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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20억 시장' 韓·아세안·인도, 미래성장 윈윈 해법 찾는다
산업 기업 2019.04.29 17:26:33‘서울포럼 2019’ 개막 하루 전인 오는 5월14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은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 간의 경제협력을 더욱 끈끈하게 해줄 교류의 장이 된다. 서울포럼의 부대행사인 ‘신남방포럼’은 워커힐호텔 내 워커홀에서 ‘신남방정책과 경제 교류를 통한 아시아의 공동번영’을 주제로 열리며 본지와 KOTRA가 공동 주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동남아 현지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해 한국 정부 및 한국 기업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미래성장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토마스 렘봉 투자조정청장이 이번 행사를 위해 방한하며 하릴야리 야콥 말레이시아 국제무역산업부 부사무총장 겸 투자개발청 대표, 응우옌바끄엉 베트남 투자청 부청장 등도 참석해 투자정책 설명회의 연사로 나선다. 이들은 동남아 지역의 높은 경제성장률 및 잠재력 등을 설명하며 투자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KOTRA 등 한국 측 주요 인사와 강연자들은 신남방정책을 비롯한 경제 교류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다. 김용래 산업부 통상담당 차관보는 이번 포럼에서 신남방정책에 대한 설명과 한국과 신남방 국가의 경제협력 필요성에 대해 역설할 예정이며 김이재 한국동남아연구소 연구위원장은 문화 교류의 중요성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국내 연사들은 신남방정책이 한국뿐 아니라 인도 및 아세안 지역 각국들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권평오 KOTRA 사장 등이 참석해 설명회 직후 이어지는 라운드 테이블에서 아세안 및 인도 측 인사들과 환담을 나눈다. 이번 투자정책 설명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신남방정책의 핵심 거점으로 분류되는 베트남이다. 바끄엉 베트남 투자청 부청장은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전략에 대한 설명과 소득세 및 토지 임차료 감면과 같은 투자 인센티브 외에 행정절차 간소화와 같은 지원책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실제 한국 업체들은 베트남을 ‘포스트 차이나’로 여길 정도로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에 진출한 신규 법인 수는 전년 대비 17.9% 늘어난 822개를 기록했으며 투자금액은 역대 최대인 31억6,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정치 안정성 순위는 86위로 인도네시아(150위), 태국(171위), 인도(175위) 등 주변국에 비해 높다는 것도 투자 시 장점으로 꼽힌다. 렘봉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은 인도네시아 인프라 산업에 대한 한국 자본의 투자를 독려할 예정이다. 2억7,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아세안의 종주국 인도네시아는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일컫는 ‘유니콘’ 기업 4개를 보유한 스타트업 천국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인도네시아 현지를 방문해 투자조정청 관계자들과 환담을 나눴으며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취임한 후 첫 출장지로 인도네시아를 택하는 등 국내 기업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기업의 현지 위상도 높다. 삼성전자는 현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 중이며 현대차는 현지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릴야리 말레이시아 투자개발청 대표는 신정부의 경제정책을 소개하며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1990년대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가 지난해 재집권하면서 고부가가치 제조업 및 서비스업 육성을 통한 경제성장률 제고를 노리고 있다. 실제 말레이시아는 국내총생산(GDP) 1만1,000달러 규모로 동남아에서는 싱가포르·브루나이에 이어 GDP가 높은 국가로 분류되지만 낮은 기술력 등으로 ‘중진국의 함정’에 빠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원유와 가스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기술 중심의 한국 기업과 협업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동남아 지역 최대 유니콘인 ‘그랩’ 또한 말레이시아에서 시작되는 등 스타트업 부문에서 투자 분야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이번 신남방포럼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위축 및 반도체 같은 주력 산업의 실적 악화 등으로 성장률 하락 우려가 계속되는 한국 경제에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남방 지역은 아세안과 인도의 인구를 합칠 경우 20억명 규모의 거대 시장인데다 연평균 GDP 성장률이 5%대로 글로벌 경제성장률인 3.3%(IMF 기준)를 상회해 유망 시장으로 분류된다. 공적원조(ODA)를 앞세운 일본을 비롯해 ‘일대일로’ 정책으로 글로벌 인프라 투자 구축에 힘주고 있는 중국 등이 동남아와 인도 지역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어 신남방포럼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정오부터 1시간 30분가량 진행되는 ‘참여국 인사 및 대화’ 관련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한층 다양한 이야기가 오갈 예정이다. 특히 투자설명회에서 궁금했던 이야기는 물론 한국 기업인과 동남아 현지 고위 관료를 이어주는 사교무대의 역할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오후1시부터 4시간가량 진행되는 ‘해외 바이어-국내 기업 간 1대1 상담회’에서는 한국 유아용품의 동남아 수출을 위한 경제 교류 무대가 마련된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
[서울포럼] 영유아용품 9.5억弗 동남아시장 진출 타진
산업 기업 2019.04.29 17:26:25신남방 기업들과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서울포럼은 또 다른 부대행사로 KOTRA와 함께 ‘신남방국가 주요 바이어와 국내 기업 간의 1:1 상담회’를 개최한다. 오는 5월14일 오후1시부터 4시간가량 진행되는 상담회에는 영유아용품 관련 국내 기업 91개사와 해외 바이어 15개사가 참여해 협력관계를 모색할 예정이다. 동남아 현지 바이어로는 베트남 업체 4곳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캄보디아·말레이시아·태국·싱가포르·미얀마 등이 참여한다. 국내 수출 중소업체들은 영유아용품 전문 판매사들이 참석해 동남아 지역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다. 이날 행사를 본지와 공동 주관하는 KOTRA는 동남아 현지 무역관들을 통해 현지 바이어 섭외에 많은 공을 들였다. 상담회 전까지 바이어와 기업들 간의 거래 성사를 위한 사전조율 매칭 작업을 진행하며 행사 당일에는 상담 스케줄 등을 개별 업체에 별도로 알려줘 원활한 행사 진행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상담회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수출 계약 성사 등으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번 행사로 ‘K뷰티’에 이어 ‘K베이비’ 열풍이 동남아에 불어닥칠지도 관심이다. 특히 최근 동남아의 ‘한류열풍’으로 현지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와 같은 K팝 그룹의 인기가 높은데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관심도 커 아세안 시장 대상의 간접광고(PPL) 등을 활용할 경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의 시장 잠재력도 어마어마하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아세안 지역의 0~4세 인구는 5,758만명으로 인도와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6년 아세안 유아용품 시장 규모는 6억7,000만달러에서 연평균 9.1%씩 성장해 내년에는 9억5,000만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행사에 가장 많은 바이어들이 참석하는 베트남의 경우 2011년부터 관련 시장이 연평균 15.2%씩 성장해 2016년에는 두 배가량 성장했으며 내년에는 8,3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세안 최대 영유아용품 시장인 인도네시아는 2016년 2억2,000만달러인 시장 규모가 3억5,000만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들은 프리미엄 세면용품과 물티슈 등의 물건을 선보일 예정이다. 실제 유로모니터가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 등 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동남아 지역 영유아용품 중 세면용품 시장 비중이 46%로 가장 높으며 이어 △유아용 물티슈(19%) △스킨케어(18%) △헤어케어(12%) △기저귀발진치료제(3%) △선케어(2%) 순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하는 기업들은 아세안 지역의 평균 출산율이 2.2명(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 평균 출산율인 2.4명에 비해 낮다는 점을 잘 공략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아세안 지역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의 출산율이 2.13명인 것을 비롯해 태국(1.51명), 베트남(1.82명) 등 주요 아세안 국가의 출산율이 낮기 때문에 프리미엄 시장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아세안 지역의 프리미엄 영유아 제품 시장 규모는 3% 정도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 실제 최근 아세안 지역은 연평균 5%가 넘는 성장률을 바탕으로 중산층 소비시장이 두터워지는 추세다. KOTRA의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 기업과 해외 바이어들 간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이번 행사 이후에도 사후적으로 행사에 참가한 업체들을 계속 관리해 괜찮은 거래가 최종 성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
<사고> 서울포럼 2019 내달 14~16일 워커힐호텔 개최
산업 기업 2019.04.28 23:25:07 -
[서울포럼 2019] "4차 산업혁명 특수부대원 키워내야"
산업 IT 2019.04.28 17:31:27“군으로 치면 일반 부대를 특수부대로 바꾸는 것처럼 교육도 기존의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하고 과학기술에 대한 일반의 이해 수준도 대폭 높여야 합니다.” 이우일(65·사진) 차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비슷한 수준의 IQ를 가지고 있어도 각자 능력이 다른데 지금까지는 차이를 뭉뚱그려 평균으로 만들고 거기에 맞게 일반 교육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특수부대원으로 키워내지 못하면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전쟁에서 지게 된다는 얘기다. 그는 오는 5월14~16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주제로 열리는 ‘서울포럼 2019’의 부대행사인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시상식에서 ‘혁신, 과학기술&교육’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본지가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과 ‘올해의 과학상·공학상’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604개의 과학기술 학회와 단체를 망라한 과총의 김명자 회장에 이어 내년 3월부터 임기 3년의 차기 회장직을 맡는다. 이 차기 회장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스티븐 스필버그, 리처드 브랜슨, 스티브 잡스 등 천재급 인재의 공통점이 뭐냐는 질문을 던지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바로 난독증을 겪었던 인물들로 우리나라에서는 낙오자로 치부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능은 한 가지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들처럼 공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교육혁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느 만화가가 지난 1965년에 그린 2000년과 오늘날 그린 2041년의 공상과학(SF) 세상을 보여주며 이런 상상력을 추구하는 교육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아이폰이 불과 12년 전 처음 나왔고 인터넷은 20년이 조금 넘었다.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이 경제·사회 전반에 근본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과학기술과 교육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인구 절벽, 청년실업, 양극화, 성장률 하락, 산업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해 패러다임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인구 문제의 경우 개선 노력과 함께 앞으로 잉여노동력도 많이 발생하게 된다는 점에서 발상의 전환도 주문했다. 과학기술인에게는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환경·에너지 문제에 직면해 사회와 유리돼서는 안 된다며 소명의식을 힘줘 말했다. 기업도 패러다임을 서둘러 바꿀 것을 주문했다. 실제로 미국 기업들은 1975년 장비·설비 등 유형자산이 83%, 노하우 등의 무형자산이 17%의 비중이었는데 2009년에는 유형자산이 19%에 불과한 데 비해 무형자산이 81%로 바뀌었다. 세계적인 교육혁신 사례도 들었다. 실례로 미국 올린공대는 1학년부터 과제 기반 프로젝트를 하고 필요한 교과목은 각자 수강한다. 캠퍼스가 없는 미네르바스쿨은 온라인 교육을 하며 학생은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배운다. 하버드대나 매사추세츠공과대(MIT)보다 입학하기 어렵다. 지식과 상상이 아이디어를 낳는다고 보는 스탠퍼드대는 기술산업화 등 사회적으로 큰 기여를 한다. 코딩 교육을 하는 프랑스의 에콜42는 교수·교과서·학비 없이 서로 토론하며 배운다. 그는 “근사록에 ‘새로워지지 않는 자는 반드시 퇴보한다’고 돼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그는 19세기 중반 중국과 일본의 패러다임 변화를 들며 가장 어려운 일은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던 생각을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체서용(中體西用)을 내세운 중국은 제도와 문물은 지키되 서양의 과학기술만 받아들이려 했고 화혼양재(和魂洋才)의 일본은 일본 정신만 빼고 완전히 바꾸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1954년 서울 △서울대 기계공학 학사·석사 △미국 미시간대 기계공학 박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서울대 공대 학장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서울대 연구부총장 △2017년~ 과총 부회장 -
"기초연구 투자, 경제위기 돌파구 마련 계기될수도"
산업 IT 2019.04.28 17:31:22“미국·독일·일본·영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에서 기초연구의 비중이 낮아 30%가량에 그칩니다. 연구자도 따라 하기 연구, 양적 성장에 몰두한 연구를 하다 보니 창의성 있는, 질적 우수성을 가진 연구가 모자라는 것도 사실입니다.” 국양(66·사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IGIST) 총장은 최근 서울 중구 무교동 디지스트 서울사무소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개발·응용 연구에 치중해 기초연구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R&D정책의 재정립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까지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으로 연구 기획·선정·평가 과정에서 과학자에게 자율성을 부여해 창의성을 유도하는 연구행정을 폈다. 오는 5월14~16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주제로 열리는 ‘서울포럼 2019’에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상적인 기초연구 투자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국 총장은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은 ‘정부 R&D 과제로는 못 하는 것과 독특한 것을 맘껏 연구하게 만들자’는 취지로 운영되며 기초과학도 연구하고 정말 팔릴 수 있는 소재나 정보통신기술(ICT) 연구도 중시한다”고 소개했다. 이 재단은 오는 2023년까지 10년간 1조5,000억원을 기초과학·소재기술·ICT 창의과제에 지원한다. 그는 “연구자를 선정할 때 따라 하기 연구나 지도교수의 아이디어를 내면 뽑지 않는다. 논문이나 특허 등의 정량평가보다 학계의 동료평가를 많이 본다”며 “독창적인 선도 연구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연구, 인문·사회·예술·공학·자연과학 융합연구를 하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국 총장은 “기초연구를 기초과학에만 한정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쟁”이라며 “그동안 기초연구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당위성의 목소리는 컸으나 그 성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늘며 이제는 체계적인 전략과 방법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연간 6만1,000개가 넘는 정부 R&D 과제를 통해 논문이나 특허는 많이 나오지만 질은 한참 떨어지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초연구와 신산업 창출 사이의 간극이 좁아져 R&D정책의 혁신이 더욱 필요하다고도 했다. “전통적으로 기초·응용·개발·생산을 순차적으로 지원하는 R&D 투자 방식을 선호했으나 최근에는 기초연구와 응용연구가 개발 안에 내재되는 새로운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가 어려운 때일수록 기초연구를 강화해 응용·개발 연구 활성화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로 1929년 대공황 후 미국은 경제 불황기마다 기초연구 투자를 늘리며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를 꾀했다는 것. 그러면서 미국의 원자력 등 물리학, 유기화학을 태동시킨 기초화학, 의학의 획기적 발전을 가져온 분자생물학, 현대 전자산업을 이끈 재료과학과 전자공학 등에 대한 기초연구 투자와 인력 양성을 예로 들었다. 지난 2012년 미국 과학기술특별위원회가 진화하는 연구와 혁명적 연구의 비율을 정해 분야별 투자, 인력 조달, 융합연구의 목표를 정하고 산업의 성공을 위해 기초와 응용 연구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한 자료도 보여줬다. 그는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도 기초연구 투자를 대폭 늘려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기초연구를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경제위기가 있을 때 오히려 더 투자해야 산업 발전에 효과가 좋다. 개발의 큰 틀 안에서 기초·응용 연구가 상호작용해 상품이 나오는 모델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기초연구 투자를 늘리자’는 당위성만 있어서는 안 되고 실질적으로 창의성 있는 선도연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장기 R&D정책의 철학이 불분명하고 정책이 자주 바뀌고 일부 연구 분야와 그룹에는 너무 많은 지원이 이뤄지나 대부분의 연구자에게는 연속성 있는 지원이 안 되는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도 했다. 그는 “교수나 연구원이 되면 미국이나 일본 등은 선배의 장비도 공유하는 등 바로 연구를 수행할 여건이 된다”며 “우리는 초기에 아이디어가 많을 때는 시기를 놓쳤다가 중견 연구자가 돼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한다. 주제도 논문을 내고 연구비를 수주하기 쉬운 쪽으로 몰린다”고 일갈했다. 세계 선두 그룹과의 공동연구에 참여하기 위해서도 정부가 연구과제 선정과 평가를 창의적인 쪽으로 선진화해야 한다고 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1953년 △서울대 물리학 학사·석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물리학 박사 △1981~1991년 미국 AT&T벨연구소 연구원 △1991~2018년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2008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2014년~2019년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2018~2019년 이화여대 석좌교수 -
[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佛, 민간에 기술 이전…우주 스타트업 육성"
산업 IT 2019.04.25 17:49:07“프랑스 아리안스페이스는 세계 우주발사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죠. 360여개의 우주회사에 1만6,000여명이 종사하며 연간 44억유로(5조6,700억원)가량 수입(revenues)을 창출해요. 이 가운데 3분의1이 중소기업입니다.” 프랑스국립우주센터(CNES)의 베르나르 루치아니(사진) 아시아총괄은 25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60여년 전 창설된 CNES는 일관되게 우주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민간에 대한 기술이전이나 금융투자 등을 통해 우주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산업이 산업 전후방의 연계 효과는 물론 앞으로도 희귀자원 채취, 관광·에너지 산업 등 경제 파급효과, 국가안보와 국제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우주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는 얘기다. 루치아니 총괄은 올해 인류의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오는 5월1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미래는 우주다’를 주제로 개최되는 ‘서경 우주포럼’에서 ‘유럽 우주정책과 민간 우주개발’이라는 제목의 기조강연을 한다. 그는 CNES와 유럽의 우주개발 정책과 방향을 소개하며 한국에 시사점을 준다. 이 포럼은 5월14~16일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주제로 한 ‘서울포럼 2019’의 일환으로 개최된다. 루치아니 총괄은 “최근 지구관측이나 항법 등 우주 데이터를 지상의 데이터와 융합하는 우주 스타트업이 많이 성장하고 있다”며 “프랑스는 CNES를 통해 기업에 전기추진 시스템 등 특허기술을 이전해왔고 우주기업을 위한 기금과 펀드를 조성했다”고 소개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미리보는 서울포럼2019]“우주는 경제외교의 강력한 도구…국가 차원 컨트롤타워 필요” ■우주포럼 기조강연 루치아니 佛 CNES 아시아 총괄 인터뷰 “우주는 외교, 특히 경제외교의 강력한 도구입니다. 달과 화성 등 우주개발은 과학적 관심을 넘어 정치적·경제적 이유가 있어요. 한국의 우주개발을 위해서는 우주기구(우주청)가 우주정책의 중심 역할을 하고 민간 생태계를 키워야 합니다.” 프랑스의 우주청인 프랑스국립우주센터(CNES)의 베르나르 루치아니(사진) 아시아 총괄은 25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뛰어난 우주 발사체와 위성 기술은 경제외교로 산업과 경제의 이익으로 이어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주기구가 우주정책을 제안하고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중복과 비효율성을 피할 수 있다”며 “CNES도 60여년간 우주 프로그램을 매우 일관되게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발사체 등 산업·경제 이익으로 우주기구가 정책제안 중심돼야 부처 중복·비효율성 피할수 있어 -인류의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우주패권 경쟁이 뜨겁다. 유럽의 우주개발 정책과 비전은. △유럽우주기구(ESA)는 22개 회원국의 발사체, 지구 관측 위성, 통신, 과학, 항해(탐사선·우주비행사·우주작전) 등 모든 우주 활동을 이끈다. 회원국은 각자 우주 프로그램을 수행하는데 프랑스의 경우 자원을 ESA와 자체 프로그램에 반반씩 쓴다. 유럽에는 지구 관측 위성단(코페르니쿠스)과 유럽 항법·위치 확인 시스템(갈릴레오)이라는 두 선도 프로젝트가 있다. 유럽은 우주 선점 경쟁보다 발사체 독자 방식 유지, 우주 과학·기후변화 감시·탐사과학, 우주산업 응용·고용창출에 역점을 둔다. -지난해 말 천리안 2A호도 유럽 발사체(아리안 5호)를 이용했다. 유럽 발사체와 위성 수준은. △소형 발사체인 베가는 1.5톤 우주선을 태양동기궤도(SSO), 중형 발사체인 소유스는 3.2톤을 정지천이궤도(GTO), 4.4톤은 SSO까지 각각 보낼 수 있다. 아리안 5호는 대형 발사체로 10톤을 GTO까지 날릴 수 있다. 베가와 아리안은 유럽이 개발했다. 소유스는 유럽이 발사한 러시아제 발사체이다. 이들 발사체는 세계 발사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프랑스 아리안스페이스를 통해 프랑스령인 기아나(남미) 유럽우주공항에서 발사한다. 2020년 아리안 6호는 GTO로 5.5~11톤, 베가 C는 SSO로 2.2톤 발사가 가능한데 생산비와 이용료가 더 저렴해질 것이다. 유럽은 발사체 재사용 프로젝트와 위성 산업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ESA의 중심 역할을 하는 프랑스의 우주개발 방향과 미래 역점 사업은. △CNES에 매년 24억유로(약 3조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프랑스는 1인당 우주 예산이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이다. 발사체, 과학, 지구 관측, 통신, 국방 분야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ESA에는 프랑스가 가장 많이 기여한다. 기후변화 연구와 감축, 이를 위한 필수도구인 우주 기술과 방법론 혁신, 화성으로 가는 우주탐사에 집중한다. -프랑스 민간기업의 우주산업 참여 현황은. △유럽 전체 우주 인력의 40%가 프랑스에서 일한다. 360개가량의 우주회사에서 1만6,000여명이 연간 약 44억유로(5조6,700억원)의 수입(revenues)을 창출한다. 이 가운데 3분의1이 중소기업이다. 특히 세계 30%를 점유하는 대형 위성 회사인 에어버스&디펜스와 탈레스알레니아스페이스가 프랑스에 대규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아리안그룹(에어버스·사프란)은 유럽 발사체 시장을 이끈다. 최근 우주 스타트업이 위성에서 얻을 수 있는 지구관측과 항법 등 우주 데이터를 지상 데이터와 융합하는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의 우주 민간기업 지원책은. △CNES는 전기추진시스템 등 연간 40여건의 특허를 기술기반 혁신 프로젝트 지원자에게 라이선스를 준다. 실행기관들에 전문지식을 전달하고 잠재적인 우주데이터 이용자와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해 우주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혁신기금을 만들었다. 이 중 코스미캐피털은 프랑스 최초 우주전용펀드인데 기관에서 8,000억~1억유로 조달을 목표한다. 지난 1월 CNES는 프랑스 정부가 제공하는 4억유로 규모의 기술종자투자펀드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펀드는 기술 스타트업, 파괴적인 혁신에 기반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하는 곳에 지원한다. CNES는 우주 회사의 경영을 지원하는 협력단도 이끈다. 佛, 우주투자 벤처캐피탈 등 지원 관련 민간기업 年 5조 수입 올려 CNES는 프로젝트 일관적 추진 -프랑스의 국제 우주 협력은. △CNES는 모든 프로젝트에 국제협력을 한다. 비용 분담과 인재 교류, 개발 주기 단축, 야심찬 계획 도전이 가능하다. 파괴적인 접근법을 장려한다. 우주는 외교, 특히 경제외교의 강력한 도구로 사용돼 세계적으로 프랑스 산업과 경제의 이익으로 이어진다. 물론 초점은 ESA 프로그램과 양자 협력을 하는 유럽 파트너들에게 맞추지만 세계의 모든 항공우주 기관과 협력해 연 40건 가량 협약을 체결한다. -2025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달 궤도 우주정거장(gateway)건설에서 유럽의 역할은. △ESA는 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파트너이다. 연료주입·인프라·통신을 위한 모듈과 국제거주 모듈 등 우주정거장의 일부를 구축하려 한다. ESA는 게이트웨이나 혹은 이후 화성까지 우주비행사들을 보내는 (미국) 오리온 우주선의 서비스 모듈도 제공한다. 프랑스는 ESA 프로그램에 맞춰 임무를 수행한다. 국제 협력은 혁신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우주에서 혼자인가’ 등을 탐구하는 큰 프로젝트에 더 요구되고 지구 관측 위성으로 기후 진화나 과학 탐사를 연구할 때도 도움이 된다. -각국의 경쟁적인 달 탐사 목적은 무엇인가. △달에 접근한 몇몇 국가들은 분명히 정치적인 이유로 했다. 달에서 자원을 발견해 개발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할 것이다. 유럽에서 달에 가는 이유는 과학적인 관심을 넘어섰다. 달은 화성 등 태양계를 더 깊이 탐험하는 단계로 달은 더 가까이 있고 접근하기 쉽고 덜 어려운 환경을 가지고 있다. 지구나 지구 궤도가 아닌 환경에서 사는 체험을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달은 다른 행성으로 여행하는 우주선의 연료와 물을 생성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 -언제쯤 화성에 인류가 거주할 수 있다고 보나. △화성에 사는 것은 매우 어렵다. 왕복하는 데만 1년이 걸리고, 착륙도 매우 어려우며 대기에는 유독가스가 있고 극도로 춥다. 사람을 보내는 비용도 아주 비싸 아마 수십년이 걸릴 것이다. 그동안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로봇으로 더 많이 효율적으로 탐험한다. 프랑스는 특히 화성 탐사에 관심이 많다. 미국의 화성 탐사선인 큐리오시티와 인사이트의 임무 수행에 필수적인 도구들을 제공하고 있다. 화성에 가는 최적의 기회는 오는 2020년 7월 미국·유럽·중국·인도, 여기에 아마 아랍에미리트(UAE)에 의해 모두 5개의 우주선을 보낼 때가 될 것이다. CNES는 그중 2개인 나사의 마스2020(Mars 2020)과 ESA의 엑소마스(Exomars)에 동참할 것이다. 중국·인도 혹은 UAE와 함께 달 과학 미션에도 참여할 것이다. 유럽의 수성, 목성, 혜성 또는 소행성 과학 미션에 적극 참여한다. -한국은 특히 발사체에서 후발주자인데 유럽의 평가는. △한국의 우주 성과는 꽤 인상적이다. 정부의 꾸준한 투자 덕분에 30년도 안 돼 많은 분야에서 기술을 습득했다. 지구 관측용 위성, 기상학, 항법, 발사체, 심지어 달 탐사 등에서 자립적으로 돼가고 있다. 수년 내 우주 강국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원과 재능을 갖고 있다. -한국은 우주청이 없어 우주정책이 정치논리에 휘말리는 경향도 있다. 유럽의 우주기구 거버넌스는. △우주기구가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주기구가 우주활동에 할당된 정부의 자원을 모으고 부처들과 기관, 과학 연구실 등의 사이에서 중추역할을 수행해야 중복과 비효율성을 피할 수 있다. 60년 전 프랑스가 우주정책의 중심 주체로 CNES를 설립한 목적이기도 하다. CNES는 우주 정책을 정부에 제안하는 책임이 있고 이를 이행할 수 있는 기술 능력을 갖고 있어 수십 년간 우주 프로그램을 매우 일관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미리보는 서울포럼2019]베르나르 루치아니는…소유스 발사 서비스 마케팅 담당 베르나르 루치아니(57) 프랑스국립우주센터(CNES) 아시아 총괄은 1988년 CNES에 입사해 1991~1995년 주미프랑스대사관에 과학기술 담당관으로 일했다. 1995년 귀국해 1997년에 국제관계부 부소장이 됐다. 1998~2002년 프랑스와 러시아가 합작한 발사체 회사인 스타셈에서 사업개발 책임자로 소유스 발사 서비스 마케팅을 담당했고 CNES 대표의 자문역을 수행했다. 2002~2006년 주싱가포르프랑스대사관에서 협력문화업무부 자문관을 하다 귀국해 2017년까지 CNES 보안국장으로 일했다. 그는 본지가 다음달 15일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미래는 우주다’를 주제로 여는 ‘서경 우주포럼’에서 ‘유럽의 우주정책과 민간 우주개발’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한국의 우주개발과 우주 산업화’,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국제 우주협력과 민간 생태계 조성’에 대해 발표한다. 달 탐사, 게이트웨이, 우주쓰레기 처리 등 국제 우주 프로젝트도 분석한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의 사회로 류장수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장 등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진다. 그는 한국과 프랑스의 우주협력과 관련, “양국은 강력한 파트너십이 있다. CNES는 항우연과 (서경 우주포럼 직후인) 오는 5월17일 한국에서 제3차 한불 우주포럼을 공동주관한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시 CNES·항우연·기상청 등이 기후변화 공동대처를 위한 협정을 맺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항우연에 한국형발사체(누리호)의 품질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전문지식을 제공하고 위성항법시스템 개발에도 협력하고 있다”며 “프랑스 우주사들은 위성 제작과 발사 서비스 등에서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미리보는 서울포럼2019]베르나르 루치아니는…소유스 발사 서비스 마케팅 담당
산업 기업 2019.04.25 17:11:09베르나르 루치아니(57) 프랑스국립우주센터(CNES) 아시아 총괄은 1988년 CNES에 입사해 1991~1995년 주미프랑스대사관에 과학기술 담당관으로 일했다. 1995년 귀국해 1997년에 국제관계부 부소장이 됐다. 1998~2002년 프랑스와 러시아가 합작한 발사체 회사인 스타셈에서 사업개발 책임자로 소유스 발사 서비스 마케팅을 담당했고 CNES 대표의 자문역을 수행했다. 2002~2006년 주싱가포르프랑스대사관에서 협력문화업무부 자문관을 하다 귀국해 2017년까지 CNES 보안국장으로 일했다. 그는 본지가 다음달 15일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미래는 우주다’를 주제로 여는 ‘서경 우주포럼’에서 ‘유럽의 우주정책과 민간 우주개발’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한국의 우주개발과 우주 산업화’,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국제 우주협력과 민간 생태계 조성’에 대해 발표한다. 달 탐사, 게이트웨이, 우주쓰레기 처리 등 국제 우주 프로젝트도 분석한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의 사회로 류장수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장 등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진다. 그는 한국과 프랑스의 우주협력과 관련, “양국은 강력한 파트너십이 있다. CNES는 항우연과 (서경 우주포럼 직후인) 오는 5월17일 한국에서 제3차 한불 우주포럼을 공동주관한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시 CNES·항우연·기상청 등이 기후변화 공동대처를 위한 협정을 맺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항우연에 한국형발사체(누리호)의 품질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전문지식을 제공하고 위성항법시스템 개발에도 협력하고 있다”며 “프랑스 우주사들은 위성 제작과 발사 서비스 등에서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佛, 민간에 기술 이전…우주 스타트업 육성” ‘우주포럼 기조강연’ 루치아니 佛 CNES 아시아총괄 “프랑스 아리안스페이스는 세계 우주발사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죠. 360여개의 우주회사에 1만6,000여명이 종사하며 연간 44억유로(5조6,700억원)가량 수입(revenues)을 창출해요. 이 가운데 3분의1이 중소기업입니다.” 프랑스국립우주센터(CNES)의 베르나르 루치아니(사진) 아시아총괄은 25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60여년 전 창설된 CNES는 일관되게 우주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민간에 대한 기술이전이나 금융투자 등을 통해 우주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산업이 산업 전후방의 연계 효과는 물론 앞으로도 희귀자원 채취, 관광·에너지 산업 등 경제 파급효과, 국가안보와 국제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우주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는 얘기다. 루치아니 총괄은 올해 인류의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오는 5월1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미래는 우주다’를 주제로 개최되는 ‘서경 우주포럼’에서 ‘유럽 우주정책과 민간 우주개발’이라는 제목의 기조강연을 한다. 그는 CNES와 유럽의 우주개발 정책과 방향을 소개하며 한국에 시사점을 준다. 이 포럼은 5월14~16일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주제로 한 ‘서울포럼 2019’의 일환으로 개최된다. 루치아니 총괄은 “최근 지구관측이나 항법 등 우주 데이터를 지상의 데이터와 융합하는 우주 스타트업이 많이 성장하고 있다”며 “프랑스는 CNES를 통해 기업에 전기추진 시스템 등 특허기술을 이전해왔고 우주기업을 위한 기금과 펀드를 조성했다”고 소개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미리보는 서울포럼2019]“우주는 경제외교의 강력한 도구…국가 차원 컨트롤타워 필요” ■우주포럼 기조강연 루치아니 佛 CNES 아시아 총괄 인터뷰 “우주는 외교, 특히 경제외교의 강력한 도구입니다. 달과 화성 등 우주개발은 과학적 관심을 넘어 정치적·경제적 이유가 있어요. 한국의 우주개발을 위해서는 우주기구(우주청)가 우주정책의 중심 역할을 하고 민간 생태계를 키워야 합니다.” 프랑스의 우주청인 프랑스국립우주센터(CNES)의 베르나르 루치아니(사진) 아시아 총괄은 25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뛰어난 우주 발사체와 위성 기술은 경제외교로 산업과 경제의 이익으로 이어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주기구가 우주정책을 제안하고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중복과 비효율성을 피할 수 있다”며 “CNES도 60여년간 우주 프로그램을 매우 일관되게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발사체 등 산업·경제 이익으로 우주기구가 정책제안 중심돼야 부처 중복·비효율성 피할수 있어 -인류의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우주패권 경쟁이 뜨겁다. 유럽의 우주개발 정책과 비전은. △유럽우주기구(ESA)는 22개 회원국의 발사체, 지구 관측 위성, 통신, 과학, 항해(탐사선·우주비행사·우주작전) 등 모든 우주 활동을 이끈다. 회원국은 각자 우주 프로그램을 수행하는데 프랑스의 경우 자원을 ESA와 자체 프로그램에 반반씩 쓴다. 유럽에는 지구 관측 위성단(코페르니쿠스)과 유럽 항법·위치 확인 시스템(갈릴레오)이라는 두 선도 프로젝트가 있다. 유럽은 우주 선점 경쟁보다 발사체 독자 방식 유지, 우주 과학·기후변화 감시·탐사과학, 우주산업 응용·고용창출에 역점을 둔다. -지난해 말 천리안 2A호도 유럽 발사체(아리안 5호)를 이용했다. 유럽 발사체와 위성 수준은. △소형 발사체인 베가는 1.5톤 우주선을 태양동기궤도(SSO), 중형 발사체인 소유스는 3.2톤을 정지천이궤도(GTO), 4.4톤은 SSO까지 각각 보낼 수 있다. 아리안 5호는 대형 발사체로 10톤을 GTO까지 날릴 수 있다. 베가와 아리안은 유럽이 개발했다. 소유스는 유럽이 발사한 러시아제 발사체이다. 이들 발사체는 세계 발사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프랑스 아리안스페이스를 통해 프랑스령인 기아나(남미) 유럽우주공항에서 발사한다. 2020년 아리안 6호는 GTO로 5.5~11톤, 베가 C는 SSO로 2.2톤 발사가 가능한데 생산비와 이용료가 더 저렴해질 것이다. 유럽은 발사체 재사용 프로젝트와 위성 산업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ESA의 중심 역할을 하는 프랑스의 우주개발 방향과 미래 역점 사업은. △CNES에 매년 24억유로(약 3조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프랑스는 1인당 우주 예산이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이다. 발사체, 과학, 지구 관측, 통신, 국방 분야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ESA에는 프랑스가 가장 많이 기여한다. 기후변화 연구와 감축, 이를 위한 필수도구인 우주 기술과 방법론 혁신, 화성으로 가는 우주탐사에 집중한다. -프랑스 민간기업의 우주산업 참여 현황은. △유럽 전체 우주 인력의 40%가 프랑스에서 일한다. 360개가량의 우주회사에서 1만6,000여명이 연간 약 44억유로(5조6,700억원)의 수입을 창출한다. 이 가운데 3분의1이 중소기업이다. 특히 세계 30%를 점유하는 대형 위성 회사인 에어버스&디펜스와 탈레스알레니아스페이스가 프랑스에 대규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아리안그룹(에어버스·사프란)은 유럽 발사체 시장을 이끈다. 최근 우주 스타트업이 위성에서 얻을 수 있는 지구관측과 항법 등 우주 데이터를 지상 데이터와 융합하는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의 우주 민간기업 지원책은. △CNES는 전기추진시스템 등 연간 40여건의 특허를 기술기반 혁신 프로젝트 지원자에게 라이선스를 준다. 실행기관들에 전문지식을 전달하고 잠재적인 우주데이터 이용자와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해 우주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혁신기금을 만들었다. 이 중 코스미캐피털은 프랑스 최초 우주전용펀드인데 기관에서 8,000억~1억유로 조달을 목표한다. 지난 1월 CNES는 프랑스 정부가 제공하는 4억유로 규모의 기술종자투자펀드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펀드는 기술 스타트업, 파괴적인 혁신에 기반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하는 곳에 지원한다. CNES는 우주 회사의 경영을 지원하는 협력단도 이끈다. 佛, 우주투자 벤처캐피탈 등 지원 관련 민간기업 年 5조 수입 올려 CNES는 프로젝트 일관적 추진 -프랑스의 국제 우주 협력은. △CNES는 모든 프로젝트에 국제협력을 한다. 비용 분담과 인재 교류, 개발 주기 단축, 야심찬 계획 도전이 가능하다. 파괴적인 접근법을 장려한다. 우주는 외교, 특히 경제외교의 강력한 도구로 사용돼 세계적으로 프랑스 산업과 경제의 이익으로 이어진다. 물론 초점은 ESA 프로그램과 양자 협력을 하는 유럽 파트너들에게 맞추지만 세계의 모든 항공우주 기관과 협력해 연 40건 가량 협약을 체결한다. -2025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달 궤도 우주정거장(gateway)건설에서 유럽의 역할은. △ESA는 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파트너이다. 연료주입·인프라·통신을 위한 모듈과 국제거주 모듈 등 우주정거장의 일부를 구축하려 한다. ESA는 게이트웨이나 혹은 이후 화성까지 우주비행사들을 보내는 (미국) 오리온 우주선의 서비스 모듈도 제공한다. 프랑스는 ESA 프로그램에 맞춰 임무를 수행한다. 국제 협력은 혁신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우주에서 혼자인가’ 등을 탐구하는 큰 프로젝트에 더 요구되고 지구 관측 위성으로 기후 진화나 과학 탐사를 연구할 때도 도움이 된다. -각국의 경쟁적인 달 탐사 목적은 무엇인가. △달에 접근한 몇몇 국가들은 분명히 정치적인 이유로 했다. 달에서 자원을 발견해 개발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할 것이다. 유럽에서 달에 가는 이유는 과학적인 관심을 넘어섰다. 달은 화성 등 태양계를 더 깊이 탐험하는 단계로 달은 더 가까이 있고 접근하기 쉽고 덜 어려운 환경을 가지고 있다. 지구나 지구 궤도가 아닌 환경에서 사는 체험을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달은 다른 행성으로 여행하는 우주선의 연료와 물을 생성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 -언제쯤 화성에 인류가 거주할 수 있다고 보나. △화성에 사는 것은 매우 어렵다. 왕복하는 데만 1년이 걸리고, 착륙도 매우 어려우며 대기에는 유독가스가 있고 극도로 춥다. 사람을 보내는 비용도 아주 비싸 아마 수십년이 걸릴 것이다. 그동안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로봇으로 더 많이 효율적으로 탐험한다. 프랑스는 특히 화성 탐사에 관심이 많다. 미국의 화성 탐사선인 큐리오시티와 인사이트의 임무 수행에 필수적인 도구들을 제공하고 있다. 화성에 가는 최적의 기회는 오는 2020년 7월 미국·유럽·중국·인도, 여기에 아마 아랍에미리트(UAE)에 의해 모두 5개의 우주선을 보낼 때가 될 것이다. CNES는 그중 2개인 나사의 마스2020(Mars 2020)과 ESA의 엑소마스(Exomars)에 동참할 것이다. 중국·인도 혹은 UAE와 함께 달 과학 미션에도 참여할 것이다. 유럽의 수성, 목성, 혜성 또는 소행성 과학 미션에 적극 참여한다. -한국은 특히 발사체에서 후발주자인데 유럽의 평가는. △한국의 우주 성과는 꽤 인상적이다. 정부의 꾸준한 투자 덕분에 30년도 안 돼 많은 분야에서 기술을 습득했다. 지구 관측용 위성, 기상학, 항법, 발사체, 심지어 달 탐사 등에서 자립적으로 돼가고 있다. 수년 내 우주 강국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원과 재능을 갖고 있다. -한국은 우주청이 없어 우주정책이 정치논리에 휘말리는 경향도 있다. 유럽의 우주기구 거버넌스는. △우주기구가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주기구가 우주활동에 할당된 정부의 자원을 모으고 부처들과 기관, 과학 연구실 등의 사이에서 중추역할을 수행해야 중복과 비효율성을 피할 수 있다. 60년 전 프랑스가 우주정책의 중심 주체로 CNES를 설립한 목적이기도 하다. CNES는 우주 정책을 정부에 제안하는 책임이 있고 이를 이행할 수 있는 기술 능력을 갖고 있어 수십 년간 우주 프로그램을 매우 일관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미리보는 서울포럼2019]"우주는 경제외교의 강력한 도구…국가 차원 컨트롤타워 필요"
산업 IT 2019.04.25 17:11:05“우주는 외교, 특히 경제외교의 강력한 도구입니다. 달과 화성 등 우주개발은 과학적 관심을 넘어 정치적·경제적 이유가 있어요. 한국의 우주개발을 위해서는 우주기구(우주청)가 우주정책의 중심 역할을 하고 민간 생태계를 키워야 합니다.” 프랑스의 우주청인 프랑스국립우주센터(CNES)의 베르나르 루치아니(사진) 아시아 총괄은 25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뛰어난 우주 발사체와 위성 기술은 경제외교로 산업과 경제의 이익으로 이어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주기구가 우주정책을 제안하고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중복과 비효율성을 피할 수 있다”며 “CNES도 60여년간 우주 프로그램을 매우 일관되게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발사체 등 산업·경제 이익으로 우주기구가 정책제안 중심돼야 부처 중복·비효율성 피할수 있어 -인류의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우주패권 경쟁이 뜨겁다. 유럽의 우주개발 정책과 비전은. △유럽우주기구(ESA)는 22개 회원국의 발사체, 지구 관측 위성, 통신, 과학, 항해(탐사선·우주비행사·우주작전) 등 모든 우주 활동을 이끈다. 회원국은 각자 우주 프로그램을 수행하는데 프랑스의 경우 자원을 ESA와 자체 프로그램에 반반씩 쓴다. 유럽에는 지구 관측 위성단(코페르니쿠스)과 유럽 항법·위치 확인 시스템(갈릴레오)이라는 두 선도 프로젝트가 있다. 유럽은 우주 선점 경쟁보다 발사체 독자 방식 유지, 우주 과학·기후변화 감시·탐사과학, 우주산업 응용·고용창출에 역점을 둔다. -지난해 말 천리안 2A호도 유럽 발사체(아리안 5호)를 이용했다. 유럽 발사체와 위성 수준은. △소형 발사체인 베가는 1.5톤 우주선을 태양동기궤도(SSO), 중형 발사체인 소유스는 3.2톤을 정지천이궤도(GTO), 4.4톤은 SSO까지 각각 보낼 수 있다. 아리안 5호는 대형 발사체로 10톤을 GTO까지 날릴 수 있다. 베가와 아리안은 유럽이 개발했다. 소유스는 유럽이 발사한 러시아제 발사체이다. 이들 발사체는 세계 발사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프랑스 아리안스페이스를 통해 프랑스령인 기아나(남미) 유럽우주공항에서 발사한다. 2020년 아리안 6호는 GTO로 5.5~11톤, 베가 C는 SSO로 2.2톤 발사가 가능한데 생산비와 이용료가 더 저렴해질 것이다. 유럽은 발사체 재사용 프로젝트와 위성 산업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ESA의 중심 역할을 하는 프랑스의 우주개발 방향과 미래 역점 사업은. △CNES에 매년 24억유로(약 3조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프랑스는 1인당 우주 예산이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이다. 발사체, 과학, 지구 관측, 통신, 국방 분야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ESA에는 프랑스가 가장 많이 기여한다. 기후변화 연구와 감축, 이를 위한 필수도구인 우주 기술과 방법론 혁신, 화성으로 가는 우주탐사에 집중한다. -프랑스 민간기업의 우주산업 참여 현황은. △유럽 전체 우주 인력의 40%가 프랑스에서 일한다. 360개가량의 우주회사에서 1만6,000여명이 연간 약 44억유로(5조6,700억원)의 수입(revenues)을 창출한다. 이 가운데 3분의1이 중소기업이다. 특히 세계 30%를 점유하는 대형 위성 회사인 에어버스&디펜스와 탈레스알레니아스페이스가 프랑스에 대규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아리안그룹(에어버스·사프란)은 유럽 발사체 시장을 이끈다. 최근 우주 스타트업이 위성에서 얻을 수 있는 지구관측과 항법 등 우주 데이터를 지상 데이터와 융합하는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의 우주 민간기업 지원책은. △CNES는 전기추진시스템 등 연간 40여건의 특허를 기술기반 혁신 프로젝트 지원자에게 라이선스를 준다. 실행기관들에 전문지식을 전달하고 잠재적인 우주데이터 이용자와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해 우주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혁신기금을 만들었다. 이 중 코스미캐피털은 프랑스 최초 우주전용펀드인데 기관에서 8,000억~1억유로 조달을 목표한다. 지난 1월 CNES는 프랑스 정부가 제공하는 4억유로 규모의 기술종자투자펀드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펀드는 기술 스타트업, 파괴적인 혁신에 기반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하는 곳에 지원한다. CNES는 우주 회사의 경영을 지원하는 협력단도 이끈다. 佛, 우주투자 벤처캐피탈 등 지원 관련 민간기업 年 5조 수입 올려 CNES는 프로젝트 일관적 추진 -프랑스의 국제 우주 협력은. △CNES는 모든 프로젝트에 국제협력을 한다. 비용 분담과 인재 교류, 개발 주기 단축, 야심찬 계획 도전이 가능하다. 파괴적인 접근법을 장려한다. 우주는 외교, 특히 경제외교의 강력한 도구로 사용돼 세계적으로 프랑스 산업과 경제의 이익으로 이어진다. 물론 초점은 ESA 프로그램과 양자 협력을 하는 유럽 파트너들에게 맞추지만 세계의 모든 항공우주 기관과 협력해 연 40건 가량 협약을 체결한다. -2025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달 궤도 우주정거장(gateway)건설에서 유럽의 역할은. △ESA는 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파트너이다. 연료주입·인프라·통신을 위한 모듈과 국제거주 모듈 등 우주정거장의 일부를 구축하려 한다. ESA는 게이트웨이나 혹은 이후 화성까지 우주비행사들을 보내는 (미국) 오리온 우주선의 서비스 모듈도 제공한다. 프랑스는 ESA 프로그램에 맞춰 임무를 수행한다. 국제 협력은 혁신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우주에서 혼자인가’ 등을 탐구하는 큰 프로젝트에 더 요구되고 지구 관측 위성으로 기후 진화나 과학 탐사를 연구할 때도 도움이 된다. -각국의 경쟁적인 달 탐사 목적은 무엇인가. △달에 접근한 몇몇 국가들은 분명히 정치적인 이유로 했다. 달에서 자원을 발견해 개발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할 것이다. 유럽에서 달에 가는 이유는 과학적인 관심을 넘어섰다. 달은 화성 등 태양계를 더 깊이 탐험하는 단계로 달은 더 가까이 있고 접근하기 쉽고 덜 어려운 환경을 가지고 있다. 지구나 지구 궤도가 아닌 환경에서 사는 체험을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달은 다른 행성으로 여행하는 우주선의 연료와 물을 생성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 -언제쯤 화성에 인류가 거주할 수 있다고 보나. △화성에 사는 것은 매우 어렵다. 왕복하는 데만 1년이 걸리고, 착륙도 매우 어려우며 대기에는 유독가스가 있고 극도로 춥다. 사람을 보내는 비용도 아주 비싸 아마 수십년이 걸릴 것이다. 그동안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로봇으로 더 많이 효율적으로 탐험한다. 프랑스는 특히 화성 탐사에 관심이 많다. 미국의 화성 탐사선인 큐리오시티와 인사이트의 임무 수행에 필수적인 도구들을 제공하고 있다. 화성에 가는 최적의 기회는 오는 2020년 7월 미국·유럽·중국·인도, 여기에 아마 아랍에미리트(UAE)에 의해 모두 5개의 우주선을 보낼 때가 될 것이다. CNES는 그중 2개인 나사의 마스2020(Mars 2020)과 ESA의 엑소마스(Exomars)에 동참할 것이다. 중국·인도 혹은 UAE와 함께 달 과학 미션에도 참여할 것이다. 유럽의 수성, 목성, 혜성 또는 소행성 과학 미션에 적극 참여한다. -한국은 특히 발사체에서 후발주자인데 유럽의 평가는. △한국의 우주 성과는 꽤 인상적이다. 정부의 꾸준한 투자 덕분에 30년도 안 돼 많은 분야에서 기술을 습득했다. 지구 관측용 위성, 기상학, 항법, 발사체, 심지어 달 탐사 등에서 자립적으로 돼가고 있다. 수년 내 우주 강국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원과 재능을 갖고 있다. -한국은 우주청이 없어 우주정책이 정치논리에 휘말리는 경향도 있다. 유럽의 우주기구 거버넌스는. △우주기구가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주기구가 우주활동에 할당된 정부의 자원을 모으고 부처들과 기관, 과학 연구실 등의 사이에서 중추역할을 수행해야 중복과 비효율성을 피할 수 있다. 60년 전 프랑스가 우주정책의 중심 주체로 CNES를 설립한 목적이기도 하다. CNES는 우주 정책을 정부에 제안하는 책임이 있고 이를 이행할 수 있는 기술 능력을 갖고 있어 수십 년간 우주 프로그램을 매우 일관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佛, 민간에 기술 이전…우주 스타트업 육성 “프랑스 아리안스페이스는 세계 우주발사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죠. 360여개의 우주회사에 1만6,000여명이 종사하며 연간 44억유로(5조6,700억원)가량 수입(revenues)을 창출해요. 이 가운데 3분의1이 중소기업입니다.” 프랑스국립우주센터(CNES)의 베르나르 루치아니(사진) 아시아총괄은 25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60여년 전 창설된 CNES는 일관되게 우주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민간에 대한 기술이전이나 금융투자 등을 통해 우주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산업이 산업 전후방의 연계 효과는 물론 앞으로도 희귀자원 채취, 관광·에너지 산업 등 경제 파급효과, 국가안보와 국제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우주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는 얘기다. 루치아니 총괄은 올해 인류의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오는 5월1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미래는 우주다’를 주제로 개최되는 ‘서경 우주포럼’에서 ‘유럽 우주정책과 민간 우주개발’이라는 제목의 기조강연을 한다. 그는 CNES와 유럽의 우주개발 정책과 방향을 소개하며 한국에 시사점을 준다. 이 포럼은 5월14~16일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주제로 한 ‘서울포럼 2019’의 일환으로 개최된다. 루치아니 총괄은 “최근 지구관측이나 항법 등 우주 데이터를 지상의 데이터와 융합하는 우주 스타트업이 많이 성장하고 있다”며 “프랑스는 CNES를 통해 기업에 전기추진 시스템 등 특허기술을 이전해왔고 우주기업을 위한 기금과 펀드를 조성했다”고 소개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미리보는 서울포럼2019]베르나르 루치아니는…소유스 발사 서비스 마케팅 담당 베르나르 루치아니(57) 프랑스국립우주센터(CNES) 아시아 총괄은 1988년 CNES에 입사해 1991~1995년 주미프랑스대사관에 과학기술 담당관으로 일했다. 1995년 귀국해 1997년에 국제관계부 부소장이 됐다. 1998~2002년 프랑스와 러시아가 합작한 발사체 회사인 스타셈에서 사업개발 책임자로 소유스 발사 서비스 마케팅을 담당했고 CNES 대표의 자문역을 수행했다. 2002~2006년 주싱가포르프랑스대사관에서 협력문화업무부 자문관을 하다 귀국해 2017년까지 CNES 보안국장으로 일했다. 그는 본지가 다음달 15일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미래는 우주다’를 주제로 여는 ‘서경 우주포럼’에서 ‘유럽의 우주정책과 민간 우주개발’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한국의 우주개발과 우주 산업화’,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국제 우주협력과 민간 생태계 조성’에 대해 발표한다. 달 탐사, 게이트웨이, 우주쓰레기 처리 등 국제 우주 프로젝트도 분석한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의 사회로 류장수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장 등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진다. 그는 한국과 프랑스의 우주협력과 관련, “양국은 강력한 파트너십이 있다. CNES는 항우연과 (서경 우주포럼 직후인) 오는 5월17일 한국에서 제3차 한불 우주포럼을 공동주관한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시 CNES·항우연·기상청 등이 기후변화 공동대처를 위한 협정을 맺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항우연에 한국형발사체(누리호)의 품질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전문지식을 제공하고 위성항법시스템 개발에도 협력하고 있다”며 “프랑스 우주사들은 위성 제작과 발사 서비스 등에서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과학은 인내의 산물"…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
산업 IT 2019.04.23 17:53:53기초과학과 응용·개발과학이 고루 발달한 독일. 막스플랑크협회 소속 80여개 연구소의 탄탄한 기초과학 연구가 바탕에 있다. 막스플랑크협회는 지난 1948년 출범 이후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가 18명이며 그 전신인 카이저빌헬름재단 시절까지 합하면 33명에 달한다. 막스플랑크협회는 한국에도 포스텍과 함께 막스플랑크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한스 볼프강 슈피스(사진) 막스플랑크폴리머연구소 명예소장은 23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독창적 연구를 통해 돌파구를 열 만한 연구자를 뽑으면 믿고 맡긴다”고 설명했다. 각 기관의 특성에 맞게 연구자를 선발하면 자율성을 보장하고 당장은 성과가 미흡해도 열심히 하면 기다려주는 게 독일 연구개발(R&D) 문화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막스플랑크를 비롯해 프라운호퍼연구소·라이프니츠연구소·헬름홀츠연구소를 독일의 대표적 연구기관으로 꼽은 그는 “임무가 중복되는 면이 있지만 모두 대학과 성공적으로 협력해 윈윈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본지가 5월14~16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주제로 개최하는 ‘서울포럼 2019’에서 막스플랑크협회와 연구소의 연구환경과 시사점을 발표한다. 그는 “막스 플랑크가 ‘지식이 응용에 앞서야 한다’고 말했던 것처럼 이번 주제가 잘 맞는다”고 반색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he is… △1968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대 박사 △1968~1978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막스플랑크의학연구소, 마인츠대 전임 연구원 △1978~1984년 마인츠대, 뮌스터대, 베이루스대 교수 △1984년 막스플랑크폴리머연구소 초대 연구소장 [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 “연구자 뽑으면 믿고 맡겨…과학은 인내 산물” 한스 볼프강 슈피스 獨 막스플랑크硏 명예소장 인터뷰 “한국의 과학 발전을 위해서는 ‘과학은 인내가 필요하고 (혁신적) 돌파구(Breakthroughs)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과학계가) 영향력이 큰 저널에 실리는 논문 숫자와 특허에 너무 많이 중점을 두고 있어요.” 한국 과학기술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한스 볼프강 슈피스(사진) 독일 막스플랑크폴리머연구소 명예소장은 23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사실 저는 기초과학에서 잘 훈련받은 사람들, 특히 박사 과정 학생들이 산업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최상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화학중합체 분야에서 인용이 많이 이뤄지는 논문을 대거 펴냈을 뿐만 아니라 단백질과 핵산의 구조해석에서 표준이 된 펄스전자상자기공명(EPR) 분광기를 개발해 기술이전하기도 했다. 우선 그는 지난 1991년 폴리머 과학자들과 함께 방한했을 때 경험한 한국 과학의 발전과 헌신 속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 예로 당시 미국에서 활동하던 과학자들을 고국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노력과 포항(포스코와 포스텍)과 같은 산학 협력을 거론했다. 그는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안식년을 한국 박사과정 학생과 산업체 소속 과학자와 함께 보내곤 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막스플랑크를 벤치마킹해 2011년 기초과학연구소(IBS)를 창립한 것에 대해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중요한 단계를 밟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높은 수준의 국제 협력이 중요하며 선두 그룹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공공 기금을 지원받는 기초과학 연구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1984년 막스플랑크폴리머연구소의 초대 소장을 지낸 그는 한국의 논문·특허 위주 연구에 대해 “세계적 현상”이라고 전제한 뒤 “많은 과학자들은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이에 상응하는 진술이 국제 평가단 보고서에 포함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논문 숫자와 특허보다) 다음 세대 과학자들을 성공적으로 훈련시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다시 말해 대학 이공계부터 시작해 석·박사 과정 학생, 포닥(박사후연구원)을 잘 키워야 연구개발(R&D) 생태계가 건강하고 풍성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국의 과학발전을 위한 개선 방안을 묻자 그는 “프로그램을 너무 자주 변경하지 말라”며 “과학은 인내가 필요하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그는 이어 “돌파구는 일반적으로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 사례로 최근 천체물리학계의 성과인 중력파 탐지와 최초의 블랙홀 이미지 생성을 들었다. 두 연구 모두 막스플랑크연구소가 국제 협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돌파구는 하룻밤새 이뤄지지 않아 논문 위주 연구 인정 못받는 추세 프로그램 잦은 변경보다 긴호흡을 막스 플랑크, 공공지원에 자율성 獨선 기초·산업 등 연구 균형 초점 그는 막스플라크협회 소속 연구자들이 대거 노벨상을 수상한 것과 관련, “노벨상을 받는 데 매우 중요한 측면은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던 혁신적 돌파구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막스플랑크협회는 지식의 최전선에서 혁신적이고 학제 간 고위험 연구를 발전시킨다”고 비결을 소개했다. 학과 간 칸막이를 뛰어넘어 융복합 연구를 통해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에 뛰어든다는 얘기다. 막스플랑크협회 소속 연구소들은 연방정부와 16개 주정부로부터 80% 이상 연구비를 지원받되 자율성이 보장된다. 독창적 연구를 통해 돌파구를 열 만한 뛰어난 연구자를 철저히 검증해 뽑으면 믿고 일일이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저도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선발돼 엄청난 혜택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막스플랑크협회는 대부분 공공 자금으로 지원된다. 이것은 독립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만든다”며 “연구소들은 일부 산업계를 포함해 독일연구협회(DFG)나 유럽연구회(ERC) 등의 기관에서 지원받는 프로젝트를 매우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DFG의 경우 막스플랑크연구소장들은 조정이 이뤄진 프로그램에만 신청할 수 있는데 이는 관련된 영역에서 국내외 협력을 장려하고 대학의 과학적 잠재력에 집중해 협력과 구조적 혁신을 촉진한다는 것. 그는 “이것은 막스플랑크연구소와 대학 간 연구협력을 키우게 된다”며 “독일 대학에서 자금 지원을 받는 우수 클러스터 중 절반가량은 막스플랑크연구소와 협력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독일 주요 연구소의 역할 분담에 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흔히 막스플랑크는 기초연구, 프라운호퍼연구소는 산업화 연구에 치중한다고 알려져 있는 것과 관련, 그는 “동의하지 않는다. 독일은 다양한 연구에 부응하기 위해 대학 이외 공공기금을 지원받는 균형 잡힌 연구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시 말해 기초과학에 중점을 둔 막스플랑크연구소, 지식 중심과 응용이 이뤄지는 기초 연구를 하고 과학 인프라 유지와 연구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니츠연구소, 응용 중심 연구조직인 프라운호퍼연구소, 사회의 주요 과제를 해결하는 대규모 장비를 제공하는 헬름홀츠연구소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연구가 단순히 기초와 응용으로 나눠질 수 없어 각각의 연구소의 임무는 분명히 중복된다”며 “네 연구소 모두 대학과 성공적으로 협력해 윈윈 상황을 만들어낸다. 그 시스템은 사회를 위한 성공적인 R&D의 복잡한 속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막스플랑크의 조직운영과 연구윤리 확립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막스플랑크협회는 최근 박사과정 학생, 스태프 과학자, 기술자들로부터 연구소의 근무 환경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도입했다”며 “조직 내 고위층은 물론 각 연구소에 옴부즈맨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장은 종신직이지만 연구소장은 7년마다 임기를 갱신받아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연구원에 철저한 연구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과 별개로 연구소장의 자질에 관해 국제 전문가 그룹과 기금지원 기관이 엄격하게 관리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한스 볼프강 슈피스는…일반 폴리머 기계적 특성 개선에 기여
산업 IT 2019.04.23 16:50:24한스 볼프강 슈피스 막스플랑크폴리머연구소 명예소장의 연구 분야는 자기공명기법을 이용한 새로운 유기물질의 구조와 역학을 특징짓는 것이다. 2차원과 고차원 핵자기공명(NMR) 기법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화학산업의 폴리에틸렌과 같은 일반 폴리머의 기계적 특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이 나온다. 그의 연구에 있어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나노미터(10억분의1m) 크기로 거리를 선택적으로 결정하는 펄스전자상자기공명(EPR) 분광기 개발이다. 이 기술은 단백질과 핵산의 구조 해석에 있어 표준 기술이 됐는데 이 제품을 생산하는 독일 회사는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그는 지난 1968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대에서 박사를 받은 뒤 1968~1978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막스플랑크의학연구소, 마인츠대 전임연구원으로 일했다. 1978년부터는 마인츠대·뮌스터대·바이로이트대에서 잇따라 교수로 재직했다. 1984년 새로 창설된 막스플랑크폴리머 초대 연구소장으로 취임해 2012년 퇴직했다. 퇴직을 전후해 2011~2013년 국제자기공명학회(ISMAR) 회장을 지냈고 2013~2017년에는 막스플랑크협회와 중국 과학원의 ‘탐사라운드테이블콘퍼런스(ERTC) 회장을 맡았다. 2013년부터 바이츠만연구소 국제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그는 통찰력 있는 여러 권의 책을 공저로 출간했으며 650편이 넘는 과학논문을 펴냈다. 현재 H-인덱스 86으로 피논문 인용횟수가 300회가 넘는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논문·특허 숫자에 집착하면 韓과학 발전 못해"
산업 IT 2019.04.23 16:49:30“한국의 과학 발전을 위해서는 ‘과학은 인내가 필요하고 (혁신적) 돌파구(Breakthroughs)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과학계가) 영향력이 큰 저널에 실리는 논문 숫자와 특허에 너무 많이 중점을 두고 있어요.” 한국 과학기술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한스 볼프강 슈피스(사진) 독일 막스플랑크폴리머연구소 명예소장은 23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사실 저는 기초과학에서 잘 훈련받은 사람들, 특히 박사 과정 학생들이 산업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최상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화학중합체 분야에서 인용이 많이 이뤄지는 논문을 대거 펴냈을 뿐만 아니라 단백질과 핵산의 구조해석에서 표준이 된 펄스전자상자기공명(EPR) 분광기를 개발해 기술이전하기도 했다. 우선 그는 지난 1991년 폴리머 과학자들과 함께 방한했을 때 경험한 한국 과학의 발전과 헌신 속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 예로 당시 미국에서 활동하던 과학자들을 고국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노력과 포항(포스코와 포스텍)과 같은 산학 협력을 거론했다. 그는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안식년을 한국 박사과정 학생과 산업체 소속 과학자와 함께 보내곤 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막스플랑크를 벤치마킹해 2011년 기초과학연구소(IBS)를 창립한 것에 대해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중요한 단계를 밟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늘날 높은 수준의 국제 협력이 중요하며 선두 그룹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공공 기금을 지원받는 기초과학 연구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1984년 막스플랑크폴리머연구소의 초대 소장을 지낸 그는 한국의 논문·특허 위주 연구에 대해 “세계적 현상”이라고 전제한 뒤 “많은 과학자들은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이에 상응하는 진술이 국제 평가단 보고서에 포함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논문 숫자와 특허보다) 다음 세대 과학자들을 성공적으로 훈련시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다시 말해 대학 이공계부터 시작해 석·박사 과정 학생, 포닥(박사후연구원)을 잘 키워야 연구개발(R&D) 생태계가 건강하고 풍성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국의 과학발전을 위한 개선 방안을 묻자 그는 “프로그램을 너무 자주 변경하지 말라”며 “과학은 인내가 필요하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그는 이어 “돌파구는 일반적으로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 사례로 최근 천체물리학계의 성과인 중력파 탐지와 최초의 블랙홀 이미지 생성을 들었다. 두 연구 모두 막스플랑크연구소가 국제 협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돌파구는 하룻밤새 이뤄지지 않아 논문 위주 연구 인정 못받는 추세 프로그램 잦은 변경보다 긴호흡을 막스 플랑크, 공공지원에 자율성 獨선 기초·산업 등 연구 균형 초점 그는 막스플라크협회 소속 연구자들이 대거 노벨상을 수상한 것과 관련, “노벨상을 받는 데 매우 중요한 측면은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던 혁신적 돌파구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막스플랑크협회는 지식의 최전선에서 혁신적이고 학제 간 고위험 연구를 발전시킨다”고 비결을 소개했다. 학과 간 칸막이를 뛰어넘어 융복합 연구를 통해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에 뛰어든다는 얘기다. 막스플랑크협회 소속 연구소들은 연방정부와 16개 주정부로부터 80% 이상 연구비를 지원받되 자율성이 보장된다. 기본철학이 독창적 연구를 통해 돌파구를 열 만한 뛰어난 연구자를 철저히 검증해 뽑으면 믿고 일일이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저도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선발돼 엄청난 혜택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막스플랑크협회는 대부분 공공 자금으로 지원된다. 이것은 독립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만든다”며 “연구소들은 일부 산업계를 포함해 독일연구협회(DFG)나 유럽연구회(ERC) 등의 기관에서 지원받는 프로젝트를 매우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DFG의 경우 막스플랑크연구소장들은 조정이 이뤄진 프로그램에만 신청할 수 있는데 이는 관련된 영역에서 국내외 협력을 장려하고 대학의 과학적 잠재력에 집중해 협력과 구조적 혁신을 촉진한다는 것. 그는 “이것은 막스플랑크연구소와 대학 간 연구협력을 키우게 된다”며 “독일 대학에서 자금 지원을 받는 우수 클러스터 중 절반가량은 막스플랑크연구소와 협력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독일 주요 연구소의 역할 분담에 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흔히 막스플랑크는 기초연구, 프라운호퍼연구소는 산업화 연구에 치중한다고 알려져 있는 것과 관련, 그는 “동의하지 않는다. 독일은 다양한 연구에 부응하기 위해 대학 이외 공공기금을 지원받는 균형 잡힌 연구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시 말해 기초과학에 중점을 둔 막스플랑크연구소, 지식 중심과 응용이 이뤄지는 기초 연구를 하고 과학 인프라 유지와 연구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니츠연구소, 응용 중심 연구조직인 프라운호퍼연구소, 사회의 주요 과제를 해결하는 대규모 장비를 제공하는 헬름홀츠연구소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연구가 단순히 기초와 응용으로 나눠질 수 없어 각각의 연구소의 임무는 분명히 중복된다”며 “네 연구소 모두 대학과 성공적으로 협력해 윈윈 상황을 만들어낸다. 그 시스템은 사회를 위한 성공적인 R&D의 복잡한 속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막스플랑크의 조직운영과 연구윤리 확립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막스플랑크협회는 최근 박사과정 학생, 스태프 과학자, 기술자들로부터 연구소의 근무 환경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도입했다”며 “조직 내 고위층은 물론 각 연구소에 옴부즈맨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장은 종신직이지만 연구소장은 7년마다 임기를 갱신받아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연구원에 철저한 연구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과 별개로 연구소장의 자질에 관해 국제 전문가 그룹과 기금지원 기관이 엄격하게 관리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로버트 H 싱어는…살아있는 세포서 'RNA 단일분자' 관찰법 개발
산업 IT 2019.04.22 17:11:48로버트 H 싱어(사진)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HHMI) 자넬리아 리서치캠퍼스 시니어펠로(선임연구원) 겸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교수는 살아 있는 세포에서 단일 mRNA(messenger RNA) 분자를 관찰할 수 있는 영상 도구를 개발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해왔다. 이를 통해 유전자 발현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관한 통찰력을 제공해왔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오벌린대에서 물리화학 학사, 브랜다이스대에서 발달생물학 박사를 받은 뒤 메사추세츠공대(MIT)와 이스라엘의 바이츠만연구소에서 분자생물학 포닥(박사후연구원)을 했다.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해부학과 구조생물학과 교수, 공동학장, 도미닉P퍼푸라대 신경과학과 교수, 세포생물학과 교수, 통합영상센터의 공동소장, 그루스리퍼생물광학센터의 공동소장을 두루 역임했다. 자넬리아 캠퍼스와 아인슈타인대 양쪽에 연구소를 두고 있는 그는 살아 있는 세포와 동물에서 RNA의 단일 분자를 연구할 수 있는 빠르고 민감한 현미경 관찰법을 개발하고 RNA의 수명주기 전반을 추적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 기법은 암 전이와 지적 장애 과정에서 RNA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형태가 그대로 보존된 세포에서 RNA를 검출하기 위해 개발한 원위치 하이브리드화 기술을 이용해 mRNA가 세포 내의 특정한 위치에 국소화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발견했다. 싱어 교수 연구팀은 다양한 이미징 기술과 RNA 리포터 개발을 통해 RNA 수송과 국소화에 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는 12건의 파급효과가 적지 않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과학진흥협회 회원이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 로버트H 싱어 교수 “HHMI, 노벨상 29명 배출은 자율성의 힘” ‘HHMI 연구환경과 시사점’ 발표 미국 워싱턴DC에서 가까운 버지니아주 애슈번에 있는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HHMI)의 자넬리아 리서치캠퍼스. 바이오생명과학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과학자들이 한 건물당 50여명씩 신경과학이나 연구장비 개발 등 새로운 도전적 분야의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 캠퍼스는 지난 65년여간 2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HHMI의 바이오생명과학 연구개발(R&D) 심장부에 해당한다. 로버트 H 싱어(사진) HHMI 자넬리아 리서치캠퍼스 시니어펠로(선임연구원) 겸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교수는 22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연구원들은 캠퍼스 내 주택과 음식 서비스가 제공돼 다른 것에 신경을 최대한 덜 쓰게 만드는 환경에서 원한다면 1주일 24시간 내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지가 5월14~16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주제로 개최하는 ‘서울포럼 2019’에서 HHMI의 연구환경과 시사점을 발표한다. 이번 서울포럼에서는 HHMI,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이 공동으로 세션을 진행해 올해 20조5,000억원에 달하는 정부 R&D 예산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HHMI는 TWA항공 설립자인 고(故) 하워드 휴스가 1953년 무려 148억달러의 기금을 내 만들었다. 현재는 200억달러로 기금이 불었다. 싱어 선임연구원은 “독창적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우수 과학자들을 선발해 후한 연구자금을 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이나 미국과학재단(NSF) 등 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자에 비해 지원도 많고 자율성도 더 보장된다는 얘기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독창적 연구자 지원하고 ‘동료평가’ 통해 검증하라” ■특별강연-로버트 H 싱어 HHMI 선임 연구원 만약 연구자들을 더 자유롭게 하고 제약은 줄인다면 한국에서도 연구개발(R&D) 성과를 더 많이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로버트 H 싱어(사진) 미국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HHMI) 자넬리아 리서치캠퍼스 시니어펠로(선임연구원) 겸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교수는 22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정부 R&D 예산을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기관, 기업에 쓰고 있는 것은 매우 훌륭한 일”이라며 이같이 조언했다. 한국 과학 質 높지만 제약도 많아 자신의 아이디어 개발 풍토 필요 HHMI 철학, 보고서 아닌 독창성 예산지원·평가땐 동료평가제로 그는 우선 한국과 미국의 R&D 경쟁력과 관련, “한국에서의 과학 훈련이나 과학자의 질은 확실히 미국만큼이나 좋다”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곧바로 “한국 연구풍토에 관해 받은 느낌은 유능하고 잘 훈련된 많은 과학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연구할 수 있는 자유를 갖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싱어 선임연구원은 한국 출신 포닥(박사후연구원) 등과 연구한 경험이 많아 한국 연구계가 낯설지 않다. 특히 R&D 선정과 평가 과정에서 동료평가제도(peer review system)의 유용성을 들며 한국이 HHMI의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국립보건원(NIH)이나 미국과학재단(NSF)은 예산을 지원하고 평가할 때 동료평가제도에 의해 이뤄지는 연구자 주도 펀딩 방식이 창의성과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며 “한국이 이 모델을 따른다면 유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수의 특출한 과학자를 선발해 집중 지원하며 완벽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HHMI의 연구 기획·선정·평가시스템을 한국 R&D 시스템에 곧바로 대입할 수는 없지만 동료평가와 자율성이라는 화두는 적극적으로 추구할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올해 20조5,000억원의 정부 R&D 예산을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대학·기업에 지원하며 개별 연구 과제만 6만개를 훌쩍 넘는다. HHMI의 철학은 프로젝트가 아닌 독창적 아이디어를 가진 연구자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관심을 갖는 연구에서 자유를 주는 것이라고 싱어 선임연구원은 설명한다. 200억달러(22조원)의 기금을 운용하며 대략 350여명의 연구자를 집중 지원한다. 그는 연구자 선발과 관련, “보통 교수나 연구기관 연구원 등 독립적인 연구자가 된 뒤 5~10년 이내 연구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HHMI 연구원으로 뽑힌다”며 “연구자들은 20분간의 대화에서 자신의 아이디어와 접근법을 제시하는 경쟁을 거친다”고 소개했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연봉을 대학에서 받던 것보다 더 많이 받고 연구비도 연간 100만~200만달러(11억~22억원가량)나 받아 연구에 몰두하게 된다. 그도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교수로서 대학에서 연봉을 받지 않는 대신 HHMI에서 교수 연봉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엄청난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그는 “매년 몇 차례 회의에서 연구를 발표할 때 모든 연구자가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며 “5년마다 지원 연장 여부를 검토받는데 기준은 보고서가 아니라 연구의 혁신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HHMI는 돌파구를 열 만한 뛰어난 연구자를 철저히 검증해 뽑은 뒤 믿고 맡기고 일일이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자를 선정할 때 얼마나 도전적이고 창의적으로 연구해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고 선정하면 맘껏 연구할 수 있게 맡긴다는 것이다. 그는 15일 ‘서울포럼 2019’ 개막식에서 카를로 로벨리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 이론물리학센터 교수의 기조강연 뒤 토론을 하고 다음날 ‘기초과학: 연구환경과 정책의 조화’를 주제로 HHMI의 연구문화를 강연한다. 그는 “서울포럼에서 HHMI가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는 모델로 기여하고 있음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美선 정부 넘어 부자들 과학 기부 투명한 R&D 조성, 부정 방지도 미국 부자들의 과학발전을 위한 기부문화도 언급했다. 그는 “HHMI는 하워드 휴스가 준 선물인데 최근에는 윌리엄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가 (500억달러가 넘는) 재산을 세계 보건을 위해 기부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부자들의 기부 문화와도 관련이 있지만 미국 정부가 과학 연구의 모든 측면을 관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측면도 있다는 것. 그러면서 NIH와 NSF의 지출이 현재 연 5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자선기금과 산업계 기금도 비슷한 액수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해 한국 과학계에서 이슈가 된 연구부정에 관해서도 의견을 냈다. 그는 “미국에서 부정을 저지르는 연구자는 극소수이다. 또한 실험실에서 석·박사 학생들과 박사후연구원들이 서로 자신의 연구를 토론하게 함으로써 사기를 방지한다”고 전했다. 특히 연구부정이 발생하면 누구나 자유롭게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보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개방적이고 투명한 R&D 환경이 필수적이고 멘토는 연구 지원과 감독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미국은 HHMI뿐만 아니라 정부 연구비를 지원받은 연구자도 자율성을 부여받되 만약 연구부정을 저지르다 적발되면 교수 자리에서 파면되는 것은 물론 대학으로부터 민형사 소송을 당하게 된다. 관리 위주 연구행정에도 연구부정이 끊이지 않고 처벌도 솜방망이에 그치는 한국 연구계와는 풍토가 다르다. 한편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해부터 중국 학생 연구원 채용이나 공동 연구과제에 제동을 걸고 있으나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제학생들 중 대다수가 중국인이고 그 자질이 우수해 앞으로도 계속 미국에 와서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독창적 연구자 지원하고 '동료평가' 통해 검증하라"
산업 IT 2019.04.22 17:11:44“만약 연구자들을 더 자유롭게 하고 제약은 줄인다면 한국에서도 연구개발(R&D) 성과를 더 많이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로버트 H 싱어(사진) 미국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HHMI) 자넬리아 리서치캠퍼스 시니어펠로(선임연구원) 겸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교수는 22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정부 R&D 예산을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기관, 기업에 쓰고 있는 것은 매우 훌륭한 일”이라며 이같이 조언했다. 한국 과학 質 높지만 제약도 많아 자신의 아이디어 개발 풍토 필요 HHMI 철학, 보고서 아닌 독창성 예산지원·평가땐 동료평가제로 그는 우선 한국과 미국의 R&D 경쟁력과 관련, “한국에서의 과학 훈련이나 과학자의 질은 확실히 미국만큼이나 좋다”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곧바로 “한국 연구풍토에 관해 받은 느낌은 유능하고 잘 훈련된 많은 과학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연구할 수 있는 자유를 갖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싱어 선임연구원은 한국 출신 포닥(박사후연구원) 등과 연구한 경험이 많아 한국 연구계가 낯설지 않다. 특히 R&D 선정과 평가 과정에서 동료평가제도(peer review system)의 유용성을 들며 한국이 HHMI의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국립보건원(NIH)이나 미국과학재단(NSF)은 예산을 지원하고 평가할 때 동료평가제도에 의해 이뤄지는 연구자 주도 펀딩 방식이 창의성과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며 “한국이 이 모델을 따른다면 유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수의 특출한 과학자를 선발해 집중 지원하며 완벽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HHMI의 연구 기획·선정·평가시스템을 한국 R&D 시스템에 곧바로 대입할 수는 없지만 동료평가와 자율성이라는 화두는 적극적으로 추구할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올해 20조5,000억원의 정부 R&D 예산을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대학·기업에 지원하며 개별 연구 과제만 6만개를 훌쩍 넘는다. HHMI의 철학은 프로젝트가 아닌 독창적 아이디어를 가진 연구자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관심을 갖는 연구에서 자유를 주는 것이라고 싱어 선임연구원은 설명한다. 200억달러(22조원)의 기금을 운용하며 대략 350여명의 연구자를 집중 지원한다. 그는 연구자 선발과 관련, “보통 교수나 연구기관 연구원 등 독립적인 연구자가 된 뒤 5~10년 이내 연구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HHMI 연구원으로 뽑힌다”며 “연구자들은 20분간의 대화에서 자신의 아이디어와 접근법을 제시하는 경쟁을 거친다”고 소개했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연봉을 대학에서 받던 것보다 더 많이 받고 연구비도 연간 100만~200만달러(11억~22억원가량)나 받아 연구에 몰두하게 된다. 그도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교수로서 대학에서 연봉을 받지 않는 대신 HHMI에서 교수 연봉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엄청난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그는 “매년 몇 차례 회의에서 연구를 발표할 때 모든 연구자가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며 “5년마다 지원 연장 여부를 검토받는데 기준은 보고서가 아니라 연구의 혁신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HHMI는 돌파구를 열 만한 뛰어난 연구자를 철저히 검증해 뽑은 뒤 믿고 맡기고 일일이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자를 선정할 때 얼마나 도전적이고 창의적으로 연구해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고 선정하면 맘껏 연구할 수 있게 맡긴다는 것이다. 그는 15일 ‘서울포럼 2019’ 개막식에서 카를로 로벨리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 이론물리학센터 교수의 기조강연 뒤 토론을 하고 다음날 ‘기초과학: 연구환경과 정책의 조화’를 주제로 HHMI의 연구문화를 강연한다. 그는 “서울포럼에서 HHMI가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는 모델로 기여하고 있음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美선 정부 넘어 부자들 과학 기부 투명한 R&D 조성, 부정 방지도 미국 부자들의 과학발전을 위한 기부문화도 언급했다. 그는 “HHMI는 하워드 휴스가 준 선물인데 최근에는 윌리엄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가 (500억달러가 넘는) 재산을 세계 보건을 위해 기부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부자들의 기부 문화와도 관련이 있지만 미국 정부가 과학 연구의 모든 측면을 관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측면도 있다는 것. 그러면서 NIH와 NSF의 지출이 현재 연 5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자선기금과 산업계 기금도 비슷한 액수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해 한국 과학계에서 이슈가 된 연구부정에 관해서도 의견을 냈다. 그는 “미국에서 부정을 저지르는 연구자는 극소수이다. 또한 실험실에서 석·박사 학생들과 박사후연구원들이 서로 자신의 연구를 토론하게 함으로써 사기를 방지한다”고 전했다. 특히 연구부정이 발생하면 누구나 자유롭게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보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개방적이고 투명한 R&D 환경이 필수적이고 멘토는 연구 지원과 감독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미국은 HHMI뿐만 아니라 정부 연구비를 지원받은 연구자도 자율성을 부여받되 만약 연구부정을 저지르다 적발되면 교수 자리에서 파면되는 것은 물론 대학으로부터 민형사 소송을 당하게 된다. 관리 위주 연구행정에도 연구부정이 끊이지 않고 처벌도 솜방망이에 그치는 한국 연구계와는 풍토가 다르다. 한편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해부터 중국 학생 연구원 채용이나 공동 연구과제에 제동을 걸고 있으나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제학생들 중 대다수가 중국인이고 그 자질이 우수해 앞으로도 계속 미국에 와서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 로버트H 싱어 교수 “HHMI, 노벨상 29명 배출은 자율성의 힘” HHMI 연구환경과 시사점 발표 미국 워싱턴DC에서 가까운 버지니아주 애슈번에 있는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HHMI)의 자넬리아 리서치캠퍼스. 바이오생명과학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과학자들이 한 건물당 50여명씩 신경과학이나 연구장비 개발 등 새로운 도전적 분야의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 캠퍼스는 지난 65년여간 2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HHMI의 바이오생명과학 연구개발(R&D) 심장부에 해당한다. 로버트 H 싱어(사진) HHMI 자넬리아 리서치캠퍼스 시니어펠로(선임연구원) 겸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교수는 22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연구원들은 캠퍼스 내 주택과 음식 서비스가 제공돼 다른 것에 신경을 최대한 덜 쓰게 만드는 환경에서 원한다면 1주일 24시간 내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지가 5월14~16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주제로 개최하는 ‘서울포럼 2019’에서 HHMI의 연구환경과 시사점을 발표한다. 이번 서울포럼에서는 HHMI,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이 공동으로 세션을 진행해 올해 20조5,000억원에 달하는 정부 R&D 예산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HHMI는 TWA항공 설립자인 고(故) 하워드 휴스가 1953년 무려 148억달러의 기금을 내 만들었다. 현재는 200억달러로 기금이 불었다. 싱어 선임연구원은 “독창적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우수 과학자들을 선발해 후한 연구자금을 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이나 미국과학재단(NSF) 등 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자에 비해 지원도 많고 자율성도 더 보장된다는 얘기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로버트 H 싱어는…살아있는 세포서 ‘RNA 단일분자’ 관찰법 개발 癌 전이과정 규명 기여 로버트 H 싱어(사진)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HHMI) 자넬리아 리서치캠퍼스 시니어펠로(선임연구원) 겸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교수는 살아 있는 세포에서 단일 mRNA(messenger RNA) 분자를 관찰할 수 있는 영상 도구를 개발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해왔다. 이를 통해 유전자 발현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관한 통찰력을 제공해왔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오벌린대에서 물리화학 학사, 브랜다이스대에서 발달생물학 박사를 받은 뒤 메사추세츠공대(MIT)와 이스라엘의 바이츠만연구소에서 분자생물학 포닥(박사후연구원)을 했다.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해부학과 구조생물학과 교수, 공동학장, 도미닉P퍼푸라대 신경과학과 교수, 세포생물학과 교수, 통합영상센터의 공동소장, 그루스리퍼생물광학센터의 공동소장을 두루 역임했다. 자넬리아 캠퍼스와 아인슈타인대 양쪽에 연구소를 두고 있는 그는 살아 있는 세포와 동물에서 RNA의 단일 분자를 연구할 수 있는 빠르고 민감한 현미경 관찰법을 개발하고 RNA의 수명주기 전반을 추적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 기법은 암 전이와 지적 장애 과정에서 RNA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형태가 그대로 보존된 세포에서 RNA를 검출하기 위해 개발한 원위치 하이브리드화 기술을 이용해 mRNA가 세포 내의 특정한 위치에 국소화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발견했다. 싱어 교수 연구팀은 다양한 이미징 기술과 RNA 리포터 개발을 통해 RNA 수송과 국소화에 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는 12건의 파급효과가 적지 않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과학진흥협회 회원이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 특별강연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과학적 창조의 뿌리는 논리 보다 상상"
산업 산업일반 2019.04.21 17:50:41“흔히 ‘과학적 사고’의 핵심은 ‘논리’라고 생각하지만 그 뿌리는 사실 그리 체계적(systematic)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객관화한 논리보다 ‘상상’에 맡겨지는 경우가 많죠.” 과학적 발견(Discovering)에 이르는 원동력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 맹목적으로 몰두하는 ‘실험실 연구’가 아닌 상상력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말이다. 상식을 깨는 도발적인 주장을 내놓은 주인공은 과학과 예술을 아우르는 ‘융합형 과학자’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시간주립대 생리학과 교수다. 그는 오는 5월14일부터 사흘간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주제로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릴 ‘서울포럼 2019’의 특별강연을 맡는다. 창조 교과서로 불리는 스테디셀러 ‘생각의 탄생’의 저자인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21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상상을 통해 검증 가능한 가설들이 세워지면 논리는 그때 비로소 활용되는 것”이라며 “우선은 옳건 그르건 자신이 품고 있던 선 개념, 익숙한 유형을 깨부수며 마음껏 상상하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상상이 공짜는 아니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내 전문 분야’에 국한되지 않은 다채로운 경험이 상상의 원천이자 놀라운 발견에 이르는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위대한 발견에 이른 과학자들은 분야를 넘나들고, 전에 없던 방법으로 학문 간 결합·활용을 시도한다”며 “이번 서울포럼 2019에서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두 학문을 결합해 창조적 생각에 이르는 특이한(idiosyncratic) 생각 훈련법을 소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앞서 ‘생각의 탄생’에서 과학적 발견의 시작인 상상을 어떻게 실재화하고 세상을 바꾸는 결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열세 가지 생각 탐구법을 소개한 바 있다. 이 책은 과학자뿐 아니라 다수의 유명인사가 ‘인생의 책’으로 꼽는 명저이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미리보는 서울포럼 2019] "놀라운 발견 하고 싶나요? 실험실서 나와 예술과 만나세요"
산업 산업일반 2019.04.21 17:42:16# 어린 시절부터 늘 그의 주변에는 크레파스, 색연필, 수채화물감이 가득했다. 머릿속에 무언가 영감이 떠오르면 언제든 흰 도화지에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학창시절은 음악과 함께했다. 교내 댄스 동아리에 들어가 몸으로 감정을 한껏 표현하는가 하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도 활동하며 시간을 보냈다. 틈나는 시간에는 빵 굽는 법부터 갖가지 요리 체험도 즐겼다. 문득 안 배운 것을 찾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유년시절부터 다채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을 조금씩 완성했다.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시간주립대 생리학과 교수의 스테디셀러 ‘생각의 탄생(Spark of genius)’은 그의 경험에서 태어났다. ‘나는 듣고 잊는다. 나는 보고 기억한다. 나는 행하고 이해한다’는 중국의 격언을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생각이 탄생하고 어떻게 창의성이 발현되는지를 가장 잘 요약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융합형 과학자’로 꼽히는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역사를 바꾼 과학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상상해 위대한 발견에 이르렀는지 분석한 ‘디스커버링(Discovering·과학자의 생각법)’과 생각의 도구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생각의 탄생’ 등의 대표작으로 우리에게 친근하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오는 5월14일부터 사흘간 열릴 서울포럼 2019에서 첫날 토론과 마지막 날 특별강연을 맡는다. 특히 그는 이튿날인 15일 과학 영재들과 함께하는 유스포럼에서 이 놀라운 발견(Discovering)이 가능하게 만드는 예술과 과학의 연계성에 대해 학생들과 토론할 예정이다. 그는 서울포럼 2019의 주제인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그의 생각 도구로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복합적인 것들이 많아 명확히 규정하기 어렵고 여러 관점이 한데 뒤섞여 잘못된 정보도 넘쳐난다”며 “(이처럼 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도대체 내 호기심을 어디에 투영시켜야 문제 해결에 효과적일지 제대로 알고 스스로 던진 질문에 유용한 답을 내놓을 수 있는 필수 지식을 갖추는 것은 더없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서울경제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익숙한 사물을 새로운 시각에서 본다는 측면에서 예술과 과학의 본질은 같다”며 “유년시절 다방면의 예술적 활동과 경험은 상상력의 근간이자 훗날 과학자의 삶을 걷는 데 상당한 밑천이 됐다”고 말했다. 소위 내 (전문) 분야에 가두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쌓았기에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 역시 다채로웠고 모순·변칙(anomalies) 현상을 알아보는 눈도 생겼다는 말이다. 그는 “독창적인 과학자는 여러 학문의 통합과 ‘전체적 사고’를 선호했다”고 강조했다. 루트번스타인 교수의 주장은 이미 앞선 여러 과학자가 증명해 보였다. 우리가 아는 유명과학자의 대부분은 특히 예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는 음악에,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프랑스의 화학자 루이 파스퇴르는 그림에 뛰어난 소질을 보였다. ‘페니실린’을 발견한 영국의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은 미생물을 활용해 예술 작품을 만든 최초 과학자이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노벨상 수상자 등 놀라운 발견에 이른 최고 과학자들의 취미활동을 조사해보면 미술과 음악, 무용, 소설, 시 창작 등 여러 창조적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한 분야에 정통한 맹목적인 집중 훈련식의 인재양성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를 비롯해 그보다 먼저 길을 걸은 유수의 과학자들 절대다수는 실험실에서 끙끙 앓기보다 예술과 호흡하며 놀라운 발견에 이르렀다. 그러나 우리 기초과학의 현실은 실험실에 갇혀버렸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해답이 아닌 ‘질문’을 찾는 게 진짜 과학”이라며 “아인슈타인이 “(세상을 구할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문제가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데 55분을 쓰고 해결책을 찾는 데 단 5분만 쓰겠다고 말한 것이 쉬운 예”라고 말했다. 맹목적인 답을 쫓기보다 통찰력이 깃든 질문과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말로 이해된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질문을 만드는 방법을 간접경험이 아닌 직접경험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위대한 과학자들은 물건을 만들며 문자 그대로 다양한 물질을 ‘느꼈다(feel)’”며 “추리를 거치지 않고 우선은 대상을 몸소 직접 파악하는 ‘직관’을 허용하는 기회가 많아지면 질문에 힘이 생기고 놀라운 발견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역작 ‘생각의 탄생’에서 몸으로 (느끼며) 생각하기·관찰하기·상상하기 등 과학자들이 쓰는 열 세 가지 ‘ 생각의 도구’를 구체화했다. 이번 강연에서도 그는 새 발견에 이를 수 있는 특이한(idiosyncratic) 생각 훈련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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