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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회담 앞둔 李대통령 기대 간담…“최소한 실망드리지 않겠다”
정치 대통령실 11분전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최소한 실망을 드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보·국방비·관세협상 외 다양한 의제가 다뤄질 것이라고 전한 이 대통령은 “말보다 실천과 결과로 증명 하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방일 일정을 마치고 도쿄 하네다 공항을 통해 출국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1호기 기내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례적으로 기내 간담회를 1시간 가까이 진행하며 방일 성과와 다가올 한미 정상회담의 각오 등을 취재진에 전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의제 등에 대해 “이 순간에도 실무적 협의는 계속되고 있다”며 “주권국가로서 국민들이 기대하는 바에 최소한 실망을 드리지 않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돌발 언행이 잦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대화가 무리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와 예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거래의 기술’ 읽고 한판승부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전했다. 그는 “이빨이 흔들릴 만큼 체력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전혀 힘들지 않고 매우 즐겁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고, 제가 누가 (대통령을)맡았을 때 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국제관계와 한반도 지정학적 상황의 입지가 “과거보다 많이 어려워진 게 객관적 사실”이라며 “국익을 지키기 위해 과거보다 몇 배 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의제에 따로 정해진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필요한 이야기는 다해 볼 생각으로 나쁜 이야기가 아니면 다해 봐야한다”며 적극적인 협상 자세를 강조했다. 미국의 농축산물 개방 요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각 부처 단위로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FTA가) 체결돼서 각 국가의 국회 승인을 받아 정식 조약으로 도장을 찍은 다음에도 언제든지 바꾸자는 요구가 있을 수 있고, 또 실제 트럼프 1기 때 일부 바꾸기도 했다”며 “지금도 (한미관세)협상 결과가 대한민국에 유리하게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미국 측 시각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꾸자니까 바꾸겠습니다'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싶다”며 “합의를 그렇게 쉽게 뒤집거나 바꾸는 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 회담과정에서 관세협상 노하우를 공유하며 양 정상은 예정된 시간보다 소인수회담 시간이 더 길어졌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자세한 내용을 전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 대통령은 “소인수 회담이 길어진 이유는 사실 거의 대부분 미국과 협상 이야기를 하느라 지연됐다”며 방미 직전 일본을 방문한 목적이 상당히 달성됐음을 시사했다. -
李대통령 국정 지지율 51.4%…3주 만에 소폭 상승 [리얼미터]
정치 정치일반 13분전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51.4%로 3주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5일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8∼2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잘함’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51.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주보다 0.3%P 상승한 숫자로, 8월 1~2주 차에 2주 연속 하락하던 이 대통령 지지율은 이날 소폭 올랐다. 국정수행에 대해 ‘잘못함’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4.9%로 전주 대비 0.4%p 올랐다. ‘잘 모름’은 3.7%로 집계됐다. 리얼미터가 21∼2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은 45.8%, 국민의힘은 35.5%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5.9%P 상승해 40%대를 회복했지만 국민의힘은 전주 대비 지지율이 1.2%P 하락했다. 양당 지지율 격차는 일주일 만에 다시 오차범위 밖으로 벗어났다.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2.5%P 내린 3.2%로 나타났다. 개혁신당은 3.4%, 진보당은 1.5%로 각각 집계됐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정당 지지도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각각 5.1%, 4.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李대통령, 워싱턴DC 도착…3500억 달러 투자 세부내역 조율에 성패
정치 대통령실 2025.08.25 07:51:04미국·일본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위해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 방미 성과의 성패는 한미관세협상에서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3500억 달러 투자를 정상회담을 통해 문서화하는 문제 등 조율 여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방일 일정을 마치고 도쿄 하네다 공항을 통해 출국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통해 미국으로 입국해 2박 3일간의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먼저 미국에 와 있던 우리 측 조현 외교부 장관, 미국 측에선 애비 존스 부의전장, 조슈아 킴 대령 등이 이 대통령을 맞았다. 특히 25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운명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회담에서는 지난달 말 타결된 관세협상의 세부 협의를 비롯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여 이 대통령은 회담 전까지 준비에 온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나 국방비 증액 등 민감한 사안이 거론될지 관심이 쏠리며 원자력협정 개선을 통한 한미 간 원자력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이 언급될지도 주목된다. 앞서 한국에서 위성락 안보실장은 “양국의 경제통상 분야를 어떻게 안정화하느냐, 한미동맹을 어떻게 현대화하느냐, 어떻게 새로운 협력의 영역을 개척하느냐 등 3가지가 주요 의제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양 정상은 회담에 이어 업무 오찬도 함께 할 계획이다. 실제 미국의 압박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상회담에서는 대미 투자와 관련해 확실한 걸 받아내겠다는 게 미국의 기류가 읽히고 있다. 막판 미국이 요구하는 건 지난달 30일 관세 협상 타결 시 한국이 투자하기로 한 3500억 달러와 관련한 내용을 정상회담 결과물을 통해 명문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두로 합의했던 지난달 관세 협상을 문서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시각에서다. 가장 최근에 무역합의를 문서화한 곳은 유럽연합(EU)이다. 양측은 협상 타결 25일 만인 지난 21일(현지시각)에야 공동성명으로 발표했다. 한국도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공동성명 형식의 협상문이 발표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정상회담 이후 이 대통령은 한미 양국 재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투자를 포함해 양국 경제협력을 도모한다. 한국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해 주요 기업인이 참석한다. 역시 각 기업들의 관세협상 후속 조치 등의 투자 당부와 조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초청 연설도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은 방미 사흘째이자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알링턴 국립묘지에 헌화한 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서재필 기념관을 방문한다. 이후 미 정부 고위 관계자와 함께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시찰한다. 필라델피아에서는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26년 전 김대중 당시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서재필 기념관을 방문하는 일정도 마련돼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82일 만에 열리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이재명 정부의 초반 국정운영 동력 역시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런 배경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에 조기 방문하는 것은 물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이례적으로 대통령실을 비우며 대통령실 3실장 모두 이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등 정부도 총력전에 나선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이후 귀국길 비행기에 오르는 것으로 3박 6일간의 일본·미국 순방 일정을 마무리한다. -
"'호재 없는' 코스피"…공매도 잔고 열흘째 10조원 넘어[이런국장 저런주식]
증권 증권일반 2025.08.25 07:00:00코스피 지수가 지난달 초부터 박스권 흐름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열흘 넘게 10조 원대 이상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앞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는 자금이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국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호재가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순보유 잔고금액은 이달 20일 기준 10조 28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거래일인 19일 기준에는 10조 4060억 원으로, 올 3월 말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이후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란 주식을 빌려 판 뒤 여전히 갚지 않고 보유 중인 물량을 말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여전히 해당 종목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금액은 지난달 30일 10조 원을 돌파한 뒤 이달 초 잠시 주춤하다가 이달 5일부터 20일까지 11거래일 연속 10조 원대에 머물러 있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공매도 순보유 잔고금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이달 18~20일 3거래일 연속 0.4%에서 머물고 있는 모습이다. 대차거래잔고 금액도 이달(1∼21일) 들어 일평균 96조 1780억 원으로 집계돼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세를 탔던 올 6월(88조 1000억 원) 대비 크게 늘어난 상태다. 대차거래잔고는 기관 투자자가 차입자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에 대한 잔고를 말한다. 기관들이 반드시 공매도만을 위해 주식을 빌리는 것은 아니지만, 대차 잔고가 늘어나면 공매도 압력 가능성도 커지는 경우가 많아 공매도 ‘선행 지표’로도 불린다. 지수 하락 전망이 우세해진 것은 미국의 금리 인하나 관세 여파 등 대외적 불확실성은 커진 반면, 이를 돌파할 마땅한 호재는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치 리스크가 해소되고 각종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 투자자들도 귀환해 올 6∼7월에는 강한 상승장이 연출됐다. 그러나 이달 초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에 연고점(7월 31일 장중 3288.26)을 찍었던 코스피는 단숨에 3100대로 주저앉은 뒤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등에 대한 정부의 입장 발표가 지연되면서 호재로서의 약발도 약해진 모습이다. 3분기 기업 실적도 코스피 상승 재료가 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고관세 정책이 3분기 실적부터 본격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외국인 매매 동향이나 정책 모멘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코스피는 에너지를 소진한 것 같고 올 7월 30일의 종가 3254포인트가 올해 고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한미 정상회담, 28일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회의(28일) 등 증시에 변수가 될만한 주요 이벤트가 산적한 점도 관망세를 키우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특히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방위비 분담 증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큰데, 방위비 인상 요구와 수준에 따라 한국의 재정 부담이 커지면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
‘이례적 방미’ 대통령 비서실장 “한 마디라도 더 설득”
국제 정치·사회 2025.08.25 06:44:09미 워싱턴DC에 도착한 강훈식(사진)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한 마디라도 더 설득할 수 있다면 마땅히 와서 제 역할과 도리를 해야 하겠다고 생각한다”며 이례적 방미 배경을 밝혔다. 강 실장은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통상 대통령 해외 순방 때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내에 남는 것이 관례이지만 강 실장은 25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 방미했다. 그는 ‘회담 의제를 둘러싼 협상이 난관에 봉착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난관이라는 표현보다는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이해해주는 게 더 옳은 표현”이라고 답했다. 강 실장은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만날 예정인지, 쟁점이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에는 "끝나고 말씀드리겠다"며 직답을 피했다. 또 정상회담 전까지 일정이나 의제 등을 조율하고 왔느냐는 물음에는 "조율 없이 왔겠나"라면서 "아니라고 하는 것도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민(民)과 관(官)이 한마음 한뜻으로 한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도 민간 사절단으로 미국을 찾았다. 이들과 별도로 일본 방문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은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등 수행단과 함께 이날 오후 워싱턴 DC 인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취임 후 첫 대면 정상회담을 한다. -
한일17년만에 공동합의문…日언론 일제히 “놀랍고 환영할 사건”
정치 대통령실 2025.08.25 06:37:00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1965년 국교 정상화 이래 지금까지 축적돼 온 한일 관계의 기반에 입각해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며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두 정상은 2시간여 동안 소인수·확대회담을 거쳐 2000자 분량의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양국 정상이 합의된 문서로 공동발표를 한 것은 2008년 4월 이명박 전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이후 17년 만이다. 방일 일정을 모두 소화한 이 대통령은 24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한일 관계 발전이 한미일 협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도 “완전한 비핵화 위해 일한미가 긴밀히 공조 대응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산업 분야에서는 수소·인공지능(AI) 등 미래 분야 시너지도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의 공동 과제에도 대응한다. 이 대통령은 “저출산·고령화, 수도권 집중, 농업, 재난, 안전 등 양국이 직면한 공통 과제에 공감하고 당국 간 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적 교류의 확대를 위해 ‘워킹 홀리데이’ 참여 횟수 상한도 1회에서 2회로 늘리기로 했다. 역사 문제와 관련해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게 해법”이라는 이 대통령의 제안에 이시바 총리는 1998년 발표된 ‘오부치·김대중 선언’을 언급했다. 그는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했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24일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의 전략적 소통 강화”라고 평가했다. 위 실장은 “소인수회담에서 상당 시간을 대미 관세 협상에 할애했다”고도 전해 방미 전 일본 측 경험을 공유했음을 시사했다. 일한의원연맹 의원단 접견을 끝으로 방일 일정을 마친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DC로 이동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강훈식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3실장’도 방미길에 올랐다. 미래·협력·소통에 방점 찍은 113분…“놀랍고 환영할 사건”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은 ‘미래’에 방점을 찍었다. 한일 정상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미래지향적 협력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하는 동시에 17년 만에 문서로 합의된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해 한일 셔틀외교 재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양국 정상의 발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23일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도저히 접근하기 어려운 것들은 충분히 시간을 두고 숙고하되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협력해가는 게 양국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일본과 한국의 정치권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 역시 “안정적인 한일 관계 발전은 양국에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의 이익이 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일관된 정책을 실천해나갈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방일 전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하며 밝힌 “한일 합의의 번복은 없다”는 발언을 지지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발표에서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래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취임 후 양자 방문 국가로 일본을 찾은 것은 최초”라며 “한일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가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의미”라고 짚었다. 특히 “기존 관행을 과감히 탈피해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실천하고 양국이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의 길을 함께 열어나가려는 신념 위에 일본을 방문했다”고 부각했다. 일본 언론들도 24일 “(이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이 방일이라는 점에 대해) 서프라이즈”라며 ‘놀랍고도 환영할 만한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일본 언론의 긍정적인 반응은 한미일 모두에 도움이 되는 공간이 확대된다는 뜻이 있다”고 ‘방미 직전 방일’의 목표가 성공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취임 두달만에 방일…셔틀외교 복원 李 "한미일 협력 강화까지 선순환" 113분간 회담의 결과물인 공동발표에서 양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역내 전략 환경 변화와 최근 새로워진 경제·통상 질서에 대응하기 위한 양국 간 전략적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공유했다. 정상 간은 물론 각 장차관, 실무 등의 차원에서 소통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가령 경제 분야에서는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고 저출산·고령화를 비롯해 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과 연쇄적인 지방 활성화 문제, 농업·재난 등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사회 현안을 놓고서도 관계 당국 간 협의체 출범에 뜻을 모았다. 위 실장은 “경제와 사회 분야 등 두 정상이 공통으로 가진 인식이 논의됐다”며 “지방 발전과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1위(한국), 4위(일본)로 높은 자살률에 대해서도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차관 전략회의 등 정상을 포함한 각급 레벨에서 심도 있는 소통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시바 총리가 앞서 지방창생대신을 맡아 지방 활성화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점에서 각급의 레벨에는 지방자치단체장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회담 직전 이시바 총리에게 “다음에 한국에 방문하시면 대한민국 지방에서 한번 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인적 교류 측면에서는 현행 총 1회던 한일 워킹홀리데이 참여 횟수 상한을 2회로 늘리는 한편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교류 사업을 지원해나가기로 했다. 이시바 "완전한 비핵화 긴밀 공조" 방일 마친 李, 美 순방 일정 돌입 대북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가 충실히 이행되도록 국제사회와 협력을 지속해나가야 함을 확인했고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이나 러북 간 군사 협력의 심화에 대해 함께 대처해나가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한반도 완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에서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도 “지역 정세의 위협과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강조해 북핵뿐 아니라 지역 패권을 노리는 중국 견제에도 힘을 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을지 프리덤 쉴드 끝끝내 강행한 미국·한국것들"[북한은 지금]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5.08.25 06:05:00북한이 한미연합 ‘을지자유의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에 반발하며 담화를 발표하고 신형 지대공미사일의 시험 사격을 실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일본과 미국 순방에 맞춘 도발로도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초연자욱한 한국의 실상은 우리 군대의 만전태세를 더욱 강고시킬것이다’라는 제목의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를 보도했다. 담화는 “내외의 한결같은 우려와 반대배격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한국것들은 18일 대규모합동군사연습인 ‘을지 프리덤 쉴드’를 끝끝내 강행해나섰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담화는 이어 “'자유의 방패'라는 기만적인 간판 밑에 한국의 지상과 해상, 공중의 전 영역에서 감행되는 을지 프리덤 쉴드 합동군사연습은 새로운 현대전쟁교범과 방식들을 조선반도실정에 맞게 응용,숙달하기 위한 지휘 및 야외실기동훈련으로서 철저하게 우리 국가에 대한 불의적인 선제타격을 노린 극히 도발적이고 침략적인 대규모실전연습”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미한 호전광들의 무분별한 전쟁연습은 우리 국가의 안전환경을 엄중히 위협하고있으며 조선반도와 지역정세전반을 극도의 긴장격화에로 치닫게 하고 있다”며 “미한의 모험적인 군사연습이 역내의 힘의 균형파괴를 초래하며 조선반도평화를 해치는 주범이 다름아닌 미국과 한국이라는것을 다시금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미군사훈련 중단 없이 남북 간 화해협력, 평화공존은 불가하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며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도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25일 방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북한은 담화에 그치지 않았다. 2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총국은 전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지대공미사일 시험 사격에 나섰다. 통신은 “신형 반항공(지대공)미사일 무기 체계가 무인 공격기와 순항미사일을 비롯한 공중 목표들에 대한 전투적 속응성(반응 속도)이 우월하며 가동 및 반응 방식이 독창적이고 특별한 기술에 기초하고 있다고 평가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미사일 발사는 비교적 도발 수위가 낮다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2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UFS를 강력 비판한 데 이어 김 위원장이 참관한 사격 훈련을 공개했다”며 “호전적인 공격 무기가 아닌 대공 방어 무기를 공개해 한미를 자극하기보다는 자체적인 억제·방어 능력 향상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가운데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9일 북한군이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경고사격 등의 조치를 했고, 북한군은 북상했다"고 23일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4월부터 MDL 인근과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에서 삼중 철책을 설치하고 대전차 방벽을 세우는 작업을 실시해왔다. 북한군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국군 호전광들이 남쪽 국경선 부근에서 차단물 영구화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 군인들에게 엄중한 도발행위를 감행했다"면서 "차단물 공사는 대한민국과 접한 남부 국경을 영구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것이며 군사적 성격과 무관한 공사를 방해하는 행위가 지속될 경우 우리 군대는 이를 의도적인 군사적 도발로 간주하고 상응한 대응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임을출 교수는 이와 관련해 “이재명 정부의 남북 접촉과 대화 재개 시도에 쐐기를 박는 압박 메시지”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유엔군사령부는 지난 19일 DMZ에서 건설 및 보수 작업을 하던 북한군 30여명이 MDL을 월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한국군이 월선 사실을 알리며 여러 차례 경고 방송을 했지만 북한군은 응답하지 않았고, 이에 한국군이 경고사격을 실시해 북한군이 MDL 북측 지역으로 돌아갔다는 것이 유엔사의 설명이다. 유엔사는 "북한이 DMZ 내 작업 활동에 대해서는 사전에 통보했다면서 "오해와 우발적 사건의 위험을 낮추는 사전 통보와 대화의 가치는 인정한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 이슈는 물론 다른 잠재적 이슈에 대해 북측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360도 뒤바뀐 ‘대북 정책’ 기조에 스텝 꼬인 軍[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5.08.25 06:00:00이재명 정부가 들어서 대북 정책 기조가 360도 뒤바뀌면서 북한에게 저자세를 취하는 듯한 군 당국의 어처구니없는 대응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대통령실 눈치를 보는 탓에 스텝이 꼬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장 지난 18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연합 정례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기간 중부전선 휴전선 일대에서 북한군 30여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남하했지만 군 당국이 ‘수명’이 넘어왔다고 축소 발표해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북한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고정철 육군 중장 명의로 된 ‘남부 국경 일대에서 군사적 충돌을 야기시키는 위험한 도발 행위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는 담화를 보도하면서 드러났다. 조선중앙통신은 “8월 19일 한국군 호전광들이 남쪽 국경선 부근에서 차단물 영구화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 군인들에게 12.7㎜ 대구경 기관총으로 10여 발의 경고 사격을 가하는 엄중한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며 “군사적 충돌을 노린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도발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련 병력의 활동은 “정상적인 국경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한민국과 접한 국경을 영구 봉쇄하기 위한 차단물 공사”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경고사격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즉각 반박했다. 합참은 “지난 19일 화요일 오후 3시쯤 중부전선 DMZ 내 군사분계선에 근접해 작업 중이던 북한군 중 일부가 군사분계선을 침범해 경고방송을 했지만 돌아가지 않아 경고사격을 했고 이후 북한군은 MDL 이북으로 북상했다”고 밝혔다. 군 대응의 저자세 논란은 유엔군사령부 발표로 비롯됐다. 유엔군사령부는 24일 관련 질의에 “한국군이 수차례 경고 방송을 했지만 북한군이 불응해 한국군이 지정된 장소에 경고 사격을 했고, 북측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였다. 유엔사는 북한이 사전에 관련 작업 계획을 통보했다고도 했다. 문제가 되는 건 합참은 비공식적으로 북한군 병력 ‘수 명’이 MDL 남측으로 넘어왔다고 밝혔다. 통상 ‘수 명’은 10명 미만을 의미한다. 하지만 유엔군사령부는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조사 결과 북한군 30여 명이 군사분계선을 남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우리 군 당국과 다르게 발표한 것이다. 게다가 우리 군은 북한군 소대급 병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면 지침에 따라 정상적인 경고사격으로 대응한다. 이런 경우 휴전선 상황을 100% 공개하는 것은 아니지만 군이 이를 침묵한 탓에 북한이 ‘적반하장’격 담화문을 내도록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은 북한군이 지난해 6월과 올해 4월 MDL 이남을 침범해 경고 사격을 했을 때는 이를 먼저 언론에 알렸다. 반면에 이번에는 나흘 지나 북한군 담화문을 발표하지 마지못해 공지한 것이다. 무엇보다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북한군 숫자까지 축소한 정황이 유엔사 발표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절차에 따른 우리 군의 정당한 대응을 ‘도발 행위’라고 억지를 쓰는데도 이를 곧장 반박조차 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이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 기조를 너무 의식해 벌어진 저자세 대응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뿐이 아니다. 합참은 지난 8월 9일 북한이 대북 확성기 일부를 철거하는 조짐을 보이자 발빠르게 당일 공지했다. 그러면서 이후 벌어진 북한의 대북 확성기 재배치 및 추가 설치 등은 공개하지 않아 ‘과장발표’ 논란을 자초했다. 북한은 2대 가운데 당일에 1대를 재설치했다. 이 같은 북측 움직임이 대통령실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모습도 연출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북측도 일부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고 발언했고, 이에 대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4일 “확성기들을 철거한 적이 없으며 또한 철거할 의향도 없다”고 반박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결국 북한의 기만전술에 놀아난 사실이 드러났다”며 합참의 섣부른 발표와 어처구니없는 대응에 대한 비판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의 기만전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일축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 22일 북한이 철원과 화천 전방에 기존에 없던 대남확성기 2대를 추가로 설치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우리 군은 이번엔 침묵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북한군 30여 명의 남하 소식은 이재명 대통령인 한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 23일 당일 북한이 담화문으로 발표하면 남한을 자극한 진위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은 이 대통령의 유화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대화할 뜻이 없다는 뜻을 또다시 명확히 한 것”이라고 했다. -
상반기 주도주 '방산'…러·우 종전 가능성에 이달 시총 12조 증발[이런국장 저런주식]
증권 증권일반 2025.08.25 06:00:00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던 주요 방산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에 이달에만 12조 원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지역의 긴장 완화가 유럽의 무기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 증권사들은 중장기적으로는 방산주들이 회복세를 보이며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넥스원·한화시스템·한국항공우주·풍산 등 국내 시가총액 상위 6개 방산주의 시총 합은 이달 22일 기준 99조 6421억 원으로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112조 1592억 원 대비 12조 5171억 원이 쪼그라들었다. 해당 기간 주가 낙폭이 가장 컸던 종목은 풍산으로 하락률이 25.8%에 달했다. 올 2분기 시장 전망을 밑도는 실적 결과를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풍산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2.0% 감소한 936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증권가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인 1130억 원을 17.2% 하회한 수치다. 풍산 다음으로는 LIG넥스원이 –16.56%로 하락폭이 컸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10.54%, 현대로템도 10.40% 떨어졌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유럽·국내 평균 PER인 21.5배를 웃도는 24.7배로 멀티플을 통한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의 PER은 지난달 31일 기준 각각 21.65배, 54.18배였다. 한화시스템의 PER도 24.53배에 달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시총 증가율 상위권에 포진했던 방산주가 갑작스레 위축된 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하고 미·러·우 3자 회담 추진에 나서면서 전쟁 종식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앞서 미·러 정상회담은 양 정상이 이달 15일(현지시간)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전쟁 종식의 첫걸음이 될 전투행위 중단, 즉 휴전에 대한 합의를 내놓지 못하며 일단 ‘노딜(합의 없음)’로 종료됐다. 그러나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난 후 논의가 진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의를 마친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회담을 조율하기 시작했다”며 장소는 앞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 회담이 열린 뒤 두 대통령에 나를 더한 3자회담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증권가에선 일부 방산주에 대한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방산 환경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높아진 주가와 밸류에이션(가치 평가)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국내 방산업체 3사 모두 12개월 목표주가를 하향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10만 원, 한국항공우주는 11만 8000원, LIG넥스원은 61만 원을 각각 제시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회복세가 나타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평가도 나온다. 최 연구원은 “단기 낙폭 과대에 따라 상승 여력은 오히려 확대됐다”며 “글로벌 방위비 인상 경향은 종전과 무관하게 지속할 것으로 보여 산업 측면에서 국내 방산업체들이 심화하는 경쟁 상황과 방위산업 블록화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휴전 협상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고, 된다고 하더라도 정황상 러시아의 요구가 많이 관철돼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
한미 정상회담, 상법개정, 엔비디아 실적…코스피 반등 '촉각'
증권 증권일반 2025.08.25 06:00:00지난주 국내 증시는 이재명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로 상승 동력을 잃은 가운데, 미국 잭슨홀 미팅을 앞둔 경계심과 조선·원전·방산 등 주도업종의 약세로 출렁였다. 이번 주에도 한·미 정상회담과 상법 개정안 표결, 미국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발표, 엔비디아 실적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있어 변동성이 계속될 전망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8~22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56.93포인트(1.76%) 하락한 3168.73에 거래를 마쳤다. 주 후반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낙폭을 일부 만회했으나, 3200선 회복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1조 1943억 원 규모를 순매수했으며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7133억 원, 9863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주 코스피 하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최대 연례행사인 잭슨홀 미팅의 파월 의장의 연설에 대한 경계감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한 영향이 컸다. 파월 의장이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신호를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불거진 ‘인공지능(AI) 거품론’으로 기술주가 크게 하락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점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에 더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불공정 합의 논란이 일며 국내 원전 관련 종목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한 점도 악재였다. 이번 주 코스피는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발언 영향으로 강세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한미 정상 회담을 비롯해 2차 상법 개정안 표결, 정부의 대주주 양도세 기준 발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미국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등의 결과에 따라 지수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일정 중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현지 시간)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관세 협상의 후속 논의와 함께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원전,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등 산업 협력에 대한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양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에 합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투자 프레임워크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 계획이나 분야별 세부 조건(조선, 반도체, 원전 등)이 관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 연구원은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에서 국내 조선 업종의 유지·보수·정비(MRO)와 군함 사업 기대감이 부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25일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2차 상법 개정안이 표결에 부쳐진다. 특히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완화 여부 등 세제 정책에 대한 관심도 집중된다. 증권가에서는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주식시장에 재차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도 중요한 이정표로 꼽힌다. 최근 AI 버블 논란으로 기술주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된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실적과 향후 가이던스는 시장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시즌을 통해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확대 기조는 이미 확인된 만큼, 장기적인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최근 AI 버블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이익률 변화 등 작은 지표의 흠결에도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할 수 있어 경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부담이 완화된 조선 업종과 함께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은 조선(HD현대중공업), 음식료(삼양식품), 화장품(코스맥스), 엔터(와이지엔터테인먼트·CJ ENM), 카지노(파라다이스) 등을 관심 업종으로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정보기술(IT) 하드웨어(IT HW), 2차전지, 고배당 금융주 등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이 연구원은 “실적 대비 저평가된 업종인 자동차,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2차전지 등에 주목할 것을 추천한다”며 “조선, 기계, 방산, 국내외 소비주는 중단기적으로 과열 국면에 있지만, 충분한 조정이 이뤄질 경우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전했다. -
李대통령 미국 워싱턴 도착…오늘 밤 트럼프와 정상회담 총력전
정치 정치일반 2025.08.25 05:50:05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했다.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친 뒤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출국한 이 대통령은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다. 이 대통령은 도착 직후 재미동포들과 만찬·간담회를 갖고, 이어 2박 3일간의 방미 일정을 시작한다. 핵심은 25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지난달 타결된 관세 협상의 세부 조율,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 주요 현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전시작전권 전환, 국방비 증액 등 민감한 안보 이슈와 함께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한 협력 확대 방안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위성락 대통령 안보실장은 “경제통상 안정화, 한미동맹 현대화, 새로운 협력 영역 개척 등 세 가지가 주요 의제”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취임 82일 만에 열리는 첫 한미 정상회담으로, 성과에 따라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정치권은 분석한다. 이를 위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순방길에 동행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 등 실무진은 현지에서 미국 측과 사전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동행한 15개 기업 경제사절단은 이날 오후 미국 경제계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열어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전략국제연구소(CSIS) 초청 정책연설에도 나선다. 순방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시찰하고, 한국 대통령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6년 만에 서재필 기념관을 방문한다. 이 대통령은 이후 귀국길에 올라 3박 6일간의 한·미·일 순방 일정을 마무리한다. -
[백상논단] 한일, 새로운 출발선에 서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08.25 05:00:00한일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역대 한국 정부는 과거사 인식 차이,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 등으로 인해 일본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독도 방문으로 한일 관계가 경색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취임 직후부터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면서 아베 신조 정부와 갈등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대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내리자 양국 관계가 극도로 악화되며 심지어 ‘죽창가’까지 등장하는 등 최악으로 떨어졌다. 한일 모두 한번 경색된 관계를 수습하기는 쉽지 않다. 정치 지도자는 이런 사안에서 대중적 지지를 받기 어렵고 관계 회복에는 정치적 자산과 용기가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이재명 정부의 결단은 주목할 만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와 2023년 강제징용 제3자 변제 합의를 국가 간 약속으로 존중해 뒤집지 않아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과거에 머물기보다 ‘미래를 향한 협력’을 선택한 것이다.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 언론 보도문에서 ‘미래산업 분야 협력 확대와 공동 과제 대응’에 양국의 의지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변환하는 세계 질서에서 한일 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양국은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시장경제 체제를 갖춘 ‘유사(類似) 국가’로서 많은 것을 공유한다. 우선 실전 배치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노출돼 있다. 한일 모두 핵 능력을 자체 보유하지 못한 채 미국이 보장하는 핵 억제인 확장 억제에 의존하고 있다. 또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국으로 미군이 주둔하면서 중국 견제에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 미 국방부가 가장 중요하면서 유일한 위협으로 규정한 ‘대만해협’에서 충돌이 발생할 때 주일미군이 우선 투사되겠지만 주한미군도 역할이 있는 만큼 결국 한국과 일본 모두 지정학적 긴장 상태에 빠져들 것이다. 아울러 미군 주둔 비용을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예외 조항을 인정한 ‘특별협정(SMA)’을 통해 분담하는 동맹국이다. 이런 특징으로 한일 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와 안보 압박에 취약한 것도 유사하다. 한미일 협력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같은 핵심 참모는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결국 한국과 일본이 직면한 전략 환경은 ‘공동 운명체’에 가깝다. 경쟁보다는 협력이 합리적 선택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 한일이 적극 협력한다면 한미일의 틀에서 대만해협 위기 연루, 방위비 분담, 확장 억제 제도화 등에 긍정적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대만해협 위기와 관련해 한미일이 비공개로 협의를 진행해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의 역할,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요구하는 사항 등을 확인하고 수용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한 일종의 ‘지침’ 마련이 가능하다. 한일이 협력하면 구체적 틀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위기 회피가 아니라 일본과 한국이 공동으로 책임을 나누고 기대를 관리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한일 관계가 새로운 도전을 맞을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후임이 우익 성향을 강하게 대변하거나 한국 내 정치 지형 변화에 따른 반일 감정이 재확산할 위험도 있다. 따라서 ‘셔틀외교’와 같은 지속적인 소통과 대화 채널을 튼튼히 하는 것이 필수다. 양국 정상이 서울이나 도쿄가 아니라 서로의 고향인 경북 안동과 히고현 마이즈루의 허름한 식당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모습도 그려본다. 그런 담백한 대화가 때로는 냉랭한 외교 무대보다 더 큰 돌파구를 만들 것이다. 누군가 거센 언어로 다시 갈등을 부추기더라도 양국 지도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고민한다면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실용외교’가 정말 유효한지 확인되는 순간일 것이다. 실용외교는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복잡다단한 세계 정세 속에서 한국 외교가 생존하고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돼야 한다. 한일 관계의 회복은 그 첫 시험대이자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관문이 될 것이다. -
[여명] K원전의 '진짜 성장'을 위하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8.25 05:00:00윤석열 정부 시절인 지난해 11월의 어느 날,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의 한 이사회 멤버에게 용산 대통령실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이 인사는 당시 한국과 미국 원전 업체 웨스팅하우스가 검토하고 있는 비밀 합의의 골자에 대해 “기술 수출 제한 및 시장 분할 규제가 지나치게 과도해 우리가 불리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피력해왔던 인물이다. 전화를 받은 뒤 용산에 들어갔다 나온 이 인사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주변의 물음에 “혼나고 왔다”고 짧게 대답했다고 한다. 이후로는 일사천리였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올 1월 한전·한수원·웨스팅하우스는 “지식재산권(IP) 관련 합의에 도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 7개월 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합의문의 원문을 최초로 취재해 공개한 것이 최근 서울경제신문 원전 관련 보도의 핵심이다. 이번 원전 보도 과정에서 담당 데스크로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국가 에너지의 핵심인 원전 산업에 대해 이렇게 부정적인 보도를 할 수 있느냐”였다. 체코 원전 수출을 포기하고 원전 생태계 복원을 중단했어야 했느냐는 질타도 있었다. 심지어 “친시장 언론인 줄 알았는데 반시장이었느냐”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진실은 그렇지 않다. 합의문의 주요 내용을 보도하기로 결정한 것은 원전 산업을 망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원전을 제대로 발전시키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이번 보도는 무엇보다 한국과 웨스팅하우스 간 재협상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합의문 곳곳에 우리 원전 산업이 장기적으로 영향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독소 조항이 가득한 탓이다. 당장 이대로 합의문이 개정되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향후 50년 동안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시장을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 물론 웨스팅하우스는 일종의 팹리스(설계 회사)로 시공 능력이 없기 때문에 한국과 합작법인 형태로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K원전 기업이 파운드리(위탁 생산 회사)가 돼 미국의 300기 원전 공사를 싹쓸이하면 된다는 논리다. 그러나 같은 파운드리라고 해도 기술·영업 독립권을 쥐고 있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입지는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지게 된다. 고객을 가려서 받는 슈퍼을(乙)로 성장한 대만 TSMC와 미국 애플로부터 생산라인에서 나오는 먼지 한 톨까지 관리 감독을 받는 폭스콘의 현재 모습을 비교해보면 간단한 문제다. 폭스콘의 성장은 애플로부터 ‘마진률 3% 이내 제한’을 받으면서 사실상 멈췄다. 폭스콘을 마른 수건 쥐어짜듯 한계까지 몰아붙인 애플은 최근 인도로 생산기지를 옮겨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7을 전량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이번 합의에서 한국 원전 1기당 최소 1조 1000억 원의 이익을 확약받고 기술 개발 및 수출에도 다양한 제약을 건 것으로 확인됐다. 현 구조에서 한국 원전의 미래는 TSMC에 가까운가, 폭스콘에 가까운가. 제대로 된 ‘한국형 원전’을 개발하기 위해서라도 합의문 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독자 기술이라고 자랑해왔던 APR1400 노형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시스템80’ 설계를 근간으로 해 부품 및 공정 작업의 국산화율을 95% 이상으로 높인 제품이다. 설계를 한국형으로 개량하기는 했어도 그 근본은 미국에 있다는 얘기다. 설령 미국의 원천 기술에서 100% 벗어나 새로운 원전을 만든다고 해도 이것이 미국의 기여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지 여부는 웨스팅하우스가 지정한 미국 기관으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합의문은 규정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주력 제품인 APR1400부터 미래 에너지로 각광받는 소형모듈원전(SMR) 시장까지 미국의 족쇄를 차고 있는 것이다. 우리 원전에 대한 정치적 공세도 배격해야 한다. 원전의 반대말은 재생에너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원전의 비중은 안정적으로 늘려야 하고 이를 위해 원전 생태계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이 필요하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문 개정이 테이블 위에 올라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
[사설] 李 “日 최적 파트너” 미래지향적 협력으로 국익 키워야
오피니언 사설 2025.08.25 00:05:00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셔틀외교 복원을 알리고 미래지향적·상호호혜적 협력의 청사진을 담은 공동 발표문을 냈다. 두 정상은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 간 회담 이후 17년 만의 한일 정상 합의문에서 “새 경제·통상 질서 하에서 양국 간 전략적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며 “한일 관계 발전이 한미일 공조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자”고 다짐했다. 수소·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협력 확대와 저출산·고령화 문제 대응을 위한 협의체 출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대북 정책 협력 등의 내용도 담았다. 이 대통령은 “(일본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지리적 인접성 측면뿐 아니라 경제·안보·사회적으로도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나라다. 과거사에 발목 잡혀 갈등과 반목을 되풀이해 왔지만 이 대통령의 표현대로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이기도 하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미중 패권 경쟁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서 한국과 전략적 이해를 상당 부분 공유하는 일본과의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런 면에서 이 대통령이 과거사를 딛고 미래에 방점을 둔 한일 파트너십을 강조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상 궤도에 오른 한일 관계가 한미일 3국 협력 고도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기대해봄 직하다. 첫걸음은 잘 뗐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한일 간에는 아직 과거사 문제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등 해결되지 않은 민감한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 불투명한 이시바 정권의 앞날도 변수다. 셔틀외교의 문을 열었다가 역사 문제에 발목 잡혀 한일 관계 악화를 경험했던 노무현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역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 태도와 함께 반일(反日) 정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우리 정치권의 구태 근절이 전제돼야 한다. 그래야 한일 관계가 진정한 ‘새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두 정상의 협력 의지가 국익 증진으로 이어지도록 양국이 긴밀하고 지속적인 소통과 신뢰 복원으로 실질적인 경제·안보 협력 성과를 도출해 내기를 바란다. -
[사설] ‘동맹 앞날’ 달린 李-트럼프 회담, ‘한미 윈윈’의 기회로
오피니언 사설 2025.08.25 00:05:00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의 ‘안보 청구서’와 통상 압박 등의 난제를 풀기 위해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단순 상견례 자리가 아니라 70년 넘게 지속돼 온 한미 동맹의 미래가 달린 중대한 분기점이다. 이 점을 주목한 이 대통령은 중국과 전략 경쟁 중인 미국을 의식해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먼저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일 안보 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다만 외교·산업·통상 수장들이 이례적으로 이 대통령의 일본 일정을 수행하지 않고 미국으로 급파되면서 양국이 의제 조율을 두고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의 세 축으로 경제 통상 안정화, 한미 동맹 현대화, 한미 간 새 협력 분야 개척 등을 제시했다. 어느 것 하나 합의가 쉽지 않고 서로 얽혀 있어 ‘패키지 딜’ 도출에 진통이 예상된다. 가장 큰 산은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과 한국의 방위비 부담 확대 등을 포함한 ‘동맹의 현대화’다. 한국은 한미 연합방위 태세 강화가 목표지만 미국은 중국 봉쇄 전략에 동참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한미 동맹의 억지력을 한반도 외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할 경우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유사시에 한국이 휘말릴 수 있어 전폭적 수용이 쉽지 않은 요구다. 경제 분야에서도 대미 투자 펀드의 구체화,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과 비관세장벽 철폐 등을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포와 압박’ 전술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 국익과 안보를 지키려면 상호 이익 균형의 관점에서 협상에 임해야 한다. 방위비 증액은 적정 수준에서 받아들이되 우리의 핵 잠재력 확보를 위해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려면 이 대통령 말대로 “경제든 안보든 기본 축은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임을 명확히 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친중’ 오해를 푸는 것이 선결 과제다. 또 조선에 이어 원전·방산·인공지능(AI)·반도체 등 미국 안보와 직결되는 산업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확대해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변화하는 국제 안보 질서를 한미 간 새로운 윈윈 관계 구축의 기회로 바꾸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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