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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들의 아우성 새 정부는 듣고 있나

불황과 엔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기업의 비명소리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본금을 모두 까먹어 퇴출 위기에 몰린 상장기업이 19곳에 달했고 건설사 순차입금이 2009년 말보다 18조원이나 늘었다. 최우량기업인 현대ㆍ기아차도 2012년 이후 3년간 연평균 영업이익 성장률 전망치가 7% 이하로 떨어져 글로벌메이커 중 꼴찌를 기록할 것이라고 한다. 주가 역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잿빛으로 물들어 있는 게 우리나라 기업들의 현주소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욱 어둡다. 산업연구원은 원ㆍ엔 환율이 1% 떨어질 때마다 총수출액이 1조원씩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원ㆍ엔 환율 하락폭이 23%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3조원이 이미 날아갔을지도 모른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수출기업의 피해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다. 수출의 선봉장 격이던 현대차마저 올해 미국 내 판매량 증가세가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판이다.

국가경제의 최일선에 서 있는 기업들은 이렇게 아우성을 치는데 새 정부는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않고 있다. 18일 박근혜 대통령의 수석비서관회의 발언 내용을 봐도 그렇다. 13가지나 되는 지시사항 중 경제와 관련된 것은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게 전부였다. 그나마도 '경제민주화로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만을 제시했을 뿐 현재 기업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찾아볼 수 없었다. 작금의 기업 현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새 정부에 시급히 바라는 것은 체감경기 회복과 경제의 불확실성 제거"라고 말했다. 옳은 지적이다. 그러자면 복지와 성장의 두 바퀴가 조화롭게 굴러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적어도 기업들 입에서 '못해먹겠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그래야 국민들이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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