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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동차 혁명]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자동차 연료의 새 바람





제트팩이나 집사 로봇처럼 수소자동차도 오랜기간 큰 기대를 모았지만 상용화는 생각보다 더뎠다. 이런 상황을 토 요타가 바꿔놓으려 하고 있다. 햇살이 뜨겁던 어느 날. 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외곽에서 토요타기술센터(TTC)의 수석 엔지니어 매트 맥클로리를 만났다. 그가 안내한 주차장에는 토요타가 20여년의 노력 끝에 작년 말 일본에서 상용화한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가 있었다.

당시는 올 10월 미국시장 런칭에 앞서 캘리포니아주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전 예약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전에도 수십대 규모의 수소차 렌탈서비스를 시범 제공한 완성차 메이커는 여럿 있었지만 미라이는 연간 최소 수백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예약접수 한 달 만인 8월 20일까지 1,100명 이상이 구입의사를 밝혔을 만큼 관심도 뜨겁다.

이 점에서 미라이는 단순한 호기심 이상의 파급력을 지닌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지형을 바 꿔놓을지도 모른다. 개발 과정에 8년을 참여했던 맥클로리는 미라이의 최대 강점으로 주행거리를 꼽는다. 수소 연료를 완충하면 최대 500㎞의 주행이 가능하다. 경쟁사의 수소차들은 물론 지금껏 출시된 어떤 전기차보다 긴 주행거리다. 오늘 필자는 맥클로리와 미라이의 연비를 측정할 계획이었다.

TTC에서 태평양을 향해 서쪽으로 달려가 해변을 따라 오르내리면서 가급적 많은 거리를 주행한 뒤 소비된 연료량을 측정하게 된다. 토요타의 미라이 런칭과 이번 테스트가 모두 캘리포니아주에서 진행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주는 수소차 운용이 가능한 수준의 수소충전소를 보유한 미국 내 유일한 지역이다. 이미 10여개의 공용 충전소가 운용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40여개소가 새로 문을 열 예정이다.



시동을 걸기 전 맥클로리가 미라이의 기본 구동방식을 설명해줬다. 5㎏ 용량의 수소용기 2개가 뒷좌석 아래, 연료전지 스택이 운전석 아래에 위치한다. 연료전지를 사이에 두고 수소 연료와 차량 전방의 라디에이터 그릴로 유입되는 공기(산소)가 만나 전력이 발생하는데, 그 과정에서 배출되는 물 질은 오직 물 뿐이다. 또한 이렇게 생산된 전력 중 사용하고 남은 전기와 제동 시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회생제동 시스템이 생산한 전기는 후드 아래의 니켈수소전지에 저장된다.

출발에 앞서 창문을 올리자 공기를 빨아들여 연료전지로 전달하는 슈퍼차저의 작은 작동음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도심을 통과해 해안고속도로에 도달하니 길이 시원하게 뚫렸다. 필자는 가속페달을 밟았다. 정지상태에서 9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했다. 꽤 인상적 성능이었다. 이후에도 시속 100㎞ 이상을 유지하면서 여러 굽이길을 지나쳤다. 대시보드의 연료전지 모니터를 보니 그때까지의 평균 연비가 휘발유 환산기준 ℓ당 28㎞였다. 만족스런 연비다.





테스트를 마치고 TTC로 돌아가기 전 수소를 충전하기 위해 인근의 충전소에 들렸다. 시설은 깨끗했고 충전 절차도 간단했다. 완충까지는 약 5분이 걸렸다. 수소 연료전지의 이점은 명확하다. 청정성은 차치하고라도 내연기관 엔진이나 전기차의 배터리보다 연료 효율이 뛰어나다. 얻을 수 있는 곳도 많다. 심지어 쓰레기 매립장에서 배출되는 메탄(CH 4)으로도 만들 수 있다. 배터리만으로는 충분한 동력제공이 어려운 대형차량도 연료전지라면 문제없다. 때문에 맥클로이는 수소를 화석연료의 진정한 대체재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신이 수소연료전지차의 중요성을 필자에게 납득시켰다고 말한다. 필자 역시 거기에 동의한다. 미라이는 대당 5만7,500달러나 하는 고가품이고, 아직 충전인프라도 부족하지만 운전을 해보면 그 특별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상용화의 과제
가격경쟁력을 갖춘 수소연료전지차의 출시는 분명 수소경제시대 진입의 중요한 이정표다. 그러나 수소차가 움직이려면 연료, 즉 수소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아직은 일반인의 이용이 가능한 공용 수소충전소를 수십 개소 이상 보유한 국가는 존재치 않는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수소에너지 선진국들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수소충전소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수소는 생산단계에서도 치명적 한계를 지닌다. 현재 연료용 수소의 대부분이 천연가스를 원료로 한 증기메탄개질(SMR) 공정에 의해 생산되고 있는 것. 화석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연료를 화석연료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물론 전문가들은 이것이 과도기적 상황이라 말한다. 실제로 업계는 궁극적으로 태양광, 풍력 같은 자연에너지에서 얻은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하 는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이 물전기분해 수소제조공정이 확산되면 수소가 가진 진정한 가치가 빛을 발할 것이다.

(SMR) - Steam Methana Refor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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