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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로벨리 "한국사회가 화살이라면 기초과학은 갈길 제시하는 화살촉"
산업 기업 2019.05.15 20:19:36“한국 사회가 하나의 화살이라면 기초과학은 시시각각 변하는 바람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화살촉의 끝부분과 같습니다.”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주제로 15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개최된 ‘서울포럼 2019’ 기조강연자로 나선 카를로 로벨리 엑스마르세유대 이론물리학센터 교수는 “자동차와 스마트폰, 그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까지 사용하는 모든 기술이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2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로벨리 교수는 대표적 기초과학 분야인 우주과학의 석학으로 세계 최초로 중력의 크기에 따라 시간의 개념이 달라지는 ‘루프 양자 중력’ 현상을 밝혀냈다. 특히 그는 다양한 문화예술 작품을 인용해 자신의 복잡한 연구 성과를 알기 쉽게 설명함으로써 전 세계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포럼 개막에 앞서 진행된 본지와의 사전 인터뷰에서 “기초과학의 마법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 미스터리에 대해 서울포럼 참석자들과 소통하고 싶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던 그는 이날 기조강연에서도 미리 준비한 회중시계 2개와 시선을 끄는 빨간 노끈을 활용해 △시간 △현재 △과거·미래를 주제로 기존 관념을 뒤집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알기 쉽게 소개해 청중을 사로잡았다. 로벨리 교수는 “시간은 여러분이 어디에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선형적 시간의 흐름은 ‘평평한 지구’라는 제한적인 조건에서만 가능할 뿐 여러분이 있는 공간의 중력이 커질수록 점차 느려져 블랙홀 근처에서의 몇 분은 지구의 수백년에 해당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당신의 현재는 정보가 보내지는 순간과 정보를 받는 순간의 시차가 작은 주변 환경에 대한 최근의 대략적 정보일 뿐 우주로 범위를 넓히면 ‘현재’라는 개념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과 달리 우주는 과거와 미래를 구별하지 않으며 우리가 아는 과거와 미래는 개체가 우주의 나머지 부분과 상호 작용하는 방법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로벨리 교수는 이날 자신의 경험에 바탕을 둔 기초과학 교육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털어놓았다. 끊임없이 여러 분야를 방황하는 ‘느린 탐구’야말로 그가 제시하는 기초과학의 해법이다. 로벨리 교수는 “나에게 시간이 어떤 때는 느리게, 또 어떤 때는 빠르게 가는 것이 몹시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며 “기초과학의 매력을 만끽하려면 각자 앞에 놓인 잘 닦인 길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끊임없이 여러 학문을 접하고 궁금해하고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의식의 흐름을 따르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로벨리 교수 스스로도 배움의 과정에서 이 같은 방법을 실천해왔다는 점에서 이날 강연은 더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는 세계적 석학으로는 드물게 한곳에 정착해 특정 분야의 연구에 집중하는 대신 이탈리아 볼로냐대와 파도바대, 영국 임피리얼칼리지와 미국 예일대·시러큐스대·피츠버그대,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까지 수많은 대학을 다니며 여러 스승을 모시고 학풍을 익혔다. 그 결과 박사 학위도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취득했으며 세계적인 관심을 끈 첫 저서 ‘모든 순간의 물리학’이 나오기까지는 연구성과도 큰 인정을 받지 못했다. 일찍부터 전공을 결정해 한 분야만 파고드는 것을 중시하는 한국 기초과학 교육의 풍토에 대해서는 “실패나 진로전환에 대해 관대하라”고 조언했다. 로벨리 교수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20세기의 가장 창의적인 과학자지만 그만큼 잘못된 논문을 많이 쓴 사람도 찾기 힘들며, 뉴턴은 위대한 물리학자인 동시에 생물학자·화학자·수학자·천문학자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호기심을 느끼지 못하거나 스스로 조급하게 만드는 공부를 하고 있다면 새로운 분야에 뛰어드는 것은 오히려 격려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대변되는 그간 한국 사회를 휩쓴 교육 기조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지적이다. 특히 현대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느린 탐구’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로벨리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기초과학은 하나의 사고방식”이라며 “광범위한 분야의 지식과 자신에 대한 신뢰에 바탕을 둔 자율적 사고만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낳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
[서울포럼]文대통령 "훌륭한 과학자 한 명, 땅 속 유전보다 가치 있는 시대"
정치 대통령실 2019.05.15 19:42:47문재인 대통령이 “훌륭한 과학자 한 명이 땅속에 매장된 유전보다 가치 있는 시대”라며 “이번 행사 역시 과학자들이 빛나는 연구성과를 서로 교류하는 자리이자 대한민국 혁신성장을 위한 기초과학의 역할이 폭넓게 논의되는 장(場)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Basic Science:Platform for the Innovative Growth in Korea)’을 주제로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9’ 축하 메시지에서 기초과학과 과학 인재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자원이 없는 ‘불모의 나라’라는 한계를 과학기술로 극복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7위의 과학기술 혁신역량을 보유한 국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 국가 등의 업적을 이룬 것은 경제인뿐 아니라 과학 기술인의 노력 덕분”이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선순환이 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 중심의 과학기술’ 정책을 통해 실패조차 성과로 만드는 연구환경을 만들고 창의적 연구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이 같은 메시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초과학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정부도 신진 과학자 양성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부는 학생 연구자가 매월 안정적 생활비를 받을 수 있도록 ‘학생 맞춤형 장려금 포트폴리오’를 시범 적용하는 등 신진·청년 과학자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청소년 과학 멘토링 프로그램인 서울포럼 2019의 부대행사 ‘유스포럼’에 많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올해 정부는 ‘연구개발(R&D) 예산 20조원 시대’를 연 만큼 청년과학자와 기초연구 지원에 매진하겠다”며 “자녀들이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文 대통령 "서울포럼 10주년 축하합니다"
국제 경제·마켓 2019.05.15 16:30:01 -
[서울포럼] "혁신성장 '느린 탐구'로 창의력 키워야"
산업 산업일반 2019.05.15 16:27:12“세계의 ‘복잡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은 최대한 전문화를 미루고 넓은 스펙트럼(범주)의 다양한 것들을 천천히 탐구하는 것입니다.” 카를로 로벨리 엑스마르세유대 이론물리학센터 교수는 15일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Basic Science:Platform for the Innovative Growth in Korea)’을 주제로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9’ 기조강연에서 ‘느린 탐구’의 미학을 강조했다. 인재를 일찍부터 능통한 달인으로 만드는 데 매달리는 한국 교육 현실에 대한 통렬한 지적이다. 로벨리 교수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잘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이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인지할 수 있는 지식체계를 갖추는 일”이라며 “그 뿌리는 ‘기초과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천천히 다양한 것을 익히는 과정 자체가 기초과학의 샛별들이 현대 세계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벨리 교수는 기존 연구에 얽매이지 말아야 기초과학을 키울 수 있다는 조언도 남겼다. “(양자이론과 중력이론을 결합한) ‘루프(Loop) 양자중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블랙홀의 본질을 새롭게 규명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 이미 밟아 다져온 길을 답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배회(wander)하며 호기심을 갖고 천천히 탐구하는 방법을 익히는 게 기초과학이 번영하는 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제2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로벨리 교수는 공간과 시간의 양자적 본성에 관한 자신의 연구를 설명하기 위해 철학 등 다양한 문화예술 작품을 등장시켜 세계를 들여다보고 이해시킨 융합형 학자다. 그는 “기초과학의 근본 가치는 ‘사고방식’에 있다”며 “기존의 상태를 바꾸고 아이디어를 변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일반적인 상식에 의문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서울포럼 개막식에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전쟁의 폐허 속에서 아시아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이 반세기 만에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과학의 힘’ 덕분”이라며 “올해 서울포럼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포럼에는 400여명의 참석자가 몰려 세계적인 석학이 풀어놓은 과학의 잠재력과 괄목할 만한 연구성과에 귀를 기울였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서울포럼]전통 음악·몸짓으로 그린 과학…관객들 "원더풀"
사회 피플 2019.05.15 16:16:31대한민국 과학의 미래와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의 열정이 예술과 만났다. 15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9’ 개막식은 자칫 어렵고 접근하기 힘든 영역으로 느껴질 수 있는 과학을 편하게 이해할 수 있는 안무와 음악으로 재해석해 참석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조형제 감독이 연출한 오프닝 퍼포먼스는 과학을 전통 예술로 표현해 행사의 의미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오프닝 영상에는 혁신과 성장,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다양한 기사들로 묘사된 건물들이 등장했고 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상징하는 디지털 나무가 그려져 이날 모인 수많은 참석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무용수·화관무·타악으로 이뤄진 총 22명의 퍼포먼스 팀은 전통 음악과 무용으로 과학과 혁신을 묘사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전통무용수들이 연등으로 디지털 나무를 형성했고 그 주위로 찬란한 빛이 퍼져나가며 대한민국 성장의 가능성을 묘사했다. 또 전통 타악기의 웅장한 소리는 각종 기호가 나오는 디지털 영상과 완벽한 조화를 이뤄 무대를 가득 채웠다. 무대 위 4개의 북에는 ‘과학의 힘’ ‘과학의 혁신’ ‘선구자’ ‘대전환’ 등 이날 포럼을 이야기하는 키워드들이 등장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에는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 성장 플랫폼’이라는 포럼의 주제에 걸맞게 색다른 코너도 마련됐다. 과학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예술로 표현한 ‘과학 안의 예술(Art in Science)’에는 연구개발 과정에서 만난 다양한 순간들이 사진으로 전시됐다. 세포가 꽃으로 피었고 혈관은 무지개처럼 빛나며 라즈베리 농장으로 재탄생했다. 대기의 흐름을 포착한 ‘폭풍우 치는 밤’이라는 작품은 화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연상하게 했다. 이어 총 14장의 사진은 참관객들에게 훌륭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
[서울포럼]지진 원인 규명부터 생명현상 원리까지…미래과학 새장 열었다
정치 국회·정당·정책 2019.05.15 16:12:42‘서울포럼 2019’에서는 올해로 22주년을 맞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상반기 시상식이 함께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본지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1997년 4월 첫 수상자를 시작으로 지난 6월까지 총 267명의 과학자를 배출했다. 15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구혁채 과기정통부 국장, 홍남표 한국연구재단 사무총장,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올해는 서울포럼 10주년을 맞아 이우일 과학기술인상 심사위원장(차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서울대 교수)이 혁신과 과학기술, 교육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해 의미가 남달랐다. 올해 수상자들은 지진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미세먼지 저감에 도움이 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전기발전소의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를 하는 등 우리 삶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미래과학을 선보여 영예를 안았다. 특히 지구과학·재료·전기전자·화공·생명 등에서의 성과가 독보적이었다. 1월 수상자인 이용재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각판이 충돌할 때 지표면에서는 볼 수 없는 초수화(超水和·super-hydration) 점토광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보고한 업적을 높이 평가받았다. 우리나라 지표에도 풍부한 ‘카올리나이트(고령석·고령토)’라는 점토광물을 섭입대 땅속 75㎞ 깊이에 대기압 2만5,000배 압력과 200도 온도로 물과 함께 가열한 결과 물 분자가 광물의 구조 속으로 대거 유입돼 부피가 30% 이상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초수화 카올리나이트는 지각과 맨틀을 구성하는 주요 광물 중에 가장 높은 물 함량을 보였다. 이 교수는 이를 통해 지각판 내 물성변화를 예측하고 지진 발생 메커니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새 가설을 제공했다. 이 교수는 지난 2년간 땅속 200㎞ 이상 섭입대 환경에 따른 광물의 변화를 연구한 뒤 그 결과를 지난 2017년 11월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발표했다. 2월에 상을 받은 이종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상용화가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프로톤세라믹 연료전지(PCFC)를 개발했다. 20여년간 연료전지 분야의 한 우물을 판 이 연구원은 발전효율은 매우 뛰어나지만 상용화가 어려웠던 PCFC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이는 액화천연가스(LNG) 기반 연료전지 발전소의 효율성을 대폭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NG 기반 연료전지 발전소는 기존 LNG 발전소에 비해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전기는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어 최근 가장 큰 사회문제로 대두된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3월에 수상한 최현용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레이저를 이용해 스핀(spin)과 밸리(valley) 두 개의 양자 정보를 변환할 수 있는 양자 소자를 제작하고 이를 검출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그의 연구는 중장기적으로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면서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고 고용량 정보처리와 양자 정보처리 등 차세대 정보 소자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연구는 지난해 8월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실렸다. 4월 수상자인 방창현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는 문어 빨판에서 영감을 얻은 고점착 패치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 방 교수는 문어 빨판의 미세 돌기가 물속 환경에서도 흡착력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증명하고 이를 응용해 다양한 환경에서 탈부착이 가능하고 표면에 오염물을 남기지 않는 신개념 패치 소재와 그 제조공정을 개발했다. 문어 빨판 모사 패치는 물이나 실리콘오일 속 유리 표면, 습한 피부 등 다양한 표면에서 높은 점착력을 보였고 1만회 이상 반복 탈부착 실험에서도 성능을 유지했다. 이를 통해 피부와 장기에 부착 가능한 웨어러블 치료 소자 산업에 응용이 가능해 향후 높은 경제적 잠재력을 가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연구는 저명 과학학술지인 ‘네이처’에 게재됐다. 김형범 연세대 의대 교수는 ‘유전자 가위’의 효율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5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유전자 가위의 활성 검증을 할 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것이었는데 김 교수의 연구를 통해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 차세대 유전자 치료 기술 개발 등 유전자 가위 관련 연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어 6월의 상은 식물의 세포와 기관분리가 왜, 어떻게 정밀하게 이뤄지는지 규명한 곽준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 전공 교수에게 돌아갔다. 곽 교수는 세부적으로 정밀한 기관의 분리가 식물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생물학에서 오랫동안 해답을 찾지 못했던 세포운명 조절이라는 궁극적 생명현상의 이해도를 높여 과학기술계에 큰 파급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홍남표 사무총장은 환영사에서 “우리는 파괴적 혁신이 상시화되는 급변의 시대를 살고 있다”며 “창의적 인재와 무형의 지식재산이 국가 성장의 핵심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강연에 나선 이우일 교수는 “1975년 미국 기업들의 평균 무형자산의 가치 비중이 17%, 장비·설비 등 유형자산이 83%였다면 2009년에는 무형이 81%, 유형이 19%로 역전됐다”며 “이 같은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변화 물결이 전 지구를 휩쓸고 있다. 우리도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서울포럼] "과학자들 연구 매진할 환경 마련 최우선"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19.05.15 16:11:11이종환(사진)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15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9’ 개막식에서 “한국의 장점을 발휘한다면 여전히 미래 산업의 ‘선도자’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포럼 2019 환영사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로봇,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기존 산업과 결합해 새로운 산업과 비즈니스가 창출되는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이 같은 경쟁에서 앞서 있지 않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이번 서울포럼 2019의 주제인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이 웅변하듯 기초과학에 역량을 집중시키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은 바로 기초과학이며 모든 첨단기술은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태어났다”며 “역사적으로도 기초과학이 탄탄한 나라, 이론 강국이 결국 첨단기술에서도 앞서나갔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한국이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를 벗어나 하루속히 ‘시장 선도자(first mover)’로 변신해야 하지만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는 실정”이라며 “지금이라도 전열을 정비해 한국의 장점인 기동성과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미래 산업 분야의 선도자 위치로 올라설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초과학을 위한 환경과 시장이 갖춰져야 한다. 이 부회장은 “과학자들이 성과를 내고 우수 인재들이 기초과학 분야에 지원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걱정 없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최우선이고 시장도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서울경제는 우리 모두가 기초과학 진흥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을 제안한다”고 청중에게 당부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
[서울포럼] "과학은 혁명 일어나는 곳...국회도 힘 보탤 것"
정치 국회·정당·정책 2019.05.15 16:10:15“4차 산업혁명은 결국 과학기술 혁명입니다. 혁신 성과는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기초과학’이라는 기본 토대가 튼튼해야 가능합니다. 국회도 당장의 결과물에 집착하는 시장 논리보다 먼 미래를 바라보고 기초과학 육성에 아낌없는 힘을 보태겠습니다.” 15일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주제로 그랜드&비스타 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9’에 참석한 정치인들은 한목소리로 기초과학의 잠재력과 중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특히 국내 기초과학 분야가 직면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미래가 담보되지 않은 기초과학 생태계는 과학기술 인재 육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처우 문제와 연구력 저하 등은 인재 이탈을 초래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이어 “현 정부는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신설하고 11년 만에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복원하는 등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과학계가 그 효과를 체감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바쁜 상황”이라며 “정부는 물론 국회에서도 과학계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연구개발(R&D)·기초연구 지원 예산 확충에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R&D 20조원 중 기초과학연구원 예산은 2,300억원으로 100분의1밖에 되지 않는다”며 “기초과학에 국가의 전력을 집중하지 않으면 신과학기술 시대의 경제성장을 이끌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초과학 없이 혁신성장을 하겠다는 구호는 공염불이라는 데 동의하며 “국회에서 기초과학에 필요한 제도와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R&D 예산 중 기초과학 분야 예산을 늘리는 것은 물론 ‘성과 나눠먹기’가 되지 않도록 예산 배분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서울포럼] "기초연구비 2022년 2배 늘려 2.5조 지원"
산업 IT 2019.05.15 16:10:10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5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본지가 주최한 ‘서울포럼 2019’ 개막식 특별연설에서 “정부는 우리 연구자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도록 연구자 중심의 기초연구비를 2022년에는 2017년(1조2,600억원) 대비 두 배 확대한 2조5,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대한민국의 기초연구 혁신을 위해 선진국 수준으로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유 장관은 “올해에는 전년 대비 20.4% 확대한 1조7,10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래 혁신성장의 주역인 우리 이공계 학생들이 기초연구에 보다 매진할 수 있도록 올 하반기부터는 4대 과학기술원을 우선 대상으로 학생 맞춤형 장려금 포트폴리오(Stipend)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다만 올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20조원 시대가 열렸음에도 연구자들의 기초연구비는 여전히 부족하고 연구자들의 창의성과 도전성·연구몰입도를 저해하는 여러 규제들도 존재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유 장관은 R&D 성과의 질적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과학기술혁신역량이 지난 2016년 세계 5위에서 2018년도에는 7위로 하락했다며 “미국·일본·유럽에 모두 등록하는 ‘삼극특허’ 순위 또한 2016년 10위에서 2018년도에는 12위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유 장관은 연구자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기초연구 정책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연구자들과 적극 소통해 연구몰입을 저해하는 규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혁파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성 과학자들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한 지원도 확충할 계획이다. 유 장관은 “출산·육아 등으로 우수 연구자들의 연구 공백과 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연구 복귀를 적극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연구자의 연구역량 성장에 따른 맞춤형 기초연구비 지원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 3월 대한민국이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것과 관련해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난 10년간 꾸준히 R&D 투자를 해온 결과”라고 말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
[서울포럼]직접 만든 로봇팔 차고 깜짝 등장
사회 피플 2019.05.15 16:07:38“스마트폰 화면을 켜고 끄는 일상 속의 간단한 동작에도 열역학의 수많은 법칙이 적용됩니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열역학 법칙을 모두가 익숙한 스마트폰의 예를 들어 설명한 서울과학고의 김서윤군 발표는 청중의 주목도를 높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김군은 “현대의 모든 정보문명은 통계역학에서 파생된 다양한 물리학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15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유스포럼:기초과학의 미래를 말하다’에서 김군은 ‘열역학 및 통계역학’을 주제로 발표해 12명의 학생 중 대상을 차지했다. 대상 수상 후 그는 “준비한 발표가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쁘다”는 소감과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는 과학자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김군 외에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과학의 미래를 이끌어갈 재목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안산 고잔고의 강범진군이 발표를 위해 무대에 올랐을 때는 100여명에 달하는 참석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강군에게 쏠렸다. 강군이 팔에 로봇을 직접 차고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 로봇은 강군이 지난해 학교가 지원하는 연구를 통해 직접 제작한 것이다. 강군은 “사용자가 조작부를 움직이면 로봇 팔이 조종된 각도만큼 움직이게끔 프로그래밍됐다”면서 “직접 설계하고 디자인한 로봇을 제작해 사람의 동작과 똑같이 구현하고 싶다”며 올해의 연구목표를 전했다. 우수상은 서울과학고에 재학 중인 이성빈군에게 돌아갔다. 이군은 중력파 발견에 대한 의미를 풀어나갔다. 그는 “자연에는 중력과 전자기력, 강함과 약함의 상호작용이라는 힘이 존재한다”며 “중력은 수백년 전에 발견됐지만 중력파의 존재가 규명된 것은 불과 4년 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력은 중력파의 형태로 무한대의 거리를 이동한다”며 “4년 전 블랙홀을 중력파로 탐지하면서 인류가 관측 가능한 범위를 확대시켰다”고 덧붙였다./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
[서울포럼]"3D프린팅 상상을 현실로…생명공학 공부해 인공장기 만들래요"
사회 사회일반 2019.05.15 16:07:24“언젠가 3D 프린터와 생명공학을 결합해 인공장기를 개발하고 싶습니다.” “고갈될 염려가 없는 핵융합 에너지야말로 미래 에너지입니다. 연구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과학을 이끌어갈 과학 꿈나무들의 호기심과 뜨거운 연구 의지가 15일 서울포럼이 열린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을 가득 메웠다. 이날 서울포럼의 부대행사로 열린 ‘유스포럼’은 학생들이 꿈꾸는 대한민국 미래 과학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장이었다. 물리학자, 인공지능(AI) 개발자, 로봇공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은 선배 과학자들로부터 창의적인 발상을 하기 위한 조언을 들으며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날 포럼은 과학자들이 과학 관련 주제를 제한된 시간에 자유롭게 발표하는 과학 경연 소통대회인 ‘페임랩(FameLab)’ 형식으로 진행됐다. 유스포럼에 참가한 고등학생 12명은 각자 존경하는 과학자와 관심 있는 과학 분야, 연구주제 등을 발표하고 적극적으로 과학적 호기심을 충족했다. 안산 고잔고의 강범진군은 로봇 팔을 착용하고 무대에 올라 100명에 달하는 참석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로봇 팔은 강군이 지난해 학교가 지원하는 연구를 통해 직접 제작했다. 강군은 “사용자가 조작부를 움직이면 로봇 팔이 조종된 각도만큼 움직이게끔 프로그래밍됐다”면서 “직접 설계하고 디자인한 로봇을 제작해 사람의 동작과 똑같이 구현하고 싶다”며 올해의 연구목표를 전했다. 과학에 대한 높은 관심만큼 학생들의 지식도 전문적이었다. 서울과학고의 이상철군은 “3D 프린팅은 우리의 상상을 현실로 옮겨내는 놀라운 수단으로 생명공학과 결합하면 인공장기까지 개발할 수 있다”며 장차 인공장기를 개발하겠다는 꿈을 피력했다. 안산 고잔고의 이동석군은 “도시를 만드는 게임 ‘심시티’를 하면서 전력수급 방법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며 고갈될 염려가 없는 핵융합 에너지를 연구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은 급진전하는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커다란 변화와 그에 따르는 논란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견해를 발표했다. 특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이 초래하는 윤리적 부작용과 AI로 인한 일자리 잠식 문제에 참가 학생들은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서울과학고의 구홍진군은 “재난구조 로봇은 어려움에 빠진 인간을 구할 수 있는 로봇이지만 전쟁수행 로봇처럼 인간에게 해로운 로봇도 있다”며 “한계를 정하고 범위 내에서 개발하도록 해야 로봇 디스토피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가에 나선 선배 과학자들은 참가 학생들의 발표가 기대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놀라워했다. 이날 포럼에서 대상은 스마트폰을 통해 열역학 법칙을 소개한 서울과학고의 김서윤군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상은 로봇팔을 소개한 강군이, 우수상은 중력파 발견에 대한 의미를 풀어낸 서울과학고의 이성빈군이 받았다. 학생들의 발표에 이어 선배 과학자들의 조언도 쏟아졌다. 베스트셀러인 ‘생각의 탄생’ 저자로 유명한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시간대 생리학과 교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실패를 많이 겪을 것을 조언했다. 그는 “노벨상 수상자의 절반가량이 학교에서 성과가 가장 높았던 학생도 아니었고 표준화된 시험을 통과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이었다”며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로서 실패한 만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과학자의 자서전을 읽고 과학자들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다음 돌파구가 무엇이 될지 상상해보자”면서 “여러분은 이제 항상 옳고 절대 실패하지 않는, 항상 학교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학생이 될 것인지 아니면 전문가도 없는 분야에서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일을 시도할 것인지 결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상욱 럿거스대 물리학과 교수 역시 “유럽이 아시아보다 과학 발전을 먼저 이룰 수 있었던 것은 3차원적 사고가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었다”며 “(평소) 여러 관점에서 다양한 각도로 생각하는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
[서울포럼] "서울포럼, 세계 경제 새로운 길 제시하는 데 기여"
산업 기업 2019.05.15 16:02:09지난 10년간 서울포럼을 빛낸 연사들은 올해 10주년을 맞은 서울포럼이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흐름을 예측하고 새 길을 제시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하며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2010년 첫회에 연사로 참가한 슈테판 가렐리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 세계경쟁력센터 교수는 “서울포럼이 전 세계의 경제 관련 아이디어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라며 “앞으로도 성공적인 포럼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11년 연사인 모르데카이 셰브스 바이츠만연구소 부총장은 올해의 포럼 주제인 기초과학에 대해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기술의 시작점”이라며 “경제적 성과를 위해 기초과학의 성과를 민간으로 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행우주이론의 창시자이자 미래학자인 미치오 카쿠(2015년 기조연설) 뉴욕시립대 물리학과 석좌교수는 “서울포럼은 지난 10년간 정부·과학·정치 분야의 주요 동향을 파악하고 미래 흐름을 예측하는 역할을 한 것은 물론 관련 흐름을 이끌어왔다”면서 “10년 뒤에는 서울포럼의 20년 행사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2016년에 열린 서울포럼에 참가한 숀 영 UCLA 가정의학과 교수는 서울포럼에서 받은 영감을 활용해 저서를 집필했다고 근황을 알려왔다. 영 교수는 “당시 포럼에서 인공지능(AI)과 의학을 주제로 여러 학생 및 연구자와 논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면서 “이후 포럼에서 발표했던 많은 이야기가 담긴 ‘무조건 달라진다’라는 책을 집필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책이 “한국과 중국에서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됐다”면서 “한국에서의 작업이 저에게 꾸준히 영감을 주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과 계속 소통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2017년 세션의 기조연설자로 참여했던 데틀레프 쥘케 독일 연방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2년 전 서울포럼을 통해 열정적인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며 “당시 포럼장의 열기는 스마트제조업 분야에서 한국이 동북아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앞서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서울포럼에서 이야기했듯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각종 스마트팩토리 기반산업이 점점 확산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서울포럼에서 ‘어린이를 위한 코딩 교육’에 대해 강연한 린다 리우카스 코딩 전문가도 “좋은 참가자들과 좋은 연사들을 만나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1년 전을 회상하며 서울포럼 10주년을 축하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
[서울포럼]"바이오 생태계 활성화하려면 민간투자가 우선"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19.05.15 16:01:44“우리나라에서는 (창업할 때) 대부분의 리스크를 정부가 집니다. 돈을 스타트업에 쉽게 주는 것입니다. 문제는 데스밸리(3~7년 차 기업이 자금난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시기)나 프리IPO(기업공개 전에 미리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받는 것) 단계를 커버할 수 있는 투자자가 한국에는 없다는 점입니다.” 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는 15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 그랜드홀에서 ‘서울포럼 2019’ 부대행사로 열린 ‘라운드테이블-로버트 H 싱어 교수와 함께하는 지식의 성찬’에서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메디사피엔스는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을 예측하거나 수술을 지원하는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에서 기술력을 자랑하는 국내 기업이다. 정보기술(IT)·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베테랑 기업인인 강 대표는 “한국에서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회사를 열 수 없지만 돈이 있으면 창업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투자를 모두 미국에서 받아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 ‘바이오 산업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라운드테이블에서 국내외 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의 바이오 생태계가 발전하기 위해 민간투자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나마 바이오는 신흥산업이라 투자자금이 들어오지만 데스밸리나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여전히 유동성 부족에 시달린다는 지적이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서울포럼 2019’에서 ‘기초과학, 연구환경과 정책의 조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맡은 로버트 H 싱어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HHMI) 선임연구원과 함께했다. 국내에서는 강 대표를 비롯해 오스힐의 송해룡·양영상 대표, 김윤원 이뮨메드 대표, 김경태 플럼라인생명과학 대표, 최종석 라메디텍 대표, 박혜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전상표 고대구로병원 개방형실험실장, 최수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싱어 선임연구원과 국내 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은 예정된 시간을 30분가량 넘기면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규제로 데스밸리 기간이 길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바늘 대신 레이저를 활용해 채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라메디텍의 최종석 대표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제품을 개발하다 보니 연구개발과 인허가에만 6년 이상 걸렸다”면서 국내에서는 규제 때문에 신산업 진출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통상 의료기기가 인허가를 받기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되는데 없던 물건을 만들다 보니 여러 규제에 막혀 인허가를 받는 데만 3년 이상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는 뚜렷한 매출이 없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지만 오히려 미국의 대형 병원에서는 높은 관심을 보인다”며 “한국에서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혁신을 이루려면 정부가 신산업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벤처캐피털(VC)의 투자자금이 IT에 치중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송해룡 대표는 “우리나라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VC는 IT 쪽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반면 바이오 분야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러다 보니 겁을 먹고 바이오 업계에 투자하지 못하는 VC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바이오 산업을 이해하는 의사나 교수들이 직접 투자회사에 들어가 이와 같은 문제를 풀어줘야 한다”며 “해외 펀드와 우리나라 펀드를 연계하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 싱어 선임연구원은 “해외 투자자와 어떤 형태로 투자를 진행해나갈지가 관건이라고 본다”며 “예컨대 미국 VC와 협동조합 형태로 투자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
[서울포럼]"과잉성취보다 호기심 좇아야 창의성 발휘…질문하는 학생 돼라"
사회 사회일반 2019.05.15 15:59:27“아인슈타인은 학교를 자퇴한 뒤 호기심에 대학 강의를 듣거나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고, 물리학을 공부한 뒤에도 일개 회사의 사무직원으로 일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실망스러운 과거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아인슈타인이 된 것이 아니라 그런 과거 때문에 아인슈타인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열심히 일해서 과잉성취하는 모델보다는 자신의 호기심에 따라 결과에 다다르는 모델을 제시한다면 더 많은 창의력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제2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카를로 로벨리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 이론물리학센터 교수는 15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서울포럼 2019’ 개막에 앞서 열린 라운드테이블에서 한국 학생들의 창의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호기심을 좇는 학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를로 로벨리와 함께하는 지식의 성찬’을 주제로 열린 이날 라운드테이블에서 한국의 과학·기술 연구기관장, 항공·우주 관련 연구진과 창의성을 촉진하는 교육에 대해 열띤 토론을 나눴다.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로벨리 교수는 평소 한국 과학·기술계에 가졌던 질문을 참석자들에게 던지기도 하면서 활발하게 토론을 이끌었다. 참석자들의 관심사는 기초과학에서 어떻게 로벨리 교수와 같은 성취를 이룰 수 있느냐에 쏠렸다. 로벨리 교수는 학생이나 연구자들로부터 호기심을 바탕으로 한 창의성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며 아인슈타인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아인슈타인은 그저 호기심이 많았을 뿐 남들이 다 가는 길을 걸으며 경쟁하거나 어떤 분야의 최고가 되려 하지 않았다”며 “한 분야에서 전문화된 교육보다는 철학·문학·생물학·경제학 등 광범위한 교육일수록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로벨리 교수가 특히 강조한 것은 질문의 중요성이었다. 그는 “창의성을 직접 가르치기는 어렵기 때문에 질문을 잘하는 학생들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한국 학생들이 질문을 안 한다는 것이 사실이냐”고 되물었다. 이에 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부원장은 “몇 년 전 MIT를 방문했을 때 ‘한국 학생들이 똑똑하고 성적이 좋지만 질문할 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대답은 내가 가진 지식으로 하는 것이지만 질문은 미래를 생각하고 예측해야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하더라”고 답했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 교수도 “유교적 교육의 특성이 작용하다 보니 교수 등 윗사람이 말할 때 반론을 제기하기보다는 어떻게 이를 잘 따를까에 치중한 게 사실”이라며 “교수가 오른쪽으로 가라지만 왼쪽으로 가야 하는 게 아닌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라고 교육하는 등 동료들과 좋은 씨앗을 뿌리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아인슈타인의 성공이 오히려 한국인이 가진 강점과 연결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프란체스카 비도토 웨스턴온타리오대 교수는 “아인슈타인이 성공한 비결은 열정과 실패한 뒤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근성 또는 회복력이었다”면서 “한국 학생들에게서 이 두 가지가 엿보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로벨리 교수 또한 “개인적인 관계나 자유를 포기하면서까지 무언가를 추구하려는 사람들은 그 열정 때문에 성공하고는 한다”며 “아인슈타인이야말로 정말 많은 실패를 했고 그 실패를 바탕으로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동의했다. 로벨리 교수는 창의성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경쟁보다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럽의 문화적 강점과 경쟁력도 타 문화에 대한 수용에서 나온다는 게 로벨리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서구의 강점 중 하나는 미국이나 아시아·중동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이라며 “이탈리아의 경우 문화의 개성이 상당히 강한데도 미국 문화 등 다른 문화를 받아들일 때 열린 마음을 갖고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15세기부터 아시아에 문호를 개방하는 등 열린 문화를 가졌다”면서 “사회가 개방될수록 성공을 거둘 확률도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유럽에서 프랑스는 원자력발전소 유지를, 독일은 탈원전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로벨리 교수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보듯 원자력발전소가 위험성이 있기는 하지만 정치적 편의성 때문에 기후변화 위험성 또한 현실적임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원자력발전과 화석연료발전을 주장하는 측에서 각자 합리적인 이유들이 있는데 단순히 ‘원자력은 나쁘니 끝내야 한다’고 결론 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
[서울포럼]'과학의 미래' 거대한 토론장...글로벌 석학·기업가 비전 나눠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19.05.15 15:56:33지난 2010년 본지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처음 개최된 후 올해 10회째를 맞은 서울포럼은 세계 유수의 석학·기업가와 국내 청중이 만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통찰을 공유하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 사이 누적 1만2,000여명의 청중이 전 세계에서 날아온 저명인사들과 무수한 질문·답변을 주고받으며 생각을 교류해왔다. 해마다 주제는 바뀌었지만 인류 발전의 토대가 되는 과학이라는 큰 틀 안에서 미래를 모색하는 거대한 토론장이라는 취지는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첫회인 ‘서울포럼 2010’은 ‘2010년 대한민국 그리고 그 이후(Korea in 2010 and beyond)’를 주제로 한국이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기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 교수가 기조연설을 맡아 한국의 발전을 위한 12가지 처방전을 내놓은 가운데 고(故)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워즈니악이 ‘미스터 폭스바겐’으로 유명한 카를 한 폭스바겐 명예회장과 한 무대에서 미래 산업 발전에 대해 토론해 청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쟁쟁한 연사들의 강연을 직접 들으려는 청중이 몰리면서 일부는 선 채로 강연을 경청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서울포럼 2011부터는 미래를 이끌어나갈 과학에 본격적으로 초점을 맞췄다. ‘과학기술이 미래다:창의, 융합, 소통’이라는 주제는 서울포럼 2010의 연장선으로 한국의 발전을 견인할 주요 분야는 결국 과학이라는 인식에서 탄생했다.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영상강연을 통해 행사장을 가득 메운 젊은 과학도들에게 “그 자체로 시(詩)이자 문학인 과학을 즐기라”고 조언했다. 한국의 대표 과학자와 전국 과학고 학생들을 이어주는 ‘과학영재 멘토링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기술 한류, 산업 한류의 현황과 미래를 조망했던 서울포럼 2012에 이어 서울포럼 2013에서는 고(故) 이병철·정주영 회장 등 한국의 고속성장을 견인한 기업인들을 재조명하고 융합과 혁신을 통한 기술발전과 국가 성장방안을 모색했다. 서울포럼 2014는 마이클 홀리 전 MIT 미디어랩 교수,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뉴즈성 칭화대 교수 등이 연단에 올랐다. 미치오 카쿠 뉴욕시립대 석좌교수, 니나 탠던 에피본 최고경영자(CEO),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 등이 참석한 서울포럼 2015부터는 행사 규모가 대폭 커졌다. 각 세션 외에 부대행사로 ‘한중포럼’이 신설됐으며 ‘열린 포럼’을 표방하며 강연자와 청중이 직접 만나는 ‘지식의 성찬’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포럼 본행사는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인공지능(AI)&바이오:미래 한국의 생존열쇠’를 주제로 잡은 서울포럼 2016은 ‘총, 균, 쇠’의 저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로봇 산업의 권위자 이시구로 히로시 오사카대 교수 등 스타 연사들이 장식했다. 다이아몬드 교수 강연에서는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히브리대 교수가 보낸 영상질문에 직접 답하는 형식으로 두 학자의 보기 드문 질의응답이 연출됐다. ‘한중 바이오포럼’ ‘한중 바이오메디컬포럼’ ‘한중 하이테크포럼’으로 세분화된 한중포럼에는 80여명의 중국인 기업인이 참석해 한국 기업인들과 얼굴을 맞댔다. 서울포럼 2016의 네이버 TV캐스트 생중계에는 이틀간 1만4,000명의 시청자가 몰렸다. 이어 서울포럼 2017은 교육 패러다임 혁신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소프트 인프라’를 주제로 개최됐다. 부대행사인 한중 비즈니스포럼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슈로 한중관계가 경색된 와중에도 중국 기업인 30여명이 참석해 양국 경제협력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열린 서울포럼 2018은 한발 더 나아가 미래 한국을 위한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자레드 코헨 구글 직쏘 CEO는 “구글이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직원들이 업무시간의 일부를 호기심을 느끼는 분야에 할애하도록 한 것”이라며 자율적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해 청중의 공감을 이끌었다. 한중포럼은 중국 벤처캐피털(VC) 관계자, 스타트업 창업자 등 50여명의 중국 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중국 VC와 한국 스타트업 간 1대1 매칭 행사가 진행됐다. 첫 서울포럼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미래 발전을 위해 한국이 안고 있는 대다수의 과제는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다. 기본(basic)으로 다시 돌아가 고민하고 기초부터 다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서울포럼 2019의 주제,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으로 이어졌다. 한중포럼은 조금 옆으로 눈을 돌려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아우르는 ‘신남방포럼’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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