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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부시가 이끄는 아테나헬스는 거품에 휩싸였나?

IS JONATHAN BUSH IN A BUBBLE?

아테나헬스 Athenahealth의 CEO는 자신의 회사가 보건의료분야의 아마존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아인혼David Einhorn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아테나헬스의 주가 거품이 곧 터질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by JEN WIECZNER

조너선 부시 Jonathan Bush는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지만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 메인 주에 위치한 1.62㎡ 규모의 리조트에서 한밤중에 ATV를 탄 채 추락 방지 턱을 넘으며 나무 사이를 돌아다니곤 한다. 공개적으로 아테나 주식 고가행진의 종말을 장담하는 해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아인혼이 공매도(short-selling) 공세를 했지만, 의료보건 기술업체 아테나헬스의 공동설립자이자 CEO인 부시는 걱정하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방금 전에도 부시—미국 41대 대통령의 조카이자 43대 대통령의 사촌—는 캠프 데이비드 Camp David에서 사랑을 나눌 뻔했다는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손님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그땐 이미 자정이 지나 있었다. 다음 날 일정을 생각하면 벌써 잠자리에 들었어야 할 시간이었다. 오전 7시에 여러 사람과 함께 평화롭지만 뼛속까지 얼얼해질 연못까지 조깅을 한 후, 그곳에서 수영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ATV를 타고 ‘뒤풀이 오두막집(afterparty cabin)’으로 향했다. 그곳에선 10여 명의 벤처자본가, 투자자, 보건의료분야 신생기업 CEO, 아테나경영진이 술 마시기 게임을 하고 있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전날 밤에도 그는 플립 컵 Flip Cup이라는 게임을 하다가 결국 웃통을 벗어야만 했다. 모건 스탠리 Morgan Stanley 포트폴리오 매니저이자 아테나의 최대 주주인 누군가가 농담을 던졌다. 부시가 모두에게 맥주를 사준 덕분에 그의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부시는 손을 높이 치켜들며 “야호!”라고 외쳤다.

일종의 기업가 사교모임인 모어 디스럽션 플리즈 More Disruption Please(MDP) 행사가 4회째를 맞았다. 아테나헬스가 매년 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초가을 행사 장소는 포인트 룩아웃 Point Lookout으로, 아테나가 2011년 직원교육 및 고객 접대 시설로 매입한 곳이다. 보스턴 외곽 아테나 본사로부터 북쪽으로 차를 타고 4시간 가량 올라가면 그곳에 닿을 수 있다. 대통령 가족이 업무를 보며 여름을 보내는 워커스 포인트Walker’s Point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193km가량 북쪽으로 가면 당도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결혼식장, 휴양시설, 지역 볼링장 등을 갖춰 그 규모가 엄청나다. 주변 환경은조용한 시골 같지만, 아테나헬스 CEO가 정신없이 휘젓고 돌아다닐 땐 한시도 고요하지 않은 곳이다.

지난해 5월 ‘어디가 아픈가?-기업가의 보건의료 정상화 지침서(WhereDoes It Hurt? An Entrepreneur’s Guide to FixingHealth Care)’를 출간한 부시는 “어이없어 보이는 행동을 통해 현상유지가 소용없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언젠가 아테나를 과거의 산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는 투자자와 신생업체도 MDP 행사에 초대하고 있다. 모임에서 주장하는 부시의 슬로건은 항상 똑같다. ‘어떤 대가를 치르든, 모든 수단을 동원한 혁신을 통해 미국 보건의료체계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 과정에서 자신이 바보로 비치는 걸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부시(45)는 기다렸다는 듯 웅변조로 목소리를 높이며 “현재의 게임 규칙을 무시하고 지나쳐야 새로운 게임을 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아직 시작하지 않은 게임에서 승자가 될 것이다. 그런 비전이야말로 감정적 고통과 고립을 견딜 수있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부시의 독단적 기업 리더십은 아테나헬스에 지금까지 놀라운 성과를 가져다주었다.

회사는 2007년 상장 이후,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수익률 266%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87%를 기록한 나스닥이나 130%를 기록한 러셀 1000 보건의료지수(Russell 1000 Health Care Index)의 2배가 넘는 성과를 올린 셈이다. 주가가 치솟으면서 기업의 시장 가치도 50억 달러 정도까지 급증했다. 오바마케어 Obamacare 덕분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거대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인 아테나헬스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기업이었다. 회사는 전자의무기록을 포함한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판매해 연평균 32%의 매출 신장을 기록해왔다. 정부의 장려책에 힘입어 전자의무기록 사업이 최근 몇년간 빠르게 성장해왔기 때문이었다.

글로벌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 Global IndustryAnalysts에 따르면, 현재 402억 달러 규모의 전 세계 보건의료 IT 시장은 지난 5년간 35% 성장해왔다. 이 시장은 향후 5년간 64% 더 성장해 2020년 66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리서치업체 마켓앤드마켓 MarketsandMarkets은 북미 보건의료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2018년까지 약 3배 성장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아인혼을 필두로 한 여러 비관론자의 생각은 낙관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들은 부시와 아테나헬스가 과거의 기업 성장세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며, 주가 급상승에 걸맞은 능력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1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그린라이트 캐피털 Greenlight Capital의 설립자 아인혼은 지난 봄 뉴욕 시에서 열린 손 투자 콘퍼런스(Sohn Investment Conference) 무대에올라 자신이 공매도 중인 ‘거품 주식(bubble stock)’의 대표적 기업으로 아테나 헬스를 지목했다.

다음 날 아테나의 주가는 거의 14%나 주저앉았고, 12월 중순까지 전년대비 3% 하락을 나타냈다. 추가하락을 확신한 투자자들이 아테나 주식의 4분의1 이상을 공매도하기도 했다. 지난 12개월간 주당 순이익 대비 3,547배라는 놀라운 가격에 거래된 아테나 주가—최근 130달러를 호가하고 있다—를 고려하면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아인혼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 매출 신장이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과도하게 높은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아테나헬스가 지난해 12월 초 투자자의 날에 제시한 전망은 아인혼의 비관론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였다.

회사 측은 2014년 최소 7억 4,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연간 성장률 24.3%로 전년과 비교해 40% 이상 하락한 것이었다. 이는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의미하기도 했다. 아테나는 2014년 700만 달러 적자에 이어 2015년에도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부시에게 단기 성과는 중요하지 않다. 그는 단기 성과에 집중하는 투자자는 급변하는, 그래서 어쩌면 정말 거대한 그 무언가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이 훌륭한 차세대 IT 업체를 건설 중이라고 믿고 있다. 부시는 “보건의료 인터넷을 개발하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인혼의 공매도 공세와 관련해 부시가 위안으로 삼는 부분이 하나 있다. 이 헤지펀드 매니저가 아테나의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아테나헬스 투자자들 또한 사업모델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티 로 프라이스 T. Rowe Price에서 153억 달러 규모의 뉴 호라이즌 펀드 New Horizons Fund를 운용하고 있으며, 아테나의 대주주이기도 한 헨리 엘렌보겐 Henry Ellenbogen은 지난 해 여름 MBA 출신 인턴 한 명에게 아테나헬스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 그는 “누구에게 시키든 (아테나헬스를 분석하는 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고 농담조로 당시를 회고했다.

아테나의 주요 사업은 소규모 의료행위에 대한 보험금 청구를 처리하는 것이다. 보건의료기술 평가업체 클라스 KLAS에 따르면, 75명의 의사가 아테나의 기존 청구 서비스 아테나컬렉터 AthenaCollector의 서비스를 1위로 선택했다. 시티 Citi에선 해당 상품이 여전히 기업 매출의 60% 이상을 창출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아테나의 신규 전자의무기록 상품 아테나클리니컬 AthenaClinicals에 대한 평가도 이에 못지않게 높게 나타나고 있다. 매우 다양하고 경쟁이 심한 전자의무기록 시스템 시장에서 아테나의 클라우드 기반 기술이 점점 더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까지 아테나의 청구 시스템은 외래환자 병원 시장의 5~7%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전자의무기록 상품의 시장점유율은 3%에 그치고 있다. 아직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은 없지만, 아테나가 그런 상황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입원환자에 특화된 클라우드 기반 의무기록 상품을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부시는 “전보건의료분야를 관통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아테나의 비전은 병원 사무실 업무—부시는 이를 ‘지루한 일’이라고 부른다—자동화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보건의료업계에서 ‘국가의 근간’이 되겠다는 쪽으로 더욱 원대해지고 있다.

MDP 행사에서 아테나헬스 경영진은 유능한 신생업체를 찾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테나의 새로운 온라인 시장 서비스를 위해 잠재적 파트너를 발굴하는 것이었다. 2013년 출시한 아테나넷 Athenanet—아테나의 의사고객을 위한 홈페이지 구실을 한다—은 아테나가 비공식적으로 자사의 ‘앱스토어 app store’라 부르는 시장 서비스다. 하지만 부시는 이 모델이 아마존이나 세일즈포스 Salesforce와 더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마존은 자사 사이트에서 다른 업체의 판매를 허용하고 있고, 세일즈포스는 자사의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패키지와 함께 다른 업체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부시는 “시간이 지나면서 고객은 결국 다른 경쟁제품, 심지어 다른 의무기록 상품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구매는 아테나넷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그들이 화가 나거나 속았다고 느껴 우리를 완전히 버리고 떠나게 하기보단 아테나넷을 통해 다른 상품을 선택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테나는 이 계획을 통해 조금씩 배당금을 받기 시작했다. 시장 서비스를 이용한 각 판매매출건의 20%를 가져가고 있다. 아테나는 MDP 파트너 거래를 통한 판매 규모가 2014년 500만 달러에 달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회사는 이 규모가 5년 후 1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아테나가 더 큰 시장을 넘보면서 거대 경쟁자와 점점 더 자주 충돌하고 있다. 30억 달러 매출을 자랑하는 의료보건 IT 강자 서너 Cerner 외에도 전자의무기록제품 제공업계에서 선두를 달리는 에픽 시스템 Epic Systems과 맞서고 있다. 매출 1,220억 달러를 올리며 지난해 포춘 500대 기업 리스트 15위에 이름을 올린 매케슨 McKesson도 경쟁상대라 할 수 있다. 병원들은 이미 수십억 달러를 들여 기존 소프트웨어 업체 기술을 도입한 상황이다.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입증도 안 된 시스템으로 적용 기술을 바꾸는데 적극적이지 않다. 그만큼 자금력이 막강한 기존 소프트웨어 업체의 위치는 견고하다.

RBC 캐피털 마켓의 애널리스트이자 최근 아테나헬스에 대한 평가를 ‘수익률 하회(underperform)’로 낮춘 데이비드 프랜시스 David Frnacis는 “조너선의 목표는 정말 혁명적”이라며 “하지만 그들은 천국에 도착하기 전에 지옥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인혼은 부시의 비전 같은 것을 믿지 않는다. 또 아테나가 상대적으로 거대한 라이벌과 겨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손 투자 콘퍼런스에서 아테나에 대해 “현재 거품 상태에 있는 다른 ‘멋지고 젊은 주식(cool kid stocks)’과 같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그의 발표에는 편집한 유튜브 영상도 포함돼 있었는데, 거기엔 부시가 아테나헬스를 에어비앤비 Airbnb, 페이스북, 심지어는 오픈테이블 OpenTable과 비교하는 장면도 들어 있다.

아인혼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틈새 공급자에 불과하며, 변두리 시장에서 변변치 않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라며 “그들이 어떻게 뭔가의 뼈대가 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일갈했다. 아테나의 강력한 지지자들도 일정 부분 이에 동의한다. 새롭거나 개선된 보건의료 시스템은 현재 상상으로만 존재하며, 이를 기반으로 아테나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개방적인 디지털 기반 시스템을 창조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목표일 것이다. 보건의료 벤처 캐피털업체 카디널 파트너스 Cardinal Partners의 공동 설립자로, 아테나헬스의 초기 투자자이자 현 이사회 선임이사를 맡고 있는 브랜든 헐 Brandon Hull은 “아테나가 현재 대부분의 수익을 구식 보험 청구 및 수금 체계 모델에서 창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이 모델이 15년 후에도 계속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아테나는 스스로 개혁하고 혁신해야 한다. 현재의 사업모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는 1997년 토드 박 Todd Park과 아테나헬스를 공동 설립했다(토드 박은 부시의 보건의료 동료 컨설턴트로 2008년 아테나를 떠나 캐스트라이트 헬스 Castlight Health를 설립했다. 후에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최고기술 경영자로 선임한 인물이기도하다). 토드 박은 지난해 8월 말부터 실리콘밸리에서 정부 기술 고문으로 활동하고있다. 헐은 부시와 토드 박에 대해 “미국인으로서 보건의료체계가 현재 제 기능을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굴욕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강한 의무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테나헬스의 사업계획은 원래 산부인과 체인을 인수해 운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보험 상환 청구에 어려움을 겪자 기술자였던 토드의 형제 에드 박 Ed Park(현 아테나 최고운영책임자)에게 웹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게 했다. 이것이 아테나넷의 기반이 됐다. 닷컴 시대가 한창일 때, 아테나의 팀은 스스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

부시의 주변 가족들조차 아테나헬스의 초기 성공에 깜짝 놀랐다. 조너선은 첫 번째 임기 중이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집무실에서 만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부시는 그 만남에 대해 묘사하면서, 자신이 아테나헬스를 언급했을 때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봤던 사촌 형을 흉내 내기도 했다. 부시는 “그가 마치 ‘네가 기업의 CEO라고?’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글쎄, 형도 대통령 하는데 나라고 CEO 못 할 거 없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테나는 성장과 동시에 연구개발에서 판촉 및 마케팅까지 모든 부문의 지출을 늘렸다. 아테나의 최고운영책임자 에드 박은 “회사 투자자들의 경우, 남은 자원을 성장에 투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 회사의 이익이 상대적으로 증가세를 보이지 않는 것”이라며 “모든 이들이 ‘성장을 유일한 목표로 삼지 않고 큰 규모의 시장까지 차지하려 욕심을 내는 건 정신 나간 짓’이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가 일각에선 이익을 기다리는 데 지쳤다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오펜하이머 Oppenheimer의 애널리스트 브렛 존스 Bret Jones는 “이 업체가 대규모 마진을 거둘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조너선 부시 아래에서 그것이 가능한지 모르겠다. 그가 아테나를 보건의료 IT 분야의 대형업체로 성장시키려고 고집을 부리고 있기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존스는 지난 해 3월 아테나에 대한 평가를 수익률 하회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부시가 세상을 손에 넣겠다고 한다면, 건투를 빌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아직 부시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사람들은 기꺼이 먼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티 로 프라이스의 엘렌보겐은 IT 주가상승이 과도하게 높다며 2013년 말 높은 수익을 냈던 자신의 소형주 성장 펀드를 청산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아테나헬스에대해 거품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건의료체계도 결국 변할 것이라 믿고 있다. ‘폐쇄적인’ 기존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아테나와 같은 ‘개방적인’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으로 교체될 것이며, 그때가 되면 아테나가 자사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엘렌보겐은 “우리의 우려는‘주요 사업이 계속 성장해 다른 사업 부문에 자금을 댈 수 있을 것인가?’이다”라며 “폐쇄적인 시스템이 승리한다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테나헬스는 신생업체 투자에서 이미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포인트 룩아웃정상에서 부시는 가까운 섬을 가리켰다. 자신과 토드 박이 캐스트라이트 헬스의 청사진을 생각해낸 장소라고 그곳을 소개했다. 캐스트라이트는 현재 편의점에서부터 테슬라 Tesla까지 많은 고용주들에게 클라우드 기반 보건의료 비교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다. 이 사업에 110만 달러의 벤처자금을 투자했던 아테나는 캐스트라이트가 지난해 3월 상장을 하면서 큰돈을 거머쥘 수 있었다.

지난해 1분기 말 아테나의 지분 평가액은 7,430만 달러였다. 아테나가 상장 1년 전 기록한 전체 매출 7,580만 달러에 버금가는 금액이었다(부시는 아테나의 새로운 자사 전용기를 ‘캐스트라이트 제트Castlight jet ’라고 부르는 걸 좋아한다). 캐스트라이트는 아테나의 신생업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크게 성공한 사례다. 이 포트폴리오에는 의사 정보 및 평가 서비스인 바이털Vitals과 인도업체 액세스 Access도 포함되어 있다. 부시의 생각대로 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성공사례가 등장할 것이다. 그는 “우리 주변에 신생업체가 많이 생겨나면 새로운 스타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그들이 우리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제품을 개발해 아테나의 매력을 더욱 높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난독증을 앓는 부시에겐 틀에서 벗어난 아이디어가 끝없이 떠오르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모두가 이사진의 마음을 얻는 건 아니다. 헐은 이사진이 부시의 말에 ‘항상’ 반대한다고 말한다. 포인트 룩아웃 매입을 예로 들 수 있다. 610만 달러를 들여 메인 주 벨파스트 Belfast의 운영센터를매입한 지 수년 후, 부시가 벨파스트 운영센터에서 멀지 않은 포인트 룩아웃을 770만 달러에 매입하자고 제안한 적이 있었다. 그때 이사들의 의견이 갈렸다. 헐은 “처음 이 사안에 대해 말했을 땐 ‘농담하는 건가? 산을 통째로 매입한다고?’라는 분위기였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2013년이포크레이츠 Epocrates를 인수할 때도 이사진의 의견이 분분했다. 의사들이 선호하던 모바일 의료정보앱 업체였는데, 아테나가 인수한 이후 광고매출이 감소하면서 그 가치도 하락했다. 이처럼 부시의 생각은 때론 괴상하고 기이해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이사진이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곤 했다. 밸파스트 운영센터도 그런 경우였다. 본사 외부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비해 비용 효율도 높고, 생산성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헐은 “조너선의 성격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뜬금없고 괴팍한 태도 때문에 그를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그는 매우 생각이 깊은 인물이다. 조너선이 대단한 건 회사의 기회를 크게 키우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라며 “당연히 나도 항상 그의 말에 반대한다. 그러나결국 그가 옳다는 결론이 나면 그는 ‘내 말이 맞잖아. 이제실행에 옮겨도 될까?’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3년 봄, 아테나헬스는 1억 6,850만 달러를 들여 11만 7,000㎡에 이르는 사무용 단지를 하버드 대학교로부터 매입했다. 매사추세츠 주 워터타운 Watertown 강가에 위치한 이 단지는 아스널 온 더 찰스 Arsenal on the Charles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부시는 과거 1800년대에 탄약을 보관했던 이 역사적인 장소의 변신을 꿈꾸고 있다. 여러 용도로 쓰이는 동부 해안의 구글플렉스 Googleplex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아테나와 다른 기술업체가 입주한 7만㎡의 사무용 단지 옆에 쇼핑공간을 조성할 생각이다. 이 캠퍼스에는 지역 먹거리 판매점과 프리스비 Frisbee 골프 코스 *역주: 골프공 대신 플라스틱 원반 프리스비를 사용한다 가 들어서며, 곧 비어 가든도 생길 예정이다.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면서 부시의 MDP 계획도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되었다. 지난해 9월 아테나헬스는 ‘액셀러레이터 Accelerator’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처음으로 MDP가 파트너 찾기 단계를 넘어 신생업체에 실제 투자를 시작한 것이었다. 아테나헬스는 아스널 단지의 한 작은 건물 검안 사무실 위에 벤처기업들을 위한 장소를 마련했다. 부시는 “캠퍼스에 실험적인 기업가를 유치하는 게 좋다. 내가 간직하고 싶은 에너지이기 때문이다”라며 “우리는 기업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규모의 차이와 신의성실 의무(fiduciary duty) *역주: 선량한 관리자로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때문에 자연스러운 변화가 생긴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액셀러레이터 공간에는 현재 스마트 스케줄링 Smart Scheduling이라는 신생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 업체는 아테나의 소프트웨어에 연결해 예약만 해놓고 내원하지 않는 환자를 예상하는 방식으로 검진 예약을 최적화하고 있다. 곧 다른 업체도 여럿 입주할 예정이다. 이 사무실 공간의비공식 관리자는 오크 HC/FT—코네티컷 주에 본사가 있는 유명 펀드—의 파트너 낸시 브라운 Nancy Brown이다. 그녀는 아테나에서 6년간 근무했으며, 그사이 자신의 기업 두 곳을 매케슨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최근 보스턴에 사무실이 필요했는데, 마침 기회가 생겨 다시 아테나와 가까운 곳으로 돌아왔다.

브라운은 “아테나 사업에 대한 의견이 많이 있다. 내게는 이를 위한 끝없는 무대가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테나헬스가 신생업체의 감을 잃었다는 것도 감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스케줄링이 지난해 여름 입주했을 때 사무실에는DSL 광대역 통신망이 깔려 있었다. 고급 프로그래밍에는 너무 느린 통신망이었다. 스마트 스케줄링은 아테나가 초고속 와이파이를 설치해줄 때까지 계속 요청해야만했다.

한번은 ‘아테나인바이런먼트 AthenaEnvironment’ 부서에서 찾아와 사무실 벽을 아테나의 보라색, 초록색, 노란색으로 칠하곤 경영분야 스타 저자 아툴 가완디 AtulGawande(‘체크! 체크리스트’의 저자)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Clayton Christensen(‘혁명가의 딜레마’ 저자)의 어록을 그 위에 써놓은 적이 있다. 스마트 스케줄링의 CEO 크리스 모세스 Chris Moses는 그때를 회상하며 “그러지 않았으면 했다. 지워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인테리어는 거대업체가 신생업체처럼 보이려고 애를 쓰는 것처럼 보였다. 브라운은 조너선에게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는 그렇게 하는 다른 회사를 비웃었을 걸!’이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귀띔했다.

부시는 아테나의 미래상을 설계하듯 인생도 재설계하고 있다. 그는 두 번째 아내와 이혼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5명의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회사 운영도 잘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에는 아테나 직원정책에 따라 8주간 안식 기간을 보내며 한 발자국 물러설 수 있는 시간도 가졌다. 스키도 타고 러시아 소치 Sochi를 방문해 올림픽도 관람했다. 1주일 동안 포트 후드 Fort Hood에서 육군 대령을 따라다니며 어깨 너머로 리더십에 대해 배우기도 했다. 그사이 단 한 번도 회사 주가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파티가 끝난 다음 날 아침, 부시는 몇몇 손님과 함께 비를 뚫고 얼음같이 차가운 연못에 들어갔다. 수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대화는 정치 얘기로 흘렀다. 부시는 공직에 나설 생각이 있을까? 그는 “내가 이름을 바꾼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MDP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의 희망 사항을 이야기하는 순간, 부시의 목소리에서 기업가의 긴박감이 느껴졌다. 그는 “내 유산은 아니다. 아직은 미숙하고 여리지만 그래도 꼭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는 언젠가 아테나가 구급차 서비스부터 약국까지 모든 분야에서 성공하는 날을 상상하며 흥분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우리의 임무는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하고, 목표로 삼은 멋진 일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는 한편으로 아인혼과 같은 장애물을 무시하고, 자신이 떠난 회사를 깊이 있게 생각해본다. 그는 “아테나가 보건의료의 인터넷으로 자리매김하는 날을 맞게 것이다.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걸 나는 안다”며 “현실로 이뤄진다면, 더 이상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질 것이다. 그런 일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시는 자신의 비전이 현실이 될 때까지아테나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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