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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수익모델로 떠오른 이모티콘 비즈니스

[Special Report Ⅱ] 캐릭터 상품화…오프라인에서도 ‘ 황금알’ 낳는다

이모티콘은 ‘감정’을 의미하는 ‘Emotion’과 ‘유사 기호’를 의미하는 ‘Icon’을 합쳐서 만든 말로, 온라인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그림말을 뜻한다. 이모티콘이란 용어는 1982년 스콧 팔먼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 교수가 처음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모티콘은 다양한 변화를 거치며 최근에는 기업의 수익사업 재료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라인,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이모티콘 비즈니스의 사업성을 확인한 네이버 및 다음카카오는 최근 이 사업을 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려 하고 있다. 포춘코리아가 수익사업으로 발전한 이모티콘 비즈니스의 역사와 구체적인 수익사업 내용을 들여다봤다. _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지난 5월 14일 최세훈 다음카카오 대표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캐릭터 사업 카카오프렌즈를 독립법인으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모바일 메신저 기업의 이모티콘 캐릭터 사업 독립 법인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월, 경쟁사인 네이버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이모티콘 캐릭터 사업 라인프렌즈를 먼저 독립법인화해 주목을 받은 바 있었다.

이들 기업이 말하는 이모티콘 캐릭터 사업 독립 법인화는 모바일 메신저에 등장하는 이모티콘 캐릭터들을 상품화해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모티콘 비즈니스의 캐릭터 사업 영역 확장이 최근 거대 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이모티콘 사업 부문은 최근 고도성장기를 맞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양 사 관계자 및 업계 관계자들 모두 양 사가 이모티콘 사업 부문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두 기업이 관련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판매되는 유료 이모티콘의 매출 증가율이 연평균 30~40%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최배영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이모티콘 비즈니스의 고도성장을 두고 다음과 같은 해석을 내놓는다. "요즘 소비자들은 감성적인 부분에 많은 가치를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모티콘의 사용은 사용자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 효과적인 면이 있고요. 이모티콘의 이런 점이 감성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기호와 맞아떨어지면서 이모티콘 비즈니스가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모티콘 비즈니스의 시작
대부분의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1970년대 PC통신이 등장하면서 이모티콘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은다. PC통신 대화는 사람이 직접 만나서 하는 대면 대화보다 의사소통 상의 제약이 많았다. 오로지 문자로만 하는 대화이다 보니 음성 언어가 가지고 있는 억양이나 어조 등은 물론, 대화 당사자들의 표정이나 몸짓, 분위기 등의 정보가 제한 됐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의사소통에 답답함을 느끼던 PC통신 유저중 일부가 몇몇 특수문자의 조합을 통해 간단한 모양의 이모티콘을 만들어냈다. 지금까지도 많이 쓰이고 있는 ‘^^’ ‘-_-’ ‘$-$’ 등이 그 때 만들어진 원조 이모티콘의 사례에속한다. 이들 이모티콘은 직관적인 표현으로 여러 감정을 좀 더 손쉽게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용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사용이 보편화 되었다.

1990년대 이후에는 휴대폰 사용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모티콘 사용도 대중화됐다. 한글 70자(140byte)라는 휴대폰 일반 문자 메시지의 제약은 사람들이 이모티콘을 많이사용하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짧은 상징으로 강하고 많은의미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이 사용하면서 다양한 이모티콘이 만들어졌고, 표현할 수 있는 내용도풍부해졌다.

이모티콘 비즈니스가 생겨난 것도 이때부터였다. 당시 휴대폰 문자 메시지는 가로세로 폭이 고정된 형태였는데,이 틀에 맞춘 카드 모양의 이모티콘들 중 일부가 유료로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이때 등장한 이모티콘들은 문자와 특수문자를 혼합해 굉장히 복잡한 모습을 띠고 있었다. 희귀한 특수문자가 많이 사용된 데다가 구성도 복잡해 일반인들이 직접 작성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많았다. 유료 서비스임에도 일부 수요가 있었던 이유다.


이미지 파일 형식으로 발전한 이모티콘
이모티콘이 현재의 이미지 파일 형식으로 발전하기 시작한건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부터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통신기술의 발달을 이끌었는데, 이를 계기로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용량의 이모티콘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0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스마트폰 필수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대용량 이모티콘의 사용이 일상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모바일 메신저의 사용으로 문자 요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덕분이다. 사람들은 사진이나 캡처 이미지 등을 이모티콘 대신 사용하기도 했다.

대용량 이모티콘들은 주로 이미지 파일 형식으로 제작됐다. 문자와 특수문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이전 이모티콘들과 비교하면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굉장한 발전을 이룬셈이었다. 이미지 파일 형식의 이모티콘들은 곧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의 주류가 됐다. 이들 이모티콘은 재밌고 깜찍한 모습으로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했고, 이는 이모티콘 비즈니스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캐릭터 이모티콘의 등장
그러던 2011년 8월, 네이버에서 만든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국내 버전을 론칭했다(라인은 일본에서 2개월 먼저 출시됐다). 라인에서 제공한 이모티콘들은 여느 모바일 메신저에서 제공한 이모티콘들과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특정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이었다.

라인 국내 출시 이전까지만 해도 모바일 메신저에서 사용되는 이모티콘들은 세계 공통으로 쓰이는 동그란 모양의 스마일 얼굴이나 다양한 사물을 귀엽게 각색한 모양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네이버는 네이버 웹툰을 통해 대중성을 인정받은 웹툰 캐릭터들과 모바일 사업부에서 자체 개발한 라인프렌즈 같은 캐릭터들을 도입해 이 같은 상황에 변화를 주었다.

같은 해 12월 다음카카오도 자사 이모티콘을 선보이며 웹툰 캐릭터가 포함된 캐릭터 이모티콘 팩을 출시했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다음카카오가 캐릭터 이모티콘 사업을 본격화하자 국내 이모티콘 시장은 캐릭터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다음카카오는 다양한 유형의 이모티콘들을 선보이며 이모티콘 비즈니스를 주도했다. 다음카카오는 이미지에 소리까지 입힌 사운드콘(2012년 8월), 캐릭터가 움직이는 움짤콘(2013년 10월), 실제 인물과 애니메이션을 합성한 리얼콘(2014년 11월), 움짤콘이 메신저 화면 전체로 확대된 액션콘(2015년 3월)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메신저 사용자들의관심을 끌었다. 이들 독특한 이모티콘들은 메신저 사용자들의 구매 욕구를 더욱 자극했고, 이는 이모티콘 비즈니스가 급성장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기 이모티콘 캐릭터들의 활약상
라인은 카카오톡보다 출시가 늦은 데다 일본에서 먼저 론칭하는 바람에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에선 카카오톡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며 라인프렌즈 역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라인프렌즈는이 같은 인기를 등에 업고 최근 이모티콘 외의 영역으로도 활동 영역을 확장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2013년 1월부터 일본 TV도쿄 채널을 통해 ‘라인 오프라인—샐러리맨’ 애니메이션 방영을 시작했다. 같은 해 9월까지 총 114회에 걸쳐 방영된 이 애니메이션은 라인프렌즈 이모티콘 캐릭터들이 샐러리맨으로 등장해 직장생활의 에피소드를 그려내는 형식이었다. 스토리 내용이 비인기 소재였음에도 이 애니메이션은 큰 인기를 끌어 이후 말레이시아와 태국, 대만 등에서 전파를 타기도 했다.

2013년 4월부터는 라인프렌즈의 두 번째 애니메이션 ‘라인타운’이 같은 채널에서 방영되기 시작했다. 두 번째 애니메이션은 라인프렌즈 캐릭터들이 모여 사는 라인타운의 소소한 일상을 소재로 삼아 아동 층으로부터도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라인타운은 TV 프로그램 황금 시간대인 오후6시 30분에 방영돼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6월부터 디즈니채널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라인프렌즈 캐릭터들은 지난해 3월 출시된 ‘라인 레인저스’ 모바일 게임의 게임 캐릭터로도 활약 중이다. 라인 레인저스 게임은 출시 6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전 세계 다운로드수가 2,000만을 돌파해 화제가 됐다. 전 세계 라인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라인프렌즈 캐릭터들의 등장이 게임 흥행에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이모티콘에서 시작한 라인프렌즈 캐릭터들이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으로 활동 범위를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이는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과 게임 캐릭터들이 이모티콘으로 만들어진 적은 있어도, 이모티콘 캐릭터가 반대로 진출한 건 라인프렌즈가 처음이거든요. 이모티콘 콘텐츠, 더 나아가 이모티콘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제조사·유통사 제휴 상품으로
다음카카오는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이모티콘 비즈니스 확장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부분은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 캐릭터들을 활용한 제조사 및 유통사 제휴 상품의 개발이다. 제조사 및 유통사들 역시 카카오프렌즈가 가지고 있는 친숙한 이미지를 제품 전면에 내세워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특히 삼립식품의 ‘ 샤니 카카오프렌즈 빵’ 의 인기가 대단하다. 샤니 카카오프렌즈 빵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이 그려진 띠부띠부씰(자주 떼고 붙일 수 있도록 개발한 스티커)을 동봉해 파는데, 이를 모으려는 소비자들 덕분에 월평균 판매량이 350만 개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삼립식품(샤니 카카오프렌즈 빵 제조사)의 홍보를 맡고있는 송기우 SPC그룹 홍보과장은 말한다. “캐릭터 빵에 사용된 기존의 캐릭터들은 주로 고등학생 이하 저연령층과 만화 마니아층에 국한돼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프렌즈는 20~30대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샤니카카오프렌즈 빵 판매가 이전 캐릭터 빵들보다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모티콘 비즈니스의 확장을 제조사 입장에서 바라보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더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저희는 매우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진출한 이모티콘
온라인에서 탄생한 이모티콘이 이젠 오프라인까지 진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2013년과 2014년 각 사의 이모티콘 캐릭터 팝업스토어( 짧은 기간만 운영하는 임시매장)를 운영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정식 오프라인매장까지 열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성공 가능성을 먼저 타진해본 건 다음카카오였다. 다음카카오는 2013년 4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인형으로 제작해 카카오톡 메신저의 선물하기 상품으로선보인 바 있다. 특별한 홍보가 없었음에도 이들 캐릭터 인형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는데, 반나절도 안돼 상품이 모두소진될 정도였다. 2개월 뒤인 2013년 6월에는 더 많은 수량으로 2차 판매를 진행했지만 역시 하루 만에 모든 상품이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다음카카오가 오프라인 매장 운영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기에 충분한 성과였다.

네이버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같은 해 10월 서울 명동에서 라인프렌즈 캐릭터 이벤트와 이들을 인형이나 장신구 등으로 상품화해 판매하는 대규모 팝업스토어 행사를 진행해 큰 성과를 거뒀다. 명동 라인프렌즈 팝업스토어는 국내 소비자들은 물론 중국 · 일본 관광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며 화제가 됐는데, 이는 네이버가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8개국에서도 라인프렌즈 팝업스토어를 열게 된 계기가 되었다.

2014년 4월에는 다음카카오도 카카오프렌즈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카카오프렌즈가 국내 젊은 층에 인기인 만큼 다음카카오는 신촌 현대백화점에 첫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신촌 카카오프렌즈 팝업스토어는 운영 5일 만에 2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려 관심을 모았다. 당시 판매한 상품 중 일부는 팝업스토어 운영 3시간 만에 동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상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자 매장 개점 몇 시간 전부터 소비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빚어지기도 했다. 다음카카오는 이후 부산과 대구 등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좋은 성과를 올렸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 운영의 성공 가능성을 엿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각각 지난해 4월과 11월 정규 매장을 열었다. 2015년 현재 네이버는 국내 5개, 해외 2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다음카카오는 국내에만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매장을 입점시킨 국내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에서는 보통 월평균 1억 원 매출이 나오는 매장을 A급 매장으로 분류하는데, 네이버, 다음카카오 매장에서는 그 몇 배가 넘는 매출이 나온다."며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이모티콘 비즈니스의 오프라인 매장 진출이 성공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릭터 사업 진출에 이어 오프라인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한 이모티콘 비즈니스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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