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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바이오테크 기업 양성하기

Giving birth to a new generation of biotechs

서드 록 Third Rock은 단순한 벤처 캐피털사가 아니다. 실제로 기업을‘ 창조’하고 있다.
By Jennifer Alsever

특정 암세포 유전자 검사를 전문으로 하는 신생기업 파운데이션 메디신 Foundation Medicine이 지난 1월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 Roche에 10억 달러 규모의 지분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회사 주가는 곧 두 배로 급등했다. 서드 록 벤처스 Third Rock Ventures의 보스턴 사무실에서 파트너들은 마치 부모와 같은 자부심과 희열을 느꼈다.

서드 록은 벤처 캐피털사지만 신생기업의 자금지원과 멘토링 이상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2008년 파운데이션 메디신의 설립 아이디어를 냈다. 50명의 과학자와 기술자로 구성된 팀이 파운데이션의 서비스를 만들었다. 서드 록은 사업 계획 초안도 마련했다. 이후 2,500만 달러의 자금 지원과 회사 최고경영자 선임을 통해 기업공개(IPO)까지 이끌어냈다.

서드 록은 2007년 설립 이후 36개 신생기업을 거의 모두 이런 방식으로 키워냈다. 다른 히트 기업도 탄생시켰다. 유전 장애 및 암 치료제 개발업체 아지오스 Agios, 유전자 치료법을 이용해 희귀병을 치료하는 블루버드 바이오 BlueBird Bio가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주가가 300%나 급등하며 2014년 최고 바이오 기술주 4종목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레이록 파트너스 Greylock Partners의 벤처투자자 빌 헬먼 Bill Helman은 “서드 록의 전략이 탁월하다”며 “그들은 지난 30년간 벤처 캐피털 모델을 바꿔온 몇 안 되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라고 평가했다.

만약 라스베이거스의 블랙잭 테이블에 앉지 않았다면 이 기업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이야기가 싸구려 농담을 하려는 포석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한 재무 이사와 바이오케미컬 엔지니어가 카지노에 들어간다. 밀레니엄 파머슈티컬스 Millennium Pharmaceuticals에서 다발성 골수종약벨케이드 Velcade를 마케팅하면서 가깝게 지내온 이 두 사람은 2006년 '연례 도박 순례'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환자보다 이익을 우선시하는 제약 산업과 그런 혐오스러운 오명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 중 한 명인 케빈스타 Kevin Starr는 “환자만 이용당하고 있으니 우리가 나서 뭔가 해야겠다”고 말했다. 재무 이사인 스타(52)는 오토바이를 즐겨 타며 해골 반지를 자주 낀다. 그 옆에 앉은 인물은 마크 레빈 Mark Levin(62)이었다. 바이오케미컬 엔지니어인 그는 밀레니엄에 합류하기 전, 엘리 릴리 Eli Lilly 와 제넨텍 Genentech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들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의 전직종양학자이자 밀레니엄에서 연구개발을 이끌었던 로버트 테퍼 Robert Tepper(59)의 영입 논의까지 폭넓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셋은 회사를 떠난 후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다녔다. 이들은 연구소와 학교를 돌아다니다가 스타의 말처럼 “입이 떡 벌어지는 혁신”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들은 좀처럼 학술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왜 이런 아이디어들이 학계에만 머물러 있지’라는 의문을 가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 바이오기술은 19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00년 초반 신약 개발에서 실제 출시까지 드는 비용이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로 커지면서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벤처 캐피털사는 사업이 많이 진행된 기업에만 투자하거나, 아예 바이오기술을 외면했다. 테퍼와 스타, 레빈은 회사를 설립하고, 처음부터 신생기업을 키워보기로 결심했다(회사 이름은 지구의 변화를 다룬 뉴스 방송 ‘태양에서 온 세 번째 바위(Thirdrock from the sun)’에서 영감을 얻었다. 동명의 TV 쇼에서 영감을 받은 게 아니다!).

그러고 나서 셋은 하버드와 MIT 출신의 박사와 의학박사 들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서드 록 파트너들은 많은 벤처 캐피털사들이 비웃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그러나 10주 정도 지나 회사는 3억 7,800만 달러 규모의 첫 펀드를 모집할 수 있었다. 회사는 환자에 집중하기 위해, 그들을 초청해 희귀병이나 암에 걸린채 살아간다는 게 어떤 것인지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분기마다 정례화해 마련했다. 스타는 “우리는 뭔가 해야겠다는 사명감에 불타 항상 울면서 회사로 돌아오곤 했다”고 말했다.

파운데이션 메디신은 관심을 끌었던 첫 번째 아이디어들 중 하나였다. 개념은 인간게놈 프로젝트 책임자이자 MIT 하버드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 of MIT and Harvard)창립자 에릭 랜더 Eric Lander의 연구에 기초한 것이었다. 그들은 유전자 서열분석을 이용, 어떤 암 치료제가 특정 환자의 종양에 가장 효과적으로 반응하는지 알려주는 진단 테스트기를 판매하면 어떨지 고민했다.

서드 록은 랜더를 초대해 당시 콤비내토알엑스 CombinatoRx의 최고경영자였던 알렉스 보리시 Alexis Borisy와 함께 매주 브레인스토밍 시간을 가졌다. 콤비내토알엑스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특정 종양 세포를 치료하는 최적의 암 치료제를 조합하는 회사다. 그들은 테스트를 확대해 비용을 낮출 방법을 논의했다

나중에 서드 록에 합류한 보리시는 “매우힘든 일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만 해도 유전자 서열분석 테스트에는 수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이 비용을 2,000달러 이하로 낮추고, 보험회사가 이 비용을 부담하도록 설득할 필요가 있었다. 18개월 동안 서드 록과 보로드 연구소 팀은 유전자 서열분석전문가와 진단기 제조회사를 만났다. 또 제약업체와 논의하고, 암 전문의와 보험회사를 만나고, 금융당국과도 함께 일했다.

마침내유전자 테스트 모델이 만들어졌다. 보리시는 “그것이 집단 천재성 (Group Genius)의 결과물이었다”고 말했다. 2010년 마침내 파운데이션이 출범하자, 서드 록은 2,500만 달러를 지원했다. 구글 벤처스 Google Ventures와 클레이너 퍼킨스 Kleiner Perkins도 나중에 투자에 참여했다. 총 투자 금액은 4,000만 달러였다. 일반적으로 초기 단계 (Series A) 바이오기술 신생기업에 지원되는 500만~800만 달러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였다. 목표는 최고경영자가 차기 투자자를 찾는 일보다, 회사 성장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2012년 보리시는 파운데이션이 독립할 때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최고경영자를 선임했고, 회사는 향후 2년 동안 2개의 유전자 기반 암 테스트기를 출시했다. 또 암센터 및 제약회사들과도 협업했다. 빌게이츠 Bill Gates를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5,600만 달러도 유치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3년 9월 파운데이션은 기업을 공개했다.

서드 록은 수익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투자에 참여했던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 캘퍼스 Calpers의 홈페이지에는 2007년펀드 수익률이 25.7%로 나와 있다. 대체투자 리서치 업체 프레킨 Preqin에 따르면, 이는 상위 25%의 수익률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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