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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관세로 망가져…미국보다 잘하는 것 원치 않아”
국제 정치·사회 2019.06.11 08:42:2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위협을 이어가면서도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CNBC ‘스쿼크박스(Squawk Box)’ 프로그램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중국과의 합의는 관세로 인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현재 자국 기업을 포함해 중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가는 기업들에 의해 완전히 망가지고 있다”며 “그들(기업)은 관세 지불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은 관세를 활용하지 않았지만 여러분이 돼지 저금통이 됐을 때, 또 모든 사람이 우리의 돈을 앗아 가려고 할 때 관세는 아름다운 것”이라면서 관세 예찬론을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에 대해 “예정돼 있다”며 “그렇게 되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만나지 못하면 우리 입장에서 최선의 거래는 6,00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라고 위협했다. 이미 미국은 총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이에 더해 나머지 3,000억 달러 이상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도 기자들에게 “G20에서 시 주석과의 회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며 “25%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또 “우리는 (과거) 중국으로부터 10센트도 받아내지 못했다”면서 “지금은 (관세로) 중국으로부터 많은 돈을 받아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G20에서의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관련해 “미국은 중미 정상이 G20 정상회의에서 회동하기를 희망한다고 여러 차례 공개 발표했다”면서 “구체적인 소식이 있다면 적절한 시기에 발표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시 주석을 “굉장하고 훌륭한 사람”이라며 “시 주석은 매우 강하고 스마트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와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그는 중국을, 나는 미국을 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이 거래제한 조치를 취한 화웨이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는 매우 강력하고 강하다”면서도 “위험하다”며 “화웨이가 미중 무역협상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나는 중국이 잘 하기를 희망하지만 우리(미국)만큼 더 잘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에 대한 강한 견제심리를 드러냈다. CNBC는 이날 진행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인터뷰와 관련해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 상공회의소 수석부회장이 앞서 이날 오전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 관세정책을 비판한 데 대한 직접적인 반응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브릴리언트 수석부회장은 “관세의 무기화, 우리 경제와 농민, 제조업체, 소비자 등에 대한 위협 증가는 우리나라를 해칠 것”이라며 “우리의 무역 파트너들에게도 불확실성을 조성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단지 회원사들이 아닌 미국을 대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의 불법이민 문제 합의와 이에 따른 관세 부과 중단에 대해 “멕시코 의회가 합의를 거부하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또 그는 미국의 항공기 부품·자재 생산기업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UTC) 그룹과 대형 방산업체인 레이시온이 합병을 공식 발표한 것과 관련, 경쟁 저하 가능성을 지적하며 “약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합병으로) 같은 제품만 만들면 그것은 나를 가장 신경 쓰이게 하는 것이 될 것이다”라면서 “나는 경쟁을 원한다. 양사는 훌륭한 회사이고 나는 두 회사를 사랑한다. 우리는 경쟁이 훼손되지 않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
홍콩 100만 시위... 中 "미국이 홍콩을 미중게임의 카드로 사용"
국제 정치·사회 2019.06.10 18:10:58중국의 내정간섭에 항의해 10일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현지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넘어선 시위대를 향해 곤봉을 휘두르며 진압하고 있다. 홍콩시민의 7분의1에 해당하는 103만명이 운집한 이번 시위는 지난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최대 규모다. 중국은 이번 시위와 관련해 “미국이 홍콩을 미중 게임의 카드로 쓰고 있다”며 반발했다. /홍콩=AFP연합뉴스 -
무역전쟁에 홍콩 대규모 시위…내우외환 中 '사상학습' 강화
국제 정치·사회 2019.06.10 17:27:58미·중 무역전쟁에다 홍콩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지자 중국이 연일 ‘시진핑 사상’을 강조하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특히 홍콩의 대규모 시위 사태에 대해 미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내부 동요 차단과 시위 조기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10일 중국 관영 신화망 등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전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학습요강’을 제작, 배포했다. 학습요강은 시 주석의 통치이념을 공산당원들에게 주입하기 위한 것으로 시진핑 사상이 마르크스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장쩌민 주석 3개 대표론, 후진타오 주석의 과학발전론을 계승, 발전시킨 것이며 마르크스주의를 중국화한 최신 성과라고 극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신화통신은 “이번 요강은 시진핑 사상의 기본정신과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제작됐다”며 “각급 당 위원회·조직은 시진핑 사상으로 ‘정신무장’을 하고 실천을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사상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와 홍콩의 대규모 시위까지 겹친 ‘내우외환’을 맞자 체계 결속을 다지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홍콩 시위 확산에 대해 미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조기 진화에도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시위대를 비판하면서 “미국의 홍콩 문제에 대한 간섭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는 분명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이 있다”고 미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환구시보는 이어 “미국이 홍콩을 미·중 게임의 카드로 쓰고 있다”고도 했다. 홍콩 시위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면서 조기 진화에 나선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6일 홍콩 시위의 도화선이 된 ‘범죄인 인도 법안’ 입법화에 대해 “홍콩의 법치를 위협한다”는 우려를 표명했는데 이후 대대적인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범죄자의 중국 본토 송환을 주 내용으로 하는 이 법안이 궁극에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데려가기 위한 악법으로 이용될 것이라는 게 시위대의 주장이다. 첫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10일 새벽에는 일부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입법 강행에 대한 의지를 다시 밝힌데다 홍콩 입법회가 12일 범죄인 인도 법안을 표결을 앞두고 있어 시위가 격화될 수 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美中 무역전쟁]中 '달러당 7위안' 붕괴 용인 움직임…美, 본격 제동거나
국제 경제·마켓 2019.06.10 17:23:24중국 당국이 위안화 환율이 1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는 ‘포치(破七)’를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외환을 투입해 이를 무조건 막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그간 위안화 약세 방치에 불만을 터뜨려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통화가치 절하 움직임에 무언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재차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1,010억달러로 전달보다 61억달러 늘어났다. 5월 외환보유액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전달보다 50억달러가 줄어든 3조900억달러였다. 통신은 “예상과 달리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것은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의 가파른 하락세를 완화하기 위해 단지 가벼운 개입만 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지난 4월 말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6.73위안이던 위안화 환율은 5월 말 현재 6.91위안까지 올라갔다. 5월 한 달 동안 위안화가치가 2.7%나 하락한 셈이다. 그런데도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것은 중국 당국의 환율 방어가 그만큼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위안화 가치하락 허용은 중국 당국자의 인식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은 9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중국 경제가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 발전)’ 속에서 기본적으로 양호한 상태에 있다”고 진단하면서 “향후 위안화 환율이 ‘기본적 안정’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10일 인민은행이 전했다. ‘기본적 안정’이라는 원론적인 수준을 이야기한 것이지만 최근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 추세를 감안하면 환율을 당분간 시장의 흐름에 맡겨두겠다고 시사한 것이라고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이 행장은 7일 공개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의 위안화 환율 방어 ‘레드라인’이 있느냐는 물음에 “특정 수치가 다른 것들보다 중요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위안화 환율에서 약간의 유연성은 중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좋은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지금껏 위안화 가치하락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던 미국은 이날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자국 통화가치를 절하하고 있다”며 “무언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통화절하로 엄청난 이득을 보고 있다”고 지적하며 “반면 우리는 금리를 안 내려 이득을 못 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앞서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9일 후쿠오카에서 이 행장을 만나기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위안화가 달러당 거의 7위안까지 절하됐다”면서 “우리가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회동 이후인 9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들의 통화가 압력을 받고 있다”며 “우리가 관세를 부과하면 사람들이 제조시설을 중국 밖으로 옮겨 중국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그것이 통화가치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위안화 환율이 향후 3개월 이내에 ‘포치’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9일 위안화 환율이 향후 3개월 내 1달러당 7.05위안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넷웨스트마켓츠의 만수르 모히우딘 애널리스트는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G20 정상회의에서 무역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위안선을 돌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위안화 약세 속에 중국의 5월 수출액은 예상을 깨고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10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5월 수출액은 2,138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 늘어났다. 이는 전달(-2.7%)과 시장 예상치(-3.9%)를 모두 웃돈 수준이다. 반면 수입물가가 올라가면서 5월 수입액은 1,721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5% 급감해 이 기간 무역흑자 규모는 416억6,000만달러로 불어났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
美, 부메랑 우려에 '화웨이 제재' 속도조절?
국제 경제·마켓 2019.06.10 17:17:42무역전쟁을 벌이는 미중 양국이 양보 없는 치킨게임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 백악관이 ‘중국 때리기’의 핵심 타깃으로 삼아온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일부 제재 시행을 늦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국장 대행이 지난 4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부통령,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하원의원 9명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 등 중국 통신기업을 제재하는 내용을 담은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 시행 유예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이 전방위적인 화웨이 제재에서 한발 물러나려는 것은 화웨이를 잡으려다 미 정부와 기업까지 피해를 보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이미 적잖은 기반을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하지만 미국의 화웨이 퇴출 의지가 간단하지 않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미 상·하원은 지난해 화웨이와 ZTE 등 중국 통신기업들의 기술 이용과 거래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NDAA를 처리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 연방기관은 물론 연방정부에 물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이나 정부의 보조금 및 대출 등을 이용하는 기업들은 2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화웨이와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 내 제재에 그치지 않고 영국·독일·한국 등 동맹국들에도 화웨이와 거래 금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이 화웨이 제재에 대한 시행시기를 늦춰달라는 언뜻 앞뒤가 다른 요청을 한 것은 자칫 ‘조달 대란’이나 미 기업들의 갑작스런 도산 등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우트 예산국장 대행은 “NDAA 규정이 시행되면 연방정부 납품업체의 숫자가 급감할 수 있다”면서 “화웨이 장비를 많이 사용하는 지방 업체들이 특히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웨이와 기존 거래가 많거나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정부 납품 등을 중단할 수도 있고, 조달 사업 지속을 위해 화웨이와 거래를 끊는 기업도 매출 및 수익 감소로 경영난을 겪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WSJ은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끌어내는 작업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미 상무부도 지난달 20일 민간 기업들과 화웨이 간 거래를 제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기존 네트워크의 보수·점검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위한 목적이면 화웨이 기술을 이용하거나 미국 제품을 화웨이 제품에 쓰는 것을 90일 동안 허용하기로 한 바 있다. 다만 미 정부가 전격적인 화웨이 제재를 시행하면서 부메랑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내린 것이지 당장 중국과 무역협상 등에서 진전을 기대하고 유화적 시그널을 보낸 것은 아니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WSJ은 보우트 대행의 서한이 발송된 후인 8일 “미 상무부의 화웨이와 거래 중단 지침에 따라 페이스북이 화웨이 스마트폰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기본 애플리케이션으로 탑재하는 것을 불허했다”고 전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
[美中 무역전쟁] "G2 갈등 탓 경제위기 온다"...글로벌 재무장관들의 경고
국제 경제·마켓 2019.06.10 17:16:29글로벌 경제 수장들이 미중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1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주 말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나타나면서 침울한 분위기 속에 막을 내렸다.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선언문은 “세계 경제 성장 흐름이 내년까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무역갈등과 지정학적 긴장 심화로 하방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각국의 공동대응을 강조했다. 선언문은 회원국인 미국을 의식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회의장에서는 무역전쟁에 대한 각국 경제 수장들의 토로가 이어졌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G20 모두가 미중 무역전쟁이 경제위기, 경제성장 결핍, 세계 전역의 경제 성장세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논평했으며,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상황의 불안전성 때문에 경제지표가 영향을 받자 기업들이 투자 결정을 연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폐막 이후 성명을 통해 “글로벌 경제의 주된 위협은 무역을 둘러싼 긴장이 원인”이라며 “미중 양국이 서로 수입품에 추가하고 있는 관세를 철폐하고 새롭게 검토하고 있는 관세도 회피하는 등 무역 대립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글로벌 경제 수장들의 우려에도 미국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미중 갈등이 해소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세계 일각에서 나타나는 경기둔화는 결코 무역갈등의 결과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미국-멕시코 관세 협상 타결에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강세
증권 종목·투자전략 2019.06.10 09:17:21미국과 멕시코 간 관세 협약 타결 소식에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등 현대차(005380) 그룹주가 10일 장 초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14분 기준 기아차는 ’전 거래일 대비 3.28% 오른 4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1.36%, 현대차는 1.07%의 상승세를 각각 나타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월요일(10일) 부과 예정이었던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중남미 시장 공략과 대미 수출을 위해 멕시코에 완성차 공장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미국이 멕시코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가격 경쟁력 약화에 따른 실적 악영향이 우려됐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
"안보는 생존과 직결…한미동맹 기초한 '우리만의 원칙' 세워야"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9.06.09 18:05:03미국이 지난 1979년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이래 처음으로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면서 미중관계가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군 확보를 위한 미중의 외교도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면서 거대세력의 대척점에 있는 한국에 대한 압박도 심해지고 있다. 그간 물밑에서 한국 정부에 반화웨이 캠페인 동참을 요구하던 미국은 주한 미국대사를 활용해 공개적으로 한국 기업의 화웨이 거래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질세라 중국 정부도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국내 굴지의 기업에 경제보복까지 시사하며 한국 단속에 나섰다. 서경 펠로(자문단) 및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9일 미중 간 패권경쟁이 경제에서 생존과 직결된 안보 영역으로 확전된 만큼 한미동맹을 기초로 한 우리만의 원칙을 분명히 세울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때 우리 정부가 전략적 모호성을 선택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기 전에 정부가 사안별로 대응전략과 분명한 원칙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달 말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오사카 정상회의를 전후로 한 시기는 한국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부인으로 시 주석의 방한설은 일단락됐지만 외교가에서는 한중정상회담이 머지않은 미래에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전방위 공세에 수세로 일관하던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착을 강화하는 등 대미 기조가 변화된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만나 중국 편에 설 것을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대다수의 전문가는 중국과의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면 좋지만 미중 갈등의 이면에는 해양세력을 대표하는 미국과 대륙세력을 상징하는 중국의 동북아 패권전쟁이 존재하기 때문에 안보동맹인 미국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서경 펠로인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데 안보는 생명과 직결된 문제고 경제는 조금 어려워도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며 “중국이 우리의 안보를 지켜주는 나라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서경 펠로인 남성욱 고려대 교수도 “안보의 기본원칙은 한미동맹이기 때문에 그것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며 “경제적 이득은 ‘국익’이라는 기준을 만들어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중시 원칙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실제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중국이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거래금지 조치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dire consequences)에 직면할 것”이라고 겁박했다고 보도했다. 서경 펠로인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지금 당장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우리 정부의 생존을 위해서는 5G 산업 경쟁력이 있는 삼성 등 국가 기업의 안보요인 비중을 높여 우리 기업을 보호하는 접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동북아에서 미중 패권경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국만의 외교자산을 쌓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화웨이 문제를 넘어서도 사드 배치 문제와 남중국해 항행 문제 등 우리가 입장을 밝혀야 할 미중 이슈가 많다는 지적이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유럽은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에도 다자질서의 가치를 존중한다는 분명한 원칙으로 대응했다”며 “예컨대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양보하지 않는다는 우리만의 외교적 자산을 축적해야 양자택일 상황에 몰리는 최악의 결과를 막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미중 충돌에...글로벌 IB, 세계 성장률 줄하향
경제·금융 정책 2019.06.09 17:46:09세계 주요 투자은행(IB)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9일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성장 전망치를 집계한 주요 9개 IB 가운데 5개 은행이 한 달 새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고 밝혔다. JP모건이 3.4%에서 3.2%로, 소시에테제네랄이 3.5%에서 3.3%로 각각 0.2%포인트 내렸고 바클레이스가 3.6%에서 3.5%로, 씨티가 3.5%에서 3.4%로, UBS가 3.6%에서 3.5%로 0.1%포인트씩 낮췄다. IB뿐 아니라 세계은행(WB)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도 각각 전망치를 2.9%에서 2.6%로, 3.3%에서 3.2%로 조정했다. 이들은 미중 부역문쟁의 재점화를 전망치 하향 배경으로 설명했다. 빅토리아 쿠아쿠아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WB 부사장은 지난 6일 “무역 이슈가 진짜로 해결될 때까지 우리의 하향 조정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로 수출 주도 국가인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내려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2.6%에서 2.4%로 올 4월 낮춘 데 이어 지난달에는 2.2%로 더 내렸다. JP모건도 4월 2.7%에서 2.4%로 내린 데 이어 5월 2.3%로 낮췄다. 이에 한은이 금리 인하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씨티는 “소수의견 등장으로 완화적 통화정책 선회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인하 시점은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는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거나 6월 미국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더 비둘기적 움직임을 보일 경우 한국의 금리 인하 시기는 더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
[Biz이슈&]반도체서 정유·통신까지 수익성 악화...SK, 3대축 흔들린다
산업 기업 2019.06.09 17:43:00SK(034730)그룹의 3대 핵심계열사들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반도체·배터리 등 미래 성장동력뿐 아니라 투자 캐시카우의 역할을 하는 정유·화학, 통신의 수익 전망까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수익구조가 흔들리고 특정 사업 및 특정 계열사 편중이 심한 상황을 감안해 최태원 회장은 ‘딥체인지’를 통한 비즈니스 패러다임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 영업이익의 80%가량을 책임졌던 SK하이닉스(000660)가 최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반도체 경기 악화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20조8,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3조5,000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영업이익이 3조3,000억원이었던 지난 2016년 수준으로 후퇴하는 셈이다. 자율주행차 활성화로 전장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이 또한 수년 뒤의 일이라는 점에서 몇 년간의 ‘수익 보릿고개’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 더 답답한 것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반사이익보다 악영향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메모리 약세장 진입으로 힘든 판에 미국 주도의 반(反)화웨이 전장 확대로 글로벌 수요 감소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의 대(對)화웨이 매출은 약 10% 수준이다. 그룹의 기존 핵심축인 SK이노베이션(096770) 또한 미중 무역분쟁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몇 년간 안정적 수익을 창출했던 정유 부문이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감소 및 셰일오일 채굴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올 2·4분기에 적자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지난달 말 2.8달러를 기록해 손익분기점인 4달러에 못 미치며 그나마 1·4분기 실적의 버팀목을 역할을 했던 래깅효과(원유 도입과 제품 출하 시기 차이에 따른 효과)도 최근 유가 하락으로 되레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선박연료의 황 함량 규제를 강화하는 ‘IMO2020’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신흥국들이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IMO2020에 대한 거부감이 커 관련 규제가 정착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화학 부문도 좋지 않다. 핵심은 국내 화학사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파라자일렌(PX) 시황 악화다. SK는 SK종합화학과 SK인천석유화학을 통해 연간 233만톤가량의 PX를 생산하며 이 중 약 90%를 중국으로 수출한다. 반면 최근 무역분쟁에 따른 중간재 수요 감소로 PX 가격이 지난해 9월의 반토막 수준인 350달러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헝리 등이 PX공장을 가동해 중국 측에서 올해에만도 450만톤가량의 PX를 자체조달할 계획이라 수익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을 위해 글로벌 업체를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지만 독일 바스프나 미국 다우듀폰 등과의 기술력 격차가 여전하다. SK그룹의 새로운 먹거리인 전기차배터리는 수익으로 이어지기에는 갈 길이 멀다. 중국·헝가리·미국 등에 대한 조(兆) 단위 투자로 규모의 경제를 갖추려 하지만 독일 등 유럽 지역에서 자체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데다 최근 일본 도요타가 글로벌 최대 배터리 생산업체인 중국 CATL과 손잡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내후년 전기차배터리 부문에서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지만 최근 LG화학과의 특허소송 분쟁 등 계속되는 돌발변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과 5세대(5G) 이동통신 관련 가입자 유치경쟁 심화로 핵심사업인 이동전화 매출과 가입자당매출(ARPU)이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여기에 수조원이 필요한 5G 통신망 투자 부담까지 감안하면 당분간 수익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해 5G 상용화에 별도 기준 2조1,000억원을 지출했으며 올해는 관련 투자액을 전년 대비 30%가량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5G는 자율주행차나 사물인터넷(IoT) 같은 기업간거래(B2B) 부문에서 막대한 수익이 예상되는데 아직 마땅한 사업모델이 없다. SK텔레콤 측은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ADT캡스 같은 물리적 보안 등을 결합한 토털 서비스 등으로 수익창출을 계획하고 있지만 시장 수요는 걸음마 단계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신규 요금제를 출시할 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등 SK텔레콤을 둘러싼 각종 규제 또한 전망을 어둡게 한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주력사들의 막대한 이익이 지속 가능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최 회장이 사회적 가치 창출 경영이라는 모험적 경영철학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 같다”며 “SK그룹의 딥체인지 경영이 올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양철민·박시진·임진혁기자 chopin@@sedaily.com -
美 "정상회담 안풀리면 바로 추가관세" 압박…굴복 말라던 習는 "트럼프, 내 친구" 강온전략
국제 경제·마켓 2019.06.09 17:36:27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동하기로 한 가운데 양국이 기선제압을 위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정상회담 결렬 시 곧바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며 압박 강도를 높인 반면 중국은 ‘강온 동시 전략’ 구사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연례 국제경제포럼 총회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도 무역전쟁 등으로 양자관계가 더 악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내 친구(friend)”라고도 말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친구’로 부른 적은 있지만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이렇게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이 미국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인 것은 일단 러시아를 단단히 중국 편에 묶어놓았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됐다. 시 주석은 지난 5~7일 사흘간의 러시아 방문에 이어 12~14일 키르기스스탄의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14~16일 타지키스탄의 아시아상호협력신뢰회의에 잇따라 참석하는 등 중앙아시아 방문에도 나선다. 물론 강공도 잊지 않았다. 4~5일 중국 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웨탄(約談)’ 형식으로 불러 미국의 거래제한 압박에 굴복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가 하면 8일에는 핵심기술과 관련한 국가안보 위협을 막기 위해 ‘국가기술안보관리목록’ 제도를 새로 만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국가기술안보관리목록은 희토류 수출통제를 강화하는 것과 관련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미국은 압박 강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9일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과 관련한 진전이 없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중국이 나아가려 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관세의 균형을 다시 맞추기 위해 기꺼이 관세 부과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기업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무역 이슈가 아닌 안보 이슈라고 강조했다. 이날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을 만난 므누신 장관은 트위터에 “우리는 무역 이슈에 관해 솔직한(candid) 논의를 했다”고 썼다. AP통신은 외교적인 대화에서 ‘솔직한’이라는 표현은 어느 정도 이견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성명에서 미국의 압박에 부딪혀 보호무역에 대한 공동대응 내용은 제외됐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
中, 삼성·SK 등 불러 "트럼프 편들지 말라"
국제 경제·마켓 2019.06.09 17:36:0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거래제한 조치를 취하는 등 중국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가운데 이번에는 중국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을 불러 미국에 협조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경고를 받은 기업 가운데는 삼성과 SK하이닉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상무부·공업정보화기술부는 지난 4~5일 주요 IT기업들을 불러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거래금지 조치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dire consequences)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NYT는 “중국이 부른 기업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델, 영국 ARM 등과 함께 한국의 삼성과 SK하이닉스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삼성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말했다. 최근 미국이 우리 정부에 화웨이 거래제한 동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에 중국도 압박에 나서면서 우리 기업들이 미중 대결에서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관련 당국이 비공식적으로 기업을 불러 지시하는 ‘위에탄(約談)’인 듯하다”며 “행정권 남용의 대표적 사례”라고 전했다. 한편 앞서 8일 중국은 핵심기술 보호를 위해 미국과 비슷한 ‘국가기술안보관리 목록’을 만들기로 했다고 공개하며 해외 기업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상황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양자택일 강요에 고민 깊어진 韓기업…“개별기업이 결정할 사안 아니다” 불만 [치킨게임 치닫는 美中 갈등] 中, 삼성·SK 등에 “트럼프 편들지말라”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양국 정부가 기업 줄 세우기에 나서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의 이익과는 무관하게 어느 편에 설 것인지 선택을 강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현실화하고 있다. 9일 외신에 따르면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지난 4~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계자를 불러 중국 기업에 부품 공급을 계속하라고 압박했다. 중국은 외교부 당국자가 최근 한국 기자단에 “미국의 바람에 동참할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따져 잘 판단하라”고 언급한 데 이어 압박의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앞서 미국도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앞세워 ‘반(反)화웨이’ 전선 합류를 촉구했다. 삼성·SK·LG 등 국내 기업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화웨이와 거래하는 이들 기업은 지난달 ‘미국 정부의 거래중단 요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하루가 다르게 상황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의 연간 화웨이 납품액은 106억5,000만달러(약 12조6,000억원)에 달한다. 반도체뿐 아니라 화웨이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삼성전기·LG이노텍 등 부품사의 공급량 감소도 우려된다. 특히 메모리 업체인 SK하이닉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 업계에서는 화웨이에 공급하는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매출을 분기당 약 1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도체에서 화웨이의 비중이 5%에 불과한데다 스마트폰·통신장비 등 화웨이 제재의 반사이익을 일부 누리는 삼성전자에 비해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그렇다고 양사가 미국의 보복을 감당하기도 어렵다. 삼성전자의 5대 고객사에는 화웨이와 함께 애플·AT&T·버라이즌 등 미국 기업도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신의 보도에 대해 “공식 입장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말부터 하락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올 하반기 D램 가격이 25% 이상 추락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토요일인 1일 사장단 회의를 열고 비상경영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는 ‘기업이 결정할 문제’라며 손을 놓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개별 기업이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불만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의 ‘사드 보복’ 후유증이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미중 갈등의 피해를 국내 기업이 감당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
中企 미국 특허 분쟁 181% 증가..."PCT 활용 여건 조성을"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9.06.09 17:35:58지난 4월16일 특허관리금융회사(NPE) 유니록(Uniloc)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텍사스 지방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갤럭시 S10 등에 포함된 ‘안드로이드 빔 송수신 기능’과 ‘무선 네트워크 통신 기능’이 특허 문제가 있는 기술이라는 주장에서다. 유니록은 모바일 통신기기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NPE로 지난해 미국에서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기업에 52건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9일 특허청과 업계에 따르면 유니록 사례처럼 국내 기업의 해외 특허 분쟁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펼쳐지던 특허 분쟁이 최근 들어서는 중소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 중 대다수가 해외 특허 출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특허 분쟁에서 승리할 ‘충분조건’인 현지 출원부터 원활하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특허협력조약(PCT)이나 마드리드·헤이그 국제출원 시스템처럼 하나의 출원서로도 다양한 국가에 지식재산(IP)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게끔 도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4차 산업혁명 흐름 속에서 신기술 관련 분쟁이 늘어날 걸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까지 겹치면서 특허의 ‘다국적화’가 절실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선 규제 완화를 통해 국내 특허 기초체력을 강화해 기업들이 해외에 특허를 출원할 ‘유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中企까지 확산되는 ‘특허戰’=특허청과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이 작성한 ‘2018 국내 지재권분쟁동향 연차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미국 내 한국 기업 관련 특허 분쟁 수는 총 284건이다. 2017년 182건에 비해 56%나 늘어난 수치로 2014년 144건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 내 전체 특허 분쟁이 2015년 5,831건을 기록한 이후 하향세를 그리다 지난해엔 3,657건까지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유독 한국 관련 분쟁 건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점은 중소·중견기업 관련 분쟁이 특허 분쟁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중견기업의 미국 내 특허 분쟁은 2015년 10건에 머물다가 2017년 41건으로 늘어났다. 급기야 지난해엔 118건으로 급증하며 전년 대비 181% 증가했다. 중소기업으로 특허 분쟁의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사례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다국적 미용의료기기 제조업체 시너론(Syneron)이 국내 중소기업 4개사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한국 중소기업 다섯 곳이 피소당했다. 음향기기 전문 다국적기업 보스(Bose)는 지난해 5월 이어피스 장치와 관련해 국내 중소기업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조사신청서를 내기도 했다. ◇특허 ‘다국적화’ 절실=이처럼 특허 분쟁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국내 중소기업 중 해외에 특허를 등록하지 않는 곳이 많다. 특허청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신규 특허 해외 출원율은 2015년 기준 4.3%로 대기업(36.8%)이나 중견기업(10.7%)에 비해 턱없이 낮다. 중소기업이 특허 분쟁에 대비할 ‘기본 조건’조차 갖춰지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업계에선 중소기업의 특허협력조약(PCT) 활용도가 낮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PCT는 한 번의 출원만으로도 다양한 국가에 특허를 출원할 수 있는 국제조약이다. 30개월 안에 외국 현지출원 여부를 결정해도 되는 장점도 보유하고 있어 다수 국가에 출원을 검토할 때 유리한 제도다. 하지만 특허청에 따르면 PCT 국제출원을 활용한 중소기업 중 55.3%가 현지출원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 관계자는 “중소기업 중엔 지식재산 담당자가 정해져 있지 않은 곳이 많고 판로 개척에 급급하다 보니 지재권 출원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더구나 중소기업 입장에선 해외 특허출원으로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많은 국가에 특허를 출원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PCT를 활용하기보단 소수 국가에만 특허를 내는 게 ‘합리적 선택’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이와 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 점점 의미를 잃고 있다. 강민수 광개토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과거엔 중소기업들이 핵심 거래처인 중국에만 특허를 등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며 “그러나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통상분쟁을 본격화하고 있어 특허 다국화를 위해 PCT를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짚었다. 정부에서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허청은 당장 이번 달 ‘해외특허 경쟁력 강화 종합계획’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글로벌 IP 스타기업’, ‘스타트업 특허바우처’, ‘특허공제 사업’ 등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특허 지원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지만, 기존 사업 확대만으론 전반적인 해외출원 경향을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규제완화가 근본 처방=업계에선 근본적으로 규제 완화를 통해 국내 특허 ‘기초체력’부터 키워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규제가 완화돼야 국내 특허에 명시할 수 있는 기술도 다양해져 해외에 특허를 등록할 때 제청할 수 있는 ‘권리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구태언 테크앤로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한국은 낡은 규제로 혁신생태계 형성에 실패했다”며 “해외 기업에 선행특허를 뺏기면서 국내 중소기업 입장에선 해외에 특허를 등록할 이유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속한 규제혁신으로 산업생태계를 활성화시켜야 한국 기업이 외국 기업에 앞서 특허를 출원하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
양자택일 강요에 고민 깊어진 韓기업…"개별기업이 결정할 사안 아니다" 불만
산업 기업 2019.06.09 17:30:57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양국 정부가 기업 줄 세우기에 나서면서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의 이익과는 무관하게 어느 편에 설 것인지 선택을 강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현실화하고 있다. 9일 외신에 따르면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지난 4~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계자를 불러 중국 기업에 부품 공급을 계속하라고 압박했다. 중국은 외교부 당국자가 최근 한국 기자단에 “미국의 바람에 동참할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따져 잘 판단하라”고 언급한 데 이어 압박의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앞서 미국도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앞세워 ‘반(反)화웨이’ 전선 합류를 촉구했다. 삼성·SK·LG 등 국내 기업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화웨이와 거래하는 이들 기업은 지난달 ‘미국 정부의 거래중단 요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하루가 다르게 상황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의 연간 화웨이 납품액은 106억5,000만달러(약 12조6,000억원)에 달한다. 반도체뿐 아니라 화웨이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삼성전기·LG이노텍 등 부품사의 공급량 감소도 우려된다. 특히 메모리 업체인 SK하이닉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 업계에서는 화웨이에 공급하는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매출을 분기당 약 1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도체에서 화웨이의 비중이 5%에 불과한데다 스마트폰·통신장비 등 화웨이 제재의 반사이익을 일부 누리는 삼성전자에 비해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그렇다고 양사가 미국의 보복을 감당하기도 어렵다. 삼성전자의 5대 고객사에는 화웨이와 함께 애플·AT&T·버라이즌 등 미국 기업도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신의 보도에 대해 “공식 입장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말부터 하락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올 하반기 D램 가격이 25% 이상 추락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토요일인 1일 사장단 회의를 열고 비상경영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는 ‘기업이 결정할 문제’라며 손을 놓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개별 기업이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불만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의 ‘사드 보복’ 후유증이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미중 갈등의 피해를 국내 기업이 감당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
美 "캐러밴 못막으면 후속조치"...관세폭탄 불씨 남아
국제 정치·사회 2019.06.09 17:03:5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멕시코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지 8일 만에 멕시코가 국경 통제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들을 수용했다. 미국과 멕시코가 벌인 ‘관세 및 불법이민 협상’이 타결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카드는 무기한 연기됐지만 미국 측이 불법이민자 단속 및 감소 상황을 점검해 추후 대응을 결정하기로 해 불씨는 남은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문제가 아닌 이슈에도 관세를 무기화하며 독선적 행태를 보인 데 대해 미국 내에서조차 비판이 들끓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대표단은 7일(현지시간) 멕시코를 거쳐 중미 난민들이 미국에 망명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이민을 시도하는 것을 최소화하거나 근절하는 방안들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와 합의안에 서명했다”면서 “10일 부과 예정이던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는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이민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멕시코 수입품에 10일부터 5% 관세 부과를 경고한 지 8일 만이며 양국이 고위급 협상에 나선 지 사흘 만이다. 미 국무부가 발표한 합의안에 따르면 멕시코는 과테말라·온두라스·엘살바도르 등 중미에서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입국하려는 소위 ‘캐러밴’ 행렬을 최대한 막기 위해 남부 국경에 6,000명 이상의 군 병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또 중미 이민자들이 미국에 망명 신청을 해도 일단 멕시코로 신속히 돌려보내고 망명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멕시코에 머무르며 멕시코 정부가 이들의 일자리와 건강보험·교육 등을 지원·관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멕시코가 인신매매 및 불법이민·송금조직 단속 및 처벌에 적극 나서는 한편 미 당국과도 정보를 공유해 불법이민 관련 활동을 근절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에서 멕시코가 미국산 농산물을 더 많이 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부과 시행일을 사흘 앞두고 협상이 타결돼 멕시코는 물론 현지에 진출한 수천개의 미국 기업, 주요 한국 기업 등도 양국 합의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설립한 기아자동차와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경고 이후 잔뜩 긴장한 채 추이를 지켜봐왔다. 하지만 관세 폭탄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이번에 합의한 조치들이 기대만큼 캐러밴을 막지 못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90일 이내에 후속 논의를 벌인다는 내용을 멕시코와의 공동선언문에 포함했다. 멕시코 국경을 통한 망명 신청자나 불법이민자 숫자가 확연히 줄지 않으면 트럼프 정부가 전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8일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으리라는 것이 우리의 기대” 라며 “확실히 그게 아니면(멕시코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 권한(관세 부과)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멕시코가 미국 측의 요구 사항들을 대폭 수용하며 이뤄진 합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경제적 성과를 거뒀다며 기쁨을 표시했지만 미국 내에서는 우방국마저 관세로 위협하는 일방적 행태로 글로벌 리더십을 약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8일 성명을 내고 “위협과 ‘분노발작(temper tantrum)’은 외교정책에 대해 협상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라며 “이번 합의에 매우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은 7일 기자들과 만나 내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멕시코를 벌주는 것은 매우 나쁜 아이디어로 미국이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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