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주식 호황은 끝날 수 있다

[ANALYSIS] The Party Could Be Over for Stocks

거침없는 강세장이 지속되는 동안은 신바람이 났다. 하지만 연준(Fed)의 정책 변화로 투자 전략에 변화를 꾀할 필요가 생겼다.
by Shawn Tully


벤 버냉키 Ben Bernanke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즐거운 파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인물이다. 지난 6월 19일 열린 2분기 기자 회견에서 연준 의장인 버냉키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관련해 시장의 동요를 일으킬 수 있는 정책 변화를 암시했다. 금융위기 동안 연준이 펼친 통화 정책은 최근까지 주가를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그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으로 월가의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발언의 핵심은 연준이 매달 850억 달러의 채권을 매입해왔던 것을 올해 말부터 축소해 2014년 중반에는 완전히 종료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의 예상대로 경제가 지속적으로 개선된다는 전제 조건이 붙었다. 그 뒤 며칠 동안 주식과 채권, 그리고 상품가격 모두 한 순간에 폭락했다. 여기에는 연준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이 없다면, 지난 4년간 이어온 강세장이 멈출 것이라는 두려움이 깔려 있었다.

오늘날 많은 투자자들은 필연적인 질문에 직면하고 있다: 이제부터 대량 매도가 시작되는가? 아니면 매수 기회로 이어질 일시적인 충격인가? 실제로 버냉키 발언 일주일 후, 주가는 다시 상승세를 탔다. 그렇다면 주식 시장이 최소한의 하락으로 악재를 잘 견뎠기 때문에, 이제부터 주식투자에 올인해도 된다는 것일까?

불행히도, 여러 지표는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내고 있다. 단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주식 투자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구조적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연준은 금리를 인플레이션 수준으로 낮추는 전례 없는 부양책을 유지했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매력이 떨어진 낮은 채권 수익률 대신 주식 투자에 열광했다. 연준의 정책이 주가를 끌어 올렸지만 그 이면에서는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주식의 펀더멘탈 즉, 배당 수익률과 주당순이익 증가율이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래서 중력 작용처럼 주가가 적절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연준의 경기 부양책이 주식 시장을 자극했던 것처럼, 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간다면 투자자들은 상당한 상처를 입을 것이다.

버냉키가 6월 중순 기자 회견에서 강한 어조로 말한 이후,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수익률은 5월초 1.63%에서 2.5% 넘게 상승하며 채권 가격이 7% 정도 하락했다 *역주: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그 결과 주식 투자보단 채권 투자가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되었다. 이런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주식 시장은 앞으로 다가올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 버냉키 연설 이후 5거래일 동안 S&P 지수는 채 5%도 하락하지 않고 다시 상승했다. 여러 지표상 현재 주가는 결코 싸지 않기 때문에 한 자릿수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기 힘들다. 이런 예상도 그나마 낙관적으로 본 것이다. 만약 투자자들이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주가는 훨씬 더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다. 현재의 ‘과다매매 시장(Churning Markets)’ *역주: 거래량을 늘려 거래수수료를 많이 벌기 위해 과도하게 증권거래를 하는 행위이 예상치 못한 충격에 상당히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주가는 바닥이었던 2009년 3월부터 최근 6월 초까지 150% 정도 상승했다. 이런 상승세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작용했다. 첫째, 기업 이익이 상당히 증가했다. 2004년 말부터 2012년 초까지 S&P 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50% 상승해 역사상 최고치인 89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회복이 느리기 때문에, 이익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 몇 년 동안 미비했다. 오히려 미국 기업들이 비용을 줄여, 어느 정도 높은 매출과 이익을 달성할 수 있게 된 능력이 큰 역할을 했다. 낮은 인건비도 중요한 요소였다. 2012년 포춘 500대 기업의 이익은 거의 최고치인 8,200억 달러에 이르렀다. 2004년 대비 60%나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기업의 신규 고용은 10% 정도 증가에 그쳤다.

둘째 이유는 더욱 중요한 요소다. 실질금리가 거의 0에 가깝다는 점이다. 간단히 말하면 연준이 주식 시장을 달군 셈이다. 에이큐알 캐피털 AQR Captial-800억 달러 자산을 운용한다-의 매니징 디렉터 안티 일마넨 Antti Ilmanen 은 “디스카운트된 저금리가 모든 자산 가격을 끌어올렸다. 덕분에 짭짤한 주식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익이 역사적 최고치를 기록하고, 저금리가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매우 드문 현상이다. 다시 일어나지 않을뿐더러 이런 상황은 결국 바뀌게 될 것이다.

주식 시장의 최대 위협은 연준의 정책변화다. 금리 상승은 주식 시장에 치명타다. 물론, 금리 상승이 주가 하락을 꼭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가가 상승하려면, 기업 이익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증가해 금리 상승의 역풍을 막아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오늘날 기업 이익은 거품 수준에 가깝다. 2012년 포춘 500대 기업의 매출 이익률은 6.8%였다. 역사적 평균치가 5.6%다. 일마넨은 “이익이 정점에 이르면, 다시 평균치로 회귀한다. 더 이상 빠르게 증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2년 초 최고점에서 S&P 500 기업들의 이익은 답보상태에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현재의 주가는 기업 이익에 비해 과대 평가되어 있다. 다시 말해, 주가 하락 가능성이 아주 높다. S&P 500 기업들의 연간 이익을 기초로 계산한 현재의 주가수익률(P/E)은 18.4다. 결코 싸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P/E는 현재의 주가가 얼마나 고평가 되어 있는지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다. 따라서 주식의 적정 가격을 측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기 조정 주가수익률(cyclically adjusted price/earnings ratio)’이다. 약자로 CAPE로 표기하며, 예일대 경제학과 로버트 실러 Robert Shiller 교수가 만든 개념이다. 이익이 경기 순환의 최고점에 이르면, PE가 인위적으로 낮아 보일 수 있다. 지금이 그런 상황이다. 실러 교수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10년 평균 이익에 물가상승률을 적용했다.

최근 주가 조정이 있었음에도 ‘실러 PE’는 23.6이나 된다. 1924년 이후로 CAPE가 이 정도로 높았던 기간은 20%도 채 안된다. 문제는 주식을 매수할 때 CAPE가 높으면 높을수록, 미래 수익률은 더 낮다는 점이다. AQR의 공동 창업주 클리프 아스니스 Cliff Asness는 다양한 CAPE 시점에서 주식을 매수했을 때, 지난 10년간 투자수익률이 어떻게 변했는지 포괄적으로 조사했다. 지금처럼 CAPE가 23 정도일 때를 기준으로, 투자자들이 10년 동안 거둬들인 연간 수익률-물가상승률을 감안했다-은 0.9%에 불과했다. 이 정도 수치는 일반적으로 정부 채권 수익률에도 한참 못 미친다.

이런 심각한 결과는 우리에게 중요한 경고메시지를 던진다. 하지만 이는 평균치에 불과하고, 지난 10여 년간 투자자들이 훨씬 더 좋은 수익률을 달성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렇다면 우선 최상의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 현재 18.4인 PE가 당분간 유지된다면-물론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전체수익률은 배당 수익률에 이익 상승률을 더한 합이 될 것이다. 현재 배당 수익률은 2%이다. 과거 오랫동안 EPS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연간 1.5% 상승했다. 이 둘을 더하면 3.5%가 된다. 여기에 물가상승률 2%를 더하면 기대 수익률은 5.5%가 된다.

이익이 현재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따라서 EPS는 1.5%상승하기도 힘들 것이다. 리서치 어필리에이츠 Research Affiliates -1,420억 달러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들을 위해 전략을 짜준다-의 투자운용 책임자인 크리스 브라이트먼 Chris Brightman은 EPS가 대략 1%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기대 수익률은 5%가 된다. 현재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이 2.5% 정도이기 때문에 나쁜 편은 아니다.

하지만 브라이트먼도 인정하듯, 가격 조정 가능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기대 수익률이 더욱 낮아질 수도 있다. 그는 “투자자들은 예상한 이익 성장률이 빠르게 현실화되지 않으면, 갑작스럽게 큰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지면, 주가는 폭락해 아주 매력적인 가격이 될 것이다. 아스니스의 계산에 따르면, CAPE가 16 이하가 돼야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더라도 투자자들이 연간 10%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시장 밸류에이션이 이 정도 수준이 되려면, S&P 500 지수가 현재 수준에서 30% 이상 급락해 1,100 포인트 언저리가 돼야 한다.

대폭락의 가능성을 감안하면, 주식 투자를 확대할 때가 아니다. 위험이 너무 크다. 전반적으로 주식이 비싼 편이지만, 일부 산업은 저평가되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가 의료 산업이다. 제약, 의약 장비, 그리고 보험주들은 강세장에서 소외되어 왔다. 향후 의료 개혁법안으로 관련 기업의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법안에 포함된 대규모 보조금 덕분에 매출과 이익 모두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산업의 선두 기업들은 평균보다 높은 배당금을 제공하며 자사주 매입을 약속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낮은 P/E와 탄탄한 이익 성장률이 매력적이다. 제약업종 내 최선호 주는 화이자다. 3.4%의 배당 수익률에 P/E는 14이다. 의약 장비 업종에서 최선호 주는 메드트로닉 Medtronic이다. 2%의 배당 수익률에 P/E는 15.4이다. 상승 중이지만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는 보험주로는 유나이티드헬스 United Health가 있다.

배당 수익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이익 성장률은 8%대에 이른다. P/E는 13에 불과하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조심하는 게 상책이다. 주식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은퇴 목표를 충족하는 방법은 저축을 늘리는 것뿐이다.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할 것을 제안한다. 그런 후에 채권 수익률 상승과 주가 하락을 기다리자. 실수하면 안 된다. ‘살 종목이 없는’ 현재가 지나고 값싼 주식들이 널린 새 시대가 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여정은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