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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친중파 시장' 사상 첫 탄핵

한궈위 97% 찬성률로 쫓겨나

6일(현지시간) 대만 국민당 소속인 한궈위 가오슝시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진행된 주민투표 결과 한 시장은 대만 역사상 최초로 파면당한 정치인이 됐다. /AP연합뉴스




대만의 대표적 친중파 정치인인 한궈위(62) 가오슝시장이 유권자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탄핵당했다. 한때 차이잉원 대만 총통보다 높은 지지를 받던 친중파 중국국민당 정치인의 몰락에 전문가들은 “깊어지는 대만 내 반중(反中) 정서의 결과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총통선거에 몰두해 시정을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주민투표에 소환된 한 시장이 97.4%라는 압도적 찬성률로 파면됐다고 보도했다. 전체 투표 참여자 중 93만9,090명이 탄핵에 찬성한 반면 반대는 2만5,000여명에 불과했다. 한 시장은 가오슝시 선거관리위원회가 7일 이내에 투표 결과를 공고하면 곧바로 시장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한 시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가오슝의 밝은 미래를 기원한다”고 밝히며 결과에 승복했다.

이로써 한 시장은 대만 역사상 최초로 파면당한 정치인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 시장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집권 민주진보당의 20년 텃밭이었던 가오슝시에서 시장으로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키며 국민당의 간판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이른바 ‘한류(韓流)’ 열풍에 힘입어 1월 대만 총통선거에서 차이 총통에 맞서기도 했다. 한 시장은 한때 지지율에서 차이 총통을 앞섰지만 지난해 홍콩 민주화시위 이후 반중정서 확산으로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



물론 97%가 넘는 탄핵 찬성률은 한 시장의 지지층이 투표 무산을 노리고 정략적으로 투표에 불참한 탓도 크다. 하지만 탄핵 찬성표가 탄핵 성립의 최소 기준점이 되는 전체 유권자의 25%(57만4,996명)를 훌쩍 넘었다는 점은 한 시장 개인을 넘어 국민당의 친중 노선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왕쿵이 대만 중국문화대 교수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군사·외교적으로 홍콩에 입김을 행사하는 중국의 행위에 반발을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만 정치외교조사기관인 아시아태평양전문가교류협회의 한 전문가 역시 “이후 국민당의 친중 노선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결과를 보고 모든 정치인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인민이 부여한 권력은 당연히 다시 인민이 거둬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견해가 달라도 평화적으로 표출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가장 위대한 점”이라고 덧붙였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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