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모펀드(PE)와 벤처캐피털(VC), 액셀러레이터 등 글로벌투자자의 어그테크(스마트농업) 투자액 규모가 64억달러로 최근 10년간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KPMG가 2일 발간한 ‘스마트농업과 변화하는 비즈니스 생태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어그테크에 투자된 건수는 495건 64억달러로 집계됐다. 어그테크(Agtech)는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을 결합한 용어로 스마트농업 관련 기술을 일컫는다.
투자액은 전년(32억달러) 대비 두배로 늘었으며, 투자건수는 전년(629건)보다는줄었으나 2010년 69건 대비 7배 이상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 해까지 어그테크에 투자된 건수는 연평균 24.5% 증가했으며, PE와 VC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어그테크에 투자한 총 자금은 연평균 15%가량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기반 투자자를 중심으로 어그테크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으며, 투자자 중에는 초기 단계 기업에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털의 투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분야로는 농장·가축 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 기업과 로보틱스·기계화·농업 장비 분야에 대한 투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만나CEA 지분투자, IMM인베스트먼트의 팜에이트 지분투자,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의 대흥농산 인수 등 사모펀드 운용사를 중심으로 국내 주요 투자자들도 친환경 또는 건강식품 업계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내수 시장에서의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한 동시에 해외 진출을 통한 성장 여력을 갖춘 국내 농업법인을 주요 투자처로 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농산업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바이엘(Bayer), 신젠타(Syngenta), 다우듀폰(DowDuPont) 등 글로벌 농화학 기업은 스마트 농업 시장 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 농업 및 디지털 파밍(Digital Farming) 분야에 주안점을 두고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농업이 미래 유망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리바바 등 글로벌 테크 자이언트(Tech Giants)도 M&A와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거나 스마트 농업 관련 솔루션 개발에 나서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정KPMG는 보고서에서 어그테크의 핵심 성공요인으로 IT시스템과 플랫폼, 데이터 축적 및 데이터 라이브러리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밸류체인 단계별 시스템·플랫폼 개발과 데이터 라이브러리 구축 △기능성·약용 작물 등 유망 작물을 발굴 및 육성 역량 확보 △스마트 농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반 제도 정비 △우수인력 양성 △어그테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M&A 등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밸류체인 단계에 따라 접목 가능한 스마트 농업 기술을 매치한 ‘테크놀로지맵(Technology Map)’을 제시했다.
박문구 삼정KPMG 스마트 산업 리더(전무)는 “밸류체인 단계에 걸친 빅데이터 축적은 스마트 농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라며 “생육환경 및 작물 재배 과정 전반에 걸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어그테크 밸류체인 개척과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그테크 시장에서 국내외 기업 간 데이터 밸류체인과 첨단 농업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그테크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신성장동력산업이 되도록 공공과 민간 인프라를 융합할 때”라고 덧붙였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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