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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난치병 해결, 바이오헬스에 달려…새로운 국가전략 절실"[서울포럼 2023]
산업 산업일반 2023.05.31 22:28:46“세계 바이오·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600조 원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의 3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학연 각 분야를 아우르는 새로운 국가전략이 필요합니다.”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3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 개막식 특별 스피치에서 “디지털헬스케어·재생의료·뇌과학 등 세계적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총장은 우리나라가 급성장하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조건으로 연구개발(R&D)과 투자 확대를 첫손에 꼽았다. 그는 “전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 규모는 고령화와 의료기술 발달로 전자와 자동차를 뛰어넘는 규모로 성장했는데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1% 남짓에 불과하다”며 “지금이라도 우리나라가 바이오헬스 분야의 투자와 연구에 집중한다면 충분히 기술 선도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 규모는 2600조 원으로 반도체 시장(700조 원)에 비해 3배 이상 크다. 이 총장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디지털헬스케어와 재생의료·뇌과학 등 이제 새롭게 열리는 분야다. 그는 “바이오헬스는 대표적인 기술 기반 산업으로 난치병·노화 등 인류가 직면한 여러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라며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학연 각 분야를 아우르는 새로운 국가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D를 강화하기 위한 의사과학자 양성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장은 “우리나라의 의료 양성 체계를 보면 주로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에 집중돼 의사과학자가 현저히 부족하다”며 “이에 KAIST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KAIST는 2026년을 목표로 의학과 공학을 융합해 8년 과정의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총장에 앞서 연단에 오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 브리핑에서 바이오·헬스케어(바이오헬스) 시장의 성장 전략을 담은 정부의 청사진을 소개하며 “5년 내 블록버스터급 신약 2개 창출 등의 성과를 내 글로벌 6대 강국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00만 명 규모의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해 개인 맞춤형 치료제 개발 등 의료 혁신을 선도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우리는 저성장 시대의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인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바이오헬스 산업이 신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선제적 규제 혁신과 과감한 지원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우리나라의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언급하며 산업의 디지털화·첨단화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고령화와 의료 패러다임 전환,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의 첨예한 글로벌 경쟁 등 세 가지 중요한 도전과 변화를 맞고 있다”며 “‘보건의료·경제·안보의 핵심, 첨단바이오 시대를 열자’라는 이번 서울포럼의 주제는 우리가 직면한 도전과 변화의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디지털·바이오헬스 글로벌 중심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세부 전략 과제로는 △의료·건강·돌봄 서비스 혁신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 활성화 △첨단 융복합 기술 R&D 강화 △바이오헬스 인재 양성과 창업 지원을 제시했다. 조 장관은 “의료·건강·돌봄 서비스 혁신 노력 중 하나로 국민들이 의료진, 의료기관, 건강관리 기업 등과 안전하게 정보를 공유해 자신의 상태에 따른 맞춤형 의료·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의료 마이데이터 생태계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 활성화를 위해 복안도 내비쳤다. 의료기기 산업에 대해 5년 내 수출 2배 달성으로 수출 5위 국가에 진입하기 위해 R&D를 활성화하고 투자도 확대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2027년까지 바이오헬스 전문 인재 11만 명 육성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현장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교 교육과 산업 현장의 연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핵심 융복합 연구 인재 육성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포럼 2023]"파괴적 기술 갖춘 韓, 첨단바이오 글로벌 리더 될 것"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5.31 17:04:48“한국은 첨단바이오 분야에서 미국·유럽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과학기술 수준이 높아 충분히 리더그룹에 합류할 수 있습니다.” 수브라 수레시 휴렛팩커드(HP) 이사회 의장은 31일 ‘보건의료·경제·안보의 핵심, 첨단바이오 시대를 열자’를 주제로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개막한 ‘서울포럼 2023’ 기조강연에서 디지털 강국인 한국이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선 만큼 바이오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수레시 의장은 한국이 첨단바이오 분야에서 채택해야 할 전략으로 융합을 꼽았다. 그는 “한국이 첨단바이오에서 강점을 가지려면 의학·인공지능(AI)·생화학·빅데이터·블록체인·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협력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레시 의장은 특히 첨단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기술들에 주목했다. 차세대 유전체학, AI, GPT, 만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 등 시장을 뒤흔들 ‘파괴적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학장을 맡기도 한 수레시 의장은 싱가포르 난양공대 총장으로 자리를 옮겨 공학·의학·인문학·기초과학 간 융합 연구에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두 번째 기조연설에 나선 제프리 글렌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도 “한국이 코로나19 팬데믹 때 백신·치료제 분야에서 후발 주자였지만 우수한 과학기술을 활용하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감염자 추적,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조치에는 성공했으나 자체 백신·치료제 개발이 늦어 적극 활용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글렌 교수는 “미래에 발생할 또 다른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첨단바이오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며 “특히 의료·공학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CT) 간 협력적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에서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꼽은 ‘첨단바이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찾은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를 언급하며 “우리도 대학·병원·기업 등이 어우러져 기술 개발부터 경영·재무·법률 컨설팅·투자 등이 한곳에서 제공되는 완결된 바이오클러스터를 만들어 집중 지원할 것”이라며 “첨단바이오 기술이 첨단바이오 산업, 바이오 경제로 이어져 성장하는 체인리액션(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서울포럼 2023] 글로벌 석학들 "첨단바이오 산학연정 혁신 생태계 구축을"
산업 IT 2023.05.30 19:21:46“한국에서 실패를 용인하고 정부·기업·대학이 합심해야 첨단바이오에서 혁신을 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번 한국을 방문했는데 대학이 바이오헬스 업계와 충분히 연결돼 있지 않았습니다.”(게릿 스톰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트벤터대 교수 겸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서울경제신문이 ‘보건의료·경제·안보의 핵심, 첨단바이오 시대를 열자’를 주제로 31일과 6월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하는 ‘서울포럼 2023’에 참여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국이 첨단바이오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산학연정병의 유기적 공조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스톰 교수는 “한국이 바이오 의약품 제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혁신 신약 등 첨단바이오 연구와 사업화 과정에서 산학연정병의 유기적 공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 류 미국 국립보건원(NIH) 인간유전체연구소 부소장은 “NIH는 예산의 84% 이상을 (대학·연구소·기업 등) 외부 연구에 지원하고 있다”며 “이는 30만 명 이상의 연구자들에게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IH는 한국 정부가 올해 대학·연구소·기업에 지원하는 약 31조 원의 연구개발(R&D) 예산보다 갑절 이상을 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팬데믹 대비 항바이러스 프로그램(APP)’을 가동해 5년간 4조 5000억 원을 투자하고 ‘팬데믹예방감염병예방센터(AViDD) 프로그램’도 시행해 5년간 9개 연구센터에 76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스탠퍼드대 AViDD를 이끄는 제프리 글렌 의대 교수는 “첨단바이오를 위한 NIH의 R&D 지원이 많다”며 “미국 의대는 의학뿐 아니라 화학·공학을 통합하고 기술 상용화 노력을 펼치는 의사과학자를 대거 양성한다”고 전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첨단바이오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한국이 빨리 이 물결에 올라타야 선도국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롤런드 일링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의료책임자 겸 국제공공부문 보건담당 이사는 “클라우드 컴퓨팅 덕분에 첨단바이오 분야는 지금 퀀텀점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브라 수레시 휴렛팩커드 이사회 의장은 “의학에 공학 등을 본격 융합하면 대면 의료는 물론 원격의료를 빠르게 발전시킬 것”이라며 “재료와 약물, 혁신 기기와 장비 개발, 친환경 식품 설계까지 시너지 효과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마크 코언 미국 칼 일리노이대 의대 학장은 “세계적으로 의료 접근성 문제가 대두되고 지방에서 전문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융복합 기술은 놀라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이 의학과 공학 등 융합, 의사의 R&D 병행, 의사과학자 양성, 산학연병정의 혁신 생태계를 꾀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전문가들은 첨단바이오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한 창의·융합 교육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한파인 모르데카이 셰베스 전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부총장 겸 YEDA 의장은 “혁신적인 바이오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기본은 어려서부터 호기심과 독립적 사고를 함양하는 양질의 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레시 의장은 “한국에서도 각 부처와 기관, 대학에서 (과학기술과 인문학 등의) 융합을 위한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규제 혁신과 인재 양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석학교수는 “싱가포르에서는 글로벌 인재들을 파격적으로 대우해 모든 노하우를 털어놓게 만든다”며 “한국이 첨단바이오 육성을 통해 세계 10대 경제 강국에 걸맞은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핵심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지 소퍼 이스라엘 알파타우메디컬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이스라엘처럼 첨단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한 고학력 인구를 잘 갖추고 있다”며 “다만 한국은 의료 분야 신기술 승인에 규제 절차가 엄격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이뤄지던 전화 상담 등 제한적인 원격진료마저 표류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숀 파텔 미국 리액트뉴로 CEO는 “첨단 R&D에 강한 집중력을 가진 한국이 혁신 솔루션을 내놓는 데 국가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며 “기술 수준도 높아 바이오 산업에서 잠재력을 터트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밖에 밍 다오 매사추세츠공대(MIT) 나노기계연구소장은 “그린 바이오와 화이트 바이오를 혁신하면 기후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전통 레드 바이오 외에 그린·화이트 바이오 육성을 강조했다. -
[서울포럼 2023] '왜 첨단바이오인가' 석학 강연…'디지털헬스케어 혁명' 전문가 대담도
산업 IT 2023.05.30 19:21:01‘포스트 팬데믹 시대 다양한 감염병 위협에 대비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경제신문이 5월 31일과 6월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여는 ‘서울포럼 2023’에서 해법을 모색한다. ‘보건의료·경제·안보의 핵심, 첨단바이오 시대를 열자’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 글로벌 석학들과 국내 전문가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한다. 단일 업종으로는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기존 빠른 추격자(패스트 팔로어)에서 벗어나 첨단바이오 집중 육성을 통해 퍼스트무버(선도자)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올해 14회째를 맞은 서울포럼은 글로벌 석학 특별대담과 공연 등으로 꾸며지는 개막식과 4개의 공식 프로그램을 비롯해 산학연정과 함께 하는 10개의 특별포럼까지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 이번 포럼은 △다수 해외 석학이 참여하는 글로벌 포럼 △많은 특별포럼으로 구성된 바이오 엑스포 △영상공연과 과학예술 전시 등 과학과 예술의 접목이 눈에 띈다. 특히 개막식에는 정치·경제·과학기술계 등 550여 명을 초청해 첨단바이오 육성 의지를 다진다. 이틀간 청중은 역대 최대 규모인 1300~15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개막식에서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총재를 역임한 수브라 수레시 휴렛팩커드 이사회 의장과 바이러스 전문가인 제프리 글렌 미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가 각각 ‘왜 첨단바이오인가’ ‘보건의료 등 첨단바이오 발전 방향’에 관해 발표한다. 이어 이번 서울포럼의 주제를 놓고 해외 전문가 10명이 특별토론을 갖는다. 조남준 난양공대 석학교수의 사회로 기조강연자 외에도 폴 류 미 국립보건원(NIH) 인간유전체연구소 연구부소장, 숀 파텔 미 리액트뉴로 창업가, 게릿 스톰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트벤터대·싱가포르국립대 교수, 모르데카이 셰베스 전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부총장 겸 YEDA 의장, 롤런드 일링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의료책임자 겸 국제공공부문 보건담당 이사, 마크 코언 미국 칼 일리노이대 의대 학장, 우지 소퍼 이스라엘 알파타우메디컬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한다. 6월 1일에는 ‘암·치매·노화 극복의 길’ ‘디지털헬스케어·첨단바이오 혁명’ ‘차세대 먹거리 그린바이오&기후위기 해결 화이트바이오’ ‘글로벌 바이오생명공학 혁신 생태계’를 주제로 오전 8시 20분부터 오후 5시까지 30명 가까운 국내외 전문가가 머리를 맞댄다. 글로벌 포럼의 특성에 맞춰 각 세션마다 외국인들이 발표하고 모더레이터까지 한다. 동시통역 서비스를 통해 편하게 소통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서울포럼에서는 양일간 10개의 특별포럼을 병행해 ‘첨단바이오 엑스포’ 형식으로 꾸미게 된다. 우선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과기특성화대 총장 포럼’을 들 수 있다. 이광형 KAIST 총장, 김무환 포스텍 총장, 이용훈 UNIST 총장이 수레시 의장, 코언 학장과 특별대담을 한다. 한국생물공학회·한국바이오경제학회 등과는 ‘바이오 대전환 시대 첨단바이오 포럼’을 갖는다. 기초과학연구원(IBS)과 함께 ‘IBS 바이오&브레인 포럼: 치매·암 치료전략의 패러다임 전환’도 연다. 한국뇌연구원과는 ‘미래 뇌 포럼’을 공동 주최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서울 홍릉강소특구사업단과 ‘홍릉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 포럼’도 개최한다. 주한이스라엘대사관·한국이스라엘컨퍼런스 등과는 ‘한·이스라엘 바이오 포럼’을 연다. 대한메디컬3D프린팅학회·로킷헬스케어와는 ‘재생의료 등 첨단바이오 포럼’을 선보인다. 한국푸드테크협의회와도 ‘개인 맞춤 푸드테크 포럼’을 갖는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는 ‘데이터 기반 바이오헬스케어 포럼’을 한다. 각 특별포럼에는 해외 연사를 비롯해 다수의 국내 전문가가 참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과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시상식을 연다 이번 포럼에서는 양일간 국내외 전문가 수십 명이 참석해 3개의 라운드테이블도 갖게 된다. 이밖에 올해 포럼 개막식에서는 37m 규모의 스크린과 좌우 3개씩의 발광다이오드(LED)바를 통해 첨단바이오 영상 공연과 해외 석학 인터뷰를 내보낸다. 로비에는 과학예술 미디어아트를 전시해 온·오프라인 융합을 꾀한다. 김무환 총장은 “반도체·자동차·조선을 합친 것보다 규모가 더 큰 바이오헬스 분야를 키우기 위해 첨단바이오를 화두로 제시한 이번 서울포럼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
[서울포럼 2023 내일 개막]"美, 포스트팬데믹 시대에도 감염병 연구 천문학적 투자"
산업 IT 2023.05.30 17:56:46“디지털과 바이오, 현실 세계가 융합하면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도 인류의 건강과 안녕을 증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맞을 것입니다.” (수브라 수레시 미국 휴렛팩커드 이사회 의장)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도 천문학적인 액수를 감염병 연구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또 다른 감염병 위협에 대처하면서 바이오헬스 수준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서죠.” (제프리 글렌 미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 서울경제신문이 ‘보건의료·경제·안보의 핵심, 첨단바이오 시대를 열자’를 주제로 31일~6월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여는 ‘서울포럼 2023’의 개막식 기조강연자인 수레시 의장과 글렌 교수는 30일 본지와의 현장 인터뷰에서 “한국이 전통 제약바이오에서 패스트팔로어(빠른 추격자)인 점을 부인할 수 없지만 새로 떠오르는 첨단바이오 분야에서는 퍼스트무버(선도자)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첨단바이오는 감염병백신·치료제는 물론 맞춤형유전자·세포 치료, 합성생물학, 디지털분석·치료, 뇌과학, 재생의료·인공장기, 혁신의료기기 등을 일컫는다. 푸드테크 등 그린바이오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화이트바이오도 포함될 수 있다. 수레시 의장은 “첨단바이오 시장의 꽃을 피우려면 의학·인공지능(AI)·생화학·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이 전통 바이오에서는 후발 주자지만 디지털·AI·빅데이터·나노 등의 연구개발(R&D) 파워가 좋아 첨단바이오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글렌 교수는 “보스턴밸리와 실리콘밸리 등에서는 국가 R&D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며 “기업, 대학, 병원, 연구소, 정부, 투자 업계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혁신 생태계도 나름 구축돼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생태계가 있었기에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재빨리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내놓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
"AI 융합 전환기…첨단바이오 선도 기회 잡아야"[미리보는 서울포럼 2023]
증권 국내증시 2023.05.22 17:58:34‘서울포럼 2023’에 강연자와 토론자로 참가하는 국내 바이오 분야 산학연 전문가들은 한국이 첨단바이오에 집중할 경우 미래에는 이 분야의 글로벌 선도자 위치로 올라설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용훈 UNIST 총장은 22일 서울경제신문이 마련한 온라인 특별 좌담회에서 “정보기술(IT) 기반 첨단바이오 분야는 세계 각국이 모두 시작하는 단계”라며 “한국은 IT가 강한 만큼 첨단바이오는 미래 (세계를 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석진 KIST 원장은 블루오션인 첨단바이오 분야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자·반도체·조선 등 기존 주력 산업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레드오션이 됐다"며 “첨단바이오 분야는 미개척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전했다. 주영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한국이 미래에 첨단바이오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며 “지금은 의료와 바이오헬스가 디지털·빅데이터·인공지능(AI)과 융합되는 전환기인데 이 시기를 효과적으로 이용해야 유일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좌담회 참가자들은 혁신 바이오 생태계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윤 원장은 “원천기술 개발과 창업이 연결된 혁신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며 “그러려면 국가 차원의 지원 제도를 한 걸음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준조 싱가포르 난양공대 석학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자 국내에서는 정부 차원의 바이오 분야 투자가 사실상 사라졌지만 미국은 어떤 질병이 닥쳐도 대응할 수 있는 약을 미리 개발하기 위해 2조 원을 투자했다”며 “한국도 이같이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 첨단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
"그린·화이트 바이오산업 핵심은 환경…식량·기후위기 극복의 열쇠될 것" [미리보는 서울포럼2023]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05.22 17:55:10“그린·화이트 바이오 산업은 지속 가능성과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성과 환경에 대한 개인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각국 정부의 지원이 증가함에 따라 기술 상용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밍다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나노기계연구소장은 2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배양육 기술 상용화와 석유화학을 대체할 바이오 기반 화학물질의 지속적인 개발은 그린·화이트바이오 기술의 주목할 만한 발전”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자연의 소재를 이용한 그린·화이트 바이오가 이미 현실 속으로 다가온 식량·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밍 소장은 “그린 바이오 기술의 개발은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작물의 복원력을 향상시키며 영양 성분을 개선하고 수확 이후 손실을 줄임으로써 세계 식량안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석유화학을 대체할 바이오 기반 화학물질의 지속적인 개발로 온실가스 배출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밍 소장은 바이오 기술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를 예로 들면서 “이 이니셔티브는 최첨단 과학 개발을 지원하고 과학적 발견을 상업화로 전환하는 미국의 오랜 전통으로 과학적 발견과 상업화 사이의 균형을 촉발하는 건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세계적 트렌드에 비춰 본 한국의 수준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은 그린·화이트 바이오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학계, 산업계, 정부 기관 사이의 협력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의 바이오 산업은 국제적 지침과 트렌드에 잘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밍 소장은 식량·기후위기 극복을 이끌고 있는 그린바이오와 화이트바이오가 각자 영역에서만 환경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배양육 등 그린바이오 기술로 개발된 미래 식량이 육류 공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식량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후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함께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인류는 자연과 산업 프로세스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이로써 자연에서 일어나는 실제 프로세스를 예측해 자원의 활용을 최적화하고 생산성 및 지속 가능성을 향상하는 등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와 빅데이터 기술과 같은 최첨단 디지털 기술의 접목이 그린·화이트바이오의 효율적인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것이 밍 소장의 생각이다. 다만 밍 소장은 학문적 성과와 바이오 산업의 비약적 발전에 대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식량·기후위기의 극복을 위한 바이오 기술과 생명공학의 역할에 대한 물음에 “생명공학은 건강과 환경 측면에서 신중한 과학적 검증뿐만 아니라 윤리·사회적 영향에 대한 추가적인 고려를 통해 장점을 극대화하고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 기술에 대한 기대와 함께 다방면에서의 고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바이오 생태계는 오케스트라와 같아…기업·대학·병원·금융기관 합주 필요" [미리보는 서울포럼2023]
증권 국내증시 2023.05.22 17:54:17“바이오 산업이 발전하려면 기업·대학·연구소·병원·금융기관 등이 어우러진 생태계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생태계는 가족에 비유할 수 있어요.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일에 집중하는 가운데 서로 협력해야 좋은 가정이 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모르데카이 셰베스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석좌교수(전 부총장)는 2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바이오 산업은 큰 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생태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벤처기업부터 대기업·대학·연구소·병원뿐 아니라 투자를 담당할 금융기관까지 한데 모여 협력해야 바이오를 국가 핵심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목표에 보다 효율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뜻이다. 셰베스 석좌교수는 와이즈만 연구소 기술이전 부총장을 지내고 예다(YEDA) 이사장을 지낸 학자로 실험실에서 나온 연구 결과를 산업계에 이전하는 분야에서 특히 많은 경험을 쌓았다. 셰베스 석좌교수는 생태계를 오케스트라에도 비유하고 생태계 구성 요소 중 어느 하나도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태계 구성원은 좋은 오케스트라처럼 함께 연주해야 한다”며 “만약 오케스트라에 일부 악기가 빠져 있다고 생각해보라. 그러면 오케스트라 전체의 기능이 상실된다”고 지적했다. 셰베스 석좌교수는 한국이 이스라엘의 바이오·생명공학 생태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스라엘 생태계가 강력한 첫 번째 이유를 대학에서 찾았다. 그는 “이스라엘의 대학은 매우 우수한 연구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졸업 후 산업계 혁신을 이끌 대학원생을 키운다”며 “아울러 대학은 기업을 상대로 효과적인 기술이전 활동을 하며 생태계 혁신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이스라엘 정부가 스타트업에 적절한 재정 지원을 하고 위험을 공동 부담하는 방식으로 생태계 발전에 기여한 결과 현재의 바이오·생명공학 생태계가 탄생했다고 셰베스 석좌교수는 설명했다. 강력한 산학연 생태계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 분위기도 중요하다. 그래야만 과학기술에 종사하는 젊은이들이 실패를 성공으로 가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좌절 없이 노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문 분야에서는 기초과학이 응용과학보다 중요하다고 셰베스 석좌교수는 봤다. 그는 “기초과학 연구는 대부분 호기심을 기반으로 시작되는데 여기서 이뤄진 발견을 응용과학으로 성숙시켜 환자와 시장에 내보내는 것인 만큼 기초 연구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직 호기심과 자유로운 연구만이 돌파구 발견의 기반”이라며 “바이오 분야에서는 장차 신약이 될 새로운 화합물이나 치료 기전이 기초연구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셰베스 석좌교수는 “과거 한국의 생명공학은 내수와 이웃 국가 수출을 위한 복제약 위주였고 생존을 위해서는 세계 진출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10여 년 전에 지나지 않는다”며 “바이오의 세계에서 10여 년의 시간은 성과를 내기에 너무 짧지만 앞으로는 신약과 의료기기 분야에서 혁신 경험을 쌓아야만 세계와 경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셰베스 교수는 “한국은 바이오와 정보기술(IT) 융합 분야에 집중하되 전통적인 신약 개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며 “한국은 신약 분야에 분명한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
"한국판 노보노디스크 나오려면 '이것만 해라' 풍토 바꿔야" [미리보는 서울포럼2023]
산업 중기·벤처 2023.05.22 17:53:03사회=고광본 선임기자(서울포럼 사무국장)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 규모가 그린·화이트 바이오를 제외하고도 약 2600조 원에 달하지만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 강국에 걸맞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인공지능(AI)·빅데이터·나노·로봇·바이오3D프린팅 등 융복합 기술이 적용되는 첨단바이오 시장에서는 선도자의 길을 열 수 있을까. 서울경제신문은 첨단바이오 시대를 선도할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 왕규창 대한민국의학한림원장,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부총장(한국생물공학회장),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회장, 남준 조 싱가포르 난양공대 석학교수, 주영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지놈인사이트 대표), 류진협 바이오오케스트라 대표, 박한수 지놈앤컴퍼니 대표(GIST 교수), 이기원 서울대 푸드테크학과장 겸 한국푸드테크협의회 공동회장과 온라인 특별 좌담회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도 덴마크의 노보노디스크처럼 세계적인 바이오 회사가 탄생할 잠재력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디지털 역량이 뛰어나고 연구력도 세계적 수준에 근접하고 있으며 기술 기반 벤처·스타트업이 늘어나는 점을 긍정적인 측면으로 봤다. 바이오헬스가 첨단기술과 융합되는 ‘전환기’인 것도 기회 요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제약사가 장악한 기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빠른 추격자에 그쳤지만 첨단바이오에서는 충분히 선도자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왜 첨단바이오인가. -첨단바이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합성생물학, 백신·치료제, 뇌과학, 재생의료·인공장기, 디지털 치료제, 원격의료, 나노로봇, 혁신 영상·진단 기기, 마이크로바이옴, 원격의료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가 첨단바이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윤석진 원장=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은 주력 산업인 조선·반도체·전자 등의 분야에서 적게는 10%, 최대 50%까지 차지하면서 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기존 주력 산업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 바이오·의약 시장의 경우 유전자·세포 치료제와 같은 신약 개발이 시장을 이끈 결과 연평균 8.4%씩 성장하는 블루오션이 됐다. 다만 대상 범위에 따라 통계치가 조금씩은 달라지지만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1%대에 불과하다. 그만큼 미개척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유석환 회장=지난 100년 동안 발생한 1만 2000개 이상의 질병을 대형 제약사들이 엄청난 돈을 들여 치료를 했다. 이제 남아있는 질병들은 만성적이거나 한 가지 약으로 고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그래서 첨단 바이오가 필요하다. AI, 디지털 헬스케어 등 융합을 통해 치료법을 만들어야 대응이 가능하다. △류진협 대표=세계 첨단바이오 시장은 자동차 산업과 반도체 산업을 합친 것보다 큰 1800조 원 규모다. 우리가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시장이다. ◇'빠른 추격자' 한국, 지금이 기회 -첨단바이오가 반도체에 이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시각에 공감한다. 문제는 반도체와 같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다. 한국은 기존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빠른 추격자 전략을 사용했지만 첨단바이오에서는 선도자가 될 수 있나. △주영석 교수=어렵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지금 의료·바이오헬스가 디지털·빅데이터·AI와 융합되는 ‘전환기’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물질과 자본이 제일 중시되는 산업구조에서는 선도자가 되는 것이 무척 어려웠지만 지금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첨단바이오의 격변기를 효과적으로 이용해야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윤석진 원장=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 바이오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심각한 의료 인력난에 허덕일 때 한국은 선제적 방역을 추진할 수 있는 인재 풀을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홍릉 바이오 클러스터에만 360여 개의 바이오 관련 스타트업이 있다. 이제는 첨단바이오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세계 선도 연구 그룹과 잘 협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첨단바이오도 영역이 다양한데 한국은 어느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나. △이용훈 총장=정보기술(IT) 기반의 첨단바이오가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IT 분야가 강하고 IT 기반 첨단바이오 분야는 세계적으로도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UNIST가 IT 분야와 바이오 분야의 융합을 위해 정보바이오융합대학을 설립하고 자연대학의 생명과학과를 정보바이오융합대학으로 옮기는 조치 등을 추진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이기원 학과장=아직 한국은 바이오헬스 분야에 식품이 들어가 있지 않지만 바이오 영역 중에서 식량을 대체하는 그린바이오 분야나 푸드테크 분야의 시장 규모는 크다. 대체식품이나 맞춤형 식품은 정밀 의료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바이오헬스의 핵심 분야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 특히 맞춤형 식품, 배양육 분야는 우리가 앞설 수 있다. 식물성 소재와 관련해서는 한국이 제일 잘하고 제품력도 훨씬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첨단바이오 시장도 결국 미국 등 기존 선도국이 주도권을 가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박한수 대표=첨단 바이오에서 선도자가 되려면 미국 등 글로벌 흐름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하다. 미국이 반도체, 배터리처럼 바이오도 자국에서 생산하라는 압박이 심해질 텐데 미국 시장을 빼놓고는 선도자가 되는 게 불가능하다.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을 개척하는 지놈앤컴퍼니가 미국 시장에 진출해 CDMO(위탁개발생산)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영석 교수=미국에서 보니 변화의 속도가 우리나라가 걸어간다면 미국에서는 말을 타고 가는 것과 같다. 그만큼 미국이 변화가 빠르다. 빅데이터·디지털과 바이오가 만나는 분야에서 연구가 매우 활발하고 산업도 이제 형성되기 시작했다. 액체 생검 등의 분야에서는 많은 이들이 뛰어들어 동적인 에너지가 느껴질 정도로 미국이 주도권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에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관련 기술이 완전히 만들어진 게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먼저 첨단바이오의 활용을 광범위하게 할 수 있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남준 조 석학교수=관건은 융합이다. 산학연의 융합 생태계를 갖추면 충분히 새로운 첨단바이오 시장을 일궈낼 수 있다. 정부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R&D) 강화에 매진하고 산학연병의 공조 체계를 이끌어내야 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바이오헬스 투자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관련 벤처·스타트업이 R&D와 상업화에 애로를 겪는데 이 부분을 정부가 챙겨줬으면 한다. -첨단바이오에서 벤치마킹할 만한 나라가 있을까. △류진협 대표=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훨씬 작은 덴마크에서도 노보노디스크·젠맵 등의 세계적인 기업이 나타났다. 노보노디스크는 시가총액이 300조 원이 넘으며 미국 MSD를 앞질렀다. 한국의 연구 수준은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했고 정보 접근성도 글로벌 강국에 뒤지지 않는다. 임상 개발 인력 역시 마찬가지다. 저희 회사도 모더나 창립 멤버로 임상 개발을 담당했던 최고 의학 책임자를 채용했다. 미국 등 글로벌 자본을 유치할 수 있도록 세법·상법 등 제도적인 변화가 뒷받침되면 덴마크처럼 글로벌 첨단바이오 회사가 한국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규제 완화·인재 양성 속도내야 -미국·유럽·이스라엘·싱가포르 등에 비해도 뒤지지 않을 만한 첨단바이오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유석환 회장=한국이 첨단 바이오의 선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각 국가의 보험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약의 가격을 낮춰서 보험이 적용되도록 만들어야 판매를 늘릴 수 있다. 결국 정부와 소비자뿐 아니라 보험사를 만족시키는 기업이 선도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왕규창 원장=대학과 의료기관에서 바이오 분야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연구자가 개발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기초연구와 응용 연구의 균형, IT·기계·화학 등과의 융합 연구도 촉진할 필요가 있다. △이용훈 총장=핵심은 결국 인재 양성이다. 혁신을 주도할 인재를 키워내야 바이오 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대학이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에서 그치면 안 된다. 미국의 국립보건원(NIH)처럼 대학에서 배출한 인재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국가적인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 △윤석진 원장=그렇다. 원천 기술 개발과 창업이 매끄럽게 연결된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국가 차원의 지원 제도를 한 걸음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의 스케일업화에 신경을 쓰고 예비 창업자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주변 시세의 3배를 받아도 스타트업들이 입주를 위해 줄을 서는 미국 보스턴의 혁신 생태계를 우리도 구현할 수 있다. △이상엽 부총장=첨단바이오의 세부 분야, 즉 AI 기반 신약개발과 약물·음식 작용 예측, 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에 의한 친환경 바이오 제조, 친환경 첨단 바이오 기반 농업 등에서 최우수 집단을 찾아 더욱 치고나갈 수 있도록 획기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또한 바이오헬스 창업 지원시스템의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 벤처캐피탈이나 투자기관이 기술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긴 호흡으로 투자하면서 창업가에게 충분히 시간을 줘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은 정부 차원에서 바이오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우리도 정부의 더 많은 역할이 필요한 것 아닌가. △남준 조 석학교수=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자 국내에서는 정부 차원의 바이오 분야 투자가 사실상 사라졌다. 반면 미국은 어떤 감염병이 닥쳐도 대응할 수 있는 약을 미리 개발하기 위해 2조 원을 산학연에 투자했다. 우리의 현실은 투자를 지속하는 미국과 대조적이다. 첨단 바이오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될 때 과감하게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산학연병정이 뭉쳐 첨단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상엽 부총장=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정부가 결정해 생태계에 전달되도록 하는 톱다운 방식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정부가 주도한 사업을 보면 개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것에 그쳤다. 투자 자체도 N분의 1로 나누는 데 급급했다. 첨단바이오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미국처럼 행정부가 주도하는 투자 방식이 필요하다. 미국은 ‘담대한 목표’라는 이름을 붙여 대통령이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전 부처에서 일사불란하게 계획을 마련해 내놓았다. △왕규창 원장=의료 부문을 독립적으로 관장할 사령탑이 필요하다.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의과학자 양성, 기초의학 정상화 등 장기 계획을 추진할 수 있다. -기업에서는 국내에 바이오 관련 규제가 많아 외국과 비교해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많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주영석 교수=유전체 분석 기업 지놈인사이트를 운영해보니 한국은 ‘이것만 하라’는 분위기인 반면 미국은 ‘이것 빼고는 다 해봐’라는 기조였다. 자연스레 바이오 관련 산업이 형성되는 속도도 미국이 훨씬 빨랐다. 우리도 기술 활용을 광범위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류진협 대표=한국의 바이오 기술 수준은 준수하다. 하지만 바이오 산업을 지원할 제도적인 측면이 부족하다. 제도가 미흡하다 보니 기업이 기술을 개발한 경험도 부족해진다. 한국에서 글로벌 업체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첨단 바이오 분야의 선도자들이 어떤 제도를 마련하고 정책을 펴고 있는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박한수 대표=글로벌 시장은 물론이고 특히 미국의 상황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국 생산을 유도하려는 압박이 심해질 텐데 미국 시장을 빼놓고 첨단 바이오 분야의 선도자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는 게 너무나 중요하다. /정리=박진용·김지영·유창욱 기자 -
"IT 코리아, AI가 가져올 '스마트 의료' 선도할 것" [미리보는 서울포럼 2023]
산업 기업 2023.05.15 17:59:14"삼성·LG 같은 글로벌 선도 정보기술(IT) 기업이 의료계와 협력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원격 스마트 의료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기술을 선도할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서울경제신문이 이달 31일과 6월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하는 ‘서울포럼 2023’의 메인 세션 강연을 맡은 마크 코언 미국 칼 일리노이대 의대(CICM) 학장은 IT 경쟁력과 국내 첨단 의료센터의 결합을 한국이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할 방안으로 꼽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속도로 의료 현장에 적용된 AI를 의료 혁신의 키워드로 지목했다. 의학·공학 간 융합 연구에 집중해온 코언 학장은 “의료 분야에서는 AI와 머신러닝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의료 시스템의 병목 현상과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와 가정까지 의료 접근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포럼 토론자인 AI 의료 기업 울트라사이트의 다비디 보트만 최고경영자(CEO)도 “코로나19 이후 AI와 클라우드 기반 의료 기술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격의료 서비스 이행이 예상보다 빨라졌다”며 “세계에서 원격의료가 가장 앞선 미국의 사례를 참고하면서 한국도 수년 내 다가올 대변혁에 대비해 인프라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 혁신과 바이오 산업의 동반 성장은 산업·학교·연구기관·병원의 협력 생태계를 바탕으로 이뤄진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폴 류 미 국립보건원(NIH) 인간유전체연구소 부소장은 “바이오 허브가 성공하려면 미국 매릴랜드의 존스홉킨스대와 NIH, 보스턴의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샌프란시스코의 스탠퍼드대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등처럼 강력한 학술 연구기관과 의료 센터가 결합한 생명공학 클러스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공학·의학 넘나드는 의사 과학자, 치료 혁명 일으킬 것" [미리보는 서울포럼 2023]
산업 바이오 2023.05.15 17:43:16“의학과 공학 기술을 자유자재로 융합할 수 있는 인재들이 중요합니다. 그들은 병상에서 얻은 관찰을 바탕으로 실험실에서 혁신적인 연구를 이어가고 이렇게 개발된 혁신적인 치료법은 다시 병상으로 돌아와 환자를 치료하는 선순환을 일으킬 겁니다.” 세계 최초 공학 기반 의대인 미국 칼 일리노이대 의대(CICM)의 마크 코언 학장은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의·공학 간 융합이 일선 의료 현장에서 이 같은 치료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의대생 시절부터 공학을 기반으로 한 의술을 익힌 인재들이 ‘의사 혁신가(physician-innovators)’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국내 대학병원과 의대에서 의사이면서 과학자로 훈련받은 융합형 인재인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의사과학자 육성을 위한 ‘혁신형 미래의료연구센터’로 삼성서울병원 등 6곳을 선정한 바 있다. 이들 센터의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 역시 의료 현장에서 얻은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약과 새로운 치료 기술 개발이다. 코언 학장은 한국이 바이오 분야에서 선도적 경쟁력을 얻을 수 있는 방편 역시 융합에서 찾았다. 그는 “삼성과 LG 같은 기업이 한국 의료기관과 협력해 전국적으로 확장 가능한 의료 시스템을 구축해 이를 점차 넓혀 나간다면 글로벌 바이오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 일리노이 어배너섐페인대(UIUC)에서 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면서 CICM을 이끌고 있는 코언 학장 스스로가 융합형 연구자다. 학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는 미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나노입자 약물 전달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만성질환 치료를 위해 지방 줄기세포를 기능성 내분비 기관으로 전환하는 조직 공학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다. UIUC는 의·공학 융합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올 1월 그를 공학 분야 설립자 교수(Founder Professor)로 선정하기도 했다. 코언 학장은 “(CICM) 학생들은 다학제 연구, 기업과 협업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커리큘럼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 세계 공학 기반 의학 프로그램들로 구성된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해 각국의 연구자와 학생들에게 교육과 연구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융합 연구의 최종 목적지는 복잡한 의료 문제에 대한 솔루션(해결책) 탐색이다. 코언 학장은 “융합은 교육과 질병 예방에 기여하고 의료 접근성의 장벽을 허물어 의료 현장을 병원에 국한하지 않고 가정과 지역사회로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의 유전체를 분자생물학적 방법을 통해 총체적으로 분석,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환경을 동시에 파악해 질병의 발병 여부를 찾아내는 다중 오믹스(multi-omics) 분석에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과학을 접목해 진료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릴 일도 머지않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코언 학장은 정부도 산학연 융합이 이뤄지도록 정책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암 정복 프로젝트인 ‘암 문샷(Cancer Moonshot)’ 프로젝트를 정부의 의료 융합 정책의 한 예로 들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었던 ‘암 문샷’은 미국인의 암 사망률을 향후 25년 내에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미 보건복지부(HHS)는 지난달 암 예방과 새로운 치료법 개발 등 8개 세부 목표를 담은 세부 계획 초안을 발표했다. 암 문샷은 기업과 학계·연구계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코언 학장은 “암 문샷은 (프로젝트에 투입된) 18억 달러의 예산 외에도 기업과 학계 간 파트너십을 포함해 다분야 팀을 육성한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며 “이 같은 정부의 노력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한데 모으고 데이터와 자원의 공유를 장려하며 민관 파트너십을 지원함으로써 다학제적인 접근 방식을 촉진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마크 코언은 △미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 화학공학 학사·의학박사 △미 국립보건원(NIH) 지원 중개종양학 연구소장 △미 일리노이 어배너섐페인대(UIUC) 생명공학과 교수 △미국 칼 일리노이대 의대(CICM) 학장 -
"바이오 클러스터 성공은 연구기관에 달려"[미리보는 서울포럼 2023]
산업 중기·벤처 2023.05.15 17:41:38“바이오테크 클러스터의 성공은 강력한 아카데믹 연구기관 출현 여부에 달렸습니다. (세계 5대 클러스터로 꼽히는) 메릴랜드가 보스턴과 멀지 않은 위치임에도 지금처럼 성장한 것은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존스홉킨스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폴 류(사진) 미국 NIH 인간유전체연구소 연구부소장은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샌프란시코 베이 클러스터는 스탠퍼드대·UC샌프란시스코·UC버클리 등 연구기관이 입주 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에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가 형성된 비결로 정부 지원, 벤처캐피털의 과감한 투자 등 다양한 요소가 거론되지만 수준 높은 연구기관의 역할이 무엇보다 컸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류 부소장은 보스턴의 성공 사례를 거론하며 “보스턴의 종합 연구기관은 학계는 물론 산업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실제로 행사하고 있다”면서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특히 바이오메디컬 연구 성과를 산업계로 이전하는 영역에서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NIH는 연구 성과물이 다양한 산학 협력과 기술 사업화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가장 성공적으로 구축한 기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기준 예산이 450억 달러(약 60조 원)가 되는 NIH는 27개의 산하 연구소와 센터를 두고 있다. 약 1200명의 NIH 수석조사관(PI)은 연구소 내부는 물론이고 외부 기업과의 산학 협력 공헌도 등을 4년마다 엄격하게 평가받는다. NIH 연구 결과를 활용해 창업에 성공한 사례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일루미나·모더나·파운데이션메디슨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일루미나는 NIH의 연구 성과를 상용화한 결과 세계 최대 유전체 분석 장비 기업으로 거듭났다. 현재 일루미나의 분기 매출은 10억 달러가 넘는다. 류 부소장이 몸담고 있는 NIH 국립인간유전체연구소(NHGRI)는 지난해 인간 유전체를 완전히 해독한 논문을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를 두고 과학계에서는 “생물학의 로제타스톤을 완전히 해독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최근에 눈에 띄는 연구 성과가 나온 것은 롱 리드 시퀀싱 기술과 바이오인포매틱 툴이 개발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성과가 각종 암 치료법 개발 등으로 이어지려면 유전체 연구와 임상 데이터를 결합한 연구가 더욱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부소장은 “다양한 그룹의 여러 개인들로부터 완전한 유전체 서열을 생성하고 이를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유전체 서열과 비교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게놈 연구가 각종 질환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밝히려면 임상 데이터와 유전체 연구를 통합하는 것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폴 류는 △미 텍사스대 앤더슨암센터 박사(인간유전학)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 부과학책임자 △미국 임상조사협회, 미국 의사협회 회원 △백혈병 표적 치료법 관련 공로로 NIH 원장상 수상 -
"AI, 의료 접근성 불평등 줄이는데 유용" [미리보는 서울포럼 2023]
산업 IT 2023.05.15 17:39:53“인공지능(AI)이 의료 접근성의 불평등성을 줄여 줄 겁니다.” 다비디 보트만 이스라엘 울트라사이트 최고경영자(CEO)는 AI 의료 서비스의 효과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도 원격의료로 지속적으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AI가 지원해 주면 의료 접근성의 개인 차이가 좁혀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보트만 CEO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AI 의료 서비스는 전문적인 진료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곳에서 가장 유용할 수 있다”며 “AI는 전문 진료에 대한 접근성의 불평등을 줄이는 잠재력을 가진다”고 말했다. 울트라사이트는 이스라엘의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으로 AI를 접목한 심초음파 진단 가이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초음파 사용 경험이 없는 의료진도 소프트웨어의 안내에 따라 심초음파 검사를 수행하고 고품질의 진단 이미지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임상 현장에서 실제 상용화될 경우 도심 병원, 검진센터, 구급차, 외곽 지역 병원 등 모든 의료 시설에서 심장 초음파 검사가 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보트만 CEO가 AI에 주목한 데는 의료 현장에서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AI가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이전에는 의사가 특정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약 10년의 연습과 공부가 필요했지만 이제 AI를 사용하면 동일한 수준의 기술을 습득하는 데 몇 년밖에 걸리지 않게 된다”며 “환자 치료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 전문가의 좌절과 번아웃을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점도 의료 시장에서 AI의 활용을 앞당길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환자들이 진료받기 위해 의료 시설에 들어가는 것을 주저하거나 집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게 불가능한 경우들로 인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원격의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여기에 의료진이 의료 현장을 떠나는 추세까지 더해지면서 접근 가능하고 효율적인 의료를 가능하게 하는 솔루션을 원하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보트만 CEO는 AI 초음파 진단 소프트웨어가 심혈관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180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다. 한국에서도 두 번째로 흔한 사망 원인이다. 심혈관 질환 환자는 병원 밖에서도 지속적으로 심장 초음파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이 같은 질병의 특징에도 전문 의료 시설에 접근하기 어려운 환자들은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때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보트만 CEO는 “원격의료 솔루션을 통해 심장 치료 접근성이 보다 높아질 뿐만 아니라 임상의 또한 환자를 치료하는 데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이스라엘에서 실시한 임상 연구에서 AI 초음파 진단 소프트웨어는 효과를 입증했다. 이스라엘 셰바메디컬센터(Sheba Medical Center)에서 심장 초음파 경험이 없는 의료인이 이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10건의 심장 초음파 촬영을 했고 진단을 내릴 수 있는 품질의 초음파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초음파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진단은 전문가가 획득한 이미지로 내린 진단과 다르지 않았다. 보트만 CEO는 “초음파 장치는 심장 치료의 최전선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재택 치료도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며 “AI는 심초음파에서 필수 구성 요소가 됐고 지금은 중요한 시장 기회다”라고 주장했다. ◇다비디 보트만은 △예루살렘 히브류대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 △노스웨스턴 켈로그경영대학원 △루모스글루벌 등 6개 회사에서 활동 중 -
"韓, 생명공학 사업 협력 최적의 파트너" [미리보는 서울포럼 2023]
산업 기업 2023.05.14 17:58:35“한국은 첨단바이오와 생명공학 사업을 펼치기에 매력적인 국가입니다. 기업 혁신을 장려하는 투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바이오 생태계가 번영할 가능성도 높아보입니다.” 우지 소퍼(사진) 이스라엘 알파타우메디컬 최고경영자(CEO)는 14일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한국은 수준 높은 연구 인력과 의료진, 병원 인프라를 갖춘 만큼 생명공학 기업이 사업 협력을 검토하기에 최적인 곳”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알파타우는 2016년 설립된 이스라엘의 의료기기 회사로 알파선을 이용한 암 치료 기술 ‘알파다트(Alpha DaRT)’를 개발했다. 방사선 가운데 알파선을 활용했다는 것이 알파다트의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암 치료에 활용하던 베타·감마선은 투과율이 높아 암 치료에 효과적이지만 방출·파장 범위가 커 암 이외의 주변 조직도 손상시킨다. 반면 알파선은 암세포를 죽이면서도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작아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미국·캐나다·이탈리아·영국·프랑스·이스라엘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한 알파타우는 한국을 새로운 시험 장소로 낙점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소퍼 CEO는 한국과 이스라엘이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어 생명공학 사업 분야에서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나라는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기술혁신의 세계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정교하게 발달된 보건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어 다음 임상 연구 국가로 한국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생명공학 사업에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는 점 역시 호평했다. 소퍼 CEO는 “한국·이스라엘 산업연구개발기금(KORIL 펀드) 등 상호 협력에 대한 투자는 혁신을 장려하고 특히 사업화 첫 단계에 나서는 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 투자자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만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ORIL 펀드는 한국과 이스라엘 정부가 맺은 협정에 따라 설립된 기금으로 양국 간 공동 기술연구와 개발사업을 돕고 있다. 양국이 함께 수행하는 기술개발사업에 최대 50%의 자금을 지원한다. 문화적 차이와 규제는 넘어서야 할 과제라고 진단했다. 소퍼 CEO는 “이스라엘 사람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빠르고 공격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며 “한국 시장에서 신뢰를 얻고 기술을 자리 잡게 하는 작업은 알파타우를 비롯한 바이오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의료기술을 승인하는 과정이 엄격하고 특히 방사능을 사용할 경우 기술 안전성을 철저하게 검증하고 있어 우리에게는 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소퍼 CEO는 한국에서 첨단바이오 생태계가 뿌리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이스라엘처럼 모두 과학기술 분야에 고도로 숙련되고 교육받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성장하는 바이오 기업에도 상당한 자본을 제공하고 있다”며 “정부의 강력한 지원 역시 벤처 생태계의 번영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R&D 실패도 용인해야 바이오 혁신" [미리보는 서울포럼 2023]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05.14 17:57:54“실패할 가능성 없이 성공할 방법은 없습니다. 실패를 자유롭게 수용하는 방식으로 정부·기업·대학이 합심해서 나아가야만 한국의 첨단바이오 산업에서 혁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게릿 스톰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트벤터대 교수 겸 싱가포르국립대 의대 교수는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바이오 분야는 빠르게 성장 중이고 특히 바이오의약품 제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한 경험을 토대로 보자면 바이오 학계와 산업계 사이에 큰 격차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 바이오산업이 제조 분야에서는 일정 수준에 도달했지만 신약 개발과 같은 혁신 측면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가 이 같은 산학 간 격차에 있다는 뜻이다. 스톰 교수는 UC샌프란시스코와 덴마크 코펜하겐대 명예교수 등을 역임하며 지질나노입자(LNP)의 1세대 격인 암 치료를 위한 리포솜 연구를 수행해왔다. 현재는 싱가포르국립대 의대,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트벤터대 교수를 겸임하며 생물약제학, 나노 규모의 표적 약물 전달 등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여러 바이오 스타트업에도 몸을 담았다. 600여 편의 논문을 기반으로 기술사업화를 이뤄내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강력한 항종양 효과를 가진 면역 치료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아유반트(Ayuvant)’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스톰 교수는 한국의 의료비 지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생태계 혁신을 일으킬 만한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1년 한국의 총 의료비 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8.8%를 차지했고 고령화 등 인구통계학적 문제 역시 암과 치매 등의 질병과 관련이 있다”며 “영향력이 큰 기초연구뿐 아니라 이를 인간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기술로 어떻게 전환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스톰 교수는 한국의 바이오 연구 평가 과정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실패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 혁신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한국의 바이오 학계는 영향력이 큰 논문을 발표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으며 질과 양적인 측면에서 모두 많은 요구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실패를 피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과제가 나타난다”고 했다. 이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학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연구비 지원 평가 과정이 위험 회피 성향을 가져 한국의 연구 환경에서는 위험 감수가 불가능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선도적인 바이오 기업들이 제조 분야와 비교해 신약 개발 등 연구개발(R&D) 측면에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 역시 여기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 창업 등을 통한 혁신 촉진이 산학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길이라고 봤다. 스톰 교수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네덜란드와 싱가포르 연구 환경에 대해 “양국 정부는 연구자가 창업할 경우 초기 단계 자금 지원에 적극적”이라며 “연구실의 과학기술을 사회적 이익으로 전환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러한 방향으로 생태계를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자로부터 시작되는 학술·임상, 학술·산업 협력 문화가 네덜란드에서는 매우 잘 확립돼 있다”며 한국도 이를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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