천수관음 보살도’ 등 지정문화재 60건은 국립박물관에 기증된다. 국립박물관 기증품에는 개인 소장 고미술품 2만1,600여점도 포함된다. 이 밖에 김환기 화백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 하는 여인’ 등 근대 미술대표 작가들의 작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다. 한편 삼성은 이날 발표에서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이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 규모다. 작년 한 해 한국 정부가 상속세로 거둔 세입 규모의 3~4배에 달하는 규모기도 하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올해 4월부터 5년간 여섯 차례에 걸쳐 분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이 같이 결정했다고 삼성 측은 전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
이건희 상속세 10兆…"세율 완화 검토 없다"는 기재부
경제 · 금융 정책 2021.04.27 16:46:4210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이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상속세와 관련해 세율 인하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가 상속세율을 내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우리나라의 상속세가 지나치게 높아 기업가 정신을 꺾을 수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상속세 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상속세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 경로로 상속세가 높다는 지적을 접하고 있지만 현재 별도로 세율 인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국제적인 상속세 부과 수준이 있고 또 세금을 능력에 비례해 결정하는(응능 부담의 원칙) 것이 조세의 취지”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상속세 체계가 국제 수준과 비교해 지나치게 과중하지 않고 이에 따라 앞으로도 세율 인하를 논의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홍 직무대행의 답변과 달리 우리나라 상속세는 최대주주 할증(20%)을 포함할 경우 60%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세금 부담 때문에 락앤락·유니더스 같은 기업들은 창업주 생전에 경영권 지분을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넘기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상속세율을 인하하거나 자본이득세로 전환해 징벌적 과세에 따른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예산 편성에 대해서는 혹독한 지출 구조 조정을 예고했다. 그는 “올해 지출 구조 조정은 예년보다 월등히 많이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보조금 등 일부 예산은 똬리를 틀듯 자리를 잡아 관성적으로 편성되는 경우가 있는데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살펴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지출 구조 조정을 통해 늘어난 예산은 내년도 복지, 인프라 투자, 연구개발(R&D) 등으로 돌려 예산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게 홍 직무대행의 복안이다. 홍 직무대행은 이어 국회에서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타당성 완화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현재 국회에서는 예타 기준을 완화하거나 면제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된 상태다. 그는 예타 기준을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상향하는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다”며 “예타가 안 나와서 지역 균형 발전에 문제가 너무 오래 걸리고 까다롭다는 의견이 있어 제도를 좀 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타를 거치지 않은 프로젝트가 늘어 예산 낭비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공청회 등을 통해 여러 기관에서 수렴해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세종=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
[특징주]이건희 회장 보유 주식 상속 어떻게?...삼성생명·삼성물산 강세
증권 국내증시 2021.04.26 09:18:45고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유산과 관련한 상속세 납부 등에 대한 방안이 이번 주 공개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삼성물산(028260)과 삼성생명(032830)이 26일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14분 삼성생명은 전 거래일 대비 4.13% 오른 8만 5,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물산도 같은 시간 2.95% 오른 13만 9,500원에 거래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주 이 회장의 유산 상속과 관련해 오너 일가의 상속세 규모 및 납부방법 등의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
이건희 유산 이재용에 몰아줄까…'전자' 지배력 키울듯
산업 기업 2021.04.25 18:09:48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가(家)가 이르면 오는 27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 내용을 밝힐 예정인 가운데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와 계열사 지분의 향방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삼성전자 보통주(4.18%)와 우선주(0.0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지분을 갖고 있다. 이 지분이 이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에게 어떤 방식으로 배분되느냐에 따라 삼성의 지배 구조에는 다양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다만 이 전 회장의 오랜 와병 기간 동안 유족들 간 상속 논의는 끝난 상태이며 법적인 틀 안에서 경영권 승계자인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상속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세기의 상속 과정에서 경영권과 상속 재원을 좌우하는 핵심은 결국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큰 틀에서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갖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33%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나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보유 지분은 각각 0.06%와 0.7%로 미미하다. 이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경영해온 삼성전자를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간접 지배하는 형태인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 때문에 이 전 회장의 지분과 재산이 유족들에게 고루 상속되더라도 그 방식은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우선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20.76%)의 경우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위해서 뿐 아니라 ‘삼성 경영권의 승계’라는 상징성도 갖고 있다. 이 전 회장 역시 선대인 이병철 전 회장으로부터 삼성생명 지분을 물려받아 삼성그룹 매출액의 70% 이상을 도맡는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경영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 전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전체 또는 상당수를 이 부회장이 상속받는 방향으로 유족들이 합의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 지분 보유가 삼성 전체 경영권의 승계 과정에서는 지분 가치 이상의 함의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도 8.51%나 보유하고 있다. 마찬가지 이유로 이 전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4.18%) 역시 이 부회장 중심으로 상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지만 삼성전자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것은 ‘책임 경영’의 측면에서도 또 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배당 여력이 큰 삼성전자 지분은 다른 유족들에게 있어서도 천문학적인 상속세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현실적인 보유 필요성이 클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지분만큼은 법정 비율 또는 다른 방식으로 유족들에게 고루 나눠질 가능성도 크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총 13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는데 최대 주주인 총수 일가가 받은 배당금만 총 1조 342억 원이다. 유족들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향후 수년에 걸쳐 납부할 각자의 상속세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셈이다. 이와 별도로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지분을 이 부회장이나 유족들이 아닌 삼성물산이 상속받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유족들이 내야 할 상속세가 12~13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이 가져가면 유족들의 상속세를 확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주식을 상속받으며 법인세를 내고 유족들은 삼성물산 보유 지분만큼만 상속세를 내면 된다. 이 경우에는 이 전 회장의 삼성 계열사 지분을 모두 합쳐 삼성 일가가 부담할 상속세가 애초 알려진 12조~13조 원이 아니라 4조∼5조 원 대로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이 유언장을 통해 이 같은 지시를 명확히 했다면 불가능한 얘기도 아니다. 다만 수감 중인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합병 등과 관련한 또 다른 재판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유족들이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쓸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재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유족들이 투명하고 기업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 전 회장의 유산을 정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
정부가 상속세 대신 받은 주식, 더 쉽게 매각할 수 있다
경제 · 금융 정책 2021.04.23 13:58:07정부가 국고 수입을 늘리기 위해 물납주식의 평가를 시장 적정가격으로 변경해 매각을 활성화한다. 물납주식이란 정부가 상속세로 현금 대신 납부받은 주식을 말한다. 기획재정부는 23일 안도걸 2차관이 주재한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 증권분과위원회에서 ‘물납주식 매각 활성화 방안’을 논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고평가된 물납주식의 가치를 시장 적정가격 수준으로 평가하고 수요를 다변화하는 것이 이번 방안의 핵심이다. 정부는 우선 코스닥 상장 요건을 갖춘 물납 기업을 우량 기업으로 분류해 수익 가치 산출 할인율(자본환원율)을 시장 평가에 준하는 수준(자기자본 비용)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기존에 시중은행 중소기업 대출 금리로 정해졌던 할인율은 이제 시중은행과 상호저축은행 중소기업 대출 금리의 평균을 기준으로 삼는다. 장기 보유 물납주식 중 매각이 어려운 기업은 ‘정체기업’으로 선정해 경쟁입찰 시 매각 예정 가격의 최대 감액률을 현행 20%에서 40%로 높이기로 했다. 정체기업이란 3년 이상 보유한 물납 기업 중 기업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낮은 기업이다. 수요처 확대를 위해서는 물납주식 발행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정부가 물납주식을 수탁받은 뒤 두 차례 경쟁입찰에서도 매각되지 않은 경우 발행 회사는 물납 금액에 이자 및 관리 비용을 가산한 금액으로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다. 또 주요 물납 기업에 대한 투자 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투자 기관이 물납주식을 매각하는 ‘투자형매각제도’를 활성화하고 소액 투자자 등의 매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매각 대금 분할 납부 대상을 현행 10억 원에서 5억 원 수준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
"지난해 50대 그룹 총수 배당금 1조8,000억원…이건희 전 회장이 절반"
증권 증권일반 2021.04.20 14:52:34지난해 국내 50대 그룹 총수가 받은 배당금이 1조7,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배당금을 받은 그룹 총수 39명의 전체 배당금(우선주 제외)은 1조7,895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1조3,52억원보다 37.1% 늘어난 규모다. 이중 이건희 회장 지분에 대한 배당금은 지난해 8,626억원으로, 전체의 48.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2019년 이 회장이 받은 배당금(4,738억원)보다 82% 늘었다. 이 회장 몫으로 지급된 배당금 중 86.5%는 지난해 파격적인 특별배당을 지급한 삼성전자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에서 총 7,463억원의 배당금 나왔다고 한국CXO연구소는 설명했다. 이 회장의 별세로 지난해 배당금은 이 회장의 상속인들에게 돌아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2,187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부친 이건희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배당금이 많았다. 이 부회장의 배당금은 삼성전자(1,258억원), 삼성물산(751억원), 삼성SDS(170억원) 등에서 나왔다. 이 부회장은 2019년 배당금(1.426억원)보다 761억원(53.4%)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SK 최태원 회장은 909억원으로 배당금 순위 3위였고, 4위는 현대자동차 정몽구 명예회장(833억원), 5위는 현대중공업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777억원)이었다. 이어 현대차 정의선 회장(730억원), LG 구광모 회장(696억원), 교보생명보험 신창재 회장(346억원), 한국투자금융 김남구 회장(346억원), 효성[004800] 조현준 회장(295억원) 등이 배당금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을 포함해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1,621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각 312억원) 등 삼성 오너 일가가 지난해 받은 총 배당금은 1조3,079억원(우선주 포함)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64개 대기업 집단 중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50대 그룹 총수 50명과 지난해 별세한 이건희 회장, 동일인 지정이 거론되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효성 조현준 회장 등 3명이 포함해 총 5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
'이건희 상속세' 내주 공개…1조 사재 출연 약속 지킬까
산업 기업 2021.04.20 10:28:43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신고·납부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 일가는 상속 내용과 절차 등을 다음주 초 공식 발표한다. 이날 발표에는 '이건희 컬렉션'의 기증 방안을 포함해 주식 배분 방안과 사회 환원 계획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2008년 '삼성특검' 당시 이건희 회장이 밝힌 1조원대의 사재 출연 약속이 13년 만에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은 최근 이건희 회장의 주식과 미술품, 부동산 등 유산 배분과 상속세 납부 방식에 대한 조율을 사실상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유족을 대신해 다음주 초 삼성 일가의 유산 상속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유족이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주식 지분만 11조366억원에 달하고 미술품·부동산·현금 등을 포함하면 총 납부세액이 12조~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감정가만 2조5,000억~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총 1만3,000점의 '이건희 컬렉션'의 일부는 기증 쪽으로 가닥을 잡고 세부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증 규모는 1조~2조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이중 국보나 보물 등 문화재는 국립현대미술관·국립중앙박물관 등에, 유명 미술 작가의 작품은 지방 미술관과 기증 절차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선 이번 발표에 삼성 일가의 사회 환원 계획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한다. 대표적으로 2008년 특검의 삼성 비자금 수사 이후 이건희 회장이 약속한 사재 출연이 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실명 전환한 차명 재산 가운데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것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러 방안을 놓고 검토하다 실행이 지연됐고, 2014년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논의가 중단됐다. 이 금액이 1조원가량 된다. 일각에서는 삼성 일가가 이번 기회에 이건희 회장의 사재를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고인의 생전 약속을 지킬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사재 출연을 한다면 방식은 이 회장 명의의 재단 설립 가능성이 점쳐진다. 올해 2월 삼성의 대표적인 장학재단인 '삼성장학회'가 설립 19년 만에 장학사업을 중단한 것도 이런 맥락이 아니냐는 관측이나온다. 삼성장학회는 이 회장이 '인재경영' 철학을 담아 아들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직접 사재를 출연해 2002년 설립한 장학재단이다. 별도 재단 설립 없이 삼성생명공익재단 또는 삼성문화재단 등 기존 삼성 재단에 기부할 수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이 과거 이건희 회장이 했던 사재 출연 약속을 이행하기 좋은 기회"라며 "상징성이 있는 '이건희 재단'을 만들어 고인의 뜻을 이어간다면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이재용 부회장 등 가족이 결정할 사안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이 소유한 삼성 주식에 대한 배분 방안도 다음주 공개된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주식 4.18%와 삼성전자 우선주 0.0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크게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구조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물산은 지분 17.33%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반면, 삼성생명(0.06%)과 삼성전자(0.7%)의 보유 지분은 미미하다. 법정 비율로 상속받으면 홍라희 여사에게 4.5분의 1.5(33.33%)의 가장 많은 지분이 돌아가지만, 이보다는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지분 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계열분리 가능성도 제기하지만, 증권가에선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 이들이 가진 삼성 주식이 미미해 계열분리가 쉽지 않고 삼성이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통해 그룹 전체를 이재용 체제로 전환한 만큼 구조가 바뀔 가능성도 미미하다는 것이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20%를 보유해야 하는데 수십조원의 재원이 들기 때문이다. 재계는 삼성 일가가 상속세 조달을 위해 그룹 지배구조의 하단에 있는 삼성SDS 지분을 일부 처분할 수 있지만 가능성이 작고, 하더라도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
'이건희 컬렉션' 국민 품으로…모두의 미술관 되는 리움(종합)
문화 · 스포츠 문화 2021.04.20 06:42:02이건희(1942~2020) 삼성 회장의 타계 이후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이하 리움) 관장과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겸 리움 운영위원장 등 유족의 상속세 자진신고 기한이 이달 말 일로 다가왔다. 19일 재계와 문화계에 따르면 삼성 일가는 상속 내용과 절차를 투명하게 밝힐 것으로 입장을 정하고 이 전 회장 작고 6개월 후인 오는 26일을 전후해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보 30점과 보물 82점을 포함한 고미술과 국내외 근현대미술품 1만 3,000여점으로 민간 감정기관 3곳의 시가 감정 총액이 2조5,000억~3조원으로 파악되는 ‘이건희 컬렉션’의 향방도 이 때 확정될 전망이다. 삼성가 유족 및 관계자들은 철저히 함구하고 있지만 핵심은 고(故) 이 회장이 수집해 온 문화유산에 대한 공익적 사회환원이다. 왜 박수근·이중섭인가? 최근 미술계를 중심으로 “이건희 컬렉션의 한국 근현대미술품 2,200여점 중 절반 이상인 1,500점 가량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건희 컬렉션’에는 국민화가 박수근의 ‘나무와 두 여인’ 등 주요작 80점 이상이 포함돼 있다. 소의 얼굴을 클로즈업 한 이중섭의 ‘황소’도 있다. 반면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박수근·이중섭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유화가 없다. 김환기 추상미술의 완성형이라 할 수 있는 1970년대 전면점화도 국현 소장품 목록에는 없지만, 이건희 컬렉션은 일찌감치 1970년대에 그려진 푸른색 점화 등 수작을 확보했다. 미술사적 의미가 큰 이들 작품을 기증할 경우 국립미술관 소장품 목록의 ‘이빨 빠진 자리’를 메워준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삼성가 측은 국립미술관 뿐만 아니라 전남도립미술관에 이 지역 출신의 오지호,김환기,천경자부터 의재 허백련 등의 작품을 기증하기 위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근대미술의 성지(聖地)이자 호암 이병철 회장의 ‘삼성상회’ 창업지이기도 한 대구미술관에는 현지 출신의 이인성, 이쾌대 등의 대표작을 기증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기증에 있어 지역 안배, 역사성까지 고려해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쪽은 이건희 회장 수집품 기증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접촉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철통 보안이다. 삼성 일가가 국립박물관에 상속 유물을 기증할 경우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가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지정문화재는 상속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순수한 기증인 만큼 정부 측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자칫 ‘재벌의 팔 비틀기’를 통해 기증 받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컬렉션은 20만건(40만여점)의 소장품을 확보한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역사적 빈 칸’을 채워주기 충분하다. 통일신라시대의 청동거울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나전 공예품인 국보 제140호 나전화문동경이 대표적이다. 보물 제926호 ‘수월관음보살도’를 비롯한 고려불화는 국립박물관이 기증받기 원할 만한 유물 중 하나다. 이건희 회장은 일찍이 고려불화의 가치를 알아봤고 1980년대부터 일본 등지에서 사 모았다. 대학교수인 한 문화재 전문가는 “고려불화는 세계적으로도 희소하고 대부분이 박물관 소장품이라 지금은 100억원을 준다해도 없어서 못 구한다”고 말했다. 3대째 예술후원 유족이 사회 환원을 목표로 이건희 컬렉션의 활용방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은 삼남매 중 막내인 이서현 이사장이 도맡았다. 고령의 모친, 경영자인 오빠와 언니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이 이사장이 가족을 대표해 리움의 운영과 함께 예술후원을 통한 사회공헌을 이끌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던 그는 남편이자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이던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장과 함께 2018년을 전후로 나란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곧이어 2019년 1월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겸 리움 운영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 이사장의 임무는 “사회공헌 사업을 더욱 발전시키는” 일이었다.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이 이사장은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출신인 홍 전 관장에 이어 형제들 중 유일하게 미술을 전공했다. 이 이사장은 3대에 걸친 삼성가 이(李)씨 중 국립미술관·박물관 후원회원으로 이름을 올린 첫 인물이 됐다. 선대 회장들이 호암미술관과 리움 등 자체 뮤지엄을 통해 국부가 될 문화재와 미술품 확보에 주력했기에 그간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국립현대미술관 등을 위한 후원 활동을 할 필요가 없었다. 어머니 홍라희 전 관장이 국립현대미술관 후원 단체인 40년 전통의 현대미술관회의 명예회원일 뿐이다. 이 이사장은 이건희 회장 작고 후인 지난해 말부터 국립현대미술관 후원회(MDC) 가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오빠 이재용 부회장과 동갑내기이자 올해 후원회장이 된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이 가입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장은 지난 2월 후원회에 가입했고 지난달 초 20명 안팎 후원회원의 공식행사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전시투어에도 참여했다. 당시 인사를 나눈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과는 지난달 중순께 서울관에서 독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이 이사장은 가족을 대표한 미술관 후원인으로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면밀히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미술사학자인 한 사립대 교수는 “서양의 경우 이미 100~200년 전 근대기에 예술 후원의 패트론, 개인의 미술관 설립과 사회적 기여가 자리 잡았지만 우리는 경제성장에 비해 기부문화의 정착이 뒤쳐졌다”면서 “서양의 경우 유명 컬렉터의 사망 후 그 컬렉션이 ‘세기의 경매’로 이어지고 실제로 지난 2018년 록펠러 3세의 경매에서는 1,550점이 약 9,210억원의 낙찰 총액을 거둬들이는 상황이 자연스러운 반면 우리나라는 이제야 대를 이은 후원 문화, 사적 후원이 공적 기여로 선순환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리움은 국민 누구나의 미술관 사회환원으로 가닥을 잡은 유족은 이건희 컬렉션의 상당수를 국가기관 뿐만 아니라 삼성문화재단을 통해 리움과 호암미술관 등으로도 출연할 전망이다. 공익법인에 출연하는 재산의 가액은 상속세 대상이 되지 않는다. 언뜻 미술품으로 ‘절세’하는 듯할 테지만 실제로는 유족이 1조원 가까이 손해 보는 셈이다. 기증을 통한 세금 경감보다 포기하는 현금이 더 크다. 3조원으로 평가된 미술품을 해외 경매를 통해 매각할 경우 상속세 최대치인 50% 세율이 적용된 1조 5,000억원만 납세하면, 매각제반비용을 빼고서도 1조원을 현금화 할 수 있다. 유족은 상속세 6년 분할납부 제도인 연부연납을 택해도 연간 2조원을 세금으로 내야하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이를 위해 신용대출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재단으로의 출연(기증)은 사유 미술품 공익화를 의미한다. 리움을 삼성의 또 다른 ‘자기주머니’로 본다면 오해다. 공익재단으로 귀속된 미술품은 매매가 불가능하고, 작품을 팔아 현금화 할 수 없다. 국내법에서는 공익 법인이 해산할 경우에도 모든 자산을 국고로 귀속한다. 흔히 리움을 삼성 소유로 생각하지만 이미 리움은 ‘개인의 손’을 떠난 공익 기관이라는 의미다. 이건희 컬렉션을 품을 경우 리움은 단숨에 세계 10대 사립미술관으로 부상할 수 있다. 뉴욕의 모마(MoMA)나 휘트니미술관, 미국·스페인·이탈리아 등지에 자리잡은 구겐하임미술관, LA의 명소 게티미술관 등은 공통적으로 개인의 수집품에 기반해 설립된 사립미술관이며 지금은 관광 필수코스가 된 곳들이다. 정준모 국립현대미술관 전 학예실장은 “이건희 회장의 삼성이 ‘기업보국’의 산업화를 이끌고 컬렉션을 통해 이번에는 ‘문화보국’을 준비하는 계기를 만든 셈”이라며 “기증받게 될 작품들을 잘 연구·전시해서 국민 모두의 것으로 환원해 내는 정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의 재벌 길들이기로 왜곡되거나 ‘사면론’ 등 정치적으로 연결되면 되레 본래 의도가 훼손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면서 “국내 컬렉터층의 대바뀜과 세대교체의 시기인 지금 ‘이건희 컬렉션’이 어떻게 되는지가 향후 다른 컬렉터들의 기증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공익적 자본주의 실천, 착한 부자를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할 향후 물납제와 문화기증제도(CGS) 도입 등의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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