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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찰스 리 "정부 지원보다 더 중요한건 연구결과의 사업화"
산업 IT 2019.05.14 15:52:15“과학 분야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 결과를 어떻게 사업화할지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는 무조건 특허만 많이 따거나 정부 지원을 많이 받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서울포럼 2019’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 포럼이 열리는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본지와 만난 찰스 리 잭슨랩유전체의학연구소장은 “대학 교수들과 만나면 항상 정부의 자금지원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정부는 여러 분야를 지원해야 하므로 연구자 입장에서는 늘 자금부족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리 소장은 16일 세션2에서 ‘사업화 없는 연구개발(R&D)은 허상이다’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리 소장은 지난 2004년 인간유전체가 ‘단위반복변이’로 인해 4~5%나 다르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석학이다. 이전까지는 0.1%만 다르다는 가정이 대세였다. 유전자 변이에 관해 높은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한국인 최초로 톰슨로이터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리 소장은 기초과학 연구보다 의대나 로스쿨로의 쏠림현상이 심한 한국의 현실에 대해 “한국에는 머리가 좋은 인재들이 많지만 과학자의 삶은 매우 고되므로 진짜 자신이 하고 싶은 사람만 과학계에 입문하라고 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2018년부터 인간유전체 분야의 유엔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인간유전체기구(HUGO·휴고)’ 의장을 맡은 그는 “국제적인 유전체 조직인 휴고가 가진 네트워크를 한국 연구진과 계속 넓혀나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는 포부도 밝혔다. “나의 최종목표는 계속해서 학생들에게 영감을 주는 일”이라면서 “한국 과학계에는 정말로 뛰어난 인재들이 많으므로 노벨상을 받을 날이 머지않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홍용·김민정기자 prodigy@@sedaily.com -
[서울포럼 개막] 로벨리 "과학 핵심은 속도 아닌 방향"
사회 사회일반 2019.05.14 15:38:48“물리학은 멍청한 문제를 푸는 지루한 학문이 아닙니다. 물리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찬찬히 이해하고 해독하는 일종의 환상적인 모험입니다.” 기초과학을 여행에 비유하는 낭만적인 학자 카를로 로벨리 엑스마르세유대 이론물리학센터 교수가 서울포럼 참석을 위해 15일 입국한다. 세계 최초로 루프양자중력이론을 발표해 블랙홀의 본질을 규명한 우주론의 대가인 로벨리 교수는 이번 행사에서 자신의 전공과 관련해 국내 학자들과 만나는 것은 물론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제2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로벨리 교수는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물리학의 어려운 주제를 다뤄왔다. 초기작인 ‘모든 순간의 물리학’부터 가장 최근에 발표한 ‘시간의 순서’까지 그가 상상하는 독자는 물리학을 전혀 모르는 일반 사람들이다.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로벨리 교수는 “주부였던 할머니에게 설명하듯이 글을 써왔다”며 “떨어지는 공의 속도를 계산하는 물리학 교과서는 쓰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서울포럼에서 로벨리 교수가 가장 기대하는 것도 한국의 일반 청중과의 만남이다. 그는 본지와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 “기초과학의 마법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 미스터리에 대해 서울포럼 참석자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연구업적이 학자들 사이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로벨리 교수는 미국 외교전문 매체인 포린폴리시가 올해 선정한 ‘세계의 사상가 100인’에 이름을 올리는 등 학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로벨리 교수는 이번 포럼에서 대중적 이해가 바탕이 돼야 국가의 기초과학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할 예정이다. 그는 “시간의 본질과 관련된 연구에 대해 이야기한 다음 미래를 이끌어갈 이들을 위한 최고의 교육 시스템에 관해서도 토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벨리 교수가 먼저 강조한 것은 기초과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느린 과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억지로 과학을 접하고 배우도록 독촉할 필요가 없다”며 “느리게, 시간을 낭비해가면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벨리 교수 자신도 과학연구에 있어 속도보다 방향을 중시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는 세계적 석학으로는 드물게 한 곳에 정착해 특정 연구에 집중하지 않고 이탈리아 볼로냐대에서 파도바대로, 영국 임피리얼칼리지와 미국 예일대·시러큐스대·피츠버그대,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까지 수많은 스승과 학풍을 거쳐왔다. 그 결과 박사 학위도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받았고 세계적인 관심을 끈 첫 저서 ‘모든 순간의 물리학’이 나오기까지 연구성과에 비해 큰 인정을 받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로벨리 교수는 “직장을 잡기보다 내 호기심을 따라다니며 연구했다”며 “이탈리아 트렌토에서 연구할 때는 차에서 잠을 자고 학교에서 샤워를 하는 생활을 몇 달 동안 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러한 과정을 거쳐 내놓은 결과가 바로 루프양자중력이론이다. 1988년 로벨리 교수가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세계 최초로 주장한 루프양자중력이론은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 등 상충되는 물리학 이론들의 통합을 모색하는 연구성과로, 이전까지 양자중력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이론으로 여겨졌던 초끈이론을 넘어 현대 물리학에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여러 학문을 아우르는 ‘넓은 과학’이 필요하다는 점도 로벨리 교수가 강조하는 것이다. 그는 “자연과학·역사·문학·철학을 아우르는 넓은 스펙트럼의 과학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과 같이 입시를 위해 인문계와 자연계를 나눠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은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는 “세상을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으로 나누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라며 자신이 모든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대중 과학서를 쓸 수 있었던 것도 문학을 사랑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현대 물리학 트렌드와 기초과학 발전에 대한 로벨리 교수의 해법은 14일부터 사흘간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Basic Science:Platform for the Innovative Growth in Korea)’을 주제로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19’의 개막 기조강연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카를로 로벨리 엑스마르세유대 교수 약력 △1956년 이탈리아 베로나 출생 △1981년 볼로냐대 물리학 석박사 △1986년 파도바대 물리학 박사 △1988년 루프양자중력 개념 수립 △1999년 엑스마르세유대·피츠버그대 교수 △2010년 엑스마르세유대 이론물리학센터 양자중력연구소장 △2019년 포린폴리시 ‘세계의 사상가 100인’ 선정 -
서울포럼 온 루트번스타인 "과학, 해답 아닌 질문 탐구”
사회 피플 2019.05.14 13:47:50‘서울포럼 2019’에 참석하기 위해 14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사진) 미시간대 생리학과 교수는 장시간 비행에도 지친 기색 없이 15일부터 시작될 포럼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포럼이 열리는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다양한 행사에 토론자와 강연자로 참석해 한국의 전문가들은 물론 과학 꿈나무들과 지식을 나누고 생각을 교류한다. 특히 15일 과학 영재들과 함께하는 유스포럼에서는 ‘놀라운 발견(Discovering)’을 가능하게 만드는 예술과 과학의 연계성에 대해 학생들과 자유로운 토론의 시간을 가진다. 그는 앞서 본지와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두 학문을 결합해 창조적 생각에 이르는 ‘특이한(idiosyncratic) 생각 훈련법’을 소개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해답이 아닌 ‘질문’을 찾는 게 진짜 과학”이라며 질문을 만드는 방법을 간접경험이 아닌 직접경험에서 찾을 것을 제안한다. 베스트셀러 ‘생각의 탄생(Spark of genius)’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자신의 저서들을 통해 “과학적 사고의 핵심은 논리라고 생각하지만 그 뿌리는 사실 그리 체계적(systematic)이지 않다”고 지적해왔다. 논리보다는 오히려 ‘상상’을 통해 위대한 과학적 발견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험실에 갇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기보다 때로는 예술가처럼 자유롭게 상상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조언이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노벨상 수상자 등 놀라운 발견에 이른 최고 과학자들의 취미활동을 조사해보면 미술과 음악, 무용, 소설·시 창작 등 여러 창조적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도 어렸을 적에 그림과 춤·음악에 빠져 지냈다. 이처럼 과학에 예술을 접목해야 한다고 주장한 그는 오늘날 몇 안되는 ‘융합형 과학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이러한 그의 메시지는 포럼 참가자들의 과학적 상상력의 지평을 넓히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놀라운 발견’을 위해서는 자기만의 전문 분야에 국한돼서는 안 되며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서도 “한 분야에 정통한 맹목적인 집중 훈련식 양성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
[서울포럼]한국은 필기 잘하는 학생이 학점 높아..창의적 교육시스템 재설계"
산업 산업일반 2019.05.13 19:46:2315일 개막하는 ‘서울포럼 2019’ 연사로 등장하는 과학 리더들은 기초연구 및 기초과학의 생태계, 그중에서도 특히 교육 분야의 혁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현재와 같은 암기식 교육 중심의 중등교육·고등교육 구조에서는 과학영재가 있어도 세계적인 과학자로 육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암기를 잘하는 인재를 키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적 교육 시스템으로의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정진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총괄부원장은 “(수업시간에) 필기를 잘한 학생들이 학점이 높은 대학의 현실은 심각한 문제”라며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시험기술자’가 성공하는 구조로 필기만 잘하는 학생에게서 창의적 연구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당장 한국이 노벨상 수상을 목표로 한다면 토론 등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교육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교육 시스템에서 사실상 수학·과학영재들을 위한 교육이 전무한 현실도 지적됐다. 염 부의장은 “과학고·특수목적고·영재고에서도 과학영재를 제대로 기를 수 없는 구조”라며 “KAIST·포항공대조차 선진적인 대학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국내 학생 1인당 투자가 미국 대비 5분의1밖에 되지 않는 상황인데다 젊은 연구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연구소 등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구 비례적으로 보면 한국보다 미국이나 중국에 과학영재가 더 많을 것”이라며 “한국에 과학영재가 많은 것도 아닌데 교육 시스템까지 젊은 사람들을 제대로 키워주기에 열악하다”고 언급했다. 전문 과학자 육성 못지않게 아마추어 과학문화의 대중화가 꽃피어야 과학강국이 될 수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안성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엘리트 과학자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학을 보편화·대중화해 각자의 분야에서 과학지식을 활용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 같은 기반이 갖춰졌을 때 노벨상 수상자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양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은 한국의 부족한 기초연구 역량의 배경과 관련해 “연구비 지원과 운영에 대해 젊은 연구자들이 가질 수 있는 결정권이 우리나라에서는 적다”고 분석했다. 또 “연구를 하기 위한 사람 수도 산업체가 가장 많은 반면 대학이 가장 적다”며 인재육성과 연구의 질적 향상을 위한 토대가 미흡함을 지적했다. 과학 분야에 대한 재정분배 정책을 개혁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 국내 과학계에서는 기득권을 가진 소수의 엘리트 교수들에게 정책적 지원이 편중돼 있다는 것이다. 반면 아래로 내려갈수록 지원은 더 열악해진다는 진단도 곁들여졌다. 염 부의장은 그런 차원에서 “대학원생, 젊은 연구자들, 포닥들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초과학과 기초연구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과학인 스스로도 보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목표를 갖고 정진해야 한다는 제언들이 이어졌다. 한국 과학자들은 선도적 연구보다 해외 연구를 유행처럼 추종하는 경향이 짙어 기초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을 배출할 강국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 총장은 “인공지능(AI)의 경우 응용수학이 바탕이 돼야 하는데 미국 등 서양 과학자들은 이미 1980년대부터 응용수학의 중요성을 깨닫고 컴퓨터공학과 밀접하게 연계하기 시작했다”며 “그 결과가 ‘알파고 쇼크’인데 한국은 (응용수학 등의 연구를 등한시하다) 이제야 뒤늦게 AI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이들을 비롯한 주요 연사들은 이번 서울포럼에서 한국 과학의 발전방향과 혁신을 위한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 워커힐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14일 사전부대행사인 신남방포럼에 이어 15일 개막한다. /민병권·김지영기자 newsroom@@sedaily.com -
[서울포럼] 'K방산 거점' 거듭나는 인도·동남아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19.05.13 17:52:17지난해 10월 비호 복합무기(비호복합)를 생산하는 한화디펜스가 인도 정부의 복합 대공방어체계 사업에서 단독으로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공방어체계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러시아 업체 두 곳을 따돌리고 얻은 성과였다. 비호복합에는 한화디펜스의 대공포 ‘비호’에 LIG넥스원의 지대공미사일 ‘신궁’이 장착돼 있다. 만일 계약이 체결된다면 우리나라는 3조원 규모의 비호복합을 제공하게 된다. 지난 2017년에는 인도에 K-9 자주포를 수출하기도 했다. 인도를 포함한 신남방 국가들이 ‘K 방산’의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동남아 지역의 국방력 강화 수요에 발맞춰 무기를 공급하고 있고 신남방 지역 정부들과 한국 정부 사이의 동반자 관계 역시 강화되고 있다. 신남방 지역과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인연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화디펜스는 보병장갑차 K200을 말레이시아에 수출했다. 한국 기업이 대규모로 무기를 수출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신남방 지역으로의 방산 수출이 본격화된 것은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 특히 훈련·전투기가 활기를 띠었다. 2011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인도네시아에 T-50 12대와 TA-50 4대 등 고등훈련기 16대를 4,000억원대에 제공한 게 물꼬를 텄다. 이후 T-50을 기반으로 만든 경공격기 FA-50 12대가 필리핀에 수출됐다. 말레이시아도 올해 초 KAI에 제안서를 보내며 FA-50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잠수함은 인도네시아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1,400톤급 잠수함 3척을 10억8,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에 납품하기로 했고 지난달에는 해군 209급 장보고함(1,200톤급)을 개량한 1,400톤급 잠수함 3척을 수주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가 인도네시아 방산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9%까지 상승하며 러시아·네덜란드·미국에 이어 4위로 올라섰다. 신남방 국가와 우리나라 방산 업계 사이에서 이뤄지는 ‘공조’의 밑바탕에는 ‘윈윈’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 방산업체 입장에서는 줄어드는 내수 수요를 극복하려면 수출밖에 돌파구가 없다. 신남방 국가들도 미중의 패권 다툼이 강해지면서 지정학적으로 국방력을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필리핀의 방산시장 규모는 각각 5조원, 4조원, 2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한국과 신남방 국가 정부 간 공조도 공고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 인도에 이어 지난 4월 인도네시아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기로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월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
[서울포럼] 印·아세안, 세계인구 30%·평균 30세…투자에 목마른 젊고 거대한 '기회의 땅'
산업 기업 2019.05.13 17:51:06신남방 지역은 미국과 일본·중국·러시아 등 인근 4개국에 편중됐던 한국 경제·외교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함과 동시에 성장동력이 식어가는 한국 경제의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진다. 전 세계 인구의 30%에 가까운 20억명의 인구가 살고 있으며 평균연령이 30세에 불과해 향후 가파른 소비 증가가 기대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이 지역의 소비 증가율은 연간 15%에 달하며 국내총생산(GDP)도 5조달러로 한국(2017년 기준 1조5,302억달러)의 세 배가 넘는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경우 국내 기업들은 지난 1990년대 이래 가능성만 보고 한발 앞서 진출, 현지에서 갖은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 기반을 만들어놓았다. 이 지역이 단순히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생산기지에서 이제는 GDP만 2조7,658억달러에 이르는 어엿한 소비시장으로 성장했다. 한국의 대아세안 수출액은 지난해 1,663억달러로 전 세계 모든 지역 중 가장 많다. 전체 교역액이 2,441억달러로 중국(2,670억달러) 다음가는 교역 상대국이다. 수출은 연간 10%씩 성장해 오는 2020년에는 2,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해외직접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문화적으로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가 보다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이에 발맞춰 정부도 최근 신남방정책의 추진을 선언하고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를 만들며 이 지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남방경제실장은 “신남방 지역은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본 축적 미흡 및 금융발전 낙후로 외국 기업의 직접투자(FDI)에 우호적”이라며 “미중 양국에 대한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미중 갈등의 직접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가 이 지역에서 해법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복덕규 KOTRA 경제통상협력본부 경제협력실 신남방팀장도 “아세안 지역은 국내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국내 상품에 대한 소비시장으로 넘어온 대표적인 곳”이라며 “소비시장이 성장할 때 확실한 한국 브랜드를 심어야 하는데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나라나 관심을 가질 만한 커다란 잠재력을 가진 시장인 만큼 이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자세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최원기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과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진출한 데다 자본의 양에 있어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상생과 번영이라는 우리만의 가치에 기반해 그간 진출해온 국가들과 다른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이어 “신남방포럼이 기업에는 신남방 국가의 정책을 주도하는 관료들을 만나 그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하는 기회가, 일반에게는 신남방 지역 대한 현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조윤희기자 sarok@@sedaily.com -
[서울포럼] "韓과 4차산업혁명 협력 준비할 것…적극 투자해달라"
경제 · 금융 정책 2019.05.13 17:51:01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시장이자 생산기지였던 중국 경제가 고성장의 마침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잘나가던 시절 막대한 규모의 차입을 단행했던 중국 기업들은 부채 상환이라는 시한폭탄을 머리에 이고 있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최악의 대외환경에 수출은 위기에 봉착했다. 여파는 중국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중국에 중간재를 납품하는 한국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논란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필요성도 높아졌다. ‘넥스트 차이나’로 ‘신(新)남방’이 등장한 이유다. ‘서울포럼 2019’ 개막 하루 전인 14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신남방포럼에서는 이 같은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 간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언들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와 KOTRA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한·아세안 교역의 60%를 담당하는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의 투자 분야 고위 관료들도 한자리에 모여 대(對)한국 세일즈를 펼친다. 13일 인천공항에는 신남방포럼의 투자정책설명회에 참여하는 아세안 관료들의 입국이 이어졌다. 이들은 신남방포럼에서 한국 기업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자국의 투자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만난 하릴야리 야콥 말레이시아 투자개발청 대표는 지난해 61년 만의 사상 첫 정권 교체를 이룬 말레이시아가 외국인 투자 유치에서 시장 친화적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릴야리 대표는 “말레이시아의 외국인 투자 정책은 정권이 바뀌어도 변화가 없다는 점을 한국 투자자들에게 분명히 알리고 싶다”며 “말레이시아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양한 무역정책을 통해 한국 기업인들의 투자를 도울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하릴야리 대표는 말레이시아의 경우 다민족 국가로 일반 국민들이 영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보다 한국 기업에 유리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말레이시아는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한국은 물론 해외 바이어들이 투자하기 좋다”며 “쿠알라룸푸르가 아시아 중심에 위치해 있다는 점도 주목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 민족뿐 아니라 중국·인도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사는 다민족 국가”라며 “다민족·다종교라는 점에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한국 투자자들이 왔을 때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주목받는 인사는 응우옌바끄엉 베트남투자청 부청장이다. 베트남은 한-아세안 교역의 40%가량을 차지하며 이미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끄엉 부청장은 하릴야리 대표와 함께 투자정책 설명회 연사로 나선다. 이날 오후 입국한 끄엉 부청장은 “베트남은 개방 경제를 굉장히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경제 발전도 잘 되고 있다”며 “아세안이 통합되는 추세인데 이 가운데서 베트남이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베트남은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국이 되며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성공적인 아세안 정상회의를 개최하기 위해서 최적의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며 “그곳에서 아세안 국가들이 모여 경제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회의를 열 텐데 그때 한국 투자자들이 이곳에 참여해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베트남의 위상 등에 대해서도 더 알아가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한국과 일반 제조업을 뛰어넘어 4차 산업혁명을 공동으로 준비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앞서 끄엉 부청장은 “베트남은 국제 경제에 진입하는 단계로 베트남 투자 유치를 위해 다양한 환경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며 “그간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유치가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첨단기술, 외국인 기업과 베트남 기업이 결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KOTRA 등 한국 측 주요 인사들도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대한 의지를 설명하며 화답한다. 김용래 산업부 통상담당 차관보는 신남방정책에 대한 설명과 한국과 신남방 국가의 경제협력 필요성에 대해 역설할 예정이며 김이재 한국동남아연구소 연구위원장은 문화 교류의 중요성을 설명할 예정이다. 투자정책 설명회에 이어서는 오찬과 함께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된다. 설명회에서 궁금했던 이야기는 물론 한국 기업인과 동남아 현지 고위 관료를 이어주는 교류의 장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해외 바이어-국내 기업 간 1대1 상담회에서는 한국 유아용품의 동남아 수출을 위한 무대가 마련된다. /박형윤·인천공항=이경운·변수연기자 manis@@sedaily.com -
서울포럼 개막…'유전체 석학' 찰스리 등 속속 입국
산업 IT 2019.05.13 17:35:32올해 10주년을 맞은 본지 주최 ‘서울포럼’을 앞두고 연단에 오를 주요 과학계 리더들이 대한민국의 무너진 기초과학 인재육성 생태계에 큰 우려를 표명했다. 중등·교육기관부터 연구기관·산업체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토대가 없어 영재가 있어도 석학으로 클 수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4·5면 14일 사전부대행사 ‘신남방포럼’에 이어 15~16일 본격 개최되는 ‘서울포럼 2019’ 행사의 주요 연사·패널들은 13일 본지와 진행한 사전 인터뷰에서 이같이 지적하며 과학계·산업계 모두의 혁신 필요성을 역설했다.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기초과학 분야에서 우리의 실력이 부족해 축적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한국이 노벨과학상을 받으려면 20~30년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에도 수학·자연과학 등 기초분야의 영재들이 있지만 세계적 석학으로 크는 경우가 드문 현실에 대해 “교육 시스템으로 젊은 과학자들을 제대로 키워야 하는데 이 부분이 열악하다”고 진단했다. 신남방 포럼 참석자들은 자국의 시장 친화 정책을 내세우며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요청했다. 이날 입국한 하릴야리 야콥 말레이시아 투자개발청 대표는 “말레이시아의 외국인 투자 정책은 정권이 바뀌어도 변화가 없다”며 “다양한 무역정책을 통해 한국 기업인들의 투자를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입국한 응우옌바끄엉 베트남투자청 부청장도 “베트남은 아세안 중심에 있어 위치 접근성이 좋다. 개방 경제를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투자 이점”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민병권·김지영기자 newsroom@@sedaily.com -
[막오른 서울포럼 2019]"위대한 과학자는 분야 넘나들어... 학문간 결합해야 혁신 가능"
산업 IT 2019.05.13 17:35:1514일부터 사흘간 ‘다시 기초과학이다: 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이라는 주제로 서울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개최되는 ‘서울포럼 2019’에서는 미래 산업의 근간인 기초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들의 명쾌한 강연이 이어진다. 지난 반세기 동안 중후장대 산업에서 기술 경쟁력을 쌓아왔지만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 부족으로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새로운 먹거리를 개척하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꿰뚫는 혜안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문은 제2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고 있는 카를로 로벨리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 이론물리학센터 교수가 연다. 15일 개막 기조연설에 나서는 로벨리 교수는 기초과학이 왜 4차 산업혁명으로 가기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는지 설명할 계획이다. 1988년 세계 최초로 루프양자중력이론을 발표하며 블랙홀의 본질을 규명한 그는 “과학은 혁명이 일어나는 모든 곳의 이야기”라며 “이번 기조강연을 통해 시간의 본질과 관련된 연구에 대해 이야기한 후 다음 미래를 이끌어갈 최고의 교육 시스템은 무엇인지에 관해서도 토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6일 펼쳐지는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시간주립대 교수의 특별강연도 이번 포럼의 백미로 꼽힌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호기심과 상상력이 가득한 사회를 위한 교육·문화·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기초과학 발전에 연결하는 방법을 설명할 예정이다. 그는 “위대한 발견에 이른 과학자들은 분야를 넘나들고 전에 없던 방법으로 학문 간 결합·활용을 시도한다”며 “혁신이란 서로 다른 분야에서 발생한 문제점과 기술, 과정, 그리고 지식 등이 결합해 탄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스테디셀러인 ‘생각의 탄생’에서 과학적 발견의 시작인 상상을 어떻게 실재화하고 세상을 바꾸는 결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열세 가지 생각 탐구법을 소개한 바 있다. 이어 열리는 세션 1·2·3에서는 보다 본질적인 국내 기초과학 시장을 만들기 위한 연구환경의 문제점과 대안이 제시된다. 세션 1에서는 로버트 H 싱어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 선임연구원과 한스 볼프강 슈피스 막스플랑크연구소 명예소장 등 유수 싱크탱크의 관계자들이 글로벌 연구기관의 지원체계를 소개하며 한국의 현실을 진단한다. 세션 강연자로 나설 국양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은 “기초연구에서 산업으로의 응용까지 전개되는 과정에서 기존 학자들이 연구한 모델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만의 성공 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과 박한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도 토론자로 나서 한국 과학계의 현실과 개선점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가 기초과학 분야 중에서도 강점이 있고 주목해야 할 것은 면역항암제 분야”라며 “정부와 산업계가 연구자들과 소통을 강화해 선진국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방향을 신속하게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션 2에는 찰스 리 미국 잭슨랩 유전체의학연구소장과 김우승 한양대 총장이 기초연구가 사업화로 이뤄진 사례 등을 소개하고 이정동 청와대 경제과학특별보좌관과 정진택 고려대 총장이 한국의 연구환경에 맞는 사업화 해법에 대해 토론을 이어간다. 리 소장은 “바이오 산업 연구개발(R&D)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정부 지원금뿐 아니라 민간기업의 자금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강연 때 암뿐 아니라 암을 제외한 질병에서도 가능성이 많은 분야인 정밀 의료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세션 3에서는 ‘칸막이를 허물어라-창의와 소통’이라는 주제로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장과 서은숙 메릴랜드대 교수가 미국 등 기초과학 선진국의 교육 시스템을 주제로 강연하고 대중적인 집필활동으로 일반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로벨리 교수, 루트번스타인 교수가 토론자로 나서 과학과 대중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방법을 풀어낼 예정이다. 한편 14일에는 토머스 렘봉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 응우옌바끄엉 베트남투자청 부청장 등이 참여하는 신남방포럼이 개최된다. 포럼에서는 KOTRA와 협업을 통해 신남방 주요국과 신남방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들의 1대1 비즈니스 상담회도 열린다. /박홍용·박효정기자 인천공항=변수연기자 prodigy@@sedaily.com -
[서울포럼2019] 한민구 과기한림원장 "정부 R&D 기획·선정 전문성 높여야"
산업 IT 2019.05.12 17:53:19“정부 연구개발(R&D) 기획·선정 등의 평가과정에서 평가자의 전문성을 대폭 높여야 합니다.” 한민구(71·사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12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상피제를 안 할 수 없으나 탄력적인 운영을 검토하고 평가위원의 수준을 높여 그들에게 더 많은 평가시간과 평가비를 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전자공학 박사인 그는 뉴욕주립대 조교수를 거쳐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를 지낸 뒤 지난 3월 과기한림원장에 취임했다. 그는 연간 6만개가 훌쩍 넘는 정부 R&D 과제 선정과 관련해 평가의 전문성 제고를 거듭 강조했다. 현재는 평가위원에게 보안을 이유로 1주일 전에 통보하고 평가자료도 늦게 주며 평가비도 박한 편이다. 더욱이 과제 제안자나 참여 희망자와 같은 대학이나 기관에 몸담고 있는 평가위원은 평가에서 제외하는 상피제로 인해 평가 풀이 좁아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평가위원을 늘리고 수준을 높이기 위해 예산을 쓰는 게 연구자의 R&D 예산을 줄이는 게 아니다”라며 “논문 편수나 인용지수 등을 따지는 정량평가를 안 할 수 없으나 질적인 평가로 전환하는 과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성평가의 대표적 수단으로 꼽히는 동료평가(peer review)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R&D 기획·선정에서 피어리뷰를 해도 평가자에게 권한을 많이 안 준다. 물론 미국에서도 불만이 나온다”며 만능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결국 평가자에게 예산을 더 많이 투입하고 자율성과 책임성도 부여해 평가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본지 설문조사에서는 정부 R&D 기획·평가 방식이 정량평가에 의존해 연구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담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연구자의 74%(매우 동의 39.2%·동의 35.2%)가 찬성 의사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 원장은 과기특성화대 이외의 대학 이공계 박사과정 학생의 병역특례 감축에 반대하는 한편 기술이전 시 연구자의 몫 확대 등을 위한 세제개편을 강조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
[서울포럼2019] "대학 산학협력단 역할 미흡" 25%
산업 IT 2019.05.12 17:51:58대학과 기업을 이어주는 산학협력은 민간의 연구개발(R&D) 역량이 높아지기 시작한 지난 1990년대부터 가속화됐다. 이를 통해 기업은 부족한 내부 기술 역량을 보완할 수 있었고 대학은 연구자본 확충과 졸업생 취업 문제 해결에 도움을 받았다. 산학협력 시대가 본격화된 지 30년 가까이 됐지만 과학기술인들의 눈높이에는 아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지난 8~10일 국내 석·박사 및 포닥(박사후연구원)급의 공공·민간 연구자 1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학의 산학협력단 역할에 대해 만족한다는 평가는 10명당 약 2명(22.4%)에 그쳤다. 불만족 의견이 25.6%로 만족 의견을 조금 앞질렀다. 응답 비중 약 절반(52%)은 ‘보통’이라고 답했다. 산학협력단의 운영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이 이 같은 설문 결과를 낳았다. 한 응답자는 산학협력단에 대해 “직원들이 자주 바뀌고 인수인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연구 재투자에는 관심이 적고 연구비 파생 간접비 확충에만 관심이 많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연구관리 기능과 산학협력단 기능이 혼재돼 있으며 산학협력·기술이전·사업화 전문인력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불합격점을 줬다. 다른 응답자는 “산단이 연구비 관리의 책임은 지는데 막상 연구자가 일일이 알아봐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창업 위주의 지원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혹은 “신규 연구과제 취득이나 특허 관리 등에는 도움이 되지만 돈을 너무 많이 떼어간다”거나 “행정처리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비판도 있었다. 다만 “연구실 단위에서 처리하기 힘든 부분을 학교의 산학협력단 단위에서 해결해주기 때문에 만족한다”는 등의 의견도 많아 산학협력단이 취지는 계속 살리되 예산과 운영방식의 효율화를 높일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
[서울포럼2019] "中에도 뒤처진 기초과학...응용기술 발전도 발목잡을 것"
산업 IT 2019.05.12 17:51:20대한민국은 한국전쟁의 잿더미를 딛고 일어선 세계적 산업국가다. 전자·석유화학·철강·자동차 분야에서는 선도국이다. 항공 분야에서는 첨단의 국산 세미스텔스 전투기 개발사업(KF-X)이 유승민 의원과 같은 재정전문가와 일부 외산선호주의자들의 극렬한 반대를 극복하고 순항해 오는 2021년 상반기 첫 시제기가 나온다. 응용과학기술 분야의 급성장 덕분이다. 반면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평가는 참담하다. 우리 과학기술인들마저 한국의 수준을 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에조차도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본지가 지난 8~10일 국내 석·박사급 및 포닥(박사후연구원) 과학기술인 1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미국·일본에 비해서는 대체로 60% 미만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많았고 심지어 10~20% 수준으로까지 치부하는 일부 극단적 비관론도 있었다. 중국의 기초과학 부상을 주목하며 한국이 그보다도 미흡하다는 의견들도 나왔다. 우리나라의 기초과학이 미국·중국·일본·유럽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 묻는 설문에 대해 한 응답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기초과학은 그 나라들과 수준을 비교하기 힘들다”며 “기본(기초과학)이 충실하지 않으면 결국 응용기술마저 가속화되기 힘들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기초과학 발전의 필요성을 느끼고 출연연 설립 및 지원이 이뤄지지만 그마저도 미국·중국·일본·유럽의 전폭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에 대비해볼 때 단발성”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한국의 기초과학 수준을 미국 대비 10%, 유럽 대비 30%, 중국과 일본 대비 50%라고 진단하면서 “노벨과학상을 위해서는 기존에 없던 연구를 해야 하는데 우리는 투자를 안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여러 가지 (과학기술 관련) 측정을 실시할 때 일본 소재 연구소의 많은 도움을 받아야 했다”며 일본 대비 기초과학력을 30%로 봤다. 기초과학은 응용·산업 분야 과학기술과 달리 단순히 인적·물적 투입량을 늘린다고 해서 단기간에 수준이 올라가기 어렵다. 어떤 측면에서는 철학에 가까울 정도로 근원적인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연구자가 한 가지 주제에 평생을 몰두해야 겨우 답을 도출할 수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은 연구개발(R&D) 성과의 양적 확대에 치중하다 보니 연구자가 평생 한길만 걷는 연구에 천착하기 쉽지 않다. 우리 기초과학 수준을 미중일 및 유럽 대비 80% 수준으로 비교적 높게 평가한 응답자조차도 “우리나라는 기초학문의 유행을 따르는 경향이 너무 강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기초과학 분야 연구자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도 기초과학 능력 부진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우 식민지 시절이나 지식인이 탄압받던 문화대혁명 등의 시기에 미국·유럽으로 도피했던 과학기술인들이 훗날 귀국해 선진적인 기초과학 역량과 풍토를 중국에 심었지만 한국의 기초과학기술인 중 해외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이들이 많지 않고 그중 실력 있는 인재들은 귀국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우리의 수준을 비교적 높게 쳐준 또 다른 응답자조차도 “중국보다는 아직 (한국의 기초과학 능력이) 우위에 있으나 외국에서 연구에 종사하는 중국인을 고려한다면 이들의 잠재력도 (중국의 기초과학 능력을 높이는 데) 상당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유학 출신 중국 고급인력의 귀국현상을 주목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com -
[서울포럼2019] 과학인 10%만 "출연硏 만족...용역기관 수준 벗어나야"
산업 IT 2019.05.12 17:50:36한국전쟁 후 대한민국 경제가 고도성장을 이루며 ‘한강의 기적’을 이뤘던 기반에는 국가 연구개발(R&D)이 있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이 선봉에 서서 후진적이던 공업기술의 혁신을 뒷받침했다. 국내 민간 분야에서 선진적 산업기술을 따라잡을 자본·인재가 부족했던 개발연대에 출연연은 한국의 과학기술과 산업을 일으킨 주역이었다. 새천년 시대(밀레니얼)에 출연연에 부여된 국가적 임무와 위상은 바뀌었다. 기초·원천연구와 중장기 R&D를 이끄는 견인차로서의 역할이다. 상용·응용기술이나 단기적인 R&D는 민간에 맡기는 대신 보다 본원적이고 도전적인 과학기술 과제를 맡게 된 것이다. 이렇게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출연연들은 얼마나 부합하고 있을까. 본지가 지난 8~10일 석·박사 및 포닥(박사후연구원)급의 국내 공공 및 민간 부문 과학기술자 120명에게 설문을 해보니 현재의 출연연 역할에 대해 만족한다는 의견을 낸 응답자 비율은 10명당 1명 수준에 턱걸이했다. 전반적으로 ‘보통이다’라는 의견이 61.6%로 주류를 이룬 가운데 10명당 약 3명(29.6%)은 불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만족도가 낮은 이유에 대해서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R&D 환경의 부재를 꼽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정부가 시키는 일만 하던 용역기관 수준에서 벗어나야 혁신적이고 선진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갈수록 고령화되고 보수화·권위적이 돼가는 출연연 문화도 이 같은 불만의 요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출연연이 뛰어난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부처의 톱다운식(하향식) 연구용역을 해주는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하고 과감히 우수한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거나 “(정부가) 수시로 바뀌는 정책을 강요해 연구활동을 할 수 없어 비효율화됐다”는 식의 응답이 많았다. 출연연이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지 못하고 사회와 동떨어지고 있음을 경계하는 주문들도 이번 설문에서 눈에 띄었다. 특히 “출연연이 학술적 연구에만 치중해 산업계와의 긴밀한 공조가 부족하다”거나 “산업과 시장을 고려한 R&D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데 (출연연 역할 불만족의) 원인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렇다면 예산 지원 확충을 유인책으로 내세워 출연연의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주문하는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지지 의견이 높았을까. 의외로 찬반 이견이 팽팽했다. 찬성 의견이 26.8%, 반대 의견이 28%였다. 나머지는 보통(44.8%)이라는 의견와 모름 및 무응답(2.4%)이었다. 반대 이유 중에서는 “예산을 더 지원하면 정말 필요한 데 쓰이는지, 투명성이 확보되는지 의문”이라는 식의 지적들이 주목됐다. 찬성 의견 중에서도 “(구조조정이) 약이 될 수도 있지만 특정 기관을 압박하기 위한 제도로 악용될 위험이 있다. 정치적으로 과학을 보지 말고 정권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출연연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독려하더라도 인센티브 예산 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고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
[서울포럼2019] "논문·특허 질적으로 취약" 80%...R&D, 실제 사업으로 연결 안돼
산업 IT 2019.05.12 17:49:59미국 대학은 바이오·생명과학 분야에서 블록버스터급 지식재산권(IP)이 많다. 지난 2015년 프린스턴대가 1억4,200만달러의 기술이전 수입을 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 스탠퍼드대 졸업생이 창업한 기업의 연 매출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갑절이 넘는다. 반면 우리 대학(전문대 포함 418곳)은 2017년에 774억원의 기술이전 수입으로 프린스턴대의 절반에 그쳤다. 기술이전 1위인 서울대가 42억원, 2·3위인 고려대와 성균관대가 각각 37억원과 36억원에 머물렀다. 연구자 보상(417억원)을 제외하고도 대학의 특허 출원·유지·등록 비용에 651억원이 소요돼 실익이 없는 셈이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인용이 많이 되는 임팩트 팩터 높은 논문을 쓰는 것도 의미가 크지만 기술이전이나 사업화, 사회와 소통하도록 장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과학기술 25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기술이전 수입도 지난해 총 957억원에 달했으나 기술이전료를 연구자와 나누고 특허 비용을 빼면 역시 남는 게 없다. 과거 국가 과학기술을 선도하던 출연연은 이제는 민간 부문을 선도하지 못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실정이다. 실제 본지가 14일부터 사흘간 서울시 광진구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19’를 앞두고 대학·출연연·기업의 교수와 연구원 120명을 대상으로 지난 8~10일 실시한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과 국가 R&D 혁신 방안’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반영됐다. 연구자 스스로 논문·특허가 질적으로 취약하고 산업화 성과도 태부족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윤병동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대학에 논문과 특허를 위한 연구가 너무 많고 산업화되는 것은 열에 하나도 안 된다”고 털어놓았다. 다만 연구자 중 일부는 R&D 투입에 좀 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정부는 20조5,000억원의 정부 R&D를 대학·출연연·기업에 투입한다. 우선 ‘정부 R&D 결과 논문과 특허는 많이 나오는데 질적으로 취약하다’는 데 80%의 연구자가 동의했다.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의 한 회원은 “연구자 생애 초기 단계에 양적 확보를 못하면 탈락해 질적 연구를 꾸릴 여유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대학과 출연연의 기술이전료가 해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기업에 지원하는 R&D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된다’는 지적에도 각각 60%와 절반의 연구자가 동의했다. 하지만 연구자의 60%가 ‘R&D 투자에서 축적의 시간이 부족해 성과가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정부가 30년가량 R&D에 본격 투자했는데 축적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과학자들은 “성과가 나오려면 일정 기간이 필요한데 지원도 최대 9년이고 과제 평가도 충분한 여유 없이 이뤄진다”고 호소했다. 물론 일부 연구자는 “축적의 시간이 연구자의 핑곗거리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익명을 원한 한 이공계 교수는 “연구 주제가 선진국의 것을 모방하고 유행에 휩쓸린다. 정년 보장을 위해 질보다 양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고 이후에도 국제 공동연구가 부족해 질을 높이기 어려운 게 대학가의 자화상”이라고 고백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출신인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부 R&D의 기획·심사·평가 수준을 대폭 높이고 성실실패를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페레츠 라비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 총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존 권위에 도전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기초연구와 응용연구의 융합을 통해 국가의 요청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
기초과학투자 현장서는 체감 못한다는데 그 이유가
산업 IT 2019.05.12 17:45:32문재인 정부의 기초연구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나 정작 현장 연구자들은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양 위주인 정부의 연구개발(R&D) 평가 시스템으로 여전히 저질 논문과 특허가 양산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본지가 14~16일 ‘다시 기초과학이다:대한민국 혁신성장 플랫폼’을 주제로 개최하는 ‘서울포럼 2019’를 앞두고 대학과 과기특성화대학, 정부 출연연구기관, 기초과학연구원, 바이오·정보기술(IT) 기업 등의 과학기술인 120명을 대상으로 ‘과학기술 정책과 R&D 혁신 방안’ 설문을 실시한 결과 정부의 기초과학 예산 확대는 ‘잘했다(59%)’고 답했지만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부족하다’는 응답 역시 절반을 넘었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연구자가 주제를 제안하는 자유공모 방식의 기초연구 예산을 정권 초기 1조1,000억원에서 올해 1조7,000억원으로 늘린 데 이어 오는 2022년에는 2조5,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으나 현장에서 체감하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청년·여성 등 소외 연구자에 대한 정부 지원이 늘지 않았다는 응답도 33.6%로 늘었다는 쪽보다 13%포인트 이상 높았다. 정부 과학정책에 대한 평가도 ‘잘했다’가 11%에 그친 반면 ‘못했다’는 40%에 달했다. IBS의 한 연구원은 “우리나라 R&D생태계가 과제평가에서 논문과 특허 등 양적 성과를 요구한다”며 “선진국에 비해 질보다 양에 치중한 연구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연구자 스스로도 ‘연구 논문과 특허가 질적으로 취약하다’ ‘기술 이전이나 창업이 미진하다’는 지적에 각각 80%와 60%가 동의했다. 이는 R&D 평가가 논문과 특허 등 정량평가에 의존하는 것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 이는 정부가 올해 20조5,000억원의 R&D 예산을 쏟아붓고 있으나 R&D 생태계의 선순환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청년·여성 연구자에 대한 전폭적 지원 시스템을 만들고 싶은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아 반성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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