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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재활 치료

수의사들은 말의 재활 치료에 줄기세포를 사용한다 . 다음 차례는 인간이다

올해 미국의 3대 경마에서 치러지는 세 번의 경기 동안 한 마리 이상의 말이 더 이상의 경기 참가가 불가능한 중상을 입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무려 10마리 중 1마리 꼴인 10%에 이른다.

수의사 밥 하만은 정형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경주마의 중상은 단지 시간의 문제라고 말한다. "말은 체중이 450~500㎏나 되는 반면 다리는 젓가락처럼 가늘죠. 이런 다리로 빠르게 달리니 항상 부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에 하만은 2002년 줄기세포 요법으로 경주마의 재활을 돕는 베트-스템(Vet- Stem)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창업 이래 경주마 4,141마리의 건염(腱炎), 근육 타박상 등 연조직 부상을 치료했는데 이중 70~80%가 완치됐다고 한다. 이와 관련 캐나다 궐프대학 산하 온타리오 수의대학의 토머스 코흐 박사는 의사들의 경우 줄기세포 요법을 주로 암, 척수 손상 등 중대 질환자에게 시술하지만 수의사들은 이미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그 또한 동물 대상 줄기세포 요법에 대해 과학적 의문이 다수 남아있으며 베트-스템 등의 회사들이 명확한 증거 없이 사업을 영위 중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다른 모든 방법이 통하지 않는 이상 동물 소유주들은 줄기세포 요법에 마지막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줄기세포 요법이 동물과 인간의 정형외과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만은 이렇게 표현한다. "슈퍼볼의 미식 축구 선수와 마찬가지로 말 역시 인대를 다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인간과 말의 기본적인 인대 조직 구조는 유사하다. 또한 하만이 연구 중인 말의 연조직 부상은 인간에게도 흔하다.

연간 8만명이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며 건염 때문에 며칠간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매년 수천 명이나 된다. 다행히 줄기세포 요법 자체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콜로라도주립대의 수의사 데이비드 프리스비는 성체줄기세포의 일종으로 연골·힘줄·근육·뼈의 재생에 효과적인 간엽줄기세포를 활용, 힘줄 및 인대 부상을 입은 말 1,500마리를 재활 치료했다.



투입된 간엽줄기세포 중 일부는 새롭고 건강한 조직으로 분화하며 다른 일부는 마치 경찰관처럼 치료과정을 조정한다. 2009년의 연구에서 그는 연조직 부상을 당한 61마리의 말로부터 골수를 채취, 줄기세포를 추출·배양했다. 그리고 이를 말의 힘줄에 주입했다.

이렇게 2년여의 치료 후 다른 방법으로는 치료가 불가했던 말들 중 85%가 완치됐다. 2007년 이탈리아 연구팀도 건염에 걸린 말을 두 그룹으로 나눠 줄기세포 요법과 기존 치료법을 수행, 치료효과를 비교했는데 줄기세포 요법 후 경기에 복귀한 말 11마리 중 9마리가 1년간 재발 없이 활동했다.

반면 기존 치료법을 받은 말 15마리는 1년 내 모두 건염이 다시 발병했다.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캠퍼스 재생의학연구소의 소장이자 수의사인 션 오웬스는 자신을 포함한 많은 수의사들이 인간에게 적용되는 줄기세포 요법을 본떠 말의 줄기세포 치료를 시행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우리의 임상시험은 인간의 줄기세포 치료에 적용된 이론들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에게 수행했던 방법을 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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