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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꺾인 제약·바이오주… M&A 열풍도 주춤하나

"제약사 폭리" 클린턴 한마디에 관련 주가 하루아침에 곤두박질

TPP 타결도 장기 악재로 작용… 대형 M&A는 당분간 뜸해질 듯

"최근 주가하락 과도" 지적에 "지금이 투자 적기" 반등설도


올 상반기 미국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제약·바이오주가 급락하면서 주가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관련 기업 인수합병(M&A)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월가에서는 헬스케어 관련주 '바닥설'도 흘러 나오기 시작했지만 최근 주가 약세로 제약·바이오 업계의 M&A가 뜸해지면서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4년 초부터 바이오기술 업계를 뒤덮었던 M&A 열풍이 최근의 주가 하락으로 사그라들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발표된 바이오 관련 M&A 규모는 어림잡아 8,500억달러를 넘어섰을 정도로, 연이은 M&A 호재에 힘입어 바이오 관련주는 올해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 왔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는 최근 수 개월 사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FT는 주가 급락으로 투자자들이 헬스케어 관련주에 극도로 예민해지고 있다며, 이 분야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규모 M&A 결정을 내리기 매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지난 3개월 동안 10억달러가 넘는 헬스케어 업체 인수를 제의한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은 다음 날 주가가 곤두박질쳤다고 FT는 자체 분석 결과를 밝혔다.

잘 나가던 제약 및 바이오주의 날개가 꺾인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제약사 폭리 관련 발언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전염병 치료제 다라프림의 특허를 인수한 튜링제약이 제품 가격을 하루아침에 55배나 높여 폭리를 취한 데 대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강한 분노를 표시하고, 나아가 만성질환자의 약 처방액 한도를 월 250달러로 제한하겠다는 정책 제안을 발표한 바 있다. 9월22일 트위터에 올라 온 클린턴 전 장관의 분노의 '한 마디'가 알려진 이후 관련 주가는 급속도로 추락, 나스닥 바이오테크 지수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은 무려 1,300억달러 규모에 달했다고 FT는 전했다. 여기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로 의약품에 대한 특허권 인정기간이 대폭 줄어들게 됐다는 점도 제약·바이오주에 장기적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지적된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장 가치가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M&A 활동도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반등설도 솔솔 제기된다. 기업간 인수합병 추진 동력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M&A 기회를 타진해 온 일부 대형사들의 경우 시장가격이 하락한 틈을 타 몸집 불리기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FT는 글로벌 1위 제약사인 존슨앤존슨, 2위 기업인 파이저,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사 앨러간, 미국 길리드 등이 M&A를 시도할 수 있는 유력 후보들이라고 소개했다. 존슨앤존슨의 경우 1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매입 계획을 발표해 대형 M&A에 대한 시장 기대를 약화시킨 것이 사실이지만, 그와 동시에 "170억달러에 달하는 보유 현금을 활용할 기회를 찾고 있다"며 "모든 규모의 인수 기회를 열어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지금까지 바이오 관련주의 큰 상승 흐름을 이끌었던 M&A 열풍은 어느 정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형 제약사의 자문을 맡고 있는 한 익명의 애널리스트는 FT에 "중간 규모, 특히 100억달러 규모의 M&A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시장의 지형을 바꿀 만한 대형 M&A는 앞으로 한두 건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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