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의원은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 스캔들을 해명하면서 공화당 주도의 하원 벵가지특위가 “공화당 전국위 산하기구이자 정파적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하자 “클린턴 전 장관의 말이 맞다. 국민은 그놈의 이메일(damn emails) 얘기에 아주 질려 있다”며 클린턴 전 장관을 옹호했다. 이에 클린턴 전 장관은 “고마워요 버니”라며 그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14일 버지니아 주(州) 리치몬드 유세에서 이런 샌더스 의원을 “사회주의자이자 공산주의자”라고 규정하면서 “그의 철학이 민주당의 나머지 대선주자들을 모두 왼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미치광이(샌더스)가 모든 것을 (그냥) 주기 때문에 그녀(클린턴 전 장관)도 그렇게 따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토론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공격이 전혀 없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또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전날 토론 직후 트위터에 “내 세금을 버니 샌더스에게 맡기는 것은 내 개(래브라도)를 북한 요리사에게 맡기는 것과 같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샌더스 의원의 사회주의 철학을 문제 삼은 것이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다만 자신도 모르게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이라는 인종주의적 편견을 드러내면서 거센 역풍에 휩싸이기도 했다. 공화당 선거 전략가인 칼 로브는 15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기명 칼럼에서 샌더스 의원을 ‘난쟁이 호빗’에 비유하면서 “민주당 첫 TV토론은 샌더스 의원이 절대 클린턴 전 장관을 꺾을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그는 “3명의 지적 난쟁이와 이상한 호빗 옆에 선 클린턴 전 장관은 아마도 좋게 보였을 수 있다”며 “클린턴 전 장관이 민주당 후보가 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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