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구 1PC 시대를 넘어 1인 1PC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1대의 PC를 온 가족이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가정에서는 주말이면 키보드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부모와 자녀, 부부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기 일쑤다. 그렇다고 세컨드 PC를 새로 장만하자니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 PC 1대를 2대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엔텍이 최근 출시한 세컨드 PC 솔루션 '컴투게더'라면 가능하다.
이 제품은 PC 1대의 자원을 나눠서 2명의 사용자가 마치 다른 PC를 사용하는 것처럼 독자적인 환경을 구현해준다. USB 내장형과 외장형 단말기 등 두 가지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데 여기에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스피커 등을 추가 연결하면 2명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동시에 별도의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남편이 영화를 보는 동안 아내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운영체제나 사용자 계정 또한 각자 다르게 사용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최성식 대표는 "PC의 성능이 서버 수준으로 향상됐지만 대다수 사용자들은 평상시 그 성능을 온전히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유휴 성능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컴투게더는 비용대비 효율성이 뛰어난 세컨드 PC 확보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1대의 성능을 둘로 나눈 만큼 각 사용자가 누릴 수 있는 성능도 반감된다. 애당초 PC의 스펙이 좋지 않다면 3D 게임, 풀HD 동영상 등 많은 자원이 필요한 작업을 두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
그러나 평범한 가정과 사무실이라면 그런 경우는 결코 흔치 않다. 특히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방문객을 위해 운용하는 무료 공용 PC나 서비스센터 상담원들의 PC는 주로 단순한 용도로 쓰이기 때문에 컴투게더가 최적의 효용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 대표는 "2대의 PC를 운용하는 것과 비교해 약 75~80%의 전력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컴투게더는 환경적으로도 녹색성장과 부합하는 그린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컴투게더는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클라우드 컴퓨팅 전시회'에서 현지기업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으며 내년 1월 중 4인 기준 운영체제와 네트워크를 구현하는 제품이 추가 출시될 예정이다.
일상 속으로 들어온 멀티PC
기고 최성식 (주)엔텍 대표
최근 클라우딩 시스템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1대의 PC를 여러 명의 사용자가 개별 PC와 동일한 성능으로 사용하는 '멀티PC' 개념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준으로 멀티PC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서버 기반 컴퓨팅(SBC), 필터 드라이버(Filter Driver), 데스크톱 가상화 방식이다. 이 중 일반 데스크톱에서 사용되는 방식은 필터 드라이버 방식과 클라우드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이라 불리는 데스크톱 가상화 방식이다.
가상화(virtualization) 기술은 컴퓨터 리소스의 추상화을 일컫는 광범위한 용어다.
가상화를 기반으로 사용자 및 시스템에 제공되는 웹 기반의 모든 서비스가 바로 클라우드다.
이 같은 형태로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서비스형 플랫폼(PaaS), 서비스형 인프라(IaaS)가 있다. 이 세 가지에 이어 새로 등장한 것이 바로 DaaS인데, 이는 웹을 통 한 데스크톱의 환경을 신클라이언트(thin client)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E-DaaS는 웹을 통하지 않고도 단일 PC로 여러 명의 사용자에게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E-DaaS는 리눅스의 젠(Xen) 하이퍼바이저를 이용한다. 하이퍼바이저란 격리된 가 상 플랫폼을 다른 OS에 제공함으로써 각각의 사용자가 별도의 OS를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특정 사용자의 PC가 바이러스에 걸려 시스템이 다운된다 하더라도 다른 사용자에게는 전혀 영향이 없다.
데스크톱의 가상화는 전가상화(Fullvirtualization)와 반가상화(Para-virtualization) 로 나뉜다.
전가상화는 VM웨어와 z/VM이라는 상용 제품이 있다. GPL의 젠(Xen)은 기본적으로 반가상화를 지원하지만 하드웨어 가상 머신 (HVM) 기능이 있는 CPU와 메인보드 및 바이오스 지원을 이용하면 전가상화로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반가상화는 게스트 사용자의 OS에 수정이 필요하므로 선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HVM을 통한 젠의 전가상화는 게스트 사용자의 OS에 하드웨어 플랫폼에 대한 가상의 접근성을 제공한다. 장치에 대한 직접 접근은 패스스루(pass-through) 방식의 구현으로 비디오 그래픽스 어레이(VGA), 사운드 장치와 같은 하드웨어 디바이스에 실시간 접근이 가능하다.
사용자의 프로그램에 직접 접근이 가능하다면, 다른 게스트 사용자의 OS 및 하이퍼 바이저의 관여를 최대한 줄여 장치 자체의 고유 성능을 고품질, 고성능으로 사용자에게 제공하게 된다.
PC 성능의 비약적인 발전에 비해 사용자의 이용률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를 E-DaaS의 도입으로 타개할 수 있다. E-DaaS를 도입하면 비용 대비 만족스런 성능을 얻을 수 있다.
여러가지를 고려했을 때, 저렴한 가격으로 여러 사람이 동시에 사용하도록 고안된 멀티 PC 기술은 정부 및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좋은 기술임이 분명하다.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