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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침묵 깬 유승민, 비박 새 구심점 되나

최근 현안에 목소리 내며 활동 재개

TK지역 의원 등 비박계 "행보 주목"

유승민 전 원내대표

청와대와의 갈등으로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뒤 침묵을 지켜온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최근 각종 사안에 목소리를 내면서 활동 재개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회법 파동을 거치며 정치적 중량감을 키운 유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비박(비박근혜)계가 결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 전 원내대표는 16일 대구 계산성당에서 '대구, 개혁의 중심이 되자'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계산성당이 주최한 '대구의 미래를 위한 열린 특강'의 일환이다. 이 자리에서 유 전 원내대표는 개혁을 통한 대구의 정치적 영향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강연을 했다. 각종 당내외 쟁점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현안과 관련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 전 원내대표가 장고를 끝내고 정치 활동 재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최근 각종 사안에서 청와대와 대립하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비박계 구심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교과서 정국' 속에서 유 전 원내대표는 12일 "국정화는 새누리당 당론이 아니다. 많은 의원이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다"며 당의 국정화 추진 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유 전 원내대표 발언 후 정두언·김용태 의원 등 반대 목소리가 이어 나왔다.

공천 관련 당내 갈등 국면이 이어졌던 7일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나와 뜻을 같이했다는 이유로 부당한 압력을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일이 있으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친박계에 날을 세웠다.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 움직임을 보였던 비박계도 유 전 원내대표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가 청와대에 사실상 백기를 들고 '화해 무드'에 접어든 상황에서 김 대표에게 실망한 비박계가 청와대와 친박계의 대척점에 선 유 전 원내대표에게 자연스럽게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물갈이설'이 확산되고 있는 대구·경북(TK) 지역에서의 관심이 크다. 비박계인 대구 지역의 한 의원 측은 "친박계와 언젠가는 경쟁을 하게 될 텐데 그때를 대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지 다양한 관점에서 지켜보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의 행보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원내대표 측은 신중한 자세를 취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단호한 입장을 계속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유 전 원내대표의 측근은 "정치적 해석을 자제해달라"면서도 "필요하다면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동영기자 j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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