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하동구 리본즈코리아 대표 인터뷰 "고객에게 명품을 넘어선 프리미엄 라이프 제공"

명품이 부자들만의 전유물이던 시절은 지났다. 이제는 일반 소비자들도 명품 쇼핑몰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대표 명품 프라이빗 쇼핑몰 ‘클럽베닛’을 인수한 하동구(37) 리본즈코리아 대표는 “명품을 넘어 고객의 프리미엄 라이프를 추구한다”고 강조한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한화평 포토그래퍼 studiomuse.kr

"여성들은 자신의 손에 명품 가방이 쥐어져 있는 상상만으로도 행복을 느낀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죠. 이런 여성들의 꿈을 현실로 바꿔주는 것이 바로 저희 리본즈의 목표입니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출범 4년 만에 3조 원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프를 중심으로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더 이상 신규 기업의 진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소셜커머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면 ‘명품 소셜커머스’분야는 포화상태의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틈새시장으로 손꼽힌다. 명품이라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소수의 구매고객을 타깃으로 한 ‘프라이빗 쇼핑몰’은 명품 소셜커머스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최근 국내 대표 명품 프라이빗 쇼핑몰 ‘클럽베닛’이 아시아 기반 온라인 쇼핑몰 기업 ‘리본즈’에 인수돼 화제를 모았다. 클럽베닛인수를 진두지휘한 하동구 리본즈코리아 대표는 고객들에게 ‘명품’을 넘어선 ‘프리미엄 라이프’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프라이빗 쇼핑몰을 꿈꾸는 ‘리본즈 바이 클럽베닛(이하 리본즈)’의 하 대표를 만나봤다.

하 대표를 만나기 위해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리본즈코리아 본사에 들어서자, 어지러운 글씨로 가득한 화이트보드와 열띤 토론소리가 새 나오는 회의룸이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하 대표가 기다리고 있다가 미소를 띠며 악수를 청했다. 생각보다 젊었다. 소위 ‘잘나가는 젊은 사업가’의 향기가 느껴졌다.

하 대표는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온라인 명품 구매대행 서비스 위즈위드, 글로벌 소셜커머스 그루폰코리아 부사장을 거쳤다. 지난 2012년 5월 리본즈코리아의 대표직에 올랐다.

앞서 말한 두 개의 회사는 낯설지 않다. 하지만 리본즈코리아는 아직 국내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업체다. 하 대표는 말한다. “아직 한국 시장에서는 초기 단계지만 리본즈는 아시아 지역에서 유명한 온라인 쇼핑몰 그룹입니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는 가장 큰 온라인 쇼핑몰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죠.”

리본즈는 지난 2010년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설립됐다. 설립 4년 만에 싱가포르뿐 아니라 호주,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등에서 대표 온라인 쇼핑몰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주요 중동국가, 러시아, 인도네시아를 타깃으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본즈의 시장가치는 2,000억~3,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도 약 50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하며 양적인 성장도 이뤄냈다.

리본즈에게 한국시장은 ‘빅 마켓’이다. 처음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 정도로 인식됐다. 하지만 불과 1~2년 사이에 한국은 반드시 진출해야 하는 거대한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리본즈가 리본즈코리아를 만들고 클럽베닛을 인수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사실 리본즈코리아는 리본즈의 한국 지사개념이 아닌 별도 스타트업으로 보면 됩니다. 리본즈 본사와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목적에서 리본즈코리아라는 이름을 단 것이죠. 본사와 커뮤니케이션은 유지하면서도 리본즈코리아만의 신규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리본즈코리아가 설립된 것은 지난 2012년 5월이다. 그동안 독자적인 서비스를 운영해왔지만 예상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워낙 견고했던 기존 온라인 쇼핑몰 시장 장벽을 비집고 들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기존 온라인 쇼핑몰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성공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틈새시장 공략이 절실했다. 그런 가운데 하 대표는 명품 프라이빗 쇼핑몰 ‘클럽베닛’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다지 낯선 업체는 아니었다. 과거 위즈위드와 그루폰에서 근무하며 클럽베닛과 함께 교류활동을 전개한 경험이 있었다.

인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특히 4년간 사업을 전개하며 기반을 다진 클럽베닛이 신생회사 리본즈 코리아에 인수된다는 사실은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소위 ‘작은 기업’이 ‘큰기업’을 인수하는 모양새가 연출된 것이다. 하 대표는 말했다. “인수 당시, 클럽베닛의 매출액은 리본즈코리아보다 약 4배 정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규모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핵심은 두 회사가 만나 어느 정도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였죠.”

두 회사가 합친 지 6개월이 지났다. 과연 하 대표의 바람대로 최적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내고 있을까? 하 대표는 이 같은 물음에 ‘그렇다’고 말한다.

우선 두 회사가 취급하는 제품부터 다르다. 클럽베닛은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명품브랜드를 병행수입 한다. 병행수입이란 공식 루트가 아닌 제3의 사업자를 통해 다른 경로로 수입되는 방식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부터 병행수입을 합법화 했다. 지난 2011년 기준 국내 병행수입시장 규모는 연간 1조5,000억 원. 대다수 병행수입 품목은 가방, 의류, 잡화 등 고가의 명품브랜드 제품이다.

반면 리본즈코리아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명품 브랜드 제품을 공급한다. 싱가포르 본사와 홍콩, 호주, 중동 등 리본즈가 진출한 주요 국가의 인기 품목이 리본즈코리아를 통해 국내시장에 선보였다.

각사의 강점이 더해지자 사이트를 찾는 방문객 수도 증가했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명품 브랜드 제품을 속속 선보이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하루 20만 명 수준에 머물렀던 클럽베닛 방문자 수는 리본즈코리아 인수 이후 50만 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하 대표는 말한다. “리본즈 본사가 공급하는 제품은 국내 백화점에서 찾기 힘든 유니크(unique) 아이템이 많습니다. 클럽베닛은 국내시장에서 잘나가는 베스트 아이템을 공급하죠. 다양한 제품을 보기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 양사 합병의 가장 큰 시너지가 아닐까요?”
하 대표의 말처럼 양사가 내는 시너지효과는 단숨에 규모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도 여전했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에서 자주 발생하는 이른바 ‘짝퉁 공급’을 차단해야 했다.

사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가품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소셜커머스 시장의 성장 이면에는 지겹도록 반복되는 짝퉁 논란이 존재하고 있다. 클럽베닛도 서비스 초기, 짝퉁 논란에 시달렸다. 명품의 짝퉁 논란은 일반 제품의 그것보다 더 큰 파장을 불러 올 수 있다. 하 대표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루폰 부사장 재직 시절, 짝퉁 논란에 힘겨운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 대표는 실질적으로 짝퉁을 100% 차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명품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는 것이 하 대표의 생각이다. 하지만 나름의 해결책은 제시했다. 바로 신뢰를 바탕으로 한 확실한 보증이다. 실제로 리본즈는 판매 상품이 가품으로 판명될 경우 판매가의 500%를 보상한다.

“리본즈의 MD들은 약 95% 정도의 가품 구별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백화점 명품 브랜드 직원들도 구별 능력이 약 90% 수준으로 알려져 있죠. 100% 차단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명품 유통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만족할만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 대표에게 2014년은 매우 중요한 해다. 2013년이 클럽베닛에서 리본즈로 이름을 바꾸고 숨을 고르는 해였다면 2014년은 본격적으로 도전에 나서는 해이다. 내년 리본즈의 매출 목표는 올해보다 2배 성장한 300억 원이다. 틈새시장으로 불리는 명품 쇼핑몰 분야에서 성장하기 위해 리본즈가 택한 전략은 바로 ‘선택과 집중’이다.

하 대표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말하기에 앞서 글로벌 대형마트 ‘코스트코’와 ‘월마트’ 사례를 꺼냈다. 하 대표는 가끔 직원들과의 회의시간에도 두 회사 얘기를 꺼내며 회사 비전을 설명하곤 한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코스트코가 월마트를 앞서게 된 이유를 아세요? 바로 ‘선택과 집중’의 차이였습니다. 예를 들어 코스트코는 2개 브랜드의 칫솔 수백 개를 대량 구매해서 전시를 합니다. 입점 브랜드 수는 적지만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를 선별해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판매하는 거죠. 당연히 판매가격도 내려가게 됩니다.”

“반면 월마트는 무조건 많은 브랜드의 제품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100개 칫솔브랜드의 제품을 조금씩 전시했죠. 고객들은 제품을 고르는 데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가격도 코스트코에 비해 비쌌고요. 결국 사람들은 매년 멤버십 가입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코스트코를 더 찾게 됐죠. 리본즈의 전략도 바로 코스트코와 같습니다.”

리본즈의 전략은 특화된 마케팅이다. 1,000만~2,000만 명의 전체 고객을 타깃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명품을 즐기고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는 10만~20만 명의 핵심 고객에 특화된 서비스를 찾겠다는 것이다.

“사실 가격의 차별화는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 공식 통관된 명품 백만 1조 원이 넘습니다. 고객들도 저렴한 명품 구매 경로를 이미 파악하고 있습니다. 가격만으로는 차별점을 두기 어렵다는 거죠. 타깃고객 대상 특화 마케팅이 저렴한 가격과 만나면 또 다른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케팅뿐 아니라 제품 라인업도 차별화 할 방침이다. 라인업 차별화의 핵심 콘텐츠는 바로 ‘명품 빈티지’다. 흔히 명품 가방, 명품 액세서리는 고가로 구매되는 만큼 중고 판매가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비록 중고 제품이지만 명품 특성상 관리가 잘돼 사용에 큰 무리가 없고 정상가보다 많게는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하 대표는 최근 빈티지 명품의 테스트 판매를 진행했다. 고객들이 원하는 빈티지 명품을 리본즈가 직접 구입해 판매한 것이다. 반응이 나쁘지 않아 내년부터 본격적인 빈티지 명품 판매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여성들은 옷장에 가득 찬 옷을 보면서 입을 옷이 없다고 하소연해요. 남자들은 잘 이해가 안되는 얘기죠.(웃음) 여성 소비자를 위한 명품 교환 및 거래의 장을 열어주고 싶습니다. 또 명품 감정 및 평가 서비스도 함께 제공할 계획입니다.”

최근 리본즈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 명품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해외에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하 대표는 말한다. “최근 아시아 지역에 부는 한류 열풍은 패션시장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죠. 해외 명품 판매를 넘어 해외에 국내 브랜드를 소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이밖에 VIP고객과의 접점을 찾아 연계 마케팅을 펼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미 최근 SK텔레콤, 현대카드 VIP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실시했다. 향후 명품 가방 및 시계 감정, 중고 명품 판매 대행 등 타깃고객과의 맞춤형 행사도 계획 중이다.

하 대표는 미국, 이탈리아를 잇는 해외 출장을 마치고 인터뷰 전날 귀국했다. 시차 적응에 피로감을 느낄 법도 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피로보다는 또 다른 사업구상에 대한 설렘이 가득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주요 명품 브랜드의 대표 상품만을 모아 판매하는 셀렉숍(Select Shop)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밀라노에서 확인한 셀렉숍의 숫자도 어마어마했습니다. 충분히 국내에서도 통할만한 아이템 아닐까요?”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