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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at] 개발 플랫폼 주도·칩 제조사 인수…폭스콘, 전기차 만들 준비 마쳤다

■전기차 액셀 밟는 폭스콘

1,200여개 기업 플랫폼 합류

핵심부품 조달 'EV생태계' 확보

대만 칩 제조업체도 이달 사들여

스마트폰 대체 미래 먹거리 육성

막대한 투자 비용·품질관리 등

완성차업체와 험난한 경쟁 남아

2415A12 폭스콘




올 3월 애플 아이폰의 세계 최대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개최한 쇼케이스. 무대 한가운데를 차지한 것은 최신 스마트폰이 아닌 전기자동차(EV) 시제품이었다. 특히 폭스콘 주도의 ‘EV 개발 플랫폼(MIH)’에 참여한 회원사 임원 500명도 이번 행사에 참석해 흡사 폭스콘의 ‘EV 출정식’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분석 기사에서 “이번 행사는 의도된 것이었다”며 “10년 이상 아이폰을 만들어온 폭스콘이 이제 자동차도 만들 준비가 됐음을 전 세계에 알린 것”이라고 짚었다.

칩 제조사 인수로 야망 드러내

폭스콘의 EV 사업은 최근 속도가 더 붙고 있다. 이달 5일에는 EV의 핵심 부품인 ‘산화막 반도체 전기장 효과 트랜지스터(MOSFET)’ 등을 만드는 대만 기업 ‘매크로닉스인터내셔널’의 공장을 9,000만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류양웨이(사진) 회장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과 EV가 기존 자동차보다 훨씬 많은 칩을 사용하는 현실을 감안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류 회장이 지난 7월 ‘EV 사업은 부품 생산부터 추진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번 인수로 폭스콘의 EV 야망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 폭스콘의 EV 진출 선언이 있었던 것은 2014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폭스콘의 창업자이자 당시 회장이던 궈타이밍은 “테슬라와 협력해 1만 5,000달러 이하의 저가 EV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1월 폭스콘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중국 시장용 EV 생산에 나선다고 알리기까지 특별한 움직임은 없었다. 특히 2019년 6월 궈 창업자가 대만 총통 선거 출마를 이유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류 회장 체제가 가동됐는데 이번에 근 2년 만에 EV 칩을 만드는 반도체 기업 인수라는 가시적 성과를 낸 것이다. 폭스콘은 내년 미국과 태국에 EV 공장을 세우고 오는 2023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플랫폼으로 탄탄한 공급망 구축



시장에서는 폭스콘의 EV 야망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폭스콘으로서는 기존 사업의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 스마트폰 사업의 경우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폭스콘의 순이익이 최근 4년 연속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전 업체 샤오미 등 주력 업종을 바꿔 EV 시장에 뛰어든 후발 주자 가운데 폭스콘을 경쟁력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꼽고 있다.

아이폰을 조립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EV 생산과정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고 수많은 공급 업체를 보유한 덕분에 EV 부품 조달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폭스콘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MIH에 참여한 업체 수는 현재까지 1,200곳이 넘는다. 이들 기업은 EV에 핵심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곳들이다. 애플카를 만들 유력 업체 중 하나로 거론되는 폭스콘으로서는 이런 EV 생태계를 주도해나가면서 위상을 높일 수 있다. 류 회장도 “2025년 EV 시장 규모가 6,000억 달러까지 커질 것”이라며 “(폭스콘이) 이 가운데 5%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FT는 “자동차 제조 산업에 뛰어든 전자 업체 중 선두 업체는 폭스콘”이라고 진단했다.

“완성차 공룡과 경쟁 어려워” 시각도

폭스콘은 관련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올 5월에는 세계 4위 자동차 그룹인 스텔란티스와 합작회사 ‘모바일드라이브’를 설립하기로 했고 앞서 2월에는 EV 공동 개발 목적으로 미국 EV 업체 피스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성공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다.

닛케이는 높은 투자 비용, 강화된 안전기준, 엄격한 품질관리, EV 업체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을 폭스콘이 풀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베인앤드컴퍼니의 마이클 샬렌 연구원은 “자동차 운송은 비용이 상당히 들어가고 전 세계에 공장이 많이 필요하다”면서 “EV 시장에 진입해 의미 있는 생산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며 시간도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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