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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정보 공유의 득과 실

프라이버시의 몽상에서 깨어나자. 이제는 생명을 구할 때다.

story by Erin Biba
illustration by Ryan Snook


“행동을 통해 더 이상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정보를 수집해라.”
- 소설가 어슐러 르 귄

지난 1월 한 연구팀이 공공정보를 활용, 연구용으로 DNA를 제공한 익명의 기부자 5명의 실명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또 전체 DNA 기부자들을 뒤져 이들 5명과 가족관계에 있는 45명의 신원도 밝혀냈다. 기부자 5명의 연령과 거주지를 근거로 가계도 웹사이트에 올려진 DNA 정보와 비교 분석한 것. 이번 시도는 대중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것으로 DNA 정보가 보험사의 보험가입 거부, 기업의 차별적 고용 등에 악용될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DNA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 위험은 현대인 모두의 문제다. 현재도, 과거에도 DNA는 보안이 이뤄진 적이 없었던 탓이다. 무슨 소리냐고? 우리는 매일 피부 각질, 머리카락, 타액 등을 통해 자신의 DNA 정보를 사방팔방에 뿌리고 다닌다. 일례로 인간의 몸에서는 하루에만 100만개의 피부세포가 떨어져 나온다. 그리고 Y 염색체의 일부만 있어도 무료 가계도 웹사이트를 통해 성(姓)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2001년 1억 달러에 달했던 DNA 시퀀싱 비용은 현재 1만 달러 이하로 떨어졌고, 머지않아 점심값보다 저렴해질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논지는 유전자 보안 강화를 촉구하려는 게 아니다. 어쩔 수 없는 보안상의 취약성을 이해하고, 더 큰 대의를 위해 관련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지금껏 과학계가 공식적으로 확보한 인간 게놈은 극소량에 불과하다. 법규제로 인해 연구기관 간 공유도 거의 불가능하다. 생명공학기업들도 자신이 가진 게놈 데이터베이스를 자산으로 여기고 독점한다. 게놈 공유를 표방한 '1000 게놈 프로젝트'와 '퍼스널 게놈 프로젝트'가 런칭돼 있지만 두 프로젝트의 게놈을 합쳐도 겨우 1,500명분에 지나지 않는다. 작금의 폐쇄적 구조가 게놈 연구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만일 70억 인류의 모든 DNA 정보가 오픈소스로 공개된다면? 아니 적어도 과학계가 지닌 정보만이라도 상호 공유된다면? 공공 게놈데이터를 제공하는 세이지 바이오네트웍스의 존 윌뱅크스에 따르면 엄청난 가능성이 열린다.

"인간게놈프로젝트에서는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지닌 게놈만 다뤘어요. 하지만 사람마다 약물, 음식, 환경, 질병에 대한 반응이 다릅니다. 방대한 게놈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면 이러한 개인적 다양성이 건강 혹은 질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오늘날의 게놈 연구는 구글을 통해 신뢰성 있는 소수의 웹페이지를 검색하는 것과 다름없다. 반면 수십만명의 게놈 정보가 모이면 사람마다 질병과 약물에 상이하게 반응하는 양상을 훨씬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러니 두려움은 접어두고 과학의 손에 우리의 DNA를 맡겨 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날의 게놈 연구는 구글을 통해 신뢰성 있는 소수의 웹페이지를 검색하는 것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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