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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역 시위 다음날… 'BJ마이콜, 정현백 장관, 문재인 재기해' 계속되는 논란

사진=연합뉴스




‘홍대 누드모델 몰카사건’을 두고 경찰이 편파수사한다고 주장하는 페미니즘 단체의 세 번째 시위가 7일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진행됐다. 집회 하루가 지났음에도 참가자들의 구호, 퍼포먼스, 피켓, 촬영, 정현백 여성부 장관의 발언까지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집회 후 정현백 장관은 SNS를 통해 “시위 현장에 조용히 다녀왔다. 멀리에서 지켜봤지만 스크린과 마이크의 도움으로 경청할 수 있었다”며 “참석자들은 땡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촬영을 비롯해 성범죄를 근절하지 못하는 국가기관과 우리 사회 전반의 성차별을 성토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인권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참으로 송구스럽고 마음이 무거웠다”며 “정부가 그동안 안전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해 왔음에도 여전히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안타까웠다”고 적었다.

이어 “여러분들이 외친 생생한 목소리 잊지 않고, 불법촬영 및 유포 등의 두려움 없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글이 게시되자 SNS상에는 8일 현재까지 1000여개가 넘는 댓글이 쏟아졌다. 대다수가 비판적인 반응이었다. 댓글을 단 시민들은 ‘이게 나라냐, 여성가족부는 해체가 답’이라는 반응부터 ‘임명권자를 모욕하는걸 보고 ‘생생한 목소리 잘 들었다’고요?’ 등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이 나왔음에도 이를 옹호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고맙다. 힘내시라’는 반응은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시위에 부정적인 시민들이 7일 집회에 특히 분노하는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정도가 지나쳤기 때문이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을 두고 “청와대에도 편파수사라는 청원이 들어왔기 때문에 제가 보고를 받아봤다. 편파수사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고 말하자 이를 강하게 비난해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몰카를 이용한 성범죄) 사건이 발생한 초동단계부터 가해자에 대해 엄중히 다뤄나가고, 피해자는 특별히 보호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뒤 해당 발언을 했으나 집회 참석자들은 앞선 발언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재기해(故 성재기 전 남성연대 대표가 자살 퍼포먼스를 하다 숨진 것을 조롱하는 말)”라는 구호를 외치던 도중 연단에서 “저희는 합법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여성들의 분노를 표출하고 대통령의 문제된 발언을 폭로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하자 호응하기 시작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이가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희가 말하는 ’재기해‘는 사전적 의미로”까지 말하자 먼저 발언했던 참가자가 “문재인 재기한다”라고 소리쳤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재기하십시오”라는 발언까지 이어지자 참가자들은 소리를 질렀다.

다시 마이크를 잡은 이들은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하고 표를 가져가신 문재인 대통령, 저희를 더이상 실망시키지 마십시오”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참가자들은 현장을 중계하던 BJ 액시스마이콜과 마찰을 빚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집회당시 자신의 영상에 자신의 얼굴만 띄운 채 시위 현장을 중계했던 1인미디어 ‘마재TV’를 운영하는 BJ 액시스마이콜은 이날도 혜화역을 찾았다. 그러나 충돌을 우려한 경찰의 제지로 현장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변호사를 대동한 그는 경찰에 “보도 자체가 위협이라면 공권력남용”이라며 “시위가 충돌을 일으키면 폭력시위다. 시위대를 해체해야 맞다”며 현장에 접근해 중계를 이어갔다. 참가자들이 ’우리는 계집애가 아니다‘라고 말하면 “우리도 머슴아가 아니다”, ’여자는 남자의 눈요깃감이 아니다‘라는 구호에 “맞는 말인데 내 사진을 올려서 왜 그렇게 외모비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받아친 그의 방송은 실시간 시청자가 4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당혹스러운 구호와 피켓도 등장했다. 참가자들은 “여성 경찰 9대1로 만들어라, 이철성 퇴임 기만이다, 여성청장 임명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여성들아 더 크게 소리치자 지금도 몰카때문에 숨죽여 우는 여성들을 위해’, ‘지금 찍어? 마!! 그것도 불법촬영’, ‘여성유죄 남성무죄’, ‘여혐민국 여혐범죄 무능국회 동조자다’, ‘내가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표현할 때마다 사람들이 나를 페미니스트라고 불렀다’ 라는 등의 피켓이 등장했다.

지난 시위에 이어 4명의 여성이 삭발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허리까지 길었던 머리카락을 자른 여성은 삭발을 결심한 계기를 묻자 ”(삭발) 결심까지 8년정도 시간이 걸렸다. 예쁘면 사람 취급 받을 줄 알았는데 인형 취급만 받아 어떻게든 꾸며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집회는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 피의자가 동료 여성 모델인 것으로 확인되고, 이 여성이 구속되면서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에만 경찰이 적극적인 수사에 나선다’고 주장하며 처음 기획됐다. 주최측인 ‘불편한 용기’는 이날 시위에 6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총 참가자를 1만8천여명으로 추산해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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