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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車시트로 가방 제조 등 재활용 아이디어 쏟아지는 中企
산업 기업 2019.02.20 17:10:59중소기업들은 재활용 관련 산업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발 빠르게 뛰어들고 있다. 재활용이 어려웠던 아이템을 다시 활용하는 것은 물론 버려지던 소재를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키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일 특허청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재활용 관련 특허는 총 2만9,134개에 달한다. 지난 2015년 2,800여건으로 3,000건을 밑돌던 특허등록 건수는 2016년 3,019건으로 증가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3,300건을 웃돌며 시장의 관심을 증명하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움직임에 발맞춰 올해 생활폐기물 재활용 기술개발을 신규사업으로 선정, 76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분야는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화장품 용기 시장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 화장품 용기가 사실상 재활용이 어렵다 보니 친환경 기술을 접목하기 어려운 분야로 손꼽혔다. 토너나 크림 등 내용물에 직접 닿는 만큼 인체에 무해해야 하는 내측 용기와 색상과 강도 등이 중요한 외측 용기가 각각 다른 소재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이 두 용기를 조립하는 과정에서 화학 약품으로 코팅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재활용을 어렵게 만든다.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정민은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2016년부터 재활용이 가능한 화장품 용기 ‘투톤글라스’ 개발에 나섰고 2017년 제조에 성공해 현재 한국콜마 등 국내 기업과 존슨앤드존슨 등 다국적기업 등에 납품하고 있다. 강효준 정민 이사는 “기존 화장품 용기는 이중소재라서 재활용이 어려웠지만 정민의 투톤글라스는 이중사출을 통해 한 겹으로 용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파쇄만 하면 바로 재활용할 수 있다”며 “국내 외에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지면서 지난해부터는 일본 화장품 기업에도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버려지는 소재를 새로운 상품으로 탄생시키는 패션기업도 있다. 2015년 6월 설립된 모어댄은 자동차 의자를 구성하는 가죽 시트와 안전벨트·에어백을 수거, 세척해 가방과 지갑·신발·학용품 등 패션잡화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폐차장에서 사라지는 의자의 가죽 시트나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가죽 등을 재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2년여간의 연구를 거쳐 2017년 9월 처음으로 제품 판매를 시작했는데 현재 국내는 물론 미국과 독일·스페인 등 15개 국가에서 약 200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설립 첫해 3명이던 직원이 현재 20명으로 늘어났을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최이현 모어댄 대표는 “자동차 부품 등은 폐차 뒤에도 재활용할 수 있지만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동차 시트와 안전벨트·에어백 등은 안전상의 이유로 재활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찾았다”며 “처음에는 폐기물로 만든 제품을 팔면서 왜 수익을 내느냐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재활용과 환경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면서 윤리적 패션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아이스팩 다시 쓰고 옥수수성분 포장재도
산업 생활 2019.02.20 17:02:57# 연초 이커머스업체 옥션이 공개한 ‘2019년 쇼핑 트렌드’ 10가지에는 △홈코노미 △뉴트로 △스탠딩워크 등과 함께 △에코 패키징 △업사이클링 패션 등 2개 항목이나 친환경 관련 키워드가 포함됐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면서 종이·실리콘 빨대, 에코백 등 ‘에코 패키징’ 열풍이 퍼지고 친환경적인 소재나 폐기물로 만든 옷·가방·신발 같은 ‘업사이클링 패션’이 트렌드를 주도해나갈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실제로 갤러리아백화점은 올해 설을 앞두고 △저탄소 인증 사과·배 세트 △과일 껍데기로 만든 친환경 세제 세트 △대나무 칫솔·빨대 △친환경 텀플러·에코백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에코프렌들리(ECO FRIENDLY·친환경)’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휴대용 수력발전기와 태양광 충전기 선물세트 등을 이색적으로 출시해 고객이 생활 속에서 친환경 에너지를 직접 사용하고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게 했다. 또 친환경 포장도 강화해 플라스틱·스티로폼 대신 옥수수 성분의 생분해인증 포장물로 대체했고 화학성분 겔 대신 순수 정제수가 들어간 보냉팩을 사용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선물세트로 고마움을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받는 이에게 환경을 지키자는 의미까지 담을 수 있다”며 “넓은 의미로 ‘미닝아웃(정치적·사회적 신념과 같은 자기만의 의미를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는 소비 트렌드가 선물세트에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또 현대홈쇼핑(057050)은 냉장고에 보관 중인 아이스팩을 무료로 수거해 재활용하는 친환경 캠페인 ‘북극곰은 아이스팩을 좋아해’로 관심을 끌었다. 지난달 열린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이 시작 2시간 만에 참여고객 4,000명을 넘겨 조기 마감됐을 정도다. 그간 아이스팩은 사용 후 분리 배출되지 않고 그냥 일반쓰레기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렇게 자체 캠페인으로 매달 8만개(1인당 20개×4,000명)의 아이스팩을 모은 현대홈쇼핑은 연간 100만개 규모의 아이스팩을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재활용률이 95%까지 높아지면서 회사 측은 100만개를 재활용할 경우 2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말부터 매장에서 장바구니를 대여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CU 측은 이를 통해 점포 비닐봉투 사용량을 30% 이상 줄여 약 4,300톤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부터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도시락 용기 △무인쇄 아이스컵 △종이 빨대 등을 도입한 바 있다. 세븐일레븐도 서울 강서구와 협력해 지난해 말부터 ‘재사용 종량제 봉투’ 시범 판매에 나섰다. 재사용 종량제 봉투는 손잡이가 달려 있어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 용도로 사용한 후 다시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는 종량제 봉투로 서울 강서구 지역 점포에서 선도적 시범 운영을 거친 후 다른 서울·수도권 지역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그간 세븐일레븐은 일회용 얼음컵을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완전 투명한 무지 형태로 바꾸고 PB 생수 ‘옹달샘물’ 뚜껑을 기존 녹색에서 무색으로 변경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한 바 있다. 11번가는 새해 친환경 캠페인 ‘세이브 디 어스(Save the Earth)’를 시작, 첫 행사로 ‘플라스틱 빨대 안 쓰기’를 진행하고 있다. 해양 생물에게 치명적이고 인체에 유해한 미세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해 쓸 수 있도록 실리콘과 스테인리스·종이로 만든 ‘대안 빨대’를 판매한다. 가격은 개당 2,500원으로 제품별 1,000개씩 총 3,000개를 판매하며 11번가 ID당 한 제품씩 배송비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식음료업계에서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지난해 11월 개인 컵에 음료를 주문하면 300원 할인 혹은 에코별 1개 적립 등 추가 혜택을 주는 ‘에코 보너스 스타’를 도입했다. 실제 1달 만에 개인컵 사용고객이 24% 증가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말까지 연간 제공된 개인 컵 혜택 제공 건수가 8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7년 한 해 동안 380만건의 할인 혜택이 제공된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다. 또 12년째 선보이고 있는 새해 첫 ‘럭키백’도 1회용 포장박스 대신 여러 번 쓸 수 있는 가방 형태의 에코백으로 제작했다. 여기에 인쇄 없는 흰색 박스와 종이 위주로 포장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
쓰레기의 역습…200년 후 한반도에 나무가 사라진다
경제 · 금융 정책 2019.02.18 18:18:10서울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는 오는 3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일회용 비닐 사용 금지를 앞두고 육류와 어패류 매대에 놓인 롤 비닐 거치대를 절반으로 줄였다. “과자나 아이스크림 등 구매한 제품을 담아야 하는데 롤 비닐이 보이 않는다”는 고객들의 불평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쓰레기 대란이 일어난 지 10개월이나 지났지만 대란의 주범인 일회용품은 여전히 우리 주위에 수북이 쌓여 있다. 정부는 일곱 번의 대책을 내놓았고 올해 재활용 관련 예산도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3,555억원을 편성했다. 18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서울 곳곳의 주택가 분리수거함을 살펴보니 음식물 찌꺼기나 비닐 껍질이 붙은 플라스틱이 눈에 띄었다. 버려진 비닐·플라스틱은 폐기물로 처리된다. 이들 쓰레기를 재활용하려면 별도로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등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택배와 배달음식도 마찬가지다. 유통업체는 이중·삼중으로 포장하고 배달음식점은 일회용 용기에 음식을 담은 뒤 비닐로 꽁꽁 싸맨다. 후폭풍은 결국 우리의 몫이다. 매년 17만6,807톤의 쓰레기가 서해·남해·동해 등 우리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이 중 56.5%는 플라스틱이었고 스티로폼(14.4%)이 뒤를 이었다.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가 해양생물을 위협하고,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미세플라스틱을 먹는다. 본지는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ECO & 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세바우)’ 캠페인을 펼친다. 유해한 PE 종이컵 대신 친환경 코팅을 적용한 종이컵을 사용하고 이를 수거해 화장지 제조 등에 재활용하는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한다. 플라스틱이나 캔 등도 재활용을 고려한 생산 시스템이 구축되도록 사회 인식을 바꾼다. 제주도에서 먼저 캠페인의 포문을 연다. 캠페인은 환경부, 한국관광공사, 제주특별자치도, 사단법인 제주올레 등이 함께한다. /임진혁·이수민기자 세종=정순구기자 liberal@@sedaily.com ECO&LIFE, 세바우 캠페인은? 서울경제신문이 올해 연중 캠페인으로 펼치는 ‘ECO & 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세바우)’는 ‘환경(ECO)’과 ‘삶(LIFE)’의 지속 가능한 균형을 찾기 위해 ‘세상을 바꾸는 우리’가 적극 나서서 실천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의지를 담았다. -
폐기물로 뒤덮이는 한반도…상상 못한 '참혹한 미래'
경제 · 금융 정책 2019.02.18 17:35:30지난해 7월 미국 환경단체 ‘포트모건셰어더비치’는 접이식 의자에 달린 끈에 목이 졸려 죽은 채 해변에 떠밀려온 바다거북의 모습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허연 배를 드러낸 채 뒤집힌 거북의 목에 난 깊은 상처에는 어떻게든 살려고 발버둥 치던 마지막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리고 불과 한 달 뒤 세계인은 북극에서 전해진 사진 한 장에 또다시 충격을 받았다. 먹이를 찾으러 나온 북극곰은 검은 플라스틱을 물어뜯고 비닐봉지를 뒤지고 있었다. 지구 전체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잡힌 아귀 뱃속에서 20㎝ 크기의 플라스틱 생수병이 발견되는 등 국내 여건도 다르지 않다. ◇폐기물이 덮은 지구=18일 정부와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세계적인 도시화와 인구 증가에 따른 쓰레기에 대한 경고음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지난해 9월 발간한 ‘왓어웨이스트(What A Waste) 2.0’ 보고서에서 2016년 20억1,000만톤으로 추정되는 전 세계 쓰레기양이 30년 뒤에는 34억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한국 등이 포함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전체 쓰레기의 23%를 배출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WB는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에 주목했다. 종류별 비중만 보면 음식물(44%)과 폐지(17%)에 이은 12%를 차지하지만 분해가 잘 되지 않는 탓에 제대로 재활용하지 않으면 수백 년에 걸쳐 생태계를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관리되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대개 바다로 흘러간다. 2015년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소개된 논문들을 종합하면 지난 2010년 기준 전 세계 192개국의 해안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최소 480만톤에서 최대 1,270만톤에 달하며 오는 2020년께는 두 배까지 늘 것으로 조사됐다. 별다른 대책이 없다면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진다는 전망도 나왔다. 바다 위의 플라스틱은 북태평양 해상에 한반도의 7배가 넘는 155만㎢ 규모의 거대한 쓰레기 섬을 형성하는가 하면 해양 생물의 몸속을 파고들어 생태계를 파괴한다. 한국환경공단의 2014년 자료를 보면 해양 평방마일마다 플라스틱 4만6,000조각이 들어 있고 매년 적어도 1만 마리 이상의 바닷새와 10만 마리의 상어, 거북이, 돌고래 등이 플라스틱을 먹고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정 다도해도 쓰레기로 몸살=우리나라도 폐기물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전라남도는 홍어 뱃속에 폐비닐이 가득하고 바다거북 사체에서 폐플라스틱이 발견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해양쓰레기 전담반을 구성했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전라남도의 ‘해양쓰레기 발생량 조사’를 보면 전남 해역에 연간 1만8,000톤에서 3만5,000톤의 쓰레기가 유입되고 8만7,000톤의 쓰레기가 쌓여 있다. 이들 쓰레기의 절반가량은 중국 등 외국에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여수·신안·고흥 등지에 있는 무인도의 쓰레기만 4,120톤에 달한다. 한반도의 청정지역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전라도뿐 아니다. 해양환경공단이 2013년 발표한 ‘제2차 해양쓰레기 관리 기본계획 수립 연구’에 따르면 매년 17만6,807톤의 쓰레기가 서해·남해·동해 등 우리 바다로 들어온다. 해양수산부가 2016년 여섯 차례에 걸쳐 전국 40곳을 모니터링한 결과 쓰레기의 56.5%는 플라스틱이었고 스티로폼(14.4%)이 뒤를 이었다. ◇사라지는 나무, 넘치는 온실가스=시민단체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2017년 캠페인에서 해외 연구를 인용, 매년 150억그루의 나무가 줄어들어 우리가 쓸 수 있는 나무는 200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목의 42%가 종이 원료인 펄프로 사용되는데 종이컵 같은 일회용품은 나무를 사라지게 만드는 주범으로 꼽힌다. 우리나라가 한 해 166억개의 종이컵을 쓰면서 베는 나무는 1,500여만그루에 달한다. 또 이들 종이컵을 만들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데는 4,700여만그루의 나무가 필요하다. 문제는 나무가 사라지는 만큼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를 가둬둘 곳이 사라지며 지구 온난화 등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환경부는 우리 국민이 1인당 종이컵 사용을 1개씩 줄일 경우 하루 350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지난달 최초로 실시한 온실가스 경매에서 톤당 가격 2만5,500원을 적용하면 892만원 상당으로 연간 32억6,000만원어치다. 종이뿐만 아니라 석유에서 비롯된 비닐도 1톤 제작 시 나오는 온실가스 감축에 나무 1,100여그루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또 땅에 묻어도 500년 가까이 썩지 않고 소각 시 유해물질도 배출된다.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쓰레기 배출이나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 인간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
쓰레기의 역습...소금으로 먹는 미세플라스틱 이럴줄은
경제 · 금융 정책 2019.02.18 17:33:53무심코 버리는 플라스틱과 소모성 일회용품 등 각종 생활용품은 인류와 동물의 생명을 위협한다. 인류의 최고 가치인 지속가능성을 가장 크게 해치는 것이 바로 쓰레기인 것이다. 그 중심에는 미세플라스틱이 있다. 바다의 파도와 바람 등에 잘게 쪼개지거나 세탁과정, 타이어 마모, 치약 등 생활용품에서 생성된 5㎜ 이하 미세플라스틱은 물고기와 바닷새 등을 거쳐 먹이사슬의 마지막에 있는 인간의 건강을 노리고 있다. 18일 학계 등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매년 바다로 유입되는 950만톤의 플라스틱 중 15~31%를 차지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지난 2013년 경남 거제 칠천도 해역에서 바위털갯지렁이 10마리를 조사했을 때도 모든 개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됐는데 한 개체에서 최대 451개까지 검출됐다. 2016년 경남 거제와 마산 일대 양식장의 굴·담치·게·갯지렁이 조사에서도 전체의 97%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2015년 조사에서는 경남 거제와 진해 32곳 등 국내 바다의 1㎡당 미세플라스틱 오염도가 해외 평균보다 8배 높다는 결과도 나왔다. 가까이 일본에서도 도쿄만 멸치 64마리 중 49마리에서 평균 2.3개, 최대 15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드는 소금도 미세플라스틱에서 자유롭지 않다. 2017년 호주와 프랑스·이란·일본·말레이시아·뉴질랜드·포르투갈·남아공 17개 소금 브랜드 조사 결과 16개 브랜드에서 소금 1㎏당 1~10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식용 소금으로 인간이 먹는 미세플라스틱만 연간 37개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우선 치약이나 세제 세안제 같은 생활용품에는 제품당 5,000~9만5,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원료로 들어간다. 자동차가 달릴 때 타이어가 마모되면서, 세탁과정에서 합성섬유의 미립자가 떨어져 나가면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생성된다. 페트병이나 비닐봉지·어망 같은 커다란 플라스틱이 풍파를 맞아 부서지는 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은 생긴다. 미세플라스틱이 당장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지만 바다 생물이나 소금 등 해양생태계에서 나오는 제품을 통한 미세플라스틱 축적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인간의 건강을 해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이 바닷속 화학물질을 흡착하는 과정에서 독성을 유발하고 체내에 쌓일 수 있는데 이 경우 인간에게 각종 암을 유발하고 생식기 발달 저하나 성장 지연을 일으킨다는 분석도 있다. 태평양 굴을 미세플라스틱에 노출하는 실험에서는 난모세포 수가 38% 감소하고 지름과 정자 속도, 자손들의 성장이 각각 5%, 23%, 18~41% 감소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안대한 한국수자원공사 위촉연구원은 “미세플라스틱은 독성물질을 흡착해 생물체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며 “관련 규제와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플라스틱 화학제품이나 비닐, 소모성 일회용품 등도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주범으로 꼽힌다. 재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무분별하게 매립·소각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인체에 좋지 않은 유해 물질 등을 배출하는 탓이다. 특히 국토가 그리 넓지 않은 우리나라는 기존의 쓰레기 매립지가 포화 상태다. 주곡리 지정폐기물 매립장이나 경북 의성군 폐기물 처리장 등 관리가 소홀한 시설도 많다. 추가적인 매립 부지확보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결국 소각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하지만 미세먼지·초미세먼지·질소산화물·일산화탄소·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 피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종이컵 등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마구잡이로 베면서 초래되는 온실가스 등의 문제는 이제 상식이 돼 버렸고 최근에는 일회용품에서 발생하는 환경호르몬 문제까지 불거졌다. 종이 타월이나 식당의 냅킨·나무젓가락 등에 함유된 ‘형광증백제’는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비닐 랩에 들어 있는 ‘폴리염화비닐(PVC)’이라는 화학물질도 간이나 콩팥·비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임진혁기자 세종=정순구기자 liberal@@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비닐 사용, 핀란드의 100배...커피 테이크아웃 92%가 일회용컵
경제 · 금융 정책 2019.02.18 17:32:49‘모든 음식은 일회용기로 배달됩니다.’ 사용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의 한 식당 소개글에 적힌 첫 문장이다. 된장찌개 하나를 주문하면 공깃밥부터 찌개·반찬까지 모두 일회용 플라스틱에 담겨 온다. 배달 앱을 이용해 다른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수저부터 조그만 간장통까지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곳이 태반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회용품 남용 사례는 여전하다. 지난해 4월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일회용컵과 비닐봉지 사용량 35%,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50%를 줄이는 내용의 ‘재활용 폐기물 대책’을 내놓으면서 일부 성과를 보고는 있지만 갈 길이 먼 셈이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책 못지않게 사회적인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찬 하나 주문하는 데 일회용품 한가득=최근 인기를 끌며 지난해 말 4,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한 국내 새벽 배송 시장도 일회용품을 줄이려는 움직임에 역행하고 있다. 새벽 배송이란 음식 재료나 반찬 등을 전날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바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1인 가구가 늘고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문제는 식재료는 건강할 수 있지만 그 식재료를 담는 일회용품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점이다. 새벽 배달 시장이 커질수록 일회용품 사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새벽 배송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한 회사의 경우 제품 주문이 들어오면 큰 상자 안에 담아 배송한다. 이때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상자 내부를 은박보냉팩으로 감싸고 식재료는 비닐이나 스티로폼·플라스틱 등으로 포장한다. 모두 재활용이 어려운 일회용품이다. 또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다. 혹시 모를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서지만 제품을 두세 번 비닐로 포장하거나 ‘뽁뽁이’라 불리는 에어캡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건 과잉포장이라 볼 수밖에 없다. 이병화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새벽 배송 시장에서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등이 과하게 쓰이는 실태를 인지하고 있다”며 “업체들과 논의를 거쳐 어떻게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곳곳에 사각지대…롤 비닐 사용에 커피 테이크아웃도 증가=일회용 비닐 사용을 억제하는 정책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10년부터 주요 대형마트와 자발적 협약을 맺고 비닐봉투를 장바구니나 종량제 봉투 등으로 대체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달 1일부터는 전국 대형마트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아예 금지됐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시행으로 이전까지는 가능했던 유상 제공까지 완전히 막히면서다. 커피전문점의 일회용 플라스틱컵 남용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8월부터 매장 내 사용이 금지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머그잔이나 텀블러 등 다회용컵 이용이 늘었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는 있지만 갈 길은 멀다. 마트 내 비치된 롤 비닐이 대표적이다. 생선이나 정육·채소 등 수분이 있는 제품의 경우 롤 비닐과 같은 일회용품을 예외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서다. 커피전문점도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은 제한됐지만 테이크아웃을 이용할 때는 플라스틱컵이나 환경에 유해한 폴리에틸렌(PE) 종이컵 사용을 막지는 못한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한국부인회총본부와 함께 지난해 9월 커피전문점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 테이크아웃 이용 소비자 750명 중 694명(92.5%)은 여전히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리한 정책 추진에 대체품 없어 곤혹…사회적 인식 개선이 우선=우리나라의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제품 사용량은 세계 1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98.2㎏으로 미국(97.7㎏)과 프랑스(73㎏) 등을 모두 제쳤다. 2015년 기준 연간 비닐봉지 사용량도 1인당 414장에 달한다. 불과 4장을 쓰는 핀란드의 100배가 넘는 수치다. 정부가 이런 추세에 급제동을 건 것은 지난해 4월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터진 후다. 방향은 옳았지만 지나치게 빠른 정책 변화에 부작용이 속출했다. 당장 마트 내 롤 비닐은 대체품이 없다는 한계에 부딪혔고 커피전문점의 일회용컵 사용 제한도 사업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불편을 줬다. 일회용컵 사용을 단칼에 금지하기보다 일정 기간 머그잔 등 다회용컵과 재활용 가능한 종이컵을 병행한 뒤 소비자들이 익숙해진 후 종이컵을 금지시키는 등 소비자의 인식 개선과 정책이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정부 대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업의 참여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함께 선행돼야 보다 효과적으로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상현 녹색미래 사무처장은 “일회용품을 줄이는 정책은 전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앞으로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동시에 정책 홍보와 교육 등을 진행해 시민들이 그런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게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
[ECO&LIFE, 세상을 바꾸는 우리] 재활용 안되는 '이름만 종이컵' 등 늘어...폐기물 발생 7년간 연2.3%↑
산업 기업 2019.02.18 17:30:3918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커피전문점. 매장 곳곳에는 ‘다회용컵 이용을 바란다’는 문구가 붙어 있지만 일회용 종이컵을 들고 있는 이들이 보였다. 매장 밖 사용을 전제로 일회용컵을 배부하지만 막상 이를 어겨도 점원이 제재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날도 서비스데스크를 정리하던 점원이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머그잔으로 바꿔드리겠다’고 제안하자 오히려 “나가면 될 거 아니냐”며 역정을 내는 모습이었다. 아르바이트 점원 한지희(31)씨는 “출근길에 손님이 몰릴 때는 준비한 머그잔이 부족하기도 하고 곧 다시 나간다며 일회용컵을 원하는 고객도 있어서 규정대로 하기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4월 ‘재활용 폐기물 대란’이 일상을 습격한 후 곳곳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일회용품이 우리 생활에서 사라지는 날은 요원하다. 지난 2015년 우리나라 일회용컵 사용량은 연간 260억개. 이 가운데 일회용 종이컵이 차지하는 비중은 63%(166억개)에 달한다. 하지만 일회용 종이컵을 재활용하는 비율은 고작 10%도 채 안 된다. 일회용 종이컵 내부에 폴리에틸렌(PE) 성분이 코팅돼 있어 매립을 해도 썩지 않고 소각하면 유해가스가 배출된다. PE 코팅은 물이나 커피를 종이컵에 담았을 때 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필수 장치지만 역으로 ‘이름만 종이’인 컵을 만드는 원인이 됐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소포장 제품이 매대의 주류를 차지하면서 일회용품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택배물동량이 매년 10% 이상 증가하며 수송 목적의 포장재가 급증한 것도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국내 총 폐기물 발생량은 최근 7년(2010~2016년)간 연평균 약 2.3% 증가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처럼 늘어나는 폐기물이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제품 속에 여러 재질이 섞여 있기 때문에 분리·선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폐지’일 경우 폐신문지나 폐골판지, 그 외 종이 정도로 분류가 간단하게 끝나지만 폐플라스틱은 생수병이냐, 요구르트병이냐, 전선이냐에 따라 원료별 재질이 다르고 색이 있거나 이물질이 묻어 있어 분리가 어렵다. 결국 이는 자원 순환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국내 페트병은 접착제를 사용해 라벨을 붙이고 있어 각 가정에서 분류를 제대로 하더라도 병과 라벨의 분리가 어려워 재활용이 어렵다. 반면 일본은 1992년부터 페트병 라벨에 접착제를 사용하는 것을 규제하고 이중으로 절취선을 넣어 소비자가 쉽게 라벨을 분리해 폐기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국장은 “정부가 최근 시행한 자원순환기본법에 따른 일회용품 사용 제한이나 효과적인 자원 순환 시스템 구축 등은 아직은 과도기”라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제조단계에서부터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기업들이 재활용이 편리하게 포장재를 개선하거나 문제가 되고 있는 과대포장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부는 좁은 국토면적 때문에 추가적인 폐기물 매립지 건설이 어려운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해 순환경제로 전환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1월부터 ‘자원순환기본법’ 시행에 들어갔다. 한정된 천연자원을 되도록 적게 사용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폐기물을 매립하거나 소각하는 대신 재활용을 통해 경제에 다시 환류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환경부 등 관계부처는 생산과 소비, 관리와 생산 등 모든 단계에서 법을 뒷받침하는 세부 지침을 만들고 실태 점검과 규제에 들어갔다. 특히 소비 분야에서 △대체 가능한 일회용품 사용 제로화 △불필요한 과대포장 근절 △지방자치단체별 생활폐기물 감량 등을 중점적으로 진행하며 자원 순환 문화를 조성하고 널리 퍼뜨리는 데 방점을 찍기로 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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