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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에이블리 대표 "패알못이 만든 패션 플랫폼…MZ 취향 꿰뚫어 대박 났죠"

[CEO&STORY]강석훈 에이블리 대표

OTT 서비스 왓챠 창업·운영 경험 살려

2018년 '개인화' 앞세운 에이블리 론칭

유행보다 취향 중시 MZ세대 사로잡아

월 사용자 510만명 '대세 플랫폼' 성장

뷰티·리빙 등 취향 소비 전반 영역 확장

누구나 쉽게 할수있는 e커머스 창업 지원

넥스트 커머스 생태계 대표 플랫폼 목표

강석훈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대표가 서울 강남구 에이블리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우리 사회는 한 명 한 명의 자아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개인의 취향이 있으면 멋있다고 이야기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기 취향을 몰라, 촌스러워’라고 이야기하는 사회 말이죠. 그 변화 속에서 에이블리는 취향 중심의 커머스를 대표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강석훈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에이블리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앞으로 패션 업계는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브랜드나 유행이 뭔지가 중요했다면 요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자신을 정의 내리고 취향을 중시한다”며 “브랜드나 유행은 점점 부가적인 게 될 것이고 개인의 취향과 연결된 소비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지난 2018년 유행이 주도한다고 여겨졌던 패션 업계에서 ‘개인화’라는 낯선 서비스를 내세운 ‘에이블리’를 선보였다. 그가 서비스를 론칭할 당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패션에서 무슨 개인화냐, 유행이 중요하지’였다. 하지만 이러한 세간의 말에도 그는 불과 3년여 만에 에이블리를 월사용자수(MAU) 520만 명, 누적 다운로드 수 2,500만 회의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 지금까지 유치한 누적 투자 금액은 1,060억 원으로 여성 패션 플랫폼 업계에서 최대 규모다. 누적 거래액은 올해 7월 기준 7,500억 원이며 매월 거래액은 전달 대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9월 거래액은 전월 대비 35%, 전년 동월 대비 85% 성장하며 역대 최고 월 거래액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패션을 중심으로 홈데코·코스메틱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면서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렇듯 강 대표가 개인화를 무기로 에이블리를 성장시킨 데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를 창업하고 운영했던 경험이 주효했다. 2010년 강 대표는 연세대 재학 시절 박태훈 왓챠 대표를 포함한 8명과 함께 왓챠를 만들었다. 왓챠는 고객 취향과 리뷰 등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동영상 서비스다. 강 대표는 “왓챠의 특징은 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인데 어떤 취향을 가진 사람과 그 사람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연결해주는 것”이라며 “왓챠가 가진 ‘개인화’라는 비전이 에이블리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패션 상품을 구매하는 패턴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패턴과 닮아 있었다. “에이블리 이용자들이 패션 상품을 볼 때 마치 화보를 보듯이 취향에 맞는 예쁜 옷들을 보고 장바구니에 담고, 또 담더라고요. 그리고 바로 구매하는 게 아니라 나중에 구매할 시점이 올 때 사죠. 영화나 웹툰·유튜브도 마찬가지로 평소에는 뭘 볼지 서핑을 하는 패턴이죠. 패션 상품이 콘텐츠와 가까우니 개인화와도 부합한다고 봤습니다.”

강 대표는 패션을 개인화 서비스가 필요한 하나의 영역으로 봤을 뿐 패션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는 “사실 패션을 잘 모르고,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오히려 이것이 에이블리의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여러 입점 판매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선입견이나 편견 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패션을 모르기 때문에 저의 취향을 반영하지 않고 가치를 판단하지 않아요. 만약 제가 패션에 관심이 많고 업계 사람이었다면 지금 에이블리에서 1등을 하고 있는 ‘크림치즈마켓’이라는 곳은 입점도 못 했을 겁니다. 셀카로 상품을 찍어서 올리는 곳이었거든요.”



앞으로 강 대표는 개인화를 에이블리의 미래로 보고 서비스 영역을 패션·뷰티 등을 넘어 취향이 들어가는 모든 카테고리로 확장할 계획이다. 그는 “삶의 모든 영역에 취향이 녹아들어 갈 것이고, 이미 인테리어는 그렇게 되고 있다”며 “아직은 먼 얘기지만 어느 순간 생수조차도 취향에 따라 구매하는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에이블리가 이미 시장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자신했다. 개인화 서비스를 위한 알고리즘에는 ‘얼마나 많은 데이터가 있는지’가 중요한데 에이블리가 지금까지 쌓아온 데이터의 양이 타 플랫폼과 비교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에이블리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마켓 수는 2만 3,000여 곳, 하루에 업로드되는 평균 상품 수는 5,000개, 누적 상품 찜 수는 5억 개, 누적 리뷰 수는 3,000만 개에 달한다. 강 대표는 “에이블리에서 리뷰가 워낙 빨리 쌓이다 보니 최근에는 대형 브랜드사들이 에이블리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데이터가 워낙 많은 덕분에 데이터들의 관계까지 알게 됐다”며 “고객이 옷을 한두 개 사면 집을 어떻게 꾸밀지, 화장을 어떻게 할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 대표는 국내에서의 성공을 넘어 글로벌 진출도 꿈꿨다. 이미 에이블리는 일본에서 현지 수요를 파악하는 차원에서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다. 강 대표는 “시장의 크기와 구매 가능 인구 등을 볼 때 일본은 너무 좋은 시장”이라며 “아마 한국 스타트업들이 국내에서 좋은 성과를 이룬 후에는 일본으로 다들 진출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 대표가 지금까지의 성과를 거두기까지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에이블리 서비스를 준비하고 론칭한 시점인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는 한 달가량을 매일 구토할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강 대표는 “창업을 하고 힘들긴 하지만 후회는 전혀 하지 않는다”면서도 “사업을 할 때 마주하는 불안감에서 오는 의심을 뚫고 구성원들에게 확신과 안심을 주는 것이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개인화 서비스를 하는 게 맞는지,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것이 맞는지 등 구성원들로부터 각종 질문들을 가장 많이 듣는 게 대표의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 대표는 그동안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과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소통하면서 하나씩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강 대표는 “사내 질의응답(Q&A) 채널이 굉장히 활발한데 여기에는 ‘왜 열심히 해야 하나요, 대표로서 지금 고민하는 게 뭔가요’ 등 많은 질문들이 올라온다”며 “이 얘기를 해주시는 것에 대해 늘 감사하면서 지식을 쌓고 같이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강 대표는 에이블리가 취향 기반의 개인화 플랫폼을 넘어 어떤 서비스로 발전하기를 꿈꿀까. 강 대표는 에이블리가 핵심으로 가져갈 키워드로 ‘넥스트 커머스 생태계’를 꼽았다. 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넥스트 생태계에는 서비스·콘텐츠·커머스 세 가지가 있다. 서비스가 유통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꾼 ‘앱 스토어’가 넥스트 서비스 생태계를, 콘텐츠가 유통되는 방식을 바꾼 ‘유튜브’가 넥스트 콘텐츠 생태계를 대표한다. 그리고 앞으로 커머스가 유통되는 방식을 바꿀 ‘에이블리’가 넥스트 커머스 생태계의 대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그는 밝혔다.

강 대표는 “그동안에는 우스갯소리로 ‘명예퇴직하면 치킨집이나 해야지’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10년만 지나면 ‘명예퇴직하면 e커머스 해야지’라는 말로 바뀔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에이블리를 누구나 쉽게 e커머스를 할 수 있는 창업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유튜브에 에이블리 브이로그를 한 번 검색해보세요. 중고등학생들이 올린 에이블리 셀러 데뷔 영상들이 어마어마하게 나와요. 그것을 보고 있으면 요즘 트렌드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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