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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도 잊고 골프만 생각…'장타 = 김대현' 다시 들어야죠

5연속 장타왕 출신 김대현 KPGA 복귀 두번째 시즌 각오

어깨부상에 비거리 예전만 못해 국내 복귀 첫 해 무승 쓴맛 봐

전훈 포기하고 몸부터 만들어 올핸 장타왕 타이틀 탈환할 것


국내 남자골프는 지난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흥행에 대한 기대로 들떠 있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을 추진하던 김대현(27·캘러웨이)이 국내 복귀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김대현은 지난 2007~2011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5년 연속 장타왕과 2010년 상금왕에 빛나는 국내 남자골프의 대표 스타다. 그가 국내 무대에서 다시 날릴 시원한 장타는 여자 투어로 쏠린 팬들의 관심을 되돌릴 묘약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4월 개막전에서 이틀 연속 75타로 컷오프되더니 그 후로 11개 출전 대회에서도 공동 7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상금순위 36위(7,100만원)에 드라이버 평균 거리도 전성기 때보다 20야드 가까이 줄어든 286야드. 돌아온 김대현의 첫해는 그렇게 끝났다.

복귀 두 번째 시즌을 앞둔 김대현을 6일 인터뷰했다. 4일 프로 데뷔 동기생인 김경태의 결혼식에 다녀왔다기에 결혼 계획을 물었더니 "향후 2년간은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만나는 사람은 있지만 제 위치를 확고하게 다지기 전까지는 결혼도 생각할 수 없어요. 골프만 생각할 겁니다."

김대현은 앞으로 최소 두 달은 골프 생각도 잊어야 한다. 가장 자신 있는 드라이버를 제쳐 두고 재활에만 몰두할 예정이다. 이 기간 골프채는 웨지와 퍼터만 잡겠다고 했다. 김대현은 2011년 말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다가 다친 왼쪽 어깨 상태가 악화해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복귀 첫해에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에 어깨를 돌보지 않고 무리하게 연습한 게 독이 됐다. 1·2라운드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3라운드 들면 어깨가 견뎌내지를 못했다. 3라운드 평균 타수가 75.5타까지 치솟았다. 투어 일정에 쫓기다 보니 제대로 된 재활을 받을 여유도 없는 악순환이었다.

미국에서와 국내 복귀 첫해 쓴맛을 본 뒤 내린 결론은 몸부터 정상으로 되돌리자는 것. 이번주부터 경기도 화성에서 재활훈련과 가벼운 웨이트트레이닝에 매달리고 있다. 김대현은 "스윙은 재활 후 금방 잡으면 된다. 몸이 완전해지지 않으면 미국 샌디에이고 전지훈련도 포기하고 재활을 한 달 더 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순 KPGA 대상 시상식을 김대현은 TV로도 보지 않았다고 했다. 계획대로라면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무대였다. 김대현은 새해 첫날 제주도에서 일출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올해는 건강한 몸으로 다시 정상에 설 수 있기를 소원했다고 한다. 2012년 9월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 김대현의 마지막 우승이었다.

바닥을 친 김대현은 올해 골프인생의 승부수를 던질 참이다. 내년 일본 투어 진출과 그 뒤 미국 재도전으로 이어지는 마스터플랜의 원년이 바로 올해다. 지난달 일본 투어 퀄리파잉(Q)스쿨 최종전에서 떨어진 김대현은 2부 투어를 뛰며 내년 진출을 노리기로 했다. 올해 KPGA 투어와 일본 2부 투어를 병행하되 일정이 겹치면 국내 투어 출전을 택한다는 원칙으로 시즌을 보낼 예정이다. "골프는 30대부터 꽃이 핀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에서 쌓은 경험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다시 미국 2부 투어를 통해 PGA 투어 진출에 도전하겠다"는 게 김대현이 설계한 골프인생이다.

김대현은 올해 재기를 자신했다. "지난해 많이 부진했지만 성적을 의식할 입장이 못 되다 보니 한편으로 마음은 편했어요. 선두권에서 누군가를 견제한다는 느낌 없이 치고 올라갈 일만 생각하면서 골프를 했어요" 건강한 몸과 지난해 슬럼프를 통해 배운 심적 여유라면 우승의 조건으로 모자람이 없을 거라는 판단이다. 장타왕 타이틀 탈환에도 자신을 보였다. 김대현은 "어깨를 의식하다 보니 스윙을 예전처럼 크게 할 수 없었는데 그로 인해 정확성을 갖춘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스윙을 배웠다"고 했다. "신한동해 오픈(지난해 11월)에서는 예전 거리의 85~90% 수준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드라이버 하면 역시 김대현'이라는 말을 올해 반드시 다시 들을 겁니다" 김대현은 2009년 드라이버로 평균 303야드를 날린 '괴물'이다. 국내에 300야드를 칠 수 있는 장타자는 꽤 많지만 평균으로 300야드를 찍는 선수는 요즘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지난해 부진이 더 미안하기도 하다. "2010·2011년만 해도 갤러리도 많고 대회장 분위기도 밝았어요. 요즘 국내 남자골프가 침체했다고 하는데 선수들이 할 일은 역시 멋진 샷으로 팬들의 마음을 돌려오는 것이겠죠. 저부터 달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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