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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신발과 거미라는 상징이 만들어낸 거짓, 그 거짓으로 우리가 깨닫는 진실은

박찬욱 감독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





“예술은 우리가 진실을 깨닫게 만드는 거짓이다.” 파블로 피카소의 말이다. 그리고 은유와 상징은 예술을 만드는 도구다. 따라서 예술이라는 거짓을 만들어내는 것이 은유와 상징이라할 수 있다.

박찬욱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는 은유와 상징이 만들어낸 영화다.

인디아 스토커(미아 바시코브스카 분)는 18살 생일에 아버지가 죽고 존재를 알지도 못했던 삼촌 찰리 스토커(매튜 구드 분)가 찾아온다. 엄마 이블린 스토커(니콜 키드만 분)는 시동생을 낯설어하지도 않고 남편의 죽음도 잊은채 시동생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삼촌 찰리의 존재를 아는 스토커 집안 사람들이 하나 둘 죽어간다. 여기까지가 영화 ‘스토커’의 줄거리다.

그러나 ‘스토커’를 만들어가는 것들은 줄거리가 아니다. 신발과 거미라는 은유와 상징이 영화 ‘스토커’의 줄거리 이면의 의미와 주제 이야기한다.



인디아의 생일마다 신발 선물이 배달됐던 것, 그리고 아버지가 죽은 날이자 인디아의 18번째 생일에는 선물 상자에 신발이 들어있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그동안 이 신발 선물을 보낸 이는 인디아의 아버지가 아니라 삼촌 찰리였다는 것. 영화의 후반부에 삼촌 찰리가 인디아에게 준비한 신발 선물은 슬랫슈즈가 아닌 하이힐이라는 것. 그리고 삼촌 찰리가 직접 인디아에게 그 하이힐을 신겨주는 장면이 의미하는 것. 신발이 은유하는 것은 바로 성(性)이다.

영화 ‘스토커’를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상징 ‘거미’는 악(惡)이다. 삼촌 찰리가 인디아의 집에 오면서 인디아의 발을 타고 인디아의 옷 안으로 들어오는 장면은 여러번 등장한다. 엄마 이블린이 삼촌 찰리와 피아노 의장에 앉아 다정하게 피아노를 치고 이후 바로 그 피아노 의자에 앉아 인디아는 피아노를 치는 장면에서 거미는 역시 인디아의 발가락에서 몸쪽으로 이동해 올라간다.

이런 은유와 상징으로 ‘스토커’가 만들어지지 않았더라면 이 영화는 ‘막장’이라는 비난을 면치는 못했을 것이다. 박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악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라고 했다. 그리고 영화 ‘스토커’는 바로 그런 영화라고 자신의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주인공 인디아가 18살의 ‘여자’가 되면서 성과 악에 대한 자각을 하는 영화라고 간단하게 말하기에는 영화가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영화 ‘스토커’를 예술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신발과 거미라는 상징이 만들어낸 거짓, 그 거짓으로 우리가 깨닫게 되는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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