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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은행 컨소시엄, SVB 영국지사 인수 공식 제안서 보내
국제 경제·마켓 2023.03.13 10:18:31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영국지사를 인수하기 위해 영국 런던은행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이 공식적인 제안을 보냈다고 BBC와 로이터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던은행은 사모펀드 등 투자자들로 컨소시엄을 꾸렸으며, 이날 공식 인수 제안서를 SVB 이사회와 영국 재무부, 영국 중앙은행(BOE)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앤서니 왓슨 런던은행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SVB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요한 커뮤니티를 고려하면 (SVB 영국지사가) 파산하도록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SVB가 영국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이어가는 동시에 영국이 은행 부문의 다양성을 확대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라고 덧붙였다. 앞서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은 SVB의 파산에 따라 해법을 내놓기 위해 총리, BOE 총재 등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영국 금융시스템 전체에 미칠 위험은 없지만 유망한 기술 및 생명공학 기업 중 일부에는 심각한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며 “IT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동성 지원 등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 고객들의 불안과 염려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이들의 필요 운영자금과 현금흐름이 확보되도록 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SVB 영국지사가 이날 저녁부터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개인 예금자의 경우 최대 8만5000파운드(약 1억3400만원)까지 보호 받는다. 하지만 이 한도를 넘는 예금이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영국 정부도 SVB 영국지사의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BBC에 “바클레이스, 오크노스 등 영국 주요 은행들이 입찰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드, 아부다비 왕가의 투자회사 로열그룹, 소프트뱅크 지원을 받는 오크노스, HSBC 홀딩스 등도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SVB 영국지사에 묶여 있는 영국 스타트업의 자금은 약 30억 달러(약 3조97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SVB 영국지사에 계좌가 있는 영국 스타트업은 300개 이상이며, 이 중 3분의1 이상은 파산에 따른 대책이 없으면 한 달 이내 유동성 문제에 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 금융 규제당국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SVB 영국지사의 대출 규모는 290억 달러(약 38조4000억원), 채권은 10억 달러다. 예치금 총액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
추경호 "SVB 폐쇄로 변동성 커져…필요시 신속 대응"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03.13 09:28:36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사태가 “아직은 글로벌 금융·경제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밝혔다. 13일 추 부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수출투자책임관 회의를 열어 “SVB 폐쇄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면서도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오늘 아침 미국 재무부 등 관련 당국이 SVB 예금 전액 보호조치를 발표하는 등 신속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불확실성이 큰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할 경우 적기에 대응 조치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글로벌 경제가 고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고강도 금융 긴축으로 변동성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SVB 사태) 여파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하도록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
[SEN]코스피, 美 SVB 파산 사태에도 강보합 개장…2,400선 출발
증권 종목·투자전략 2023.03.13 09:21:33[서울경제TV=김혜영기자]미국 SVB 파산 여파에도 코스피가 강보합권에서 장을 열며 2,4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오전 9시 1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2394.59)보다 4.49포인트(0.26%) 상승한 2,400.83선을 가리키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4.70포인트(-0.60%) 내린 783.71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23.00원)대비 7.2원 내린 1,317.0원에 개장했다. 현지시간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 불능을 이유로 미국 서부 스타트업들의 돈줄 역할을 해오던 실리콘밸리뱅크(SVB)을 폐쇄하며, 13일의 국내 주식 시장이 출렁이는 ‘블랙먼데이’ 우려가 깊었다. 그러나, 개장 전 미국 당국이 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 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의 안도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개별 기업의 이슈일 뿐 여타 대형 금융업종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한국 증시는 보합권에서 출발한 후 SVB 사태 변화와 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CPI가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발표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hyk@@seadaily.com -
한은 “SVB 사태로 금융시장 변동성 커질 수도…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3.13 09:14:01한국은행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시장 불안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당국이 즉각적으로 나선 만큼 이번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13일 한은은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SVB 사태 이후 국제금융시장 사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형은행인 SVB는 최근 유동성과 수익성 약화에 대처해 8일 증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후 대량 예금인출이 발생하고 증자가 무산됐다. 이에 10일 미국 금융당국은 SVB 영업을 중지시키고 예금보험공사(FDIC)는 예금 보호 절차에 돌입했다. SVB는 주된 거래처인 벤처기업들이 투자유치 부진 등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예금 인출을 늘리는 가운데 SVB가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18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채권매각손실이 발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채권금리가 급등한 영향이다. 이날 이 부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은행들의 건전성이 개선되어 온 점, 미국 재무부·연준·FDIC가 예금자 전면 보호조치를 즉각적으로 시행한 점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SVB와 시그니처뱅크 폐쇄 등이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부총재는 “이번 사태가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 미국 CPI 발표 결과 등에 따라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은은 이번 사태가 국내 금리·주가·환율 등 가격 변수와 자본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적절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
미 재무부 깜짝 발표… 실리콘밸리 '파월, 옐런 응답했다' 환호
산업 중기·벤처 2023.03.13 09:06:14"실리콘밸리뱅크(SVB) 예금주들은 이달 13일 월요일부터 모든 자산에 접근 가능합니다. 납세자들은 SVB 사태 해결 과정에서 어떤 손실도 입지 않을 것입니다." 12일(현지 시간) 미 재무부에서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공동 합의로 나온 이 같은 결의안을 발표하자 패닉에 빠져 있던 실리콘밸리 생태계는 환호했다. 불과 이 같은 깜짝 발표 전만 해도 이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13일부터 SVB의 예금 자산을 이어 받아 거래 재개를 하기로 한 시점을 하루 앞두고 실리콘밸리에는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었다. 창업자들은 월요일인 내일부터 직원들에게 당분간 월급을 줄 수 없다는 소식을 알려야 할 걱정과 투자자들을 진정시켜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혼란을 겪고 있었고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거액의 펀딩 자금을 SVB에 예치한 벤처캐피털(VC) 역시 같은 근심을 안고 있었다. 또 대규모 예금 자산을 예치했다고 공시한 가전 업체 로쿠, 게임 회사 로블록스 등은 개장을 앞두고 주가 폭락을 우려하고 있었다. 특히 SVB의 총 예금 자산 1754억 달러(약 232조 원) 가운데 예금보험 한도(25만 달러)를 벗어나는 금액이 86%인 1515억 달러(약 200조 원)에 달한다는 점도 잠재적인 뇌관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극적으로 예금주들의 모든 예금 자산을 보호한다고 밝히면서 스타트업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험하지 않게 됐다. 실리콘밸리의 한 스타트업 창업자는 "당장 내일부터 월급 지급은 물론 법인카드 결제, 대금 납부 등 모든 상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풀려났다"며 "미국의 금융감독 시스템의 탄탄함과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스타트업 생태계 보호를 체감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의 한 벤처투자자는 "주말 동안 포트폴리오사의 급한 불을 끄면서 분주하게 뛰어다녔는데 정부가 빠른 결정으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다"며 "SVB의 폐업은 안타깝지만 다른 은행으로 전염이 안 되도록 조기에 차단해 2009년의 위기 반복을 막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SVB의 파산을 두고 미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져 나온 바 있다. SVB는 팬데믹 이후 투자 생태계가 호황을 맞으며 예금 잔액이 2021년 말 기준 1892억 달러(약 250조 원)를 기록해 한 해에만 86% 성장했다. 또 2021년 6월 말 기준 예적금 규모 622억 달러를 기록하며 실리콘밸리 지역 내 1위를 차지했다. 이 시기 늘어난 예금 자산을 채권 등 장기로 묶여 있는 자산에 투자했는데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에 취약한 구조가 됐다. 벤처 투자자 데이비드 삭스는 “파월은 어디에 있나? 옐런은 또 어디 있느냐”며 “13일 월요일에 다시 예금 인출 거래가 재개되기 전에 SVB 예금을 상위 4개 은행에 분산 배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
"SVB 파산, 美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 낮아"
증권 국내증시 2023.03.13 08:47:27IBK투자증권이 13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대해 “지난 2008년과 같이 금융 시장 내 시스템적 위기로 확산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SVB 사태는 미국 다른 주요 은행들에 비해 SVB 주요 고객이 실리콘밸리 내 IT 기업들에 집중돼 있는 점, 자금 운용 내 미국채 비중 확대에 따라 이자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한 점 등 특수한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며 “시장 내에서도 은행업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발 빠르게 파산 결정을 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권 연구원은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SVB의 새로운 인수 기업을 찾을 시, 불안감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도 낮다고 분석했다.국내 금융 기관들의 자금 운용 내 국채 비중이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미국과 비교했을 때 기준금리 인상폭이 낮기 때문이다. 권 연구원은 “2월에는 연준의 긴축 부담에 미국 및 국내 국채 금리가 모두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이번 사태와 더불어 미국 고용 지표 둔화에 따른 안도감에 시중금리는 지난 상승폭을 일부분 되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신속한 대응도 시장 내 안도감을 확산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 연구원은 “12일부터 추경호 부총리,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등 주요 인사들이 관련 회의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며 “”장은 이미 레고랜드 사태 당시 당국의 지원 정책으로 불안감 해소를 경험했기 때문에 지난 2008년 위기와 같이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
"코스피, 美 SVB 사태로 단기변동성 확대 우려"
증권 국내증시 2023.03.13 08:31:18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국내 증시도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13일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파산은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회피가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국내 주식 시장에 단기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번 주 미국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현지시간으로 14일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22일 미국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가 예정돼 있다.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도 여전하다. 나 연구원은 “연준의 50bp(1bp=0.01%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확대될 시 SVB 파산의 전염 우려와 더해지며 단기 주가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실적에 기반한 옥석 가리기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나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실적이 아닌 기대감 때문에 오른 종목의 경우 주가 조정에 취약할 수 있다”며 “반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나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경우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연구원은 “SVB 파산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본다"며 “주가 조정 시 매수 대응법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
SVB '200조 향방'이 투심 가를 듯…2월 CPI 주목[월가위클리]
증권 해외증시 2023.03.13 06:35:30지난주 증시는 하락했고 채권시장은 요동쳤습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사태가 터지면서 입니다. 이번 주에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앞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는데요, 월가는 커다란 개선을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긴장감이 커진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이번주 월가위클리는 SVB 사태의 향후 전망과 CPI 보고서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나스닥 주간 4.7% 하락…파월·SVB에 요동친 시장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4.4%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5%, 나스닥은 -4.7% 주간 하락했습니다. 크게 두가지 순간이 이번 주의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첫번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주 초 의회 발언이었습니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나올 점도표에서 2023년 연말 금리 전망이 기존 5.1%에서 상승한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최근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력하게 나왔다. 이는 궁극적인 금리 수준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파월 의장은 아울러 “종합적인 지표가 더 빠른 긴축의 필요성을 시사한다면 금리 인상의 속도를 올릴 준비를 할 것”이라며 50bp 인상 가능성도 밝혔습니다. 두번째는 SVB입니다. SVB는 자산규모가 2120억 달러 규모로 미국내 16위 은행입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가입한 은행 가운데 2008년 워싱턴뮤추얼 붕괴 이후 역대 두번째로 큰 은행 실패입니다. WSJ에 따르면 SVB 사태가 불거진 9일과 영업정지에 들어간 10일, 이틀간 증발한 미국 증시의 시가 총액은 1000억 달러를 넘어섭니다. 당분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입니다. 이밖에 지난주 경제 지표 중 가장 관심을 모았던 2월 고용보고서는 혼재 신호를 보낸데다 SVB 이슈에 가렸습니다. 시장에 미친 영향을 도려내기 어려운데요, 결론적으로는 “연준이 50bp(1bp=0.01%)를 인상할 요인”(FP퍼트넘의 엘렌 해이젠)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2월 비농업신규고용으로 31만1000건으로 1월 50만4000건에서 둔화됐습니만 여전히 시장전망치인 22만5000건을 9만건 가량 상회했지요. 더욱이 파월 의장이 적정 수준이라고 보는 10만건을 20만건 이상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 자체로는 연준이 50bp를 올려야 할 요인인데요, 다만 함께 발표된 실업률이 3.6%로 높아졌습니다. 고용이 늘면서도 실업률이 높아진 것은, 경제활동 참가율이 62.4%에서 62.5%로 늘었기 때문입니다. 실업률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들, 즉 구직활동을 단념했던 이들이 다시 일자리를 구하기 시작하면서 전체 인력풀이 늘어나는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2월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도 전월과 전망치였던 0.3% 보다 둔화된 0.2%였습니다. 이에 전체적으로 2월 고용보고서는 인력 수요는 여전히 뜨겁지만 전체적인 여건과 임금상승은 상황이 나아지는 혼재된 신호입니다. 증시는 하락 일변도였던 반면, 채권 시장과 선물시장의 금리 전망은 크게 요동 쳤지요. 마켓워치에 따르면 주중 5.08% 까지 치솟았던 2년물 금리는 SVB 사태이후 현재 4.59%로 내려왔습니다. SVB가 문을 닫았던 10일 하루에 31bp 내렸는데요, 2008년 9월 29일 이후 최대 일일 수익률 하락입니다. 마켓워치는 “SVB 사태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한 국채로 몰린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증시가 하락하고 국채가격이 상승한 것은 돌려 말하면 SVB사태로 증시 투자 수요가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기준금리 전망은 더욱 출렁였습니다. SVB 사태 이후 연내 피봇 전망이 다시 등장했는데요,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 CME페드워치툴에서는 7월 5.5~5.75%인 기준금리가 9월 이면 5.0~5.25%로 50bp 내려올 확률이 37.15%로 가장 높습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있던 8일에는 7월부터 연말까지 5.5~5.75%가 유지될 것이란 확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SVB 사태를 통해 ‘금리가 오르면 무언가 부러진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연준의 긴축행보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의미입니다. 3월 FOMC 빅스텝 확률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50bp 인상 확률이 8일까지만해도 78%를 넘었지만, 10일 40.2%로 베이비 스텝 확률(59.76%) 아래로 내려왔다가 12일 다시 68.3%로 올라왔습니다. SVB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는 번지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미국 주식과 채권, 금리 시장의 움직임이 이야기하는 바는 이 순간 시장 심리를 뒤덮고 있는 이슈는 SVB 뱅크 사태라는 점입니다. '묶인 돈' 200조원의 향방, 시장 심리 가를 듯 SVB파이낸셜 그룹은 10일 아침 계획된 22억5000만 달러의 주식 매각 대신 회사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당국은 기다려주지 않았지요. 영업 시작 전 은행을 폐쇄하고 FDIC의 관리를 받도록 했습니다. SBV의 손실이 알려진 9일 당일에만 전체 예금의 4분에 1 규모인 420억 달러의 인출 요청이 있었고, 이에 전날까지 플러스이던 SVC의 현금 잔고가 마이너스 10억 달러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SVB사태가 파장을 미치는 시나리오는 크게 네 가지일 것 같습니다. ①2008년 리먼과 같은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질 것인가. ②제2, 제3의 SVB가 나올 것인가. ③스타트업의 생태계를 훼손할 것인가. ④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월가와 테크업계의 분위기를 종합하면 ①번은 '글쎄', 나머지는 '그럴 수 있다' 입니다. ①2008년 리먼과 같은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질 것인가. 우선 금융시스템 위기 전이 시나리오는 SVB가 그만한 규모가 되지 않습니다. 통상 금융 시장의 위기 전이는 채권이나 MBS같은 특정 자산군의 현금화 시도가 이어지고 이에 가격이 하락하고 유동성은 막히면서 발생합니다. 현금을 구해야 하는데 자산 가격이 폭락하고, 그나마 팔리지도 않으면서 무너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일단 SVB의 MBS 보유량은 500억 달러인데요, 전체 MBS 시장이 8조 달러이니 SVB의 보유 비중은 0.6%입니다. 모두 내다 팔아도 전체 시장 가격을 뒤흔들기에는 모자란다는 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판단입니다. 국채 보유량도 계산을 해보니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SVB의 모든 국채는 MBS 보유량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인데, 1월 기준 미국 국채 시장은 23조9000억 달러 이니 비중은 더욱 작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美 재무부 장관은 “시스템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작다”며 “이번 사태는 분명히 실리콘밸리과 벤처 부문 특유의 경제 동력에서 비롯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리먼 모먼트로 가는 과정일 수는 있지만 이 자체가 리먼 모먼트는 아니라는 겁니다. ②제2, 제3의 SVB가 나올 것인가. 이미 후보가 나오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퍼스트리퍼블릭을 비롯해 팩웨스트뱅코프·시그니처은행 등이 위기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지목됩니다. 부동산이나 암호화폐, 기술 기업 등 특정 분야에 고객층이 집중되거나 미실현 손실이 큰 곳이지요. 팩웨스트의 경우 부동산 대출이 전체 대출 포트폴리오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시그니처은행은 암호화폐 업체가 주고객이다. 모두 금리에 예민한 분야기도 합니다. 해석의 차이는 있지만 SVB 사태의 본질은 저금리 시대→고금리 시대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의 파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고금리에 부담을 느끼는 금융기관이 SVB 단 한곳 뿐이라 단정하기 어렵지요. 이미 앞서 실버게이트도 파산을 했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미국 은행 보유 증권의 미실현 손실이 2021년 말 80억 달러에서 지난해 말 6200억 달러로 80배 가까이 늘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왈렌 왈렌글로벌어드바이저 대표는 “SVB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대형 은행과 달리 중소형 은행은 무자비한 고통을 받을 것이고 자본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③스타트업의 생태계를 훼손할 것인가. 이 부분은 직접적으로 타격이 될 전망입니다. SVB의 예금은 1730억 규모였는데요, 이 가운데 75%가 테크기업, 스타트업, 바이오 기업 또는 해외 예금주로 부터 받은 예금입니다. 그런데 1730억 달러 예금 중 보험공사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예금이 1515억 달러, 우리돈으로 200조원 수준입니다. 스타트업의 자금 200조원이 현재 묶여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보험 대상 범위인 25만 달러 이하의 예금주는 13일 즉시 자신의 예금을 인출할 수 있지만 25만 달러를 초과하는 계좌 예금주는 다음 주중으로 돈이 아닌 25만달러 초과 예금에 대한 공채 증서를 받습니다. 권리만 인정받고 실제 돈을 받을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가 없는데요, 2008년 워싱턴뮤추얼을 JP모건이 인수했 듯 빠른 매각이 이뤄진다면 예금주의 자금도 빠르게 복구되겠지만, 만약 청산으로 간다면 2년 가량, 그것도 전체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당장 로쿠의 경우 SVB에 5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로블록스는 1억5000만 달러를 넣어뒀다고 밝혔습니다. Etsy 등은 이미 결제가 지연되고 있는 등 관련 주의 주가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현재 당국은 SVB의 경매 진행에 나섰는데요, 그와 별개로 워싱턴포스트는 이 문제에 정통한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SVB의 모든 무보험 예금을 보호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관계자들이 주말 사이 이같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다르다”며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④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3번의 연장선입니다. 미국 기업의 대표 3500여명은 옐런 장관 등에게 “일자리 10만개 이상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예금자에 대한 직접 지원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는데요. 자금의 규모나 연관 일자리의 갯수를 고려하면 원활한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캘리포니아 지역과 경제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젊은 워런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CEO는 은행의 신뢰 상실에 따른 금융 혼란을 경고했는데요. 그는 “모든 예금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면 전세계가 예금이란 것은 도산한 은행에 있는 보장되지 않는 유동성일 뿐이라는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요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곳에서 25만달러 이상의 예끔을 인출하는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월 CPI서도 둔화 신호 '희미'... 50bp냐 25bp냐 기로에선 연준 CPI는 헤드라인과 근원 모두 전망치가 0.4% 입니다. 헤드라인은 0.5%에서 둔화되고 근원은 그대로입니다. 이 수치는 연율로 환산하면 연 증가율이 6% 입니다. 연준의 목표를 세배 뛰어넘기 때문에 통화 긴축을 늦추거나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지요. 클리블랜드 연은의 전망치는 이보다 더 높습니다. 헤드라인이 0.54%, 코어cpi가 0.45% 오를 것으로 보는 데요, 모두 이전 대비 상승하는 수치입니다. 전월대비로도 마찬가지로 시장의 cpi 중위값은 6.0%이지만 클리블랜드 연은은 6.21%로 전월 6.4%에서 크게 개선이 되지 않고, 근원의 경우 5.54%로 전월(5.6%)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디스인플레이션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상품물가가 이번 달에도 불안합니다. 통상 상품 물가는 차량 판매가격과 양의 상관 관계가 있는데요, 맨하임에 따르면 2월 도매 중고차 가격은 전월 대비 4.3% 늘었습니다. 2009년 2월(4.4%) 이후 가장 큰 2월 증가율입니다. 연준의 고민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수치로는 빅스텝, 금융환경은 베이비스텝을 가르키고 있으니까요.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SVB 붕괴는 광범위한 금융시스템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뚜렷한 신호가 없다”며 “만약 14일 2월 CPI가 예상을 넘는다면, 연준이 SVB를 이유로 25bp만 올릴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샌탠더US캐피털마켓의 최고 미국 이코노미스트 스테판 스탠리는 “시장과 은행 부문의 혼돈은 25bp인상 필요성에 대한 강력한 논쟁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며 “최소한 SVB사태는는 연준으로 하여금 지난해 상당한 긴축을 진행했다는 점, 그리고 이 영향이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더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3일 미국 증시의 흐름과 금융 업체의 양상이 중요해 보입니다. 주말 새 투자 심리와 금융소비자들의 심리가 어떻게 변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서울경제 뉴욕특파원 김흥록입니다. 기사 송고 이후 미국 연준과 재무부가 SVB 예금에 대해 모두 접근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대응책을 발표했습니다. 상황이 급변하네요. 이번 조치로 2만5000달러 이상의 예금 계좌를 가진 예금주들도 돈이 묶이는 일은 피할 수 있을 텐데요. 그렇다면 오늘 영상에서 제시한 네 가지 파장 시나리오 중 3번 스타트업 생태계 훼손, 4번 경제 일반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두번째 시나리오인 제2, 제3의 SVB가 나올 것인가, 이 시나리오는 진행 형입니다. 방송 이후 또 추가된 소식이 이날 아침 미국 뉴욕주가 영상에 언급된 시그니처뱅크를 영업정지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아울러 또다른 SVB로 지목됐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역시 연준-JP모건으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았습니다. 말씀 드렸듯 고금리 구조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과거 저금리 시절의 사업 구조로는 버티기 힘든 곳이 단 한 두곳은 아닐 수 있습니다. 연준과 재무부도 이 부분에 대한 가능성을 잘 알고 있는듯 합니다. 이날 발표한 SVB 구제책에는 추후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과 MBS 등을 시가가 아닌 액면가로 매입해주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SVB처럼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손실을 떠안고 채권을 파는 상황을 피하게 해주겠다는 것입니다. 발빠른 조치와 대응이 인상적이지만 동시에 해당 프로그램의 구조나 지속가능한 것인지, 연준의 긴축 정책과 상충되는 요인은 없는지 추가로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내용을 추가로 살펴보고 서울경제 지면과 온라인 기사를 통해 계속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
美, SVB 예금 전액 보호 검토…사실상 '구제금융' 카드 꺼내나
국제 정치·사회 2023.03.13 06:04:36미국 정부가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예금 보호 한도 초과분 전액을 예금주들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VB 파산이 또 다른 중소 은행들의 ‘뱅크런’ 사태로 전이돼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문제에 정통한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SVB의 모든 무보험 예금을 보호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관계자들이 주말 사이 이같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미국 금융 시스템이 패닉을 맞지 않도록 비상한 개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SVB의 파산관재인으로 지정된 FDIC는 전날 밤부터 이 은행 자산 경매 절차에 착수했다. 경매는 이날 오후까지 진행될 예정이나 ‘노딜’ 가능성도 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은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SVB 자산 인수에 관심을 보인 복수의 경매 참가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낙찰자는 발표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경매가 실패한다 해도 비상 옵션을 가동해 무보험 예금 전액을 보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FDIC의 예금 보호 한도는 최대 25만 달러 이나, 연방 은행법에 규정된 조항은 ‘금융 시스템 위험' 시 무보험 예금전액을 보호할 권한을 준다고 WP는 전했다. 이 경우 무보험 예금은 미 은행들의 보험 기금을 통해 지원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사실상의 ‘구제 금융’ 카드를 꺼내려는 것은 또 다른 은행에서 ‘뱅크런’이 발생하거나, 실리콘벨리 스타트업과 벤처 투자자들의 자금이 묶여 경영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 당국 관계자들은 특히 SVB와 비슷한 규모의 은행 예금주들이 더 안전한 월가의 은행으로 예금을 대거 옮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이날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같은 구제금융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
옐런 美 재무 "SVB, 구제금융 고려하지 않아… 규제당국과 대응책 논의"
국제 경제·마켓 2023.03.13 00:04:12재닛 옐런(사진) 미 재무장관이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과 관련, 예금자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연방정부 차원의 구제금융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12일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 상황에 대해 은행에 구제금융을 하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다르다며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전 세계 금융시장 안팎에서 SVB의 뱅크런 사태에 따른 파장을 우려하며 미 연방정부 차원의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일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기업의 대표 3500여명은 옐런 장관 등에게 “일자리 10만개 이상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예금자에 대한 직접 지원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AP통신은 옐런 장관의 발언에 대해 “월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SVB의 붕괴 후 도미노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미국인들을 안심시키려 했다”고 분석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 은행 시스템은 정말 안전하고 자본이 풍부하다. 그것은 회복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규제당국은 이 위기가 다른 은행으로 전염되지 않도록 보장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예금자들을 걱정하고 있으며,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 규제 당국과 협력했다고도 언급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규제당국이 SVB의 자산을 매각해 고객들에게 무보험 예금 일부를 이르면 13일 인출할 수 있게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SVB의 예금 중 25만 달러(3억3000만원)까지는 FDIC가 보호하지만, 작년 12월 기준으로 이를 넘어서는 예치금이 전체의 95%에 달한다. 그는 SVB 사태의 핵심 문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린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 분야의 문제는 SVB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SVB가 보유한 채권, 주택담보증권 등 많은 자산이 금리가 오르면서 그 시장가치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규제당국이 다른 기관의 SVB 인수를 포함해 ‘광범위한 옵션’을 고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SVB에 대한 인수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
[사설] 美SVB 파산, 리스크 전이 없도록 금융시스템 점검 서둘러라
오피니언 사설 2023.03.13 00:00:00미국의 16위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고금리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10일 파산했다. 미국 은행 파산으로는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캐나다·중국·인도·이스라엘 등에 지점을 두고 전 세계 스타트업의 ‘돈줄’ 역할을 해온 SVB의 파산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VB는 저금리 시절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위해 장기 채권에 대규모로 투자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문제가 불거졌다. 자금 경색에 처한 스타트업이 돈을 빼내면서 예금이 줄어들었고 예금 인출 요구에 응하기 위해 손실을 감내하면서 채권을 팔다가 결국 파산했다. SVB의 파산은 잠재돼 있던 고금리의 충격파가 미국을 진원지로 삼아 전 세계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경고장이다. 고금리가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키고 기업·개인의 대출금 상환 압박을 가중시키는 수준을 넘어 금융 부실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SVB의 파산으로 수많은 스타트업이 줄도산하면 리스크는 금융권에 전이될 것이다. 게다가 대규모 실업 사태까지 발생하면 미국의 경기 호황도 끝나고 글로벌 경제가 침체의 늪으로 깊게 빠져들 수 있다. 2008년 금융 위기는 금리 인상과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인한 금융기관 파산으로 촉발됐다. 이번에도 고금리→스타트업 자금 경색→금융기관 부실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말란 법이 없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 경제·금융 수장들은 12일 간담회를 열어 SVB 사태가 국내에 미칠 영향과 대책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SVB 사태로 인한 국내 금융 시장의 타격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신속히 대응하기로 했다. 우리 금융기관의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저금리의 훈풍을 타고 연명해온 좀비 기업들이 전체 기업의 40%에 달하는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도 심각한 수준이다. 당국은 “국내 은행 중 SVB에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있는 곳이 없어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이 없다”고만 말하지 말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 시스템 전반을 면밀히 점검해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속보] 美재무 "SVB에 대한 구제금융 고려 안해…美 은행 회복력 있어"
국제 경제·마켓 2023.03.12 22:36:18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과 관련해 연방정부의 구제금융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15년 전) 금융위기 당시 대형은행 투자자와 소유주들이 구제금융을 받은 바 있다"며 "그에 따른 개혁(조치)은 우리가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 은행 시스템은 정말 안전하고 자본이 풍부하다"며 "그것은 회복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
국민연금, ‘파산’ SVB그룹 주식 10만주 보유…주가 반토막 어쩌나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3.12 21:37:04국민연금이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속한 SVB 금융그룹의 주식을 지난해 말 기준 10만여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가치는 약 2320만달러(약 307억원)다.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SVB 파이낸셜 그룹의 지분을 10만795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지분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2319만 6961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00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SVB 금융그룹 주가는 파산 여파로 지난 9일 기준 106.04달러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반토막 수준이다. 이후로는 거래 정지 상태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공시된 2021년 말 기준 SVB 금융그룹 주식 투자 평가액은 3624억원인데 이 수치는 직접운용과 위탁운용이 모두 포함된 기금 전체 투자규모다. SEC에 보고된 지난해 말 기준 수치는 국민연금의 직접 투자분만 포함돼 있고 위탁 투자 규모까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국민연금 측은 SVB 파산과 관련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공시 외에 투자 내역은 공개하지 않으나 직접 및 위탁을 포함해 보유 지분은 2021년 말 대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
특화은행 리스크 부각…'한국판 SVB' 물건너 가나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3.12 18:03:45스타트업 및 기술 금융에 특화돼 미국 실리콘밸리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문을 닫으면서 ‘특화은행’의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국내 은행의 과점 체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꾸려진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도 소규모의 특화은행 설립이 논의되고 있지만 SVB 파산 사태를 계기로 섣부른 도입보다는 리스크 관리 강화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TF 실무작업반 참석자들은 최근 회의에서 은행의 산업 경쟁력 제고에 대한 방안 중 하나로 ‘소규모 특화은행 도입’을 제시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벤처기업 대출 전문은행이나 지급 결제 특화은행, 중·저신용자 전문은행 등 은행이 수행하는 업무 범위를 세분화한 특화은행 설립을 허용해 ‘신규 플레이어’를 등장시키자는 것이다. 회의에서는 10일(현지 시간) 폐쇄된 미국 SVB도 벤치마킹을 할 만한 주요 해외 사례 중 하나로 언급됐다. SVB의 경우 별도 인가 단위에 따른 특화은행은 아니지만 벤처기업 및 임직원의 예적금을 받아 고위험 벤처기업에 대출을 내주거나 투자를 하는 등 사실상 특화은행처럼 기능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SVB 파산으로 해당 안은 사실상 금융 당국의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건전성 및 소비자 보호 문제가 이번처럼 실제로 발생하면 금융 산업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무작업반 회의에서도 “특정 여신 부문에만 집중하는 은행은 해당 부문의 자산 건전성 충격을 다른 부문의 여신을 통해 흡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상 특화은행의 경우 높은 경기 순응성, 정확한 신용 평가에 대한 어려움 등으로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디어 중 하나로 나온 지급 결제 특화은행 역시 지급 결제 업무로만은 적절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거시 건전성 리스크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건전성 위험이나 소비자 보호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은 일관되게 나온 문제점”이라며 “국민 효용 증대, 안정성 문제 등 여러 틀에서 보며 우선순위를 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충청권 지방은행의 경우 SVB를 모델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대전시는 지난달 22일 ‘제1차 은행설립 추진위원회 및 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하고 SVB 모델을 차용한 ‘한국벤처투자은행(가칭)’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용역을 맡은 EY컨설팅 측은 당시 “기술 중심 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는 기업금융 중심의 새로운 은행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 특화은행의 경우 통상 시중은행보다 자본금 규제 등이 완화돼 있는데 특정 산업이 망가지면 특화은행도 같이 무너질 위험이 있어 사실 더 높은 수준의 문턱이 요구된다”며 “하지만 그러면 수익성이나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생길 수 있어 실제 도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고민 깊어진 파월…한은도 셈법 복잡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3.12 18:02:1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행보에 심각한 변수가 등장했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 전문가의 상당수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두고 이같이 진단했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급속한 금리 인상이 지목되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 폭과 속도를 두고 연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한국은행의 셈법도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연준이 21일부터 이틀간 FOMC를 개최하는 가운데 SVB 파산 사태가 통화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추가 금리 인상이 또 다른 은행의 도산과 금융시장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강력한 고용 지표 영향으로 지난달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았던 연준이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보폭을 다시 넓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연준의 급속한 금리 인상이 은행의 자산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이번 사태로 입증되면서 연준의 행보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영향이 결코 크지 않다는 반론 또한 제기된다. 아닐 카시압 시카고대 부스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전체적인 은행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며 SVB 도산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3월 FOMC 결과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한은은 3월 FOMC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나 점도표 등을 토대로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영향까지 살펴본 후 최종 금리 수준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연준이 금융 안정을 고려해 베이비스텝에 그친다면 한은도 4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겠지만 빅스텝을 한다면 최종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고민해야 한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이번 SVB 파산 사태가 미국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 등에는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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