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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투자 없으면 관세 폭탄”…트럼프式 압박 韓·EU 정조준 [글로벌 모닝 브리핑]
국제 정치·사회 2025.07.25 05:30:00※[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韓도 결국 천문학적 투자하나…"대미 투자펀드 조성 논의 중 우리나라가 일본과 유사한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 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 자동차를 포함한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데 협상의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대가로 미국은 수천억 달러의 투자 약속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의 대미 투자액으로 4000억 달러(약 548조 원)를 제안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4000억 달러는 미국이 당초 일본에 제시한 것과 같은 금액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에 5500억 달러로 올린 것으로 알려집니다. 다른 소식통은 일본이 보잉 항공기와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구매한 것처럼 우리 측에도 추가 구매 약속을 무역 합의에 포함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日처럼 관세 15%가 기준선…트럼프 "EU와 심각한 협상중, 中은 마무리 단계" 미국과 일본의 무역 합의를 기점으로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무역 협상을 심각하게 진행 중”이라며 “중국과는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경쟁 승리 서밋’ 행사에서 “우리는 EU와 심각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그들이 미국 기업에 (시장을) 개방한다면 관세를 낮춰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EU와의 협상이 깊이 있게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시장 개방을 해야 관세를 내리겠다는 압박성 발언을 이어간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트루스소셜에 “시장을 개방하는 나라에만 관세를 인하하겠다”며 “개방을 하지 않으면 훨씬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EU가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무역 합의에 근접했다”며 “15%는 자동차에도 적용되지만 50%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철강·알루미늄 등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적국 알고리즘에 지배 안돼"…'中 AI' 콕 집은 美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며 적국의 알고리즘에 지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AI 경쟁 승리 서밋’ 행사에서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술 혁명 중 하나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미국이 AI 패권을 거머쥘 수 있는 이유로 “실리콘밸리의 천재성과 창의성”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놀라운 천재성”이라며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천재들이 모인 곳이며 AI 경쟁이 시작된 곳”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자녀는 우리와 반대되는 가치와 이익을 추구하는 적국의 알고리즘에 지배되는 행성에서 살지 않을 것”이라며 무대 위에 마련된 책상에서 AI 관련 행정명령 3건에 서명했습니다. EU 정상 만난 시진핑 "올바른 선택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면서 향후 50년을 위한 관계 개선 의지를 다졌습니다. 시 주석은 개방·협력과 다자주의를 강조했고 EU 측도 “중국과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화답했습니다. 다만 전기차 및 희토류 등 주요 현안을 두고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이날 회담에서 만족할 만한 합의를 이끌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24일 시 주석은 회담에서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은 중국과 EU의 관계에 대해 “또 하나의 중요한 역사적 접속점에 서 있다”며 “100년에 한번 있을 변화와 혼란이 얽힌 국제 정세에 직면해 중국과 유럽의 지도자들은 다시 한번 식견과 책임을 보이고 국민 기대에 부합해 역사적 검증을 감당할 수 있는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EU가 미국의 관세 압박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공항서 발돌린 구윤철, '빈손 귀국' 위성락…왜[Pick코노미]
경제·금융 경제분석 2025.07.25 05:30:00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미 2+2 통상 협상’이 미국 측의 일방적인 일정 변경으로 무산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한 시간 전 e메일로 면담 연기 통보를 받으면서다. 나흘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협상 파트너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대면 면담을 하지 못했다. 미국이 제시한 협상 마감 시한(8월 1일)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 외교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기재부는 24일 “2+2 협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며 “미국 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을 다시 개최하자고 제의했고 양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유례없는 ‘e메일 면담 불발 통보’를 두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번 협상에서 최종 딜을 이끌어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있기는 했지만 만남 자체가 무산될 것으로 예상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위 실장은 서면 브리핑에서 “루비오 장관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미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인사들과 현안을 논의했고 루비오 장관과도 유선 협의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특유의 ‘일방통행 협상’이 본격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는 올 4월 이후 일본과 고위급 협상을 여덟 차례 이어간 끝에 22일 무역 합의를 이끌어냈다. 일본을 상대로 “버릇이 없다(spoiled)”는 거친 용어를 쏟아내기도 했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어쨌든 우리 정부가 쫓기는 처지에 몰리게 됐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 측 협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 행정부가 심각한 외교적 결례를 범하면서까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침착하고 정교한 전략을 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와 협상은 고차방정식…"매드맨 전술에 휘말려선 안돼" 미국이 일명 ‘2+2 협상’을 돌연 취소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특유의 협상 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및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5일(현지 시간) 만나 관세 등 통상 안건을 협상할 예정이었다. 전문가들은 8월 1일 상호관세 유예 종료일까지 ‘노 딜’에 그치더라도 협상이 종료되는 것은 아닐 뿐더러 명백한 귀책사유가 미국에 있는 만큼 협상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미국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차에 타고 있던 24일 오전 9시께 미국 측으로부터 협상 취소를 e메일로 통보 받았다. 통상 실무자간에는 개인 전화번호를 서로 알만큼 언제든 통화할 수 있는 데 e메일로 긴급 일정을 통보한 것이다. 미국 측은 “베선트 재무부 장관의 일정이 겹쳤다(schedule conflict)”고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외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선트 장관에게 25일로 예정된 스코틀랜드 방문에 동행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 구체적 이유는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구 부총리는 공항 도착 후 20여 분간 귀빈실에 머물며 참모들과 상황을 파악하다가 공항을 떠났다. 주도권 장악 위한 美측의 노림수…8월 1일 '데드라인' 넘길 가능성 익명을 요구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쌀과 소고기를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측이 일종의 압박을 가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현실적으로 8월 1일 데드라인 전에 한국과 협상 타결이 어렵다고 봐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와 협상에 집중하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전략과 별도로 외교·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일이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결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관급 회담을 개최 전날에 e메일로 취소하는 것은 동맹 관계인 나라에서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구 부총리와 함께 방미길에 오르려던 기재부 협상단 상당수는 출국 수속까지 마친 상태였다고 한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역시 나흘간의 방미 기간 중 협상 파트너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대면 면담을 하지 못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이렇게 촉박하게 일방적으로 회담을 취소한 건 외교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처사로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봐야 한다”며 “미국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한미 간 관세·통상 협상을 미국 주도 하에 미국의 타임라인에 따라 끌고 가겠다는 의지가 읽힌다”고 분석했다. 장기전 가더라도 협상 기회 있어…"EU 등 결과 보고 대응" 지적도 정부는 일단 사태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23일 미국 측이 2+2 협상을 취소한 것과 관련해 “베선트 장관의 급한 사정 때문이지 한국과 협상에 다른 함의(implication)가 있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위 실장과 루비오 장관간 면담도 “긴급한 일정이 생겨 유선 협의로 대체했다”고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위 실장이 21일 약속된 면담을 위해 백악관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급한 일정으로 루비오 장관을 호출해 이튿날 유선으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여 본부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 장관을 만나 무역 협상을 예정대로 벌일 계획이다. 다만 다음번 2+2 협상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으면서 한미 통상 협상은 8월 1일 데드라인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베선트 장관은 28~29일 스웨덴에서 중국과 협상을 앞두고 있어 물리적으로 한국과의 단독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우왕좌왕할 것이 아니라 정교하게 협상 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EU와 관세 협상이 먼저 타결이 되는 걸 지켜보는 편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큰 나라로부터 많이 얻어내면 우리로부터 얻어내야 할 게 줄어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재계는 '1000억弗+α' 투자 보따리 준비 정부, 10대 그룹 1대1로 접촉 가용가능 대미 투자금액 취합 日처럼 투자펀드 조성도 검토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위해 국내 기업들과 1000억 달러(약 137조 원) 이상의 현지 투자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 통상 대표단은 당초 25일(현지 시간)로 예정됐던 한미 ‘2+2 고위급 관세 협상’에서 이 같은 내용의 대미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 측에 제안할 예정이었다. 앞서 한국과 산업·수출 규모가 유사한 일본은 상호관세 및 자동차 품목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5500억 달러(약 757조 원)에 달하는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미국과 합의한 바 있다. 한국에도 이 같은 투자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관세 협상에 앞서 삼성과 SK·현대차·LG·롯데·포스코·한화·HD현대 등 10대 그룹과 접촉해 가용한 현지 투자 금액을 취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기업들이 약속한 투자 금액은 1000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1000억 달러+알파(α)’는 일본이 약속한 투자 규모와 비교하면 작지만 일본의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2배 더 큰 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10대 기업들을 1대1로 직접 접촉해 투자 규모를 물어본 것으로 안다”며 “일본보다 금액이 적더라도 조선 산업 협력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심 있는 패키지를 마련하려는 듯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 조달 자금까지 더해질 경우 제안 금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정부는 일본처럼 투자 펀드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단 미국에 투자할 의사가 있는 기업들의 계획을 모아 취합하고 액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도 실무선에서 (펀드 조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수출입은행·산업은행·무역보험공사·한국투자공사(KIC)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우리나라가 일본과 유사한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은 자동차를 포함한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데 협상의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수천억 달러의 투자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의 대미 투자액으로 4000억 달러(약 548조 원)를 제안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일본이 보잉 항공기와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구매한 것처럼 우리 측에도 추가 구매 약속을 무역 합의에 포함할 수 있다고 말했다. -
美상무 "한국, 日합의 보고 욕 나왔을 것"…트럼프, 한일 감정까지 협상 이용
국제 정치·사회 2025.07.25 00:05:28한미 ‘2+2’ 장관급 무역 협상 회담이 연기된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국이 미일 합의를 보고 애가 탈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협상에서 한일 간 경쟁 심리까지 활용한다는 점을 암시한 셈이다. 러트닉 장관은 24일(현지 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매우 매우 협상을 타결하고 싶어 한다”며 “한일은 서로 경계하기 때문에 한국이 미일 합의를 읽을 때 입에서 욕설(expletives)이 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일본의 협상 타결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상상할 수 있다”며 “한국은 아마 ‘아, 어쩌지’ 그랬을 테고 오늘(24일) 내 사무실에 와서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날 워싱턴DC 상무부에서 러트닉 장관을 만난다. 애초 예정됐던 2+2 장관급 회담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의 일정 문제로 미뤄졌다. 앞서 일본은 대미 투자 규모를 5500억 달러로 늘리면서 자동차와 쌀 시장 등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25%였던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까지 낮추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우리나라에도 4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도 같은 15%의 관세를 목표로 삼고 있어 유사한 조건으로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
[사설] 한미 2+2 통상협상 취소, 막판까지 국익 극대화 총력 다하라
오피니언 사설 2025.07.25 00:00:0025일로 예정됐던 ‘한미 2+2 통상 협상’이 돌연 취소됐다. 기획재정부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협상이 열리지 못하게 됐고, 미국 측이 조속한 시일 내에 다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2차 방미에 나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대면하기 어려워 유선 협의를 진행해 다음 달 1일이 시한인 한미 관세 협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출국 한 시간 전 취소 통보를 받았고 다음 일정도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은 외교적 결례이지만 미국 측은 협상 일정에 대해 구체적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미국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장 개방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국이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EU)과의 무역 협상 타결에 근접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 개방에 동의하는 나라는 관세를 내리고 그렇지 않으면 훨씬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또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25%의 상호관세로 돌아갈 것”이라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협상 상대국에 대한 강한 압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관세 협상 시한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우리는 수출 경쟁국 일본의 관세 합의안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아 전략적으로 실용적 협상에 임해야 한다. 적어도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율 15%보다 유리한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미국이 요구하는 쌀·소고기 등 농축산물 추가 시장 개방과 4000억 달러(약 548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조성, 한미 동맹의 인도태평양 확장 등과 관련해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을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한미 관세 협상은 경제와 안보가 결합된 고차방정식이다.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려면 전략적 판단과 결단이 필요하다. 대규모 대미 투자나 농산물 시장 개방 문제에서는 노동자·농민 등 지지층만을 의식할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이익 균형을 따져야 한다. 정부는 협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미국 측과 우리 국민들을 설득하면서 막판까지 국익 극대화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
관세 진전에 구글 호실적까지…나스닥·S&P, 또 최고치 경신 출발
국제 정치·사회 2025.07.24 23:34:50미국이 일본·유럽연합(EU)과 잇따라 관세협상을 진전시켰다는 소식과 구글의 호실적에 힘입어 24일(현지 시간)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다시 한번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채 출발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장 시작과 함께 2만 1107.83, 6374.63까지 치솟아 전날에 이어 장중 사상 최고치를 재차 갈아치웠다. 이날 두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에 이어 EU와도 무역 합의를 끌어낼 가능성을 높인 상황에서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지난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는 소식까지 전해졌기 때문이다. 알파벳은 지난 23일 장 마감 후 2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22% 증가한 964억 2800만 달러, 2.3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었다. 구글의 실적 선방 소식은 다른 기술주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에 반해 전날 4만 5010.29로 마감한 507.85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장 초반 4만 4674.57까지 내려가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IBM이 2분기 실망스러운 소프트웨어 부문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 속에 9% 이상 주저앉으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전날 장 마감 후 부진한 2분기 실적을 공개한 테슬라도 나스닥시장에서 장중 9% 이상 급락했다. -
美 신규 실업수당 3개월 만에 최저…관세 우려 속 고용시장 견조
국제 정치·사회 2025.07.24 22:16:26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과 고용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고용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미국 노동부는 7월 13~19일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 7000건으로 집계됐다고 24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는 직전 주 전보다 4000건 감소한 수치며 4월 6~12일(21만 6000건)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 7000건)도 밑돌았다. 신규 청구 건수는 6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는 7월 6일~12일 기준 195만 5000건으로 전주 대비 4000건 늘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대중 고율 관세 정책이 미국 내 고용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크지만 현재까지는 관련 지표에 뚜렷한 악영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월가에서는 실물경기 흐름을 가늠할 핵심 지표로 고용시장 데이터를 주목하고 있다. -
ECB, 10개월 만에 금리 동결…“무역 불확실성 주시”
국제 경제·마켓 2025.07.24 22:01:19유럽중앙은행(ECB)이 10개월 만에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ECB는 24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2.00%), 기준금리(2.15%), 한계대출금리(2.40%) 등 정책금리를 모두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정책금리 중 예금금리가 벤치마크의 역할을 한다. ECB는 금리 동결에 대해 “국내 물가 압력이 계속 완화되고 임금상승 속도도 느려지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온 자료는 이전의 인플레이션 전망 평가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려운 글로벌 환경에서도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력을 보여 왔다. 그와 동시에 특히 무역분쟁 탓에 환경이 예외적으로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해 6월 이후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해 정책금리를 8차례에 걸쳐 2.00%포인트 내렸다. 이후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일곱 차례 0.25%포인트씩 인하를 단행했다. ECB는 지난달 금리를 인하하면서 미국과의 통상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는 EU 미국 간 관세 협상이 막바지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금리 인하를 일시 중단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유로화 강세와 통상 갈등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경우 물가 상승률이 ECB 목표를 장기간 밑돌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ECB가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를 바탕으로 남은 세 차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0.25~0.50%포인트 추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
李대통령, 이재용 회장 회동…美관세·내수회복·일자리까지 ‘속 깊은 대화’
정치 대통령실 2025.07.24 21:45:14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간의 24일 회동은 이 회장이 사법 족쇄를 벗은 시점에 성사돼 더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이 온전히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지만 한편으로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어려움으로 다급한 입장이다. 정부와 기업 간 원팀을 강조한 이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대미 투자 등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 회동은 배석자 없이 진행됐으며 이 대통령과 이 회장은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지방 활성화 방안, 연구개발(R&D) 투자 계획 등 경제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지렛대를 위한 미국 현지 투자 등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대미 투자와 글로벌 통상을 비롯해 침체된 내수 활성화 및 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지방 활성화 방안, 반도체 경쟁력 강화까지 폭넓은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무엇보다 한미 통상 협상과 관련해 삼성의 대미 투자에 대한 논의가 집중됐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지부진한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과 1000억 달러(137조 원) 이상의 현지 투자 계획을 세워 이를 미국 정부 측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삼성과 SK(034730)·현대차·LG 등과 접촉해 가용한 현지 투자 금액을 취합하기도 했다. 특히 삼성의 투자 규모가 늘어나면 정부의 협상력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이와 관련, 삼성이 추진하고 있는 미국 현지 반도체 생산 거점에 대한 380억 달러(약 54조 원)에 달하는 투자 금액의 상향 조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앞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14일), 구광모 LG 회장(15일) 회동에 이어 김동관 한화(000880) 부회장(21일), 최태원 SK 회장(22일) 등도 각각 만나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에 따른 기업 어려움을 경청한 바 있다. 이 회장도 이날 이 대통령에게 반도체를 중심으로 미국 현지 투자가 많았지만 미국이 상호관세를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호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원팀’ 기조 속에 기업들도 기존 미국 투자 계획에 대해 생산 라인 증설 등을 살펴보는 등 정부의 대미 관세 협상 지원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숙원인 조선업 재건을 위해서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의 역할론도 기대된다. 이 대통령을 만난 김 부회장의 경우 한화오션의 미국 내 조선소인 한화필리십야드(한화 필리조선소)와 거제조선소 간 협업에 대한 사업 구상을 설명했을 가능성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이를 통해 미국에서 운항 가능한 LNG 운반선 제조에 착수해 미국의 통상 압박을 해소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의지다. 기업이 침체된 국내 경제를 살리는 데도 역할을 해달라는 이 대통령의 당부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달 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당장의 경제 위기를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20년, 30년 다음 세대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삼성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바이오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R&D 투자도 자연스럽게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역시 이틀 전 이 대통령에게 신사업의 일환으로 AI를 부각했을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달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산업 현장 방문으로 울산의 SK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한 바 있다. 동북아시아 최대 AI 데이터센터 허브를 지향하는 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이 대통령은 “과감한 세제 혜택, 규제 혁신을 통해 민간의 투자를 촉진하겠다”며 “경부고속도로가 산업화 성공을 이끌었듯 AI 대전환의 성공을 이끌 AI 시대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 투자가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고 지방 특화 전략으로 이어지면 지역 소멸 위기의 해법도 될 수 있다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부터 재계와 접촉을 늘리며 친기업을 강조해왔다. 이 회장과의 만남은 올해만 세 번째다. 다만 정권 출범과 동시에 세수 부족으로 법인세 개편이 추진되고 있고 상법 개정안도 속도를 내면서 가뜩이나 관세 전쟁 속에서 고전 중인 기업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태다. 이 대통령은 재계 총수와의 연쇄 만남을 통해 기업 애로를 청취하고 정책에도 반영할 것으로 기대된다. -
통상 급한불…李대통령, 이재용과 독대
정치 대통령실 2025.07.24 21:39:11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만찬 회동을 했다. 한미 간 통상 협상의 진척이 더딘 상황에서 대미 투자 전략 등과 관련한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배석자 없이 이 회장을 독대하며 관세 문제 등 글로벌 통상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은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8월 1일)를 1주일가량 앞두고 이 대통령과 이 회장의 만남으로 삼성이 미국 투자 규모를 확대할지 여부다. 삼성전자는 이미 380억 달러(약 54조 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현지 반도체 생산 거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달 14일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15일에는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에 이어 김동관 한화(000880) 부회장(21일), 최태원 SK(034730) 회장(22일)과도 만났다. 재계 총수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하며 기업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대통령실 측도 “이 대통령이 그간 각 그룹 회장으로부터 대미 투자와 글로벌 통상, 지방 활성화 방안, 연구개발(R&D) 투자 및 미래 사회 대응 계획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왔다”며 “이번 이 회장과의 만찬 회동도 이의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기되고 있는 여러 이슈에서 기업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는 자리가 되지 않았겠냐”고 덧붙였다. -
트럼프, 25일부터 스코틀랜드 방문…스타머 英 총리와 회동 예정
국제 정치·사회 2025.07.24 20:56:25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5일부터 닷새간 어머니의 고향인 스코틀랜드를 방문해 자신의 골프장을 둘러보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회동할 예정이다. 23일(현지 시간)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개인 일정 동안 자신이 소유한 스코틀랜드 골프 리조트 두 곳인 애버딘과 턴베리에서 머물 계획이다. 애버딘에 위치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스 애버딘’은 올여름 18홀 코스를 추가로 개장한다. 이 코스에는 스코틀랜드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모친 메리 앤 매클라우드 트럼프 여사를 기념하기 위해 ‘매클라우드 코스’라는 이름이 붙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어머니 매클라우드 여사는 스코틀랜드 루이스섬 출신으로 1930년 미국 뉴욕으로 이민 와 트럼프 대통령의 부친인 프레드 C. 트럼프와 결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머니의 고향인 스코틀랜드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으며 2006년부터 애버딘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했고 스코틀랜드 정부도 이를 지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문 기간 중 스타머 총리와도 만난다. 양국 정상은 지난달 무역 합의인 ‘미-영 경제번영 협정’에 서명하고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 연간 10만대를 할당량으로 정해 10%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두 정상이 함께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기간 동안 대규모 항의 시위도 예고됐다. 오는 26일 애버딘과 에든버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개최되며 이에 대규모 경찰력이 동원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반트럼프 단체인 ‘스톱 트럼프 스코틀랜드’는 “스코틀랜드에서 우리가 트럼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정확히 보여주자”라며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7~19일 영국을 국빈방문한다. 영국을 두 번째 국빈방문하는 미국 대통령은 처음이다. -
EU “美와 관세협상 체결 가시권”…15% 수준으로 최종 조율되나
국제 정치·사회 2025.07.24 20:48:03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관세협상 체결이 ‘가시권’이라고 24일(현지 시간) 밝혔다. 올로프 길 EU 집행위원회 무역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미 협상과 관련해 “현재 실무급과 정치적 수준에서 하루하루 집중적인(intensive) 소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합의 혹은 협상 결과와 관련, 우리는 그러한 결과물이 가시권(within reach)에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EU는 지난 9일 미국과 이른바 ‘원칙적 합의’를 수일 내 체결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돌연 8월 1일부터 30%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양측은 EU산 제품에 15%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한 행사장에서 “EU와 심각하게 협상 중이며 그들이 미국 기업에 (시장을) 개방한다면 관세를 낮춰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도 같은 날 양측이 EU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EU 회원국의 대미 수출 상품 대부분에 대해 미국이 15%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양측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FT도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30% 관세를 피하기 위한 절충점으로 15% 수준의 관세에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앞서 이날 오전 회원국 표결에서 채택된 930억 유로(약 150조원) 규모 대미 보복관세안 세부 내용은 25일 관보를 통해 공개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
[김광덕 칼럼] ‘파초선’ 권력과 네 개의 허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7.24 19:22:21폭염 속에서 ‘파초선(芭蕉扇)’이 화제다. 파초잎 모양으로 만든 부채로 중국의 고전 ‘서유기’에서 마법적 도구로 등장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파초선 얘기를 꺼내 공직자들의 책임 의식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서유기에 손오공이 작은 부채인 파초선을 빌리러 가는 에피소드가 나온다”면서 “이 부채를 한 번 부치면 천둥·번개가 치고, 두 번 부치면 태풍이 불고 폭풍우가 오고 세상이 뒤집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이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괴력의 부채를 쥔 권력자와 공직자는 늘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내년 6·3 지방선거 때 이재명 정부에 대한 민심의 중간 평가가 나온다. 현재 상당수 전문가들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을 예상한다. 국민의힘이 계엄·탄핵 사태 이후 반성과 쇄신 없이 자중지란에 빠진 데다 야당의 견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니 여당이 완승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나라 안팎의 정치·경제·안보 상황과 함께 민심도 급속도로 크게 요동치고 있는 만큼 내년 선거 판도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정권이 통제하기 어려운 네 개의 허들이 연쇄적으로 닥쳐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지만 정권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 실패,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 등 인사 논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둘러싼 권력 내부 갈등 등이 거론된다. 새 정부의 첫 번째 허들은 역시 인사 문제다. ‘보좌진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사퇴해 1기 내각 후보자 중 2명이 낙마하게 됐다. 특히 이 대통령과 가까운 강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강행하려 하자 진보 성향 단체 등이 반발하면서 지지층 균열 현상까지 벌어졌다. 오죽하면 ‘현역 의원 불패’ 관행을 깨면서까지 사퇴 카드를 꺼냈을까. 최동석 신임 인사혁신처장은 2021년 “인사는 코드 인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수차례 막말을 해 도마 위에 올랐다. 공직자 임용 관리 업무를 맡는 인사혁신처장이 실제로 이렇게 생각한다면 인사의 공정성·균형성을 지키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의 변호인들을 법제처장과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대통령실 민정비서관·공직기강비서관·법무비서관 등 핵심 요직에 배치한 데 대해서도 비판론이 나온다. 인사 논란 재발을 막으려면 국민 눈높이에서 능력·도덕성 기준을 세우고 검증 관리를 최측근 그룹이 아닌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 두 번째 허들은 ‘트럼프 리스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미 철강과 자동차에 고율의 품목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8월 1일부터 한국의 대미 수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물리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우리 측에 쌀·소고기 등 농축산물 추가 시장 개방과 대규모 대미 투자 등을 주문하고 있다. 한미 2+2 회의가 24일 돌연 취소된 것은 관세 협상의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와 함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국방비 증액,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도 요구하고 있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 당선 축하 메시지를 통해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압력에 전략적으로 냉정하게 대응해야 우리 기업의 경쟁력 저하를 막고 국익·안보를 지킬 수 있다. 우리 협상팀은 여러 카드들을 총동원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일본의 15%보다 더 높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풀기 힘든 숙제를 안게 됐다. 이를 해결하려면 여권 지지층의 반발을 넘어 농축산물 등 민감 품목에 대한 적정 수준의 시장 개방과 함께 한미 동맹 강화 의지, 친중 이미지 불식 등에 나설 필요가 있다. 세 번째 장애물은 부동산 시장이다. 고강도 대출 규제 대책으로 일단 집값 급등의 불을 껐으나 주택 공급 확대 지연과 확장 재정정책 및 금리 인하 등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네 번째는 여권 내부의 권력 갈등 조짐이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김무성 의원이 여당 대표로 당선된 뒤 여권 분열이 증폭돼 총선 참패와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집권 50여 일을 맞은 이재명 정부는 국정운영 지지율의 첫 번째 변곡점을 맞고 있다. 새 정부가 연쇄 리스크들을 잘 극복하고 국민 신뢰를 얻으려면 파초선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겸손한 자세로 국정에 임해야 할 것이다. -
양곡관리법도 '일사천리'…법안소위 통과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07.24 19:00:26윤석열 정부에서 재의요구권에 막혔던 양곡관리법이 24일 첫 단추인 국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다음 달 4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위한 수순으로, 앞서 ‘농업 4법’ 중 농어업재해대책법·보험법 개정안을 처리한 여당이 나머지 농업 2법 처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소위는 이날 여야 합의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양곡관리법은 초과 생산된 쌀을 국가가 의무 매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농해수위 여당 간사인 이원택 의원은 이날 소위 뒤 “배 재배 면적을 사전에 조정하고 당해 년도 생산 쌀에 대한 선제적 수급 조건을 강화하자는 데 여야 의견이 일치했다”며 “의무 매입 발동 조건을 대통령령에 담기로 했다”고도 설명했다. 법률이 통과되면 정부에 결정권이 있는 만큼 정부가 기준을 임의로 설정하며 의도적으로 실효성을 낮출 것이라는 농민계 우려도 나온다. 여당이 된 민주당은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이번 양곡관리법에서 양곡수급관리위원회의 권한도 강화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거부권이 행사된 양곡관리법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하도록 했다. 하지만 양곡수급위원회에서 의무 매입 기준과 가격을 심의한다면 과잉생산이나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정부·여당의 계산이다. 다만 양곡수급위원회의 권한 강화 조치가 곧바로 재정 투입을 줄이는 묘수가 될지는 미지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이 거론되고 있는 마당에 국가가 쌀을 의무 매입하는 것은 농업 경쟁력 강화를 역행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 정부에서 여당이던 국민의힘은 재정 부담을 이유로 반대해왔지만 수해를 입은 농심을 달래고 소수 야당이 된 만큼 이날 법안 통과에 협조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날 소위 뒤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이 한발 물러선 것은 다행이지만 오랜 기간 무리한 주장으로 혼란과 갈등을 조장해 아쉬움을 느낀다”고 밝히는 등 신경전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이날 한국농축산연합회, 한우협회 등 농민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개최해 미국의 농축산물 시장 개방 확대 요구와 관련한 우려도 청취했다. 농해수위 소속 국민의힘 간사인 정희용 의원은 “23일 타결된 미일 무역협상에서 일본은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고 미국산 쌀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며 “우리도 농축산물에 대한 개방 압력이 있지 않을지, 상호 간이 협상 의제로 오르지는 않을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시간에 쫓겨 농축산물 시장을 개방하는 무리수를 섣불리 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관세 협상에서 농업인의 일방적 희생은 안 된다”며 “농민 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하고 함께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車관세 피해 기업에…현대차·은행 1.3조 지원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07.24 18:40:36도널드 트럼프발(發) 관세 리스크로 수출에 타격이 예상되는 자동차 부품업계를 위해 현대차그룹과 은행권이 금융 지원 규모를 확대한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와 은행권은 중소·중견 자동차 부품 협력사에 대한 연간 대출·보증 규모를 1조 3000억 원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앞서 정부가 4월 발표한 ‘자동차 생태계를 위한 긴급대응 대책’에 맞춰 연내 1조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하기로 했는데 공급 규모를 3000억 원가량 더 키우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정책보증 프로그램 지원 규모는 7900억 원에서 1조 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 프로그램은 현대차와 은행권이 공동으로 출연금을 마련하면 이를 통해 무역보험공사·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이 부품 업체에 수출 보증을 제공하는 것이 뼈대다. 출연금은 현대차가 개별 은행과 각각 협약을 맺고 절반씩 분담하는 형태로 마련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당초 이달 중 협약을 체결해 보증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미국과의 관세 협상 추이를 지켜본 뒤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미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와는 별개로 수출 업체들의 마진이 크게 줄 수 있어 자금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출연을 통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지원 사업 규모도 기존 2250억 원에서 260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P-CBO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회사채와 대출채권에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제공해 발행하는 증권이다. 통상 발행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유동화 구조에 따라 후순위 채권 인수 등을 부담하는데 현대차 출연금을 통해 이를 면제받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와 금융권이 협력해 부품 기업 중 수출 부진으로 피해를 입은 업체들을 긴급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원책을 신설하는 것보다는 기존 프로그램을 통한 자금 공급 규모를 늘리는 쪽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와 은행권이 금융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부품 업체의 자금 수요가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 실제로 이달까지 집행된 자금은 약 6000억 원으로 지원책이 마련된 지 두 달여 만에 당초 계획한 지원 규모의 60%를 소진했다. 자동차 업계가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관세 여파로 부진을 이어가는 점도 고려됐다. 미국은 4월부터 모든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5월부터는 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6월 26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전년보다 16%나 줄었으며 3월부터 넉 달째 내리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5일 예고됐던 한미 재무·통상수장 간 ‘2+2 협의’마저 돌연 연기되면서 자동차 업계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미국 관세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자금난에 몰린 중소·중견 자동차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수출 시장을 다각화해 관세 충격을 줄일 수 있도록 수출 자금을 폭넓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피해 업종이 늘어날 수도 있는 만큼 은행권의 지원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
‘방미 후 귀국’ 위성락 “한미 협상 막바지…美 다양한 인사와 협의”
정치 대통령실 2025.07.24 18:38:59지난 20일 미국을 방문했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방미 기간 미 정부 측의 다양한 인사들과 협의를 가졌다고 24일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방미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 현안 협상이 막바지, 꽤 중요한 국면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 실장은 “경제 부처 각료들이 워싱턴DC에 가서 분야 별 세부 협상을 하고 있고, 저는 무역·통상·안보·동맹 전반에 걸쳐 총론적인 협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해서 간 것”이라며 “제 방문은 경제 각료들이 하는 세부 협상을 지원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앤디 베이커 국가안보부보좌관 겸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충분히 협의했다”며 “앞으로 경제 부처 관료들이 세부 협상을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 협상은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귀국하기 앞서 루비오 국무장관과 면담이 불발됐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서는 오해를 방지하려는 듯 별도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상세한 설명을 내놨다. 위 실장은 “비공개 협의를 위한 방미였던 만큼 내용 설명엔 제약이 있다”고 전제한 뒤 “‘미국 측이 거절해 루비오 장관과 면담이 불발됐다’는 일부 보도는 저와 루비오 장관의 명예뿐 아니라 민감한 협상 국면에서 한미 간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오보”라고 밝혔다. 위 실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 21일 오후 루비오 장관과 협의를 위해 백악관 웨스트윙에 약속된 시간에 방문했고, 이 자리엔 베이커 부보좌관과 국무장관 비서실장도 동석해 있었다. 다만 면담 직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루비오 장관을 긴급 호출, 루비오 장관을 기다리면서 동석자들과 한미 간 현안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교환하고 한국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결국 루비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의가 길어져 자리에 올 수 없게 되자 추가 협의를 진행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간과 방식을 실무적으로 조율하기로 했다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이후 루비오 보좌관 측으로부터 22일 미국·필리핀 정상 행사 등으로 대면 협의가 어려우니 유선 협의를 진행했으면 한다는 연락을 받았고 위 실장은 정상을 수시로 보좌하는 상대의 직무 특성을 감안하고 입장을 존중해 추가 협의를 유선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유선 협의는 충분히 진행됐다”며 “루비오 장관은 ‘위 실장과의 면담을 고대했는데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호출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세 차례나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틀간 협의한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 및 관계 장관과도 충실히 공유하겠다며 적극적으로 협의에 임한 뒤 앞으로도 어떤 방식으로든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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