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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무죄' 이재용 회장, 항소심서 김용 담당 재판부 만났다
산업 기업 2024.02.26 17:20:53‘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2심 재판부가 정해졌다. 서울고등법원은 26일 이 회장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 사건을 부패 사건 담당부인 형사13부(백강진·김선희·이인수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형사13부는 고법 부장판사 1명과 고법판사 2명으로 이뤄진 대등재판부다. 해당 재판부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항소심 등도 맡고 있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은 기소 3년 5개월 만인 지난 5일 이 회장의 19개 혐의 모두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회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와 지배력 강화만을 목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의한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회계 부정과 부정거래 행위에 대한 증거 판단, 사실인정 및 법리 판단에 관해 1심 판결과 견해차가 크다”며 항소했다. /정유민 기자 ymjeong@@sedaily.com -
[MWC 2024] 삼성, 엔비디아·MS 손잡고 AI기반 6G 표준화 속도낸다
산업 기업 2024.02.26 16:00:00삼성전자가 엔비디아·암(ARM)·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과 함께 인공지능(AI)을 융합한 6G(6세대) 통신 기술 확보에 시동을 건다. 삼성전자는 ‘AI·무선접속망(RAN)얼라이언스’ 창립 멤버로 참여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 전시회에서 공식 출범을 선언한 이 협의체에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엔비디아, ARM, 소프트뱅크, 에릭슨, 노키아, MS, 미국 노스이스턴대 등 통신·소프트웨어 기업 10개사와 1개 대학이 창립 멤버에 포함됐다. 얼라이언스는 조직을 △RAN을 위한 AI △AI와 RAN △AI 온 RAN 등 세 개의 그룹으로 나눠서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얼라이언스에서 AI를 무선통신 기술에 적용해 서비스 혁신을 선도할 방침이다. 6G 연구 생태계 확장도 노리고 있다. 찰리 장 삼성리서치 6G연구팀장은 “AI와 6G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혁신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6G 시대를 앞두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 연구센터를 설립해 6G 통신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는 미국 명문 프린스턴대 ‘넥스트G 이니셔티브 산학협력 프로그램’의 창립 멤버로도 참여했다. 이 협의체에는 에릭슨·인텔·퀄컴 등 세계 주요 통신·반도체 기업이 속해 있다. 6G 기술 표준화에도 앞장선다. 삼성전자는 2020년 7월 6G 백서, 2022년 5월 6G 주파수 백서를 발간했다. 또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소속 6G 프레임워크 실무반 의장직과 세계이동통신사연합회(GSA)의 주파수 실무반 의장직을 수행하는 등 글로벌 표준 마련을 위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2022년 5월에는 제1회 삼성 6G 포럼도 개최해 세계 석학들이 첨단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
[시론]‘삼성 괴롭히기’ 이제 그만두라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4.02.26 05:30:00서울중앙지법은 5일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20년 9월 기소 후 3년 5개월 만이다. 이번 재판의 핵심쟁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1대 0.35’로 정해진 것이 이 회장이 대주주였던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해 이 회장 승계를 돕기 위한 것이었는지의 여부다. 이번 사건은 2015년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되자 2016년 12월 참여연대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의혹을 제기한 데서 시작됐다. 참여연대 등은 삼성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을 정당화하고자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높이는 분식 회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국정 농단 사건’으로 이 회장을 수사 중이던 박영수 특검팀은 이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이 회장의 지배권 강화를 목적으로 미래전략실 주도로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합병이 이뤄졌다”며 마치 승계작업을 위해 제일모직에 유리하고 삼성물산에 불리하게 합병이 이뤄진 것처럼 말했다. 상장사의 합병비율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명기된 시점의 주가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으로 부당합병의 소지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 것은 미래의 기업가치가 현재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새로운 한국경제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오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당초 법원은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도 2020년 6월 26일 ‘수사 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했다. 그런데도 3년 5개월 동안 106회 재판이 이어져 이 회장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없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후 반도체가 경제안보의 핵심산업으로 떠오르면서 개최된 백악관 반도체 정상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반도체는 급속한 기술변화 산업이어서 첨단 기술업체들을 인수합병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이 중요한데 2016년 하만 인수합병 이후 이렇다할 인수합병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대만 TSMC의 급부상, 미국의 ‘반도체 동맹’ 구축, 일본 반도체의 권토중래, 중국의 반도체 굴기, 유럽의 반도체 자립 선언 등 반도체 산업이 최근 격랑에 휩쓸리고 있는데도 삼성은 사법족쇄로 발빠르게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급기야 지난 30년간 세계 챔피언 자리를 지켜온 초격차 메모리 반도체와 11년간 권좌에 있던 스마트폰도 라이벌 기업들과의 전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에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의 승부처’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왕좌를 내줬고 스마트폰에선 ‘출하량 세계 1위’ 자리까지 애플에 양보했다.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로 고전하는 동안 삼성전자가 입은 타격이다. 정부는 반도체를 핵심 경제안보 산업으로 판단하고 2047년까지 계획된 622조 원의 민간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1월 15일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내놨다. 민간 투자분 가운데 삼성전자가 500조원을 책임진다. 대한민국 경제안보의 사활이 걸린 프로젝트다. 이제 더 이상 삼성을 사법리스크로 발목잡아서는 안된다. -
'고려거란전쟁' 김동준, 역도 처단 위해 거란 친조 이행…시청률 11%
서경스타 TV·방송 2024.02.25 09:57:19‘고려거란전쟁’ 역도들을 처단하기 위해 반격에 나선 김동준이 속고 속이는 권력싸움을 선보였다. 25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획 KBS2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은 전국 기준 시청률 11%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 현종(김동준)은 최질(주석태)이 일으킨 반란으로 혼란에 빠진 개경을 구하기 위해 비밀 작전을 감행했다. 그는 거란의 친조를 이행하는 척 위장한 뒤 서경에 있는 유방(정호빈)에게 도착하는 즉시 역도를 처단하라 명령했다. 현종은 지난 몽진 길에 자신을 시해하려 했던 자객이 박진(이재용)이었다는 사실에 크게 분노했다. 모든 신하들을 정전에 불러 모은 현종은 김훈(류성현)과 최질에게 “날 죽이려던 자를 잡았소. 이런 자를 어찌해야 옳다고 생각하시오?”라고 의견을 물었다. 이에 김훈과 최질은 당장 목을 베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종은 기다렸다는 듯 죄인 박진을 정전으로 데려오라 명했다. 박진의 행적을 모두 알게 된 김훈과 최질은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고, 박진은 자신이 자객이었다는 명백한 증거를 가져오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에 강감찬(최수종)은 박진이 대역죄를 자백하는 걸 직접 들었다는 강씨 가문의 수장을 증인으로 불러와 극강의 스릴을 선사했다. 신하들은 명백한 증언이 나왔으니 극형을 내려달라고 청했지만 최질은 금오대(관리를 규찰, 탄핵을 맡아 보던 관서)에서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박진을 정전에서 끌고 나갔다. 내부 반란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란까지 고려를 침략하려 하자 현종은 깊은 상심에 빠졌다. 거란의 사신은 현종이 친조를 거부했으니, 거란 군사들이 다시 압록강을 넘어올 것이라고 겁박해 공포감을 조성했다. 이를 지켜보던 최질은 자신이 도통사가 되어 고려군을 이끌겠다고 호언장담하는 등 권력욕에 심취한 모습으로 분노를 샀다.대역죄가 드러나자 궁지에 몰리게 된 박진은 거란 사신을 찾아가 현종을 거란의 인질로 만들려는 거대한 음모를 꾸몄다. 이후 황제의 침전을 찾아간 박진은 현종을 향해 칼을 휘두르고 광기 서린 웃음을 터트렸다.박진의 계략을 알게 된 현종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밤새 고민했다. 홀로 결단을 내린 그는 이자림(전진우 분)을 서경 판관으로 임명했다. 또한 그는 서경으로 가는 길에 흥륜사에 있는 원성에게 서찰을 전해 달라 당부했다. 갑옷으로 무장한 최질은 현종에게 전쟁을 막기 위해 거란으로 가 친조를 이행하라고 강요했다. 강감찬을 비롯해 최항(김정학)과 채충순(한승현)은 최질의 강요에 거세게 반발했다. 극노한 강감찬은 “네놈이 아무리 역적이라 해도 이 고려의 백성이다. 백성이 어떻게 군주를 팔아넘긴단 말이냐”라고 외치며 무관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정전은 일순간 아수라장이 됐고, 이를 지켜보던 현종은 친조를 이행하겠다고 선포했다. 현종은 “대신 하나만 약속하거라. 여기 있는 신하들은 조정의 중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 있어야 한다. 허니 내가 떠나더라도 이들을 잘 보호하거라”라며 발길을 옮겼다. 강감찬과 유진은 현종 앞을 막아섰고, 신하들은 “절대로 아니 되옵니다”라고 울부짖으며 통곡했다. 최질, 김훈, 박진 등과 함께 아비규환이 된 개경을 빠져나온 현종은 결의를 다지며 거란으로 향했다. 같은 시각 서경성에 도착한 이자림은 유방에게 밀지를 전달,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방송 말미 서경에 당도하는 즉시 역도들을 처단하라 명령하는 현종의 엔딩이 펼쳐지면서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치솟게 했다. -
삼성 반도체 경영진은 일본에서 무엇을 보고 왔을까? [강해령의 하이엔드 테크] <끝·EUV 소재 편>
산업 기업 2024.02.24 09:00:00정보기술(IT) 시장에 관심 많으신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삼성 반도체 경영진은 일본에서 무엇을 보고 왔을까?’ 1·2편에서는 삼성전자(005930)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낸드플래시 장비에 대한 일본 공급망을 살펴봤는데요. 이번에는 삼성 반도체(DS) 사업과 현지 극자외선(EUV) 소재 회사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시리즈 마지막 편입니다. ◇EUV 포토레지스트 - 네덜란드 ASML만큼 중요한 日 회사들 EUV 소재는 지난 '강해령의 하이엔드 테크' 시리즈에서도 수차례 다룬 적 있는데요. 지난달 삼성전자 경영진은 수일 간 일본 출장을 통해 현지 EUV 소재 회사 현황을 심도있게 점검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EUV 소재 중에서도 일본 공급망 내 가장 중요한 것이 포토레지스트(PR)입니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회사들이 빛을 회로를 찍는 노광 공정 직전에 웨이퍼 위에 바르는 물질인데요. 이걸 도포해야 빛(광원)과 물질이 반응해 웨이퍼에 회로 모양을 반복적으로 찍어낼 수 있습니다. 특히 첨단 7나노 이하 공정에 쓰이는 EUV용 PR은 우리나라에서 큰 이슈가 됐었던 적이 있죠. 때는 2019년. 일본 정부가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트집잡아 한국으로 EUV PR 수출을 금지시키면서 ‘일본 수출규제’ 사태가 시작됐는데요. 당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등은 '패닉'에 빠졌습니다. 2019년은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EUV 공정을 파운드리 라인에 적용한 해였습니다. 일본 회사들은 당시에도 세계 EUV PR 점유율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현지에서 EUV PR을 못 구하면 7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 계획이 아예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본 EUV PR 회사들의 힘은 약 5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매우 막강합니다. 그래서 삼성전자와 일본 PR 회사들 간 관계 역시 삼성-네덜란드 EUV 노광기 최강자 ASML 사이 협업만큼 중요합니다. 취재를 종합하면 특히 삼성의 EUV PR 공급망에서는 두 일본 회사가 강세입니다. JSR과 신에츠화학인데, 각 회사들의 특징을 좀더 들여다보겠습니다. 우선 JSR은 삼성전자 10나노급 3~5세대 D램 제조에 활용되는 EUV PR 분야에서 압도적인 선두입니다. JSR은 일본 수출 규제 이후 움직임이 상당히 재밌습니다. 2019년 규제 이후 누구보다 빠르게 우회로를 만들어 삼성과 협업한 사례 때문인데요. JSR은 벨기에 반도체 연구허브 imec과 공동 출자해 만든 RMQC라는 법인에서 EUV PR을 한국으로 우회 수출하기 시작합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일본 수출 규제가 해제된 지난해에도 벨기에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EUV PR만 30톤이 넘습니다. 수출 규제의 덫에 걸린 것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다변화를 확실히 한 모양새죠? JSR의 기세와 방향성은 무섭습니다. 현재 반도체 회로가 3나노미터 이하로 축소되면서, 기존 화학증폭방식(CAR) PR을 넘은 혁신적인 형태의 포토레지스트가 나타나야 하는 상황인데요. non-CAR 방식의 대표 주자로서 금속산화물 포토레지스트(MOR) 원천 특허를 보유한 인프리아를 인수하며 EUV PR 업계에서 영향력을 넓히기도 했습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신에츠가 삼성 EUV PR 공급망에서 압도적 우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에츠는 대만 TSMC의 주요 EUV PR 공급사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삼성이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를 바짝 쫓아가는 위치에 있는 만큼 TSMC의 EUV PR 거래선을 참고한 것으로 보이죠. 경계현 사장과 삼성 반도체 경영진이 이번 일본 출장 중 방문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력한 장소로 신에츠의 나오에츠 공장이 지목됩니다. 나오에츠 공장은 신에츠가 포토 레지스트를 생산하는 라인이 있기도 하고요, 반도체 소재를 종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R&D 설비도 잘 갖춰져 있다고 합니다. 신에츠는 이곳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웨이퍼,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EUV 블랭크마스크 등 우수한 소재 보유 현황을 삼성 경영진과 공유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밖에도 일본 전통의 강자들이 한국에서 EUV PR 생산 현지화를 한 사례도 있습니다. 스미토모화학은 2021년 한국 한국 법인 동우화인켐에 100억엔(약 1000억원) 신규 라인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죠. 스미토모와 동우화인켐은 이듬해인 2022년 한국에서 EUV PR 제품을 첫 출하해 삼성에 공급했습니다. TOK는 인천 송도 공장에서 신에츠, JSR이 차지하고 있는 압도적인 EUV PR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해 매진하고 있죠. 물론 일본 회사 기술력을 추격하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PR 업체인 동진쎄미켐(005290)이 최근 삼성 EUV PR 공급망에 진입해 화제가 된 적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업체의 고급 PR 기술 경쟁력과 섬세함을 따라가려면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또 미국 소재 회사 듀폰이 2019년 일본 수출규제 사태 때부터 삼성 EUV PR 공급망에 진입하기 위해 분전하고 있는데요. 현재 삼성과의 적극적 협업으로 기술 수준을 상당히 끌어올린 것으로도 전해지지만, 상용화에 5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점을 미뤄보면 일본 소재 업체들이 얼마나 대단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삼성의 일본 공급망 관리…첨단 반도체 씬(Scene)에서 더욱 중요 지금까지 3편의 기사를 통해 삼성전자와 일본의 반도체 회사들과의 관계와 최신 트렌드를 살펴봤습니다. 일본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을 딱 한 단어로 요약하면 '안정성'이 될 것 같은데요. 특유의 장인정신으로 원료와 부품부터 완성된 형태의 제품까지 아주 촘촘한 자체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호황의 시대가 오면 소·부·장 생산 지연 문제가 어김없이 일어나곤 하는데요. 일본 업체들은 잘 꾸려진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리드타임 최적화로 삼성 경영진들의 숨통을 트이게 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정평이 나 있습니다. 최근 세계에서는 반도체 '전쟁'으로 불러도 될 만큼 국가 간 첨단 칩 제조 기술 선점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죠. 일본도 아주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대만 TSMC는 일본 정부와 현지 대기업들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구마모토에서 공장 가동을 시작했고요. 일본 굴지의 기업들이 연합해 만든 라피더스라는 회사는 2027년까지 2나노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일본이 반도체 제국의 재건을 꿈꾸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현지 핵심 파트너사들과의 관계를 더 돈독히 가져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요. 삼성전자가 일본 회사들과 끈끈한 기술 협력은 물론 적극적인 생산 현지화를 추진해 ‘칩 워’에서 우위를 지켜나가기를 기대하면서 이번 시리즈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엔비디아만 쳐다볼 수 없다” …빅테크, 삼성에 잇단 'AI반도체' 러브콜 [저커버그 10년만에 방한]
산업 IT 2024.02.21 17:47:05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삼성전자를 빼고는 최첨단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초미세 공정 능력을 보유한 삼성전자를 우군으로 둬야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기술 개발을 넘어 이를 위한 첨단 반도체 칩 확보에 사활을 걸면서 초미세공정 단위에서 칩 생산(파운드리)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핵심 메모리 제품, 패키징까지 모두 역량을 갖춘 삼성전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생성형 AI 열풍에 메타는 모든 분야에서 인간 지능에 가깝거나 능가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오픈AI처럼 메타 또한 자체 AI 칩 생산을 시도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대만 TSMC를 빼면 최첨단 AI를 위한 칩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 뿐이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AGI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100 35만 개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연내 총 60만 개의 GPU를 확보해 개발 중인 생성형 AI 라마3의 차별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엔비디아 칩의 비싼 가격과 물량 확보 문제는 AI 개발을 늦추는 이유로 꼽혔다. 이에 메타를 비롯한 구글·오픈AI 등 생성형 AI 개발사들은 칩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에만 의존하다가는 생성형 AI 기술 개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개당 3000만 원이 넘는 엔비디아의 GPU에만 의존하면 AI를 개발하거나 고도화할 때마다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맞춤형 칩을 설계하는 수준을 넘어 생산까지 염두해 두는 이유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경영진을 만난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도 자체 칩 생산망 구축을 위 7조 달러(약 9300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다만 AI 반도체 생산을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과 최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빅테크 기업들이 당장 자체적으로 새로운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글로벌 AI 기업들은 당분간 TSMC와 삼성전자 등 초미세 공정 단위에서 AI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들과 협업하는 형태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저커버그 CEO 방한 일정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만남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능력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메타와 삼성전자 간 가상현실(VR) 및 혼합현실(MR) 기기 개발 논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메타는 VR 시장에 매년 수조 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관련 분야는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VR·AR 기술을 개발하는 메타의 리얼리티랩스는 지난해 3분기 37억 달러(약 4조 8359억 원)의 손실을 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메타는 MR 헤드셋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하고 있는 만큼 애플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손잡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이미 퀄컴·구글과 확장현실(XR)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관련 시장에서의 협업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에 대한 글로벌 빅테크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저커버그 CEO가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해 ‘측면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AI 반도체 수요에 비해 삼성전자의 수급 능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이를 선점하는 게 급선무다. 일각에서는 저커버그 CEO가 국내 투자 방안 등 선물 보따리를 준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저커버그 CEO를 접견하면 2주 만에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 연속 만남을 갖게 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와 만나 K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늘려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업계는 이번 만남이 국내 정보통신(IT) 기업들과 글로벌 빅테크 간 협업 활성화를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기술이 급부상하며 개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국내외 빅테크 간 AI 기술 개발 협업이나 국내 벤처 투자 등을 윤 대통령이 요청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윤 대통령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단독] 메타도 손짓…삼성 'AI동맹' 린치핀 된다
산업 IT 2024.02.21 17:36:47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독점 구도를 깨기 위해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동맹’ 구축을 시도한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10년 만에 한국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잇따라 회동하고 한국 반도체 업계와의 협업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1일 업계와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이르면 이달 말 방한해 이 회장과 만나 AI 분야의 협업을 논의한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이 회장과 만나 반도체 연합 전선 구축을 시도한 가운데 미국의 또 다른 핵심 빅테크 기업인 메타 또한 삼성전자에 손을 내민 것이다. ★관련 기사 3면 저커버그 CEO는 이번 이 회장과의 만남에서 AI 반도체 수급을 비롯한 생성형 AI 관련 사업 논의를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생성형 AI 시장에서 80% 이상을 독점하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서는 초미세 반도체 생산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삼성전자의 초미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능력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칩 생산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자체 맞춤형 반도체를 공급하기 위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뿐 아니라 패키징,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등 AI 산업에 특화한 반도체 역량을 모두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다. 윤 대통령 또한 저커버그와 만나 관련 산업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 CEO가 한국을 찾는 것은 2013년 6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당시 이 회장(당시 삼성전자 부회장)과 7시간 동안 ‘마라톤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하버드 동문이기도 하다. 저커버그 CEO는 윤 대통령과의 만남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 이번 만남이 성사되면 그는 2013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대통령을 접견한다. 대통령실은 “메타 측으로부터 면담을 요청 받았으며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美日은 자국우선·中은 물량공세…韓반도체 '넛크래커' 신세 될판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02.21 16:29:36인공지능(AI)이 국가와 기업의 생존을 결정할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AI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반도체 업종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과거에는 고객의 주문에 따라 질 좋은 제품을 높은 수율로 생산해내기만 하면 성장하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EU) 등의 자국 우선주의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반도체 ‘게임의 룰’이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21일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업계가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막대한 보조금을 바탕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역시 미국의 견제 속에서도 나름의 활로를 뚫고 있다”며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자칫 미국·중국·일본 사이에 끼인 ‘넛크래커’ 신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미국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을 시행하면서 자국 기업은 물론 삼성전자(005930) 등 해외 기업에도 보조금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1억 6200만 달러), 글로벌파운드리(15억 달러) 등 자국 기업에만 혜택을 몰아주고 있다. 영국 BAE시스템스도 지원금을 받기는 했지만 금액이 35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미국이 자국 기업에 선(先)보조금 집행으로 방향을 튼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는 우선 자국 중심으로 보조금을 집행해야 표밭을 지키는 데 유리할 수밖에 없다. 만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보조금 집행 계획 자체가 아예 무산될 수도 있다. 시설 투자 자금 한 푼이 아쉬운 삼성전자로서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반도체 전략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는 셈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도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발표한 2024년 반도체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공격적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3%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SMIC와 화훙반도체 등 중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구형 반도체 장비로 생산할 수 있는 28나노 이상 공정 기반의 반도체 생산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 업체 IDC도 중국의 파운드리 점유율이 지난해 27%에서 2027년에는 29%로, 반도체 외주 패키징(OSAT) 점유율은 22.1%에서 22.4%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거센 견제에도 중국이 레거시(구형) 반도체 제품을 중심으로 자급자족에 일부 성과를 거뒀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미중의 힘겨루기가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면서 삼성전자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지난해 말 ASML 지분 전량 매각
산업 기업 2024.02.21 15:24:30삼성전자가 지난해까지 보유했던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사 ASML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ASML 투자로 얻은 수익은 신규 설비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삼성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보유했던 ASML 주식 158만 407주를 4분기에 매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약 7000억원에 ASML 지분 3%를 처음 매입했고, 4년 뒤인 2016년 투자 회수를 위해 보유 지분 절반을 매각했다. 나머지 지분은 지난해 2분기부터 처리하기 시작해 4분기 전량 매각했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ASML 장부 금액을 토대로 보면 지분 매각 금액은 총 6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11년 전 7000억 원 투자로 8배 정도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ASML은 초미세 회로 반도체 제조를 위한 극자외선(EUV) 노광기를 세계에서 단독으로 생산하는 회사다. 삼성전자와 끈끈한 협력 관계를 유지 중이기도 한 이 회사는 원천 EUV 기술을 확보하며 최근 수년 새 기업 가치가 크게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ASML 지분 정리는 신규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와 3나노미터(㎚) 이하 파운드리(칩 위탁생산)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 반도체(DS) 부문은 지난해 정보기술(IT) 시장 수요 둔화에 타격을 입고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미래 시장을 준비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호황이었던 전년 대비 1% 증가한 48조4000억원을 시설 투자에 썼다. -
[단독]저커버그 10년만에 한국 온다…이재용 만나 'AI반도체 협업' 논의
산업 IT 2024.02.21 06:15:00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10년 만에 한국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삼성전자와 인공지능(AI) 분야 협업을 논의한 가운데 저커버그도 이재용 회장과 ‘AI 반도체 동맹’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서울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저커버그는 이르면 이달 말 방한해 이 회장과 AI 사업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저커버그가 한국을 찾는 것은 2013년 6월 이후 약 10년 만으로, 이 때 이 회장(당시 삼성전자 부회장)과 7시간 동안 ‘마라톤 회동'을 가진 바 있다. 두 사람은 이번 만남을 통해 AI 반도체 수급을 비롯한 생성형 AI 관련 사업 논의를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전세계적인 생성형 AI 열풍으로 AI 학습과 서비스에 필요한 반도체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은 AI 반도체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지난달 모든 분야에서 인간 지능에 가깝거나 능가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100 35만 개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을 80% 이상 독점하고 있어 칩 수급 자체가 어려운 데다 가격이 비싸다 보니 빅테크들은 자체 칩을 개발·생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메타 역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빅테크가 AI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관련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 등과의 협업은 불가피하다. 올트먼이 지난 달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와 만난 것도 이 같은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저커버그는 이 회장과 ‘하버드 동문’이라는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동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커지고 있다. 이 회장도 최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 1심 무죄 선고를 받아 사법 리스크가 당장은 해소된 만큼 이번 만남을 통해 글로벌 AI 반도체 동맹 성과가 가시화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AI 반도체 핵심으로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삼성전자가 메타와의 만남을 계기로 ‘메타 전용 AGI칩’을 생산하는 등 두 회사의 밀월이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저커버그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이 성사되면 저커버그는 2013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대통령을 접견한다. 최근 윤 대통령이 한국을 찾은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CEO와 만나 K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당부한 만큼, 저커버그와 만나 벤처 투자나 AI 생태계 확산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저커버그가 이 회장과의 일정 조율을 거의 마무리 한 것으로 안다”면서 “윤 대통령과의 만남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
2나노가 TSMC 추월 승부처…삼성 'AI칩'으로 반전 노린다
산업 기업 2024.02.20 15:36:32삼성전자는 2022년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도입하며 파운드리(칩 위탁 생산) 혁신을 시도했다. 기존 핀펫 구조의 연산장치를 고도화한 GAA 형태로 바꿔 라이벌 TSMC보다 먼저 3㎚ 주도권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2년이 흐른 지금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다. 고객사 수주 현황·수율·매출 등 모든 면에서 1위 TSMC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는 현실에 맞닥뜨렸다. 이제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2㎚ 시대가 열렸다. 2㎚ 무대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선언한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절체절명의 승부처다. TSMC, 미국 인텔 등 세계 굴지의 반도체 회사들이 선점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삼성전자가 우위에 선다면 작금의 우려를 씻어내고 ‘퀀텀 점프’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 파운드리 공정 분야에서 2022년 첫 출하 당시 중국 고객 수주 이후 눈에 띄는 대형 고객을 고객사로 끌어들이지 못했다. GAA 공정 수율도 60%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측은 3㎚ 수율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파운드리사업부 수장인 최시영 사장은 미국 테일러 공장 대량 양산 시점이 기존 예상보다 1년 연기된 2025년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이에 대해 “업황 악화나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지연도 문제겠지만 당장 테일러 공장 라인을 활용할 눈에 띄는 고객사가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반면 삼성의 라이벌이자 파운드리 시장의 독보적 1위 TSMC의 분위기는 다르다. 지난해 4분기 TSMC 3㎚ 공정 매출 비율은 15%다. 3㎚ 매출을 처음 공개한 3분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TSMC는 지난달 개최됐던 2023년도 4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3㎚ 생산 라인 확장 계획을 밝히면서 고객사들이 이 공정에 큰 관심을 갖고 있고 수요 역시 견조하다고 자신했다. 그렇게 지난해에도 삼성전자와 TSMC의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좁혀지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는 45.5%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불리한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를 맞았다. 엔비디아·AMD 등 전통의 칩 강자는 물론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세계 굴지의 정보기술(IT) 회사들이 폭증하는 AI 데이터를 연산하기 위해 자체 고성능 칩 생산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다시금 반등 기회가 찾아왔다. 3㎚보다 미세 회로 구현에 훨씬 유리한 2㎚ 수요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고객사에 협력을 제안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게 된 것이다. 더구나 3㎚부터 GAA를 활용하기 시작한 삼성전자는 2㎚ 양산부터 GAA를 도입하는 TSMC보다 공정 경험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러한 장점을 앞세워 2㎚ 과제 수주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최대 AI 기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 2㎚ AI 가속기 생산 과제를 수주하면서 첫발을 뗐다. 세계 최대 시스템 반도체 설계 회사 퀄컴, 삼성전자 안에서 고성능 칩을 설계하는 시스템LSI사업부와 2㎚ 시제품 생산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물론 2㎚ 생태계에서도 경쟁사와의 치열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1위 TSMC는 아이폰으로 세계 스마트폰 업계를 주도하는 애플과 2㎚ 파운드리에서도 공고한 협력을 이어간다고 알려졌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인텔의 수장 팻 겔싱어 CEO는 지난해 9월 1.8㎚ 공정으로 만든 웨이퍼를 직접 들어 보이면서 2025년에 생산 라인에 이 공정을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삼성이 이들과의 경쟁을 뚫고 2㎚ 파운드리 선점에 성공한다면 고객사와 매출이 동시에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KB증권은 삼성 파운드리의 고객사 수가 2022년 100개 수준이었지만 2028년이 되면 211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 파운드리는 가동률 하락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삼성의 2㎚를 포함한 선단 공정 수주 증가는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반전 계기를 마련해 향후 TSMC와 대등한 경쟁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이재용 등기이사 선임 연기에…삼성 준감위원장 “이른 시일 내 복귀 필요”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2.20 15:29:06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에 대해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등기이사로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시점에 복귀하는 것도 좋지 않겠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20일 3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첫 정례 회의가 열린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에 대한) 경영적 판단은 준감위에서 당장 말하기는 조금 이르고 이는 제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2016년 9월 삼성전자 등기이사로서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2019년 10월 임기 만료 후에는 미등기임원 신분을 이어오고 있다. 5일 불법 경영 승계 혐의로 기소된 지 3년 5개월 만에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며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점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검찰이 항소하며 그의 복귀를 둘러싼 셈법도 복잡해졌다. 결국 이날 오전 열린 삼성전자 이사회에는 여러 안건이 올랐지만 이 회장에 대한 등기이사 선임안은 제외됐다.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삼성의 경영 행보를 옥죄는 셈이다. 이 위원장은 이 회장의 준감위 참여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지금까지 준법감시위원회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은 최고경영진의 준법 경영 의지와 또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이 회장이) 여러 가지 바쁜 일정이 있겠지만 조만간 여러 일정을 고려해서 위원회와의 미팅이나 면담 자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22년 8월 특별 복권 이후 같은 해 10월 열린 2기 준감위 회의에 앞서 위원들과 1시간가량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1심 판결과 검찰의 항소 결정에 대해 “이번에 어려운 사건을 장시간에 걸쳐서 심리해주시고 판결해주신 재판부의 판결에 저 개인적으로는 감사와 존중을 표한다”며 “각자 자신의 주장과 입증을 위해서 재판에 참여하지만 마지막에는 재판에 승복하는 그러한 어떤 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돼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향후 있을 준감위 활동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가장 올바른 해법을 찾도록 3기 준감위에서도 계속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사회에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두 인사는 다음 달 20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선임된다. 주주총회에는 △감사위원회 위원 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안건 등이 오를 예정이다. -
삼성 반도체 R&D 조직 쇄신…‘시너지’ 극대화에 방점[biz-플러스]
산업 기업 2024.02.20 07:32:12지난해 15조 원에 이르는 적자를 내면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삼성전자(005930) 반도체(DS) 부문이 기술의 기초가 되는 연구개발(R&D) 분야부터 쇄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몸집이 커진 연구 조직을 재정비해 효율성을 끌어올려 ‘초격차’ 기술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전략에서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DS 부문 내 설비기술연구소의 기획·인사 담당 임직원을 DS 부문 내 또 다른 R&D 조직인 반도체연구소로 편입시켰다. 설기연은 삼성 반도체 생산 라인 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R&D를 담당하는 곳으로 2011년 전사 연구 조직에서 DS 부문으로 편입된 곳이다. 사실상 DS 부문 내에서 2개 축으로 움직이던 R&D 조직의 지원(백오피스) 기능을 하나로 일원화한 셈이다. 현재 반도체연구소와 설기연은 DS 부문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송재혁 삼성전자 사장 산하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두 연구소 모두 덩치가 커져 조직이 지나치게 세분화됐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됐다. 조직과 인원이 방대해지다 보니 서로의 연구 현황을 공유하기 점점 힘들어지고 성과를 하나로 통합하기도 어려워 R&D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통합에 따라 삼성 반도체 R&D의 3대 축인 ‘반도체연구소-설기연-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간 연구 공유와 소통이 조금 더 유기적으로 이뤄져 초격차 기술 확보가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한편 최근 R&D 조직 개편과 함께 세계 각지에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위한 연구 진용을 새롭게 갖췄다. DS 부문은 한국에서 소재부품센터와 차세대공정개발실을 신설했고 미국과 인도에는 각각 3D D램·SSD 연구팀 등을 새롭게 꾸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같은 내용의 개편에 대해 “회사 내 조직과 인사 변화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 28조 쏟아붓는 R&D 효율화 '드라이브'…기술 초격차 속도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의 유례없는 불황으로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연매출의 10.9%에 달하는 28조 3400억 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했다. 앞선 2년의 기간에도 삼성전자는 전체 매출액의 8% 정도를 R&D에 쓴 것에 비하면 3%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선단 공정 초격차를 유지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감으로 불황에도 R&D 금액을 올린 것이다. 다만 삼성이 매출 대비 R&D 비율을 꾸준히 높이면서 양적 확장은 하고 있지만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실제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의 R&D 지출이 커지는 것과 비례해 인력과 조직도 함께 덩치가 커지면서 칸막이 현상이 나타나는 등 비효율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게 현실이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꺼낸 대표적인 대책이 지난해 말 조직 개편 때 단행한 반도체연구소·설비기술연구소 간의 R&D 조직 일원화 작업이다. 설비기술연구소는 DS부문 내에서 반도체 라인에 투입되는 소재·부품·장비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곳인데 회사 내 최대 반도체 R&D 조직인 삼성반도체연구소와 현황을 공유하기 힘든 시스템이 유지되면서 연구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 개의 연구 부서 안에 인원이 필요 이상으로 배치돼 있는 것도 문제점이지만 조직 간 소통 부재로 연구 성과를 통합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를 인식한 삼성전자 경영진은 조직 개편을 통해 인재들을 어떤 조직에 어떻게 배치해 성과를 도출할지를 인적 자원 측면에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조직 개편뿐 아니라 연구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 변화에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말부터 삼성전자 반도체의 ‘모태’인 기흥 사업장 안에 새로운 반도체 R&D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2025년 첫 가동이 목표인 이 센터에는 2028년까지 20조 원을 투입한다. 신규 연구소 설립은 삼성전자 R&D 엔지니어들이 새롭게 개발한 공정의 성능을 직접 확인하는 시간이 대폭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반도체연구소는 회사의 급속한 성장과 우수 인력 증가 폭에 비해 R&D 인프라가 갖춰지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뎠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한된 공간으로 인해 삼성 R&D 엔지니어들에게 배정되는 실험용 웨이퍼 수가 크게 줄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신규 R&D 센터에서 임직원들이 마음껏 반도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모색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 지역에 반도체 연구 거점을 설립하는 움직임도 필요한 연구를 적재적소로 해결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R&D 조직을 신설한다. ‘솔루션프로덕트디벨롭먼트(PD)’ 그룹이 그것인데, 이 조직은 SSD 제품의 하드웨어 설계를 비롯해 전력·성능 최적화에 관련한 연구를 담당할 예정이다. 일본 요코하마에도 400억 엔(약 3600억 원) 규모의 R&D 거점을 마련한다. 삼성전자는 이 거점에서 일본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등과 협력해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용 반도체 등의 후공정 기술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미주총괄(DSA)에는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의 3D D램 연구 조직도 신설했다. 신설 조직의 공통점은 각 지역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일본은 세계적인 후공정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몰려 있는 곳이어서 현지 회사와의 협력·전문가 영입이 용이하다. 인도와 미국은 우수한 정보기술(IT) 인력들을 적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도체 기술이 촌각을 다투는 만큼 기술 개발에 드는 물리적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것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삼성전자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반도체 라이벌 기업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지난해 인텔은 총 연매출의 29.5%를 R&D에 쏟아부었다. TSMC는 전체 매출의 11.8%를 R&D에 투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반도체 기술 격차 유지나 핵심 고객사 이탈을 막기 위해서 삼성전자가 R&D 투자 증액에 고삐를 늦추지 않고 더욱 공격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삼성 28조 쏟아붓는 R&D 효율화 '드라이브'…기술 초격차 속도낸다
산업 기업 2024.02.19 17:10:53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의 유례없는 불황으로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연매출의 10.9%에 달하는 28조 3400억 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했다. 앞선 2년의 기간에도 삼성전자는 전체 매출액의 8% 정도를 R&D에 쓴 것에 비하면 3%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선단 공정 초격차를 유지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감으로 불황에도 R&D 금액을 올린 것이다. 다만 삼성이 매출 대비 R&D 비율을 꾸준히 높이면서 양적 확장은 하고 있지만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실제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의 R&D 지출이 커지는 것과 비례해 인력과 조직도 함께 덩치가 커지면서 칸막이 현상이 나타나는 등 비효율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게 현실이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꺼낸 대표적인 대책이 지난해 말 조직 개편 때 단행한 반도체연구소·설비기술연구소 간의 R&D 조직 일원화 작업이다. 설비기술연구소는 DS부문 내에서 반도체 라인에 투입되는 소재·부품·장비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곳인데 회사 내 최대 반도체 R&D 조직인 삼성반도체연구소와 현황을 공유하기 힘든 시스템이 유지되면서 연구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 개의 연구 부서 안에 인원이 필요 이상으로 배치돼 있는 것도 문제점이지만 조직 간 소통 부재로 연구 성과를 통합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를 인식한 삼성전자 경영진은 조직 개편을 통해 인재들을 어떤 조직에 어떻게 배치해 성과를 도출할지를 인적 자원 측면에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조직 개편뿐 아니라 연구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 변화에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말부터 삼성전자 반도체의 ‘모태’인 기흥 사업장 안에 새로운 반도체 R&D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2025년 첫 가동이 목표인 이 센터에는 2028년까지 20조 원을 투입한다. 신규 연구소 설립은 삼성전자 R&D 엔지니어들이 새롭게 개발한 공정의 성능을 직접 확인하는 시간이 대폭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반도체연구소는 회사의 급속한 성장과 우수 인력 증가 폭에 비해 R&D 인프라가 갖춰지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뎠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한된 공간으로 인해 삼성 R&D 엔지니어들에게 배정되는 실험용 웨이퍼 수가 크게 줄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신규 R&D 센터에서 임직원들이 마음껏 반도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모색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 지역에 반도체 연구 거점을 설립하는 움직임도 필요한 연구를 적재적소로 해결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R&D 조직을 신설한다. ‘솔루션프로덕트디벨롭먼트(PD)’ 그룹이 그것인데, 이 조직은 SSD 제품의 하드웨어 설계를 비롯해 전력·성능 최적화에 관련한 연구를 담당할 예정이다. 일본 요코하마에도 400억 엔(약 3600억 원) 규모의 R&D 거점을 마련한다. 삼성전자는 이 거점에서 일본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등과 협력해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용 반도체 등의 후공정 기술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미주총괄(DSA)에는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의 3D D램 연구 조직도 신설했다. 신설 조직의 공통점은 각 지역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일본은 세계적인 후공정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몰려 있는 곳이어서 현지 회사와의 협력·전문가 영입이 용이하다. 인도와 미국은 우수한 정보기술(IT) 인력들을 적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도체 기술이 촌각을 다투는 만큼 기술 개발에 드는 물리적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것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삼성전자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반도체 라이벌 기업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지난해 인텔은 총 연매출의 29.5%를 R&D에 쏟아부었다. TSMC는 전체 매출의 11.8%를 R&D에 투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반도체 기술 격차 유지나 핵심 고객사 이탈을 막기 위해서 삼성전자가 R&D 투자 증액에 고삐를 늦추지 않고 더욱 공격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고려거란전쟁' 김동준, 내부 반란 막기 위해 주석태에 굴복…혼돈에 빠진 고려
서경스타 TV·방송 2024.02.19 08:50:34‘고려거란전쟁’ 이재용의 정체를 알아챈 최수종이 또 한 번 지략을 발휘했다. 19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공영방송 KBS2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연출 전우성, 김한솔)은 전국 기준 시청률 11.5%를 기록했다. 특히 최질(주석태)이 원성(하승리)과 김은부(조승연)의 행방을 묻는 강감찬(최수종)에게 발길질을 하는 장면은 순간 최고 시청률 12.7%까지 치솟으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현종(김동준)이 내부 반란을 막기 위해 김훈(류성현)과 최질에게 굴복했다. 반란에 성공한 최질은 나날이 기고만장해졌고, 급기야 조정기구 개편까지 요구해 분노를 유발했다. 동, 서북면의 군사들은 황제가 무관들의 청을 모두 윤허했으니 각자의 소임으로 돌아가라는 원정황후(이시아)의 교서를 받고 혼란에 빠졌다. 서북면의 군사들을 이끌고 개경으로 가던 유방(정호빈)은 고민 끝에 회군을 결정했지만 강감찬은 황후의 교서를 찢어버리고 곧장 궁으로 진군했다. 김은부는 황제에게 고려군끼리 전투를 벌일 경우 각고의 노력으로 재건한 고려의 정예병들이 허무하게 죽을 것이라며 반란군에게 굴복하라 권유했다. 현종은 “굽히지 않을 것이오. 내가 이 고려를 위하고 경들이 이렇게 한마음으로 고려를 위한다면 우린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오”라며 동북면의 군사들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 박진(이재용)은 황후를 찾아가 동북면의 군사들이 개경에 당도하기 전 모든 걸 끝내야 한다며 정전 밖에 있는 군사들을 처단할 수 있게 한 번 더 교서를 내려달라고 청했다. 결단을 내린 김훈과 최질은 반란군들과 함께 교서를 들고 정전으로 향했다. 반란군과 호위군들은 서로를 베고 찌르는 등 살상을 시작했다. 호위군들을 처단한 반란군은 문을 박차고 정전에 들이닥쳤고, 이내 용상 앞을 가로막은 신하들의 멱살을 잡아 끌어냈다. 현종은 당장 동북면 군사들에게 조서를 내려 회군을 명하라는 최질을 향해 “내 너희한테 굴복할 것 같으냐. 자신 있으면 날 베어 보거라. 황제를 시해하고도 살아남을 자신이 있으면 어디 한 번 해보거라”라며 분노를 터트렸다. 이에 최질은 그 자리에서 칼을 뽑아 한 신하의 팔을 베어 버린 뒤 “다음엔 목을 베겠습니다. 여기 있는 신하들을 한 놈씩 모두 없애겠습니다”라며 현종을 압박했다. 현종은 내부 반란을 막기 위해 김훈과 최질의 제안을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굴복, 개경에 도착한 동북면의 군사들을 다시 돌려보냈다. 김은부와 그의 식솔들, 원성까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현종은 이 모든 것이 역도들의 소행임을 깨닫고 크게 상심했다. 특히 그는 자신 몰래 교서를 보낸 원정을 찾아가 자신을 배신하고 역적들과 손을 잡았다며 분노를 쏟아냈다. 원정은 “믿기 힘드시겠지만 진심으로 폐하를 지키려고 한 일이옵니다. 협조하지 않으면 황제를 해칠 것이라고 겁박했다”며 오열했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 지채문은 강감찬에게 현종에게 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 청했고, 강감찬은 궁궐 대신 개경 밖으로 가 사라진 원성을 찾아 보호해달라고 부탁했다. 같은 시각, 작은 암자에 억류된 원성은 군사들에게 끌려갔다. 박진의 계략으로 죽음 위기에 놓인 원성은 자신을 죽이려하는 군사들을 회유했다. 현종을 직접 모시게 된 최질의 태도는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박진을 개성부윤(개성부의 으뜸 벼슬)으로 임명해 달라고 청하는가 하면, 상참(상참에 참여한 상참관의 약칭) 이상의 무관은 문관을 겸직하게 해달라는 등 조정의 기구 개편까지 요구했다. 무관들의 만행에 상심이 깊어진 현종은 혼돈에 빠진 신하들에게 어떤 수모가 있더라도 버텨 달라 당부했다. 한편 최사위는 이번 반란의 배후로 박진을 의심했다. 그는 강감찬에게 몽진 중 황제를 습격한 자객 역시 박진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방송 말미 강감찬은 황제를 공격했을 당시 상처를 입은 자객을 떠올렸다. 박진의 어깨에 남은 상처를 확인한 강감찬은 “널 황제 폐하를 시해하려한 대역 죄인으로 추포한다”고 선포하는 ‘체포 엔딩’으로 긴장감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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