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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공장 미세먼지 제거 장치 개발..."당장 수익없지만 미래보고 투자"
부동산 건설업계 2019.04.07 16:25:15“우우웅.” 대구시 서구 상리 바이오가스 플랜트 시설에 설치한 배기가스 처리장치가 굉음을 내며 작동을 시작했다. 플랜트 주변은 언제나 뿌연 미세먼지로 가득할 것이라는 편견이 무색하게 주변은 청명하게 맑은 모습이었다. 일반적으로 플랜트에서는 미세먼지와 수분을 포함한 배기가스가 배출된다. 하지만 상리 바이오가스 플랜트에서는 배기가스 처리장치가 이를 맑은 공기로 바꿔 배출하고 있다. 마치 플랜트 내 공기청정기를 설치한 듯한 모습이었다. 대기오염에 따른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한창이다. 건설사도 예외는 아니다. 롯데건설도 그중 하나다. 대구 바이오 플랜트 공장에는 롯데건설과 청류에프엔에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배기가스 처리장치가 설치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들 친환경 사업은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다”며 “먼 미래를 내다보고 친환경 사업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 주목받는 ‘배기가스 미세먼지 제거’ 기술=대기오염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 비영리 민간 환경보건단체 ‘보건영향연구소(HEI)’가 발간한 ‘세계 대기 현황 2019’ 보고서를 보면 2017년 한국에서 초미세먼지와 오존 등 대기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은 1만7,300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1만4,000명을 기록한 지난 1990년과 비교해 23.5%가량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 가운데 90% 이상은 한국의 대기 질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초미세먼지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배기가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소개되고 있다. 롯데건설도 그중 한 업체다. 각종 공장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 내의 미세먼지와 수분을 제거하는 대기오염방지시설인 배기가스 처리장치와 그 처리장치를 씻는 필터세척 유닛을 개발해 특허까지 취득했다. 배기가스 처리장치는 화공·산업플랜트 및 환경시설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와 음식물발효가스·바이오가스 등에 포함된 수분과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장치다. 공장에서 발생한 배기가스가 처리장치를 거치면서 1차적으로 수분이 제거되고 이어 제진필터를 통과하면서 미세먼지가 제거된다. 미세먼지를 제거한 후 처리장치 상부 공간의 수분포집필터를 통해 2차로 수분을 제거하면 ‘맑은 공기’로 재탄생한다. 배기가스에서 제거한 수분은 세척수로 활용해 배기가스 처리장치에서 분리한 제진필터를 씻는 데 사용한다. 기존 처리장치는 수분을 포함한 상태에서 배기가스 오염물질을 제거하거나 수분과 미세먼지를 별도로 제거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사용하면 배기가스 처리장치에서 가스 내 포함된 수분과 미세먼지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어 기존 처리장치보다 효율이 높아진다. 또 기존 장치에 사용했던 약품을 투입할 필요가 없어 2차 오염 우려가 없어진다. 필터 수명이 길어지고 연속 운전이 가능하며 정비가 간편한 장점도 있다. 특히 가스 중 수분을 제거함으로써 배관 및 설비의 부식 가능성을 크게 낮춰 유지관리비가 줄고 공장 굴뚝에서 배출되는 백연의 양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롯데건설은 이 기술을 적용한 배기가스 처리장치를 다방면으로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김도형 롯데건설 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올해부터 미세먼지를 다량 배출하는 4개 업종을 대상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현재보다 두 배 이상 강화해 적용하는 만큼 이 기술이 크게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 ‘먼 미래보고 투자’ … 친환경 건물도 대세=유기성 폐기물 바이오가스 사업과 하수 재이용을 통한 토양과 수질환경 개선 사업도 주목받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건설업체들도 이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롯데건설도 현재 경남 창원시에 바이오가스 플랜트 시설 건설을 통해 유기성 폐기물을 바이오가스로 탈바꿈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플랜트는 가축분뇨나 음식물 쓰레기를 메탄으로 발효해 메탄과 이산화탄소로 구성된 바이오가스를 생성한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매립방식으로 처리했던 유기성 폐기물로 인한 토양오염을 예방할 수 있다. 혐오·기피시설이었던 유기성 폐기물 처리시설이 바이오 플랜트 시설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하수처리수 재이용도 주목받는 친환경 사업이다. 롯데건설은 이를 위해 포항시에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설은 하루 10만톤의 방류수를 공업용수로 바꾸고 있다. 친환경 건물 역시 건설업계가 투자를 지속하는 분야다. 대표적인 건물이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이다. 롯데월드타워는 태양광과 태양열·풍력·지열·연료전지 등 다양한 친환경에너지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한 에너지는 전체 사용량의 15% 이상이다. 롯데월드타워는 지하 150~200m 깊이에 열 교환기를 설치해 땅속열 냉난방에 이용하고 있다. 전력으로 환산하면 생산량은 1년에 약 8,400메가와트시(㎿h)에 달한다. 건물 내 설치한 지열시스템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에비뉴엘 상부 옥상의 태양열 집열판에서 생성한 태양열 에너지는 건물의 온수 공급에 활용한다. 태양광과 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은 단지 내 가로등에 사용하고 있다. 이 밖에 연료의 산화로 생기는 화학에너지를 기계적 장치 없이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연료전지(800kwh)도 운영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친환경 투자 확대는 건설업체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에너지 저감 주택 외에도 다양한 기술을 건물과 주택에 접목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세바우 컵 '넛지' 삼아, 자원순환 취지 올레길에 널리 알릴것"
사회 피플 2019.04.06 17:43:05“올레길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특정 마니아를 겨냥한 길이 아닌 ‘만만한 길’을 콘셉트로 잡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캠페인도 강한 목적의식을 가진 사람만 참여한다면 대중적으로 파급되고 확산되기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바우’ 캠페인을 통해 누구나 쉽게, 작은 행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제주도를 만들 수 있게끔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이유입니다.” 안은주(사진) 사단법인 제주올레 상임이사는 지난달 25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올레여행자센터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세바우)’ 캠페인을 이같이 소개했다. 세바우는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서울경제신문, 환경부, 한국관광공사,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추진하는 자원순환 캠페인이다. 관광객이 올레길 인근에 위치한 세바우 참여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해 밖으로 나갈 경우엔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컵(세바우 컵)을 받는다. 음료 한 잔을 마시는 사소한 행동에서 환경을 생각하자는 취지다. 제주올레는 지난달부터 참여 카페를 모집하면서 본격적으로 세바우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안 이사가 세바우 캠페인에서 강조하는 특징은 ‘대중성’이다. 환경단체 등 특정 ‘마니아’층만 참여하는 것보단 여행객이 자연스럽게 환경보호 활동에 동참할 수 있게끔 유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선 일단 관광객의 편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휴대용 컵을 소재로 삼은 이유다. 안 이사는 “제주올레는 관광지라는 특성상 여행객들이 휴대용 컵을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편의성을 보장하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시는 종이컵을 재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단순히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컵을 공급한다고 해서 자원순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이 대목에서 안 이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건 ‘넛지(nudge)’ 효과다. 넛지란 ‘부드럽게 개입해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끔 유도하는 것’을 뜻한다. 카페에서 제공하는 세바우 컵을 통해 주인과 손님은 물론이고 손님끼리도 자원순환 취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라는 게 안 이사의 생각이다. 세바우 컵 자체가 ‘넛지’인 것이다. 안 이사는 “가령 세바우 캠페인에 참여하는 카페에서 손님에게 세바우 컵에 음료를 줄 때마다 ’다음엔 텀블러 가져오면 좋아요‘라는 얘기를 한두 마디 던진다면 손님의 행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대중성 있는’ 환경캠페인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세바우는 현재 제주올레가 같이 진행하고 있는 ’클린올레‘ 캠페인과도 맥이 통한다. 클린올레는 한 달에 두 번씩 제주올레 길을 걸으면서 길 위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환경정화 캠페인이다. 이후 꽉 찬 쓰레기봉투를 길 주변에 위치한 클린하우스(제주도내 재활용 쓰레기 수거시설)에서 분리수거한 후 ’인증샷‘을 찍고 이를 제주올레 공식 안내소에 제출하면 스탬프와 기념품을 받는 식이다. 제주올레 초창기인 2009년 자원봉사자와 올레꾼이 올레길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 게 효시다. 안 이사는 클린올레가 제주도의 자원순환을 도모할 ’사회적 자본‘으로 자리 잡은 데에 의의를 뒀다. 제주도에선 쓰레기 발생을 두고 외지인과 현지인 사이의 갈등이 심각하다. 연간 1,5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가운데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이사는 “쓰레기를 먼저 줍는 사람을 보면서 먼저 줍지 않는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는 게 클린올레 캠페인의 핵심”이라며 “주워온 사람을 칭찬하는 쪽으로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라고 말했다. 안 이사는 “기존엔 현지인들 사이에서 ’여행자들이 쓰레기를 버린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쓰레기를 여행자들이 주워오니 고마워하시는 주민 분들이 많았다”며 “첫 번째론 쓰레기를 주워본 여행자들에게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되겠다’는 인식을 주고, 두 번째론 여행객들이 쓰레기를 줍는 걸 보는 지역민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 해비치호텔, KB국민은행, 공무원연금공단 등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구현할 방법으로 클린올레 캠페인을 활용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클린올레가 제주도내에서 CSR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안 이사는 “현대자동차는 신입직원 연수를 매번 제주도에서 하는데 이때마다 클린올레 캠페인을 같이 한다”고 소개했다. 제주올레는 자원순환 활동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함께 페트·캔 자원회수 로봇인 ‘그린자판기’를 주상절리·사려니숲길·쇠소깍·외돌개 등 네 곳에 설치·운영하고 있다. 그린자판기에 페트병이나 캔을 집어넣은 후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번호로 현금성 포인트가 적립되는 방식이다. 안 이사는 “스티로폼이나 어구 다음으로 ‘삼다수(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서 생산하는 생수)’ 물병이 가장 많이 나오더라”라며 “줍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분리수거해서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그린자판기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세바우 캠페인도 같이 실시하게 되면서, 제주올레는 그린자판기와 세바우를 연계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당장 오는 9월부터는 그린자판기를 올레길 전역에 보급하는 동시에 종이류도 회수할 수 있게끔 성능을 보완할 계획이다. 올레길 전 지역 카페를 대상으로 세바우 컵을 보급할 계획인 만큼, 그린자판기를 통해 세바우 컵을 그대로 회수할 수 있게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안 이사는 “우리가 엄청 큰 그림을 그리는 건 아니지만, 올레길과 제주도를 잘 보존하기 위해 민간단체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쉽게 할 수 있는 환경보전활동이 무엇일지 고민이 많다”며 “저희도 세바우나 클린올레를 하고 있긴 하지만, 제주도 환경을 지키기 위한 활동이라면 최대한 동시다발적으로 다 벌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제주=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종이서 음식물까지 원스톱 처리...제주 '쓰레기 배출 1위' 오명 씻는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9.03.31 17:48:25“드르르륵!” 지난 26일 오전11시 제주도 서귀포시에 자리한 동홍동 재활용도움센터. ‘재활용품 자동수거보상기’에 페트병을 집어넣자 페트병을 압축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자동수거보상기에 영수증이 나오며 5포인트가 적립됐다는 게 표시됐다. 페트병은 하나당 5포인트, 캔은 하나당 10포인트다. 여기서 1포인트는 1원의 가치를 지닌다. 포인트는 제주도의 종량제 봉투를 구입하는 데 쓰인다. 3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자동수거보상기를 포함한 재활용도움센터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원순환 시행계획’을 수립해 제주도의 자원순환 시스템 구축에 팔을 걷어붙인다. 서귀포시에서 16곳 수준이던 재활용도움센터는 올해 20개소로 확대된다. 재활용도움센터는 제주 지역 내 재활용품을 모으기 위해 마련된 시설로 2006년 선보인 ‘클린하우스’의 규모를 키우고 기능을 대폭 보완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모범 사례로 삼기 위해 앞다퉈 견학을 오고 있다. 종이·캔·페트병·유리병 등은 물론이고 폐식용유와 비닐봉지·음식물쓰레기까지 원스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클린하우스제도를 운영한 후 제주도는 도민들이 클린하우스에서만 쓰레기를 버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클린하우스에서 도내 쓰레기를 모으면 이를 재활용 선별장으로 보내는 식이다. 선별장에서 재활용쓰레기가 정리되면 제련공장으로 운송돼 정제연료유나 펄프 등 각종 재활용품으로 재탄생됐다. 하지만 클린하우스의 한도를 초과할 정도로 쓰레기가 쌓이다 보니 혼합 배출, 넘침 현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17년부터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도’를 도입했지만 정해진 시간에 맞추기가 번거롭다는 민원이 많았다. 재활용도움센터의 경우 오후10시까지면 언제나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다. 서귀포시의 한 관계자는 “재활용도움센터에서 수집한 쓰레기는 굳이 선별장에 가지 않고 도내 재활용조합을 통해 직접 처리한다”며 “최종 처리는 클린하우스와 마찬가지로 제련공장에서 진행하지만 중간처리 과정에서 행정적 낭비가 획기적으로 줄면서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제주 자원순환 시행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는 주민센터와 공원 부지 내에 재활용도움센터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서귀포시는 △빈병보증금 환불제 △소형 폐가전 무상 배출제 △가정용 폐식용유 무상 배출 △캔·페트 전용 자동수거보상기 등 재활용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인센티브’ 제도를 제공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부터 실시한 빈병보증금 환불제를 제외하면 모두 지난해부터 시행된 정책이다. 제주도가 재활용도움센터 확대에 나선 배경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이라는 고민에 있다. 제주도의 1인당 생활폐기물량은 2017년 기준 1.93㎏으로 전국 평균(1.01㎏)의 두 배에 달한다. 특히 쓰레기가 계속 증가하면서 제주 북부에 자리한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는 과포화 상태에 놓인 상황이다. 제주도의 1일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2014년 976.2톤에서 지난해 1,311.4톤으로 25.6%나 증가했다. 그나마 재활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같은 기간 37%에서 58.7%로 급증하며 ‘자원순환 촉진’이라는 정책 목표에는 근접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소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실장은 “연간 관광객이 1,500만명에 달하는 제주도의 경우 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는 지속 가능한 환경이 불가능하다”며 “민관이 손잡고 덜 버리고, 잘 모으고, 이를 최대한 재활용하는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자원순환 시행계획’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제주=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세바우·클린올레·그린자판기...자원순환 3축, 사회적 자본 되길"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9.03.31 17:46:46제주도 서귀포시에 자리한 카페 ‘메이비’를 운영하는 이혜연(42)씨는 3월 제주올레가 세바우 캠페인에 참여할 카페 모집 공고를 내자마자 지원했다. 이씨는 “세바우 캠페인은 참여를 안 할 이유가 없었다”며 “테이크아웃컵을 제공하는 점주들도 환경보전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며 참여 동기를 밝혔다. 이씨는 제주 토박이다. 10년 동안 서귀포에서 줄곧 메이비를 지켰다. 이씨는 “10년 동안 카페를 운영하면서 내가 하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남기는지,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감한다”며 “지난해 8월 환경부에서 테이크아웃을 하는 경우에만 플라스틱컵이나 일회용컵을 쓸 수 있게 한 ‘자원순환 기본계획’이 시행되기 전부터 실내에서 머그컵을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회용컵 사용량 자체를 줄이기는 힘들었다. 제주도의 경우 관광객이 많아 서울처럼 텀블러를 갖고 다니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이씨는 “제주는 관광객이 많아 지난해 자원순환 기본계획이 나온 후에도 텀블러를 쓰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지는 않았다”며 “테이크아웃컵이라도 재활용이 원활했으면 좋겠는데 세바우 종이컵을 접하게 돼 너무도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제주올레길 5코스에는 ‘와랑와랑’이라는 카페가 있다. 비교적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하지만 감귤스무디나 영귤에이드 등 자체적으로 개발한 메뉴로 관광객 사이에 인기가 많다. 더구나 주변의 목가적인 풍경이 어우러져 데이트 명소로도 꼽히는 곳이다. 한두 시간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손님이 많다 보니 주문 수량 100잔 중 5잔 정도만 테이크아웃으로 나간다. 그럼에도 이번 세바우 캠페인에 신청한 이유는 간단하다. 와랑와랑을 운영하는 허경민(44)씨는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고 제주도가 섬이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는 만큼 절대적인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우리 카페에서 세바우컵을 갖고 다시 길을 나선 고객들이 다음 카페의 종이컵 수거함에 컵을 잘 모으고 이렇게 모인 컵들이 재활용되면 우리의 작은 실천이 제주의 자연을 지키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지난 25일과 26일 제주 현지를 다니면서 만난 제주도민이나 관광객들은 하나같이 제주도에서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이 원활하게 이뤄졌으면 한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 때문에 제주도가 쓰레기 처리에 애로를 겪고 있다는 문제 인식에서다. 세바우 캠페인은 음료 한 잔 마시는 사소한 행위에서 환경부터 생각하자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관광객이 올레길 인근에 자리한 세바우 참여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했을 때 받게 되는 용기는 매장 내에서는 머그잔, 매장 밖으로 이동해야 할 경우에는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컵을 받는다. 세계 최초로 친환경 식품포장용지 기술을 개발한 리페이퍼가 생산하는 이 컵은 값싼 중국산 원지를 사용하는 ‘이름만 종이’인 기존의 폴리에틸렌(PE) 종이컵과 달리 100% 재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종이컵은 내수성을 부여하기 위해 PE 코팅 처리를 하는데 이 경우 코팅을 분리하기 어려워 자연에서 온 원료인 종이를 그대로 버리게 된다. 땅속에 묻어도 완전히 분해되는 데 30년 이상 소요되며 태워도 유해가스가 배출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폴리유산(PLA·Poly Lactic Acid) 코팅을 한 생분해성 컵이 최근 등장했지만 내열성이 부족해 전자레인지나 오븐 사용이 어려운데다 컵 전체를 하나의 소재로 통일하기 어려워 재활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특수 코팅제를 입힌 리페이퍼의 컵은 PE·PLA 컵의 단점을 모두 극복해 원지를 100% 재활용할 수 있으며 생활폐기물로 버려져도 이르면 3개월 이내 분해(퇴비화)되기 때문에 환경부의 ‘포장의 환경성 높인 한국산업표준 8종’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내열성까지 우수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캠페인 참여 카페에는 수거함을 매장 안에 비치해 컵 반납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각 카페의 컵은 제주도 내 재활용 도움센터에서 모은 후 제지 생산공장으로 옮겨진다. 이곳에서 컵은 별도 처리를 거쳐 재생 원지로 재탄생하고 원지는 훗날 고급 화장지나 복사지 등으로 변신해 다시 소비자를 만나게 된다. 특히 이번 캠페인을 위해 별도 제작하는 컵은 국내 제지 업계 1위인 한솔제지의 고급 원지를 사용하면서 생산부터 폐기·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자원순환 시스템이 모범적으로 구축됐다는 평가다. 제주올레를 걷는 관광객 사이에서는 자원순환에 대한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다는 게 세바우 참여 카페 점주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제주올레여행자센터 1층 카페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방성향(38)씨는 “올레길에 오시는 분들 대부분은 ‘길가에 쓰레기를 버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찬 음료의 경우 어쩔 수 없이 플라스틱 빨대를 같이 제공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손님이 ‘그냥 입으로 마셔도 된다’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인상 깊다”며 웃어 보였다. 방씨는 “이번 캠페인에 나서면서 카페 안에 세바우컵과 홍보물을 비치했는데 ‘이거 뭐냐’며 물어보시는 등 반응이 무척 뜨겁다”며 “날이 더워지면서 찬 음료를 테이크아웃하는 분들이 늘어날 텐데 플라스틱컵 대신 세바우컵을 권하면 불편해하는 손님들도 있겠지만 환경보전을 위해 100% 재활용 종이컵을 사용하자는 제안을 드려야겠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만난 미국인 에드 매카시(33)씨는 “오늘 아침에 스타벅스를 갔는데 테이크아웃에만 일회용컵을 제공하는 모습을 보고 신기했다”며 “미국에서는 그런 정책이 없는데 한국에서는 일회용품 규제를 하고 있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에서는 재활용에 대한 인식은 물론 실천 활동도 미약한 편”이라며 “제주도라는 아름다운 섬에서 시작한 세바우 캠페인처럼 시민으로부터 시작해 기업체나 정부 단위로 넓혀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올레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세바우 캠페인을 비롯해 이미 실천적인 환경운동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클린올레’ ‘그린자판기’ 등 자원순환 캠페인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클린올레는 올레길의 쓰레기를 줄이고 분리수거까지 도모하기 위해 제주올레에서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이다. 클린올레 활동을 하며 쓰레기를 모은 후 제주도의 재활용시설인 ‘클린하우스’에서 분리·수거하는 방식이다. 26일 오전 클린올레 캠페인에서 만난 김중길(61)씨는 “2013년 클린올레가 시작되고 나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캠페인에 참여했다”며 “클린올레 캠페인 이후로 올레길에 쓰레기가 많이 줄기는 했지만 현무암 틈에 쑤셔 넣은 종이컵이나 담배꽁초, 현지인이 길가에 버린 염화비닐수지(PVC) 파이프 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클린올레 캠페인에 참여하는 관광객 중에는 오래전부터 제주올레를 애용했던 이들이 많다. 이날 만난 홍경실(72)씨도 그중 한 명이다. 홍씨는 “제주올레에서는 오래전부터 1,0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진행할 때도 일회용품 식기를 무조건 쓰지 못하게끔 했다”며 “이와 같은 소소한 활동이 모이다 보니 참여도도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올레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자원회수 로봇인 그린자판기를 주상절리·쇠소깍·사려니숲길·외돌개 등 4곳에 설치·운영하고 있다. 그린자판기에 페트병이나 캔을 집어넣은 후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번호로 현금성 포인트가 적립되는 방식이다. 클린올레에서 수거한 쓰레기와 마찬가지로 그린자판기에 모인 재활용 쓰레기는 클린하우스로 이동한다. 충북 청주 산남고에서 제주로 수학여행을 왔다는 이수연(16)양은 주상절리에서 그린자판기를 써본 후 “그린자판기라는 것을 육지에서는 본 적이 없는데 삼다수 병이나 캔이 들어가 포인트로 적립되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제주올레는 오는 9월에는 그린자판기에 종이도 집어넣을 수 있게 해 세바우컵의 재활용에도 힘을 모을 방침이다. 아울러 올레길 전역에 그린자판기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처럼 제주올레가 세바우와 클린올레·그린자판기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1인당 생활폐기물량이 전국 1위 수준일 정도로 제주도의 쓰레기 배출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연간 관광객이 1,500만명에 달하다 보니 쓰레기를 두고 외지인과 도민 사이의 ‘책임소재’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홍씨는 “외지인들에게 반딧불이가 나오는 곳을 알려주지 않을 정도로 동네 사람들이 관광객들의 ‘자연훼손’ 우려에 대해 상당히 민감해하고 있다”며 “쓰레기를 두고서도 외부인과 도민들 사이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안은주 제주올레 상임이사는 “클린올레 캠페인의 경우 ‘먼저 줍는 사람’을 보면서 ‘먼저 줍지 않는 사람’의 의식을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서울경제와 함께하는 세바우 캠페인을 통해 환경단체 등 강한 목적성을 지닌 일부 층에 국한하지 않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제주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자원순환 싹 틔우는 올레의 실험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9.03.31 17:19:11지난 25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올레여행자센터 1층 카페. 인근 주민인 서은희(50)씨가 녹색 글자로 가득한 종이컵을 손에 들고 카페를 나서고 있었다. 컵에는 ‘반딧불의 희망 곶자왈의 생명수’로 시작되는 정여울 작가의 글귀가 쓰여 있었다. 이 컵은 서울경제신문이 환경부, 한국관광공사, 제주특별자치도, 사단법인 제주올레와 함께 진행하는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세바우)’ 캠페인을 통해 무상 공급하는 친환경 종이컵으로 고급 화장지나 백지 등으로 100%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캠페인은 세바우 참여 카페를 찾은 관광객이나 도민이 세바우 컵을 사용하면서 재활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연스럽게 제주도의 ‘자원순환’ 과정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골자다. 2년 전 제주도로 이주했다는 서씨는 “최근 제주도의 쓰레기 문제를 다룬 기사들을 접하면서 나부터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에 솔선수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주의 청정자연을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올레길은 물론 도내에서도 세바우 같은 사회적 움직임이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세바우 캠페인의 핵심은 누구나 쉽게, 작은 행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제주도,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있다”며 “세바우의 시발점인 제주올레를 통해 자원순환의 중요성을 깨닫고 직접 실천하며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면서 우리 모두의 환경인식을 제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주=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세바우·클린올레·그린자판기...자원순환 3축, 사회적 자본 되길” ■자원순환 싹 틔우는 제주올레의 실험 커피점 “우리도 환경보전 책임” 세바우컵 반납 적극적 독려 관광객들 참여도 점차 늘어 페트병·캔 모으면 포인트 적립 “그린자판기 올레길 전역 설치” 제주도 서귀포시에 자리한 카페 ‘메이비’를 운영하는 이혜연(42)씨는 3월 제주올레가 세바우 캠페인에 참여할 카페 모집 공고를 내자마자 지원했다. 이씨는 “세바우 캠페인은 참여를 안 할 이유가 없었다”며 “테이크아웃컵을 제공하는 점주들도 환경보전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며 참여 동기를 밝혔다. 이씨는 제주 토박이다. 10년 동안 서귀포에서 줄곧 메이비를 지켰다. 이씨는 “10년 동안 카페를 운영하면서 내가 하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남기는지,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감한다”며 “지난해 8월 환경부에서 테이크아웃을 하는 경우에만 플라스틱컵이나 일회용컵을 쓸 수 있게 한 ‘자원순환 기본계획’이 시행되기 전부터 실내에서 머그컵을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회용컵 사용량 자체를 줄이기는 힘들었다. 제주도의 경우 관광객이 많아 서울처럼 텀블러를 갖고 다니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이씨는 “제주는 관광객이 많아 지난해 자원순환 기본계획이 나온 후에도 텀블러를 쓰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지는 않았다”며 “테이크아웃컵이라도 재활용이 원활했으면 좋겠는데 세바우 종이컵을 접하게 돼 너무도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제주올레길 5코스에는 ‘와랑와랑’이라는 카페가 있다. 비교적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하지만 감귤스무디나 영귤에이드 등 자체적으로 개발한 메뉴로 관광객 사이에 인기가 많다. 더구나 주변의 목가적인 풍경이 어우러져 데이트 명소로도 꼽히는 곳이다. 한두 시간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손님이 많다 보니 주문 수량 100잔 중 5잔 정도만 테이크아웃으로 나간다. 그럼에도 이번 세바우 캠페인에 신청한 이유는 간단하다. 와랑와랑을 운영하는 허경민(44)씨는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고 제주도가 섬이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는 만큼 절대적인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우리 카페에서 세바우컵을 갖고 다시 길을 나선 고객들이 다음 카페의 종이컵 수거함에 컵을 잘 모으고 이렇게 모인 컵들이 재활용되면 우리의 작은 실천이 제주의 자연을 지키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지난 25일과 26일 제주 현지를 다니면서 만난 제주도민이나 관광객들은 하나같이 제주도에서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이 원활하게 이뤄졌으면 한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 때문에 제주도가 쓰레기 처리에 애로를 겪고 있다는 문제 인식에서다. 세바우 캠페인은 음료 한 잔 마시는 사소한 행위에서 환경부터 생각하자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관광객이 올레길 인근에 자리한 세바우 참여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했을 때 받게 되는 용기는 매장 내에서는 머그잔, 매장 밖으로 이동해야 할 경우에는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컵을 받는다. 세계 최초로 친환경 식품포장용지 기술을 개발한 리페이퍼가 생산하는 이 컵은 값싼 중국산 원지를 사용하는 ‘이름만 종이’인 기존의 폴리에틸렌(PE) 종이컵과 달리 100% 재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종이컵은 내수성을 부여하기 위해 PE 코팅 처리를 하는데 이 경우 코팅을 분리하기 어려워 자연에서 온 원료인 종이를 그대로 버리게 된다. 땅속에 묻어도 완전히 분해되는 데 30년 이상 소요되며 태워도 유해가스가 배출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폴리유산(PLA·Poly Lactic Acid) 코팅을 한 생분해성 컵이 최근 등장했지만 내열성이 부족해 전자레인지나 오븐 사용이 어려운데다 컵 전체를 하나의 소재로 통일하기 어려워 재활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특수 코팅제를 입힌 리페이퍼의 컵은 PE·PLA 컵의 단점을 모두 극복해 원지를 100% 재활용할 수 있으며 생활폐기물로 버려져도 이르면 3개월 이내 분해(퇴비화)되기 때문에 환경부의 ‘포장의 환경성 높인 한국산업표준 8종’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내열성까지 우수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캠페인 참여 카페에는 수거함을 매장 안에 비치해 컵 반납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각 카페의 컵은 제주도 내 재활용 도움센터에서 모은 후 제지 생산공장으로 옮겨진다. 이곳에서 컵은 별도 처리를 거쳐 재생 원지로 재탄생하고 원지는 훗날 고급 화장지나 복사지 등으로 변신해 다시 소비자를 만나게 된다. 특히 이번 캠페인을 위해 별도 제작하는 컵은 국내 제지 업계 1위인 한솔제지의 고급 원지를 사용하면서 생산부터 폐기·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자원순환 시스템이 모범적으로 구축됐다는 평가다. 제주올레를 걷는 관광객 사이에서는 자원순환에 대한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다는 게 세바우 참여 카페 점주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제주올레여행자센터 1층 카페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방성향(38)씨는 “올레길에 오시는 분들 대부분은 ‘길가에 쓰레기를 버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찬 음료의 경우 어쩔 수 없이 플라스틱 빨대를 같이 제공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손님이 ‘그냥 입으로 마셔도 된다’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인상 깊다”며 웃어 보였다. 방씨는 “이번 캠페인에 나서면서 카페 안에 세바우컵과 홍보물을 비치했는데 ‘이거 뭐냐’며 물어보시는 등 반응이 무척 뜨겁다”며 “날이 더워지면서 찬 음료를 테이크아웃하는 분들이 늘어날 텐데 플라스틱컵 대신 세바우컵을 권하면 불편해하는 손님들도 있겠지만 환경보전을 위해 100% 재활용 종이컵을 사용하자는 제안을 드려야겠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만난 미국인 에드 매카시(33)씨는 “오늘 아침에 스타벅스를 갔는데 테이크아웃에만 일회용컵을 제공하는 모습을 보고 신기했다”며 “미국에서는 그런 정책이 없는데 한국에서는 일회용품 규제를 하고 있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에서는 재활용에 대한 인식은 물론 실천 활동도 미약한 편”이라며 “제주도라는 아름다운 섬에서 시작한 세바우 캠페인처럼 시민으로부터 시작해 기업체나 정부 단위로 넓혀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올레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세바우 캠페인을 비롯해 이미 실천적인 환경운동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클린올레’ ‘그린자판기’ 등 자원순환 캠페인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클린올레는 올레길의 쓰레기를 줄이고 분리수거까지 도모하기 위해 제주올레에서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이다. 클린올레 활동을 하며 쓰레기를 모은 후 제주도의 재활용시설인 ‘클린하우스’에서 분리·수거하는 방식이다. 26일 오전 클린올레 캠페인에서 만난 김중길(61)씨는 “2013년 클린올레가 시작되고 나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캠페인에 참여했다”며 “클린올레 캠페인 이후로 올레길에 쓰레기가 많이 줄기는 했지만 현무암 틈에 쑤셔 넣은 종이컵이나 담배꽁초, 현지인이 길가에 버린 염화비닐수지(PVC) 파이프 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클린올레 캠페인에 참여하는 관광객 중에는 오래전부터 제주올레를 애용했던 이들이 많다. 이날 만난 홍경실(72)씨도 그중 한 명이다. 홍씨는 “제주올레에서는 오래전부터 1,0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진행할 때도 일회용품 식기를 무조건 쓰지 못하게끔 했다”며 “이와 같은 소소한 활동이 모이다 보니 참여도도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올레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자원회수 로봇인 그린자판기를 주상절리·쇠소깍·사려니숲길·외돌개 등 4곳에 설치·운영하고 있다. 그린자판기에 페트병이나 캔을 집어넣은 후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번호로 현금성 포인트가 적립되는 방식이다. 클린올레에서 수거한 쓰레기와 마찬가지로 그린자판기에 모인 재활용 쓰레기는 클린하우스로 이동한다. 충북 청주 산남고에서 제주로 수학여행을 왔다는 이수연(16)양은 주상절리에서 그린자판기를 써본 후 “그린자판기라는 것을 육지에서는 본 적이 없는데 삼다수 병이나 캔이 들어가 포인트로 적립되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제주올레는 오는 9월에는 그린자판기에 종이도 집어넣을 수 있게 해 세바우컵의 재활용에도 힘을 모을 방침이다. 아울러 올레길 전역에 그린자판기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처럼 제주올레가 세바우와 클린올레·그린자판기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1인당 생활폐기물량이 전국 1위 수준일 정도로 제주도의 쓰레기 배출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연간 관광객이 1,500만명에 달하다 보니 쓰레기를 두고 외지인과 도민 사이의 ‘책임소재’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홍씨는 “외지인들에게 반딧불이가 나오는 곳을 알려주지 않을 정도로 동네 사람들이 관광객들의 ‘자연훼손’ 우려에 대해 상당히 민감해하고 있다”며 “쓰레기를 두고서도 외부인과 도민들 사이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안은주 제주올레 상임이사는 “클린올레 캠페인의 경우 ‘먼저 줍는 사람’을 보면서 ‘먼저 줍지 않는 사람’의 의식을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서울경제와 함께하는 세바우 캠페인을 통해 환경단체 등 강한 목적성을 지닌 일부 층에 국한하지 않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제주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종이서 음식물까지 원스톱 처리...제주 ‘쓰레기 배출 1위’ 오명 씻는다 제주 재활용도움센터 확대 재활용률 높여 쓰레기 줄여 “드르르륵!” 지난 26일 오전11시 제주도 서귀포시에 자리한 동홍동 재활용도움센터. ‘재활용품 자동수거보상기’에 페트병을 집어넣자 이를 압축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자동수거보상기에 영수증이 나오며 5포인트가 적립됐다는 게 표시됐다. 페트병은 하나당 5포인트, 캔은 하나당 10포인트다. 여기서 1포인트는 1원의 가치를 지닌다. 포인트는 제주도의 종량제 봉투를 구입하는 데 쓰인다. 3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자동수거보상기를 포함한 재활용도움센터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원순환 시행계획’을 수립해 제주도 자원순환 시스템 구축에 팔을 걷어붙인다. 서귀포시에서 16곳 수준이던 재활용도움센터는 올해 20개소로 확대된다. 재활용도움센터는 제주 지역 내 재활용품을 모으기 위해 마련된 시설로 2006년 선보인 ‘클린하우스’의 규모를 키우고 기능을 대폭 보완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모범 사례로 삼기 위해 앞다퉈 견학을 오고 있다. 종이·캔·페트병·유리병 등은 물론이고 폐식용유와 비닐봉지·음식물쓰레기까지 원스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클린하우스 제도 운영 이후 제주도는 도민들이 클린하우스에서만 쓰레기를 버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클린하우스에서 도내 쓰레기를 모으면 이를 재활용 선별장으로 보내는 식이다. 선별장에서 재활용쓰레기가 정리되면 제련공장으로 운송돼 정제연료유나 펄프 등 각종 재활용품으로 재탄생됐다. 하지만 클린하우스의 한도를 초과할 정도로 쓰레기가 쌓이다 보니 혼합 배출, 넘침 현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17년부터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도’를 도입했지만 정해진 시간에 맞추기가 번거롭다는 민원이 많았다. 재활용도움센터의 경우 오후10시까지면 언제나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다. 서귀포시의 한 관계자는 “재활용도움센터에서 수집한 쓰레기는 굳이 선별장에 가지 않고 도내 재활용조합을 통해 직접 처리한다”며 “최종 처리는 클린하우스와 마찬가지로 제련공장에서 진행하지만 중간처리 과정에서 행정적 낭비가 획기적으로 줄면서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제주 자원순환 시행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주민센터와 공원 부지 내에 재활용도움센터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서귀포시는 △빈병보증금 환불제 △소형 폐가전 무상배출제 △가정용 폐식용유 무상배출 △캔·페트 전용 자동수거보상기 등 재활용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부터 실시한 빈병보증금 환불제를 제외하면 모두 지난해부터 시행된 정책이다. 제주도가 재활용도움센터 확대에 나선 것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이라는 고민에서 비롯됐다. 제주도의 1인당 생활폐기물량은 2017년 기준 1.93㎏으로 전국 평균(1.01㎏)의 두 배에 달한다. 특히 쓰레기가 계속 증가하면서 제주 북부에 자리한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는 과포화 상태다. 제주도의 1일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2014년 976.2톤에서 지난해 1,311.4톤으로 25.6%나 증가했다. 그나마 재활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같은 기간 37%에서 58.7%로 급증하며 ‘자원순환 촉진’이라는 정책 목표에는 근접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소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실장은 “연간 관광객이 1,500만명에 달하는 제주도의 경우 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는 지속 가능한 환경이 불가능하다”며 “민관이 손잡고 덜 버리고, 잘 모으고, 이를 최대한 재활용하는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자원순환 시행계획’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제주=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환경 등에 투자' 글로벌 ESG펀드 주목
증권 재테크 2019.02.25 06:43:36글로벌 자산운용시장에서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사회책임투자(SRI)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의 ‘ESG’를 강조하는 현 정부 기조와 맞물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일명 ‘착한 투자’가 재조명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운용산업에서 ESG펀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 ESG펀드의 운용자산 규모는 지난 2012년 말 6,550억달러(한화 약 735조8,925억원)에서 지난해 10월 1조500억달러(약 1,179조6,750억원)로 60% 성장했다. 이 중 유럽의 ESG펀드 운용자산이 6,300억유로(약 802조4,751억원)로 약 68%를 차지하며 글로벌 ESG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미국은 3,000억달러(약 337조500억원) 수준이다. ESG펀드가 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연기금의 ESG펀드 투자 확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 증가 때문이다. 일본 최대의 공적연금(GPIF)은 2017년 운용자산 1조4,000억달러 중 약 100억달러를 ESG펀드에 투자했고 스웨덴 공적연기금인 제2국가연금펀드(AP2)는 2018년부터 운용자산 400억달러 중 120억달러를 ESG 벤치마크를 추종해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또 ETF를 통한 ESG 투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뱅가드 등도 꾸준히 ESG ETF 상품을 출시해나가고 있다. 블랙록과 뱅가드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총 3개의 ESG ETF를 신규로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ESG펀드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선진국에 비해 규모나 수익률 측면에서 아직 초기 단계다.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ESG펀드 순자산 규모는 이달 20일 기준 3,869억원이다. 2년 전(1,451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준이지만 글로벌 펀드와는 격차가 크다. 그래도 관련 펀드 출시는 계속되고 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KB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 등 국내 대형 운용사 대다수가 올해 ESG펀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ESG 투자는 일반 공모보다 주로 연기금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공경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ESG펀드의 순자산 중 97% 이상이 연기금·공제회 등을 통해 유입된 자금”이라고 말했다. 또 “수익률도 아직 뚜렷하게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설정액 상위 10개 펀드 중 연초 이후 수익률이 벤치마크를 상회한 곳은 두 곳”이라고 전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ESG펀드 19개 가운데 지난 1년간 수익을 낸 펀드는 한 개에 그쳤다. 공 연구원은 “국내 SRI펀드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자 유입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기업의 ESG 수준에 관한 정보 제공 확대, 객관적인 분류기준 마련,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 개발 노력 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새벽배송'업체도 일회용품 줄인다
경제·금융 정책 2019.02.24 17:51:05정부가 배달음식점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추진하는 데 이어 새벽 배송 업체와의 자율협약 체결에도 나선다. 배달 과정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거나 아이스팩 재사용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24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새벽 배송 시장에서의 일회용품 남용을 줄이기 위해 ‘마켓컬리’ 등 주요 업체와 자율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여 보자는 차원”이라며 “몇몇 업체들과 논의를 거쳤고 조만간 자율협약 체결식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새벽 배송이란 식재료나 반찬 등을 오후12시 전에만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일찍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뜻한다. 협약 내용은 포장용기 ‘재사용’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티로폼 박스나 신선도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아이스팩 등은 충분히 다시 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새벽 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들이 제품을 개봉한 후 남은 박스 등을 현관 앞에 내놓으면 업계가 다음 배송 때 이를 회수해가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정기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의 경우 재사용이 쉽지 않다는 점은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식재료를 직접 담는 비닐은 대체재가 마땅치 않지만 야채류 등을 하나의 비닐에 담는 식으로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다”며 “포장용기 재사용은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다 일회용품 저감 효과까지 있어 관련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환경 등에 투자' 글로벌 ESG펀드 주목
증권 재테크 2019.02.24 17:31:18글로벌 자산운용시장에서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사회책임투자(SRI)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의 ‘ESG’를 강조하는 현 정부 기조와 맞물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일명 ‘착한 투자’가 재조명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운용산업에서 ESG펀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 ESG펀드의 운용자산 규모는 지난 2012년 말 6,550억달러(한화 약 735조8,925억원)에서 지난해 10월 1조500억달러(약 1,179조6,750억원)로 60% 성장했다. 이 중 유럽의 ESG펀드 운용자산이 6,300억유로(약 802조4,751억원)로 약 68%를 차지하며 글로벌 ESG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미국은 3,000억달러(약 337조500억원) 수준이다. ESG펀드가 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연기금의 ESG펀드 투자 확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 증가 때문이다. 일본 최대의 공적연금(GPIF)은 2017년 운용자산 1조4,000억달러 중 약 100억달러를 ESG펀드에 투자했고 스웨덴 공적연기금인 제2국가연금펀드(AP2)는 2018년부터 운용자산 400억달러 중 120억달러를 ESG 벤치마크를 추종해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또 ETF를 통한 ESG 투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뱅가드 등도 꾸준히 ESG ETF 상품을 출시해나가고 있다. 블랙록과 뱅가드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총 3개의 ESG ETF를 신규로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ESG펀드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선진국에 비해 규모나 수익률 측면에서 아직 초기 단계다.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ESG펀드 순자산 규모는 이달 20일 기준 3,869억원이다. 2년 전(1,451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준이지만 글로벌 펀드와는 격차가 크다. 그래도 관련 펀드 출시는 계속되고 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KB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 등 국내 대형 운용사 대다수가 올해 ESG펀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ESG 투자는 일반 공모보다 주로 연기금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공경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ESG펀드의 순자산 중 97% 이상이 연기금·공제회 등을 통해 유입된 자금”이라고 말했다. 또 “수익률도 아직 뚜렷하게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설정액 상위 10개 펀드 중 연초 이후 수익률이 벤치마크를 상회한 곳은 두 곳”이라고 전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ESG펀드 19개 가운데 지난 1년간 수익을 낸 펀드는 한 개에 그쳤다. 공 연구원은 “국내 SRI펀드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자 유입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기업의 ESG 수준에 관한 정보 제공 확대, 객관적인 분류기준 마련,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 개발 노력 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
안 만들고 재활용 쉽게…폐기물 '제로시스템' 구축한다
경제·금융 정책 2019.02.24 17:30:16정부는 지난해 9월 제1차 ‘자원순환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일회용품 ‘제로화(최소화)’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생산-소비-관리-재생’ 전 과정에서 폐기물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일회용품을 안 만들고 안 쓰면서 재활용 효율성은 높여 폐기물의 생산부터 재생까지 모든 단계에서 ‘제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전 세계적으로 폐기물 쓰레기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다 환경오염 위협도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뤄야 하는 목표다.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영화관 종이컵’ 재활용 불가…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은 걸음마=정부의 계획대로 일회용품 제로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생산 단계에서부터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환경부는 지난 12일 ‘자연환경정책실 세부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2022년까지 제품 생산량당 폐기물 발생량을 15% 감축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했다. 민간기업에서도 정부 계획에 일부 화답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비닐 쇼핑백을 종이봉투 등으로 교환하고 있고 페트병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도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유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바꿀 예정이다. 변화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부분은 많다. 종이컵이 대표적이다. 통상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알려졌지만 반만 맞다. 방수를 위해 폴리에틸렌(PE)이 코팅된 종이컵은 사실상 재활용률이 0%인 탓이다. 커피전문점이나 영화관 등에서 사용하는 종이컵의 대부분은 PE 코팅이 돼 있어 재활용이 어렵다. 매립을 하는 경우에도 100% 자연 분해가 진행되지 않는데다 기간도 최대 30년 이상 소요된다. 생분해 플라스틱 생산 시장도 걸음마 수준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매립 후 6개월 이내에 90% 이상 분해가 진행되기 때문에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분해된 후에는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문제는 국내 관련 시장 연구가 선진국보다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생분해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을 유도하는 정책이 없는데다 담당 부서가 명확하지 않아 현황 파악조차 불가능하다. ◇규제·인식 개선으로 사용량 줄여야=올해부터 전국의 대형마트·슈퍼마켓(면적 165㎡ 이상)에서는 일회용 비닐 봉투 사용이 금지됐다. 그러나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여전히 비닐 봉투를 판매·사용하고 있다. 가격은 20원으로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소비자들이 별다른 경각심 없이 비닐 봉투를 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의 경우 2020년부터 현재 약 70원인 비닐 봉투 가격을 140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가 250명 이상 점포에서 판매되는 플라스틱 봉투 가격을 5페니로 올렸던 지난 2015년 이후 영국의 비닐 봉투 사용량은 약 150억개 줄었다. 2020년부터는 모든 점포가 적용 대상으로 비닐 봉투 사용량이 더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라스틱 용기 등 1회용품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아직 배달음식점이나 새벽 배송 업체 등에서 사용하는 1회용품을 규제하는 법은 없다. 환경부는 우선 올해 상반기 내로 배달음식점의 1회용품 사용 실태를 조사해 규제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 또한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이상현 녹색미래 사무처장은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게끔 도와줘야 한다”며 “일회용품을 일상생활에서 남용하지 않도록 홍보하고 교육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유색 페트병 퇴출…폐기물 처리 시스템 강화=정부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줄이고 34%에 불과한 재활용률도 7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환경부는 “페트병의 재활용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음료·생수병으로 쓰는 유색 페트병을 2021년까지 퇴출할 것”이라며 “제품의 품질 보존을 위해 무색 페트병으로 전환이 어려운 맥주 페트병은 재사용이 가능한 유리병이나 캔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의 방향은 사회적 공감대를 얻고 있지만 실현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대체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맥주 페트병 생산을 바로 중단한다면 비용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제성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환경부는 대형 업체들과의 자발적 협약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소규모 업체들까지 정부 방침을 따르게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폐기물 처리 시스템의 공공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민간 영역이 책임지고 있던 재활용 시장을 정부가 직접 살피며 철저히 관리·감독하겠다는 의미다. 환경부는 “폐기물 선별장과 소각시설 등의 공공 처리 용량을 확대하는 종합계획을 올해 상반기 중으로 마련할 것”이라며 “제조업을 포함해 폐기물 배출량이 많은 사업장은 ‘자원순환 목표’를 부여해 배출량을 줄여나가겠다”고 설명했다./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100% 재활용 종이컵으로 자원순환…'지속가능 삶' 있는 제주로
산업 기업 2019.02.24 16:42:42천혜의 섬 제주도가 환경과 삶을 바꾸는 거대한 실험장으로 거듭난다. 서울경제신문은 오는 3월부터 환경부, 한국관광공사, 제주특별자치도, 사단법인 제주올레와 함께 손잡고 제주를 무대로 친환경 공익 캠페인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세바우)’를 대대적으로 펼친다. ‘세바우’의 첫 출발지를 제주로 잡은 것은 친환경을 표방하지만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는 현실적인 인식 때문이다. 연간 관광객이 1,5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지만 곳곳은 쓰레기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명 해수욕장을 비롯해 성산 일출봉, 천지연 폭포, 쇠소깍 같은 여행지에 버려진 쓰레기는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만 아니라 비닐·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제주의 지속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제주는 섬 안에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대규모 폐기물 처리 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도내에 관련 설비를 갖춘 업체도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드문 실정이다. 무턱대고 폐기물을 쌓아놓을 수 없어 폐기물을 전량 내륙으로 옮기고 있지만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이 난색을 표하면서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이라는 명성 못지않게 국내 쓰레기 배출량 1위 지역(거주민 기준)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섬이라는 특수성이 안겨준 천혜의 자연은 제주의 명성을 드높였지만 역설적이게도 환경문제를 자체 해결하지 못하면서 제주의 자연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서울경제신문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안고 시대의 화두인 ‘지속 가능한 삶’을 제주에서 펼쳐보려고 한다. 본지가 연중 캠페인으로 펼치는 ‘세바우’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플라스틱을 쓰지 말자거나 일회용품을 단번에 없애자는 선언이 아니라 실천 가능한 방식으로 자원의 선순환을 꾀하자는 데 있다. 즉 생산과 소비, 관리 및 폐기, 그리고 재활용에 이르는 자원순환 시스템이 하나의 사이클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정된 자원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도 동시에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순환 시스템을 구축해 제주도 안에서 ‘지속 가능한 삶’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오는 2027년까지 생산·소비 단계에서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제품 재사용 촉진을 통해 폐기물의 근원적 발생을 절감한다는 정부의 자원순환 기본계획과도 맥을 같이한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국장은 “단순히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만으로 친환경이라고 볼 수 없다”며 “우리 사회 공동체가 재활용, 즉 자원순환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짚었다. 올해 ‘세바우 캠페인’은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인 올레길에서 첫발을 내딛는다. 관광객이 올레길 인근에 자리한 캠페인 참여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했을 때 받게 되는 용기는 매장 내에서는 머그잔이며 매장 밖으로 이동해야 할 경우에는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컵을 받는다. 세계 최초로 친환경 식품포장용지 기술을 개발한 리페이퍼가 생산하는 이 컵은 값싼 중국산 원지를 사용하는 ‘이름만 종이’인 기존의 폴리에틸렌(PE) 종이컵과 달리 100% 재활용할 수 있다. 보통의 종이컵은 내수성을 부여하기 위해 PE 코팅 처리를 하는데 이 경우 코팅을 분리하기 어려워 자연에서 온 원료인 종이를 그대로 버리게 된다. 땅속에 묻어도 완전히 분해되는 데 30년 이상 소요되며 태워도 유해가스가 배출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폴리유산(PLA·Poly Lactic Acid) 코팅을 한 생분해성 컵이 최근 등장했지만 내열성이 부족해 전자레인지나 오븐 사용이 어려운데다 컵 전체를 하나의 소재로 통일하기 어려워 종이 재활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특수 코팅제를 입힌 리페이퍼의 컵은 PE·PLA 컵의 단점을 모두 극복해 원지를 100% 재활용할 수 있으며 생활 폐기물로 버려져도 빠르면 3개월 이내 분해(퇴비화)되기 때문에 환경부의 ‘포장의 환경성 높인 한국산업표준 8종’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내열성까지 우수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캠페인 참여 카페에는 수거함을 매장 안에 비치해 컵 반납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각 카페의 컵은 제주도 내 재활용 도움센터에서 모은 후 페이퍼코리아의 생산 공장으로 옮겨진다. 이곳에서 컵은 별도 처리를 거쳐 재생 원지로 재탄생하고 원지는 훗날 고급 화장지나 복사지 등으로 변신해 다시 소비자를 만나게 된다. 특히 이번 캠페인을 위해 별도 제작하는 컵은 국내 제지업계 1위인 한솔제지의 고급 원지를 사용하면서 생산부터 폐기·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자원의 선순환 체인이 모범적으로 구축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관광객들이 이동 중에 사용한 일회용 종이컵을 음료를 구매한 카페로 다시 돌아가 반납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캠페인 참여 카페 어느 곳에서든 리페이퍼컵을 수거하고 올레길 곳곳에도 종이컵 수거함을 비치할 예정이다. 제주도에서 시작한 세바우 캠페인이 내륙으로 확산, 대한민국의 변화를 일굴 수 있도록 환경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탠다. 지난해부터 주요 국립공원에서 환경 캠페인을 펼쳐온 한국관광공사는 전국 주요 여행 명소를 중심으로 자연에 유해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대신 텀블러나 다회용컵, 불가피할 경우 친환경 종이컵을 사용하도록 독려한다. 이찬희 서울대 그린바이오 과학기술연구원 교수는 “지난해 발생한 쓰레기 대란에서 보듯 폐기물을 수거하고 분류할 때 시민과 지자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극심한 진통을 겪었던 쓰레기 봉투 종량제가 이제는 당연하게 우리 삶에 뿌리내렸듯 (까다로운 재활용 분류 과정 등이)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우리 국민과 지자체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갑자기 풀린 2008년처럼 정부의 정책이 한번 퇴보하게 되면 다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환경에 유해한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노력과 함께 자원순환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제한된 자원을 제대로, 똑똑하게 쓰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커피는 텀블러, 비닐봉투 대신 에코백
경제·금융 정책 2019.02.24 16:40:56커피 전문점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부터 대형 마트 내 비닐 봉투 퇴출까지, 지난해 4월 발생한 재활용 쓰레기 대란 이후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이 같은 노력은 각계각층에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각종 대책을 내놓으며 폐기물 발생 자체를 원천 봉쇄하려 하고 있고 기업 역시 환경부 등과 자발적 협약을 맺고 일회용 제품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정부와 기업이 주도적으로 일회용품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지만 시민 개개인의 실천 없이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생활 속 작은 실천만으로도 일회용품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개인의 인식 전환과 습관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일회용품 줄이기는 생각만큼 거창한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당장 집 안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철저한 분리수거가 그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이미 분리수거가 생활화된 국가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배출되는 쓰레기 중 30%만 재활용을 하고 있다. 정확한 분리수거 규정이 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플라스틱은 시민들이 제대로 된 분리수거 방법을 모르는 대표적인 배출물이다. 플라스틱은 뚜껑을 떼어내고 내용물을 비워 배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내부에 음식물이 묻어 있다면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이물질이 섞인 플라스틱 쓰레기는 수거업체가 가져가더라도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종이류의 분리수거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닐 코팅된 책의 표지나 노트의 스프링은 제거 후 배출해야 하고 신문지 등은 물기에 젖은 상태로 버리면 재활용 업체가 수거하지 않는다. 공구나 철사·못 등의 쓰레기는 투명 비닐 봉투에 넣어 배출해야 하지만 캔·고철류 수거함에 낱개로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음식을 주문해 먹는 경우 불가피하게 일회용 제품이 뒤따라 온다. 아직 정부 규제가 마련되지 않아 일회용품을 남용하는 업체도 많다. 이때 주문하는 과정에서 일회용 수저를 빼 달라거나 반찬을 하나의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배달해달라고 요청하면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사무실이나 음식점·카페 등 집 밖에서도 일회용품을 줄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정수기 물을 마시거나 인근 커피 전문점에서 음료를 ‘테이크아웃(Take-out)’할 때 일회용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할 수 있다. 일회용 티슈 대신 손수건을 사용한다거나 쇼핑을 할 때 에코백을 챙겨 가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여행을 갈 때 개인 세면도구를 챙겨가는 것 또한 실생활에서 일회용품 줄이기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다행스러운 것은 시민들의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플라스틱 챌린지(plastic free challenge)’가 대표적인 사례다.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자연기금(WWF)과 ㈜제주패스가 공동 기획한 활동이다. 참여자는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진과 함께 환경보호 실천 다짐 등의 문구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시태그를 달아 올린 후 이를 이어받을 사람 2명 이상을 지목하면 된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장과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 동참하며 열풍을 이끌고 있다./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버려졌던 전기차 배터리 ... 부품으로 다시 쓸길 열려
경제·금융 정책 2019.02.20 17:32:37100% 버려졌던 국내 전기차 폐배터리를 연구개발(R&D) 대상으로 쓰는 등 재활용할 길이 열린다. 현재는 전기차 폐배터리는 시도지사에게 반납해야 해 재활용할 수 없는 구조였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배터리·전기차 제조사, 폐차장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와 자율협약을 맺고 전기차 폐배터리의 효율적인 재활용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활용 단계별 관련업체와 함께 체계적인 폐배터리 재활용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폐차장은 폐배터리를 분리·보관할 수 있고 배터리 제조사나 자동차 제조사는 전기차부품을 재사용해 연구에 활용하는 등의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사용할 방법은 마땅치 않았다. ‘대기환경보전법’에 폐배터리 반납 규정만 명시돼 있고 그 후 관리체계는 미흡했던 탓이다. 폐배터리를 재사용할 길이 열린 것은 지난해 12월26일 ‘전기차 폐배터리 반납에 관한 고시’에 따라 폐배터리 관리주체에 환경부가 추가되면서다. 환경부는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관련법 규정을 마련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등 타 부처와 협력해 민간이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입장이다. 관련업체에서 배터리 연구에 필요하다는 요청이 오면 폐배터리를 적극 제공하고 함께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폐배터리 재사용 관련 상세 규정이 올해 내로는 완성될 것”이라며 “폐배터리의 인체·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관련 연구 개발도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시행령·시행규칙 등을 완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과대 포장 NO"...'플라스틱 어택' 환경운동 지구촌 확산
사회 사회일반 2019.02.20 17:21:08지난해 3월 영국 남부의 소도시 케인샴의 한 슈퍼마켓에서 한 무리의 주민들이 구매한 물품의 포장지를 그 자리에서 버리기 시작했다. 과도한 플라스틱 포장 실태를 고발하고 불필요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도록 촉구하기 위해 시작된 이 행동은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이라는 이름의 캠페인으로 발전해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플라스틱 어택 운동의 알렉스 모스 대변인은 CNN에 “첫 번째 플라스틱 어택 장면이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기 시작하자 이 움직임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전 세계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항의 방법을 묻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불과 반년 만에 100건이 넘는 플라스틱 어택이 이뤄졌으며 여기에는 유럽뿐만 아니라 홍콩·한국·캐나다·페루·미국의 소비자들도 동참하고 있다. 과대 포장된 플라스틱과 비닐 등을 매장에 버리고 오는 플라스틱 어택 운동의 목표는 ‘플라스틱 제로(0)’ 사회의 구현이다. 엘런맥아더재단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을 위해 수집되는 플라스틱 포장재는 전체의 14% 정도에 불과하다. 매년 8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세계의 해양으로 배출되고 있다. 플라스틱 어택의 글로벌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크리스토프 스테이어트는 “우리는 문제를 잘 알고 있으며 뭔가를 하고 싶다는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라며 “단지 뭔가를 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으로 자신을 바꾸고 변화시키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것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발적인 환경보호 움직임은 최근 각국 시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친환경 생활과 소비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단순한 재활용은 물론 재활용 이전에 발생하는 폐기물을 최소화하자는 의식이 뿌리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플라스틱 어택처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도록 경각심을 주기 위한 행동부터 환경보호 활동에 운동을 접목한 ‘플로깅(plogging)’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시민들이 환경 보호에 나서는 방식은 다양하다. 플로깅은 이삭줍기를 뜻하는 스웨덴어 ‘플로카 웁(plocka upp)’과 달리기를 의미하는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조깅 등 운동을 하면서 주변 쓰레기를 줍는 일을 말한다. 소비 습관의 변화도 눈에 띈다. 일회용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옷 한 벌을 구입할 때도 소재 선정부터 제조 공정까지 친환경적인 과정을 통해 생산된 제품을 소비하는 일련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물 사용량을 최소화한 염색법을 도입하거나 합성섬유 대신 천연 소재로 만든 의류를 찾고 중고제품의 재활용이나 공유, 버려진 의류나 폐기물을 재활용해서 만든 ‘업사이클링(upcycling)’ 제품 구매에도 적극 나선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환경보호 움직임은 기업과 정부의 정책 변화도 이끌어낸다. 영국의 그린피스 온라인 청원서에 따르면 슈퍼마켓에 폐기용 플라스틱 포장을 줄이라는 요청이 50만건 넘게 들어오자 리디와 카르푸 등 글로벌 소매업체는 플라스틱 폐기물 감소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지속가능 환경 조성하자"...EU, 2년내 일회용 플라스틱 'OUT'
국제 정치·사회 2019.02.20 17:21:01유럽화학물질청(ECHA)은 최근 화장품·세정제 등 생활용품과 페인트·광택제·코팅제 등 화학제품에 불필요하게 첨가되는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법안을 발의했다. 관련 제조업체들에 세금을 물리는 등 구체적인 제재안이 확정되면 입법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초께 시행될 예정이다. ‘5㎜의 환경 교란자’로 불리는 미세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인류 생존마저 위협하는 심각한 환경이슈로 떠오르자 이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바스쿠트 툰작 유해물질·폐기물 부문 유엔 특별보좌관은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이 같은 노력은 ‘보편적 인권’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며 “새 법안이 시행되면 유럽연합(EU) 역내에서 배출되는 미세 플라스틱 규모가 연간 약 3만6,000톤, 향후 20년에 걸쳐 총 40만톤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편리함에 젖어 막대한 쓰레기를 배출해온 선진 각국이 플라스틱과 비닐 등 각종 환경 폐기물의 폐해를 제대로 깨닫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본격적으로 두 팔을 걷어붙이기 시작한 것은 불과 4년 전이다. 지난 2015년 코스타리카 앞바다에서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채 구조된 바다거북의 충격적인 영상이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전 세계에 전파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이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해변에서 죽은 향유고래 뱃속에서 6㎏에 달하는 플라스틱이 쏟아져 나왔다. 해양 동물이 인류를 향해 던진 끔찍한 경고 메시지를 받아들인 각국은 앞다퉈 플라스틱 제품 사용 제재에 나섰다. 플라스틱 폐기 절감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은 유럽 국가들이다. 영국은 올해부터 플라스틱 빨대와 면봉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으며 프랑스는 오는 2020년부터 플라스틱 컵·접시 사용 제한에 나선다. EU는 2021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영구 퇴출하기로 했다. 일부 국가는 비용 부담을 늘리는 형식으로 폐기물 절감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벨기에의 경우 일회용 면도기에, 독일은 비닐봉지에 환경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영국은 2020년부터 플라스틱 비닐봉지 가격을 현재의 5페니(약 70원)에서 10페니로 인상할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지역에 따라 온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부 지자체의 경우 환경 문제에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도시는 시애틀이다. 시애틀은 지난해 7월부터 일반 음식점 내 플라스틱 빨대와 식기 사용을 금지했다. 이러한 행보는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돼 캘리포니아는 주정부 차원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에 나섰다. 뉴욕시는 올해부터 마트나 식당의 제품 포장 시 스티로폼 용기·완충재 사용을 금지했다. 상대적으로 플라스틱 사용 억제 노력에서 뒤처져 있던 일본 정부도 앞으로 10년 동안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25% 줄이는 대신 2030년까지 재활용이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 사용을 30배 가까이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은 이 같은 계획을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발표하며 환경 문제 해결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할 방침이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정부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플라스틱의 주요 오염원이었던 글로벌 기업들도 날로 고조되는 위기의식과 소비자 인식의 변화에 발맞춰 변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그린피스 등 1,300여개 단체들이 참여하는 ‘브레이크프리프롬플라스틱(BFFP)’이 최악의 플라스틱 오염원 3개 기업으로 코카콜라·펩시코·네슬레를 꼽으면서 세계 소비자들의 여론이 악화하자 이들 기업을 포함한 다국적 기업 250곳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해양보존회의에서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재를 없애고 기존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재생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대체해 2025년까지 전 플라스틱 제품을 재활용하는 순환 경제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재활용 전문 투자그룹인 클로즈드루프펀드에 1억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삼성 재생에너지 사용률 100%로 … SK하이닉스 온실가스 40%↓
산업 기업 2019.02.20 17:11:33# 서울 서린동 사옥에 근무하는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개인용 텀블러를 갖고 다닌다. SK이노베이션의 일회용 제품 줄이기 환경보호 캠페인 ‘아.그.위.그(I green We green)’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면서 나타난 생활의 변화다. 지난해 말부터는 인스타그램에 머그컵·텀블러·나무를 함께 촬영한 뒤 ‘아그위그 챌린지’ 해시태그와 함께 다음 참여 주자 3명을 선정하면 베트남 맹그로브 숲에 나무를 심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플라스틱의 원재료를 만드는 화학업체 SK이노베이션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나선 것이 ‘아이러니’이면서도 시대의 흐름을 읽은 영리한 선택이라고 본다.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친환경 기술개발이나 재생에너지 확보, 친환경 캠페인 등에 공을 들이며 사업모델 혁신에 나서고 있다. 예전에는 환경 규제를 ‘비용’으로 인식했지만 이제는 기업 ‘착한 알림’의 창구가 되는 것은 물론 관련 기술을 고도화할 경우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친환경 기업으로 변신은 지속가능성을 넘어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돼 있다. 친환경 기술로 시장을 바꿔 나가는 대표 기업으로는 현대차가 꼽힌다. 현대차는 세계 최고의 수소전기차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 경제’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수소차는 내연기관 차 대비 연비가 최대 6배가량 높으며 주행 중 대기의 초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기 때문에 ‘도로 위 움직이는 공기청정기’로도 불린다. 현대차는 중장기적으로 수소차 관련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에 7조6,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50만대로 늘리는 한편 2025년까지 수소차 등 친환경차 모델을 44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물에서 수소를 분해할 때 주로 화석연료가 사용된다는 비판이 있지만 태양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기술 고도화 및 이들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보급 활성화로 이 같은 문제점도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늘리며 대기오염 문제 대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수원사업장 내에 4만2,000㎡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으며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평택사업장과 화성사업장에 총 2만1,000㎡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미국·유럽·중국 전 사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100%로 높여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 같은 노력을 통해 내년에는 11만5,000여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3.1GW급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친환경적인 반도체 생산공장을 목표로 하는 ‘2022 에코(ECO) 비전’을 통해 △2016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 △폐기물 재활용률 95% 달성 △해외사업장 재생에너지 100% 사용 등의 과제를 2022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또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술(Technology, for a Better World)’이라는 지속경영 목표하에 환경보호, 반도체 생태계 강화, 사회문제 해결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협력사들과 함께 ‘에코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친환경 기술 및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며 ‘사회적가치(SV) 파트너십’ 컨설팅도 도입해 협력사의 환경, 안전, 보건, 분쟁광물 이슈 등에 대한 대응력을 키워줄 계획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제품 원료가 ‘친환경’임을 강조한다. LG화학은 IBM·포드·화유코발트·RCS글로벌 등과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의 ‘착한 코발트’ 공급망 구축 작업에 한창이다. 해당 시스템이 구축될 경우 이들 업체는 코발트가 채굴돼 정련 및 배터리 제조 등을 거쳐 전기차에 최종 탑재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공유하게 된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재료로 코발트 채굴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및 아동착취 문제가 국제적으로 부각되자 ‘친환경 인증’을 받기 위한 움직임이다. LG화학은 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매년 공개하며 원료 수급 관련 환경 문제 등에 대해 적극 대응 중이다. 국내 기업의 이 같은 친환경 행보는 선진국 글로벌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친환경 흐름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다. 회사 운영 등에 필요한 에너지를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100%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환경그룹(The Climate Group)이 조성한 ‘RE100(Renewable Energy 100%)’ 운동이 대표적이다. 해당 운동은 지난 2014년 뉴욕에서 시작된 이래 구글·애플·이케아·스타벅스·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 164곳이 참여 중이며 각 업체는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매년 공개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태양광·바이오가스와 같은 자가설비 등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율 100%를 달성했으며 구글 또한 지난해 이미 100%에 도달했다. 화석원료 의존도가 높은 GM이나 BMW와 같은 자동차 제조 업체도 RE100의 멤버다. BMW는 풍력 등의 자가 설비를 통해 내년까지 재생에너지 전환율 100%를 달성할 계획이며 GM은 2016년 3%대인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태양광 설비를 중심으로 2050년까지 10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친환경 기업이 아닐 경우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소외받기도 한다. 1조달러에 가까운 돈을 굴리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2015년부터 석탄 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는 한편 기후 변화를 야기하는 사업 관련 업체를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김성제 포스코경영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RE100는 강제력이 없지만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발생되는 이미지 하락 등의 효과를 우려해 향후 업체들의 동참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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