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비참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일부 건축가들은 여전히 겸용구장에 미련을 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세계적인 스타디움 설계기업인 파퓰러스의 정상급 설계사 그레그 셜록에게 겸용구장의 미래를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각 경기에 맞춰 레고처럼 모듈을 끼우거나 빼내는 형태의 변신 스타디움 콘셉트를 제시했다.
이동식 수상 경기장
올림픽처럼 특정 지역에서 단 한 번 열리는 스포츠 행사를 위해 스타디움을 새로 짓는 것은 엄청난 자원의 낭비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들만 봐도 현재는 거의
활용되지 않고 텅텅 비어 있다. 셜록의 수상 스타디움은 강이나 바다와 접한 도시라면 어디든 가져가 설치할 수 있으며 경기가 끝나면 다른 장소로 이동 가능하다.
교체형 관중석
이 수상 스타디움에는 어떤 경기가 펼쳐져도 관중들에게 최상의 시야를 제공하는 다양한 형상의 모듈형 관중석이 채용된다. 일례로 축구 및 미식축구 경기에서는 사이드라인과 엔드라인을 따라 사방을 둘러싸는 관중석을, 야구 경기에서는 투수 마운드가 잘 보이는 각도로 배열된 관중석을 1루와 3루의 측면에 배치한다.
시스루 천장
야외 분위기를 살리면서 관중들을 악천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가볍고도 내구성이 강한 ETFE 플라스틱 소재의 반투명 패널로 지붕을 제작한다. 각 패널을 물고기 비늘처럼 배치하면 비바람은 물론 눈부신 직사광선을 분산시켜준다. 콘서트 같은 음악 행사에서는 음향을 좋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친환경 발전
이미 다수의 현대식 스타디움들이 태양전지, 풍력터빈, 바이오디젤 등 친환경에너지로 전력의 일부를 충당하고 있으며 그럴 계획인 곳은 더 많다. 수상 스타디움은 여기에 수력이라는 청정에너지까지 이용 가능하다. 수중 터빈, 부이 등을 활용해 조력, 파력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한다.
자급자족 화장실
각 도시에 정박할 때마다 상하수도 배관을 새로 연결해 스타디움의 화장실 및 편의시설에 물을 공급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이에 셜록은 자체적으로 물 공급이 가능한 독립형 편의시설을 바지선 형태로 제작, 스타디움 주변 여러 곳에 배치하는 방식을 표방한다.
STORY BY Bjorn Carey
ILLUSTRATION BY Graham Murd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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